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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흉의 대마왕-348화 (348/507)

최흉의 대마왕 348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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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소설 보면 꼭 주인공의 대단한 무공을 보면서 사술이라고 매도하는 부분이 있다.

어느 무림이다 다 그러더라. 솔직히 클리셰임.

근데 그거 아냐? 보통 주인공이 그냥 넘겨서 그렇지 깊게 들어가면 그건 상대 무공 싸잡아서 욕하는거라는거?

"공명검을 알아보는 놈은 있는데 납득 안하는 놈은 뭐야, 익숙하지 않다고 다 사술인가?"

"호오? 확실히 남들이 보면 사술이라 부를 수 있겠군. 그렇다면 익숙한 것으로 하지"

콰콰콰콰!!!!

빡친 용하연이 공명검 대신에 강기를 뿜어냈다!!!

대검에서 아지랑이처럼 일렁이는 검강은 찔러 넣는걸로 아름드리 나무를 베어 넘어트릴 수 있을만큼 거대했다. 건장한 성인 남성이라도 인체의 신비전을 열 수 있을 정도로 그레이 소드는 위협적인 빛을 낸다.

"애초에 초절정 고수한테 들어먹을 사술이 있다면 그건 그 나름의 기술일텐데 말이다"

"지들이 무지하고 약한걸 사술 타령해서 합리화 시키고 싶은건데 오죽하겠냐. 그리고 그런 사술에 당해서 징징거리는 지들 꼬라지 한번 보게?"

"으으으.....!!!"

공명검은 현 무공의 원리와 동떨어진 기술이다. 그런만큼 피부에 와닿거나 본인이 인지하는 수준은 낮을지도 모른다.

그 왜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줄 모른다고 하잖아. 딱 그 모양이다.

허나 검강은 다르다. 강기는 보편적인 고수의 상징인 만큼 그게 넘실거리면서 자신들을 겨누고 있다는 압박감은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더군다나 용하연이 뿜어내는 기세도 만만치 않았고.

"대협!! 무례를 사과드리겠습니다!!!!"

용하연이 그들의 목을 쳐버리려는 그 순간 남궁지화가 머리숙여 절까지 하며 그녀에게 사죄했다.

죽어서 명예를 지키냐, 아니면 치욕을 받아 살아 남느냐, 그것은 중대 문제다. 인간이란 명예나 긍지 같이 보이지 않는 것에 목숨을 걸며 그것은 때때로 바보스러운 것이 아니라 존중할만한 것이 된다.

물론 이번 경우에는.....

"사문을 욕되게 한 것에 대해 남궁세가의 이름으로 깊은 사과를 드리겠습니다!! 부디 저희의 목숨 만으로 이번 일을 끝내주시길 바랍니다!"

"........"

용하연은 그녀를 내려다 보았다. 어떻게 판단할지는 그녀의 몫이다.

무림은 강자지존, 이긴놈이 뭘 해도 되는 곳이다. 무림 전체랑 싸워서 이길 힘이 있다면 사람을 죽이던 재물을 탐하던 뭘 해도 된다.

그들을 이긴 용하연은 그들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고 남궁세가도 홀로 멸문시킬 수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거기서 끝내 세가에 피해만 끼치지 않게 해달라는건 상대의 과욕이였다.

허나 그녀는 판단을 내리고 검을 거두었다. 객잔에 가득하던 기세가 순식간에 사라져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던 그들의 호흡이 돌아온다.

"모욕을 치욕으로 갚았다. 이걸로 내 은원은 잊지"

"대협!!!"

남궁지화가 밝은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구사일생한 사람과 같은 얼굴이였다. 호랑이 아가리에 얼굴을 처박고 살아남은 것과 다르지 않다.

용하연은 다시금 그녀에게 경고하고 돌아섰다.

"다시는 사문으로 들먹이며 시비걸지 마라. 천년이 지나니까 고작 남궁세가가 천기자와 천하삼절의 이름을 무시하고 세상 참 좋아졌군"

"감사합니다, 대협!!!! 정말 감사합니다!!!"

결국 치욕이란 것도 살아 있어야 느끼는 법이다. 죽어서 얻을 수 있는건 명예 밖에 없다. 참 아이러니하지.

하지만 반대로 죽어서 명예를 지키겠다고 지껄이는 놈들도 있는 법이다. 여기서 그놈들만 피해를 보는게 아니라 세가까지 끼칠 피해를 생각한다면 이 선에서 끝을 내는게 제일 좋은데도 말이다.

