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최흉의 대마왕-442화 (442/507)

흠, 뭔가 심심한데 연참이나 해볼까. 이따가 또 올께요!442회

[잠든 티브가 성지에서 꿈을 꾸며 기다린다]내가 지구에서 만난 티브 문명인......아니, 사바타는 유일하니 딱 그 녀석 밖에 생각나지 않는다.

알리언 박사.

여기서의 이름은 아무래도 기기-라모였나 보다.

그러자 빠르게 생각이 도달한다. 알리언 박사는 티브 문명에서 차원 침략을 위해 좌표 특정에 이용한 실험체였다. 요컨데 대충 생쥐 하나 던져보고 살아 있나 죽었나를 살펴보는 것과 같았다. 그래서 모모도 알리언 박사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른다는거고.

하지만 그 녀석은 내가 죽여버렸으니......아니, 애초에 이 넓은 우주에서 처음 만난 사람이 딱 그 녀석의 연인이였을 줄은 어떻게 알았겠어?

"어라"

그러고 보니까 무림 갔을 때 용하연이 한 이야기가 있었다. 창조의 절대자가 말했다던 '여행 갔을 때 처음 만나는 인연은 소중히 하라'라고 말이다.

진짜로 그것은 창조의 절대자가 만든 이스터 에그인 모양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하필이면 인연이 이렇게 이어졌을리 없으니까.

그러면 여기서 결론은 이렇게 이어진다.

알리언 박사는 차원 침략 관련 실험체였다 - 알리언 박사는 그쪽 관련 부서에서 일했다 - 알리언 박사의 연인은 모모였다. 즉 결론은 모모 또한 그쪽 관련 부서의 사제 아래에서 일하다가 알리언 박사가 실험에 쓰인 이후로 이곳으로 좌천됐다고 보면 된다.

내가 알리언 박사를 죽인건 좀 미안하지만 그래도 괜찮은 부분이다. 그녀가 거기서 일했다면 그만큼 아는 것도 있을테니.

직접 물어보기에는 아직 타이밍이 아니다. 우선 본성으로 가면서 물어봐도 될거다.

"가르고-마스 부제와 약속을 잡아 두었습니다. 제가 직접 그곳으로 모시겠습니다"

[안내하라]

이후 베포-에타 수습사제는 나와 이 행성의 책임 사제인 가르고-마스 부제와의 만남을 주선했다. 지난번에 본 호버 바이크 비스무리한 것처럼, 아니 이번에는 좀 더 사이즈가 커서 2,3층 정도 되는 건물 하나가 날아다니는 듯한 거대 드론 같은 느낌의 이동수단을 타고 이동한다.

따로 흔들림이나 그런건 없고, 속도도 빠른데다 장해물도 알아서 피해 가니까 이쪽의 기술력을 알아볼만 하다. 아니, 오히려 이런 벽지에서도 이 정도의 기술력을 쓰는거 보면 진짜 지구랑 넘사벽일지도.

지구는 대충 23세기는 들어서야 조금 비벼볼만 하겠는데. 이런 기술력으로 지구 멸망시켰으면 멸망시켰지, 안한거 보면 이 새끼들 성격 보인다.

얼마 지나여 도착한 곳은 베포-에타 수습사제가 다스리던 도시와는 비교도 안될만큼 큰 곳이였다. 상당한 크기는 물론 자원 채굴을 위한 나선형의 거대 장비가 3개나 있는걸 보면 대충 봐도 3배는 크다는 뜻이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제가 이 행성을 담당하고 있는 가르고-마스 부제입니다"

[워스트 사제다. 진짜 내 이름이나 직위는 기억이 없기에 그렇게 불러라]

"예"

내가 의지로 전달하자 그는 살짝 움찔하는 기색이 보였다. 소식은 들었을텐데 실감하니까 다른 모양이다.

이대로 쭉 높으신 분인척 가보자. 할 수 있는데까지 가보다 들통나면 거기서 쫑내고 조지면서 정보 수집하면 된다. 알리언 박사야 증거 남기기 싫어서 별짓 다했지만 과연 본성에서 그놈들이 그럴 수 있을지 보자고.

[단도직입적으로 묻겠다. 본성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함선을 사용하고 싶다. 가능하겠나?]

"저......워스트 사제님에게는 죄송한 말씀이지만. 현실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현실적인 문제?]

"예, 본래 워프 기능이 첨부된 함선은 고위 사제님이 아니고서야 그 기능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저 또한 명령을 받아 사용하는 처지이기 때문에......."

