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최흉의 대마왕-398화 (398/507)

일단 연참 하면 400화 겸사겸사 연참도 할듯. 398회

[우리 손녀를 위해서라면 나는 흉신도 쓰러트릴 수 있을지 몰라!]일이 끝나니까 한편으로는 꽤 대형사태다. 산 하나가 무너져 내렸는데 이거 수습 가능할런지나 모르겠네.

"대협! 대협! 무사하십니까?"

"다친데 하나 없어. 어차피 그런놈 가지고 다치지도 않고"

"과연.....! 흑두라군 또한 절대지경에 이른 무인이였지만 대협께서 더 위이신듯 하시군요! 가히 경지에 하늘에 이르렀습니다!"

"그렇게 칭찬해도 좀......"

"하지만 사실 아닙니까? 역발산기개세(力發山氣蓋世)라 하는데 현 무림에서 누가 그것을 실천할 수 있겠습니까?"

"천기자"

"아......"

한편으로는 태극검룡이 그렇게 나와도 될법한 일이였다. 산 하나를 싸움으로 날려버리는 일은 어지간한 고수로는 할 수 없을테니까. 아마 천마랑 무림맹주가 싸워도 못할껄?

산이란건 차이는 좀 있지만 못해도 수만톤 분량의 질량을 자랑한다. 저어기 인도의 한 사람은 산 때문에 아내를 제시간에 병원에 데려가지 못해 죽어서 산을 깍았는데 중장비 도움 없이 20년 넘게 걸렸다고 한다.

그거 생각하면 설령 공사 장비를 동원해도 년 단위로 걸리는 일을 나는 잠깐 사이에 한거다. 쩔지?

"일단 이거, 천마신공 비급"

"아......!"

"근데 내가 보기에는 그거 가짜 같으니까 제일 나은 경우라도 이리저리 꼰 절정 수준 마공 정도일것 같거든? 그것도 부작용 만땅인걸로. 가져가서 분석은 해도 되겠지만 익히지는 마라?"

"저희 무당에 마공 따위를 익힐 자는 없습니다"

"그 대흉군 공손실인지 근손실인지는 소림 출신이였다며. 결국에는 마인이 되는데 중요한건 개인 의지일 뿐이야"

"걱정 마십시오 대협"

일단 대충 여기 일은 끝냈다. 천마신검은 하북팽가에, 천마신공은 무당에 넘겨졌다. 자기 문파까지 가져가는건 본인들 몫이지만......뭐, 알아서 잘 하겠지.

태극검룡이 아무리 초절정에 오른지 얼마 안됐어도 현 무림에서 이길만한 사람이 없다. 아마 지금 상태로도 무림에서 30명 안쪽에는 들거다. 게다가 무당이란 배경까지 있으니까.

나는 아직 해야할 일이 남았다. 놈들의 뒤를 제대로 캐기 위해서 아직 한놈 더 조질 일이 남았다.

"전대 마군들은 다 아저씨가 잡지 않았어요? 중간에 끊겨서 흔적을 찾기 힘들지 않아요?"

"그렇게 생각할지도 모르지"

하지만 깊게 생각해야 했다.

전대 마군들의 대가리, 흑두라군은 혈교에서 신의 일부라 그럴 정도인 블러디어의 파편을 받아 먹었을 정도로 놈들의 신실한 신도였다.

만약 그렇다면 놈들이 처음부터 천마신검이나 천마신공을 가지고 있었어야 정상이다. 하지만 그런데도 불구하고 처음 내가 들었을 때에도 그들이 가지고 있기는 커녕 듣도보도 못한 중소문파가 그걸 가지고 튀고 있다고 했었다.

그렇다는 이야기는 한가지로 귀결된다.

"놈들은 단순한 주의돌리기 용도였고, 천마신검과 비급을 하북에 퍼트린 장본인은 따로 있다는 이야기지"

"아! 그렇구나!"

선이는 똑똑해서 내 말을 바로 알아들었다.

요컨데 사전에 준비하던 녀석과 실행범이 따로 있다는 뜻이다. 실행범은 전대 마군들이지만 실행범은......

"야, 용하연. 너 우리가 객잔에서 출발하기 전에 기억 나냐?"

