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최흉의 대마왕-377화 (377/507)

.......흠, 하나 남았는데 그냥 오늘 올리고 말까. 어쩔까요?377회

[화성 심시티 빌드잇]소피아의 얼음 장벽은 충분히 핵폭발을 견뎌냈다. 두터운 얼음 장벽은 외부가 절반 정도 녹아 있었지만 반대로 말하자면 핵폭발에서도 절반 정도 녹는걸로 끝났다는 소리다.

그녀의 얼음은 동결의 묘리를 품고 있어서 같은 얼음이라도 개념적으로 우위이기 때문에 단순한 물리법칙의 열폭풍 앞에서 그만한 내구력을 보인 것이다.

"우리가 죽었으면 어떻게 할뻔했어요? 저는 초재생 특성 때문에 열 폭풍이던 방사능이던 죽진 않겠지만 다른 사람들은요? 얼음 돔이 뚫렸으면 다 죽었을텐데요?"

"살거란 확신이 있었다"

"핵폭탄 몇번 맞아본 사람처럼 말하시네요"

"더한걸 맞아봤지"

".........?"

일단 돔 내부에서 터지기에 1차적으로 위력이 경감되고, 신전 건물의 라프 에너지에 2차적으로 위력이 줄어든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소피아는 자신의 얼음 장벽으로 그 줄어든 후폭풍을 견딜 자신이 있었다.

"이전에 최악과 러시아에서 만났을 때 대련을 한적이 있었다. 그때 얻어맞은 일격에 과학자들이 말하길 소형 핵탄두를 압축한 것에 버금가는 에너지를 담고 있었다고 하더군"

"어......형이요?"

"섬뜩한 회색빛 힘인데. 알고 있나?"

".......멸룡이군요"

블러디어 제 7군단장, 루루가 러시아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 최악은 당시 라쿤맨으로서 모습을 드러내 러시아를 구해주었다. 한편으로는 초월자에게 불합리하게 멸망하지 말라는 대마왕의 당연한 행동이였지만 이후 일이 끝난 뒤에 그는 러시아의 귀빈으로 초대받았다.

이후에 친선 삼아서 소피아와 가볍게 대련......을 했는데 최악이 일격에 훈련장으로 쓰이는 건물 천장이 날아갈 정도의 힘을 보였다.

"나는 그걸 생각하고 계산에 넣은거다. 만약 그 일격이 진짜 핵폭탄에 버금가는 위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그걸 막아낼 생각으로 힘을 사용한거지"

"음........"

구체적인 목표가 있는 것과 아닌건 다르다. 누가 핵폭탄을 맞아본적이 있겠는가? 있다면 저승에 있겠지.

하지만 최악과 대련을 통해서 대략적인 감을 잡았고 막아낼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핵의 사용 명령을 내렸다.

"아마 반파에 가깝긴 해도 막을 수 있을거다. 다만 그 묘한 소멸 반응은......"

"그건 위력의 문제가 아닐것 같은데요"

멸룡은 위력도 위력이지만 닿은 물질을 소멸시키는 힘이 있기 때문에 더욱 흉악하다. 순수하게 물리적인 파괴력은 견딜 수 있겠지만 그건 견딜 수 없을 것이다.

핵을 막을 수 있더라도 최악의 일격은 막을 수 없다.

한순간 그들은 공통적으로 떠오른 생각에 등골이 오싹해졌다. 진짜 초월자간의 차이는 엄청났다.

"내부도 싹 정리가 됐군"

뚫린 신전 문으로 들어온 열폭풍은 신전 내부를 헤집어놓았다. 가르-레칼의 아바타는 아바타 자체는 역장으로 핵을 견딜 수 있을지 몰라도 아바타를 유지시켜주는 신전 전체를 커버할 수 없었다.

요컨데 홀로그램을 파괴할 수 없으니 그 홀로그램을 비추는 프로젝터를 파괴한 것이다. 무식한 방법이고 돌아가는 방법이였지만 성공했다.

[이.....들.......네.......]

