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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흉의 대마왕-415화 (415/507)

이 작품의 주인공은 최악인걸요! 주인공 보정!!415회

[휴거에는 뭐하세요? 바쁘세요? 구해주실 수 있나요?]가르-레칼도 어차피 신전의 기능을 이용한 공격이 그저 시간 벌이에 지나지 않을거라 생각했다.

그에게 필요한건 시간이였다. 밀리던 상황을 정리하고 다시금 싸울 준비를 하는데 필요한 시간이 말이다.

가르-레칼과 히비키는 전법에서 상성이 나쁘다. 직접 주먹으로 치고 박고 싸우는 전법은 가르-레칼로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어지간한 상대는 마그노 레톤으로 짓누르거나 압박하면 끝이고 견뎌낸다 하더라도 공간 간섭을 통해서 처리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히비키는 전부 무시하고 있다.

통하고 통하지 않고 이전에 그냥 무시한다. 대륙을 두개로 나눌 수 있는 공격조차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몸으로 받아내고 걸어온다.

[허나 그 힘도 무한은 아니겠지! 과연 언제까지 지속될지 보자꾸나!!!]

웅웅웅웅웅!!!!

신전의 기능으로 시간을 벌어 싸울 준비를 끝낸 가르-레칼이 소리쳤다.

그의 주면으로 벼려진 공간의 칼날들이 위협스럽게 진동했다. 핵폭탄도 소용없는 신전의 벽을 두부처럼 잘라내면서 히비키에게 날아간다.

그리고 가위의 양날 사이에 끼인 물건처럼 양쪽에서 그를 두동강 내기 위해 압박했다.

카가가가가각!!!

격한 거부 반응이 일어난다. 공간과 의지가 충돌하면서 물리현상을 거스르는 피해가 사방으로 튀기 시작했다. 스파크는 예사고 아지랑이처럼 기이하게 공간이 뒤틀려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히비키는 멀쩡했다.

"이런걸로 날 어떻게 해볼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냐?"

[아니?!]

만약 히비키가 역장과 같은 것을 사용하고 있다면, 지속적으로 의지를 소모해서 사용할 것이기에 만약 한도 이상의 공격을 퍼부으면 그 역장도 사라지게 된다.

그건 변함 없는 사실이다. 가르-레칼의 역장도, 그 이상의 초월자인 최악의 역장 또한 마찬가지다. 기름이 없는데 차가 움직이는 소리와 같다.

하지만 히비키의 몸뚱이는 공간의 칼날 사이에서도 역장이 조금이나마 깍여나가거나 하는 기색이 없었다.

수천년을 살아오면서 지구보다 훨씬 발전된 문명의 지도자로서 살아온 가르-레칼조차 이해가 되지 않는 현상이다.

쿵! 쿵! 쿵!!!

공간의 칼날의 압박 속에서도 히비키는 웃으면서 당당하게 걸어왔다. 그가 걸어올 때마다 신전 바닥이 갈라지며 박살난다. 거기에 거대 신전 전체가 미미하게 떨리고 있었다.

[이 무슨 괴물같은 남자란 말인가.......!!]

가르-레칼은 히비키의 무력에 경악이란 감정을 품었다가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어느새 그는 손 뻗으면 닿을 만큼 코 앞까지 와 있었다.

"슈......아, 시발 익숙해지질 않네. 아무튼 히비키 박치기이이이이이!!!!"

촌스러운 이름이지만 위력은 촌스럽지 않았다. 양발로 땅을 지지하고 확실하게 힘을 담아서 치솟은 뿔의 꺽인 부분의 모서리로 정확하게 찍은 박치기는 살상력이 차고 넘쳤다.

콰아아!!! 콰콰콰아아아앙!!!!

그의 박치기에 적중한 가르-레칼은 다시금 튕겨져 나갔다. 분명 공간 간섭을 통한 역장을 강화하여 훨씬 더 방어력은 뛰어났을텐데도 불구하고 얼얼하게 전해지는 느낌이 범상치 않다.

[끄으으......]

그 일격에 이번에는 수십 킬로미터를 날아가다 처박혔다. 몸은 무사했지만 이번건 역장 넘어 타격이 전해졌다.

가볍게 뛰어 그 수십 킬로미터를 따라 뛰어온 히비키가 몸을 일으키는 가르-레칼을 보며 질린 표정을 지었다.

"너도 참 징하구나. 그렇게 처맞았으면 뒤질 때가 안됐냐?"

