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거기서 개드립이?! 370회
[화성 심시티 빌드잇]다시금 날이 밝았다. 물론 화성에서 낮과 밤은 지구량 좀 다르긴 했지만 비슷하긴 했다. 일단 해가 트고 지는 시간차가 있기 때문이다.
레이즈를 비롯한 루리와 시온이 호라이즌의 선장실로 모였다.
세사람이 모인건 중요한 법안 관련해서 토론할 것이 많았기 때문이다.
"안녕하십니까, 김영호씨. 아침 일찍 고생이 많습니다. 불편하신건 없습니까?"
"아, 예. 괜찮습니다. 일단 제가 보내드린 법안은......"
"예, 이미 받았습니다. 여러가지로 만족스러웠지만 수정할 것이 많이 보여서 이렇게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법이란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요란 룰이다. 그걸 만들지 않으면 인간의 사회가 이룩하는데 여러가지 문제점이 생겼다.
이것만큼은 시온 개인이 아니라 여럿의 의견을 들어서 해결할 이유가 있었다.
"검토해본 결과 나쁘진 않았습니다. 다만 생계형 범죄 같은 부분은 삭제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 의식주가 보장된다고 하지만........"
"네, 화성에서 의식주는 기본적으로 보장 될 것입니다. 그렇지만 세상 일에 절대란 없을테니 분명 문제가 생길 수도 있을겁니다"
"딴 사람 의식주를 뺐어다가 파는 놈들도 있을지 모르니까. 그치?"
"가장 기본적인 것만큼 빼앗기면 범죄가 발생할 확률이 높죠"
"네, 그래서 저도 일부러 생계형이란 이름의 범죄를 남겨둔 것입니다"
"물론 그렇긴 합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치안이 성립되기 어려울 때의 이야기입니다"
시온은 경찰도 둘 생각이지만 한편으로 인공지능을 탑재한 드론도 둘 생각이였다.
필요하면 드론에 말만 하기만 하면 그대로 해결해줄텐데 따로 문제가 생길 일은 없었다.
모르는게 죄는 아니지만 알려고 하지 않는 것은 죄였다. 한편으로는 관용의 여지도 남겨주겠지만 그래도 생계형이란 이름의 범죄는 남겨두지 않을 생각이였다.
"처벌 부분에서는 좀 더 심화해서 넣을겁니다. 인간의 죄는 간단한 방식으로 갚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저번에 말했던......"
"네, 육체적으로 정말 사지를 뽑아서 널어놓던, 전뇌 세계에서 고문만이 일상인 세계에서 자아를 파괴하여 다시금 새로 자아를 프로그래밍 하여 넣는 한이 있어도 제가 만든 사회에서는 그런 일은 용납하지 못합니다"
물론 그게 현실의 사회였다면 여러가지 문제가 있었을 것이다.
마이너리티 리포트라는 영화에서는 그런 문제가 있다. 미래를 보고 범죄를 막았을 때 과연 저지르지도 않은 범죄에 대한 책임을 용의자에게 물을 수 있는가? 라는 논제가 말이다.
하지만 다르다. 하지 않은 일과 이미 저지른 일에 대한 처벌의 문제다.
죄를 지었다면 쥐어 패든 뭘 하든 고쳐야 한다. 설령 죽일게 아니라면 말이였다.
물론 사형에 처할 경우 그 목을 치는건 다음이 아니고 최악이였다. 가장 적절한 대상이다.
"나머지는 괜찮습니다. 대한민국 헌법의 빈틈 같은 경우도 보강하였고. 그걸 생각하면 앞으로 일어날 범죄도 충분히 막을 수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인간은 결국에 나아갈 틈을 찾기 마련입니다. 제가 노력해도......"
"네, 이미 그건 알고 있습니다"
약간의 빈틈을 찾아내 그 틈으로 빠져나가는건 인간의 특성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복잡한 법안을 짜서 맞추더라도 빠져나가는 인간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시온은 한가지 법안은 뒤에 추가로 만들어 두기로 했다.
