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최흉의 대마왕-444화 (444/507)

444회

[잠든 티브가 성지에서 꿈을 꾸며 기다린다]라프 에너지에 영향을 받는 사바타는 인간처럼 보이지만 아마 인간은 아닐거다. 아마도 인간의 외견을 띄는 적성종에 가깝겠지.

그렇다면 티브 문명인은 어떨까. 얘들은 인간인가?

대답을 하자면 예스, 라고 할 수 있다. 창조의 절대자는 인간을 창조했지만 창조하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인간이란 개념을 창조했다.

그래서 서로 다른 치원, 그리고 문명에도 불구하고 인간이란 종족이 번성한 것이 보인다. 그러지 않았다면 각 차원마다 인간이란 종족에는 뿔이 달렸다거나 피부가 파랗다거나 하는 등의 차이가 생길테니까.

즉, 일단 인간과 같은 외견을 가지고 있는 티브 문명인의 근원도 인간이란 뜻이다. 유전자 조작을 좀 해서 동떨어진 느낌이 없지않아 있지만......

창조의 절대자가 인간을 이따위로 만들었다면 그가 제 1차 차원 전쟁에서 인간의 편을 들어줬을 이유도, 혼돈의 절대자가 패배했을 이유도 없다. 원래 인간은 선악을 공존하는 딱 평균적인 종족인거지 이런 애미씹창 패드립 날릴 놈들이 아니란 말이다.

"흠......."

만약 여기에 변수가 있다면 티브다. 이 문명의 신. 이놈들이 이만한 기술력을 가지고도 광신도로 만들 정도의 존재. 그런 존재가 아니라면 처음부터 인간의 인성을 뒤틀게 만들 수 있을리 없다.

알리언 박사도 마찬가지다. 딴에는 나름의 인간성이 있다고 했겠지만 결국에는 목적을 위해 수단을 합리화 시킨걸 보면 놈도 인성이 뒤틀려 있는건 똑같다.

모모도 마찬가지다. 그녀가 아이의 시체를 보며 치운다고 했을 때, 그녀가 보였던 감정은 아이에 대한 연민은 없이 그저 나에 대한 두려움만 있었다. 사바타와 고위사제간의 사이를 생각하면 그게 당연할지도 모르지만 내 눈을 속이고 감정을 숨기는건 초월자가 아니고서야 불가능한 일이였다.

아무튼 내 목적지가 정해졌다. 본성 티브, 곧 강림 예식이 벌어지고 이 문명의 수뇌부들이 모일 타이밍이다.

사실 그때가 딱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대마왕이라도 광년 단위로 문명을 퍼트리고 있으면 처리하기 귀찮은데 수뇌부가 모여 있을 때 한번에 조지면 보다 확실하게 잡을 수 있을테니까 말이다.

심판 하다가 이상한 놈이 같이 죽자고 생산되는 적성종 전부를 저쪽 차원으로 보내면 우리만 힘들어진다.

"워스트 사도님, 불편하신 것은 없으십니까?"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괜찮군. 그런데 무슨 일이지?]

모르-치나 사제가 이쪽으로 방문하였다. 그냥 안부나 물어보러 온 것은 아닌걸로 보이는데......

"네일 행성의 주인이신 크로즈-채너 사도님께서 만나시기를 원하십니다"

[호오]

다섯 사도의 이름은 흔한 정보이기 때문에 나도 기억하고 있었다.

티브 행성계의 4개의 행성에서 세번째 행성을 담당하고 있는 남자. 애초에 다섯 사도 전부가 티브 행성계에 행성 하나씩 잡고 몰려 있었다.

아, 행성은 4개인데 한명이 남는다고? 하나는 티브에 달린 위성을 지배하고 있더라. 이름이 인디 뭐시기였는데.

아무튼 내가 사도로 등록되어 퍼졌다는 이름은 확실하게 소문이 났을거다. 몇시간도 안되서 행성 전체에 알려졌는데 다른 행성에 알려지는데 하루 이틀이면 충분한 시간이지.

[만나고자 한다면 거절할 이유가 없지. 내가 가도록 하마. 함선을 준비하라]

"예, 알겠습니다"

이야, 사도가 좋긴 좋네. 말 한마디로 자가용 함선 하나 마련해주고.

