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최흉의 대마왕-364화 (364/507)

364회

[화성 심시티 빌드잇]시온이 행하는 법률에 대한 처벌 부분은 비인도적인 부분이 많지만 납득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인간이 행하는 범죄는 대부분 보다 많은 돈, 권력, 욕망을 채우려는 행위에서 비롯된다. 종종 말하는 생계형 범죄도 의식주가 보장된다면 당연히 일어나지 않는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교통수단이나 대부분의 설비에는 인공지능이 탑재되어 인간의 손으로 사건이 일어날 여지가 적다. 자동차 하나도 자동 주행 시스템이 있어서 음주운전 사고나 원래의 교통 사고조차 미연에 예방할 수 있다.

인간으로 인해 사고가 일어날 여지를 전부 없에고 그 뒤에 선을 넘을 자들에 대한 처벌이다.

"하지 말라고 경고까지 했는데도 하는 사람에게 자비는 필요 없습니다"

"당연한 소리지. 법이란건 지키는 자에게는 두렵지 않고 어기는 자에게나 두려워 해야 하는 법이야"

"혹시나 부당하게, 그리고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죄를 저질렀다면 거기에 대한 관용도 충분히 발휘할 수 있습니다"

호라이즌의 인공지능은 단순한 인공지능이 아니다. 시온의 아래에서 수백년 동안 학습하고 성장해온 하나의 인격이나 다름없었다.

시온의 명령을 최우선으로 하는 기계적인 면모가 있다 해도 한편으로는 자비라는 감정 또한 있다. 인간이 아닌 인공지능에 정치를 맡긴다면 어떻게 될까?

물론 시온은 그렇게 할 생각이 없었다. 인공지능에 의한 통치는 확실히 칼같기는 하겠지만 거기에는......

"인간미가 없습니다"

"재미없다는 소리네"

"뭐, 그렇긴 합니다. 인간이 하는 일은 성공도 하고 실패도 하면서 이룩하는거지 더 이상 손댈 그럴 상황이 아닙니다"

이미 시온이 한것만 하더라도 인류가 수천년은 지나야 손에 넣는 기술들이다. 개중에는 오히려 일부 초월자 조차 쉽사리 얻지도 못하는 수준의 기술 또한 포함되어 있었다.

"아무튼 건설, 법률, 자원.......이 정도 성립하고 따로 또 필요한게 뭐가 있을까?"

"인간만 생각하면 안됩니다"

".........?"

"동물도 있지 않습니까?"

"아, 그렇긴 하네"

물론 현 상황에 생태계를 만드는건 무리다. 사람이 쓸 공간도 부족해서 수십억 중에 1억 밖에 구하지 못하는데 한가롭게 동물원이나 만들 수 있을리 없었다.

하지만 호라이즌 내부에는 따로 시설이 있다. 동물원으로서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 두었지만 실제 동물은 따로 두지 않아서 빈 곳이다.

"아니, 동물원이라면서 왜 동물이 없음? 홍철 없는 홍철팀인가?"

"처음에는 키우려고 했지만 생각해보니 우리가 매일 갈것도 아니고 기계가 돌볼걸 생각하면 아예 키우지 않는편이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른 것도 아니고 생명 아닙니까?"

"아, 처음부터 책임질거 아니면 아예 키우지 말자는 주의구나. 동물은 교감도 좋으니까. 아무리 시설이 넓어도 그런 부분이 없지 않아 있겠지"

화성을 테라포밍 하고 나면 생태계의 복원 또한 필요하다. 단지 노아의 방주처럼 그걸 대비하여 동물들을 모아두어야 했다.

"자동으로 먹이를 주고 케어해줘도 인간의 손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전문 지식 같은건 컴퓨터가 알아서 설명 해줄테니 우선 동물 애호가부터 뽑읍시다"

"오케이. 아, 근데 이름만 동물 애호가 뽑는건 아니지?"

"구한답시고 구했더니 안락사 시키는 놈들은 애초에 여기 들어오지도 못합니다"

"하긴"

시온은 그대로 선내 방송을 켰다.

넓은 호라이즌 전체로 못듣는 사람 없이 구석구석까지 방송된다.

[현재 호라이즌 선내에 계신 화성 이주민 여러분들께 안내 말씀 드리겠습니다. 혹여나 자신이 동물을 너무 좋아해서 사족을 못쓴다 싶을 정도로 좋아하시는 분들은 지금 바로 선장실로 올라와 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번 알려드립니다.......]

재방송까지 마치고 나자 루리가 기겁한 느낌으로 말했다.

