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로드에도 못오른 주인공은 절대자 앞에서는 순살이거든요!404회
[우리 손녀를 위해서라면 나는 흉신도 쓰러트릴 수 있을지 몰라!]이미 몇번 말하긴 했지만 내 취향은 금발, 빈유, 안대, 세가지다. 다 충족하면 땡큐지만 하나만 충족해도 딱히 불만은 없다. 어디까지나 취향이니까.
시온? 성장 안하니까 빈유임. 아무튼 빈유임.
어쨌던 내 취향은 작은 가슴이라는 소리다. 혹여나 날 페도로 모는 것들은 일단 로리랑 빈유의 차이부터 알아보고 오자. 니들 논리면 치하야가 로리니?
그런 내 취향에서 불구하고 스승님의 가슴은 마성의 가슴이라는 소리다. 빈유 취향인 내가 가슴 만지게 해달라고 외칠만큼!!!
"그렇게 가슴이 만지고 싶거든 네놈거나 만져라. 어차피 여자일 때는 꽤 큰 가슴이지 않나?"
"제거 만져봤자 뭔 의미가 있는데요? 남의거니까 의미가 있는거죠!!!"
"이 자식이?!"
사실 진짜로 만지고자 하면 억지로라도 만질 수 있다. 지금은 내가 스승님보다 훨씬 강하니까.
하지만 그러지 않는건 그녀한테 신세진게 너무나 많고 건드렸다간 제수씨 건드렸다고 그레이랑 팬텀이랑 용제가 튀어나오고 마누라 건드렸다고 영제가 날 조지러 오며 며느리 건드렸다고 창조의 절대자나 파괴의 절대자, 혹은 자연의 절대자가 날 친히 조지러 온다.
씨이이이발, 아무리 나라도 그건 좀 너무하다고 생각한다. 상대가 로드라면 내가 생사를 걸어야 하고 절대자는 나라도 꿈도 못꾸는데 집안이 아주 그냥 로드에 절대자에 적폐 중에 상 적폐야!!!
그런 이유가 아니더라도 반은 농담이다. 저 가슴 볼 때마다 환생 1회차 생각나서 정겹거든.
......반은 진심이긴 했지만.
"일단 안으로 들어가죠. 다른 사람을 먼저 기다리고 있어요"
"사조님은?"
"그레이는 아직 안왔는데요"
"자기가 불러놓고 제일 늦는군"
"거 이제는 아주버님인데 그렇게 투정해도 됩니까? 시집살이 안무서워요?"
"나름 잘 지내니까 네가 신경쓸바 아니다"
용하연과 만병왕이 할 이야기가 많은 것처럼 나도 그녀와 할 이야기가 많다. 서로 근황부터 시작해서 무공 이야기, 아니면 최근 들어오는 소식 관련해서......이런저런 이야기들.
내가 여기 서 있는데 가장 큰 도움을 준 사람인 만큼 나고 내가 맺은 인연 중에서도 각별할 수 밖에 없다. 시온보다는 못하지만 환생 2,3회차쯤 걸고 도와줄만한 사람 정도는 된다.
"만병왕이랑 마룡후는 이미 있는 모양이지?"
"이야기 중인데요. 근데 나름 스승뻘인데 그렇게 버릇없게 굴어도 됩니까?"
"하나는 본적도 없는 사람이고 하나는 날 한번 죽인적 있는 놈이지. 같은 사문이라도 이 정도 예를 갖췄으면 됐다"
"하기사 만병왕은 몰라도 지금의 용하연이 스승님 이기기에는 모자라죠"
천하삼절의 무력 순위를 따지면 [마룡후 < 만병왕 ≤ 천살제] 이렇게 된다. 물론 넘사벽인 그레이는 제외하고.
만병왕이랑 천살제는 서로 비등비등 하지만 만병왕은 자기 사질을 자기 손으로 죽였다는 트라우마가 좀 남아 있어서 검에 망설임이 있다. 그래서 그런지 어지간하면 져주려고 하고 그렇지 않아도 서로 대등하다.
용하연은 원래 천하삼절 최강자였지만 전생각성 전의 텀으로 인해서 공백기가 길었다. 그녀가 다른 두사람을 따라잡으려면 좀 걸릴 것이다.
