소설리스트

최흉의 대마왕-466화 (466/507)

아무튼 이따가 연참하러 올께요!466회

[초월자한테도 치정 문제는 중대사다]종교 이야기를 하려면 존나게 길어지니까 짧게 말하자면 현 상황은 신토, 기독교, 성교 등의 삼파전이라 볼 수 있다.

......여기에 갓-루리루리의 종교가 들어가는건 좀 묘하지만 일단 그러니까 현실을 받아들이자고.

"흠"

하지만 생각외로 교황님을 불만스런 눈으로 바라보는건 스사노오씨였다.

사실 그럴만도 하다. 각자이기에 스스로 깨달음을 얻어 신앙 없이도 존재할 수 있는 붓다와 다르게 과거 지구에서 유일하다 싶은 신이니까.

생각해봐라. 지구의 4대 종교 하면은 일단 기독교, 이슬람교, 힌두교, 불교인데. 이 중에서 기독교와 이슬람교는 기본적으로 신앙하는 대상이 야훼인가 알라인가의 부르는 이름의 차이일 뿐 결과적으로 같은 신을 섬기는 아브라함 종교 계통이다.

그리고 불교는 방금 봤다시피 개인의 깨달음이 중요한 편, 그리고 마지막 힌두교는......얘네는 다신교라서 개인에 들어가는 신앙이 무척 적다.

다른 크고작은 종교를 생각하면 수치가 달라지겠지만 4대 종교 중에서 한 신의 지분만 50퍼센트에 나머지도 25퍼센트를 또 나눠서......아, 빡시네.

아무튼 스사노오씨는 예전에도 그랬지만 야훼나 예수님 같은 기독교 쪽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오죽하면 다들 좋아하는 크리스마스를 그놈 아들 생일? 하면서 짜증내겠냐.

"본론부터 넘어가자고. 개인적으로 각자의 종교에는 노터치로 가면 좋겠지만. 서로가 용인할 수 없는 부분은 지금 대충 말하기로. 이렇게 모여서 이야기 하는것도 귀찮으니까"

"예, 알겠습니다. 그럼 우선......"

교황님은 미리 준비해온 서류 등을 꺼냈다.

두껍진 않지만 그렇다고 얇지도 않다. 가톨릭 쪽의 신학은 꽤나 철학적으로 탄탄해서 이런저런 준비를 한게 보였다.

"성교에 대해 묻고 싶은게 있습니다"

"아, 뭔지 알겠네. 우리쪽 교리란 너네쪽 교리는 상충되는게 많으니까"

"예, 그렇지요. 그것 때문에 성교의 교리에 대해서도 개인적으로 공부를 많이 했습니다"

"인성 좋네. 꽤나 재미있는 토론이 되겠는걸"

루리, 정확히 말하면 갓-루리루리가 강림한 그녀의 단말이 미소를 지어보였다.

스사노오의 신토 쪽은 가톨릭이랑 충돌하는게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있어도 갓-루리루리의 성교 보다는 적을테고.

"인간의 성애에 깊은 종교인 만큼 가톨릭의 교리와 충돌하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 크게 꼽자면 먼저......동성애 문제가 있지요"

"아, 그 부분?"

기본적으로 기독교 종파에서는 동성애 및 동성 결혼을 부정한다.

하지만 갓-루리루리의 성교에서는 두가지 모두를 허용한다. 사실상 순애 섹스만 만족하면 대부분 허락하는 상황이다.

"음......일단 내 생각을 말하기 전에 물을께. 네 생각은 어떤데?"

"민감한 문제이기는 하지만 확실하게 대답해야지요. 동성애 관련 문제에서는 분명 저 개인으로서도, 교황으로서의 입장으로도 부정합니다만 마냥 부정하는 것은 아닌, 이후 하느님의 말씀을 따른다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아아, 일단 했어도 상관은 없는데 야훼 믿고 그럴거면 앞으로 하지 말란 말이지?"

"그 죄는 분명 신께서 판단해 주실테니까요"

교황님의 답에 갓-루리루리가 미소를 지으며 화답했다.

