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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흉의 대마왕-438화 (438/507)

438회

[휴거에는 뭐하세요? 바쁘세요? 구해주실 수 있나요?]가르-레칼은 이를 갈았다. 자폭도 막고, 제압 직전인 이상 더 이상 그에게 반항할 수 있는 수단은 없었다.

조금의 빈틈이라도 있다면 그 틈을 노려서 거리를 벌려 다시금 전투를 개시하겠지만......신전을 사용할 수 없는 이상 쓸 수 있는 패는 한정된 수준이다.

그가 약하다는게 아니다. 지금 수준으로도 지구에 내려가면 홀로 지구를 멸망시킬 수 있겠지만 상대인 최길현이 너무 강한 것 뿐이다.

[네놈......!!!]

"이야기나 듣자. 뭐 때문에 사람을 죽이고 그딴 짓을 한거냐?"

[티브의 부활을 위해서다! 오랜 잠에 드신 그분이 일어나는 날! 티브께 거스르는 자들은 모두 심판을 받고 멸망하리라!!!!]

광기가 또렷하게 보이는 광신이였다. 초월자가 신을 믿는 것은 드문데 그것도 미쳐보일 정도의 광신을 보이는 것은 더더욱 드문 일이다.

최악은 스사노오와 안면이 있다 못해 친구라고 부를만한 사이지만 딱 거기까지. 신을 신앙하기는 커녕 신을 싫어하는 쪽이다.

최길현 또한 그랬다. 스사노오를 동료이자 친구로서 절대적으로 신뢰하지만 신앙하지는 않는다. 그것만으로도 어지간한 국가 몇개분의 신앙이 쌓이지만 마냥 의지하는건 아니였다. 서로 상호보완적인 관계에 가깝다.

"부활? 죽기라도 한거야?"

[그분이 죽을리가! 그저 깊은 잠에 빠져 있을 뿐이다! 그리고 우리의 행동 또한 그분을 깨우기 위해 행하는 고행이다!!!]

"잠든 사람을 깨운다라. 알람이라도 맞춰놨어?"

[그게 무슨 뜻이지?]

최악은 빡치면 다 죽여버리는 심성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선함을 믿는다. 자신이 상대하는 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신념을 가지고 있는지는 그 누구보다도 잘 안다.

최길현도 마찬가지다. 그가 상대하는 자들은 또 다른 정의라고 부를만한 선악에 관계되지 않는 부류도 있었어나, 지금처럼 명백하게 엇나간 길을 걷는 자들도 있었다. 인간이 얼마나 추악해질 수 있는지는 그가 본 처참한 광경이 증명한다.

요컨데 배트맨과 조커가 서로를 더없이 잘 이해하는 것과 같다. 악당은 영웅을 잘 알고, 영웅은 악당을 잘 아는 것처럼.

그리고 최길현은 그런 악당을 처리하는 방법도 잘 안다.

죽이는건 아니다. 살인은 처리하기 가장 쉬운 방법이지만 쉬운길만 가서 영웅이라 불린다면 세상에 영웅이 아닌 사람은 어디있을까. 어려운 길을 걷기에 영웅이라 불리는 법이다.

"언제부터 잠자고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자기 전에, 아니면 중간에 깨서라도 언제 깨워달라고 티브라는 신이 직접 말하기라도 했냐고"

[그,건.......]

"돌아가신 우리 어머니는 저혈압이라서 자다 깨면 항상 기분이 안좋으셨지. 그래서 나는 되도록이면 어머니가 깨실 때까지 내버려 두는 편이였어. 기다리면 분명 언젠가 일어나실 테니까"

[윽......!!!]

광신도를 죽이는 방법은 목숨이 아니라 신앙을 죽이는 것이다.

놈들의 모순된 신앙을 논리로 죽인다면 남는 것은 껍데기 뿐이다.

[네놈!!!! 아무리 제압당했다고 하나 네 놈이 나의 목숨을 빼앗을 수는 있어도 신앙을 흔들 수는 없다!!!!]

