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최흉의 대마왕-443화 (443/507)

443회

[잠든 티브가 성지에서 꿈을 꾸며 기다린다]

따로 나에게 마련해준 컴퓨터 덕분에 대략적인 정보 수집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대놓고 기밀에 대해 접근할 수는 없는 노릇이였다.

지구의 컴퓨터도 방문 기록이 남는데 하물며 이런 곳의 컴퓨터가 내가 뭘 찾고 방문했는지 모를리가 없다. 기밀 파고 들다가 이거 스파이 아냐? 하고 의심 나오는 날에는 다 갈아 엎어야 한다.

물론 티브 행성계로 온 이상 언제 들켜도 최악은 피할 수 있지만.......그래도 맨몸으로 우주유영하는건 싫다. 좌표도 없으면 차원 찢고 가는데 저번처럼 오차나서 되도록이면 티브 본성으로 갈 때까지 두고 싶고.

아무튼 나일 행성에 모여 있는 고위 사제 중에서 부제나 수도사제를 제외한 순수한 사제들은 대략 3천명 정도다. 물론 그 이하의 부제, 수도사제를 비롯한 평신도들을 다 합치면 더 많겠지만 그래도 행성 하나에 최대 부제 밖에 없던 멜로스 행성에 비하면 번화한 곳이란 것이 느껴진다.

참고로 얘네들 수명은 못해도 200년. 생명공학과 이능력을 겸비했으니 평신도로 태어나도 200년은 널널하게 살다가 죽는거고, 만약 좀 더 경험을 쌓아서 수도사제 정도만 올라가면 대충 100년쯤 늘어난다.

그러다가 주교쯤 된다면 수명이 불확실해져서 존나 오래 살고, 수천년을 살았다는 다섯 사도까지 올라가면 따지는게 의미 없어지지.

[네가 있었다는 곳이 이 행성인 모양이지?]

".......예, 그렇습니다"

모모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약간 불안한 기색이 보이는것 같아서 슬쩍 물어보니까 빙고인듯 하다.

부재 중인 다섯 사도, 그리고 알리언 박사의 연인이였던 모모가 일했던 행성, 지구 쪽에서는 아마 다섯 사도 중 한명이 갔을테고, 딱 타이밍 좋게 자리를 비우지는 않았을테니 분명 그 가르-레칼인지 뭔지 하는 놈이 지구로 갔을거다.

그 결과를 따지면 이곳에서 지구를 침략하던 적성종을 제조하여 보내는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대략적인 지리나 시설은 알고 있겠군]

"예, 하지만 제가 이곳에 오지 못한지도 꽤 오랜 시간이 흘러서........"

[상관없다. 가지]

멜로스 행성은 자원 채굴용 행성인데다가 대부분의 인구가 사바타였다. 진짜 티브 문명인은 수십명 밖에 없으니까 사람 사는 곳이란 느낌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여기는 본성이 있는 행성계. 사바타들은 물론 평신도의 숫자만 따져도 가볍게 십억은 넘는다.

그렇다는건 본격적으로 여기 티브 문명의 사회와 구조를 볼 수 있다는 뜻이다. 더불어서 적성종 관련 시설이나 이야기를 들으면 더 좋고.

다른 사도가 있다면 나도 조심 했어야 할 판이지만 놈은 자리를 비우고 없다. 그러니 내가 깽판 칠 수 있다.

"혹여 방문하시고 싶은 곳이 있으십니까?"

[이곳은 무엇이 유명하지?]

"나일 행성에서는 주로 괴수 관련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제조 부터 유통까지. 그래서 보다 효율적인 제작을 위해 연구단지도 많은 편입니다"

[딱히 알고 있는 것은 없으니.......네가 기억하는 곳으로 가는게 좋겠군]

"예? 아, 그......"

[무엇을 걱정하는 것이냐, 내가 옆에 있을텐데?]