[흠, 그것은 공식적인 직위의 문제인가?]

"만약 함선을 사용하시고 싶으시다면 제한을 건 사제보다 고위 사제란 것을 증명하셔야 합니다"

나는 조용히 그를 보았다. 가르고-마스 부제의 눈에서 옅은 의심의 기색이 비친다.

확실히 그냥은 넘어가지 않을것 같구만, 이대로 물러나면 내 정체를 계속해서 의심하게 될거다.

그렇지만 이곳의 힘은 마그노 레톤으로 이루어진다. 힘으로 밀어붙여도 되고, 해킹 같은건 내 전문이 아니지만 만약 정말로 필요하면 누리가 준 자유의 흑수정을 써도 되겠지. 원래 그런 제한 같은거 풀라고 있는거니까.

[좋다, 안내하라]

"알겠습니다"

나는 그에게 안내를 하도록 시키고 뒤를 따랐다.

이 도시의 중심에 위치한 지하 격납고에 보관되어 있는 수백미터 크기의 함선과 마주한다. 우리 호라이즌 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있을건 다 있는지 나름 괜찮아 보인다.

무엇보다 이 거대한 함선조차 적성종이다. 기본적으로 라프 에너지가 흐르고 생물은 아닐지 몰라도 생명이란건 느껴졌다.

함선 내부로 올라타 선장실로 올라간다. 선내가 약간 그로테스크하게 빨간색인게 영 마음에 안들지만 태생부터 삐뚫어진 놈들에게 그런걸 바라는건 무리라고 생각한다.

"이곳입니다"

투명한 창으로 바깥이 비치고, 그 앞의 중앙에 맥동하는 성인 남성의 상반신만한 고깃덩이 비스무리한게 눈에 들어왔다.

아, 저거 익숙하다. 알리언 박사가 마지막 발악을 할 때 사용한 생체 컴퓨터 어쩌구 그런 부류다.

나는 직감적으로 저게 이 함선을 컨트롤하는 조종기 비슷한거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내가 접촉해야 사용해야 한다는 것도.

우우우우우!

마그노 레톤을 끌어올려 힘을 집중한다.

-미확인 사용자 접근.

-등록 아이디 전무.

-마그노 레톤 수치 사도급 확인.

-임시 최상위 관리자 아이디 발급.

-환영합니다 사도님. 정식으로 아이디를 등록하기 위해서는 성함을 말씀해 주십시오.

"아, 아니?!?!"

"서, 설마 전설이 사실이였단 말인가!!!!"

아니 뭔데? 그 전설이 뭔데? 난 사실 전설따윈 믿지 않지만 그래도 궁금하니까 물어볼래!

근데 솔직히 전설이라 불릴 정도로 예전 이야기라면 존나 구린거 아니냐. 단물 다 빠지고 뺴먹을 것도 없을 판인데 언제적 소재 써먹는거야. 덕질로 치면 다 죽은 상황에 하루히 부활하는거랑 같은 소리겠다.

[워스트]

-워스트 사도님 등록이 완료 되었습니다.

-명령만 내려주십시오.

이 함선의 컨트롤 권한은 완전히 내 손에 넘어왔다. 머리가 좀 아프지만 함선의 기능이 전부 머릿속으로 들어온다.

아아아아아악?!?! 야?! 나 빡대가리란 말이야?! 우주세기 애새끼들 연산 능력이랑 지식량 생각하지 말고 좀 봐즐래?! 내가 빡대가리라도 초월자라서 아픈걸로 끝나는거지 인간이였으면 머리 터졌어! 비유가 아니라 물리적으로 펑!!!!

인디아나 존스 4편에서 악역 여자가 지식을 머리에 때려박다가 불타 죽은거 처럼!!!!

[곧바로 티브 행성계로 갈 생각이다. 갈 사람만 남아라]

"그........"

[함선은 도로 돌려주지. 적당한 값을 쳐주마]

내가 저번처럼 가르고-마스 부제에게 마그노 레톤을 부여해주자. 그가 부르르 떨면서 무릎을 꿇었다.

"오오, 티브시여......당신의 오랜 신도가 이제서야 길을 돌아 왔나이다. 부디, 앞길을 축복해 주소서.......!!!!!"

[내릴 생각인가?]