지직거리는 느낌과 함께 가르-레칼의 아바타가 깜빡였다. 형태조차 제대로 유지하지 못하고 아까와 같은 거대한 존재감도 없어졌다.

백리가 아니라 그냥 마스터 유저 하나만 있어도 쓰러트릴 수 있을것 같았다. 그 전에 내버려 둬도 사라지겠지만 말이다.

"미국에서 보자"

[흥......]

가르-레칼은 그들을 직시하며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사라졌다. 마지막 발악이라도 하면 어쩌나 싶었지만 의외로 조용히 갔다.

상황이 정리되자 그들은 빠르게 움직이기로 했다. 먼저 이 자리를 벗어나는 것부터.

"방사능 찌든 땅에서 계속 있기는 좀 그렇거든요?! 얼른 가죠!"

"히비키씨가 있었으면 웃었을것 같네요"

"그런데 일본은 지금 망해서 방사능도 없어지지 않았나?"

"제염 장비가 있으니 문제 없다. 돔도 사라졌군. 돌아가기만 하면 된다"

러시아의 제염 장비 드론이 곧 도착할 것이다. 이 주변의 방사능도 처리가 될테고 어차피 적성종 때문에 재건해야할 곳이니 큰 손해는 없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핵으로 안끝날거예요"

"알고 있다"

백리는 지평선 너머를 보았다. 저 멀리 미국에 있는 거점에는 놈의 본체가 있었다.

그는 이전과 같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다.

*

*

*

*

호라이즌에서 시온과 루리, 그리고 레이즈는 백리가 러시아의 거점까지 처리한 것을 보았다.

그들이 할 수 있는건 지켜보는 것 밖에 없다. 손을 쓰려고 하면 분명 제지가 들어올테니까.

"크으으으, 러시아는 날씨는 차가운데 핵폭탄은 뜨겁네! 마치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보는것 같군!"

"뭔 소립니까 도대체?"

"아, 노는 좀 그러니까 빼줄까? 아이스 아메리카! 캡틴! 레츠 퍽 나치!!!"

거점 공략은 순조로웠다. 남은건 딱 하나, 미국에 있는 가르-레칼 본인의 거점 뿐이다.

그들에게는 희망이 보인다. 공략하기 힘들것 같은 거점을 2개나 공략하고 하나를 남겨두고 있었기 때문에 당연한 반증이다.

"잘 하고 있네. 속으로는 어떻든 일단 겉으로는 잘 풀리는것 같아서 쫌 자만할지도 몰라도 아무튼 희망은 좋은거지"

"자기 오빠 일인데 좀 좋게 말해주면 어디가 덧납니까?"

"하지 말라는거 했다가 똥싸고 지가 닦는 일에 칭찬까지 해줘야 해?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인데 말이야. 내가 오빠 도와줄 일은 징징거리면서 방구석에 틀어박혀 있을 때 히비키 아저씨 불러다준 것으로 끝났어"

루리는 백리에게 많은 기회를 주었다.

지금이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결국은 파멸에 이르게 될 것이다. 백리의 멘탈과 더불어서 그 피해는 결코 감내할 수 없을 것이 분명할테고.

기회까지 줬는데 걷어찬건 백리다. 루리는 이제 백리가 뭘 하던 딱히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기본적으로 다른 차원 문명은 협약으로 인해 침략 당해도 차원간 교류가 가능하지 않는 이상 저희도 못도와요. 그래서 있는게 바로 대마왕인데......."

차원 문명, 예를 들어서 레이즈의 고향인 델타 캐슬이나 팬텀의 다크 로드 캐슬의 경우는 정식 루트로 '도와주세요!'하고 연락만 취할 수 있어도 당장에 수십기의 드래고노이드가 지원을 올 것이다.

문명의 주인이 초월자인 만큼 시야도 넓다. 자기 손 안에 있는 것의 번영이 아니라 더 많은 자들이 보다 높은 곳으로 올라오기를 바라기에 당연한 행동이였다. 거기에 인도적인 문제도 있었고.

