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최흉의 대마왕-359화 (359/507)

359회

[천하삼절이 은원을 너무 쌓아서 무림이 리틀 묵시록?!]옥황상제가 이번 사안에 대하여 판결은 내렸다.

"인간의 황제여. 그대와 그대들이 흉제의 신변과 그 지인들을 핍박하는 행위는 결국 인류라는 종 자체를 위협하는 행위다. 짐이 손을 쓰지 않는다 하더라도 결국에 그가 직접 수개의 나라라도 멸망시킬 것이 뻔한 일이지"

"...........예"

솔직히 나도 여기까지 사안이 커질걸 예상 못했다. 그냥 자기 똥줄타서 내려온 옥황상제를 탓할 일이지. 그러길래 누가 엉덩이가 가벼우래?

"이번 일에 대하여 엄중한 처벌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대들의 사후에는 오로지 모든 지옥을 수만년간 순회하여 고통 받는 것 밖에 남지 않을테니"

"예, 알겠사옵니다 상제시여......!!"

"내가 직접 몸소 행차하여 경고한 이유를 명심하라"

황제는 고개를 숙이며 수긍하는 수 밖에 없었다. 황제고 나발이고 옥황상제가 말하는데 어쩔거야?

대충 본론이 끝났으니 남은건 사적인 대화다.

"그리고 그대는 전륜성왕의 말석이나 인간을 덕으로 다스릴 수 있는 천성을 타고 태어난 황제일터. 이는 수백년만에 처음 마주하는 일이다"

전륜성왕이란 붓다가 부처가 되거나 아니면 전륜성왕이 되거나 했다 했을 정도로 왕으로서는 이상적인 왕을 뜻한다.

물론 거기에 구분은 있는지 나도 잘 모르지만 그래도 그 말석이라고 해도 인덕으로 인간을 다스릴 수 있다는 의미였다.

그래서 내 관상 보는 능력으로도 합격이라 평한 것이고 인간 최악으로서가 아니라 사회를 보는 최흉의 대마왕으로서 합격점을 내린 것이다. 아니였으면 진작에 황제고 나발이고 다 갈아버렸지.

"그대가 다스릴 국가는 본디 태평성대를 이어나가겠지. 그것에 대한 증거를 남기도록 하겠다"

노아가 방주를 만든 뒤 야훼는 무지개 다리를 놓아 다시는 홍수를 일으키지 않겠다는 맹약을 남겼다.

옥황상제도 마찬가지로 전륜성왕의 뜻이 이어나간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한 뜻을 남기기 위해 스스로 무언가를 주기로 했다.

우웅!!!!

한순간 공기가 떨렸으나 그건 금방 지나갔다. 이윽고 대전 한가운데는 장작이 없어도 스스로 불타오르며 열기는 뿜어내나 뜨겁지는 않은 묘한 성화(聖火)가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선계가 지상을 주시하며 그대들의 태평성대가 이어질 것이라 판단하는 한 성화는 언제까지고 불타오를 것이다. 성화가 꺼지지 않도록 옳은 통치를 하기 바란다"

"서,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그리고 남은건 나와 그의 일 뿐이다. 생각했던 방향성은 아니지만 옥황상제가 직접 모습을 드러내면서까지 일을 이렇게 진행시켰으니 나도 섣부르게 행동할 수는 없다.

어떤 일이던 상황과 환경, 그리고 사람에 따라 다르다.

이번 경우의 일을 조합하자면 시온이 직접적으로 위협 받은 것도 아니고 황제는 지도자로서 마음에 든데다 저지른 놈들은 따로 있으며, 국민이 아닌 백성이기에 이 나라의 위정자들이 저지른 죄에 대가를 치를 이유가 없었다.

이렇게도 운이 겹치기에는 쉽지 않다. 나도 당사자 처벌로 양보해줄 정도로.

"이번만 봐주는 줄 알아. 아니였으면 내가 이 나라 다 뭉게버리고 당신 적대할 생각으로 지랄했으니까"

"선만 넘기지 말게. 그리고.......앞으로 큰 위기가 하나 생길지 모르니 그 처리를 부탁하지"

"짬 때리기야? 어지간한걸로 그런거 시키지 마라"

"........"