"아! 죄송합니다, 워스트 사도님께 괜한 폐를 끼쳐드리고 말았습니다"

과거에 그녀가 이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간에, 사도라는 이름은 이 문명의 최상위 지배자다. 비록 내가 그 코스프레에 불과할지라도 그냥 사칭이 아니라 제일 중요한 마그노 레톤을 쓸 수 있으니까 반 이상은 진짜다.

솔직히 어떤 놈이 이 문명 태생만 가질 수 있고 또 수천년은 쌓아야 하는 힘을 그냥 날로 먹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겠어?

그래서 그런지 가끔 탐심무량기공이랑 인피니티 포스 코어를 만든 내 사촌놈이 무섭다.

"워스트 사도님, 어디를 가시는지......."

[이 곳을 좀 둘러볼 생각이다. 잃어버린 기억이 되돌아올 단서가 있을 수 있으니]

"저희가 안내 하겠습니다"

[내 시종이 이곳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고 하더군. 과한 안내는 필요 없다. 만약 필요한 것이 있다면 부르도록 하지]

모르-치나 사제는 내가 나간다는 소리에 헐레벌떡 뛰어 왔지만 내가 거절하자 더 뭐라 하지 못하고 그대로 물러났다.

사도의 직위는 꽤나 절대적으로 보인다. 하기사 계급만 봐도 제일 위에 있는거니까 함부로 태클도 못걸겠지.

"제가 알고 있는 연구소로 향하겠습니다"

[그러도록 하라]

티브식 리무진 같은 것인지 꽤나 귀빈용으로 보이는 좀 멋들어진 차량 비슷한게 눈에 들어왔다. 이것도 적성종이라 좀 찝찝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외견은 마치 드래곤 같이 생겨서 좀 폼난다.

날아가면서 보이는 저 아래의 정경은 번화한 문명의 중심이란 것을 여지 없이 보여준다. 하지만 그게 남의 피와 고통 위에 쌓아올린 것이란 것을 그들을 자각하지 못한다.

알고는 있어도 진심으로 누가 그것을 생각할까. 차라리 자유와 권리를 위해 투쟁하다 죽은 것이라면 몰라도 그들이 한 것은 명백하게 죄다.

"도착했습니다. 이곳이 제가 예전에 모시던 사제님이 계셨던 연구소입니다. 지금은 그 사제님은 다른 곳으로 파견된 모양이지만......."

[들어가지]

"알겠습니다"

따로 내가 온다는 소식이 전해진건지 연구소에는 입구부터 직원들이 늘어서 있었다. 이 연구소의 책임사제를 비롯한 그 아래의 평신도들까지. 사바타들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어, 어서오십시오, 워스트 사도님. 저는 이 연구소의 책임사제인 코즈-하르테 사제라 합니다. 오신다는 이야기는 들었습니다만 어찌 이런 작은 연구소를......."

[그대들이 일을 하는 것을 보고 싶다. 단순한 견학이니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예, 알겠습니다. 우선 이쪽으로 오시지요"

연구소 내부에서는 지성체 외에도 다른 생물의 기척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 숫자는 한둘이 아니라 수만에 가깝다.

작은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규모가 그리 큰 것도 아닌데 이런 연구소에서 수만에 가까운 적성종이라니. 그렇다면 이 행성 전체가 적성종을 생산한다고 하면 도대체 얼마나 되는 수를 만들 수 있다는거지?

순수하게 침략용 적성종만 만드는게 아니라 이동수단이나 기계를 대체하는 적성종을 만들기도 할테니 전부는 아니더라도 별 하나의 자원을 투자해서 만들면........지구 같은 별 따위는 100개가 있어도 이놈들의 침략을 거스를 수 없다.

이윽고 연구소의 책임사제를 따라 간 곳은 연구소 중앙의 배양기 같은 것들이 늘어서 있는 거대한 방이였다. 기분 나쁜 질척질척한 녹색 액체에 여러 종류의 적성종들이 담겨 꿀럭거리고 있었다.

큰 것은 없었기 때문에 대부분 소형에 불과한 정도다. 사람과 비슷한 크기의......아, 그렇다고 인간형 적성종은 아니다. 그냥 잡졸 정도의 적성종이다.

