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연참 하나 할테니까 나중에 올께요. 453회
[초월자한테도 치정 문제는 중대사다]종교는 중대 문제다. 특히나 현 사회처럼 종말에 왔다가 비껴나간 것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런데 그 앞에 기적을 만들어낸 신 본인이 있으면 숭배가 불가피해지지 않겠어? 현실에 슈퍼맨 같은게 있었다면 렉스 루터 같이 두려워 하며 적대하는 사람도 있었겠지만 반대로 경외하며 숭배하는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아무튼 나는 최길현과 헤어지고 스사노오씨를 만나러 갔다. 간만에 만나는거라 일단 마시면서 이야기 하려고 선물 삼아 술이나 하나 들고 갔다.
"스사노오님! 이것은 어디에 둘까요?"
"세전함? 그거야 일단 앞에 신사 본전 앞에 두고........아, 그건 딴데다 둬!"
"예! 알겠습니다!!!"
"스사노오님, 부디 저희 가족들이 무사하기를......."
"아니, 신사도 다 완성 안됐는데 무슨 벌써 참배 하러와?! 그리고 헤어진 가족 문제는 일단 따로 전산 쪽에 이산가족 찾기 신청을 해!"
이래저래 바빠보이는 잘생긴 미남이 한명 있다. 허리춤에 범상치 않아 보이는 검을 차고 있는게 꼭 옛날이랑 다를게 없었다.
하기사 신은 오래 지나도 불변하는 법이지. 언제나 한결 같다는 소리라서 나도 나름 반갑다.
이내 저쪽도 나를 발견했는지 손을 흔들며 다가왔다. 만약 나도 평소의 남자 모습대로 왔다면 이미 알려져서 사람들이 혼란에 빠졌겠지만 지금 내 모습은 아는 사람이 몇 없으니까 괜찮다.
"오, 왔냐? 이야기는 들었는데 이렇게 바로 올줄은 몰랐지"
"바쁜가봐?"
"신사만 지어지면 금방이지. 신앙 수거 하는데는 꽤 좋겠네. 안그래도 본전은 뽑아야 했는데 생각외로 금방 되겠어"
신은 신앙을 받아 살아간다. 신앙을 받지 않는 신은 소멸하거나 잠에 빠진다. 훗날 언젠가 다시 신앙 받아 깨어날 때를 대비해서.
스사노오는 일본에 거점을 둔 일본 신화의 주신격이지만 이미 은퇴한 사람 일 시키려고 다시 불러온 꼴이라서 본인이 인간에게 호의적이고 꽤나 말이 통한다.
평범한 인간 기준으로 봐도 좋은 신. 그래서 내가 친구로서 여기는 몇 안되는 신 중에 하나다.
"일단 들어가자. 완공은 아직 안됐지만 그래도 자리 정도는 있으니까"
"그거 좋지"
"근데 왜 몸은 또 여자가 됐어? 이번에는 남자였다고 들었는데?"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어. 여기서 이야기 하기도 뭐하니까 일단 들어가자고"
사람들의 시선이 몰린다. 딱히 매력을 뽐내기 위한 옷을 입은 것도 아니고 평범한 여성복을 입었을 뿐인데 몸이 음란해서 여성에게는 질투나 부러움의 시선을, 남자에게는 욕망이 가득한 시선을 받고 있었다.
물론 그런다고 내가 끄떡하나 하지 않는다. 보는것 정도로 뭐라 한다면 이 세상 사람들 전부랑 시비를 걸어야 하니까 신경 안쓰는 편이 낫다.
하지만 실천은 별개의 문제다. 워낙 여자로 환생할 때마다 몸이 이러니 강간이나 성희롱 같은걸 받을 때가 한두번이 아닌데 그 때마다 처리하는게 고생이다.
아, 처리한다고 이상한 생각하는 사람 없지? 처리라고 해도 시체 처리다.
남자가 아랫도리로 생각하는건 나도 남자였으니까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렇게 해서 선을 넘어서면 잘라야 하는 법이다. 목이던 좆대가리던 말이야.
잔 두개를 가져와서 술을 따라 마신다. 일부러 스사노오씨가 좋아하도록 일본주 계통으로 가져왔으니 어지간해서는 취향에 맞겠지.
"크으으!! 좋다!! 한창 일하는 중이라서 술 하나 제대로 못마셨는데 술이 몸에 스며드는 느낌이네"
"거 좋아하니 다행이네"
"좋은 술은 원래 안주도 필요 없는 법이지. 그래서, 뭔 이야기 하러 왔어?"