"어지간한게 아닌 모양이구만"

관리자는 전능하다. 특히나 옥황상제는 창조의 절대자로부터 권한을 일부 받아 범위 내에서는 뭐든지 할 수 있을 정도로 전능한 힘을 자랑했다.

죽은 사람을 되살리는 것이든 행성을 다시 창조하는거든 다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한들 무적은 아니다.

의지를 가지고 다룰 수 있는 존재라면 그의 의사에 반하는게 가능했다. 능력이라도 하나 있으면 좀 힘들긴 해도 충분히 옥황상제를 살해할 수 있다는 소리다.

".....흉신?"

내가 슬쩍 말하자 옥황상제의 고개가 미미하게 끄덕여진다.

하기사, 이런 차원에서 그를 위협할만한 녀석이라면 초월자인데, 어지간한 놈들은 적대하지 않을테니 남은 용의자는 그런 것 밖에 없겠지.

"알았어, 해줄께. 어차피 내가 해야하는 일이기는 하니까"

"그럼 부탁하지"

이윽고 용을 비롯한 수 많은 신선들이 하늘로 승천하여 되돌아가기 시작했다.

평범한 인간은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던 사태가 끝이 났다. 먹구름이 낀 하늘 한가운데 서광이 비치는 곳으로 그들이 다시금 올라가자 언제 그랬냐는듯 하늘은 다시 맑게 개이기 시작했다.

한여름밤의 꿈이라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증거는 명백하게 있었다. 천장이 뜯겨나간 궁전이나, 혹은 허공에서 장작 하나 없이 홀로 불타오르는 성화라던가.

현실 감각을 되찾을 무렵, 나는 그들에게 한마디 했다.

"그래? 어디 나한테 예의 어쩌고 들먹이면서 반역죄 뒤집어 씌울 새끼 있냐?"

".........."

그들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자기가 가진 권력은 내 앞에서 별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인간인 이상 언젠가 반드시 죽는 것은 필연이며 사후에 지옥에 간다면 그 쌓은 업에 대한 대가를 받는다.

사실 선업이던 악업이던 생전의 카르마를 제거해야 하는건 당연하지만 악업 쪽이 지우기 더 힘들다. 아니면 선업을 악업 이상으로 쌓던가.

"니들 지금 죽으면 지옥에서 수만년은 썩으면서 고통받겠지. 자기가 지은 죄는 당연히 잘 알테니까. 살아 있는 동안 착한 일 좀 많이 하라고, 혹시 알아? 1만년 썩을거 5천년으로 줄어들지?"

"으으으......"

나는 다시금 고개를 돌려서 허탈한 표정을 짓고 있는 유 승상에게 다가갔다.

"그래, 기분은 어때?"

정치 게임이란 수 싸움이다. 가지고 있는 패를 사용해서 상대방을 무너트리는, 체스나 장기와 비슷하다.

물론 다른점이 있다면 돈이나 권력의 차이에 따라서 쓸 수 있는 말의 개수가 차이가 나는 공정하지 못한 싸움이다. 마치 지금처럼.

상대는 킹을 제외한 다른 말들을 수십개씩 가지고 있는 승상이지만 나는 게임판의 룰을 벗어난 것을 끌고왔다. 뭐라더라, 이건 탱크야! 체스를 이겨! 대충 그런 느낌으로.

명분이나 힘에서 압도적으로 밀려 그들이 할 수 있는건 곱게 죽던가 구차하게 목숨을 구걸하던가, 둘 중 하나다.

"이미 기세는 기울였군. 애초에........"

"한 일이 있으니 돌아갈 수는 없겠지만 돌아와주길 바라는 사람은 있어 보이는데?"

그는 흠칫하여 용상 위의 황제를 올려다 보았다. 평소라면 무례라고 할법한 행동이지만 지금 상황에 예법을 들이밀 사람은 없다.

일이 마무리된 황제는 그와는 반대로 눈에 총기가 가득했다. 하늘의 지지까지 받았으니 황권을 강화하여 통치하는데 별 문제가 없을테니 근심이 사라진 눈에 생기가 도는건 당연했다.

"폐하, 부디 소신의 불충을 용서하지 말아주시옵소서........"

