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최흉의 대마왕-353화 (353/507)

353회

[천하삼절이 은원을 너무 쌓아서 무림이 리틀 묵시록?!]북해빙궁 애들한테는 잠깐 기다리라고 해두고 나와 용하연은 일단 객실로 돌아와서 필요한 물건을 받기로 했다.

"어디보자.......마룡왕 주소는 따로 등록 안해뒀네. 일단 팬텀한테 걸어야지"

"그 시절 제자 녀석도 그립군. 지금쯤은 나보다 강하겠지?"

"드래곤은 나이 처먹으면 강해지는 종족에 걔는 마법 테크 버리고 무공 테크 타서 더 쌔. 마법사 마나통에 벌크업까지 했으니 말 다했지"

대마왕인 팬텀이 다스리는 문명에는 그의 아래에 여덞명의 마왕들이 권한을 분할하여 통치하고 있다. 물론 이름만 마왕이지 그중에 한명의 지배의 대마왕인 시엔느도 포함되어 있다.

마계인 만큼 그 기준은 무력 중시. 개중에는 마계에 떨어졌다가 뒤질뻔한걸 용하연이 구해서 제자로 들인 녀석이 있었다.

드래곤인데 마계에 좀 떨어졌다고 좆밥 아니냐고? 물론 마법 쓸 수 있으니 쌔긴 한데 마계의 환경은 드래곤이 적응하지 못한다. 평범한 인간이 떨어지면 보통은 마기 때문에 미쳐서 죽는다.

아무튼 드래곤이 마계에 떨어지면 일단 마나가 차지 않는다. 요컨데 마나통은 그대로인데 회복이 안된다는 뜻이다.

그러면 결국 한계가 있을거고......그러다가 지 스승 찾아 떠돌다 그레이가 쓰던 차원이동 마법진에 휘말려서 마계에 떨어진 용하연과 만났다.

"아, 여보세요?"

[뭐야, 무슨 일인데?]

통신기에서 팬텀의 주소를 찾아서 전화를 거니까 바로 받는다. 차원 중계기가 있으니까 거의 실시간 통화에 가깝다.

거기다가 영상 통화. 사무실에서 한창 일하는 중인 팬텀의 모습이 보인다.

"아니, 이번에는 너 말고 니 아래에 있는 애들한테 볼일 있는데. 마룡왕 있냐?"

[한창 서류 결제중인데 왜 슬레이온이야.......무슨 볼일인데?]

"여어기 용하연씨가 전생에 죽을 때 남긴 유품 좀 받고 싶다네. 그런데 그거 마룡왕 레어 한구석에 처박혀 있지 않겠냐?"

[아, 그렇긴 하네. 본인 바꿔줄테니까 잠깐만 기다려봐]

잠깐의 시간이 지나고 바로 수화기 너머의 얼굴이 바뀌었다. 용하연과 비슷한 흑발 생머리의 미녀, 거기에 약간 허스키한 여성의 목소리. 용하연은 익숙할 그런 목소리다.

두사람이 나란히 서 있으면 자매로 오해받을만큼 비슷하다. 아마 드래곤이라서 폴리모프를 용하연 기반으로 했던걸까?

[그래, 전화 받았다. 무슨 볼일인가?]

"느그 스승이 자기 유품 좀 달란다"

[다짜고짜 전화해서 무슨 미친소리냐. 아무리 대마왕이라도 이야기 들어주는데는 한계가 있다]

"너 팬텀한테 이야기 못들었냐?"

[무슨 이야기?]

아무래도 못들은 것 같다. 아니, 팬텀이던 그레이던 두 형제놈들이 쌍으로 그 제자한테는 소식 안넣어줘? 이 새끼들 보게.

인증 시간이 필요해서 나도 통신기를 용하연에게 넘겼다. 간만의 사제 상봉이 이루어진다.

"오랜만이구나"

[............]

"왜 말이 없지? 간만에 또 한번 굴ㄹ......"

[아닙니다! 아닙니다 스승님! 예! 아니고 말고요!!!]

"말투가 바뀔 정도로 기겁할 일이냐.......아니, 용하연이 작정하고 굴렸으면 그럴만도 하긴 할텐데"

초월자라도 과거의 트라우마는 어쩔 수 없다. 오히려 의지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트라우마는 더 큰 타격을 불러일으킨다.

"용케도 알아보는구나. 그 때랑은 외모도 조금 다를텐데"

[분위기란게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옆에 있는 그놈이 허언을 할만한 녀석도 아니고]

"용제급은 아니더라도 나는 어지간해서 구라는 안치지. 그놈은 내장 뽑아서 줄넘기 하겠다는 말도 지키는 놈이잖아"

[아무튼 무사해 보이셔서 다행입니다 스승님.......보아하니 전생각성이신 모양이고, 기억은 전부 가지고 계신겁니까?]