"이렇게 합시다. 저희 남편이 대마왕으로서 판단해서 아니라고 생각한자는 그대로 사형에 처한다. 대충 그런 법안도 추가로 넣어둡시다"
"그건......."
인간이 아니라 초월자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였다.
인간대 인간이 아닌 인간대 초월자의 경우. 더군다나 이미 몇개의 나라를 날려버린 대마왕의 이름은 거대했다.
나중에 폐기하는 일이 있더라도 지금은 쓰는게 좋았다. 훗날의 문제는 훗날 냅두는게 당연하기 때문이다.
"여러가지로 의견이 많다는거 압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인간의 양심에 맡겨둔 일이기 때문에 저도 따로 태클을 걸지 않는겁니다"
"양심......이군요"
"사기나 절도 범죄를 용납할 수 있으십니까?"
"아니요"
"살인이나 강간을 용납할 수 있으십니까?"
"아닙니다"
"그러면 굶어죽기 직전의 인간이 남의 먹을 것을 훔치는 절도 행위를 용납할 수 있으십니까? 혹은 죽기 직전까지 학대 받던 아이가 부모를 죽인건 용납할 수 있습니까?"
"그건 알아봐야 하겠지만 어느 정도는 그렇습니다"
"네, 그렇듯이 결국은 인간의 양심의 결과입니다. 인간이 내심 느낄 수 있는 인간의 도리. 그게 법안의 기준점입니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인간의 생존이였다. 즉, 생명에 관한 문제다.
최악이 남을 죽이는 일에 용서받을 생각이 없듯이 생명에 관한 일은 충분히 신경 쓰고 딛고 넘어야할 문제였다.
물론 더욱 발전하면 죽음은 하나의 현상에 불과했다. 델타 캐슬은 데스 로드와 밀접하게 인연이 있어 혹여나 생긴 살인 사건에도 죽은 당사자의 이야기를 들어 해결하기도 하니까.
그만큼 중요한건 결국 인간이란 이야기였다.
"저와 저희 남편은 언젠가 떠나갈 사람입니다. 거기에 비롯하여 조금씩 추가해 완벽하게 맞추려고 노력해야 하는게 당연한 일입니다"
"힘들겠군요"
"네, 그러니까 열심히 하셔야 합니다. 물론 거기에 다른 인력도 차차 붙을테니까 혼자 고생할 필요는 없습니다"
"흠......어째 한국에 있을 때보다 고생하겠군요"
"법안을 결정하는 일인데 당연한 것입니다. 설마 쉬울줄 알았습니까?"
"아닙니다. 지들 월급 올리는데 만장일치로 찬성하는 일 보다야 더 나을테니까요"
"양심을 가지십시오. 그렇다면 저와 저희 남편은 끝까지. 김영호씨를 지지해드리겠습니다"
법안을 제정하는데 필요한 것은 다른 무엇도 아니라 양심이다.
남에게 돈을 받지 않고, 자신의 이득을 취하지 않고, 그런 조건을 감내하여 사회를 이룩하고 돕는데 필요한 법안을 제정할 때는 다른 무엇보다 양심이 필요했다.
".......알겠습니다. 적어도 기대에는 부응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말씀하시니 마음이 놓입니다"
"그리고 이주민 중에 제 후배도 두명 정도 있는데, 일하는데 좀 끼워도 되겠습니까?"
"잘 할 자신이 있다면 됩니다. 울 남편 생각하고 확실하게 대답하시면 될겁니다"
"네, 확실합니다"
"그럼 됐습니다"
대마왕의 이름은 지구인에게 트라우마로 남았다. 한두세대가 지나면 몰라도 적어도 현세대에서는 말이다.
다른 무엇보다 최악의 이름이 절대적인 규율로 남는 상황인건 당연한 수순이였다.
"추가적으로 더 부탁드리겠습니다. 김영호씨"
"예, 알겠습니다"
법률 부분도 점차 진행되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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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진이의 예언을 들은 백리는 조금 준비할 시간을 갖춘 후에 러시아로 떠날 준비를 했다.