"뭔가 군대 전달사항 같네"

"군필도 아니면서 뭔 투정입니까"

"군필 여고생 몰라 군필 여고생!!! 군바리 루리가 이등병 시절 갈굼 받던 기억 데이터를 지뢰마냥 깔아둬서 한동안 오빠 같이 트라우마 생겼어!"

"진짜 군필 여고생?!"

"자고로 내 전투력은 보통 마스터 유저의 3배.....!!!"

"농담이 아니란게 더 무섭습니다"

개그 같지만 경지가 높아질수록 초월자에게 중요한건 힘의 크기가 아니라 사용법이다. 제어되지 않는 힘은 없느니만 못하기 때문이다.

지금의 루리와 백리가 싸우면 백리가 이길건 확실하지만 압도적으로 지지는 않는다. 그게 루리의 현재 무력이였다.

용하연도 없는 지금이라면 천검 이경진과 더불어서 마스터 유저 톱 클래스다!!!

"저......실례합니다. 동물 좋아하는 사람 찾으셔서 왔는데요"

"아, 어서 오십시오"

한창 떠드는 동안 선내에 흩어져 있던 이주민들이 찾아왔다. 숫자는 대략 열명 정도. 많지는 않지만 애매하게 지정했는데도 불구하고 여기까지 왔으면 정말로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우선 몇가지 질문 하겠습니다. 아까 방송드린대로 동물을 좋아하십니까?"

"예!"

"저도 엄청 좋아해요. 그런데 여건이 안되서 못키웠는데......"

"매주 고양이 카페 가곤 했습니다!"

"저는 수의대 출신입니다!!!"

"그런데 여기 동물원은 동물이 없던데......"

"음! 합격!"

이미 기록된 인적사항을 통해서 알아보았지만 그들은 전부 동물애호가다. 개중에 몇몇은 키우던 동물까지 호라이즌으로 데려온 상태였다.

시온은 호라이즌에 몇가지 명령을 내렸다. 현재 지구에 있는 동물들을 몇쌍 반입하여 지구 멸망을 대비한 노아의 방주로 만들 생각이다.

"현재 저는 이후 화성에 자리 잡을 때 생태계 조성을 위한 동물들을 데려오려고 합니다. 그러니 이후에는 그 동물들을 케어할 사람들이 필요해서 여러분들을 불렀습니다"

"아!!!!"

"어떤 동물이요?"

"저는 어느 동물이던 좋아하는데 언제부터 시작하나요?"

"아, 그런데 저는 좋아하기만 할 뿐이지 따로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데......."

시온은 누군가의 질문에 고개를 저으면서 말했다.

"동물의 생태에 주의해야 할 부분 같은건 컴퓨터가 알아서 판단해줄겁니다. 여러분은 그저 동물들이 스트레스 받지 않도록 돌봐주는 역할을 하면 됩니다"

"흠......"

"저기, 야생동물인데다 맹수도 있을테니까 위헙하지 않나요?"

"그건 걱정 마십시오. 따로 사육사 전용 경량 슈트를 드릴겁니다. 전투용은 아니더라도 코끼리도 때려잡을 수 있는 스펙과 내구도를 자랑하니 업무 중에 다칠 걱정은 없습니다"

시온이 작정하고 기술력을 쏟아부어 만든 파워드 수트는 하나만으로도 지구 정복이 가능할 정도다. 핵폭탄에도 버티는 내구력과 중력을 조절해 수백, 수천톤의 무게도 들어올리며 방공호조차 관통해 내부를 파괴하는 정신나간 병기까지 탑재하고 있다.

하지만 반대로 그런 기술력을 경량화 한다면 기껏해야 셔츠 정도의 두께에도 코끼리랑 씨름할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게 할 수 있다. 그러니 맹수에게 상처 입을 걱정은 없다.

"지금은 아직 조성 중이지만 이후에 안정화되기 시작한다면 여러분을 정식 사육사로 인정하고 급여도 드릴 예정입니다. 솔직히 지금은 무급 노동이기는 해도......."

"어휴, 나중에라도 직업으로 해주고 돈도 주시면 저희야 고맙죠"

좋아하는 것으로 돈을 버는 일은 한편으로 힘들지 몰라도 보람은 있을 것이다.

게다가 지금은 의식주 전부 해결되고 여가 생활에 돈 하나 들어가지 않는데 오히려 사육사 일은 기분전환이나 다름 없었다.

"그리고 방금 수의대 출신이라고 하셨던분. 이름이......박재경씨?"

"예!"

