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8회
[휴거에는 뭐하세요? 바쁘세요? 구해주실 수 있나요?]며칠간 조사가 이어졌다. 함정인걸 뻔히 아는데 쳐들어가기 보다는 충분한 조사 후에 허점을 노리는 것이 더 낫기 때문이다.
관측 장비를 통한 조사는 돔 내부의 정밀기기 사용 불가한 환경 때문에 못하지만 직접 사람을 투입하여 조사하는건 가능했다.
"신전 앞까지는 아무런 방해 없이 갈 수 있었습니다. 신전 내부에서도 인간형 적성종은 물론 크게 걸리는 것은 보이지 않았지만......."
오히려 그러는게 더욱 불안했다.
안전을 위해서 신전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놈의 의도를 알 수 있었다.
가르-레칼은 그들을 물리치고 자신의 목적을 달성할 자신이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함정까지 파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고.
"함정을 팠다면 반대로 그 뒤통수를 후려까줘야겠지?"
".........."
백리는 신중하게 생각했다.
경솔하게 행동하다 일을 망치는건 이전의 한번으로 충분하다. 그러니 지금 생각하여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은 전부 생각을 해야 했다.
"조금 더 기다려보죠. 놈이 뭘 바라는건지는 모르겠지만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으면 그때 돌입해보는게 좋겠어요"
"그러다가 놈이 갑자기 기습해오면? 사실은 저게 허장성세고 사실은 힘을 비축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어차피 지금 당장 돌입할 수 있는건 아니잖아요. 놈이 저렇게 문을 열어주고 적성종까지 치우고 들어오라고 대놓고 보여주고 있는데 아마 한동안은 저러겠죠"
만약 지금 상황에 신전으로 돌입하려고 해도 인원을 모으고 장비를 갖추는데 며칠이 걸린다. 어차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였다.
저건 놈이 만든 함정이지만 반대로 빈틈을 노릴 수만 있다면 대역전의 기회가 생긴다. 놈도 함정을 만들어서 한편으로는 방심하고 있을테니......
"자원자를 받아서 돌입 시켜보는건 어떤가?"
"........일부러 사람을 사지로 내몰겠다고요?"
"지금 이건 단순히 한 나라의 존망이 걸린 일이 아니다. 놈을 막지 못하면 인류 전체가 위험해. 만약 몇명의 목숨으로 중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면 오히려 값진 것이 될거다"
"그......."
백리는 뭐라 말하려고 했지만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의 선택으로 현재의 상황이 벌어지고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는데 누군가를 희생시키는 일을 나무랄 수 있는 양심이 없었다. 사람 목숨이 관련된 일에 경중을 따지는 것 만큼 의미 없는 것도 없지만 적어도 백리가 한것 보다 소피아가 말한게 좀 더 나았다.
다른 마스터 유저들의 생각도 똑같았다. 수긍하는 사람, 내키지 않는 기색을 비쳐도 겉으로는 납득하는 사람, 각양각색이지만 결과적으로 의견은 찬성이였다.
그리고 소수의 지원자를 받아서 한 팀이 현장으로 투입되었다. 군사 위성으로 그들의 행동을 관찰하며 현장의 상황을 파악했다.
별다른 방해 없이 그들은 신전까지 도달하였고, 신전 내부로 들어서는 순간 신전의 문이 닫혔다.
"저거.....!!!"
잠깐의 시간이 흐른 뒤, 다시금 신전의 문은 활짝 열렸다. 하지만 들어갔던 사람은 나오지 않았다.
그 모습에 몇몇 사람들의 등에 소름이 돋았다. 저건 인간의 악의보다는 한편으로 개미지옥 같은 식충식물을 떠올리게 하는 무언가와 비슷했다. 무해한 것처럼 위장해 먹이가 들어오면 그대로 삼켜버리는 그런 식충식물 말이다.
"저 사람들은......."
"저들은 지원자다. 억지로 뽑아서 보낸게 아니야. 정말로 저들이 죽은걸 무의미하게 만들고 싶지 않다면 저들이 목숨 걸고 준 정보를 중요하게 써라. 그게 우리가 할 일이다"
히비키도 비슷한 소리를 했었다.
백리가 그들보다 강하다고 하지만 마스터 유저들은 20년 동안 적성종과 싸워온 베테랑들이다. 싸우다가 사람이 죽어나가는 일은 백리보다 훨씬 경험이 많았다.
