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최흉의 대마왕-358화 (358/507)

358회

[천하삼절이 은원을 너무 쌓아서 무림이 리틀 묵시록?!]황제, 혹은 천자(天子)는 하늘의 아들이란 뜻으로 황제가 통치하는데 정당한 이유, 혹은 그 권위를 나타내기 위한 호칭이였다.

근데 생각해보면 하늘 입장에서는 어이가 없을거다. 고작 인간의 지배자 따위가 하늘의 아들이라 칭하고 있으니 말이다.

쿠구구구구구구구!!!!

"구, 궁이! 궁이 흔들린다아아아아!!!!"

"지진, 지진인가?!?!"

그의 기척을 느껴서 권능의 사용을 해제하자 대신들은 주변을 살피다가 궁이 흔들리는 느낌에 허둥지둥거렸다.

사신위들은 몸을 날려 황제에게 달려갔다.

"폐하를 지켜라!!!"

"무너지는 건물에서 탈출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도 황제를 지키려고 하다니, 충신은 충신이다. 인망이 있는건지 능력이 있는건지 잘 모르겠지만 나쁘진 않았다.

하지만 이건 궁이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좀 더 다른 것이다. 궁전은 무너지지도 않으며 애초에 지진조차 아니다. 진동의 근원지는 땅이 아니라 건물 전체다.

이윽고, 건물이 들어올려진다. 기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순수한 의지의 힘으로 궁의 천장이 뜯겨나가며 하늘이 보인다.

그렇지만 하늘은 평소에 보던 파란 하늘이 아니였다. 어두운 먹구름이 끼어 심상치 않게 울리고 있었고 그 한가운데에 뚫린 유일한 구멍에서는 하늘이 아니라 서광이 비치고 있었다.

"요, 요용!!!! 용이다!!!!"

그리고 이미 먼저 내려온 두마리의 쌍룡이 궁 앞에 있었다. 염동력으로 궁의 천장을 뜯어낸 것은 다른 것이 아닌 바로 그들이다.

두마리의 용은 청색과 적색의 용으로 한쪽은 청룡 같지만 다른 한쪽은 어째 주작이랑 색이 겹치는 느낌이다. 허나 거대하고 긴 몸과 위엄 넘치는 외견, 그리고 앞발에 쥐고 있는 여의주에서 비치는 존재감은 한낱 인간조차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무릎을 꿇어 경의를 표하라!!!]

[옥황상제께서의 행차시다!!!]

우르릉!!!

천둥과 같은 의지가 퍼진다. 용이라는 초월종의 능력 덕분인지 의지로 의사를 전달하는 것도 쉽다. 적어도 이 태원 전체에 퍼질만큼 말이다.

그리고 서광이 비치는 곳에서 거대한 행진이 이어진다.

등선하는 도인을 태우고 하늘로 날아오른다는 선학과 용, 그리고 각양각색의 인간이 아닌 것들과 신선이 구름을 타고 내려왔다. 인세의 광경이 아니라 신화의 한 장면을 보는 모습에 나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의 넉이 나갔다.

심지어 용하연도 처음 보는 광경일거다. 등선해봤던 만병왕은 한번쯤 봤을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쿠우웅!!

그저 모습을 드러내는 것 만으로도, 행차하여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으로도 위압감이 남다르다. 필멸의 이치에 따르는 자들은 그 앞에서 머리를 똑바로 세울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고개를 치켜들고 서 있는건 나와 용하연 뿐이다. 그마저도 용하연은 약간 부담스러운 느낌이고.

"하늘 위에 하늘이 있다더니......"

"하늘이 아니라 하늘 그 자체지"

구름을 타고 내려오는 신선, 혹은 신인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기린과 백택이 이끄는 마차를 타고 내려오는 존재가 있었다.

다른 자들은 걷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홀로 앉아서 내려오는 그 자야말로 이 행성의 절대적인 권력자이자 전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존재.

이 행성의 관리자이자 옥황상제다.

"인간이여, 고개를 들라"

후욱!

사람들을 짓누르던 기세가 사라진다. 그제서야 고개를 들 수 있게된 사람들은 고개를 들어 옥황상제를 보았다.

외모의 문제가 아니라 코 앞에 있는데도 거대한 존재감은 평범하지 않다는걸 느끼게 해준다. 그나마도 인간에게 보여주기 위한 모습으로 조절해서 망정이지 평범한 인간은 초월자의 존재감 앞에서 이지를 상실하거나 미쳐버릴 수도 있다.

뭐라고 하더라......받아들일 수 있는 정보의 양의 차이? 크툴루 본거랑 비슷하지만 다른 느낌이다.