"다른 분들 보다는 아시는게 많을테니 따른 분들에게 지시를 내려주시고, 혹시나 업무 중에 불만 사항 같은게 있다면 종합해서 저에게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어......제가요?"

"중간 관리자 같은 역할인데 개중에서 능력있는 사람이 하는게 낫지 않겠습니까?"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보다는 최소한의 기반 지식이 있는 사람이 관리하는게 낫다. 사람 다루는 능력은 차차 키워나가면 된다.

".......예, 알겠습니다"

"그럼 맡기겠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바로 동물들이 수송될테니 시설로 이동해주시기 바랍니다, 거기에서는 따로 인공지능이 해야할 일들을 알려드릴테니 너무 걱정 마십시오"

예비 사육사들이 그대로 선장실을 빠져나갔다. 저마다 성격의 차이는 있지만 꽤 흥분되는지 소란스러운 느낌으로 시설로 출발했다.

이윽고 다시금 조용해진 선장실에서 슬쩍 루리가 중얼거렸다.

"아까 그 오빠는 마치 조장하실래요? 같은 말을 들은 얼굴이던데"

"설마, 그 정도까지는 아니였습니다"

"그래도 동물 애호가가 편한 사육사 노릇까지 하면서 돈도 벌 수 있는건 솔직히 개꿀이지"

좋아하는 일이라도 돈을 안주는건 열정페이에 지나지 않지만 좋아하는 일이 쉬운데다가 휴일도 보장되고 필요한 것은 뭐든지 주는 상황이라면 오히려 취미에 지나지 않는다.

게다가 화폐 정립이 안되서 돈을 못준다 뿐이지 안주는 것도 아니다. 이후 시온은 화폐 정립이 끝나면 확실하게 그동안 밀린 봉급도 줄 생각이다.

"그리고 이제 경제 문제도 생각해 봅시다"

"으아아아!!! 그건 내 전문분야가 아닌데!"

"머리도 좋으면서 왜 그럽니까?"

"뉴턴도 인간의 광기는 계산할 수 없다고 했어. 비트코인 보면 모름?"

"그건 예측할 수 있습니다. 자고로 경제란 숫자 놀음과 눈치 싸움에 지나지 않습니다"

"외계인은 인간의 마음을 모른다......!!!"

사회가 성립되면 그걸 운영하는 경제 또한 중요하다. 만약 경제가 붕괴하면 짐바브웨 마냥 돈이 종이 쪼가리에 지나지 않게 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근데 화폐는 뭘로 할거야? 어차피 금 같은건 의미 없잖아"

인간의 기축 통화의 기초는 금이다.

그래서 대마왕이 지구에서 거주할 때 사용하던 황금성 때문에 지구의 금값이 떨어지면서 한때 경제 대공황이 찾아오는거 아닌가 싶었지만 정작 대마왕들은 그 금을 뿌릴 생각이 없어서 그 위기는 벗어났다.

그렇지만 그거야 지구에서의 이야기다. 대마왕처럼 시온의 기술력이면 우주 공간에 수없이 많은 금, 다이아몬드 등으로 이루어진 소행성을 포착하여 채굴할 수 있는 마당에 금의 가치는 별 의미 없었다.

"사실 경제 사회를 만들려는건 최소한의 선입니다. 세금을 걷기 위한 용도 말입니다"

"세금? 놀고 먹으며 살 수 있는 사회라면서 세금?"

"분명히 의식주 보장하고 여가 생활 자유라고 하면 다른걸 찾아서 생산적인 일을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반대로 정말 인간 쓰레기마냥 죽을 때까지 놀고먹는 사람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런 사람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선이 바로 세금입니다"

"흠......애초에 국가 운영하려고 걷는 세금이 아니니까 명목상 그런건가"

애초에 시온은 세금을 많이 걷을 생각이 없다. 하다못해 뭐라도 생산적인 일을 하라고 시키기 위해서 남겨두는 마지노선이기 때문이다.

세금을 내야 한다면 필시 돈이 필요하고, 그러면 일을 해야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싫어하는 일을 억지로 할 필요는 없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긍정적인 생산 활동을 통해 돈을 버는 것이다.

"저는 생산적인 활동이라 한다면 그게 어느 것이던 직업으로 인정할겁니다. 게이머, 유튜버, 혹은 AV배우에 매춘까지 말입니다"

"마지막은 성상품화라고 하는거 아니야? 일반 윤리적인 시선으로는 받아들이기 힘들텐데?"