"이런저런 이야기. 그냥 근황 문제에서 종교 문제 이야기도 있고.......뭐, 결국은 거기서 거기인 이야기야"
"안주하면 딱 되겠네"
"안주 필요 없다고 한게 방금 전이면서 뭘"
아무튼 간만에 만난 친구끼리의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까 시간은 빠르게 흘렀다.
기껏해야 근황이랑 재미나거나 웃긴 이야기 정도지만 그래도 참 재미있다. 나도 시온이랑 꽁냥거리는 소소한 이야기가 제일 좋지만 친구랑 터놓고 이야기 하는 것도 좋아한다.
"근데 보니까 고생 좀 하겠네"
"별거 있나. 그냥 집 나가서 독립했던 애가 잠깐 주춤해서 집으로 돌아와서 신세지는 느낌이지. 그냥 적당히 돌봐주다가 자신감 얻으면 그때 보내주면 될 뿐이야"
"역시 신이랑 인간이랑은 시야가 다르다니까. 근데 결국은 또 떠나야 한다는 소리잖아"
"그렇긴 하지. 어차피 종교란건 같은 종교 사람들이 야 너두? 야 나두! 하는걸 바라는게 꽤 중요한 부분을 차지해서 내가 사라져도 괜찮아"
그래서 나는 스사노오씨가 마음에 든다. 신으로서 인간은 돌봐줘야 할 존재이며 언젠가 졸업하여 떠나야 할 부모와 같은 시야로 바라보기 때문이다.
본디 부모의 사랑이란 대가가 없으며 무제한적이고 또 최악의 결과를 피하게 해준다.
물론 신의 성향에 따라 때로는 죽음이 오히려 더 낫다고 생각하여 죽여서 구원해준다는 인간으로는 이해목할 사상을 가진 녀석도 있지만 스사노오는 그나마 좋은 축에 속한다.
"스사노오님. 손님이 오셨습니다"
"손님? 지금은 어지간하면 받기 싫은데......."
"그게......만나고자 하는 사람이 워낙 막무가내인지라"
"그런 녀석 치고는 제대로 된 놈이 없는데. 어떤 자식이야?"
"기본 상식 안되어 있는 녀석인데, 다른 때면 몰라도 신이 멀쩡하게 있고 신사까지 짓는 마당에 억지를 부린다고?"
신사란 한마디로 신전이다. 스사노오씨가 일본신이니까 신사라고 하는것 뿐이지 교회나 성당 같은 곳과 같다.
아무리 짓는 중이라도 인간 주제에 신을 영접하러 왔다면 그에 합당한 절차와 기다림을 가져야 하는데 참배도 하지 않고 신을 만나러 왔다고?
심각한 수준은 아니더라도 모르는 사람 집에 찾아왔는데 노크 대신에 발로 쿵쿵쿵! 하고 문을 차는 수준의 무례함이다. 집주인 개빡치는 그런 느낌이지.
나는 슬쩍 신사 본전 옆쪽으로 물러났다. 뭔진 모르지만 개꿀잼일것 같으니 지켜봐야지.
이내 신사로 들어온 몇명의 남성. 그 가운데 일행의 리더로 보이는 중년의 남성이 스사노오를 보며 절을 올렸다.
"만나뵙게 되어서 정말로 영광입니다. 데이비드 켄이라 합니다"
"데이비드? 일본계 미국인인 모양이지?"
"예, 그렇습니다"
일본은 멸망했다. 살아남은 사람이 있지만 그거야 일부에 지나지 않고 그나마도 선별해서 겨우 살아남은 사람들이다.
그렇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일본이란 국가에 한정되어 순수하게 일본인인 사람의 이야기. 만약 국적이 미국이고 일본에 없었다면 그 사람은 일단 미국인으로 판단된다.
솔직히 말이야 군대 가기 싫다고 뒤통수 까고 미국으로 튄 놈은 한국인이냐, 미국인이냐? 사람의 마음이란 애매해서 한국에서 살아도 자기가 한국인이 아니라 생각하는 사람도 있도 미국에서 살아도 자기가 한국인이라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 법이다. 우선 중요한건 현지에 거주할 것과 국적의 문제겠지.
아무튼 대마왕의 처벌도 그리 절대적인건 아니다. 한 문명이라면 그냥 싸그리 조져버리는게 좋은게 여기에 있다.
"그런데 일개 개인이 무슨 볼일이냐?"
"저는 지금 일본 재건회에 속해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뭐?"
스사노오씨가 슬쩍 나를 바라보며 눈치를 살폈다. 나는 살짝 고개를 저어서 알아서 넘어가라는 표시를 했다.