"그래, 현생 인격은 완전히 융화된 상태다. 지금의 나는 네가 아는 나와 같은 사람이다"

[그렇군요]

전생각성에는 여러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우선 전생에 쌓은 업, 그러니까 초월자로서의 경지가 필요하고 후생에도 초월자에 발을 들여 의지를 일부나마 깨우쳐야 하며 전생에 대한 집착이 가장 마지막이다.

요컨데 컴퓨터에서 삭제한 데이터 복구하는거랑 비슷하다. 요즘 컴퓨터는 휴지통에 넣고 삭제해도 복구하는 방법이 있다고 하는데 딱 그거다.

근데 그런 전생각성보다 더 쉬운 부활 방법이 더 있어서.......사실상 그거 못쓰는 다른 초월자들이나 인생 리세마라 하면서 환생 하는거랑 다를바 없다.

"이번에 스승님을 만나러 왔다. 아, 너한테는 네 상사의 형인가?"

[예, 그분이 사조님이신건 진작에 알고 있었습니다. 종종 이곳에 방문하시기도 하고요]

"무공 수련은 게을리지 하지 않겠지?"

[이래보여도 마왕 중에서는 세 손가락 안의 강자입니다. 걱정 마십시오]

"그럼 됐다. 나중에 만나서 이야기 하는 편이 낫겠지.......그나저나 본론이다만, 내가 남긴 유품들, 아직 가지고 있더냐?"

[물론입니다 스승님. 제 레어 한 곳에 보관중입니다. 검은 사조님께서 가져가셨지만 다른건 남아 있습니다]

"내 애검은 됐다. 지금은 쓰고 있는게 있으니까. 개중에 차가운 한기를 내뿜는 반지 같은게 하나 있을거다. 그것 좀 다오"

[차원 퀵 배송으로 보내드리겠습니다]

차원 중계기까지 있는 차원이면 배달비는 그리 많이 나오지 않을거다. 그리고 배달 주소는 통신기를 중심으로 하면 그만이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곧바로 허공이 가볍게 갈라진다. 내가 차원을 찢거나 호라이즌의 디멘션 게이트와 같은 원리다.

그리고 그 안에서 툭, 하고 작은 상자 하나가 떨어졌다. 나는 상자를 받아내서 안의 내용물을 확인해 보았다.

"물건 확인 완료. 이야, 역시 델타 캐슬 차원 퀵 배송은 존나 빠르네"

[거긴 이런 편의적인건 확실한 곳이니까......그래, 그럼 이만 다음에 뵙겠습니다 스승님]

"그래, 건강해 보이니까 나도 한결 낫다. 다음에 보자꾸나"

간만의 사제 상봉도 끝이 났고 우리들은 북해빙궁의 인장인지 뭔지를 가지고 객잔으로 내려왔다.

"신물은......."

"여기 있다"

용하연이 그녀에게 신물을 건냈다. 손을 타고 느껴지는 차가운 한기는 빙공을 익히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신물이라 부를만큼 무공증진에 도움을 줄 것이다.

게다가 상징성. 천년 만에 돌아온 궁주의 신물은 궁주의 권력을 굳건하게 하는데 좋다. 여러가지로 이득이 있으니 이런 곳까지 내려와서 받아가려고 하는 것이겠지.

"음양공신단은 여기 있습니다"

"확실히 받았다"

거래는 완료되었다. 우리야 영약을 얻어서 좋고 상대는 신물을 되찾아서 서로 윈-윈이다 이제 이걸로 선이 몸 보신은 할 수 있겠군.

무사히 일이 끝났으니 이제 서로 볼일은 없다. 천년 전의 은원을 들먹이기에는 당사자와 천년 뒤의 후손이라는 간격이 있었다.

게다가 남궁세가 그놈들이 나한테 깝친 것도 내가 천살제 본인이 아니라 그 제자라서 만만하고 보고 그런거지 당사자가 있으면 그럴 마음은 싹 사라질거다.

"........선배님께선 저희 빙궁에 남은 은원이 있으십니까?"

"그런거 있었다면 진작에 북해빙궁으로 쳐들어갔다"

"알겠습니다"

이야아, 천하삼절의 제자랑 그 당사자랑 이야기 하는 효과가 다르구만. 내가 그런 소리 했으면 반발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데.