"나름 좋은 답이기는 하네. 하지만 우리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세상에 신은 하나가 아니고 답 또한 하나가 아닌 법이야. 나는 성교의 신으로서 너희 교리를 존중하겠어"

"........."

그것은 인간이 신에게 얻어낸 찬사였다. 나와 백리는 멀리서 보고 있지만 내 눈에는 교황의 손이 미미하게 떨리는 것이 보인다. 그만큼 긴장과 압박감에 놓였단 소리다.

꽤나 노년의 나이, 그리고 포스 유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교황님이 두명의 신 앞에서 버틸 수 있었던건 개인의 자질과 두 신이 잘 봐주는 태도, 그리고 메피스토가 주는 약간의 도움 정도로 볼 수 있다.

솔직히 말해서 초월자도 아니고, 하다못해 포스 유저도 아닌데 평범한 인간이 신에게 간언하는게 쉬울리가 없다. 나는 인간의 가능성은 믿지만 이건 그걸 넘어서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건 내쪽의 문제야. 나는 성교의 신이지. 거기에 성교란 행위는 단순히 번식이라 불리는 행위에 한정되지 않아. 아마 너희는 아이를 낳을 생각 없는 커플은 혼인성사를 하지 못하고, 그래서 미혼모 문제도 대하기 힘들고 그렇지?"

"예, 그렇습니다. 그런데.....꽤 잘 아시는군요?"

"나도 공부 좀 했지. 근데 계파 같은건 많아서 외우기 귀찮더라"

이럴 때 보면 갓-루리루리도 그냥 섹드립 잘치는 괴상한 녀석이 아니라 신으로 보인다.

평소에는 나타날 때마다 섹드립 날리면서 떡치자고 제안하는 미친년인데 말이지......그래도 나름 신은 신인가 보다.

"나는 내 선에만 만족하면 그 어떤 성교도 용납해. 설령 그게 동성애건, 근친이건 말이지"

"그것은......."

"애초에 신에게 있어서 그런건 별 문제가 되지 않는 문제야. 성경 보면 그런 근친 소재는 잔뜩 있더만, 그 왜 소돔과 고모라에 나오는 롯이랑 롯 딸내미 두명이랑 해서 애 낳고 자손 이어간다던가 그런거"

"......예, 그런 이야기도 있지요"

"게다가 바로 옆에 현관합체의 결과물인 신도 있는데 뭘"

"뭐 임마? 썰어버린다?"

옆에서 잘 듣고 있던 스사노오씨가 된통 맞았다.

사실 스사노오씨가 저렇게 말해도 갓-루리루리에게 상대가 안된다. 설령 최길현한테 신앙 리소스를 중계 공급 받아도 같은 신이라면 그 총량에서 차이가 난다.

동네 구청장이랑 국방부 장관이 동원할 수 있는 인맥의 차이 비슷하다고 할까. 대충 그런 느낌이다.

".......뭐, 그런거 따지면 나도 할말은 없지. 원래 신에게 있어서 근친이라던가 그런 소재는 딱히 윤리적으로 어긋난 부분이 아니야. 내 부모인 이자나기, 이자나미는 남매고, 마찬가지로 내 자식들 중에 남매인데 결혼한 속 썩이는 놈들도 있지"

"아, 그거 오오쿠니누시 이야기 아니야?"

"그 녀석 이름쯤 들어가면 모르는 사람이 더 많으니까 그 소재는 집어넣자고"

"하긴, 일본 신화는 인지도가 낮으니 말이지. 닌자 술법 이름이 더 유명한데 오죽하겠어?"

"야!!!! 이게 보자보자 하니까 신 빡치게 만드네? 종말 옵션 붙여도 되니까 한판 떠!!!!"

"그래도 괜찮겠어? 힘들텐데?"

"앗, 나 방금 사탄이랑 스사노오랑 하니까 이 대결 어디서 본것 같아. 디지몬 프론티어였나? 막판에 사탄이 반갈죽 당해서 죽음!"

"팬 서비스로 천우우참이나 팔뢰신 보여주랴!!!"

"이야기가 한창 엇나갔는데 본론으로 돌아오지 그래?"

"누구 때문에 엇나갔는데 이 새끼야!"