"그런것 치고 매춘이란 행위는 인간의 가장 오래된 직업 중에 하나입니다. 차라리 합법적으로 만들어서 두는게 제일 낫습니다"

아무리 법을 엄하게 제정해도 머릿속에 칩을 박아 강제로 따르게 만드는게 아닌 이상 어기는 자는 나온다.

매춘을 불법이라고 해도 하는 사람은 결국 생기기 마련이다. 그러면 차라리 합법으로 만들어서 잘 컨트롤하는게 낫다.

"하지만 생각해 보십시오. 의식주가 보장되고 여가 생활을 즐길 수 있어서 절박하지도 않은데 누가 함부로 몸을 팔겠습니까? 섹스를 좋아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지지만 말입니다"

"일리는 있네. 아무튼 기축 화폐부터 정하자. 뭘 기반으로 화폐를 만들거야? 그만한 가치가 있어야 하는데. 설마 전자화폐로 갈거야?"

"그것도 나쁘진 않습니다"

고도로 발전된 기술을 가지고 있는데 아직도 지갑 들고 다니는건 좀 아니다. 애초에 요즘 세상도 핸드폰 하나로 은행 업무, 카드 결제등이 가능하여 핸드폰 하나만 들고 다니는 사람도 있다.

"..........흠, 생각해보니 금으로 하는 것도 나쁘진 않겠습니다. 사람들에게 친숙하고 또 가치가 있을테고"

"하지만 금 같은건 채굴하면 되니까 딱히 가치가 없다고......앗, 그거구나. 최악의 대마왕이 짱박아둔 황금성!!"

"그건 그의 권능이 깃든 물건이니 한정되어 있는데다 확실하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단순한 금 덩어리라면 채굴하여 늘려가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겠지만 유토피아가 손댄 황금성은 그의 권능이 깃든 물건이다.

본인이 또 금에 손대서 늘리지 않는 한 그 금은 이 세상에 그것 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설령 이 우주 전체에 비교해서도 말이다.

한편으로 그 금은 초월자에게도 가치가 있다. 과학, 혹은 마법 연구를 진행하는 자들은 보다 높은 초월자인 유토피아의 권능을 연구해볼 기회가 있을테니까 말이다.

"게다가 그 금은 확실하게 우리가 독점할 수 있지. 위치를 아는 것도 우리 뿐인데다가 한 덩어리라서 시중에 풀린게 1톤도 안될테니까"

"충분히 정부로서 권한을 발휘할 수 있을겁니다"

"나쁘지 않은 생각이네. 화폐에 대한 신뢰도 확실하고. 일반적인 금과 차이점이 있으니 사람들도 납득 하겠지"

"남은건 화폐 명칭인데.......뭐, 간단하게 UG로 해둡시다. 유토피아 골드(Utopia Gold)"

"근데 영어 써도 돼? 새로운 문명인데 영어 쓸 필요는 없잖아?"

"한국어로 줄여서 유골이라고 하면 섬뜩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통역기가 있으니 언어의 장벽은 서로 문제 없습니다"

"영어 괜히 배웠어!!! 아니, 이럴줄 알았다면 애초에 수능 때려칠껄!!!!"

루리가 한탄하며 소리쳤다.

한동안 일 했으니 잠깐 휴식 시간이다. 시온은 호라이즌에게 말해서 커피와 약간의 간식을 가져오도록 주문했다.

"간식 안드십니까?"

".......됐어. 여태까지 수능 공부했던 내 노력이 지구 멸망이랑 같이 날아가게 생겨서 현자타임 왔으니까. 으으으, 나는 좆도 없는데!!!!"

시온은 티 테이블 위에 있는 크래커와 원뿔 모양의 무언가를 가리키며 말했다.

"저거 달 치즈입니다"

"아니, 시발 여기서 달 치즈가?! 이건 먹어야 해!!!!"

루리가 귀신같이 달려들었다.

달 치즈는 중대문제다!![작품후기]노동에서 해방된 인간에게 뭐가 있을지는 의문이죠.

시온은 그걸 문화 산업으로 해결하려고 합니다. 인간의 감성은 로봇이 따라할 수 없을테니까요.

그리고 달치즈......월레스와 그로밋 봤을 때 얼마나 먹고 싶었는지.

초월자도 있는 마당에 달치즈가 신기한건 아니죠. 그보다 더 쩌는 것도 많습니다.

달치즈보다 쩌는게 뭐냐고요? 대충 남북한 평화통일하면 팝의 신 마이클 잭슨께서 약속을 지키기 위해 강림하셔서 콘서트 열어주고 갑니다.

생전 티켓 가지고 있으면 입장 무료임.

무슨 미친소리냐고요? 사실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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