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최흉의 대마왕-403화 (403/507)

403회

[우리 손녀를 위해서라면 나는 흉신도 쓰러트릴 수 있을지 몰라!]드디어 요녕성이 입성했다. 내가 개판친 일은 의외로 소문이 나지 않았는데 한편으로는 당연하듯이 내가 싸우는걸 본 사람은 없다.

지상에서 수천킬로미터 아래에서 싸웠는데 볼 수 있으면 그건 거의 옥황상제급이지. 안그러냐?

단지 자연재해 같은걸로 넘어간 모양이다. 물론 고수들은 그게 범상치 않은 뭔가가 충돌한 것이란걸 알고 있을테지만 말이다.

"중원을 구한 것이나 다름없는데 괜찮으시겠습니까 대협?"

"뭐가?"

"명성과 권력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아닙니까?"

"그런거에 연연해서 어디에다 쓰냐? 어차피 난 떠날 사람이니까 필요 없어"

인간은 권력이나 명성 없이도 살아갈 수 있다. 단지 좀 더 편하게, 그리고 보다 알차게 살아갈 수 있는게 다를 뿐이다.

하지만 나는 그런거 환생하면서 몇번이나 얻어봤으니 딱히 의미없다. 질리기도 했고, 가진 만큼 책임을 들이미는 곳도 있어서 귀찮다.

정말로 그런 기분 느끼고 싶었다면 나 아는 애들 있는데 갔겠지. 차원간 교류 하는 수준의 문명 치고는 대마왕 모르는 곳 없다. 그래서 걔들은 비교적 문명을 잘 운영하고 있고.

"............"

"뭐야, 선이 너는 또 왜 그래?"

"아무것도 아니예요"

뭔가 뚱한 표정을 짓던 선이에게 물었지만 말해주지 않았다.

아무래도 내가 떠난다니까 생각이 많은 모양인데......원래 사람은 만나기도 하고 헤어지기도 하는 법이다.

내가 언제까지고 붙어 있을 수만은 없다. 설령 친부모라도 헤어지기 마련인데 나는 오죽할까. 나조차도 환생할 텀에는 시온과 헤어지고 운 나쁘면 만나지 못할 때도 있다.

그나마 이 넓은 차원에서 내가 환생한 곳을 시온이 찾아오는 것도 운명의 절대자 덕분이지만......

"요녕성은 북적북적하네. 사람이 많아서 그런가?"

"고선과 교류 때문에 발달된 곳이라서 그렇습니다"

"고선?"

"중원의 동쪽 바다 건너 옆에, 하지만 왜국 위에 있는 국가를 말합니다"

"어딘지는 대충 아는데 이름을 몰랐거든. 고선이였구나"

아무래도 조선을 기반으로 한 나라인듯 보인다. 그러면 이순신 장군님이라던가 세종대왕님이라던가 있을 가능성이 조금은 있었다.

환생자라도 가끔은 극렬하게 집에서 돼지고기 숭숭 썰어넣은 칼칼한 김치찌개 끓여먹고 싶은 천생 한국인인 나로서 한국의 위인들이라면 솔직히 좀 만나보고 싶기는 하다. 지구 출신 유명인 중에서 내가 만나본 사람은 예수님 밖에 없단 말이야.

예루살렘의 붉은 채찍......!!!

내가 아는 어느 로드는 안중근 의사도 만나봤다고 하는데 솔직히 연예인 만나는 것보다 더 부러움.

"어디보자.......만병왕 이놈 은거하던 위치가 어디쯤이였더라?"

"만병왕의 은거지.....!!!"

하기사 만병왕은 무림 입장에서 좀 다르긴 하겠지.

본인이 멀쩡하게 살아 있는데다가 등선까지 하고, 그 덕분에 신으로 모시는 사당도 있다고 하니까 꼭 도가 계열의 개파조사 같은 느낌이다.

정작 내가 보기에는 그냥 오네쇼타 성공남으로 밖에 보이지 않지만 말이다.

"아, 어딘지 알겠다. 대충 그쪽으로 방향 돌려라, 동동아"

"알겠습니다 대협"

요녕성은 꽤나 복잡한 곳이다. 단순히 지도 위치로만 봐도 아래에는 한국이 있고 옆에는 중국이 있고 위에는 러시아가 있다. 일본? 이 시대에서 일본은 한창 전국시대 아니면 그거 통일해서 침략하러 하다가 이순신 장군님 번숨 맞을 놈들인데?