"승상......어찌 갑자기 그리 변한거요? 어릴적 본인을 가르쳐주던 지혜롭고 현명한 모습은 어디로 간 것이오?"

"소신에게 가장 큰 죄가 무엇이냐 한다면 승상이란 직위가 아닌 일개 인간으로서의 옳은 것을 추구했던 것이겠지요.......마지막으로 소신의 목숨 하나로 끝내주시길 바라겠나이다"

"승상!!!"

황제의 외침에도 그는 품 속에서 호신용 장도 하나를 꺼내어 그대로 자신의 가슴을 찔렀다. 장도에는 독까지 발라져 있는지 금새 그의 안색이 새까맣게 물들어갔다.

지금 죽는다면 그는 지옥으로 끌려갈게 분명한 일이다. 아니, 설령 제일 나은 경우라 할지라도 축생도, 즉 동물로 환생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는 지었던 죄를 전부 자기가 가져가며 입을 다무는 것을 선택했다.

"그건 과연 긍지일지, 아니면 명예인지. 다른 무언가인지......."

조금은 알아볼 시간이 필요할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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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에 없던 옥황상제의 행차로 꽤나 소란스러워졌다. 하지만 그 반동으로 황권은 이전과 비할바 없을 정도로 강력해졌다.

대부분이 지옥행이 예정된 대신들과 옥황상제가 전륜성왕이라 보증한 황제. 백성이 모른다 할지라도 당사자가 아는데 절대로 거스를 수 없다.

"철륜왕이란 전륜성왕의 등급을 뜻하지. 그 위로 동, 은, 금 등으로 나누어서 금륜왕이 제일 뛰어나고 현명한 왕이지만 가장 아래라고 해서 능력이 없는건 아니다. 애초에 전륜성왕이라는 단어 자체가 덕과 인망으로 나라를 통치하는 지도자를 뜻하니"

"꽤 박식하네. 나무위키 켰음?"

"스승님께서 무공 외에도 몇가지 교육은 하셨으니. 그때 배웠던 것 중에서 기억나는 이야기일 뿐이다"

그 뒤로 이틀 정도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아직 부산스러운 느낌이 강하다. 할 일이 많을테니 당연히 그러하겠지. 대신들 세력도 좀 죽이고 증거 좀 찾아다가 죽일놈을 죽이고.

그동안 우리들은 특급의 대우를 받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옥황상제와 대등하게 행동한 나에게. 그래서 그런지 수발 들어주는 시비들의 행동에는 경외와 공포가 반반씩 섞여 있었다.

"대협께서 평범한 분은 아니시라고 생각했는데 어찌 옥황상제께서 대협을 알고 계시고 그렇게 격식없이 대화한 것입니까?"

"어, 그냥 개인적으로 알기도 하고 지인이기도 하고. 어떻게 이걸 설명하야 하나......"

초월자간의 이야기는 말하기 좀 그렇다. 퍼져도 상관은 없지만 이해하거나 납득하기도 힘들어서 그렇다.

아, 간단한 방법이 하나 있다.

"옥황상제랑 천기자랑 배다른 형제임"

"예?!?!?!"

"뭐?!?!??!"

"아니, 용하연 너는 왜 그렇게 놀라냐?"

"처음 듣는 사실이다만?!"

"항렬상으로는 그렇긴 해"

관리자는 창조의 절대자가 직접 창조한 고위 정신체다. 그리고 그레이는 창조의 절대자의 장남이고. 조금 다르긴 하지만 크게 본다면 형제라고 봐도 무방했다.

다만 깊게 들여다보면 꽤나 다르다. 장남인 그레이는 확실히 자식 취급이지만 관리자들은 그보다 못하니까.

아, 그렇다고 해서 막 대한다는 뜻은 아니다. 단지 깨물어서 다 아픈 손가락 중에서 친자식이 좀 더 아픈 손가락일 뿐이지.

"그러면 그 두분의 아버지는 도대체 어떤 분이십니까?"

"어......반고?"

"그런?!?!?"

절대자라는 개념을 모르니 그냥 창조신이라고 말해줄 수 밖에 없다. 물론 이렇게 맞춰도 나름 설득력은 있으니까.

"근데 선이는 뭐 생각하니?"