아무튼 그녀들은 신물을 가지고 다시금 북해로 돌아갔다. 그녀들이 자리를 뜨자 객잔에는 따뜻한 공기가 불기 시작했다.

"전 왕조가 민폐 끼친것 때문에 현 무림도 문제군. 저 먼 곳의 다른 문파들은 힘을 비축해두고 있는데 정작 중원의 수준은 이 모양 이꼴이라니"

"저도 이 정도로 차이가 날 줄은 몰랐습니다. 탈명수라대도 그렇고......."

"수준 떨어진거야 문제지만 그거 가지고 전쟁이 어쩌느니 하면 나는 간섭 안할란다"

"어? 아저씨, 왜요?"

"지들끼리 치고박고 싸운다는데 끼어들어서 피랑 욕밖에 더 보겠니? 애초에 관련없는 싸움은 안끼는게 제일 좋단다"

용하연이 걱정하고 나도 한심하다고 느끼긴 하지만 전 왕조의 뻘짓으로 수준이 떨어진 것은 꽤나 중대사다.

한국에 주한미군 같은거 없어봐. 북한 놈들이 시도때도 없이 도발하고 자빠졌지. 결국 전쟁을 억제하는건 더 큰 무력일 뿐이다. 그런데 지금의 무림에는 그 무력이 없다.

시이벌, 하다못해 초절정 고수라도 많으면 몰라. 다른데는 절정 고수가 그냥 싸돌아다니는데 중원에만 가뭄에 콩나듯 있으니까 문제다.

"윤 왕조는 본디 무림 말살 정책을 통해서 무림의 영향력을 축소 시키려고 했습니다. 한때는 무기 소지를 금지하는 법안까지 말이 오갔다고 했을 정도로 전 왕조의 무림 혐오는 도가 지나쳤었죠"

"그렇다고 무림 자체를 없에버리기에는 부족하지. 황군이 백만이니 어쩌니 해도 결국에는 그 병력을 다 끌어올 수 없을거 아니야"

"예, 구파일방이나 오대세가 같이 대형 문파들은 명맥은 유지했으나 중소방파들은 그러지 못한 곳이 더 많습니다"

"너희 문파는?"

"저희 유백검문은 청해에 있어서 비교적 정책의 영향을 덜 받았습니다. 그렇지만 다른 지역은......."

자고로 고수를 이기는게 쪽수라고 하였다. 무공을 배우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결국에는 경지에 이르는 사람도 많아지는 법이다.

그렇지만 계속되는 국가적 압박에 문을 닿는 중소방파들이 많아진다면 입문에 지장이 생긴다. 그러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전체적인 수준이 떨어지게 된다.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고도 하는데 그 교육을 망쳤으니 적어도 백년은 복구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전 왕조 똥이 여기까지 오는구만"

하지만 그래봤자 중원 무림의 문제지 이 세계의 문제는 아니다. 결국은 인간과 인간의 일. 북해빙궁이던 마교던 그들이 중원에 진출해 정파가 몰살당해도 무공은 남으며 다른 형태의 발전이 되는 법이다.

그건 내가 끼어들 문제가 아니다. 곱게 오냐오냐 하며 키운 자식은 신세를 망치는 것이니 때로는 넘어져도 스스로 일어나고 다른 애들이랑 놀다가 싸우기도 하는 법이다.

용하연이 끼어드는걸 막지는 않겠지만 나는 깊게 관여할 생각 없다.

"그걸 생각하면 현 왕조인 태 왕조도 고생이 많을겁니다"

"아, 그렇긴 하네"

무림이 침공 당한다는 뜻은 반대로 왕권의 약화를 의미했다. 관과 무림은 불가침이지만 그거야 중원 무림에서 이야기고. 중원을 노리는 다른 문파들도 그걸 존중해줄지 문제다.

불가침이 존중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크게 보면 무림인도 현 왕조의 국민이며 중원에서 사는 이상 그들을 무시하고 살 수는 없다.

치안도 불안정한 이곳에서 하불며 넓은 중국 땅을 커버하려면 무림인의 손을 빌리지 않으면 힘들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관과 무림은 상부상조 하는 관계지만......

마교 같은 종교 기반 단체가 넘어와서 지배하면 그런거 있을것 같냐? 일단 너 이단! 하고 이슬람 과격파나 기독교 광신도 마냥 왕족을 잡아 죽일텐데?

"원래 위에 앉은 사람들이 제일 힘든 법이야. 반대로 위에 앉은 사람이 편하면 아랫사람이 힘든 법이고"

"꼭 해본 말투신데 혹시......"