하핫, 개판이네. 갓-루리루리의 친구인 개의 신이 미소를 지을것 같은 느낌이다.

참고로 갓-루리루리의 친오빠는 가슴의 신인 유신이다. 그걸 보면 온갖 기괴한 신은 다 저쪽에 모이는것 같더라.

"아무튼 이쪽에서 동성애는 허용. 너희들은 비허용. 대충 그렇게 넘어가면 되잖아. 그치?"

"흠.....타 종교의 신을 앞두고, 그것이 심각한 윤리적 문제를 어긋나는 것이 아니라면 저 또한 문제삼지 않겠습니다"

"그래, 선을 그어두는게 좋아"

결국 다른 종교다. 어느 한쪽이 옳다고 할 문제가 아니라 둘 다 옳은 것이다. 방식이 다를 뿐이고.

"네가 다음에 물을 질문도 똑같겠지. 아이를 만들지 않는 순수한 쾌락 추구의 성교 문제지? 동성애 이야기가 나온 시점에서 그 이야기도 나올줄 알았어"

"예, 맞습니다"

"이것도 마찬가지야. 나는 쾌락만을 추구한 성교를 좋아해. 이것은 내가 성교의 신으로서 양보할 수 없는 신성 그 자체야"

그러나 만약 그녀가 그런 신에 불과했다면 내 지인 중에 몇 안되는 신이 될리는 없었다.

자주 말하곤 하지만 내가 아는 신 중에서 인성 씹창인 신은 내가 다 죽였거든. 그녀가 추구하는건 단순한 쾌락 섹스가 아니다.

"하지만 거기에 약간의 내 취향이 들어갔지. 내가 마냥 신앙만 긁어모으고 싶었다면 난교파티라도 열어서 추잡한 짓이라도 했겠지만 나는 어디까지나 개인의 의지와 만족감 등등을 생각하거든. 그래서 순애 섹스를 추구하는거야"

"대신 인간의 윤리관에서 벗어난 모습으로 서로 사랑만 있다면 동성애던 근친이던 허용하는거지만"

"하하핫, 어쩔 수 없지. 신이 인간을 이해할 수 없는 것만큼, 인간 또한 신을 이해할 수 없는 법이야. 신의 사랑은 한계가 없다고 지껄이는데 그런 신이 어떻게 나보다 더 많이 사람을 죽였을까"

"음......."

"아, 이야기를 하려면 이거 먼저 했어야 했겠네. 아무튼 질문은 이걸로 끝났지?"

집단 난교 같은거 하는 종교였으면 애초에 내가 그걸 허용했을리 없지. 나는 한편으로 인간에게 도움이 된다 생각했기에 그녀를 받아들인 것이다.

자고로 성 관련 문제는 복잡하면서 중요하다. 이혼하는 부부의 절반 가량은 그 성 생활의 문제로 생기는데 갓-루리루리 하나만 있으면 그 절반을 해결할 수 있으니까.

물론 그녀의 신도가 된다하는 조건 아래에서지만 나름 감수할 보람이 있는 것이다.

"그럼 이쪽에서도 하나 물어보도록 하지"

"그건 너무 몰아붙이는 것 아니야? 그러니 적어도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묻지 마"

"편들어주는거냐?"

"이야기가 통하는 아이니까"

둘만 아는것 같은 이야기를 하는 묘한 태도에 교황님이 물었다.

"무엇을......?"

"아잉, 민감한거 건들면 안돼~"

"마지막은 섹드립이냐"

토론 자리는 그렇게 마무리 되었다. 성급하게 마무리가 된 느낌이 있는것이 당연한데, 나는 갓-루리루리를 비롯한 스사노오가 교황님에게 무엇을 물어볼지 알기 때문이다.

내가 보고 있어서 질문을 삼가한 것인지, 아니면 일말의 자비인지 모르지만.....뭐, 나쁘진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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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이 끝난 뒷풀이 자리에서, 나는 스사노오씨, 그리고 갓-루리루리와 따로 만났다. 참고로 메피스토는 교황님 골려주러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지옥에서 민트초코 비빔밥 같은거 먹이는 새끼가 이럴 때는 꼭 악마 같단 말이야.