하지만 지구는 아직 차원이란 존재는 인지해도 그걸 넘어서 연락을 취할 방법은 없었다. 하다못해 어설픈 차원 탐사선 하나를 보내도 충분히 구조 신호로 여길텐데 그것도 못한다.

그래서 혹여나 차원간 침략을 받을 때 최후의 선이 바로 대마왕이였다.

심판이 아니라 차원간 침략으로 멸망하지 않게 구해주는, 문명이 손을 뻗을 수 있는 마지막 보루.

그리고 그걸 거절한 것이 백리였다.

"결국, 인간의 관점으로 초월자를 이해하려고 했던 과오라고 봐도 될겁니다"

"시야의 문제인거 잘 알아. 나도 반쯤은 인간이 아니라 초월자에 걸쳐 있는데 뭐"

"원래 그런 법이죠. 한편으로는 지식 같은거니까요. 저도 죽음을 그냥 하나의 현상으로 이해하고 있는데요 뭐"

마치 오래전 인간이 무지할 적에는 천둥번개를 신의 노여움으로 생각했듯이 초월자와 인간의 관점은 그런 차이가 있었다.

지구에서는 사후에 천국이던 극락이던 뭐가 있으며 거기서 평생 행복할거라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사실은 그런거 없이 윤회를 반복할 뿐이다. 그래서 죽음이란 하나의 상태 현상에 지나지 않다고 말하는 것이고.

"아무튼 미국 가면 본격적으로 시작될테니 저희도 빨리 움직여야 합니다"

"일은 잘 되가고 있는데 더 할거 있어?"

"단순히 의식주보다 사람 살면 더 필요한 것도 있지 않습니까? 경찰이라던가"

"아, 그러네. 치안조직의 유무는 확실히 그렇지"

"기계로 하면 기계의 지배를 받는 느낌이 드니까요. 적절한 판단이네요"

"원래 경찰 같은건 만들려고 했습니다. 다만 우선 순위에서 밀려서 아직 만들지 않았을 뿐. 이미 사람도 뽑아 뒀습니다"

물론 순찰이라던가 그런건 기계에게 맡길 것이다. 사건에 대한 판단과 융통성 등등을 사람에게 맡길 뿐이다.

"으음, 경찰하니까 안좋은 생각이 좀 나네. 대표적으로 견찰이라던가"

"그런걸 제가 용납 하겠습니까?"

"기계가 관리한다면 모를까, 사람이 관리하면 그렇지 않을까?"

"본보기로 몇놈 조지면 그만입니다"

시온은 그들에게 권리를 주었다. 의식주를 보장하여 노동에 얽매이지 않아도 살아갈 수 있는 그런 낙원을 말이다.

하지만 일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건 아니다. 단지 뭔가를 더 원하여 돈이 필요하다면 일을 해야했다. 하지만 거기에 살아가기 위한 절박함은 없다.

요컨데 갑질하는 새끼는 어차피 장사 때려치면 그만이니까 조져버려도 된다는 뜻이다. 갑과 을의 관계가 바뀐다.

허나 시온이 주는건 권리 뿐만이 아니였다. 거기에는 의무 또한 포함되어 있었다.

"자유에는 자유 뿐만이 아니라 책임과 의무 또한 있는 법이지. 그게 없는 자유는 그저 방종일 뿐이니까"

".......루리 학생? 지금 누리 아니고 루리 학생 맞습니까?"

"왜? 내가 꼭 누리 같은 대마왕 의견 같은걸 말해서 그래? 그렇지만 그게 당연한거잖아?"

"그 당연한걸 모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권리에는 책임이 따른다는걸 알았다면 세상이 이 꼴이 나겠습니까?"

"하긴, 그렇지"

경찰과 같은 공무원이라면 직업에 충실하는 것도 의무다. 만약 그 의무를 외면한 사람이 있다면 그 처벌 또한 기대하는게 좋다.

시온이 생각한 처벌이던 최악이 생각한 처벌이던 둘 다 만만치 않을테니까 말이다.

"으아아아아, 일 좀 줄어드나 했더니 또 늘어나네"

"문명 하나 건설하는게 쉬운줄 알았습니까?"