"어, 어찌......"

황제는 현실을 깨달았다.

눈 앞에 있는 존재는 인간 따위는 비교도 안되는 존재이며 이 세상의 주인이자 신이라고.

그걸 본능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별다른 말 없이 그걸 납득시킬 수 있기 때문에 신인 법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신의로서의 위치. 즉 신위(神位)다. 신을 이루는 3대 요소인 신앙, 신성, 신위 중에 마지막거 말하는거다.

"상제께서 어찌하여 지상까지 내려오셨사옵니까?"

황제의 입에서도 절로 존대가 나오게 만드는 옥황상제였다.

물론 진짜 도교에서 불리는 그 옥황상제는 아니지만 신이면서 고위 정신체, 그리고 관리자다. 그는 다른 신선들을 위시할 수 있는 절대적인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원전보다는 훨씬 더 권한이 강할 것이다.

아마 도교의 최고신인 원시천존도 여기서는 옥황상제가 더 쌔다. 힘이던 권력이던 말이다.

"짐이 볼일이 있는 것은 그대가 아니다. 그대들이 반역죄를 몰아 구족을 멸한다 어쩐다 했던 흉제(凶帝)를 말리기 위해 몸소 내려왔다"

"거 참 그런거치고는 꽤 거창하게 준비해서 내려온거 아니야?"

"허업!!!!"

내가 옥황상제에게 허물없이 말 거는 모습에 누군가 기겁을 하며 숨을 들이켰다.

하지만 그는 별로 신경쓰지 않고 있었다. 애초에 갑은 나다.

관리자와 대마왕의 관계는 쉽게 말하자면 둘 다 공무원이지만 나는 감사원 소속에 가깝다는 점이다. 문명 운영을 좆같이 했으면 문명과 함께 그 운명을 달리 해주는게 일이다.

물론 저번의 백리처럼 관리자가 요청하면 우리도 손 땐다. 그건 우리가 마냥 관리자를 무시한다는건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한들 내가 갑인건 변하지 않는다. 내가 꼴갑질도 안하고 갑질도 내키지 않지만 필요하면 한다.

"간만이군. 인간의 시간으로는.......대충 백년 정도인가?"

"그렇지 뭐. 인간인 나한테는 꽤나 긴 시간이지만 말이야. 근데 백년이나 되나.....? 아, 생전에 만난거였지"

내가 이 행성에서 살 때 젊을 때 한번 만나고 그 뒤에 안봤으니까 100년이라고 하면 충분히 그 정도 된다.

저쪽 관리자야 장모님이니까 나도 친하게 굴어야 하지만 이쪽 관리자는.......뭐, 나쁘진 않다. 평균에서 살짝 위. 문명 다스리는 신 중에는 엿같은 놈들도 많아서 그런 애들 비교하면 괜찮은 편이다.

특히나 게임 시스템 같은거 도입하는 새끼는 내가 손수 찢어주다 신성 박살내고 다시는 부활 못하게 조져줬다.

재미있고 좋아 보이지만 숫자 따위로 인간의 가치를 판단받는 세계는 필요 없다.

이해하기 힘들다고? 같은 쌍둥이가 물에 빠져 위험에 빠져 있을 때 한명만 구할 수 있다면 극렬하게 고민하겠지만 만약 한쪽이 더 좋은 스테이터스나 스킬을 가지고 있다면 선택을 확정되는 법이다.

그런건 내가 죽어도 못본다. 척 지더라도 신이던 관리자던 갈아버리고 말지.

"간만에 돌아온 중원에서 무엇을 하려고 했나. 흉제여"

"뭘 하긴, 대충 수십만 정도 죽여버리려고 했지. 알면서 뭘 물어?"

"거기에서 생기는 여파는?"

"내가 그걸 신경 써야돼? 이 새끼들 내 사람들 건드리고 울 마누라까지 걸고 넘어지고 앉았는데?"

옥황상제의 눈이 그들을 향한다.

같은 사람의 시선도 알 수 있는데 그만한 존재감을 가진 존재가 자신을 주시한다는 감각은 마치 천둥이 치는것 같은 느낌으로 전해지는 법이다. 물론 본인이 겁주려고 일부러 그러는 것도 있고.

"너희들의 무지와 오만이 국가의 파멸을 부르게 생겼구나"

"으, 어어어어......."

"상제시여.....!!!!"

눈치가 돌아간다면 알아차렸을거다.

나와 옥황상제의 사이는 적어도 동등한 위치라고. 그런 나에게 시비를 턴 것까지 생각이 닿았다면 이 사건을 어떻게 수습할지 감도 안오겠지.