지금이야 가이아 포스라는 내공과는 다른 힘도 있으니 갈고 닦으면 그 시간이 줄어들지도 모르겠지만.
"아, 왔구나"
오두막으로 들어서자 만병왕이 반가운 표정을 지었다. 용하연이 처음 보는 자기 사질에게 시선을 준다.
무림에서 투톱을 달리는 여류 무인들이 서로 인사를 건냈다.
"용하연이다"
"류"
그러고 고개를 끄덕이고 끝이다.
.......거 참 두사람 성격 참 비슷하네. 여자가 고수되면 다 그런가? 말투도 딱딱한게 한편으로 더 그렇고.
"천하삼절이 한 자리에.......!!!!"
동동이는 황홀하다 못해 혼절할것 같은 표정으로 세명의 대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솔직히 이거는 할아버지가 되어서 손자한테 '여기 앉아봐라, 내가 좆 쩌는 이야기를 해주마'같은 소리 해도 되는 일이다. 적어도 이 무림에서는 말이야.
전설의 천하삼절이 한 자리에 모여 있다. 동동이는 용하연이랑 몇달 동안 같이 다녔지만 그래도 세트 아이템 하나 있는 것보다 풀셋으로 맞춰놓으면 보고만 있어도 감격스러운 법이다.
"이런 자리에 술이 빠지면 섭하지. 그레이 오기 전에 한잔 할까"
"그게 좋겠군. 술이 들어가면 이야기기 나누기 훨씬 편해지니까"
사람이 친해지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개중에서 가장 쉬운건 술 마시면서 친해지는 법이다.
취하면 입이 가벼워지고 그러면 서로 툭 터놓고 이야기 하면서 하룻밤 사이에 베프가 될 수도 있다. 물론 우리는 취기 따위는 날려버릴 수 있지만 조절하면 취하기도 가능할거다.
우리가 가져온 술이랑 만병왕이 심심풀이로 담궈둔 술을 꺼내다가 깐다. 따로 처리해둔 멧돼지를 굽자 지글지글 맛있는 냄새가 풍기기 시작한다.
"그러고 보니까 오던 도중에 보니 요즘 무림 수준이 꽤 많이 떨어졌더군. 절정 고수만 되어도 천하 백대 고수에 들어간다나 뭐라나"
"아니, 그게 사실입니까 사저?"
"나는 다른 곳에 있었으니 그렇다 쳐도 사제는 왜 몰랐나?"
"저야 여기서 은거하며 지내다 보니까......"
"뭘, 저 녀석은 보아하니 신혼이라고 꽁냥꽁냥 잘 지낸 모양이지"
"거 스승님 누구는 아닌척 하고 있어요? 그쪽도 영제랑 한창 신혼 생활 보내고 있으면서"
"입 다물어라"
"꼭 지가 찔리면 저래"
"수준이 너무 떨어져서 아마 여기서 볼일 끝나면 잠깐 돌아다니면서 수준을 끌어올려줄 생각이다"
"또 그 예전과 같은 굴ㄹ......."
"잘 알고 있구나"
"거 백리가 들으면 기겁할 이야기네. 아, 맞다 근데 스승님. 남궁세가 놈들 이야기 들었습니까 혹시?"
"그놈들은 천년 전에 조진 이후로 딱히 신경 안쓴다"
"근데 정작 그놈들은 아직도 은원을 잊지 않았더라고요"
"뭐야?"
나는 슬슬 남궁세가와의 이야기를 꼰질렀다.
사실 내가 해도 되는 일이지만 이런 은원은 당사자가 처리하는게 제일 좋다. 그래서 일부러 남궁세가를 들르지 않고 바로 온거고 말이다.
"사실이다, 나도 오던 중에 봤다. 천년 된 은원을 아직도 질질 끌고 있더군"
"그런걸로 치면 천화마녀인지 걔도 비슷하지만 솔직히 남궁세가가 더 질이 나쁘죠"
"천화마녀?"
"그 뭐시냐, 등마정원문? 색경비희? 아무튼 그런 이름이였던것 같은데"
"아, 대충 기억은 난다"
자고로 무림은 강자지존이다. 첫번째가 무력이고 그 다음에 인맥이나 금력이다. 아무튼 무력이 최우선 사항이라는 뜻이다.