"그럼 너네 교리는 누가 만든건데. 자고 있는 티브가 잠꼬대라도 해서 교리를 전파했냐? 그럴리가 없겠지, 처음부터 너희들이 만든 종교잖아"

차라리 야훼처럼 독생자라도 보냈다면 모를까, 잠자고 활동도 하지 않는 신이 어찌 가르침을 내린단 말인가.

"티브라는 신을 깨우려는 것도, 너희들의 오만이 아니냐. 정작 당사자는 더욱 자고 싶을지도 모르는데"

[그럴리가 없다아아아아아!!!!!]

그것은 발악이였다. 자신의 전부나 다름없는 신앙을 부정당한 분노와 오기로 차라리 죽음을 택하려는 광신도의 모습이다.

이대로 죽으면 적어도 그는 자신의 죽음이 티브를 위해 죽었다는 순교로 받아들이고 죽을 것이다.

허나 그것은 최길현이 바라지 않는 바였다. 지은 죄가 있다면 그것에 대가를 치러야 하는 법이다.

우우우우우웅!!!!

마그노 레톤이 울려 퍼지면서 거칠게 가르-레칼의 몸을 헤집는다. 어울리지도 않은 육체 강화를 통해 마지막 발악을 하려는 것이다.

잘려나간 어께의 상처가 도져서 터진다, 다시금 출혈이 생기기 시작하고 죽을 생각으로 달려든다.

이대로 죽여주면 그건 가르-레칼이 바라던 바다.

"자기 아집으로 남을 해쳤다면 뜻대로 죽을 권리마저 없어지는 법이야"

키이이잉!!!

최길현의 검이 울기 시작한다. 공간을 울리고 시간을 떨게하고, 이내 그의 검은 금색으로 물들었다.

너무나도 밝고 찬란한 황금색. 이경진의 회색공명검도, 백리의 청색공명기도 아닌 그의 색, 금색공명검이였다.

우우웅!!!

"자색공명기는 아니지만 적당히 해볼까"

자신과 연결된 백귀야행을 통해, 그리고 금색공명검의 특성을 더해서 그는 하나의 색 이상의 유색공명기를 쓸 수 있다.

하지만 이중으로 유색공명기를 쓸만큼 상대가 강한 것도 아니기에 그저 흉내만 낼 뿐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도 어지간한 초월자도 제압이 가능한 기술이 된다.

"자색오의 필생필사검(紫色奧義 必生必死劍)"

쩌어어어어어엉!!!!

최길현의 검이 가르-레칼의 몸을 베고 지나간다.

하지만 베인 곳이 갈라지지는 않는다. 피 한방울 나오지 않으며 가르-레칼은 멀쩡한 모습을 간직하고 있을 뿐이다.

[도대체 무엇을......크헉?!?!]

다시금 움직이려는 그의 몸이 갑자기 고통을 호소하며 팔이 움직이지 않는다. 고통은 거기서 끝나지 않고 이어서 어께, 옆구리, 허벅지까지 전해진다. 놈은 그저 격통과 함께 무릎을 꿇고 비틀거릴 뿐이다.

"너의 근육과 근육 사이에 살짝 칼집 같은걸 만들어줬을 뿐이야. 죽을둥 살둥 움직이면 분명 온몸의 근육이 끊어져서 죽겠지. 하지만 그러지 않는다면 살 수 있어. 하루 이틀 정도 정양하면 낫는 상처니까"

궁지에 몰리면 죽음을 각오하고 달려들겠지만. 만약 생사의 갈림길에서 선택권을 준다면 쉽사리 죽음을 택할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아무리 망설임이 없는 사람일지라도 거기에서는 곧바로 죽음으로 직행하는 자는 없다.

확실한 제압기이며 상대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는 검. 아무도 죽이고 싶지 않았던 한 칼 도깨비 소녀가 만들어낸 궁극의 검기다.