"흉제여. 재고의 여지는 없는가? 무고한 자의 생명이 스러지는 일은 짐도 바라지 않는다"

"재고고 나발이고 내가 제일 빡친건 울 마누라 들먹인 새끼들이거든? 그리고 그놈들은 나라의 힘이 자기거라 믿고 이 지랄을 하는거고. 특히나 여기에 있는 머리 굴리는 것들 대부분이 그렇지"

움찔!!!!

엎드려 있던 자들 대부분이 격렬하게 반응했다. 마치 번개라도 맞은것 같다.

누굴 대상으로 하는지는 자신의 양심이 판단할 것이다. 그리고 그건 옥황상제라도 알아볼 수 있을테고.

"굳이 꼭 그렇게 학살을 해야 성이 차겠는가?"

"성이 차고 뭐고 해야 하는거라니까? 내가 내 마누라에게 적의를 가진 놈들을 냅둘거라고 생각하냐?"

"그렇다고 한들 평범한 백성들은 죄가 없지. 그들은 명령을 받은 것을 행한 죄 밖에 없을테니"

"명령 받았다고 다 무죄가 되면 어디 유태인 수용소 감독관들은 다 무죄겠네. 그렇지?"

"그렇게까지 해야 하겠는가?"

"인간은 누구나 자기 의지대로 할 권리가 있어. 그걸 무시하고 명령받은대로 하겠다면 처벌해야 할 부분이지. 그렇지?"

명분은 나에게 있다.

좀 과하게 반응하는거 아니냐고 물을지도 몰라도 나에게 있어서 시온은 절대적이고 거기에 있어 쉽사리 양보해줄 마음은 없다. 시온을 해칠 마음이 있다면 그놈들은 전부 해치우던가 아니면 시온을 해칠 가능성이 0에 수렴하도록 만들건가 둘 중 하나다.

양보해줄 생각은 없다. 그만큼 이 일은 나에게 중요하니까 말이다.

"부디......내가 최후의 방법까지 쓰게 하지 말아주게나"

"........."

관리자가 말하는 최후의 방법. 그것은 그냥 무력 행사 같은게 아니라 관리자로서 할 수 있는 최후의 수단을 말하는 것이다.

우주 레벨의 관리자인 장모님보다 권한의 넓이가 작은 행성 레벨의 관리자인 그가 서로 위치로서 동등한 이유는 그거다.

그는 창조의 절대자에게 직접적으로 대면해 상소를 올릴 수 있다.

단지 그것 하나만으로도 관리자는 존중 받아야 한다. 그만큼 절대자의 위치는 이름 만큼이나 절대적이다.

창조의 절대자가 직접 나설 일은 드물 것이다. 그는 아직 전쟁의 후유증이 낫지 않았을테니까. 하지만 그 자식들, 그레이와 팬텀, 그리고 용제(龍帝)와 영제(靈帝)가 직접 나설 것이 분명하다.

내가 아무리 시온을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다지만 류씨 가문 전체를 적대하고도 살아남을 수 있을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같은 대마왕인 팬텀 그 새끼를 상대해도 원펀치에 뒤질걸 생각해야 하는 판에 이기는건 개뿔이다.

"그래"

어차피 나는 여기 황제가 마음에 들었고 처벌하는 것도 못해도 사형일테니 양보해줄 마음은 있었다. 나라고 뭐 융통성과 양심이 없는줄 아냐?

만약 놈들이 정말로 시온을 적대하려고 한다면 내가 수백번을 뒤지건 수천번을 뒤지건 알바 아니고 '인간을 그만두겠다 죠죠!'하는 느낌으로 로드에 올라가 다 죽이고 다녔을 것이다.

시이벌 내가 로드 아닐 때도 로드 죽여서 눈앞의 옥황상제도 그 위업을 인정해 흉제(凶帝)라고 부르는 판에 로드 오르면 어쩌겠냐? 적어도 절대자 정도 되면 상위권이 아닌 이상 좀 긴장 타야 할걸?

"근데 난 죽이겠다는 생각 변함 없거든. 여기서 날 막고 싶다면 합당한 조건을 제시해봐"

여기서 갑은 나다.

옥황상제가 아무리 지랄해도 날 못이기고 소집 때리면 그가 관리하는 세계는 전부 날아간다. 어디까지나 무공의 발전을 꾀하고 있기에 대마왕들이 봐주는 차원일 뿐이지 소집 때리면 진작에 날아갈 문명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옥황상제도 내 의견에 따를 수 밖에 없다.

