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최흉의 대마왕-356화 (356/507)

356회

[천하삼절이 은원을 너무 쌓아서 무림이 리틀 묵시록?!]높으신 분을 만났으니 얻는 정보의 질도 다르다.

조유현 장군이 나에게 일부러 시비를 건 것도, 상황이 이런 상황이 될 것도 한편으로는 예상했을 만큼 뒤에서 움직인 세력이 있다는 정보마저 들어올 정도로 말이다.

"물론 이렇게까지 행동하실줄은 저희도 몰랐습니다만......."

"뭐? 한 따가리 더 하자고?"

"야, 참아라!!"

"참아주십시오 대협!!!"

"아저씨!!!"

현 황제의 권위에 도전하는 세력이 있다는 것은 황제의 위치가 위협받는다는 증거다. 사극 같은데 보면 '통촉하여 주시옵소서!!!'하며 소리치면서 죽어라 반대하는 놈들이 있잖아.

왕정 같은 중앙집권체제의 정치 구조라도 결국에 왕 혼자 다 해먹으려면 빡세다. 더군다나 이번 왕조는 전 왕조가 멸망하여 다시 새로 일어난 왕조인 만큼 민심을 안정시키고 확실한 권한을 손에 넣으려는 만큼 다른 사람의 손을 잡아야 했다.

요컨데 황제의 권력이 생각보다 강하지 않다는 소리다. 이번에 군대를 움직인 것도 꽤 많은 반발을 억누르고 움직였을 만큼 말이다.

"근데 군대는 왜?"

"본래 이름 높은 고수인 당신으로부터 호위하기 위한 병력......이란게 일단 명목입니다"

"아, 아랫놈들 압박하려고 그러는거구나"

"예, 그렇습니다"

군사를 움직일 수 있는건 황제의 당연한 권한이다. 다만 그걸 멋대로 움직이려고 했다간 아랫놈들이 당연히 반박하고 올라오는게 당연했다.

하지만 핑계가 있다면 놈들도 뭐라 하지 못한다. 황제가 자기 위험하다고 혹시 모르니까 군사 좀 불러오겠다는데 지들이 무슨 이유로 반박할거야?

그렇지만 그건 나를 부르는 것 자체에서 모순이 생긴다. 위험하면 애초에 초대하지 않으면 될텐데.......

"천하삼절 중에 만병왕이라 불리는 자는 하늘의 부름을 받아 용을 타고 등선을 하였다고 했습니다. 기록에도 그렇게 남아 있는 것을 본다면 확실한 사실, 그런 천하삼절을 황사로 두어 가르침을 받는다면 선인의 도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사제가 등선한건 맞는 말이고 나도 맘만 먹으면 할 수는 있지"

"하긴, 너 정도 되면 옥황상제도 팔 벌려서 환영해줄껄? 아마 한자리 내줄듯"

"만나본적 있는 말투로군?"

"아, 예전에 한번. 무뚝뚝해서 별로 친하게 굴만한 사람은 아니였어"

"..............."

현무 대장군은 내 말이 사실인지 거짓인지 판단할 수 없어 침묵했다.

근데 내가 이런걸로 구라치고 그럴 사람은 아니지. 여기 옥황상제도 지구 쪽의 장모님과 같은 관리자니까.

다만 권한과 직위가 다르다. 장모님은 하논에서 전생한 우주 레벨의 관리자지만 이쪽의 옥황상제는 창조의 절대자가 직접 창조한 행성 단위의 관리자다.

관리자라는 동등한 선상에 서 있기는 하지만.......음, 대충 서로 다른 두 대기업의 부장이란 직책을 가진 사람 정도? 어느 쪽이 위냐고 물으면 애매해진다. 각자의 장점이 다르니까.

아무튼 나는 그런 옥황상제를 한번 만난적 있다. 지금은 말고 국하루 운영할 때.

보통 관리자는 대마왕이 자기 관할 문명을 방문하면 기겁한다고. 그래서 한번 얼굴 보러 갔지. 이후에는 만난적 없고.

"근데 꽤나 심상치 않은데. 황제의 권위는 절대적인 것이 아닌가? 그런데도 반발하는 놈들이 있다고?"

"........예, 표면적으로는 폐하와 국가를 위한 일이라고 떠드니 더 큰 반발을 막기 위해서는 폐하께서도 손을 쓰기가 힘드십니다"

"요상한데 그거. 짐작가는 놈은 있고?"

"물론 있습니다. 하지만 쉽사리 내칠 수 없는 자인지라......"