"하지만 들어가면 죽을거라는 확신이 들었군. 단단히 준비해서 들어가야겠어"
"적성종이 없는데 외부에서 폭탄을 쓰는건 어떨까요? 쉽게 설치한 후에 폭발시킬 수 있을텐데"
"저번에는 핵폭탄이라서 통했던거지 외부에서 터트려봤자 별 의미 없겠지. 설령 열린 문을 통해서 그 여파가 들어간다 하더라도 놈이 관측하고 있는 이상 통하지 않을거다"
"역시 들어가는 수 밖에 없나......"
신전의 외벽은 라프 에너지가 흐르고 있어서 어중간한 폭탄으로는 흠집도 나지 않는다. 저번에는 20메가톤급이라는 규격외의 핵폭탄을 근거리에서 터트려서 그런거지 내부에서 터트리는게 아닌 이상 일반적인 폭탄은 거의 소용없다.
모든 문제는 신전 안으로 들어가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는다. 가르-레칼이던, 아니면 에너지 돔이던.
"언제까지 저러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최대한 준비를 한 후에 들어갈 준비를 하지. 그동안 우리들도 손발을 맞추고"
"그러죠"
두명이 더 늘었으니 전술도 생각해야 했다. 그리고 조금이나마 단련하여 놈을 이길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
현재 놈에게 통하는 기술은 단 두가지. 이경진의 회색공명검과 백리의 공간 공명 뿐이다. 그 외의 마스터 유저 중에서는 가망이 없다.
핵폭발의 위력을 감당했던 소피아도 들어갈지 모르지만 좀 더 심화된다면 모를까 지금의 그녀로는 힘들다. 그녀가 가진건 어디까지나 능력의 알고리즘 일부일 뿐이지 능력 자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윌리엄이 혹시나 싶어 이경진에게 물었다.
"그 기술, 배울 수 없을까요?"
"배울 수야 있겠지만......."
이경진은 조금 생각하다 고개를 저었다. 못한다는 뜻이다.
"시간이 오래걸리고 재능에도 영향을 받을테니 지금 배운다고 해도 년 단위로 걸리겠지. 그나마 저쪽은 가능성이 있지만 시간 내에 깨우칠 수 있을지 의문이고"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 모두가 이경진의 회색공명검이 어떤 기술인지 알고 있었다. 이전에 최악이 라쿤맨으로 활동하던 시절 누군가 촬영해서 동영상 사이트에 올렸기 때문이다.
지금만 하더라도 조회수가 억 단위로 넘어갔는데 모를리가 없었다. 그리고 그게 얼마나 굉장한 기술인지도 말이다.
준비할 시간만 주어진다면 인간형 적성종도 따위로 만들어버리는 일격필살의 공격은 위력뿐만 아니라 고밀도로 정련된 의지를 품고 있어서 대륙을 갈라버릴 공간참조차 역장으로 버텨내는 최악도 그 기술은 받아치려고 할 정도였다.
"그러면 그동안 저한테 가르쳐주세요. 공간 공명 외에도 수단은 만들어두고 싶어서요"
"할 수 있겠나?"
"한번 본적 있는데다......공간 공명에서 조금 더 하면 될것 같아요"
백리는 공간 공명도 다룰줄 알고 의지 또한 조금은 다룰 수 있게 되었다. 유색공명기를 배우는데 중요한 두가지를 가지고 있으니 습득하는건 시간문제다.
단지 그 시간문제가 가장 촉박하기 때문에 어떨지 모르겠다.
하지만 만약 운이 좋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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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색공명기와 공간 공명의 차이점 중에서 가장 큰 것을 꼽자면 하나는 개념 간섭을 통한 기술이고 다른 하나는 의지를 발현하는 기술이라는 점이다.
개인의 의지 발현은 아무도 막지 못한다. 의지를 다루는 사람이 설령 초월자가 아니더라도 관리자의 절대 권한에서 저항할 수 있을만큼 그건 절대적인 법칙이다.
"우선 제일 중요한 것은 잡념을 버리는거지. 그리고 잡념을 버린 그 의지를 순수하게 압축시켜서 자신의 팔과 다리, 혹은 무기에 불어넣는게 요령이네"
"말은 쉬운데......."
유색공명기를 배우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공간 공명부터 습득하는게 최우선이다. 개념에 간섭하는 요령을 깨우치고 그걸 기반으로 의지를 다루는 법을 조금이나마 깨닫는게 중요하다.
이경진은 그 과정을 자신의 특성으로 해결했다. 그의 검이 전투 중에 진동하는 것은 공간 공명과 유사하기 때문에 유색공명기를 습득하는게 가능했다.