"대충은......패검문주인지 뭔지가 천마신검을 가지고 도주했다고 했었나?"

"그러면 그때 그렇게 소리친 사람의 모습은?"

"어......?"

단순히 준비만 한게 아니라 바람잡이까지도 했다면? 준비를 할 정도의 노력이면 처음부터 일의 진행까지 맡았을 가능성도 높지 않나?

나는 아까 전의 객잔에 있을 적에 도시에서 소리쳤던 남자의 익숙한 복색을 기억했다.

"먼 곳은 절대 아니야. 그런 물건이 아무리 가짜로 준비해도 소문이 퍼지면 일에 차질이 생길테니까. 무림인 성정 너도 잘 알잖아"

"......과연 그렇군. 이렇게 이어지게 되나?"

"운명의 절대자가 농간이라도 부린 모양이지. 아니면 처음부터 힌트를 준 것이라던가"

소문을 퍼트리고, 거기에 더해서 물건을 원하는 위치에 배치하기 위해서는 그 지방에서 영향력이 있어야 했다.

다짜고짜 동동이의 사문이 청해에 있는데 하다못해 신강 쪽이라면 모를까 조선에 더 가까운 하북 지방에서 영향력을 끼칠 수 없다. 설령 동동이가 이제 초절정 고수가 되어서 끝발 좀 날리더라도 그 주변 지역보다는 덜할 것이다.

즉, 상대는 이 지역에서 좀 알아주는 녀석들이다. 그리고 내가 저번에 본 바람잡이의 복장이랑 합치면 범인은.......

"진주언가"

일이 이렇게 이어질줄은 꿈에도 몰랐다.

*

*

*

*

언가장은 여기에서 남쪽으로 좀 내려가야 하지만 그래도 하북성에 위치한 것은 당연했다. 보통 하북의 패자라 하면 하북팽가를 생각하는게 당연하지만 그렇다고 하북팽가가 하북성 전체를 커버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중국의 성(城)이란건 생각보다 크다. 한반도 만큼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성 하나가 남한 하나쯤은 되는 크기를 자랑했다.

지도를 펼쳐놓고 봐도 문파나 세가 하나가 성 하나를 지배하는건 거의 없다. 있어도 척박한 신강같은 곳이거나 다른 이권이 많은 지역에 몰려서 비어있는 정도다.

"안녕, 나 기억 나지?"

"어......?"

나는 바람잡이 놈을 붙잡았다. 진주언가의 복색을 갖춘 그는 저번에 우리한테 시비 걸던 놈들과 같은 옷을 입고 있었기에 기억 한구석을 뒤져서 비교하자 확실해졌다.

무엇보다 내가 따로 마크해둬서 그렇기도 하고. 틀리거나 다른 사람일 확률은 없다.

"서, 설마, 흉제 대협?!"

"오? 날 잘 아는 모양이다? 아무리 눈매가 험악하다는 특징이 있어도 한눈에 알아보기는 어렵지 않은데. 어디서 봤냐?"

"그, 그야 워낙 유명하신 분이라......"

"저번에 객잔에서 진주언가랑 나랑 시비 걸린건 모르고?"

"그......끄아아아아악!!!"

우드득!!!

나는 뭔가 수상쩍은 움직임을 보이던 녀석을 붙잡았다. 아마 바람잡이가 이놈 한명일리는 없지만 진주언가 전체일리도 없다. 한편이 썩어 있더라도 표면상 정파라면 전체가 썩는건 힘들기 때문이다.

놈의 팔을 한짝 부러트리고 땅에 내던진 뒤에 등을 밟아서 제압했다. 다른쪽 팔도 잡고 금방이라도 부러트릴듯 비틀어 잡으며 다시금 묻는다.

"너 혈교랑 무슨 사이냐? 곱게 까발리면 너 하나로 봐줄께"

"대, 대협! 살려주십시오! 전 그냥 시키는대로 했을 뿐입니다! 대협! 대협!!!"

"누가 시켰는데?"

"외, 외당주 진혼권(鎭魂拳) 언주해 대협이십니다!!"