그렇지만 본격적으로 이 문명의 지배자와 만나는 것이다. 조금만 틀어져도 바로 심판 때려야 할지도 모른다.

물론 다섯 사도 놈들 죄다 덤벼도 이길 수는 있지만 이 새끼들이 다섯명인데다 여러 행성으로 퍼져 있어서 문제다. 나도 소집 안때리면 혼자서 놈들 잡는데 시간 좀 걸릴거다. 나한테는 다른 대마왕들과 다르게 빠른 이동수단이 없으니까.

애초에 나는 대인전 전용이라고. 단순한 1대1의 근접전이라면 설령 팬텀이 와도 쉽게 안진다.

우우우우우!!!!

함선에 탑승해 나일 행성을 떠나 네일 행성으로 향한다. 티브 행성계의 세번째 행성. 그리고 본성 티브 바로 옆에 있는 행성.

다섯 사도 중에서 가르-레칼이 다스리는 나일 행성이 적성종, 그러니까 괴수 생산 등의 인프라를 담당하고 있다면 크로즈-채너는 무력을 담당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가 다섯 사도 중에 최강은 아니다. 마그노 레톤의 양에 따라 우위가 정해지는 티브 문명인들에게 있어서 강함과 우위는 다른 것이니까.

예를 들어서 대통령이랑 프로레슬링 선수의 차이? 단순히 육체적인 강함이라면 프로레슬링 선수가 위지만 전체적인 힘을 따지면 대통령이 위니까 말이다.

알아보기로는 다섯 사도 중에 수좌는 인디 어쩌고 하는 아까 말한 티브의 위성을 담당하는 녀석이라고 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도착할 것입니다. 그동안 편히 쉬시지요"

[알겠다]

나를 따르는 사제들의 눈에서 존경심이 보인다. 내가 사도라서 그런 것도 있지만 한편으로 다른 마음 또한 엿보였다. 존경심은 같으나 그게 어디서 비롯된 것인지는 모르겠다.

이내 함선은 네일 행성에 도착했다. 나일 행성과는 다르게 비교적 온난한 기후, 그리고 적당한 바다와 육지가 보이는게 지구와 비슷한 행성으로 보인다.

함선이 착륙하고 본격적으로 네일 행성에 발을 디디면서 바람을 타고 느껴지는 것은 깨끗한 공기가 아니라 옅은 피냄새가 섞인 무언가였다.

[이곳의 사도가 어떤 자인지는 모르지만 대강 알것 같구나]

바람의 뒤섞였는데도 느껴지는 피 냄새다. 사람 한두명 죽어서 나는 냄새가 아니라는 소리다.

"예, 나일 행성의 가르-레칼 사도님이 티브의 손을 맡고 계시다면, 네일 행성의 크로즈-채너 사도님은 티브의 이빨을 맡고 계십니다"

사람과 사람간의 우위가 마그노 레톤의 양으로 나뉘지만, 그렇다고 전투 기술이 쓸모 없는 것은 아니다.

같은 체격을 가진 사람끼리는 누가 더 격투기를 많이 배웠냐가 승패를 가르듯 기술이 발전했다고 해서 그것을 무시하지는 못한다. 그리고 말이지.......이런 인성 비틀린 놈들이 제대로 된 것을 하고 있겠냐?

이 정도로 기술이 발전했다면 가상현실이던 뭐던 사용해서 보다 전투 기술의 향상을 노리는게 훨씬 나을텐데 피 냄새 나는거 봐도 대충 각 나온다.

[왔구나!!!]

우렁찬 의지가 전해진다. 그것을 들은 다른 사제들이 몸을 떨었다.

의지로 말하는 것은 말 그대로 의지다. 단순히 고막으로 들리는 것이 아니라 머리에, 마음에, 그리고 영혼에 확실하게 전해주기 때문에 그 어떤 상황에서도 상대방에게 전해진다.

그만큼 듣는 사람을 배려하지 않으면 때로는 죽을 정도로 심적인 타격을 줄 수도 있다. 단순한 소리도 존나 크면 고막이 터지는데 의지로 말하면 오죽할까.