"어림도 없다, 지화야!!! 설령 내가 죽을지언정 다시금 천살제의 이름 앞에 무릎을 꿇는 치욕은 없을 것이다!!!"

"이미 무릎 꿇었잖나"

"이놈!!! 날 모욕하지 마라!!!"

"천년도 넘은 선배한테 반말 까지 마라. 그리고 진실을 말하는건 모욕이 아니라 팩트란거고"

"그건 둘째쳐도 얘들 팩트가 뭔지 모를텐데"

빠아아아악!!!

용하연의 신경질적인 발차기가 창천신검의 대가리를 후려찼다. 죽지는 않았겠지만 공명의 묘리를 더한 발차기라 초절정 고수라도 뇌진탕 와서 쉽사리 움직이지 못할거다.

고수가 작정하고 후려찬 발차기는 매서웠다. 단숨에 그의 몸뚱이는 날아가 객잔에 처박혔다.

"크헉?!?"

"태, 태상가주님!!!"

자꾸 이렇게 늘어지만 분명 피보게 된다. 아니, 이미 피는 봤지만 내가 말한 의미는 누구 하나 죽어나간다는 뜻이다.

모욕까지 준건 어떻게든 할 수 있지만 사람이 죽으면 거기서 되돌리기에는 늦었다.

게다가 결자해지라고 했다. 맺은 사람이 풀어야 하는 이야기인데 내가 끝내면 안되겠지. 물론 내가 연관된 일이기는 하지만 나보다 더 나은 사람이 있다.

"그렇다면 자꾸 나한테 그러지 말고 내 스승님한테 해야지"

"흥!!! 네놈의 스승이 천살제니까 그런거 아니더냐!!!!"

"그래서 뭐? 꼭 나한테만 원한을 갚을 수 있다는 소리로 들리는데?"

".........?"

".........?"

창천신검이나 남궁지화나, 그 외 다른 사람들이나 전부 의문을 품었다.

스승이 진 빚은 제자가 갚는게 당연한 무림의 이치지만.......그거야 그 스승이 무림을 뜨거나 은퇴하거나 그래서 손대기 애매한 상태일 때나 그런 것이고.

우리 스승님은 아직도 팔팔한 현역이다. 출산 휴가는 조만간 낼지도 모르겠지만.

"내 스승님이신 천살제께서는 서문세가를 모략으로 멸문시킨 당시의 남궁세가를 멸문시키는 것으로 복수를 완료 했다. 허나 그 뒤로 남궁세가가 재건하는 것도 용납하실 정도로 은원은 끝을 맺어 잘랐다"

복수와 원한은 끝이 없는 것이다. 지금처럼 먼저 잘못한 것은 남궁세가이며 천년이나 지났는데도 명예니 어쩌니 하면서 그 제자인 나에게 덤벼오는게 현실이다.

이대로 냅두면 내가 떠난 뒤 선이에게 무슨 해코지를 할지 모른다. 그러니 은원이란 것도 어디선가 끝을 내야 하는 법이였다.

"헌데 남궁세가가 천년 전에 끝난 은원을 아직도 마음에 담고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지는 법! 그건 제자인 내가 아니라 내 스승님께서 해야 하실 일이다"

"그게 무슨......"

"죽은 사람도 아니고 아직까지 멀쩡히 살아 있는 데다 조만간 중원에 모습을 드러낼 사람인데 당사자한테 따지라는 소리다"

".......!!!!!"

"허업?!?!?"

어차피 알려질 이야기다. 용하연이 자기 정체를 본격적으로 드러낸데다 이미 하오문 쪽에는 흘린 이야기니까 아는 놈은 알고 있었겠지.

겉으로 보면 그냥 결자해지지만 들여다보면 짬 때리기다. 솔직히 남궁세가에 은원진건 내가 아니라 스승님 맞잖아.

"천년이 지난 지금 천살제의 제자와 마룡후 본인이 나타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곧 천하삼절이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헛, 천하삼절이!!"

"그렇다면 만병왕 대협까지도.......!!!"

"하지만 만병왕 대협은 등선하셨지 않은가?"

"아니, 어쩌면......"

"그런데 천하삼절이 한 자리에 모이는 일이라니, 도대체........?"

이쯤 소문 냈으면 지들이 알아서 더 잘 하겠지.

그리고 이렇게 났다면 분명히 스승님도 어디선가 오다가 이야기 듣고 남궁세가를 한번쯤 방문할거다. 설령 모른다고 하더라도 내가 슬쩍 이야기 해주면 그만이다.