"앗, 이 단말 오빠네! 간만이야!"

"당신 저번에 그 신이죠? 루리 몸으로 이상한짓 하려던 그 신!!!"

"니 여동생 쩔더라!!!!"

"야!!!!"

"농담임. 아무리 내 단말이라도 육체적인 부분은 개인 자유에 맡기거든. 얘는 좋아하는 사람 있으니까 나중에 결혼식 뷔페 할때 한번쯤 직접 올께"

".......결혼식 뷔페?"

"설마 요즘 세상에 갈비탕 한그릇으로 때우려고?"

"루리 얘 설마 요즘 썸타는 남자친구 있어요?"

"누구는 산삼보다 좋다는 고3도 따먹는데 오죽하려고?"

"야!!!!"

"하하하하!!! 팩트로 패니까 어때!!! 반박도 못하겠지!!!! 꼴 좋다!!!"

"너 갓-루리루리 아니고 루리지?!"

"오또케 알아찌!!!!"

"야!!!!"

갓-루리루리인지 아니면 그냥 루리인지. 그들이 떠드는 모습을 한발 물러나서 지켜보다가 이내 나는 스사노오씨에게 말을 건냈다.

"마지막에 물어보려던거 그거였지?"

"응, 대충 눈치 챘냐?"

"댁이 야훼 싫어하는건 예전부터 알고 있었으니까. 고의적으로 명예 실추 같은거 시키려고 할거라고 예상은 했어"

스사노오씨가 아까 전의 토론에서 교황님에게 물어보려던 것은 이거다.

'야훼가 유일신이 아닌 것을 인정하는가?'

이건 민감한 문제이며 당연한 문제이고 섣부르게 건드려서 안될 문제이기도 했다.

우선 스사노오씨와 갓-루리루리의 존재로 인해서 야훼가 유일신이 아닌 것은 진작에 부정당했다. 애초에 차원이 얼마나 넓고 우주도 얼마나 많은데, 절대자 끼워넣지도 않고 인간이 만든 신이 짱 먹겠냐.

하지만 그것이 사람들의 내심 알고 있는 것과 공식선상에서 방송 다 되고 있는 판에 교황님이 직접 말하는 것은 다르다.

여태껏 유일신이라 불리우며 다른 신을 섬기지 말라고, 우상을 섬기지 말라고 했던 교리가 부정당하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기독교에 패해 과거 바빌론의 주신이였던 바알에 솔로몬의 72악마 중의 수좌인 악마 바알로 강등 당한 것과 같은 수준의 영락이였다.

"성격 참 나쁘네. 그런걸 대놓고 물어보려고 하고. 어느 쪽을 대답해도 문제 생기는 질문이잖아"

"왕년에 당한 것들이 많은데 그정도로 참은거야. 아니였으면 종교전쟁 났지"

"하게 냅둘것 같냐?"

"아, 이 새끼 늅뉴비 시절에 귀여운 모습은 어디 가고 흉악한 새끼가 됐어?"

신에게 있어서 신앙과 신도는 중요하다. 그들도 선을 지키고 있다 뿐이지 그 본질은 신이다. 아마 내가 없었으면 지금쯤 기독교 밀어버리고 자기 종교 내세우지 않았을까.

"아무튼 이걸로 대충 종교 분쟁은 봉합 된것 같네. 세세한건 시간 들여서 고치자고"

"일 하나 마무리 된것 같아서 좋네"

종교 관련 일이 끝났으니 나머지는 시간이 해결해줄 문제다.

얼른 끝내고 마누라랑 포스트 아포칼립스 여행 가야지![작품후기]* 작중 내용에 대해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다른 신의 존재는 그 자체만으로 유일신의 부정이 됩니다.

악마인 사탄이나 범차원적 신인 갓-루리루리한테는 유일신을 자처하는게 의미 없지만 동향인 스사노오에게는 아니꼬워 보일 수 밖에 없죠.

스사노오가 마지막 질문 물어봤으면 개꿀잼 각이였는데......

그러고보니 사탄 VS 스사노오 매치는 디지몬 프론티어 최종전이였네요. 아, 갑자기 추억 돋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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