등마정원문은 스승님을 상대하기 위해서 천년동안 공들여 천재의 아성을 넘봤다. 죽을 각오로 싸우면 스승님이 이기는건 당연하지만 그래도 나름 싸움이 성립될 정도로 말이다.
물론 그 안녕하살법인지 안영하살법인지는 대 천살제 용도로 만들어져서 다른 천하삼절에게는 별 의미 없겠지만......적어도 남궁세가보단 낫다. 남궁세가 보다는.
"오호, 그 정도라고?"
"설마 그거 가지고 기분 나쁜건 아니지?"
"결국 어떤 무공이던 파훼법은 만들어지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무인은 끊임없이 발전해야 하는 법이지. 공부를 게을리 해서 받는 대가에는 순응해야 하는 법이다"
"그 말은 결국 지금 내가 더 쌔니까 신경 안쓴다는 거잖아"
"그렇지"
"사질 성격 참 맘에 드는군"
"너랑 같은 과인듯"
"그나저나 남궁세가라......"
"아, 그 이야기를 할거면 남궁세가만 따지게. 나도 그 은원을 알고 있으니 간섭하지 않을걸세"
"남의 은원은 손 안대는게 제일 상책이기도 하지"
"그놈들은 천년 전에 싹까지 자르지 않은 자비를 모르고 기어 오르는군"
스승님의 과거사는 예전에 들어서 알고 있었다.
평범한 가정에서 자라난 여아였지만 화재로 인해 얼굴의 대부분이 화상을 입고 고아가 된 것을 서문세가의 여식이 거두어주어 친구가 되었는데 이후 남궁세가가 음모를 꾸며 서문세가를 멸문시켰다.
그리고 그때 친구를 잃은 스승님은 천살성을 각성하고 이후 당시의 천살제의 제자로 들어가 지금에 이르게 되었다. 저 흰색 가면도 화상 입은 얼굴 가리고 다니라고 친구가 줬던거라 하는데 환골탈태 등등으로 화상이 나은 지금도 쓰고 다닌다.
부모를 잃은 애한테 유일한 친구였는데 별 좆같은 이유로 잃었으면 복수하는게 당연하지. 애초에 무림에서 복수는 오히려 미덕이다.
뭐어어어? 복수는 허망한거라고? 시발 그거야 복수를 평생의 목적으로 삼으니까 그런거지! 정년퇴직한 사람이 백수가 되고 나서 느끼는 허무감이랑 다를게 뭔데!
그러니까 복수 후에 결혼을 하던 소일거리를 하던 뭔가 할거를 만들어 둬야 복수가 허망하지 않고 오히려 보람찬 법이다. 나도 해봐서 암.
"여기 일 끝나면 가서 또 한번 들러야겠군. 아니, 이번 기회에 한 500년마다 들러서 꾸준히 정리하고 갈까?"
"거 남궁세가는 뭔 죄더냐?!"
"내 친구를 죽인 죄. 왜, 전에 날 죽인 것처럼 또 죽일 생각이냐?"
"........솔직히 그 이야기 나올 때마다 매번 사과하고는 있다만"
"거 누구 죽이는걸로 따지면 스승님이 2위는 되는데 되게 생색내는거 아뇨? 만병왕 좀 그만 괴롭히쇼"
"원래 남 죽이는거랑 자기가 죽는건 다른 법이다"
"이렇게 들으면 우리 스승님도 딱 천살성이라니까?"
천살성이란 성좌의 힘을 타고나니 그런거 어쩌구 없고 사실은 그냥 정신적인 질병에 가깝다. 살인에 대한 죄책감이 없는 그런 정신병 말이다.
사이코패스? 하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사이코패스는 타인에 공감하지 않는거고. 천살성은 다른건 다 작동하고 연민이나 동정이란 감정도 있는데 사람을 천명쯤 죽여도 죄책감이고 뭐고 없는 쪽이다.
한창 그렇게 이야기를 하다가 옆 테이블에 눈을 주니 제수씨랑 선이, 그리고 동동이가 따로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솔직히 이쪽 이야기는 이쪽 밖에 알아듣지를 못하니까......게다가 제수씨는 선이가 마음에 드는듯 꽤 귀여워 해준다.
........정신연령이 비슷해서 그런가? 아, 이 소리 대놓고 했다간 만병왕이 화낼듯.