"누군데?"

"폐하의 은사이자 현 상(相)을 맡고 있는 유 승상입니다"

".......예? 그분이?"

옆에 있던 동동이가 놀라면서 도리어 의문을 표했다.

이제보니까 동동이가 우리 일행 정보 담당이구만, 뭘 해도 다 아는것 같냐......인명부라도 따로 들고 다니나?

그런데 승상이라, 그 정도 된다면 황권을 위협하기에는 차고 넘치는 직위다. 삼국지 좀 본 사람이라면 조조가 조 승상이라고 부를 정도로 익숙한 관직이지만 현대로 치자면 국무총리나 그쯤 되는 존나 높은 직위다.

사실상 승상쯤 된다면 그 위에 있는건 황제 뿐일터, 그런데 그런 승상이 황제에게 반발한다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법이였다.

"폐하께서 정치를 못하는 것도 아니고, 보면 그럭저럭 태평성대인데 승상이 반발한다라, 꽤나 기분 나쁜 냄새가 팍팍 나는군"

"우선 궁으로 입궐하신다면 분명 반발하는 세력이 모습을 드러낼겁니다. 그러면......."

"다 죽여버릴건데"

"예?"

"다 죽여버릴건데"

"예? 예?!"

황제까지 올라가진 않겠지만 대놓고 날 적대하는 놈들이 결국 나에게 뒤집어 씌울 죄는 반역죄, 즉 조가놈처럼 구족을 멸한다느니 그러면서 태클 걸어올게 분명하다.

근데 내가 그놈들을 살려둬야할 이유가 있을까?

다 찢여죽일거다. 누가 뭐라고 하던 전부 죽인다. 시온을 적대하는 녀석들은 내가 처리하는게 당연하다. 마음 착한 울 마누라는 죽게 내버려 둘지언정 자기 손으로 사람을 죽이는건 못하는 사람이니까 내가 안하면 안된다.

"그렇게 된다면 되돌릴 수 없게 됩니다. 다른 방법이 있을테니까 부디......"

"다른 방법이고 나발이고 내가 참아주는건 댁 같은 수하를 두고 충성을 받는 황제가 마음에 들어서야. 넌 한 사람이 나라 하나를 상대로 이겨서 다 죽여버릴 수 있다는걸 상상할 수 있냐?"

".........?"

정보의 양이라던가 영상 같은게 없으니 이 시대 사람들의 상상력은 빈약하다. 그래서 그런지 현대인이 무림에 환생하면 그 상상력을 기반으로 하여 빠르게 발전하는 일도 있고.

아무튼 이 시대 사람의 빈약한 상상력으로 나라 하나와 싸워 이길 수 있는 인간은 도저히 떠올릴 수 없다. 차라리 용 같은거라면 또 몰라도.

"저놈은 한다면 하는 놈이다. 내가 중.....아니, 서역에서 스승님을 찾으러 돌아다니는 동안 저놈은 왕국 고위 귀족이 자기 마누라를 덮치려고 했다고 국민 2000만명을 죽이고 왕국을 붕괴시켰지"

"농담하시는겁니까?"

"차라리 농담이였다면 나도 웃어 넘겼겠지. 그리고 그 왕국은 이 나라보다 국력이 강했으면 강했지 모자라진 않는다"

여기가 일단 다른 차원이니까 돌려 말하긴 했어도 용하연의 말은 사실이다.

왜냐하면 중국뿐만이 아니라 판타지 배경의 다른 곳에서도 그래봤었거든. 내가 나라 붕괴시키는거 한두번 한줄 아냐.

"들어가서 나보고 반역 타령하는 새끼 있다면 모가지를 뽑아버리겠다. 궁 내부에서 피를 튀겼다니 황제에 대한 모욕이니 지껄이는 놈도 똑같이 죽여버릴거다. 그러니까 너는 먼저 가서 딴 놈들에게 경고를 하는게 좋아"

"........알겠습니다"

순순히 말 듣는게 너무 좋다. 원래 위에 있는 놈들은 남 말은 죽어도 안듣는단 말이야.

이윽고 저 멀리 성벽이 보인다. 그리고 그 성벽 너머로도 보이는 궁궐도 마찬가지로 눈에 띈다.

중국의 궁전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게 자금성이지만 여기는 지구 기반이기만 하지 다른 곳이고 수천년째 황제가 나라를 다스리는 곳이기 때문에 궁전도 다른 궁전이다.