물론 반대로 예진이는 호라이즌으로 돌아갈 것이다. 여기보다 화성에 있는 호라이즌이 더욱 안전하기 때문이다.
"나중에 봐, 언제 볼 수 있을지는 장담 못하지만......"
"그래도 그때는 웃는 얼굴로 보기예요?"
"알았어, 너무 그렇게 압박하지는 말아줘"
백리가 류상 2급 상장을 통해 보낸 소식은 각국에 전해졌다.
그 덕분인지, 아니면 백리의 이름 덕분인지 각국에서는 꽤나 격렬한 반응이 왔다. 물론 주제를 넘는다는 느낌도 있었지만 백리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는 소식에 조금씩이라도 손을 보태주는 국가가 없는 것도 아니였다.
아무리 부족해도 조금씩만 도와준 후에 생색내면 된다면 논리를 가지고 보낸 병력들은 백리에게 전해졌다. 시간들 들여 백리는 천천히 그것을 검토했다.
"한국에서는.....이경진 아저씨가 오지 않는 모양이네"
조국에서는 백리의 신뢰를 배신했다. 러시아로 가는 백리를 막진 않았지만 도와주지도 않았다.
이경진은 여전히 한국에서 머물 뿐이며 그곳을 수호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수확이 없는 것도 아니였다.
[미국의 거점 파괴는 나도 반드시 동행하겠네]
짧은 문제가 백리의 휴대폰에 와 있었다. 바로 이경진에게서 온 문자였다.
한편으로는 그의 나태함을 나타내는 것 같았지만 지금 미국에는 이경진의 딸이 유학을 가 있었다.
사실 지금 당장 미국으로 건너가지 않느건 자신의 위치를 알고 충분히 감내하고 있다는 뜻이였다. 히비키처럼 무작정 넘어가지 않은게 오히려 다행이라고 볼 수 있었다.
그렇지만 한국과 다르게 다른 곳에서는 희소식이 들려왔다.
"영국이랑 터키에서......."
영국은 모르지만 터키는 한창 수도 붕괴로 수복 중일텐데 일부러 그쪽의 마스터 유저가 직접 넘어왔다.
지금 상황만 보더라도 러시아에는 러시아의 마스터 유저 눈의 여왕과 나이트 가웨인, 그리고 살라딘이 모야드는 형국이였다. 거기에 백리까지 추가로 더해질테니 유래없는 일이다.
마스터 유저가 한 자리에 셋이나 모이다니! 물론 과거에 그런적이 없는건 아니지만 현대에 와서는 드문 일이다.
"다녀올께. 형수님한테는 안부 전해줘"
"걱정마세요. 무사히 잘 다녀오고요"
"응, 그래"
군용 수송기에 올라탄 백리는 그대로 러시아로 떠났다. 먼 여행길이지만 중국에서 러시아는 비교적 가까운 거리였다.
더군다나 돌아가더라도 몇시간 걸리지 않는 거리다. 러시아의 수도까지 가는게 아니라 바로 전의 전진기지까지 가는거라면 말이다.
백리는 가는 길에 따로 지원을 해준 국가의 목록을 보았다. 단순히 영국과 터키 외에도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등등의 유럽권에 속한 국가들의 지원이 꽤나 많았다.
아무래도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했거나, 혹은 러시아가 뚫리면 그 다음은 자기가 될거란 것을 깨달았기 때문일것 같았다.
바다가 아니라 바로 땅으로 연결되어 있는 국가라면 위기 의식이 남다르긴 했다. 그들이 지원을 한 것도 한편으로는 이해 못할게 아니였다.
우우우웅!!!
"지금 바로 착륙하겠습니다. 충격에 대비하여 주십시오"
기체가 진동하며 착륙을 알려왔다. 창 바깥의 아래에서는 참호를 파둔 기지의 전경이 눈에 들어왔다.