사제 중에서는 안색이 창백해진 정도였으나, 일행 중에 유일한 사바타인 모모는 휘청거리며 중심을 잃을 정도였다.

나는 따로 모모에게 힘을 덧씌워 힘을 경감시키는 역장을 씌웠다. 이 정도면 저 목소리 큰놈에게서 뭔 소리를 들어도 타격이 없을거다.

[네가 크로즈-채너인 모양이군]

[하하하하! 전설 어쩌고 하긴 했는데 꽤나 재미있는 녀석이구나!!!!]

사제니 사도니 하면서 기본적으로 성직자라는 인식이 있는데 그 인식을 날려먹을 정도로 육중한 남자였다. 2미터 중반쯤 되는 키. 그리고 그 키에 걸맞는 몸집과 근육.

평범한 지구인이 그런다면 호랑이도 때려잡을만한 수준이고, 이능력을 익혔다면 드래곤도 잡을법한 야만전사처럼 생겼다. 그런데 한 문명의 지배자이차 초월자니......무투 실력이 대충 짐작이 간다.

[전설이라니, 그게 무슨 소리지?]

[이야기를 하기 전에 신앙으로 이야기를 해야겠지!!!]

남의 말 안듣는 뇌근 타입이다. 좀 빡치는군.

놈은 그대로 나에게 달려들었다. 태산도 날려버릴법한 숄더 어택이 날아온다. 참고로 비유가 아니라 진짜로 그렇다. 초월자의 행동 하나하나는 그것이 일으키는 크기와 범위가 차원이 다르다.

나는 우선 몸을 피했다. 싸우는건 별거 아니나 딴 놈들이 죽는걸 내버려 두기에는 아직 이용할 부분이 남아 있다.

[자리를 옮기지. 좋은 곳이 있나?]

[뭐야, 진짜로 싸울 생각이냐? 가르-레칼과 비슷한 타입으로 보이는데 성격은 나랑 비슷한거 아니냐?]

[걸어온 싸움은 받아주는 편이라]

[하하하하핫!!! 그거 좋지!!!! 좋다!!!! 자리를 바꿔주마!!!!]

크로즈-채더 사도는 날아서 앞장서 장소를 안내했다. 함선이 착륙한 지점에서 수천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먼 거리에 거대한 콜로세움 비슷한 무언가가 세워져 있는게 보인다.

콰아앙!!!

콜로세움 내부에는 이미 경기를 하고 있었던 사바타들이 있었는데, 놈이 착륙함과 동시에 그들이 짓이겨져서 그대로 박살나 죽었다.

생명을 하찮게 여기는 모습이 저놈도 그놈이랑 생각이 든다. 나도 사람을 죽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생명의 무게를 알고 죽이는거라 저쪽이랑 비교하면 인성적으로는 몰라도 윤리적으로는 좀 낫다.

[과연 오랜 전설 속의 사도란 녀석의 실력을 어떨까 궁금했거든!!! 자 붙자고!!!!]

콰아아아아아아!!!!

사방으로 마그노 레톤이 뿜어지고 나의 것과 충돌해 폭발을 일으킨다. 지축을 뒤흔들면서 보이지 않는 힘 싸움을 한다.

나는 적당히 놀아주면서 약간 우위에 서게 힘을 조절했다. 압도적인 것을 보여주면 제압이야 간단하지만 적지에서 상대에게 전부를 보여주는건 바보 같은 짓이다.

[마그노 레톤은 나보다 위인가!!! 그렇다면 근접전은 어떨까!!!!]

출력에 따라 우위가 갈리는 마그노 레톤으로 승부하는건 바보같은 짓이란걸 뇌근인 놈도 잘 아는지 이번에는 달려들어 주먹을 날려온다. 성인 남성의 머리통만한 묵직한 주먹에 마그노 레톤이 가득 담겨 날아왔다.

나는 역장을 강화시켜 놈의 주먹을 막았다. 나보다 수준이 낮아도 초월자라 평소에 무의식적으로 거는 역장 정도로는 여파가 있을것이기 때문이다.

[역시!!! 전법은 가르-레칼이랑 비슷하구만!!!!]

[비슷하다고? 그럼 이건 어떻지?]