크게보면 같을지도 모르지만 작게 보면 지구의 어느 중국 왕조 양식과도 다른 건축 양식이 눈에 띈다. 이과, 그것도 건축과를 나온 울 마누라는 좋아할것 같은 느낌의 으리으리한 궁궐이였다.

나는 우선적으로 현무 대장군을 보냈다. 왔다고 말해둬야 들어가는데 큰 탈은 없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어떤 새끼가 나한테 시비는 트는건지 한번 보도록 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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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로 궁궐은 존나 넓은데 비해서 교통 수단은 사용이 금지되어 있다. 심지어 말조차 탈 수 없고 혹여 거동이 불편한 신하라도 사람이 끄는 가마 정도나 허용될 뿐이다.

괜히 막 사극 같은거 보면 왕도 궁에서 뽈뽈뽈뽈 걸어다니는거 아니다. 말 같은거 타고 다니다가 말이 똥싸면 그거 처형해도 될껄? 물론 말 말고 사람을.

덕분에 우리들도 마차에서 내려서 걸어서 입궐할 수 밖에 없었다.

혹시 뭔일 날지 모르니까 선이랑 동동이를 데리고 가는건 당연하다.

"저희야 따로 객잔에서 시간을 보내도 될터인데......."

"그러다가 너랑 선이가 인질로 잡히면 어쩌려고? 막 군부에서 사람 나와서 잡아갈텐데 버틸 수 있겠어?"

"폐하께서는 저희에게 호의를 가지고 계신데 과연 그러겠습니까?"

"승상이 대가리라잖아. 각 안보여?"

현무 대장군은 현 황제의 은사가 지금의 승상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나름의 정 또한 있고 충성심도 있을진데 이러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근데 이유고 나발이고 나는 신경 안쓰이거든. 옳은 이유에서건, 옳지 않은 이유에서건, 대의를 위해서건 소의를 위해서건 다 조까고 시온 걸고 넘어졌으면 죽여버린다. 그게 내 논리다.

아무튼 우리들은 외성으로 들어섰다. 금의위들이 우리를 가로막으며 필요한 절차를 알려준다.

"대장군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허나 허가 받지 않은 자는 무기를 가지고 궁으로 들어설 수 없으니 협조해주시기 바랍니다"

"흠"

나 말고 용하연이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나야 맨손 격투파인데 용하연은 대검을 쓰니까. 나는 무기를 들면 오히려 약해지지만 반대로 무기가 없으면 전투력이 급감하는건 용하연이다.

어차피 우리 일행해서 무기를 든 사람은 용하연과 동동이 정도 밖에 없다. 두사람은 얌전히 검을 맡기며 조용하게 지나갔다.

"뭐야, 검 가지고 간다고 징징댈줄 알았는데?"

"검 하나 없다고 나보다 약한 놈들에게 질리 없지. 그리고 그 정도로 성격 더럽진 않다"

"그러냐"

"하긴, 나라 하나 멸망시키는 놈 앞에서 성격 타령하면 굼뱅이 앞에서 주름 잡는 느낌이겠군"

궁궐은 넓기는 했지만 비교하면서 봤을 때 경복궁보다 좀 큰 수준이였다. 보통 사람은 걸어다니기도 빡세겠지만 우리들은 누구 하나 무공을 배우지 않은 사람은 없기에 충분히 여유롭다.

황제를 알현하는 길은 꽤나 복잡하다. 단순한 길의 구조의 이야기가 아니라 절차의 이야기다.

우선 복장에서부터 암살 위험을 피하기 위해 신체검사까지 전부 행한다. 나는 괜찮은데 다른 사람들은 그것만 하더라도 지치는 모양이다.

"뭔가 많이 하네요. 그래서 그런지 힘들어요......"

"그나마도 간략하게 하는것 같은데. 원래 가진게 많은 사람일수록 자기 목숨 챙기고 싶어서 이런걸 많이 하는 법이란다"

그렇지만 결국에 때는 이른다. 절차가 끝난 우리들은 안내를 받아 본격적인 내궁으로 들어섰다.

허나 아무리 준비를 했어도 한계는 있는 법이다. 더군다나 호의가 아니라 악의를 가지고 있다면 더더욱 그렇다.

우르르르!!!

수백의 군사들이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살기등등한 모습이 좋은 의도로 온건 아니란걸 알려주고 있었다.

"영군도위! 이게 무슨 일이오! 이분은 폐하의 명을 받고......."

"나는 승상의 명을 받고 이 자리에 왔소! 폐하의 어명을 거스르고 수많은 황군을 살해한 악덕한 일개 야인을 끌고 가라는 명과 함께!!!"

