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4회
[초월자한테도 치정 문제는 중대사다]자고로 섹스에 가장 큰 미약은 사랑이며 그 다음은 분위기, 그 다음은 상황이다.
예를 들어서 풋풋한 청춘 남녀가 비를 맞아서 근처 사람 없는 건물로 몸을 피했다가 서로 사랑한다는 것을 깨닫고 무드를 타서 첫경험을 하는거.......솔직히 꼴리지 않냐?
나라고 막 다짜고짜 시온 데리고 침대로 직행할 생각은 없다. 오히려 서로간에 정말로 섹스 밖에 목적이 없다면 곧바로 침대로 가서 볼일만 보는 법이다.
"나 왔어. 아, 일 하고 있었어?"
"마침 다 끝냈습니다. 그런데 스사노오씨 신사에서 무슨 일 있었습니까?"
"아, 눈치 챘어?"
"시큐리티 시스템에서 따로 연락이 들어와서 알고 있었습니다"
"감시 시스템은 잘 돌아가는 모양인데? 내가 사람 죽인 것까지 파악한거 보면"
"만약 정말로 화성 내에서 누군가 살인 같은 중범죄를 저질렀다면 진작에 잡아다가 감옥에 처넣었습니다"
"수감? 처벌이 너무 가벼운거 아니야?"
"중요한건 그 감옥에서 무엇을 하냐입니다"
"아, 그러면 됐어"
나나 시온이나 죄를 지은 자에게 자비는 가지지 않는 타입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고의로 범죄를 저지른 자에게 그에 합당한 책임을 묻는 것이다.
권리와 자유에는 책임과 의무가 동반된다. 어느 한쪽만 가지는 것은 불가능하다.
시온이 만든 낙원은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쾌락을 대부분 긍정하지만 거기에서 범죄는 결코 용납하지 않는다. 저지른다면 그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한다.
"일단 살인을 저지른 사람은 거기에서 고의성을 판단합니다. 그리고 고의적으로 상대를 살해했다고 확인되면 그대로 수감, 거기서 세세한 정황을 판단하고 재고의 여지가 없다 판단되면 인권을 박탈합니다"
"인권 박탈? 좋은데?"
나는 동의한다. 스스로 인간이길 포기했다면 그렇게 대우해줘야 하니까 말이다.
나도 사람을 죽이지만 그 책임을 알고 있다. 그래서 내 욕은 패드립이랑 시온 욕 말고는 어떤 심한 욕이던 받아들이고 스스로도 인성파탄 살인귀라고 생각하니까.
근데 사회의 일원인 니들이 그러면 안되잖아. 사람 새끼신지?
"살아는 있지?"
"살아는 있습니다"
인권을 박탈한다는건 인간으로 대우해줄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살인이랑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가장 큰 죄 중에 하나로 내가 사람 새끼 아닙니다, 하는 인증이나 다름없다. 그러니 인권을 박탈할 수 밖에.
아마 시온이 인권을 박탈한 사람을 어떻게 대할지는 대충 눈에 선하다. 매트릭스의 인간들처럼 어디 캡슐에 처넣고 배터리로 써먹는다거나, 대충 그런 느낌이겠지.
다만 가상 세계는 평범한 세계가 아니라 지옥이겠지만 말이다.
"일 끝났으면 이리와. 간만에 만났는데 오붓하게 시간도 못보냈잖아"
"아......."
시온이 눈치 챘는지 앉아있는 나에게 다가와 내 무릎 위에 착석한다.
보들보들한 시온의 피부 감촉이 느껴진다. 화성의 날씨는 봄 날씨에 가까워서 가볍고 소매가 짧은 옷을 입고 있기에 서로의 살이 맞닿는 부분이 많다.
나도 소매가 짧은 반바지와 셔츠를 입고 있어서........아, 그렇다고 돌핀 팬츠나 민소매 티를 입지는 않았다. 나도 내 몸의 매력 정도는 충분히 이해하고 있어서 그렇게 하고 다니면 여러가지로 문제가 생길게 분명하기에 자제하는 편이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출이 좀 있는 편이지만. 따뜻한 봄 날씨에 두껍게 입고 다니면 오히려 보는 사람이 덥잖아.
"흠"
시온은 내 무릎 위에 앉아서 그대로 가슴을 배게 삼아서 베고 몸을 기대었다.