물론 용하연한테 기초를 배웠다고 하지만 혼자서 기반 지식 없이 유색공명기를 쓰는 것은 그의 재능을 알아줄만한 일이였다. 괜히 관리자가 마스터 유저로 선택한게 아니다.
"자신의 본질을 깨닫게. 나도 어렴풋이는 짐작하고 있어서 사용할 수 있던거니까"
"본질이요?"
"자신의 성격. 거기에서 비롯되는 감정을 말하는거지"
최악이 일러주기는 했지만 애초에 본인 스스로 깨닫지 못하면 쓸 수 없는게 유색공명기였다. 그의 색은 회색이며 회색이 뜻하는 것은 '호승심'이다. 거기에서 비롯된 효과는 '증폭'이고 말이다.
그 외에도 여러가지 색이 있지만 어찌되었던 본인이 깨닫지 못하면 사용할 수 없다. 충분한 시간, 혹은 고행 속에서 그것을 파악해야 했다.
"제 성격......."
"정리해서 순서를 설명해주겠네. 먼저 자신의 본질을 깨닫고, 이후에는 잡념을 버려 그걸 벼려내야 하지. 공간 공명의 요령을 통해서 사용한다면 어설프기는 해도 충분히 쓸 수 있을걸세"
"조언 감사합니다"
백리는 이경진의 조언대로 유색공명기의 습득을 위해 움직였다.
명상도 해보고, 공간 공명을 사용하여 조금씩 단련을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색공명기는 그리 호락호락한 기술이 아니였다.
그도 당연하듯이 유색공명기는 초월자 중에서도 습득 난이도가 높은 편에 속하는 기술이였다. 공간 공명은 의지를 다루고 지식이 있다면 사용할 수 있지만 유색공명기는 사람을 가른다.
"........안되네"
조급함만 늘어가고 그러면서 잡념이 생긴다. 유색공명기를 발현하는데는 순수한 의지와 감정이 중요하기에 그건 치명적이였다.
지금 백리는 크나큰 고비 앞에 있었다. 이번에 무너지면 전부 끝나버리고 남은건 파멸 뿐이다. 단순히 자기 인생만 파멸하는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목숨까지도 그렇게 된다.
그런 무게 앞에서 하다못해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백리는 보다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에는 너무나도 인간적이다.
그게 나쁘다는건 아니지만......
"미스터 하? 손님이 오셨습니다"
"누군데요? 어지간하면 딱히 만날 생각이 없는데......"
한시가 급한 상황에 손님 같은거 만날 시간이 없었다. 친분을 다지고 어쩌고 하는 것보다 조금이라도 강해지는 편이 한사람을 더 구할 수 있는 결과를 만든다.
하지만 그에게 찾아온 손님은 어지간한 사람이 아니였다.
"앨리사 니어양입니다"
"......그분이?"
백리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대부분의 사람은 그녀가 그저 예지계 특성 보유자라고 생각하겠지만 백리는 그녀가 이 우주의 관리자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어느 쪽으로 도와주러 왔던 도움이 되는건 당연한 일이다. 백리는 얼른 나가서 그녀를 맞이했다.
"간만에 보네요. 잘 지냈냐는 말을 하기에는.......그동안 일어난 일이 많아서 할 수 없겠지요"
"혹시 도와주시러 오신건가요?"
"조금은요"
백리의 얼굴에 환해졌다. 간만에 지어보는 웃음 같아서 어쩐지 익숙하지가 않다. 그만큼 마음 고생이 심했다는 뜻이다.
가볍게 자리를 만들어서 마실것을 내왔다. 이야기가 길어질것 같으니 그런 것이다.
이내 커피를 마시면서 두사람은 천천히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도와주신다면 어느 쪽인가요? 앨리사 니어로서? 아니면 관리자로서?"
"제가 관리자로서 도와드릴 일은 아마 없을겁니다"
"윽......."
"정말로 죄송하고 무책임한 말이겠지만. 제가 만약 관리자로서 힘을 사용한다면 그 파급이 상상할 수도 없으니까요"
그녀가 직접 손을 쓸 방법은 얼마든지 있었다.
지금 당장만 하더라도 그녀의 단말을 통해 권한과 힘을 준다면 가르-레칼이고 뭐고 찢어버릴 수 있다. 다만 그 여파를 생각하지 않는다는 경우에는 말이다.
관리자가 전능하더라도 상대는 격이 높은 초월자. 더군다나 다른 차원에서 왔기 때문에 그녀가 손쓸 방법은 없었다. 오로지 힘으로 밀어붙여 쓰러트리는 방법 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제가 만약 그와 싸운다면........적어도 인류는 멸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네?!"