"선계에는 엄청 넓은 복숭아 나무 밭이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익는건 1년에 몇개 없어서 엄청 귀해요. 저도 여태까지 몇개 못먹어봤을 정도인데 상제님은 선인님에게 종종 나눠주세요"
"와!"
"선녀한테 직접 듣는 선계 이야기라니, 혹시 봉신대전이라던가 제천대성이라던가......"
"투전승불님이요? 알고 있어요"
"앗, 그러면 그 이야기좀......!!"
옥황상제도 본 마당에 동동이는 그게 궁금한 모양이다. 아무튼 나는 다시금 천하삼절과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마룡후 용하연, 만병왕 모용황, 천살제 류.
그리고 천하삼절은 아니지만 흉제인 나.
한편으로 생각하면 솔직히 개족보다. 스승님은 자기 사조인 그레이의 막내 동생이랑 결혼하고 만병왕은 스승님을 죽인적 있고 나는 용하연을 깐적 있고, 그런 나를 전에 그레이가 한번 죽인적 있고.......뭐! 그런거 신경쓰면 지는거지만!!
"모용 사제는 신혼 이야기 좀 해봐라. 아, 대놓고 물어보면 실례되는 부분인가?"
"......사저는 아직 성혼하지 안았습니까?"
"나는 스승님 일편단심이다"
"아니, 천년전 소리를 여기서?!"
"사람은 한결같아야 하는 법이지. 쉽사리 마음 돌릴 정도였으면 진작에 포기했다"
"덕분에 사문의 족보는 개족보가 되겠구려......"
"원래부터 개족보였어, 몰랐음?"
"너는 왜 날 쳐다보는거냐"
"스승님이 모르면 누가 알아요?"
"한판 하자는거냐?"
"거 여기 천하삼절 전부가 다 덤벼들어도 상대가 안될 판인데 무슨"
천살진기의 숙련도나 경지는 스승님이 더 높겠지만 무력은 무공으로만 따지는게 아니다. 내가 스승님보다 우위에 있는 것들을 대충 생각나는 것만 따져도 능력 2개랑 인피니티 포스 코어가 있다.
설령 천하삼절 전부가 덤벼들어도 날 이기지는 못한다. 운 좋으면 손 하나는 자를 수 있겠네.
"근데 그레이 그 새끼는 왜 이렇게 안와? 모이자고 한놈이 가장 늦게 오면 어쩌자는거야?"
"일이 있나보시군"
"바쁘신 분이잖소, 사저"
"아니면 신혼 생활 하다가 시간가는줄 모르는 모양이지"
"스승님처럼요? 야야야, 아니 왜 맞는말 했는데 때려요?!"
"............."
"앗, 용하연의 반응이 싸늘해졌다. 나이스 보트 엔딩의 예감이 팍팍 드는데"
"사저, 스승님도 시간이 지났으니 성혼했다는 것은 이해해 주십시오. 천년은 긴 시간입니다"
"나도 안다. 알지만 마음은 그렇게 안되는군"
"원래 사람 마음은 고수라도 다스릴 수 없는 법이야. 그거 했으면 진작에 부처님 옆에서 염불 외웠지"
이윽고 스승님이 모습을 나타났을 때와 같은 기척이 이 근처에서 느껴진다. 정확도는 훨씬 뛰어나서 대충 3,4킬로미터 떨어진 곳일까. 냅둬도 오는건 금방일거다.
슬슬 주인공이 온다. 천하삼절의 스승, 천기자 류천.
그리고 날 한번 죽인적 있던 심판의 절대자 그레이가 말이다.
"복수전이라도 할건가?"
"아뇨, 그건 초큼"
아직은 아니다. 지금의 내가 절대자인 그레이를 이길 확률은 워 로드 따위를 쓰러트렸을 때와는 비교도 안될만큼 희박하다. 시비 걸면 받아주기야 하겠지만 먼저 할 일도 있는데 일부러 덤벼들어서 죽을 필요는 없다.
"나중에 하죠 뭐, 나중에"
적어도 내가 로드에 오른 뒤에 말이다.[작품후기]갑자기 몸 상태가 나쁘네요. 아침부터 화장실 들락날락하고 몸에 힘이 없어요.
어? 요즘 혹시.....싶어서 찾아봤는데 배 아픈거 외에는 열이나 기침 증상은 없으니까 걱정마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