그러다가 뭐가 불편한지 이래저래 움직이다가 이내 내 가슴을 들어 올려서 자기 머리 위에 올리고 만족스러운듯 다시금 기댔다. 아니, 뭐하는거야.
"이게 제일 편한것 같습니다"
"차라리 배게처럼 베는게 낫지 않아?"
"너무 높아서 목 아픕니다"
"아"
어지간한 배게 두께보다는 높으니까 당연하겠지. 이만한 배게 베고 자라고 하면 나도 목 아파서 차라리 안쓰겠다.
"그런데 당신 브라 안했습니까?"
"전에 쓰던거 찾아봤는데 맞는게 없더라고"
"아니?! 아무리 그래도 어지간한 수준은 사이즈별로 있을텐데 또 커진겁니까?!"
"아마도?"
내 몸매가 이런건 아마 천살진기의 효용이랑 갓-루리루리의 축복 등등이 합쳐진 결과일지도 모른다. 그러지 않았다면 현실에서 보기 거의 힘든 수준의 걸어다니는 음란물 바디가 될까. 그것도 대충 18살 쯤에!!!
생각해보니 아직 미성년이네. 엄청 젊을 때 죽었었구나. 이 전생을 죽여버린 그레이 당신은 도덕책.
".........생각해도 엄청 음란한 몸입니다"
"아니, 너도 얼마든지 이런 몸으로 변신할 수 있으면서 뭘 그래"
"저는 인간의 몸으로 불가능한 것도 할 수 있지만 디폴트 모습에서 벗어날수록 효율이 나쁩니다. 그리고 질량 보존의 법칙에 의해서 이만한걸 만들기 위해서는 그만한 열량을 섭취해야 합니다"
말캉말캉, 몰캉몰캉.
시온이 자기 머리 위에 얹은 내 머리에 손을 올려 마음껏 만지면서 말했다. 가슴 만지는 솜씨가 기술보다는 그냥 욕망에 치우쳐져 있는게 아주 마음에 든다.
애무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하게 말하면 기술이겠지만 그 이상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만져준다는 것이 좋다. 그거면 별다른 기술이 없을지라도 그 자체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나는 시온을 끌어안았다. 꾸욱, 하고 조금 강하게 끌어안자 그녀의 머리 위에 얹어져 있던 가슴이 흐트러져서 내 가슴 사이에 시온의 얼굴을 파묻게 되었다.
"킁킁"
"아......냄새나? 분명 씻기는 했는데 그새 나갔다 왔다고 땀 흘렸나? 아닌데......."
"냄새는 나는데 그런 냄새가 아닙니다"
시온이 등을 돌려 나를 마주 보았다. 그리고 내 가슴 사이에 얼굴을 파묻고 냄새를 맡으며 가슴을 주무르기 시작했다.
뭔가 탐색하는 듯한 행동이다. 하지만 그 모습이 한창 성에 호기심 많을 남자애를 보는것 같은게 꽤나 귀여워서 나도 모르게 슬며시 등을 쓰다듬어두고 있었다.
"뭐라고 해야하나......우유 냄새 비슷한게 좀 섞인 느낌인데 그것만 있는건 아닙니다"
"어......모유는 안나오는데. 마시고 싶어?"
나는 막 시온처럼 몸에서 단맛 나는 도낭이라던가 자궁간 같은건 못하거나 힘들다. 애초에 초월자라도 몸은 인간인데 그러라고 만든게 아닌만큼 변화를 주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반대로, 당연하게 할 수 있는건 언제든지 할 수 있다. 출산 후에 나와야 하는 모유 같은 것도 결국은 호르몬과 신체조절로 할 수 있는 분야니까 시간만 주면 나오게 할 수 있다.
.......이만한 가슴에 모유까지 나오면 완전 젖소나 다름없다고 생각하지만 시온이 바라면 해줘야지. 아, 모유 나올 때는 고기보다 야채나 과일을 많이 먹어야 맛있는데.
"아직은 아닙니다. 그건 다음에......지금은 간만에 이거에 집중하고 싶습니다"
"성에 눈 뜬 어린애도 아니고 말이야"
"지금은 그렇다고 합시다"
시온은 내 셔츠를 들어올렸다. 출렁! 하고 육중한 크기의 젖가슴이 드러난다.