"저희들은 보다 사념 수확에 효율적인 괴수를 만들기 위해 매일 같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너무 약하면 원주민들에게 쉽게 죽고, 너무 강하면 오히려 사념을 모으는게 힘드니까요. 그 애매한 부분을 찾으면서 원주민들의 수준이 올라가면 그것에 맞춰서 점차 평균치를 올려가며 만드는 것이 요령입니다. 이 연구소는 소형 괴수만 만들기에 작은 것 밖에 없지만 무엇이든 가장 작은 것에서 시작하는 법 아니겠습니까?"

[..........흠]

나는 책임사제의 개소리를 들어주고 있었다.

내가 마냥 빡대가리에 분노조절장애라면 여기서 폭발했을지도 모르지만 중요한 것은 정보를 얻어내는 것이다.

그리고 난 원래 한계까지 빡치면 오히려 냉철해지는 성격이다. 화내는건 보통 연기고 속으로는 어떻게 하면 저 새끼를 죽일 수 있을까, 생각하며 싸운다. 그냥 바보였으면 나도 진작에 뒤졌지.

근데 솔직히 저런 놈들 입장에서 들으니 개소리가 따로 없다. 저쪽에서는 적성종 나타나면 금방 시내가 지옥도로 변하고 20년 전의 대공황만 해도 사회가 씹창 났는데 그걸 자랑이라고 지껄이는 꼴을 보니까 참 그렇다.

왜 알리언 박사가 이놈들을 두려워 하면서 저항하려고 했는지 알것만 같다.

외눈박이 세상에서 두눈박이가 비정상이듯, 미친놈들 세상에서 약간의 인간성을 가지고 있는 녀석들이 비정상으로 보일테니까.

물론 알리언 박사는 그 나물에 그 밥이다. 인체실험 했으면 뒤져야지.

"사실 워낙 원주민들의 수준이 낮은지라 세밀하게 조정하는 것도 힘든 일입니다. 차라리 몰살하는 편이 더 편하기는 하지만요"

[그렇군]

거의 그거 같은데. 한창 서부개척시대의 미국 보는 느낌. 아메리카 원주민 죽이고 땅 빼앗는, 기술적으로는 발전했지만 자신들의 이득을 위해서라면 상대가 같은 사람이라도 빼앗고 약탈하는 것처럼.

문명의 수준은 발전했으나 정신은 미개하구나. 그렇게도 티브란 신이 좋더냐.

이걸로 2스택 쌓였다. 1스택 쌓였을 때는 그나마 재고의 여지가 있었지만 2스택 부터는 그대로 유죄다. 이 문명은 기술적으로는 발전 했을지도 모르나 정신적인 성숙은 아직 멀었다.

이게 다 티브라는 신 때문이다. 이 정도 발전했어도 신에게 의존하여 그것만을 위해 살아가는 광신도들이니까 그런 것이다.

아니, 나도 마냥 종교를 부정하는건 아니다. 한편으로 인간이 절망에 빠졌을 때 최악의 선택을 하지 않도록 해주는 것이 종교이지만 보통 제대로 된 종교는 드물다.

좋은 신도, 좋은 종교도 있지만 그 반대의 경우가 너무 많은 것 뿐이다.

[이제 되었다. 충분한 견학이 된것 같군. 오늘 있었던 일에 대한 보상은 이후에 주도록 하마]

"예!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워스트 사도님!!!"

놈들에 대해 반쯤은 확신이 들었다. 이제 거의 완전한 물증 없어도 소집 때리면 이 새끼들 망설임 없이 유죄 때릴 수 있다.

연구소 바깥으로 나와 잠깐 걷는다. 다른 사제들이 따라오려고 했지만 일부러 사람을 물렸다. 내 옆에 있는건 모모 밖에 없었다.

[네가 알던 곳과 같은가?]

"시간이 지나서 조금은 다르지만, 그래도 일부는 같습니다. 원래는 차원 좌표를 특정하기 위한 연구소로 사용하고 있었으니까요"

그 실험체로 적성종이 아니라 사바타를 쓰고 말이지.