[네놈......그래, 그렇군]

"뭐가?"

가르-레칼은 수천년간 쌓아온 지식을 사용하여 히비키의 비정상적인 무력에 대해 분석했다. 그리고 결과를 도출해냈다.

[의지를 사용하는 것에 대가가 없을리 없지. 하지만 네놈의 그것은.......자기 자신을 개념화 한 것인가?]

"뭔 소리야? 아, 비슷한 이야기를 예전에 들어본 기억이 있기는 한데"

지금의 히비키는 무적이라 칭한다 할지라도 과언이 아니였다. 자기 자신의 의지로 홀로 우뚝 서서 슈텐, 아니 '히비키'란 개인을 개념화 시켰기 때문이다.

즉, 현재 이 세상에서 '히비키'라는 개인이 하나의 개념으로 들어가서 의지의 소모 없이도 사기같은 무적의 육체를 가질 수 있었다.

물을 끓인다고 한들 물이 사라지는가?

장작을 태워 불을 붙이고, 그 불이 끝내 꺼진다고 한들 그 힘은 사라지는건가?

형태만 변할 뿐 사라지지 않는게 개념이란 것이다. 그리고 히비키는 슈텐의 힘과 기억을 물려받아 자기 자신을 개념화 시키는 것에 성공했다.

이건 정말로 초월자로서도 상식 외의 일이였다. 그와 같은 일은 초월자 중에서도 로드 밖에 사용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별은 도대체.......아니, 상관없다. 오히려 역경이 있으면 더욱 좋겠지. 너 같은 자가 뭐라 절망할지 기대되는구나!!!]

하지만 상대를 정확하게 확인했으니 이제 반격할 시간이다.

우우우웅!!!

그의 몸에서 마그노 레톤이 뿜어지기 시작했다. 그를 상대하는 방법을 바꾸기로 한 가르-레칼은 순수한 의지의 힘인 마그노 레톤을 다루어 히비키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흠"

처음으로 히비키의 인상이 찌푸려졌다.

만약 상대가 개념화한 것이라면 개념 간섭을 통해 손을 쓸 수가 있다. 같은 개념과 개념의 충돌이라면 효과는 반감해도 개념과 의지간의 충돌이라면 의지가 앞서기 때문이다.

의지란 태초부터 정해진 가장 근원적이면서 강대한 힘. 그 의지에서 비롯된 간섭을 거절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같은 의지 뿐이다.

"기분 나쁘게 찝쩍거리는 느낌이 더럽군. 너네 집에서는 이러고 노냐?"

[과연 그 여유가 언제까지 갈까?]

우웅!

이윽고 히비키의 몸이 무언가에 이끌리듯 뒤로 떠밀렸다. 하지만 본인이 인지하고 그 힘을 거부하는 순간 떠밀리는 것이 멈추었다.

히비키 정도 되는 초월자가 아무리 개념화 되었어도 그런 간섭에 약하다는건 어딘가 이상했다.

보통 인간이 공간이나 시간 같은 개념에 간섭할 수 없듯이, 상위 개념을 간섭하기 위해서라면 그만한 격과 힘이 필요한 법이다. 가르-레칼이 아무리 다섯 사도라 할지라도 히비키 같은 초월자에게 간섭한다는건......

[오호, 생각외로 간섭이 잘 되는군. 바로 그게 약점이로구나]

"그래?"

지금의 그는 불완전하다.

그는 히비키지 슈텐이 아니기 때문이다.

만약 그가 전생의 슈텐이였다면 가르-레칼이 아니라 다섯 사도 전원이 있었어도 밀리기만 할 뿐 이길 수 있었을 것이다. 그만큼 자기 자신을 개념화 한다는 소리는 로드가 아니고서야 손댈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히비키가 받은건 슈텐의 기억에서 비롯된 힘. 그리고 육체 또한 요괴인 오니(鬼)가 아니라 포스 유저와 적성종이 융합한 신인류에 가까운 몸이다.

용하연이 전생각성을 했지만 내공이 아닌 가이아 포스로는 전생의 무력의 일부 밖에 구현 못할 정도로 지금의 히비키는 불완전했다.

"그렇다고 해서 네가 날 이길 수 있는건 아닐텐데?"

우드득!!!