브라도 안찼지만 능력으로 고정하고 다니니까 따로 유두도 튀어나오지 않고 크게 흔들리지도 않는다. 다만 크기는 못줄여서......뭐, 나는 작은 가슴 취향이기는 하지만 어찌되었건 간에 큰것도 좋은 법이다.
시온은 내 가슴을 만지다가 슬쩍 물었다.
".........당신 유륜 꽤 큰거 아닙니까?"
"아, 안크거든?! 유륜 안크거든?! 이 정도면 평균이지!!!!"
"제가 아무리 몸이 작아서 유륜도 작아도 제거의 2배쯤 되면 큰편 아닙니까?"
"큰거 아닌데.....으으....."
시온은 슬며시 내 가슴의 유륜을 손가락으로 원을 그리면서 매만지고 그 끝의 유두를 톡 하고 건드렸다.
그녀의 손가락에서 단숨에 찌릿하는 감각이 가슴을 타고 올라온다. 따로 뭔가 한것도 없이 단순히 건드리기만 한건데도 그런 쾌락이 느껴진다.
"읏......"
"감도도 좋은 주제에 브라도 안차고 다니는거 보면 원래부터 음란한거 아닙니까?"
"그거야 능력으로 보호하고 있으니까 어차피 외부 자극에는 어지간하면......앗, 읏♥"
남자였던 내가 여자로서의 신음소리를 내는 것에 꺼려질지도 모른다 생각하지만 그거야 내 성 정체성이 남자일 때의 이야기다. 이미 여자로서의 삶도 몇번이고 살아보았고 성 경험은 물론 출산 및 육아 경험도 짱짱한데 그런걸 따질 수 있을리가 없다.
게다가 상대가 사랑하는 시온이라면 사랑 하는 것도, 사랑 받는 것도 어느 쪽이던 환영한다. 고작해야 남자로서의 자존심 같은거 버리고 여자로서 다리 벌리는것 쯤이야.
"계속.....집요하게 가슴만 괴롭힐거야?"
"당신이 나쁜겁니다. 이런 음란한 가슴 같은걸 들고 다니면서 출렁거리는걸 보여주니까 괴롭혀주고 싶지 않습니까?"
"그렇게 말하니까 뭐라 할말은 없는데......우읏♥"
주도권을 잡으려면 이쪽이 잡는건 언제든지 가능하지만 시온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서는건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그런지 시온이 하고 싶은대로 하게 두었다.
잠자리에서 시온은 대부분 수동적이다. 움직이기 싫은건지, 아니면 그냥 받아주는게 좋은건지 모르지만 이번에는 그 역할을 서로 바꾸어서 하는게 좋을것 같다.
가끔 이런 플레이도 해줘야 질리지 않는 법이지.
쮸웁!
어느덧 시온은 내 가슴을 물고 빨며 시작했다. 흡사 영역표시라도 남기듯이 탐욕스럽게 혀로 핥아 타액을 바른다.
츄웁, 쯉♥ 쩝 쮸웁 쮸웁♥!!
시온의 자기주장은 꽤나 귀여웠다. 시간 나면 끌어 안고 부비부비 해주고 싶을만큼 어린애 특유의 것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앗, 여자 몸 된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모성애가......?
"앗♥ 응, 그래 거기.....마음껏 해, 원하는대로 마음껏 빨아.....♥"
시온의 작은 손으로는 다 잡을 수 없는, 심지어 양손을 모아도 내 가슴 한쪽 조차 다 쥘 수 없기에 움켜쥔다 하더라도 전체에 비교하면 얼마 되지 않지만 그런거 상관 없이 욕심만 많은 것처럼 우악스럽게 붙잡아서 가슴이 그대로 일그러진다.
그녀가 움켜쥔 대로 가슴의 형태는 뭉게지고 손이 지나간 자리에는 붉은 자국과 흘러내린 시온의 타액만 남았다.
한줄기의 끈적한 침이 가슴골 사이로 흘러내린다. 이미 내 가슴은 그녀의 타액으로 번들거리고 있었다.
"잠깐 옷 좀 벗기겠습니다"
"응....."
대충 올려서 쇄골 쪽에 걸쳐 있는 티셔츠를 벗기기 위해 위로 올렸다.
내가 벗을 수도 있지만 나는 그녀가 벗기기 쉽게 팔을 위로 뻗기만 할 뿐 따로 움직이거나 하지 않았다. 원래 선물은 포장을 벗기는 맛이 있어야 하는 법이니까 말이야. 포장도 안되어 있는 선물은 감동이 반 이하로 줄어드는게 당연하다.