물론 여기 역사랑 원래 역사는 다르지만......아무튼 그 비슷하게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아니면 이미 일어났거나.

이틀 정도 내가 가리킨 방향으로 가다 보니 어느 산에 들어섰다. 산을 올라가면서 몇가지 진법을 그대로 지나친다.

"음......이건 거의 제갈가의 진법과 비슷한데......"

"일부러 생문을 만든 진이고 살상용도 아니지. 올라오는걸 막는 용도로 주의만 돌리는 효과를 가지고 있는걸. 게다가 의지 다룰줄 알면 기의 흐름을 의도적으로 조절해서 지식 없어서 뚫고갈 수 있고"

"사제 다운 방식이군. 변한게 없어보여서 안심했다"

"진법 하나 보고 그런걸 파악하냐. 하긴, 꽤 사람 좋은 녀석이니까"

무림인이긴 하지만 만병왕 모용황은 정사중간이 아니라 정파에 가까운 녀석이다. 천하삼절 중에서는 누구보다도 법도와 예의를 알고 협을 실천할줄 안다.

근데 오네쇼타임!!! 그것도 걔가 쇼타 쪽!!!!

가슴 짱큰 용족 출신 선녀랑 결혼해서 막 신혼생활 알콩달콩 보내고 있음!!!!

"................."

"앗, 갑자기 용하연의 시선이 경멸의 표정으로 바뀌었다!"

"물론 시간이 지났으니 사제도 결혼쯤은 했을거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뭔가 생리적으로 아니라고 생각된다"

"머지? 오네쇼타는 싫다는 2대님도 아니고"

이윽고 산을 올라가 진의 중심부에 이르자 거기에는 작은 오두막이 있었다. 그리 화려하지도 않고 사람 둘이 쓰기에는 충분히 넓은 곳이지만 만병왕이란 전설적인 고수가 살법한 그런 곳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삐걱, 하고 오두막의 문이 열렸다. 사슴.....과 비슷한 한쌍의 용의 뿔이 돋아나 있는 여성이다. 나이는 인간으로 치면 20살 정도의 사회 초년생으로 보이는 젊은 여자다.

그런데 가슴은 도저히 얼굴이랑 매치가 안되는 흉악한걸 달고 있었다. 대충 내가 여자일 때 가슴보다 한치수 작은 정도. 그녀의 키는 마냥 큰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작은건 아니라서 용하연이랑 별 차이 없다.

"누구세요?"

"옥황상제가 따로 말 안했어? 간만이네 제수씨"

"아! 그 눈매는!!"

"너도 눈매로 파악하는거냐!!!"

하기사 내가 환생자인걸 아는 사람은 눈매로 날 파악할 수 밖에 없지만.......내가 만병왕이랑 만난것도 꽤 예전이고. 기억에 남는게 그거 뿐인건 당연할지도 모른다.

"온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생각보다 빨리 오셨네요!"

"만병왕은?"

"선인님은 잠깐 나가셨어요. 저녁에 먹을거 좀 가져오신다고 해서요"

이미 만병왕도 대충 소식을 들었을 것이다. 하다못해 내가 흉신이랑 싸우던 여파를 놈이 감지 못했을리 없었다.

다만 은거지에서 나오지 않은건 상황이 금방 끝나서 그럴터, 이후에 옥황상제까지 이야기를 해줬다면 대부분의 이야기는 알고 있을 것이다.

"아, 오는것 같군"

"그러게"

멀리서 빠른 속도로 무언가가 오고 있었다. 그쪽 방향을 돌아보니 저어기 하늘에서 무언가 점 같은 것이 오는게 보였다.

점은 어느새 커지더니 이내 멧돼지 같은 동물들을 몇마리 잡아오는 만병왕의 모습이 보였다.

"꽤나 일찍왔군. 그리고......"

그는 아련한 눈으로 용하연을 보면서 감정을 표했다.

"정말 오래간만입니다 사저"

"간만이군, 사제"

천년만에 두 사형제가 재회했다.