상대는 적성종이기 때문에 쓸모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없는 것보단 나았다. 아무튼 수송기가 착륙하여 백리는 러시아의 땅을 밟게 되었다.
백리는 마중나온 상대는 이미 자주 봐서 익숙한 상대였다. 군인이였다면 모르겠지만 마스터 유저라면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러시아의 마스터 유저. 여태까지 러시아의 전선을 유지하고 있던 여자.
그녀는 능숙하게 영어로 물어왔다.
"소피아 나브라틸로바 라스콜리니코프나다. 러시아의 마스터 유저이기도 하지"
"백리라고 합니다. 편하게 불러주세요"
"중국에서의 일은 들었다. 슈텐 도지에 대한 유감을 표하겠다"
"아직 확실한 것도 없어요. 정작 당사자는 시체도 발견하지 못했으니까요"
".........낙천적인 것 아닌가?"
"쉽게 죽을거란 생각이 안들어서요. 정작 당사자도 시체 발견 못했으면 자기 유서 뜯지 말라고 유서 첫장에 써놓기도 했고요"
백리는 한편으로 히비키의 유서를 처리하기 위해 해당 변호사를 찾았지만 그에게서 받은 히비키의 유서 첫장에는 여러가지 써있어도 가장 중요한건 '시체를 발견하지 못했을 경우 유언장을 집행하지 말것'이라고 되어 있었다.
히비키는 어디까지나 행방불명이지 사망이 아니다. 적어도 중국의 거점을 파내어 그의 시체를 확인할 때까지는 말이다.
백리는 그의 유언장을 따르기로 했다. 그게 그가 할 수 있는 마지막 일이기 때문이다.
"곧 영국과 터키의 마스터 유저도 올 것이다. 그 외의 유럽권의 다른 국가에서도 지원이 올테고"
"꽤나 많네요"
"네 덕분이지. 누가 협박 비슷한 느낌으로 전해줘서......."
"아, 그건 할 수 밖에 없던 일이잖아요?"
"보통은 그렇게 못하지. 마스터 유저라도 대체할 것은 많으니까. 누가 그렇게 할 수 있겠나?"
"........솔직히 좀 훼까닥 한 느낌도 없진 않아서"
"아무튼 환영한다. 조국을 구하러 온 사람들이라면 미국에서 왔어도 환영할 수 밖에 없지만, 특히나 더 환영하도록 하지"
"미국에서는 아직 잠잠한 모양이예요?"
"자기들 일 처리하는 것도 바쁘니까 말이다"
"음......."
미국은 뉴욕에 생긴 거점을 처리하지 못해 발버둥치고 있었다. 한때 백리에게도 협조 요청이 들어오기도 했지만 당시에 백리는 방구석에 틀어박혀 무시했고 그 뒤에는 중국으로 넘어왔었다.
아무튼 미국의 것은 러시아의 것을 처리한 뒤에 넘어갈 것이다. 그곳에는 가르-레칼 본인이 있을테니까 말이다.
"중국에서 있었던 자료는 들었긴 하다만, 당사자의 입으로 듣는게 더 좋겠지. 설명을 부탁해도 되겠나?"
"네, 당연하죠"
백리는 환영받으며 러시아에 들어섰다.
앞으로 생길 일은 꽤나 빡센 일이 될 터였다. [작품후기]백리 일이 잘 풀린다고 너무 투정하진 말아주세요.
롤러코스터는 올라갔다 떨어지는 법이니까요. 올라갈 때의 나름의 묘미가 있는 법이죠.
현재로서는 백리가 지구 최강자지만 나중에는 아니게될겁니다. 자세하게 설명하면 스포가 되긴 할텐데 아무튼 그래요.
일단 그냥 자기가 짱쌘 사람이랑 간접적으로 짱 쌘 사람 나옵니다.
아, 맞추려고 하지 않아도 됩니다. 한명은 아직 안나왔거든요. 다음화에 나옴.
눈치 빠른 사람은 이미 슬쩍 지나간 떡밥들을 조합해서 알고 있을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