내 티셔츠를 벗기던 시온은 문득 뭐가 생각났는지 벗겨낸 옷으로 그대로 내 손목을 묶어 구속시켰다.
"어? 어?"
"오늘은 제가 위입니다"
"아니, 그렇다고 구속 플레이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내가 좀 떨떠름한 모습으로 말을 흐리자 시온은 살짝 짓궂은 미소를 지었다.
즐기는거 보니까 마음에 들기는 하는데 평범한 플레이 할 때도 안했던 구속 플레이를 여기서......? 그것도 내가 당하는 쪽이야?!
".......흠?"
시온은 손이 묶인 나를 내려 보더니 뭔가 의문을 가지고 여기저기에 얼굴을 들이댔다. 킁킁거리는게 아까처럼 냄새를 맡는것 같은데......
"역시 냄새 나는거 맞는것 같습니다"
"내, 냄새 안나거든?!"
"아까 말한 것처럼 나쁜 냄새가 아니라 다른 쪽입니다. 사실 예전부터 내심 그렇다고 생각하던건데 이제서야 확실해졌습니다"
"뭐가?"
"당신 몸에서 음란한 냄새가 납니다"
"......뉴비 냄새?"
"그런건 아니고 뭐라 해야하나. 페로몬 비슷한 느낌입니다. 당신 외출하면 세번 중 한번은 치한 만나는 통계가 나오는게 단순히 몸매 때문이 아니라 이런 페로몬 같은 것도 있어서 그런것 같습니다"
"어, 나는 잘 모르겠는데. 내 냄새라서 그런가?"
"아무튼 좋은 냄새입니다. 우유 냄새랑 땀 냄새랑 그 이외의 무언가가 진하게 섞인게......."
시온은 양 팔을 올려 묶어서 온전히 다 드러나 있는 내 상반신을 손가락으로 쓸어내렸다.
따뜻한 그녀의 손가락이 몸의 라인을 타고 내려간다. 쇄골에서 가슴, 가슴에서 배, 그리고 허리까지.
"매력적입니다. 유혹적입니다. 가슴에서는 우유 냄새 같은게 더 많이 나는것 같은데 다른데서는 땀 냄새가 더 나는것 같기도 하고, 특히나 겨드랑이에서는......음"
"앗....."
시온은 내 냄새를 맡다가 이내 겨드랑이에 코를 박고 내 체취를 음미 했다. 오히려 그러다 못해 슬쩍 겨드랑이 부분도 핥기 시작했다.
촉촉한 시온의 혀의 감촉이 민감한 겨드랑이를 타고 전해진다. 끈적이는 타액이 이번에는 겨드랑이에서 허리 라인을 타고 흘러내린다.
"뭔가 이 몸은 여자인데도 불끈불끈한 느낌입니다"
"......칭찬으로 받아들여도 되는걸까"
"제가 사랑하는 사람이 이렇게 음란한 사람이라면 오히려 칭찬 아니겠습니까?"
나와 시온의 시선이 서로 마주쳤다. 서로 하고 싶은 말은 대충 알만한 것이다.
여태까지 한 것은 전희이자 애무에 불과했다. 그러니 이제부터 본방으로 들어갈 수 밖에.
"본방?"
"어느 쪽이 좋으십니까? 남자쪽? 여자쪽?"
"오늘은 있는 그대로 가볼까"
쮸웁♥
조금 늦기는 했지만 나와 시온은 입을 맞추어 혀를 섞었다. 일 때문에 자리 비웠다가 오랜만에 나누는 해우의 키스다.
주변의 공기는 어느덧 우리 두사람의 체온으로 달아오르고 있었다.
[작품후기]본방은 다음화에......아니, 잠깐만.
보통 본방이라 하면 삽입을 말하는건데 레즈섹스에 도구를 쓰지 않는 이상 삽입은 없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도구를 쓰지 않는 레즈섹스에 본방이란 단어가 쓰일지 의문이며 만약 쓰인다면 어디까지가 본방이라 칭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보빔이 본방이라 친다면 그냥 서로 물고 빨고 하는 것은 과연 본방인가 아닌가. 단순한 애무인가, 그것도 본방인가. 흠.....
뭔가 개소리 같은 부분이 없지 않아 있지만 이건 존나 중요한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