"저는 이 행성의 책임 사제이기에 그러한 책임이 있습니다. 이후에 함선은 베포-에타 수도사제의 편에 돌려주시지요"

[알겠다]

가르고-마스 부제는 함선에서 내리고. 남은건 나를 비롯한 모모와 베포-에타 수도사제 뿐이였다.

모모야 내가 시종으로 들였다지만 베포-에타 수도사제는.......대충 거스름돈 쥐어서 돌려보내는 어린애 같은 느낌이군.

[이대로 티브로 직항해도 나쁘진 않겠는데......]

"그, 그랬다가는 단숨에 격추 당할겁니다. 본성 티브에는 못해도 세명의 사도님들의 연합하여 허가 없이 접근하는 함선은 파괴시키도록 되어 있습니다"

내가 그걸로 죽을리는 없지만, 뭐 일단 아직 이 직위로 얻을게 있는 만큼 아직은 깽판의 시간은 좀 더 남았다.

나는 항로를 정했다. 목적지는 티브 행성계의 가장 끝에 있는 별. 중심의 항성을 제외하고 가장 바깥쪽을 돌지만 그래도 나름 가까워서 사람이 살 수 있는 환경인 행성, 나일로 정했다.

-항로 설정 완료, 언제든지 출항이 가능합니다.

[출항하라]

-출항 하겠습니다.

이윽고 미약한 중력이 우리를 덮친다. 그래도 겨우 놀이공원에서 놀이기구 탈 때 느껴지는 가벼운 정도였고 창 밖의 별을 보자 SF 장르에서 나오는 것처럼 별들이 점에서 선으로 되어 늘어진다.

공간을 접어서 나아가는 워프, 사실 차원 이동기랑 비교하면 후자 쪽이 더 편하지만 이걸 사용하는 이유는 효율성 때문일거다.

내가 지구 내에서 차원 찢고 이동하는 것도 걸어서 5분 거리를 버스도 아니고 택시 타고 가는 수준이고, 지금 같은 경우라도 기껏해야 걸어서 15분 거리를 버스 타고 이동하는 수준이였다.

요컨데 차원 찢고 가기에는 효율이 나쁜 거리라는 소리다. 그러니 워프 개발하고 그거 쓰지.

워프는 대충 버스고 차원 찢는건 택시, 그것도 모범택시라고 생각하자. 그러면 생각하기 편하다.

차원 찢고 가려면 적어도 몇천 광년은 떨어져야 효율 좀 나오지. 대충 걸어서 20분 쯤 걸리는 거리는 되어야 버스 타야겠다고 생각하지 않겠냐?

얼마 지나지 않아 함선은 나일 행성에 도착했다.

항성에서 가장 먼 행성이라 꽤나 추운지 눈으로 보이는 하얀 것이 드문드문 덮여 있어 보이는 곳이였다. 겨울이라 하더라도 행성 전체에 눈이 쌓이진 않을테니 확실하다.

-탑승자 신원 확인, 워........워스트, 사도님. 환영합니다. 나일 행성에 어서 오십시오.

30광년이란 빛으로도 30년이 걸려 도달하는 거리를 단숨에 주파하고 티브 항성계에 처음으로 들어서면서도 저쪽의 긴장한 모습이 눈에 띈다.

우리들은 본격적으로 티브 항성계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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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 행성계에 중앙의 태양을 제외하고는 사람이 살 수 없는 행성은 없다. 이미 기술적으로 발전하여 테라포밍도 시간이 걸리는 수준인 이상 태양에서 가깝건, 아니면 태양에서 멀건 그들의 개발을 막을 수 있는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티브 행성계의 행성은 총 4개이며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순으로 보자면 드거, 티브, 네일, 나일 등으로 나뉜다.

이거 다 함선에서 전해준 정보라서 머리가 아프다. 약간의 두통이 생겨서 그런지 절로 인상이 찌푸려진다. 참으려고 해도 간만의 고통이라 그런지 좀 그렇다.

........내가 아무리 빡대가리라도 팬텀보단 아닌데 얼마나 정보를 준거야? 얘들 기본 뇌 활성화 수준이 상당한데?

아무튼 우리들은 티브 행성계의 가장 마지막 행성, 나일 행성에 함선을 착륙시키고 발을 디뎠다.

[베포-에타 수도사제. 너는 다시금 멜로스로 돌아가도록 해라. 설정은 해두었으니 그대로 돌아갈 것이다]

"워스트 사제님, 혹여 이 미천한 것이 필요한 일이 있다면 언제든지 불러주십시오"

[너의 이름을 잊지 않겠다. 이후 강림 예식 때 보도록 하지]

"가, 감사합니다!!!"