[네놈! 끝까지! 끝까지 내 신앙을 부정하는구나!!!!]

"나는 너희들의 신앙을 부정했지, 네 신앙을 부정하진 않았어. 네 신앙을 부정하는 것은 내가 아니라 너겠지"

그는 거대신전을 컨트롤 권한을 빼앗았기에 티브 문명에 대한 대부분의 정보를 습득했다. 다만 몇몇 극비에 속하는 중요한 정보는 가르-레칼만 알고 있어서 그의 머리를 열어보지 않는 한 알 수 없지만.......티브 문명의 차원 좌표 정도는 얼마든지 알아낼 수 있었다.

"네 마지막은 네 스스로 결정해. 처벌을 내리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야. 그저 내가 내어주는 마지막 자비일 뿐이지"

여러 문명을 침공하고 사람을 절망으로 몰아넣은 다섯 사도들은 범차원적인 전범이나 다름없었다. 그들에게 죽은 사람들은 수 없이 많으며 티브 문명이 이 꼴이 된 것에는 그들의 책임 또한 있었다.

그러니 그 대가를 치러야 한다. 하지만 최길현의 인간성은 그런 자에게 조차도 마지막 자비를 준다.

.........비록 그 자비가 오히려 더 잔혹할지라도 말이다.

"아, 됐다"

쩌저저적!

차원이 갈라진다. 티브 문명의 좌표를 설정했으니 이 너머는 티브 문명, 그것도 그 문명의 근원지인 본성 티브까지 연결되어 있을 것이다.

최길현은 제압당해 움직이지 못하는 가르-레칼의 몸을 들어 부축해 갈라진 차원의 균열 앞으로 이끌었다.

[뭘 할 생각이냐......!!]

"나는 너를 죽이지 않는게 아니야. 죽을 방법을 고르게 해주는거지. 반성이나 해봐"

그리고 그는 균열 사이로 그를 내던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차원이 닫히며 남는 것은 텅빈 대공동 뿐이다. 최길현은 거대 신전에게 명령을 내려 저 멀리 태양으로 날아가게 했다. 있으면 쓸모가 많아지겠지만 사람의 피와 절망, 그것도 비유가 아니라 진짜로 그 위에 쌓여진 것은 필요 없다.

이후 태양에 닿은 신전은 불타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되겠지.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겠지.

"지구에 저런 짓을 해놓고도 되돌릴 방법이 없다니, 아니 이게 표준형이라서 그런건가"

손이 두개 밖에 없는 지구인이 사는 지구에, 팔이 네개쯤 달린 사람을 위한 물건이 있지 않을터. 거대신전이 행하는 라프 에너지 살포 기능은 한마디로 티브식 테라포밍이기 때문에 이미 진행된 것을 되돌릴 방법이 없다. 기껏해야 멈추는것 뿐이지.

지구에 대한 문제는 훗날 테라포밍 장비를 통해서 시간을 들여 정화시키는 수 밖에 없다. 오래걸리겠지만 충분히 가능하다.

"아무튼, 이걸로 마무리"

그는 이내 지구로 귀환했다.

누군가 그에게 이 사태의 주모자인 가르-레칼을 살려보낸 것에 대해 묻는다면 그는 자신있게 대답해줄 것이다.

그는 자기가 저지른 일에 대가를 치르고 죽었노라고.

*

*

*

*

티브 문명의 본성, 티브 행성. 그리고 그 티브 행성의 성지 티브.

여러가지로 헷갈릴것 같은 같은 이름이지만 오리너구리과 오리너구리속 오리너구리.....그런 느낌으로 범위가 다른 것에 지나지 않는다.

다행인지 아니면 불행인지, 아직 어떤 대마왕은 이곳에 발을 딛지 않았다. 티브 문명의 영향권에는 들어 왔으나 아직 티브 문명의 본성에는 오지 못했다. 정확히 말하면 오고 있는 중이다.

쩌저저적!!!