"이분은 폐하의 귀빈이오!!!"

"폐하의 안전에 위협할지 모르는 자가 말이오? 비키시오!!! 비키지 않겠다면 베겠소!!!"

"지금 폐하의 명을 거역하겠다는 것이오?"

"먼저 어명을 거스른 것은 저놈이오!!!"

승상의 이름이 나온 시점에서 대충 상황 돌아가는건 예상했던 대로다.

"죄인 최악은 들으라!!! 승상의 명에 따라 네놈을 반역 혐의로 구속하겠다!!! 무림인 같은 일개 야인 따위가 감히 폐하의 어명을 거스른 것도 모자라 황군을 죽이는 만행까지 저지르다니 그 죄가 하늘이 알고 땅이 알 것이다!!!"

"하늘이던 땅이던 둘 다 지랄 나발이고 니들 황제 폐하의 병사면 폐하 말을 따라야지 왜 날 잡자고 그것까지 어겨가면서 지랄인데? 승상한테 돈 처먹었니?"

"네 이놈!!! 당장 무릎꿇고 빌지 못할까!!! 대역죄인은 구족을 멸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니 순순히 응한다면 그 처벌을 감해........"

"너 지금 선 넘었다"

뒤에 벌어지는 일들은 내가 예상 했던 것과 같은 일이다.

수백의 금의위들이 그대로 쓰러진다. 그들은 모두가 심장이 멈춰 다시 소생할 수 없는 그런 사람이 되었다. 한마디로 시체가 되었다는 소리다.

"뭐, 뭐야?!"

"어, 어떻게 된거지? 왜 금의위들이......?"

"어? 어어?!"

다른 사람들, 숨어서 지켜보고 있던 시비들이 상황 파악을 하지 못하고 얼이 빠졌다.

지금 당장은 그들이 죽었다는 사실을 모를 것이다. 기껏해야 기절했다고 생각할 뿐이겠지. 아무튼 이때 슬쩍 지나가는게 소란스러워지지 않고 편하다.

"야, 계속 안내해. 폐하께서 보자고 했는데 가야지"

"이, 이건 도대체가......."

"내가 반역이고 역모고 누굴 죽이려고 했으면 진작에 죽였지 살아있진 않을껄? 나는 폐하께 존경과 호의를 가지고 있기에 아무런 짓도 안할텐데.......내가 폐하를 싫어하길 바라나?"

"아, 아닙니다!!!!"

충성심에 목숨을 바치는 것들은 목숨 가지고 협박하는게 아니라 충성하는 대상을 가지고 협박을 해야 잘 듣는 법이다.

이제 점차 온기 잃어갈, 하지만 지금 당장은 아직도 따뜻하기에 살아 있는것 아닌가 의심되는 시체의 산을 해치고 넘어가 본궁으로 향했다.

마치 무혈입성이군. 뭐, 왜, 뭐? 피 안흘리건 맞잖아, 심장마비로 죽었으니까 어디 부딪혀서 깨지지 않는 이상 피가 안난건 맞아.

이윽고 궁에 도착했다. 우리를 안내하던 금의위는 안에 기별을 넣었다.

"폐, 폐하.......명에 따라 무림인 최악을 데려왔사옵니다"

방금 전의 사태 때문에 어전에서는 하지 말아야 하는 말실수를 하여 말을 더듬은 그는 안색이 창백해졌다. 허나 별로 신경쓰지 않는건지 않에서는 젊은 목소리가 들린다.

"들라 하라"

"예!!!"

우리들은 궁 안으로 들어섰다. 고풍스러운 문양과 장식, 그리고 가장 먼저 눈에 띄는건 용상 위에 앉아 있는 황제의 모습이였다.

용의 조각이 새겨진 황좌는 쉽사리 만드는게 허락되지 않는 물건이다. 이 시대에서 용이란 천자인 황제를 상징하는 것이니까.

그렇기 때문에 용상이나 용안이란 단어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평민이 용이 자수된 옷 같은거 입고 다니면 잡혀가는거고.

"기다리고 있었다"

기껏해야 20대 초반, 어린 나이의 황제가 웃으며 우리들을 반겨주었다.

......아, 인상 좋네. 합격!

[작품후기]최악은 피함.

그렇지만 몰살이나 국가 붕괴를 피했다는 소리지 사람 죽이겠다는 생각은 아직도 멀쩡합니다.

신하들 : 저놈의 목을 쳐라!!!

관리자 : (혼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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