그의 근육이 비명을 지르며 움직인다. 수백배의 중력에도 아랑곳하지 않았지만 가르-레칼의 개념 간섭을 통해 압박하는 힘은 오히려 그런 것보다 더욱 효과적으로 그를 구속해 움직이는데 지장을 주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히비키는 움직였다. 속도만 좀 느려진것 뿐이지 그는 아직도 멀쩡하게 움직일 수 있었다.

[확실히 그렇지, 스스로를 개념화 했다면 죽일 수 있는 방법 또한 한정될테니]

솔직하게 말해서 가르-레칼에게 히비키를 죽일 수 있는 수단은 없었다.

티브 문명의 본성이라면 모를까, 개념화한 상대를 죽이려면 그에 준하는, 예를 들어서 이 우주에서 물리법칙 하나를 도려내는 수준의 힘이 필요했다.

이 거대 신전을 자폭시킨다 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타격만 있을 뿐 죽지 않을게 뻔히 보인다.

[하지만 무력화 시키는 방법이야 얼마든지 있지]

우우우우우우우우!!!!

신전이 울린다.

가르-레칼과 공명하면서 신전의 코어에서 나오는 방대한 출력을 그에게 전해준다.

이 거대 신전은 지구를 지옥에 빠트리기 위해 걸맞는 출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 출력을 일개 개인이 받아 사용할 수 있다면 상상 이상의 힘을 휘두를 수 있는게 당연한 일.

[과연 이 성계 바깥으로 내던져도 돌아올 수 있는지 보자꾸나!!!!]

죽일 수는 없지만 죽이는 것보다 더 쉽고 간단한 방법이 있었다. 아무리 히비키라고 한들 성계 바깥까지 내던지면 돌아올 가망이 희박하다.

아무것도 없는 극한 환경에서 지구로 돌아올 수 있을까?

하다못해 시온이 있는 화성에서 지구까지 광속으로 간다 하더라도 3분이나 걸리는 판에?

무식할만큼 강한 사람에게는 오히려 무식한 방법이 더 잘 통하는 법이다. 그걸 알기에 가르-레칼은 히비키를 대처할 방법을 찾았다.

콰앙! 콰쾅콰아아앙! 쾅! 쿠우우웅! 콰지지지직!!!

가르-레칼과 히비키가 서로 충돌했다. 히비키가 날리는 가벼운 주먹질 한번에 그의 역장이 울린다. 그걸 연타로 퍼먹이고 있는 판에 가르-레칼이라고 무사할리 없지만 생각외로 선전하며 그를 상대하고 있었다.

"이 새끼.....!"

[파악을 했다면 대처는 쉬운 법이지. 그리고......내가 보기에는 잘못 선택한 것 같군]

"씁"

히비키를 혀를 찼다. 거리를 두지 않고 접근전으로 몰아가고 있는데도 오히려 아까보다 기세가 더디다.

신전에서 오는 막대한 출력을 히비키를 억누르는데 두고 마그노 레톤으로 몸을 보호한다. 그 덕분에 아까보다 역장의 방호력이 더해졌다.

[괴수의 혈육을 취했나보지? 허나 그것은 나쁜 선택이다! 놈들은 우리 명령에 복종하도록 만들어졌으니까!!!]

우우우웅!!!

가르-레칼의 마그노 레톤이 그의 의지에 이끌려 히비키를 억압한다. 단순한 물리적인 느낌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다른, 명령을 위한 것이다.

[나에게 복종하라!!!]

마그노 레톤은 라프 에너지의 상위호환, 아무리 극소량을 보유하고 있어도 라프 에너지를 가진 적성종은 그 자에게 복종한다.

그리고 같은 마그노 레톤 보유자에게는 그 출력에 따라 우위가 갈린다. 그렇기에 수천년을 군림한 다섯 사도가 그 출력을 통해서 티브 문명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히비키의 육체는 요괴가 아니라 적성종이 일부 섞였고 거기에는 마그노 레톤 또한 들어갔다. 어느쪽이던 가르-레칼에게는 우위를 점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크윽?!"

[다시 말한다! 나에게 복종하라!!!!]

재차 그의 명령이 이어진다. 외부가 아닌 내부에서 히비키의 육체가 반응한다.

그건 세포 레벨에서 이어지는 당연한 반응이였다. 그렇기에 히비키도 상정외의 사태였다.

하지만 결국 승리하는건 히비키였다.

"좆까 시발 새끼야!!!!"

으르렁거리며 히비키가 소리쳤다. 그의 명령을 거스르는데는 성공했지만 거기에서 틈이 생긴다.

키이잉!!