생각할수록 역겨운 녀석들이다. 인간성을 나누는 것은 겉모습이나 유전자 따위가 아니라 그 안에 있는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스스로 인간이기는 추구한다면 그것으로도 최소한의 인간성의 존재가 성립된다.

사바타들이 아무리 절대복종한다 할지라도 스스로 권리를 쟁취하려고 한다면 나는 한편으로 그들에게 여지를 남겨줄 수 있다. 만들어진 생명이라고 마냥 그들과 함께 싸잡아 죽을 필요는 없으니.

[조금 쉬도록 하지. 나 또한 생각을 정리할 필요가 있으니]

"쉬시겠다면 인근에 공원이 있는데 그곳은 어떠십니까? 여기서 멀지 않습니다"

[그곳으로 가지]

약간의 휴식을 위해 모모가 말한 공원으로 걸어갔을 무렵.......거기에서 피 냄새가 났다. 무척이나 기분 나쁜 피 냄새가.

내가 말한 피 냄새는 단순히 사람이 흘린 피의 냄새가 아니다. 누군가가 죽었을 때 남는 그 잔향을 총체적으로 말하는 것이다.

게다가 피 냄새에 섞인 희미한 다른 냄새들은 절로 인상을 찌푸리게 만든다. 단순한 냄새가 아니라 그 왜 남자의 정액에서 나는 밤꽃 향기 냄새거든.

피 냄새와 밤꽃 향기, 두가지가 섞였다면 결론적으로 하나에 이른다. 강간 살인, 그것도 일방적인 느낌의.

"앗.....!!!"

이내 도착한 공원에서 인조적으로 조성된 나무 근처에 널부러진 시체가 하나 있었다. 모모는 그 시체를 보고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시체는 어린아이였다. 인간 기준으로 기껏해야 10살 남짓한 수준의 어린 여자아이.

목에는 심하게 졸린 상처와 멍든 자국, 그리고 다리 사이에서는 끈적이는 흰 액체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냥 봐도 정황 증거가 전부 나오는 상황이다.

"죄송합니다, 워스트 사제님. 금방 '치우겠습니다'"

[..........치워?]

"예, 아무래도 젊은 평신도 분들이 '사용'한것 같은데 눈을 어지럽히게 하여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대신 사죄 드리겠습니다"

마음속 어딘가에서 끌어오르는 감정을 진정시켰다.

이런 것에 분노할 줄 아는걸 보면 나 또한 아직 인간성이 남아 있는듯 싶지만 반대로 그 상황에 깽판 놓을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지 않고 참는건 그 인간성이 어딘가 뒤틀렸다고 볼 수 있다.

모모는 죽은 어린 소녀에 대한 것을 정말로 물건을 쓰고 버린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사람으로 치면 일회용품을 쓰고 길에다가 버린 것을 치우겠다고 하는 꼴이다.

평범하게 진짜 그런거라면 길에서 쓰레기도 줍고 참 착하네, 하고 생각하겠지만 그게 생물이였고 생명이였던 한 사람의 시체라면 오히려 괴리감이 생긴다.

사바타를 물건으로 여긴다고 하지만 나는 진심으로 그들이 물건 취급 받는다는 것이 확실하게 마음에 와닿았다.

[어린 아이군]

"사바타에게는 어린 아이는 없습니다. 성 기능은 있지만 생식 능력은 없으니까요. 저희끼리는 물론이고 평신도 분들과 사바타 사이에서도 아이를 만들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 아이는 뭐지?]

"아마 이런 용도로 공장에서 따로 찍어낸 타입인듯 싶습니다. 노동에 종사해야 하는 사바타의 특성상 이런 유년기에 속하는 형태는 효율이 나빠서 생산되지 않는데 이곳은 괴수 제조로 이름 높은 나일 행성이니 이렇게 만들어 사용한것 같습니다"

뭔가 할 말이 없다. 차라리 내가 사이코패스였다면 아무 감정도 없었을텐데.