나는 주먹을 쥐어서 놈이 날려오는 주먹에 맞상대를 해주었다.

콰아앙! 콰앙!!! 쿠웅!!! 쿠와아아앙!!!! 콰지지지직!!!!

무공과 같은 묘리는 없지만 마그노 레톤이란 이능을 다루는 실력과 힘, 그리고 최대한의 효율을 뽑아내는 전투 실력은 나름 초월자라 칭하기 부족함이 없었다. 뭐라고 해야 하나......제대로 된 무공을 익히지 않아도 낭인 중에 고수가 없는건 아닌 것처럼 말이다.

놈의 전투법도 그거다. 생사를 넘는 싸움에서 자기만의 싸움법을 터득한, 한편으로는 나와 비슷한 면이 있는 녀석이다.

초창기의 나는 원래 내 방식대로 기술을 쌓다가 이후에 정식으로 배우거나 지식을 습득해 개량한 것들이니까.

[호오? 완전 싸울줄 모르는 샌님은 아니군!!!! 더 마음에 들어!!!!]

[언제까지 싸울 생각이지? 이 건물을 박살낼 생각인가?]

[어차피 박살나면 다시 세우면 그만이고 죽으면 찍어내면 그만이겠지!!! 걱정말고 덤벼라!!!!]

아무래도 적당히 끊지 않는다면 지칠 때까지 며칠이고 계속할 생각으로 보인다. 나는 슬슬 끝을 내기 위해 주먹을 쥔 손에 힘을 더 주었다.

놈의 공격은 확실히 매섭고 강하지만 빈틈이 없는건 아니다. 전투광 기질이 보이다 못해 아군도 몰라보는 광전사나 다름없지만 그것이 오히려 약점으로 작용한다.

다섯 사도의 성향이 각기 다르겠지만 이놈은 그 중에서도 나랑 상성이 가장 나쁘다. 근접 박투라면 나는 나보다 상위 초월자와도 승부가 가능하니까.

[힘만이 전부가 아님을 깨달아라]

적당히 한마디 해주고 놈의 몸 안쪽으로 파고든다. 마그노 레톤의 폭풍, 주먹의 권압, 그 사이를 비집어서 빈틈을 벌려내 그곳에 주먹을 날린다.

쩌저저저저적!!!

놈의 몸을 보호하던 짙은 마그노 레톤 기류에 금이 가면서 갈라진다. 놈은 놀란 표정으로 거리를 두어 물러났다.

[뭘 한거지? 방금 그걸로 어떻게?]

[타이밍 좋게 약한 부분을 가격하면 그렇게 되는게 당연하지. 힘으로 밀어붙이는 전법도 충분히 유효하지만 그거야 마그노 레톤의 특성 때문이다]

이곳은 우물이다. 행성계가 전체에 들어갈 정도의 우물. 솔직히 출력으로 밀어붙이면 이기는데 그 와중에 제대로 된 전투법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놈이 아무리 사도로서 그 위치에 군림하게 되었어도 자기 이상의 상대와 싸워본 경험이 많지 않을거다. 여기서 그랬으면 진작에 죽었을테니까.

압도적으로 짓누르고 농락하다 죽인다, 성격 나쁘지면 딱 좋고 알맞은 전법이다. 그러나 나 같은 타입에게는 빈틈 투성이일 수 밖에.

[이만 적당히 하고 물러가지. 강림 예식 전까지 괜한 힘 쓰기는 싫다. 여기서 더 하겠다면.......여섯이 된 사도가 다시 다섯으로 줄어들지도 모르겠군]

[죽는건 무섭지, 좋다. 이야기 할 것도 있으니 여기까지 하겠지만 강림 예식이 끝난 뒤에는 괜찮겠지?]

[마음대로]

어차피 그때 쯤이면 이 문명 죄다 날아갈껄. 소집 때릴거였으니까.

이 문명은 재고의 여지도 없고 봐줄만한 부분도 없다. 티브 문명인이던 사바타던 전부 싹다 날려버려서 한명도 살아남지 않게 될거다.

설령 내가 구해주었던 모모라 할지라도 말이다.