이윽고 차원이 갈라지면서 그 균열 사이로 가르-레칼이 튀어나왔다. 조금 회복 되어 운신은 가능하지만 격하게 움직이면 다시금 상처 입은 부분이 터질 것이다.

하지만 그는 비틀거리면서 몸을 일으켰다.

[여,기는]

그는 이내 자신이 어디에 있는건지 깨달았다. 아니, 깨달을 수 밖에 없었다.

우우우우우우우우!!!

아아아아아아아아!!!

오오오오오오오오!!!

낮은 허밍이 들려오는 듯한 분위기, 풀 한포기 자라나지 않는 황폐한 땅.......티브 문명의 발상지인 티브 행성은 지구보다 7배쯤 큰 행성이지만 넓지는 않다. 그 말이 무슨 뜻이냐고 한다면 사람이 살 수 있는 땅이 아주 적다는 소리다.

티브 문명인이라도 이 행성에서 살 수 있는 땅은 고작해야 전체의 3분지 1 정도. 나머지 3분지 2의 거대한 대륙은 그 어떤 생명도 자라지 않는 거대한 땅이였다.

하지만 그 땅을 채우는 존재감!

그 존재감이 거대한 대륙을 채우고도 모자라 그것이 겨우 잠자는 존재의 미동이란 것을 깨닫는 순간 자기 자신에 대한 작음을 느끼고 그 존재에 대해 경외를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성지인가!!!!]

지구보다 훨씬 발전한 티브 문명인데도 불구하고 그들은 아직 성지에 그 어떤 개발조차 하지 못했다. 성지를 더럽혀서는 안된다는 종교적인 이유가 아니라 그냥 못하는 것이다.

애초에 성지 티브에 발을 들이고도 멀쩡한 존재는 티브 문명에서도 다섯 사도들 밖에 없었다. 그런 와중에 이 땅에 무언가를 한다는 말은 어불성설이다.

[티브시여, 아아, 티브시여......대답해 주십시오.....제발.......]

약해진 사람은 신을 찾는다. 더 이상 나아갈 길이 없어 고민하는 자는 발버둥치다 절대적인 존재에게 기대기를 바란다.

하지만 답은 없었다.

언제나 그랬다.

그들의 신, 티브는 그저 그곳에 존재만 할 뿐이며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하다못해 보고 있기라도 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엇나갈 이유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있기만 하여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신을 보는 필멸자의 입장에서는 답답하고 고통스럽기 그지없다. 재앙이라도 내린다면 그것으로도 신께서 그들을 보고 있노라고 생각할 수 있을텐데.......

[저희는 어찌해야 합니까?]

그 의문에는 답해주지 않는다. 아니, 그 외의 것도 마찬가지다.

길을 잃고 방황하는 인간이 신에게 길을 물을 때, 신은 아무것도 해주지 않는다......그렇다면 신은 왜 필요한 것일까?

티브 문명은 이 성지에 있는 거대한 존재감을 인지하고 그 자를 신이라 여기며 살아왔다. 행성의 3분지 1 밖에 되지 않는 거주 영역에서 티브의 존재감을 느껴 그것을 매개로 의지를 깨우치고 빠르게 발전했다.

이능력과 기술이 합쳐지면 폭발적인 발전을 일으키지만 그것은 의지와 기술이 합쳐진 것에 비교하면 어린애 장난 수준이다.

마그노 레톤은 순수한 의지의 힘인 만큼 티브 문명은 우주 개척조차 손쉬운 수준의 기술력을 얻었지만 거기에 비례하여 허무감도 커졌다. 그 허무감이 폭주하여 일어난 것이 다섯 사도들의 만행이고.

[제발......!!! 제발 답해주십시오!!! 부디! 티브시여......!!!!]

가르-레칼은 절규하며 성지에서 울부짖었다.

다섯 사도중 하나인 그는 성지에서 발하는 존재감을 견딜 수 있지만 그거야 만전의 상태일 때의 일. 부상을 입은 몸으로는 결국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우우우우우우우!!!!