"옥수수랑 다이아몬드 교환하려는 간디만 신경쓰면 될줄 알았지!"

"아니 거기서 그 문명이?!"

한창 이야기 하며 정리 좀 하다가 시온은 호라이즌에서 전해주는 데이터 속에서 묘한 것을 발견했다.

"........음?"

"왜 그래?"

"아니, 뭔가 좀 이상한게 있습니다"

호라이즌은 현재 지구의 모든 정보를 열람하고 기록하고 있다. 어차피 그런다 하더라도 호라이즌의 리소스를 1퍼센트도 사용하지 못한다.

현대의 사람이 하루동안 받아들이는 정보의 양이 중세 시대 사람이 한달 동안 받아들이는 정보의 양보다 더욱 많은 것처럼, 컴퓨터 또한 세대를 지나면 받아들이는 정보의 양의 자릿수가 다르다.

수십년 차이에 불과한데 인간은 바이트 단위의 진공관 컴퓨터에서 테라 바이트의 가정용 컴퓨터로 진화했다. 하물며 기술의 결정체인 호라이즌은 두고 볼것도 없다.

"중국에서 관측 데이터가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이건........"

"중국? 거기는 이미 거점 처리 했잖아. 설마 이 새끼들 또 지으려고 저글링 보냈음?"

"그건 아닙니다"

시온은 단숨에 들어온 정보를 흝어 내렸다. 외견은 초등학생이라도 그녀는 초월종이기 때문에 오히려 최악보다 전산쪽 능력에 대해서는 월등하게 뛰어나다.

그리고 몇가지 예상을 한 뒤에 결과를 내어놓았다.

".......과연"

"머임? 대체 머임?"

"레이즈씨는 알지도 모릅니다. 잠깐 보내드리겠습니다"

"저요?"

레이즈는 손목의 워치로 홀로그램을 띄워 자료를 흝어보기 시작했다. 여러가지 그래프와 논문 비슷한 것이 같은 꽤나 많은 양의 자료였지만 레이즈도 빠르게 읽어 넘겼다.

"흠, 이거........"

"가능성은 있지 않습니까?"

"네, 보아하니 거기는 이미 적성종인지 뭔지도 다 박멸 되었고. 그러면 남은건 그런 것 밖에 없겠죠"

"원래 전례 같은건 수 없이 많으니까 대충 예상 갑니다"

"뭔데? 뭔데? 왜 니들만 이야기 하고 있어! 나도 좀 알자!!!"

루리가 자료를 훔쳐보면서 소리쳤다.

그건 중국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량이 줄어들지 않고 지속적으로 방출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한 자료였다. 그걸 보고 뭔가 싶던 루리도 눈치 채고 고개를 끄덕였다.

"과연, 여기는 나한테 맡기고 가! 하고 폼 잡았더니 멀쩡하게 살아 돌아온 사람 같은 느낌은 어떨까!"

"좋은 일이긴 하겠지만......."

시온은 한편으로도 다른 가능성을 염두해 두었다. 간만에 좋은 소식이지만 그렇다고 한들 결과가 바뀌는 일은 없다.

이 지구의 미래는 관리자 엘리 뿐만이 아니라 운명의 절대자 또한 관측하고 있을테니까. 약간의 변수가 끼어든 것 외의 차이는 없었다.

"우리 관람이 개꿀잼 좆밥 싸움에서 세기의 프로 격투기 매치가 되겠군!"

"아, 그건 재미있겠네요"

"난 솔직히 좆밥 싸움이 더 재미있는데!"

루리만이 나지막하게 투덜거릴 뿐이였다.

중국에서 용이 승천할 때를 기다린다. 아니, 용이 아니라.......[작품후기]가르-레칼의 아바타는 충분히 핵폭발에도 살아남을 수 있었으나 매개인 신전은 그렇지 않죠.

러시아의 신전은 바로 옆에서 핵폭탄 터지면 버틸 수 있을 정도는 아닙니다.

아무튼 다음부터는 이제 무림 파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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