*

*

*

*

만병왕은 겉으로 보기에는 중학생 정도의 외견을 띄고 있었다. 마냥 어린건 아니고 중학교 2,3학년 같은 조금은 고등학생에 가까운 수준인데 그래도 작은건 매한가지다.

당장에 옆에 있는 제수씨보다 조금 작은데 어련하시겠어. 저거 반로환동 했다가 시간 지나서 겨우 저만큼 큰거다.

서로 차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눈다. 동동이나 선이는 만병왕을 보고 눈을 빛내고 있었고 만병왕과 용하연은 서로 마주 앉아서 서로의 근황을 알아가는 중이다.

"결혼 했다고 하더니 잘 지나는 모양이구나"

"이래저래 인연이 닿아서 그렇습니다. 아, 이쪽은 내자 되는 오령이라고 합니다"

"오령이예요! 만나서 반가워요!"

"........좀 많이 밝군"

"원래 이런 성격이라"

천년의 시간차가 있지만 두사람은 한 사람에게서 배운 사형제지간이였다. 내가 끼어들어서 같이 이야기를 나눌 타이밍이 아니다.

나는 한발 물러나서 조용히 차나 마시며 두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어떻게 지내셨습니까?"

"뭐, 사실 한번 죽었다가......."

"죽었어?!?"

"그러다가 환생한 후에 전생을 떠올리게 되었다. 지금 내 몸은 아마 네가 기억하는 내 몸과는 좀 다를거다"

"음, 사저의 외모가 그때랑 조금 달라서 내 기억이 퇴색된건가 싶었는데.....,,"

"아무튼 저 녀석이랑 인연이 되어서 이렇게 돌아올 수 있었다"

"나름 좋은 인연을 만나서 다행입니다, 사저"

"........좋은 인연?"

"나름 사귀면 좋은 친구입니다"

용하연이 짜게 식은 눈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뭐, 왜, 뭐. 가만히 있는 사람한테 왜 갑자기 시비질이야.

나는 건들지만 않으면 지극히 안전한 사람이다. 막 선빵만 안치면 법 없이도 살 수 있다.

나라고 막 이유도 없이 사람 죽이고 다니는 개차반으로 보이나? 나는 인성이 빻은거지 상식이 없는건 아니라고.

"저는 뭐 은거한 뒤에 살다가 상제에게 등선을 권유 받고 진 사제의 제자도 보고.......이런저런 이야기가 많습니다"

"아, 이야기는 들었지. 진 사제의 제자인데도 너랑 비슷한 수준이라고 들었다. 청출어람인 모양이군"

"청출어람을 따져야 한다면 저 녀석이 더 뛰어나지 않습니까?"

"정식제자는 아니지 않나"

"뭐어어어? 나보다 약한놈들 이야기라서 안들리는데에에에?"

아니꼬운말 하는 용하연에게 나는 싸잡아서 능글맞게 과장된 표정으로 귀를 후볐다. 용하연의 머리에 힘줄이 올라오는게 보인다.

"아무튼 내 일은 이제 거의 다 했네. 그레이 그놈이랑 스승님만 오면 되겠다"

"그럴줄 알고 단단히 준비 했지. 멧돼지도 몇마리 잡아 왔으니 먹을게 부족하진 않을걸세"

"멧돼지는 제대로 처리 안하면 누린내가 나. 손질은 나한테 맡겨"

"나도 나름 자신 있네. 산 생활 오래 하다보면 그 정도 손재주는 생기니까"

"됐어, 어차피 요리는 내가 제일 잘하니까 나한테 맡겨"

나랑 만병왕은 사이가 나쁘진 않다. 정확히 어느쪽이냐고 물으면 나름 친한 쪽이다.

만병왕의 성격은 딱히 모난 곳도 없고 나도 예의 바르게만 대하면 겉모습이나 사회적 위치에 관계 없이 대우 해주니까 서로 친분이 생길만도 하다.

"아, 도와드릴께요!"

"됐어요, 제수씨. 어차피 그리 오래 걸리지도 않을텐데요 뭐"

나는 도와주려는 제수씨를 말리고 멧돼지를 손질했다. 피는 빼 왔으니 부위별로 해체해서 향신료로 누린내만 잡아준 다음에 요리를 준비하면 된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식료품이랑 여기서 쓰는 것도 있으니 그거 가지고 메뉴를 고르면......