"옛날에"

나에게 군림하는 재능은 없다. 회사를 맡겨도 결국에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선택을 하지 내가 주도적으로 조직이나 단체를 이끌기에는 부족함이 많다는걸 나도 스스로 알고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환생 좀 타다 보면 종종 다수의 사람들을 이끌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조직이 망하지는 않지만 크게 번성하지도 않는다. 시온 같은 기술 분야의 전문가도 아닌데 내가 해줄 수 있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훈장님은 전 왕조가 잘 했다고 하는데 무림인은 반대네요"

"그야 일반 양민은 살만 하니까. 거리에서 깽판치는 무림인이 몇인데. 그놈들만 없어져도 한결 편할껄"

".......그건 솔직히 그렇긴 합니다"

결국 보는 시야에 따라서 다른 법이다. 나는 사회를 이루는 다수의 시야, 즉 일반적인 양민의 시야로 보고 있지만 동동이는 무림인의 시야로 보니까.

어느 쪽이 옳다고는 할 수 없다. 다만 편협하게 굴지 않아야 하는거지.

"아무튼 무림 말살 정책을 펼치다가 어느 은거고수를 건들였는지, 아니면 하늘이 노하신건지 전 왕조는 벼락을 맞아 궁을 불타여 전부 몰살 당했습니다"

"...........어"

그거 아무래도 내가 보기에는 후자 같은데. 하늘이 노했다는 쪽 그거.

이 세계의 관리자는 무공 발전 중시 테크를 타고 있기에 자기 목적과 반대되는 왕조가 무림 수준을 떨어트리고 있다면 새 왕조로 갈아치우는게 낫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그래서 벼락 같은걸 떨어트려서 망하게 한거고.

아무리 고대 중국이라도 벼락이 떨어져서 궁이 불탔다고 왕족이 다 죽겠냐? 뭔가 손 쓴거지.

"태 왕조는 현대 전 왕조와 다르게 태평성대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여기까지는 무난하지만......"

"야, 그렇게 말 늘이면 불길하잖아. 엮일것 같아서 무섭다고"

"단순한 예측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태 왕조는 무림 친화 정책을 펼치면서 무림에 관심이 많으니까요"

"으아아아악! 제발 꺼져! 조용히 좀 가자! 무림에 왔으니까 이런저런 일에 휘말리는건 생각 했지만 이렇게 따로따로 나눠서 여러개가 엮이는건 싫다고!!"

차라리 막 한가지 문제 가지고 계속 이어서 끌고가는거면 몰라도 각기 다른 문제로 몇건씩 이어지면 귀찮다.

요컨데 한가지 스토리 퀘스트를 계속 이어가면서 하는거랑, 단발성 퀘스트, 그것도 어디어디에 뭐 좀 전해달라는 것이나 물건 찾아달라는 퀘스트만 몇번이나 이어지는건 솔직히 귀찮다!!

사람 뺑뺑이 돌리면 좋냐!!!

"호랑이도 제말하면 온다고 하지. 곧 만나게 되는거 아닌가?"

"제일 귀찮은게 권력을 가진 놈인데......고개 하나 안숙였다고 목을 치려는 놈들인데 상종해서 뭐하냐"

"원래 어전에서는 절해야 하는게 당연한거 아닙니까?"

"할만한 가치가 있다면 해주지. 막 세종대왕님 같은분"

"세종대왕?"

"그런분 있어"

내가 초월자인데도 불구하고 사회의 법과 규율을 어느 정도 존중하는 만큼 국가의 대표도 존중해준다. 다만 그만한 업적이나 인성을 지녔다는 조건 하에 말이다.

근데 세종대왕님이면 그냥 인정이지. 그리고 고개 숙이는게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고 말이다.

아마 대마왕 중에서 머리가 제일 가벼운건 나일껄?

"아무튼 관에서 사람 나오면 용하연이 상대하기"

"짬 때리기냐?"

"심판 하쉴? 소집 때릴까?"

"........알겠다"

"사실 구라지만"

자고로 무림인은 협박이 잘 듣는 법이지!

[작품후기]원래 관리자는 문명 운영에 깊게는 관여 안합니다. 저쪽에 주인공 장모님 보면 대충 알죠.

근데 직접 손 써서 왕조 하나 멸망시켰다는건 어지간히 빡쳤다는 소리입니다.

마치 SCV가 지 혼자 미쳐서 이상한데다 건물 짓고 지랄하는 격. GG각이네.

정작 작가는 국민겜이라는 스타를 해본적 없습니다.

애초에 그런 전략겜을 별로 안좋아해서 롤도 안해요. 기껏해야 옛날에 사이퍼즈 나올때 좀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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