다시금 놈의 마그노 레톤이 히비키를 압박한다. 굴하지는 않지만 영향을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그는 주먹을 다시 쥐고 놈에게 달려들어 주먹을 날린다.

콰아아아아앙!!!!

직경 수백 킬로미터의 거대신전이 거세게 흔들린다. 그 주먹에 적중한 가르-레칼 또한 반사적으로 팔을 들어 막아서 팔이 이상한 방향으로 꺽여 있었다.

처음으로 그의 역장을 뚫고 가르-레칼에게 유효한 타격을 준 것이다. 기뻐해야 할 순간이지만 지금은 그 틈이 없었다.

[자네가 다시 이 별에 돌아올 쯤이면 이미 일이 전부 끝난 뒤겠지. 그때는 티브께서 직접 너를 심판하실 것이다]

거대한 에너지가 응집된다. 히비키를 쓰러트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쫒아내기 위해 위력이 아닌 방향성만 극대화한 광선이 그를 향해 뿜어졌다.

"이 존나 졸렬한 새끼, 너는 자존심도 없냐!!!!"

초월자는 스스로의 존재를 확립한 자. 나름의 신념과 긍지가 있는 법이다. 하지만 그걸 전부 쓰레기통에다 처박한 그의 태도에 히비키가 소리쳤다.

콰아아아아아아아!!!!

거대 신전의 상당수를 부수며 광선이 발사되었다. 평소라면 맞더라도 버텨내고도 남을 것을 놈의 개념 간섭 앞에서 생긴 빈틈에 그의 몸이 저 멀리 우주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광속 까지는 아니겠지만 적어도 수십초만에 지구에서 달까지 날아갈 정도로.

죽지는 않겠지만 한동안 지구에 돌아오지 못할 것이다. 저대로 10분만 지나도 정신을 차렸을 때 쯤에는 이미 화성이 눈에 보일테니까.

[나의 자존심 따위는 이미 없는 것을. 내 전부를 티브께 바친 사제에게 무엇이 남겠는가]

초월자이면서 자존심 따윈 버린 행동. 그것은 그의 광신에서 비롯된 것이다.

한편으로는 그게 당연하다. 그와 같거나 이상의 초월자가 다섯이나 있으면서도 정작 로드 하나 배출하지 못하는 것은 거기에 있을테니까.

신을 신앙하는 자는 결코 로드에 이를 수 없다. 남에게 의지하기만 하는 자는 오를 수 없는 경지다.

이윽고 그는 신전의 상태를 점검했다. 히비키와 싸우면서 상당수가 박살났지만 그래도 아직 대부분의 기능은 멀쩡하고 시간이 지나면 수복할 수 있다.

다만 그가 원하는 수확은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 본래라면 지구에 당장 라프 에너지 역장을 덧씌워 지구 인구의 5분지 1 정도는 당장 적성종으로 변이시킬테지만.......

[계획대로 되는 일이 없군......]

그는 부러져 덜렁거리는 팔을 회복시키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만약 상대가 좀 더 완전했다면, 그리고 상대를 파악하는게 좀 더 늦었다면. 결국 패배하는건 히비키가 아니라 가르-레칼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 승리자는 가르-레칼이다. 분전 속에서도 승리를 쟁취한 것을 그는 자기 만족감이 아니라 신께 돌렸다.

[예상 소요시간은 대략 4달 정도인가. 뭐, 좋다.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시간이다]

우우우우우우우!!!!

신전이 기동하기 시작한다. 부서진 구역을 수복해야 하기 때문에 모든 출력을 역장에 돌릴 수는 없지만 지구를 혼란에 빠트리고 수확을 진행하기에는 충분한 에너지가 있다. 다행히도 코어가 망가지지 않아서 가능한 일이였다.

이내 완전히 위성 궤도에 도달한 신전이 라프 에너지로 이루어진 파장을 방출하기 시작한다. 그 파장은 지구를 차랄 지구를 감싸고 불길한 녹색으로 하늘을 물들인다.

지구에는 이제 종말이 이르렀다.

그 사실에서는 아무도 도망치지 못한다.

[작품후기]요약 : 이길 수 없으니 생각하는걸 그만두게 만듬.

주인공이 하면 야바위지만 악당이 하면 존나 치사한거죠. 이런 무잔 같은놈!!!

너무 쉽게 당한거 아니냐고 물으실지도 모르는데 초월자 싸움에서 명확한 약점 하나 있으면 당할만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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