고개를 숙이느라 제대로 주위를 둘러보지 못했던 그들이 이제서야 나를 발견하고 음흉한 시선이 지나간다. 저런 시선 같은건 조금 불쾌하기는 해도 크게 신경 안쓴다.
데이비드 켄이란 녀석은 특히나 노골적인 욕망어린 시선으로 나를 흝었다. 아, 이래서 미녀는 힘들다니까.
"저분은......?"
"무녀 후보다. 신사가 있고 신이 있다면 무녀와 신주 또한 필요하니까. 중요한 이야기를 들어도 될 위치니 신경쓰지 마라"
"그렇군요"
스사노오씨는 유연하게 대처해서 내 위치를 확립시켰다. 이야, 역시 신은 괜히 해먹는거 아니라니까.
데이비드 켄은 아까 하던 이야기를 계속 이어나갔다.
"저희 일본 재건회는 대마왕에 의해 멸망한 일본을 재건하기 위한 단체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본의 대신이신 스사노오님의 도움이 필요하기에 이렇게 방문했습니다"
"..........."
솔직하게 말하자. 그냥 미친 소리다.
대마왕이 문명을 멸망시키는 것은 이놈들이 바뀔 여지가 없다는 뜻이며 이런거 존재해봤자 장기적으로 도움이 안되니까 그냥 날려버리는게 낫겠다 싶기에 유죄를 때리는 것이다. 그나마도 과반수가 동의해야 멸망시키고.
이미 멸망한 문명에 볼일은 없고 이후에 문명을 재건한다 하더라도 그것이 이전 문명과 다르다면 우리가 간섭할 바는 아니고 오히려 환영해야 하지만.......
저런 놈이 다시 만드려는 일본이 새로운 일본일리 없지. 만약 그랬다면 진작에 일본 재건회가 아니라 다른 이름을 달았을테니까.
"대마왕이 멸망시킨 문명을, 하다못해 이름도 바꾸지 않고 다시 재건하겠다고?"
"대마왕 쯤이야 신이신 스사노오님이 힘을 써주신다면 되지 않겠습니까? 이 화성을 생명이 싹트는 대지로 만들어주신 힘이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을리라 봅니다"
".........아니, 못하는데"
"예?"
"못한다고"
나는 속으로 존나 웃었다.
확실히 신은 강대한 존재지만 마냥 전능한 것도 아니다. 스사노오씨가 이 화성을 테라포밍 했다 하더라도 그건 스사노오씨 개인만의 힘이 아니라 다른 신들에게서 받은 힘 또한 있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순수한 무력은 인간 기준에서는 강해도 초월자 기준에서는 꽤 아래다. 대마왕은 스테이터스가 공격 쪽으로 치중되어 있는데 균등하게 스탯 찍은 사람이 이길 수 있을리 없지.
대마왕 중에서 제일 약하고 막내인 누리라도 약간 시간이 걸릴 뿐 쉽게 이길 수 있다. 그만큼 대마왕과 신의 격차는 크다.
만약 대마왕이랑 비벼볼만한 신을 찾고 싶거든 일단 갓-루리루리같은 차원 단위의 신이라도 데려와야지. 어딜 겨우 행성 단위 신을!!
"그건 둘째치고 할 수 있더라도 뭘 어쩔건데? 대마왕이 멸망시킨 나라를 대마왕이 지배하는 땅에서 재건하겠다고? 여기 정치 구조로 국가를 설립할 수 있다고 보냐?"
"크흠, 그것도 스사노오님이......."
"씨발, 듣자듣자 하니까 내가 보청기로 보이나. 가장 중요한 것을 자기 자신이 할 생각은 없고 신한테 기댄다고? 그 따위로 할 생각이였으면 신들이 인간에게서 잊혀졌겠냐?"
인간은 스스로 서야 하는 법이다.
나나 최길현도 마찬가지. 대마왕과 대영웅도 똑같다.
결국은 인간은 스스로 자립해야 한다. 대마왕이 심판을 해도, 대영웅이 그들을 구원해줘도 언젠가 떠날 날이 와서 그들 스스로 서야 하기에.......그렇기에 인간은 가치가 있다.
근데 씨발 처음부터 밥 떠먹여달라고 하면 당사자가 빡쳐요, 안빡쳐요?
"하, 하지만 스사노오님은 일본의 신이지 않습니까!!! 일본의 신이라면 멸망한 일본의 재건을 바라셔야 하는게 당연한거 아닙니까!!!"
"엄밀하게 따지면 난 이쪽 지구 신 아닌데?"
"그....그렇다 하더라도 일본의 신이라면 대일본제국의 부흥을 위해 노력해주셔야죠!!!!"