그렇게 술술 내뱉는거 보면 아무래도 금제는 당하지 않은 모양이다. 말단이라 그런가? 아니면 진짜로 이용만 당하는 쪽? 아무튼 좋다. 어차피 연관은 되어 실마리가 이어지고 있다는 뜻이니까.

어차피 진주언가는 저번에 시비튼것 때문에 방문해야할 필요성이 있었다. 그런데 딱 상황까지 만들어주니 꽤 좋다.

몇가지 더 물어봤지만 이놈이 말단 중에 말단이란 것을 확신만 더할 뿐 그리 큰 정보는 없었다. 놈은 대충 죽이고 돌아와서 내가 얻은 정보를 나누었다.

"언가장으로 가볼 생각인가? 여기서 꽤 멀텐데?"

"평소라면 슬금슬금 갔겠지만 이번건 일이니까. 솔직히 나 혼자 가면 천천히 가도 하루면 되는데 뭐"

"그렇긴 하겠군. 사제가 쌍으로 무림세가를 작살낸다라......"

"아니야, 그 정도까진 아니야. 나는 한놈만 조지면 된다고, 한놈만"

"그게 쉽게 될것 같나?"

"지들도 대가리가 있으면 어느게 이득인지 파악 할 수 있겠지"

"아저씨 혼자 다녀오시게요?"

"선이 너는 용하연 따라서 일단 진가장으로 돌아가. 동동이가 하오문이랑 같이 조사해서 얻어낸 정보 있으면 오는 길에 중간에서 만나자"

"여기서 어떻게요?"

"어차피 난 너네가 행성 반대편에 있어도 추적 가능해"

내 감지 범위는 행성 단위다. 고작 한 지방에서 왔다갔다 하는 수준으로는 별로 어렵지도 않았다.

나는 그렇게 약속하고 일단 진주언가로 향했다. 장명에서 진주까지는 좀 멀지만 나 혼자 가는거라면 페이스 조절할 필요 없이 빠르게 달릴 수 있었다.

산 하나 넘어가는데 반에 시진도 걸리지 않는거 생각하면 고작 몇시간만에 도시 몇개를 주파하고도 남는다.

"무슨?!"

"경공이 가히 신선과 같도다! 어느 고인이시길래.....자, 잠시만 대협!!!"

지나가다가 누가 날 보고 물어오지만 솔직히 나는 볼일이 없어서 그냥 지나쳤다. 있어봐야 시답지 않은 이야기일 가능성이 높았으니까.

이윽고 다시금 밤에서 낮이 될 때 쯤에 언가장이 있는 진주에 도착했다. 현판에 언가란 글자 써놓은 곳이면서 규모가 큰 곳을 찾으면 되는거라 언가장을 찾는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아, 여긴가?"

전서구도 아직 도착 못할 정도로 빠르게 도착했다. 내 이야기 듣고 도망칠 가능성은 없었다.

곱게 들어가면 도망칠지도 모르니까 일단 시작은 남자답게 가자.

가장 남자다운 등장은 자고로 난입인 법이다!!!!

"이리오너라아아아아아!!!"

콰아아아앙!!!

안그래도 크고 묵직한 현관문을 박살내면서 들어서니 우렁찬 소리가 들렸다. 안에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던 진주언가의 가솔들이 눈을 휘둥그래 뜨며 놀란다.

하지만 상황을 파악하고 그 눈은 적의가 되었다. 소란을 듣고 무사들이 검을 뽑아든다.

"어느 놈이 감히.......!!"

"감히 이곳이 언가장임을 알고서 하는 짓이더냐!!!"

"아니까 왔지 새끼들아. 내가 온다고 했는데 니들이야말로 못들었어?"

"무슨 소리를 하......헛?!?!"

한놈이 내 얼굴을 확인하고 안색이 굳는다. 사람이 많으면 개중에 조금 나은 사람도 있으니 눈치 빠른놈 하나 둘쯤 있을지도 모른다.

"휴, 흉제!! 흉제가 나타났다!!!"

"뭐라고?!?"

"가주님을! 가주님을 모셔와라! 아니......."

"됐고"

쿠우웅!

나는 천살진기를 뿜어냈다. 물론 이건 죽이기 위한 용도가 아니라 제압을 위한 용도다.