".........선계에는"

한동안 뚱하니 뭔가 상념에 잠겨 있던 선이가 중얼거렸다.

"선계에는 천도복숭아가 있을까요? 그 왜 제천대성이 먹어서 불로불사가 됐다고 하는 그거요"

"있는데?"

"정말요? 혹시 먹어보셨어요?"

"먹어는 봤는데 맛은 좋아도 효능 때문에 내 취향은 아니야. 그리고 천도복숭아는 인간용이랑 선인용이 따로 있어서......참고로 선인용이 더 맛있어"

"천도복숭아라고 한다면 한입 먹으면 평생 무병장수 불로장생하고 죽은지 사흘이 되지 않은 사람이라면 즙을 짜내어 먹여 살릴 수 있다는 선계의 귀보가 아닙니까? 설마 대협께서 젊으신건 천도 복숭아 때문에.......?"

"그거랑은 별개의 문제고"

확실히 맛은 있다. 그런데 오래 사는거면 몰라도 육체적인 불로불사는 딱히 내가 바라는게 아니라서 좀 그랬을 뿐.

나는 인간은 언젠가 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설령 연명하여 수천년을 산들 언젠가 그 끝이 존재하기 때문에 인간은 훌륭한 생물이라 생각하고 있다.

"선인이 되면 천도복숭아 먹을 수 있어요?"

"등선하는 선인한테는 기본적으로 몇개씩 주니까. 도를 닦던지 무공을 익히던지, 어느 쪽이던 상관없어"

"그럼 무공 열심히 익혀야겠다!"

"여태까지는 열심히 안했고?"

"더 열심히 할게요!"

선이를 움직이는 원동력은 흥미다. 흥미를 가지고 있다면 무공이던 뭐던 무서운 수준의 재능을 보여주지만 반대로 흥미가 없다면 그 재능은 반감된다.

성장하는데는 장점이지만 생사결을 앞둔다면 지극히 큰 단점이 된다. 나 같은 인성 파탄자가 아닌 이상 사람을 죽이는 일에 흥미를 보일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한창 평화로운 선계에 올라가서 지내는게 낫긴 하겠지. 선이 정도면 죽기 전에 등선해서 잘 살 수 있을거다.

"선계와 옥황상제라니.......겪어본 일이지만 정말 먼 이야기군요"

"다른 사람들은 오죽하겠냐? 황제는 이번 기회를 삼아서 중앙집권체제라도 이룰 생각으로 보이지만 말이야"

"그런데 대협께서는 등선 안하시고 왜 인세에 계시는겁니까?"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고 하잖냐"

"그러고보니 저승, 지옥도 있다고 하였으니......착하게 살아야겠습니다"

"그래, 그래야 좋은 법이지"

나는 성악설을 믿는다. 인간은 그 태생 부터가 악한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만큼 인간은 후천적인 경험과 교육을 통해 얼마든지 선해질 수 있다. 그래서 인간이 좋은거다.

인간의 사후에는 윤회에 들기 전 생전의 기억과 업을 소멸시켜야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기억 같은건 윤회의 좌라는 이면 차원에서 시온이랑 같은 4대 차원종 중에 하나인 아레기쉬가 처리한다. 업도 처리하기는 하는데 업은 대부분 각 차원의 지옥에서 처리하고는 한다.

거기서 분리수거 해서 영 못쓰겠다 싶은건 심연행이고. 착하게 살아야 죽어서도 고통받지 않는다.

"사람을 죽여도 생전에 쌓은 선업이 많으면 나름 선처해주거든. 그니까 협객행 좀 잘 하고, 사람들 도와주고 그래라"

"알겠습니다 대협"

만약 내가 죽으면 지옥이나 심연에 떨어지는게 아니라 영혼이 소멸될거다. 최악의 선택이지만 당연한 일이다.

내가 여태껏 쌓아올린 죄는 그런식으로 속죄하거나 갚을 수 있는게 아니니까.

하지만.......아직은 아니다. 적어도 먼 미래의 언젠가의 이야기다.[작품후기]대충 나올만한 떡밥은 나왔으니 짐작하시는 분들도 있겠죠.

그리고 제 연참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일단 페그오 룰렛 좀 돌리고 오고요. 간만에 재료 줘서 개꿀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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