사바타가 노예 계층이나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살아 있다. 영혼은 없어도 마음 정도는 가지고 있으며 고통도 느낀다. 그런데 이렇게 죽었다면.......이 애는 뭘 위해 태어난거지?

단순히 외견을 보고 하는 판단이 아니다. 이런 용도로 쓰려고 했다면 몇년 동안 데리고 있다가 오늘에서야 이런게 아니라 몇번 안쓰고 이랬다는게 눈에 선하니까. 공장에서 사올 수 있는 제품은 하나하나 정을 붙여가며 쓰는 사람은 없으니 말이다.

이후 모모가 연락을 보내자 급하게 사람이 파견된다.

온 것은 구급차와 의사도, 상여차와 장의사가 아니라 쓰레기 수거차와 환경미화원 직종을 맡은 사바타였다.

"저, 정말로 죄송합니다! 워스트 사도님께 이런 것을 보여드리게 되어......."

[됐다]

사람이 죽어 시체가 되었는데 쓰레기 수거차가 오는 시점에서 나는 이미 이 인식이 뿌리깊게 박혀 있다는걸 깨달았다.

윤리가 동반되지 않은 생명 창조에 그것조차 생명 취급하지 않고 물건 취급 하다니. 나 또한 사람을 죽이는 것은 같으나 그것이 생명인 것을 인지하고 죽이는 것과 그렇지 않는건 크게 다른 법이다.

[이것은 어떻게 처리할 생각이지?]

"예, 우선 수거한 후에 따로 괴수 생산공장 재활용 파트 쪽에 넘길 예정입니다. 그쪽은 항상 재료가 모자라기 때문에......"

[그런가]

시체도 재료로 쓴다는 놈들의 발상은 이제 구역질은 커녕 그러려니 싶다.

여기서 확실하게 말하자, 이 녀석들은 사바타던 티브 문명인이던 뭐던 인성 자체가 뒤틀려 있다. 기본적인 인간성 자체가 마모되어 있는건지, 아니면 처음부터 그런건지 어긋나 있는 것이다.

나는 시체를 수거하러 온 사바타에게 따로 명령을 내렸다.

[이것은 공장으로 가져가지 말고 태워라. 내 앞에서 이런 모습을 보여 주었으니 흔적조차 남기지 말고. 알겠나?]

"예!!!! 알겠습니다, 워스트 사도님!!!!"

[이후에 확인할 것이다. 확실하게 처리하라]

"예!!!"

그는 공손한 태도를 취하며 나에게 고개를 숙이고 명령을 받들었다.

만들어진 생명에 마음은 있어도 영혼은 없으니, 영혼이 없는 것은 죽어도 윤회에 들어가지 못한다.

그렇다면 하다못해 시체라도 욕보이지 말고 태워 곱게 가도록 해주자. 그게 내가 해줄 수 있는 유일한 일이였다. 이후에 판단할 영혼조차 없지만 안하는 것 보다야 낫겠지.

원래라면 이대로 소집을 때리고 싶지만 그 전에 하나 해야할 일이 더 생겼다.

이 놈들이 그토록 부르짖는 티브란 새끼 면상을 봐야 쓰겠다.

도대체 어떤 놈이길래 문명을 이 따위로 만들었는지 참 궁금하다. 물론 호기심보다는 분노가 크지만 말이다.

[작품후기]* 작중 내용에 대해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과거 - 이놈들 차원 침략 증거 확실하게 파악해서 심판 때려야지!

현재 - 이 새끼들 그냥 심판 때려도 유죄 나오겠네. 어떻게 이따위로 키웠는지 좆같은 애미 면상이나 좀 보자.

생명공학을 발전하는데 가장 큰 방해가 윤리 부분인 만큼, 반대로 생명공학의 최후의 선을 지키는 부분도 윤리입니다.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면 그 문명은 존재할 가치가 없죠. 그거 하나만으로도 대마왕 3명쯤은 유죄 때리고도 남음.

아, 과반수네. 망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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