원래부터 천살진기의 용도는 죽이는 것도 포함되지만 조절하면 상대를 손대지 않고 제압하는데도 충분히 쓸 수 있다. 어차피 살기의 농도 차이에 불과하거든. 다만 포도랑 포도주랑 다른 것처럼 그 과정과 노력이 필요할 뿐이지.

"크억?!"

"다 됐고, 니들 외당주인가 뭔가 어디있냐. 별호가 진혼권이라고 하던데"

"지, 진혼권 대협이라면 집무를 보고 있을텐데......."

"그놈 집무실이 어느 쪽이야?"

한 무사가 방향을 가리키자 눈에 띄는 전각이 하나 있었다. 나는 단숨에 점프해서 전각 제일 높은 곳으로 단숨에 날아 들어갔다.

그래봤자 고작해야 몇층 정도에 불과하다. 못뛰면 등신이지.

콰지지직!

벽면을 작살내고 안으로 들어서니 집무실 같은 곳이 눈에 보인다. 그리고 내 살기에 굳어 집무를 보던채로 얼어버린 혈교 끄나풀(진)이 새하햫게 질린 얼굴로 나에게 시선을 주었다.

나이는 대충 40 정도? 절정은 아니고 일류 수준에 불과하다. 나이에 비해 경지가 낮은것 같지만 현 무림의 수준이 이 정도라는 뜻이다.

"다, 당신은......"

"혈교, 바람잡이, 흑두라군, 대충 알만한건 다 알고 왔으니까 한가지만 말해봐라......혈교 본거지가 어디야?"

그것만 알면 된다.

그거 하나만 알면 나는 거기 쳐들어가서 다 조져버릴 수 있다. 블러디어의 각성 전에 놈을 죽여야 피해가 최소한으로 끝이 난다.

내가 놈의 멱살을 잡고 흔들면서 협박하니 그는 끅끅거리다 이내 웃었다.

"흐흐흐......너는 이미 늦었다 흉제여! 흉신께서는 곧 부활하실 것이다!"

".........니네 설마"

"네놈은 처음부터 본교의 의도대로 놀아난 것에 지나지 않는다! 흉신께서 부활하시는 날이 네놈과 천하삼절의 종지부를 찍게 될 것이다!!!"

불길한 예감이 스쳐지나간다.

왜 하필 놈들이 내가 지나가는 길목에서 이런 소란을 피웠을까. 황궁에서의 일로 오히려 숨어도 모자랄텐데, 어째서?

몇가지 조건이 맞으면 그럴만한 이유가 된다.

흉신의 부활이 아주 조금 남았고, 지금 내가 있는 위치에서 놈들의 본거지가 그리 멀지 않아 내 주의를 돌려야 할때.

그런거라면 놈들의 행동 또한 설명이 된다.

"이 새끼들 진짜......!!!"

우드득!!!

나는 놈의 목을 비틀었다. 그리고 영혼을 붙잡아 꺼내서 강렬한 의지로 압력을 가했다.

-끄아아아아아아!!!!

영혼에 직접 주는 고통은 한계도 없고 기절할 수도 없어서 지옥이나 다름없을껄?

영혼에 직접 가하는 고문 및 유사 에너지 자원으로 사용하는 행위는 사실 윤리적 문제 때문에 차원 연합법으로 금지지만......블러디어 관련 문제라면 이놈은 예외가 된다.

거 뭐냐, 불특정 다수에게 사상자를 낼지도 모르는 테러리스트에게 인권이란게 있을것 같던? 미국에서 그랬으면 코로 빅맥을 먹게 될거다.

한동안 고문 좀 하다가 적당히 화풀이가 끝난 나는 한숨을 쉬었다.

"사람 존나 빡치게 구네"

문득 나는 고개를 들어 북서쪽을 바라보았다.

더럽게 기분 나쁜 느낌이 들었다.[작품후기]바보도 아니고 옥황상제랑 맞먹었다고 전해 들었는데 정면에서 대적할 생각은 안하겠죠.

혈교의 1순위는 주인공을 죽이는게 아니라 흉신이 부활하는거니까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