"응, 다음 미국인"
".........."
이내 스사노오씨는 한숨을 쉬면서 말을 이었다.
"그리고 내가 뭐가 좋아서 선빵 쳐놓고 처맞은 뒤에 피해자 코스프레 하는 나라를 재건해야 하는데? 참고로 나는 어느 차원 어느 지구던 태평양 전쟁 일으켜서 등신짓한 과거 있는 나라는 커버 안쳐준다. 졌어도 그런데 이겼으면 내 손으로 뭉게버리고 말지"
"윽......."
"그리고 일단 저 녀석부터 설득하지 그러냐"
슬쩍 스사노오씨가 나에게 턴을 넘겨주자 나는 앞으로 나섰다. 이런 놈들이 우리 마누라가 다스리는 땅에 있어서는 안되겠지.
쓰레기 정리는 내가 해야할 일이다.
"그, 무녀 후보 분이시라고......"
"그거야 구라고. 이런 몸이 되서 설득력이 있을지는 모르겠는데 내가 환생자라고 커밍아웃 했으면 남자가 아니라 여자도 될 수 있다는걸 상정해 둬야지 않겠어?"
"어.......?"
알고 있는 사람은 다 알고 있는 이야기다. 내가 일부러 환생자 커밍아웃 하고 윤회에 대해 말했던 것을 말이다. 물론 지금은 그걸로 몸이 바뀐게 아니지만 말이다.
"끄억?!?!"
콰앙!!!
나는 데이비크 켄의 멱살을 잡아 올렸다. 뒤에 있던 일행 중에 포스 유저인 경호원도 있었지만 그놈들은 진작에 걷어차 내장을 짓이겨 죽였다.
남은건 이놈 뿐이다. 아니, 일본 재건회의 대표라 했으니 단체에 속해 있는 놈들도 있을 것이다.
"그 조직 처리는 나중에 하고 일단 너부터 죽여야겠지. 새롭게 재건하는 것은 환영이나 과거의 그림자에 사로잡혀 욕망을 이루려는 것은 내가 싫어해. 너 같이 사회를 좀먹어갈 사회악은 여기서 죽이는게 낫다"
"대, 대마왕........"
"잘가라"
우드득!
단숨에 놈의 목을 부러트려 절명시켰다.
놈의 시체를 땅에 내던지고 신사 본당에 남은건 시체와 스사노오씨 뿐. 그는 한숨을 쉬면서 투덜거렸다.
"시체는 치우고 가라"
"안치우고 갈 정도로 무례하지는 않아"
하지만 문제는 그게 아니다. 본래의 화성 이주였다면 시온이 걸러서 받았을테니 이런 쓰레기들은 들어올 수도 없었다.
그러나 시간의 여유가 생기고 지구에서는 사람이 살 수 없게 됨으로서 어쩔 수 없이 전부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더 많은 사람을 구할 수 있으니 좋아해야 하는 상황은 맞지만 그 많은 사람 중에 썩 질이 좋지 않은 사람이 있는건 당연했다.
그래도 어쩔 수 없는 문제다. 이런 상황에 모형정원이나 낙원을 만들 수 있을리 없고 그런 사람도 받아들여야 하는 수 밖에.
"일단 이런 문제 이야기 해야 하니까 우리 마누라나 보러 가볼까"
"근데 하나 궁금한게 있는데"
"뭐가?"
"니들 둘 다 여자면 밤에는 어떻게 하냐? 시온 쪽이 남자로 바꿔?"
"어라? 보고도 모름? 그럴 때도 있는데 기본적으로 이대로 가지"
"진짜냐?!"
젊은 여자 두명이 모여서 하는 거라고는 레즈섹스 밖에 없잖아!!!!
아!!!! 레즈섹스 하고 싶다아아아!!!
"이 새끼는 여자가 되어도 변한게 없네"
스사노오씨가 낄낄거리며 웃었다.
아무튼 간만에 우리 마누라랑 꽁냥꽁냥 알콩달콩 끈적끈적 하러 가야지!!!!!
농후한 민달팽이 레즈섹스!!!![작품후기]* 작중 내용에 대해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약속된 연참의 검!!!
아무튼 이것으로 연참은 했습니다. 다음화부터는....정말로 간만에 떡씬이 나옵니다.
으아아아! 렌즈생수! 보빔!!!
물론 이후에는 정상적인 취향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 평범한 이성애 플레이도 나옵니다.
그때는 오네쇼타겠지만요.
아, 씨, 생각하니까 꼴리네. 오늘은 오네쇼타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