"......아, 또 누구 온 모양인데"

"시간이 됐다고 오는 모양이군. 누군지는 알겠나? 우리는 자네만큼 기감이 넓지는 않아서"

"아마 내 스승님일껄?"

"사질 말인가?"

두사람이 무림의 전설이라고 하지만 초월자 중에서도 위에서 세야하는 내 기감에는 따라오지 못한다.

아니, 애초에 행성 단위 기감은 로드의 최소 조건인 만큼 오히려 로드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행성 단위의 기감을 가진 내가 이상한거다. 전부 '간섭'이랑 '감각'의 시너지 효과지만 말이다.

여기서 대충 100킬로.....아니, 150킬로쯤? 그 정도 떨어진 곳에서 누군가 차원을 비집는게 느껴졌다. 그리고 거기에서 느껴지는 익숙한 천살진기의 내공은 내가 절대로 모를리 없는 사람이다.

"금방 오겠네"

마차를 타고 오더라도 며칠은 걸리는 거리지만 고수가 작정하고 경공을 펼치면 중원 횡단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겨우 그 정도 거리는 몇 시진 단위로 올게 분명하다.

오두막 바깥에서 멧돼지나 손질하면서 기다리고 있으니 금방 그녀가 모습을 드러냈다.

묘한 문양이 그려진 하얀 가면, 허리에 차고 있는 두자루의 검, 그리고 가슴.

가슴?

어, 맞아, 그 가슴 맞음.

가슴! 짱 큰 가슴!!!! 초월자 통틀어 제일 큰 가슴!!! 심지어 가슴에는 자신 있는 여자일 때 나보다 큰 그레이트 빅-찌찌!!!!

내가 여자일 때는 키는 그만큼 커도 마찬가지로 가슴도 짱 크다. 대충 환생 평균치 I에서 J컵쯤. 괜히 딴 사람들이 머리 세개 달고 다니는 케르베로스냐고 물어보는 것도 당연했다.

근데 스승님은 그런 나보다 더 큼. 그나마도 저거 브라 대신에 붕대 감고 다녀서 작아 보이는거라는걸 나는 알고 있다.

그리고 아무리 빈유 취향인 나조차도 한번쯤 만지게 해달라고 할법한 그런 육중한 존재감의 거유를 넘은 폭유! 아니 초유!!! 초월자니까 아무튼 초유!!!

지금! 초월자로서의 강대한 정신이나 인내심은 소용없었다! 성욕이 우선이라기 보다는 사람으로서 남녀를 가리지 않고 저 상식외의 가슴의 진위를 확인하는게 당연한 본능이였다!!!!

나는 격렬한 욕망과 감정을 느끼며 스승님에게 소리쳤다.

"가슴 만지게 해주세요!!!"

"이 자식은 아직도 그 소리냐!"

"끄어어어어어!!!"

쩌저저저저적!!!

스승님의 절기, 참호시월(斬湖弑月)이 나한테 작렬했다. 내 기술의 근원인 천살진기, 그 중에서도 순수하게 오리지널이자 그레이가 만든 진퉁 무공 중에서 궁극의 기술이 내 어께죽지에서 허리까지 사선으로 베어넘긴다.

아프지는 않지만!!!

미안해요 스승님! 지금은 내가 더 짱쌔서!!![작품후기]세계관 최강자는 아니지만 천살제는 세계관 최대의 그레이트 빅-찌찌 소유자입니다. 빈유 취향인 주인공이 봐도 눈 돌아가는 그런 크면서도 완벽한 형태를 갖춘 황금장방형의 그런 빅-찌찌임.

그레이가 만든 무공 중에서 천살진기는 남자가 익히면 정력이 늘어나고 여자가 익히면 거유가 됩니다.

환생 할 때마다 육체를 갈아타는 주인공은 둘째쳐도 그 천살진기를 제일 오래 갈고닦은 천살제는.......

물론 주인공이 더 쌔서 억지로 만지려면 만질 수 있는데 그랬다간 좆되죠. 집안 형제들 중에서 한명만 와도......그 중에서 최악은 시부모 콤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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