아무튼 우리들은 다른 장소로 이동했다. 크로즈-채더가 머무르는 곳인지 돈을 처바른게 보이는 건물에서 헐벗은 여성 사제들이 우리를 환영한다.

......하기사, 저런 타입이라면 성적 쾌락도 좋아할테니까. 진짜 이 새끼들 광신도 맞네. 뭔가 종교적인건 티브 타령 밖에 없어.

[자, 자, 한잔 쭉 들이켜. 좋은 술이라고. 이건 같은 사도 중에서도 내 마음에 드는 녀석이 올때만 내어주는 좋은 술이니까 자랑스럽게 여겨도 좋아]

[흠, 좋군]

나는 먹을거 앞에서는 까다롭지만 솔직하다. 우리 마누라가 애정이랑 조미료를 넣어서 만들어도 차라리 묵비권을 행사하지 맛 없는건 맛 없다고 하고 아무리 개새끼가 만들었어도 맛있으면 맛있다고 한다.

놈이 준 술은 이후에 따로 얻어다가 호라이즌에 둘까 싶을 정도로 독특하면서도 매력적인 술이였다. 포도랑 사과랑 반반씩 섞인 향이 우리 마누라도 좋아할것 같은데.

맛은 있지만 원래 술은 처음이 원샷이 기본이다. 쭈욱 들이켜서 다시금 한잔 따른다.

[하하하핫! 시원하게 들이키는군!!!]

[아무튼 본론으로 들어가지. 나한테 이야기 했던 그 전설이 무슨 뜻이지?]

[아, 그거 말하는거냐? 별거 아니야. 예전에 외우주로 탐사를 떠났던 사제 일행들이 있는데, 그들이 언젠가 돌아올 것이란 전설이지. 사실 교리 연구가 녀석들 사이에서도 그리 신빙성 없는 말이였지만......너를 보니까 오히려 그게 틀린것 같군]

뭐지? 후레시맨인가? 옛날 옛날 먼 옛날에 다섯 사도가~ 멀리 멀리 아주 멀리 사라졌다네~.

[단순히 그런 예언인건가?]

[중요한건 그 시기야. 티브께서 강림하시는 날 돌아온다고 했었으니까]

그리고 앞으로 얼마 지나지 않아서 강림 예식이 벌어진다.

수많은 문명을 고통으로 몰아넣고 그들의 오만과 독선을 행하여 벌인 사건의 끝이 말이다.

그렇게 딱 맞춰 생각하면 솔직히 들어맞기는 다 들어맞는다. 전설이라 불릴 정도로 오래 됐다면 그만큼 경험치 쌓아서 사도는 됐겠고, 강림 예식 벌이기 전에 타이밍 좋게 돌아왔다면 그들은 믿을 수 밖에 없다.

나 같은 특이 케이스가 아니라면 마그노 레톤을 쓸 수 있는건 오로지 티브 문명인 뿐이니까 그 증명이 되겠지.

이런 우연이 겹친건 아마 운명의 절대자가 내 편의를 봐주고 있어서 그런거 아닐까. 생각해보니 여태까지 이곳을 둘러보면서 딱히 들킬만한 위협 같은 것은 받지 못했다. 그만큼 사도라는 직위가 의심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도 있지만 그 상황 자체를 피하게 해주는 것 같다.

한편으로는 불안감도 들었다.

운명의 절대자가 이렇게 편의를 봐준다면 순수하게 좋다고 봐야 할게 아니라 그 뒤에 올 것도 생각해야 했다.

내 앞에 있어서 다섯 사도들은 따위로 봐도 되지만 하나, 걱정해야 할게 있다면 바로 티브라는 존재다.

놈들이 신으로 모시고, 다섯 사도조차도 신앙을 버리지 못하게 만드는 존재.

........도대체 티브 본성에는 뭐가 있는거지?[작품후기]* 작중 내용에 대해 스포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슬슬 여태까지 운빨 좋았던게 불안해지기 시작하는 주인공.

하필이면 뒤에서 굴려주는 사람이 운명의 절대자라 일이 잘풀리면 그만큼 큰 일에 닥쳐올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아는 사람이 갑자기 소고기 사주면 뭐 바라는게 있어서 그러는구나 싶잖아요. 그거 비슷한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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