"별이 파괴된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그의 힘에 의해 오염되어서 더 이상 지구에서 생명은 살 수 없게 될겁니다"
그저 라프 에너지의 돔에 들어가 있는것만 하더라도 포스 유저는 지속적으로 가이아 포스를 소모하고 일반인들은 조금 버티다 끝내 적성종으로 변이한다.
그런게 지구 전체로 퍼지면 인류가 멸망할게 뻔한 일이다. 설령 포스 유저는 살아 남더라도 그들의 후손들이 포스 유저가 될 가능성은 적으니까.
"관리자는 전능하지 않아요? 그러면 그 오염까지 처리하면요?"
"그 오염을 처리하면, 인간은 저의 존재를 알게 될겁니다"
"그러면 그 기억을 지우면........"
그때, 앨리사의 시선이 그에게 향했다. 백리를 질책하려는 것이 아니라 당연한 질문에 대답하는 그런 눈빛이다.
"절대적인 존재 하나의 의지로 존속되는 그런 모형정원에서 살고 싶으신건가요? 저의 변덕 한번에 멸망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당한 세상에서?"
"..........."
"관리자는 그 간섭이 최소화 되기 때문에 거기에서 살아가는 생명들이 가치를 가지게 됩니다. 또한 스스로 일어나 발전하기 마련이죠"
백리는 한편으로 납득할 수 없었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어디서 많이 들어본 히어로 영화의 명대사도 있을진데 그만한 힘을 가진 관리자가 방관하는 것은......
하지만 그녀는 백리의 생각을 짐작했는지 말을 이었다.
"관리자의 할 일은 지켜보고 방해물을 치워주며 대체적으로 방관하는게 제일 좋은겁니다. 제가 깊게 간섭해 움직인다면.......거기에는 가치가 없어질테니까요"
"왜 그렇게 가치에 얽매이세요?"
백리의 물음에 한순간 그녀의 말문이 막혔다. 이번건 그녀에게도 조금 민감한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저는 오래전 효율이라는 이름 아래에 제 친자식도 내버려둔 적이 있습니다. 육아포기란 말이 맞겠네요"
"그거 혹시 형수님의......"
"네, 그래서 저는 아마 그 반발 때문인지 효율보다는 인간의 스스로 증명하는 가치를 믿고 싶은지도 모르죠. 확실한 것보다 불확실한 것을 믿으면서 말입니다"
만약 정말로 그녀가 하논 시절의 효율주의자였다면 방금 말했던 것처럼 직접 나서서 가르-레칼을 쓰러트리고 이 우주를 수호했을 것이다.
그리고 거기에서 그녀는 신으로 추앙받고 인간은 바보가 된다. 신의 이름 아래, 신의 말씀 아래에, 절대적인 존재에게 기대서는 결코 인간은 자립할 수 없다.
"끝내 최악의 경우에는 이 우주에서도 가르-레칼과 같은 자가 나오는 결과를 추구하게 될겁니다. 지금 당장을 위해서 미래의 위험을 내버려 두시겠습니까?"
"그......."
"당신의 생각도 이해 못하는건 아닙니다. 네, 지금 당장의 죽어나가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인간으로서 당연한 반응이겠지요. 하지만 저는 관리자이며 이 우주의 인류 존속과 보다 많은 생명을 구할 의무가 있다는걸 잊지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문득 백리는 무언가 생각났다.
그녀가 앨리사 니어로서 온 것이라면 분명 뭔가 할 이야기가 있어서 온 것일터, 그렇다면 그 이야기는 무엇이지? 미래에 대한 예언인가?
"받아들일지, 그러지 않을지는 당신 몫이고, 한편으로는 사기를 꺽을만한 말일 수도 있지만........"
조금 뜸을 들인 그녀는 이윽고 천천히 내뱉었다. 미래를 확신한 절망적인 이야기를 말이다.
"지금은 그를 쓰러트리는 것보다 더 많은 사람들을 한국으로 대피시키는게 좋을겁니다"
그녀는 그들이 실패할 것이란걸 간접적으로 말했다.
[작품후기]요약 : 좆될거니까 준비해라.
관리자가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않는 이유가 작중에 나왔네요. 적극적으로 개입하면 모양새나 발전이 안되니까요.
뭐든 일만 나면 신에게 의존하고, 그 신은 한큐에 문명을 지워버릴 수 있는데 그러지 않는다는걸 증명당한 세상에서 살면 행복한 절망 밖에 없을테니까요.
막 크툴루 같은게 있다는거 알고 미쳐버리는거랑 비슷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