나는 우선 베포-에타 수도사제를 함선과 함께 다시 돌려보냈다. 다 좋지만 일단 기밀을 요하는 일에 입은 적은게 좋으니까.

함선이 착륙한 곳은 공항 비스무리한 곳인지 꽤나 생소한 느낌의 장소가 눈에 띈다. 마치 잎사귀 하나 없는 거대한 나무가 뿌리를 내려서 가지 끝에 함선들을 나뭇잎 대신에 달아놓은 형태였다.

저 거대한 나무 같은 것도 적성종이다. 진짜 얘네들 생명공학 끝판완 보러 가는 수준인게 눈에 띈다. 어지간한거 다 이걸로 퉁치니까 딴것도 발전했을것 같은데......

"워, 워스트 사도님!"

누군가 나를 부르기에 그쪽을 쳐다보니 무리지은 행렬이 와 있었다.

모모와 같은 사바타만 수십, 그리고 그 선두에는 여사제를 비롯한 수도사제 몇몇이 일행의 리더로서 나를 반겨준다. 흠, 이래서 발전하면 몰래 오가기 힘든게 귀찮단 말이야. 안그랬으면 진작에 본성으로 쳐들어갔다.

[그대는 누구인가?]

"저는 이 지역의 책임사제인 모르-치나 사제라고 합니다"

대부분 남자였으나 그 선두에 있는 여사제는 단순히 여자 성직자가 아니라 사제라는 계급에서도 여성이였다. 저어기 멜로스에서는 부제가 최대 계급이였는데 여기서는 한 지역의 대표가 사제인거 보면 아무래도 본성 근처에 고위직이 몰빵되어 있는듯 하다.

하긴, 그럴만도 하지. 원래 수도권 근처가 제일 좋은 법이니까. 서울 내부에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그래도 한편으로는 고위직으로 오르는데 딱히 남녀 문제가 아니라 그냥 마그노 레톤 문제라는게 좀 나았다. 좆같은 것 보다가 좀 나은거 보니까 선녀같다! 하는 느낌이랄까.

나는 대마왕으로서 이 문명을 둘러보면서 심판 때리면 유죄를 줄지, 무죄를 줄지 보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유죄, 차원 침략건 빼도 생명창조 문제가 남아 있어서 그렇다.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하도록 하지. 쉴 곳으로 안내하라. 이후에 나는 본성 티브로 갈 것이다]

"예, 성심성의껏 모시겠나이다"

야, 진짜 의지로 말하는게 프리패스이기는 한 모양이다. 내가 사도라니까 의심도 안하고 그냥 들여보내주는 것 봐. 딴 사람은 몰라도 몇몇 초월자에게는 권력자 코스프레 하기 딱 좋겠는데.

나는 조금이라도 정보를 모으기 위해서 일부러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그런데 이 행성의 책임 사제는 누구지?]

"나일 행성의 책임 사제는 다섯 사도께서 맡고 계십니다"

[다섯 사도?]

알리언 박사에게서도 들은적이 있는 놈들이다. 분명 이 문명의 지배자들이라고 했었나.

수천년을 살면서 오래도록 군림한 녀석들. 그리고 이 문명이 이 꼴이 되는데 한몫한 녀석들이다. 아마 한놈쯤은 지금 지구에 와 있을지도 모르겠고.

모르-치나 사제는 공손하게 고개를 숙이며 말을 이었다.

"이 행성을 다스리시는 분은 다섯 사도 중의 한분이신 가르-레칼 사도님 이십니다. 하지만 현재 그분께서는 부재 중이시니 인사를 드리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어쩐지 좋으면서도 불길한 예감이 든다.

딱 타이밍 좋을 때 딱 좋은 곳에 왔지만 저쪽에서는 한창 개판 날것 같은 느낌이.

[작품후기]약속했던 연참 올리고 자러 갑니다. 밤 샛더니 피곤하네요.

그런데 동생놈이 내일 휴가 나온다네요.

그거면 모르겠는데 이놈 전문하사 한데요. 엌ㅋㅋㅋ븅신ㅋㅋㅋㅋ.

아무튼 병사로서는 마지막 휴가니까 일단 챙겨주렵니다.

생각해보니 이놈 입대하는날 배웅 해주던게 얼마전 같은데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요. 흠터레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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