"이번 일에 관련된 자들. 자네를 적대한 자들을 전부 지옥으로 끌고 가도록 하지. 어차피 위정자인 이상 지옥행을 피할 수 없을테니 말이다"

"호오, 꽤 재미있는 소리 하는데"

"염라대왕!"

"예!!!"

본디 도교의 신화라면 옥황상제보다 위인 신도 있지만 여기는 그걸 기반으로 할 뿐 실질적으로 다르기에 옥황상제가 최고신이다.

염라대왕이고 제천대성이고 죄가 그의 아래다. 이 행성에서 태어나 성장해 자란 자들은 전부 그의 권한에 따라 컨트롤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자리에 있는 인간 중에서 생사부에 기록되어 명백히 지옥행이 결정된 자를 판단하게"

"예!"

지옥의 시왕 중 하나. 그러면서 지옥의 왕이라 불리는 염라대왕이 옥황상제의 명에 생사부를 넘긴다.

손오공, 즉 제천대성 투전승불이라 불리는 돌 원숭이조차 기록되어 있다면 거스를 수 없는 절대적인 명부가 뒤적인다. 평범하게 종이 넘기는 소리가 울리지만 그걸 듣는 사람은 죽을 맛일게 분명하다.

"이 자리에 있는 인간 중 약 60여명이 평등대왕의 철상지옥행이 예약되어 있습니다. 그 외에 20명 가량이 오관대왕의 검수지옥이 예약되어 있으며 가장 형이 적은 2명 정도만 축생도로 보내질 예정입니다"

"흠, 잘해도 짐승으로서의 환생인가"

"너네 아직도 막 팔대 지옥이나 그런거 하고 앉았냐? 내가 아는 염라대왕은 다 리모델링하고 간단하게 몇개만 냅둬서 효율적으로 굴리는데"

"그거야 지옥의 정체성이지. 마음대로 바꿀 수 없다"

"지 좆대로 하는 주제에 참 이럴 때는 태클 안듣네"

하지만 죄 지은 녀석만 딱 골라서 처벌하겠다고 한다면 나도 양보해줄 용의는 있었다. 나라고 뭐 맨날 나라 하나 죽이고 막 그러는 인간성 상실한 괴물 새끼인줄 아냐?

충분히 관용을 보여줄 여지가 있다면 넘어가 줄 수 있다. 게다가 여기서 양보 안하면 분명 옥황상제 저 새끼 창조의 절대자한테 가서 꼰지른다.

내가 로드 오르기만 해봐라. 절대자 와도 조져버릴테니까!!!!

"지금 여기서 죽여버리려고?"

"그럼 아닌가?"

"솔직히 나도 괜찮다고 생각하긴 하는데 누구누구 힘들어질게 걱정되서 하는 말이지"

내가 슬쩍 황제를 쳐다보자 옥황상제도 그를 보았다.

처음으로 그의 안색이 바뀌었다. 이 세상에서 태어난 존재라면 뭐든지 꿰뚫어보는 그의 시야가 황제를 유심히 살펴보아 판단했다.

"오호, 철륜왕(鐵輪王)인가. 요즘 시대에 전륜성왕이 태어나는 일은 드물진데"

"전륜성왕에도 급이 있던가? 아무렴 뭐 어떻고, 어쩔거야?"

내가 직접 해도 되고 옥황상제가 손을 써 죽여서 놈들을 지옥으로 끌고가도 되지만 그래도 나름 머리쓰는 인력인듯 빠지면 고생할 사람은 정해져 있는 법이다.

황제가 맘에 들었으니 국가 붕괴만큼은 피하게 해줘야지. 다 죽여버려도 시원치 않지만 일단 여기서 양보해주자. 어차피 그들의 사후에는 지옥이 예약되어 있으니까.

나도 나름 초월자다. 인간의 수십년 세월은 그리 오랜 시간이 아니다.

"좋다, 판결을 내리지"

내가 보기에는 꽤나 괜찮은 판결이였다.

더 이상 반역 어쩌구 나발이고 하는 놈들이 지껄이지 못할만큼 말이다.

[작품후기]흉제 : 주인공이 로드 하나 조지고 얻은 최고의 업적 칭호.

관리자도 종류가 갈리는데 선천적인 관리자인 옥황상제와 하논에서 전생한 후천적 관리자인 주인공 장모님이 있죠.

장모님의 경우는 비유하자면 대기업 사장이고 옥황상제는 중소기업 사장 같은 느낌.

다만 중소기업 사장이 대통령이랑 친해서 가끔씩 밥 먹고 그럼.

주인공이요? 검찰총장 정도.

그나저나 또 성실 연재 왔네요. 연참해야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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