그의 몸이 거대한 존재감에 먹혀......아니, 짓눌려 바스라지면서 점차 사그라들기 시작했다.

[저희가 걸어왔던 길은 옳지 않았던 것입니까? 제발, 제발 조금만이라도 그 뜻을.......]

과거, 붓다와 같은 선각자나 예수와 같은 신의 아들들이 있었어도 이후의 시간이 지나며 그들의 말을 곡해하고 입맛에 맞게 비트는 자들이 생겼다.이미 존재했던 자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 정도다.

그렇다면 단 한번도 그들의 물음에 응하지 않은 신을 믿는 종교의 교리는......누가 만든거지?

그들이 행한 것은 그저 티브가 아니라 티브를 따르는 자가 만든 티브의 의지에 거스르는 교리일지도 모르는 것인가? 그걸 믿으며 수천년 평생을 살아온 것인가?

본래라면 그들이 해야할 일은 그저 티브 께서 스스로 잠에서 깨실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이 아닌가?

최길현이 가르-레칼에게 건냈던 말은 쐐기가 되어 그의 거짓된 신앙을 흔들어 놓았다. 광신은 부서지고 남은건 모순과 껍데기 뿐.

평생을 신을 믿어 살아온 자가 그것이 거짓임을 깨닫고 현실에 절망하는 것은.........

고오오오오오오!!!

[아니?!]

그 순간, 그의 절망에 호응하여 성지가 울기 시작했다.

그리고 거대한 의지가 느껴진다. 아무런 목적성 없던 의지가 아닌, 명백하게 그것이 가르-레칼을 주시하고 있다는 의지가 느껴지는 것이다!!!!!

티브 문명의 역사상 단 한번도 존재하지 않던 일이다!!! 그의 광신이! 신앙이! 몸바쳐 섬기던 것이 다시금 부활한다!!!!

[오오오오오오!!! 티브시여!!!!!]

그러나 그것이 응한 것은 가르-레칼의 의문이 아니였다. 그저.......그가 자기 자신의 모든 것을 부정하고 내뿜는 절망에 반응했을 뿐.

초월자인 가르-레칼은 티브가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그리고 경악과 깊은 절망을 느끼고 피를 토했다.

[티, 티브시여, 설마.........]

아주 미약한, 티브라 불리는 존재가 발현하는 아주 미약한 힘이 성지를 휩쓸고 지나간다. 하지만 겨우 그것으로 가르-레칼의 몸은 산산히 부서져 사라진다.

육체 뿐만이 아니라 영혼까지, 심지어 그 영혼을 하나하나 잘개 쪼갠 가장 작은 영자 한 조각 남기지 않고 이 세상에서 살았다는 존재 자체를 완전히 지워버려 윤회조차 들어가지 못하게.

사라지는 자기 자신을 느끼며 가르-레칼은 눈물을 흘리며 크나큰 후회와 절망을 남기며 바스라졌다.

[아아, 우리들은 처음부터 잘못 됐........]

미처 유언조차 마치지 못하고 그는 사라졌다. 더 이상 그가 존재했다는 증거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수많은 자에게 고통과 절망을 선사해온 그에게 걸맞는 최후였다.

그리고 성지 티브는 다시금 잠을 청하며 조용히 침묵할 뿐이다.

[작품후기]* 작중 내용에 대한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광신도가 날뛰다 죽어봤자 본인은 순교라 생각하고 만족할 뿐이죠. 보다 확실한 처벌을 주려면 그 신앙 자체를 부정한 후에 죽어야 진정한 처벌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으로 지구 파트는 어떻게든 사건이 봉합 됐지만 그렇다고 상처가 없다는 소리는 아닙니다.

백리는 모 병역기피자 마냥, 아니 그보다 더 입국 금지하자고 반응이 거셀텐데 이후 이야기는 주인공이 티브 문명 심판하고 진행하도록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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