그러면 이번 일은 끝!

"남궁세가에는 제자인 내가 아니라 스승님인 천살제께서 직접 방문하실 것이다! 이미 끝난 천년의 은원을 들먹일 생각이라면 이번에야말로 확실하게 끊어버리기 위해서!!!"

남궁세가의 인물들의 안색이 창백하게, 혹은 새하햫게 질리기 시작했다.

왜, 제자인 나는 만만해 보이고 스승인 천살제는 무섭디?

하지만 현실은 반대다. 스승님보다 지금의 내가 더 강하니까. 물론 스승님을 개패듯 패는건 나도 영 내키지 않고 하면 영제(靈帝)가 날 조지러 올거다. 걔는 속성계 로드라서 워 로드 같이 쉽게 끝나진 않을껄.

"오늘은 없었던 일로 해주지. 스승님께서도 손맛 좀 봐야할 것이 있어야 하니까. 그러니 다음을 기다려라"

니들이 시작한 일 니들이 끝내야지. 알간?

*

*

*

*

대충 정리가 끝나고 남궁세가의 인원들은 꽁무니가 빠져라 도망쳤다. 태상가주란 놈은 내상을 입었고 딴 놈들은 상대도 안되니까 결국 할 수 있는건 패잔병의 퇴각 뿐이다.

그나마도 우리가 허락해줘서 가능한거다. 손 쓸 필요 없이 권능으로 놈들을 죽여도 흔적 하나 남지 않겠지만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선물상자를 푸는 재미는 스승님한테 맡겨야 하는거니까.

"무림인은 한편으로 이상하네요"

"어디가?"

"당사자도 아니고 천년 전의 원한을 품고 그 제자한테 갚으려고 하는게요"

"그게 바로 무림인의 은원인 법이지"

"그런데 솔직히 한사람에게 멸문지화를 당한거면 천년을 이를 갈만한 일입니다"

"야, 봐봐. 동동이도 천생 무림인이라고 하는 소리가 딱 그거지?"

"그렇구나!!"

"저는 무슨 교육용 자료였습니까?!"

선이는 조금 의문을 표하지만 동동이는 남궁세가가 한 일에 대해서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이게 평범한 사람과 무림인의 차이다.

한국과 일본의 악연을 보자. 하지만 현대를 보면 과거의 저지른 일에도 불구하고 토착왜구들이 너무 많다. 비유가 좀 이상하긴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과거도 잊어버리는 놈들이 생긴다는 것이다.

팬텀이 심판 때리기 전의 일본도 한창 지들이 했던 만행들을 부정하고 지우려고 했는데 남궁세가는 천년동안 이 갈고 있으니 참 염치 없는 새끼들이란 생각이 든다.

"한국식으로 비유하자면 과거 일본의 만행을 이순신 장군님이나 안중근 의사께서 직접 나타나서 증언하고 몸소 조지시러 오는 각이군"

"거 비유가 참 호쾌하군"

"........?"

우리 말고 딴 사람은 이해 못할 비유였다. 일단 넘어가도록 하자.

......응? 근데 여기도 기반은 지구일텐데 이순신 장군님 있나? 아, 조선도 있는지 애매하지. 근데 무공도 있는 세계관이니 계시면 진짜 번개 숨결 쓰실듯.

"무림에서 은원을 진다는건 저걸 감수한다는 뜻이야. 너도 내가 가르치니까 내 은원을 일부 지게 될지도 모르지. 그게 무림인의 책임인거야"

"그건 이해 하기 어렵긴 한데 그래도 알겠어요"

"사람의 마음이란게 쉽게 그러는건 아니지. 한번에 딱 잘라서 끊어낼 수 있으면 이 세상이 이렇게 돌아가진 않을테니까 말이야"

애초에 그런건 기계나 가능한거다. 후회와 미련은 인간이기에 남기는 것이다.

"그리고 원한에 이어 체면이란 현실적인 문제가 있겠죠. 남궁세가라는 정파의 필두가 한사람에게 무너졌다, 그의 제자가 나타났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그 사실이 계속 따라다닐테니까 말입니다"

"현실적이네요"

"원래 무림은 소설에서나 나오는것 만큼 협의지사들이 넘치는 곳은 아닙니다"

만약 내가 약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아마 창천신검인지 뭔지 하는 놈에게 죽었겠지? 그래놓고 원한을 갚았다! 역시 남궁세가야! 하는 시선만 줄 뿐이지 천하삼절의 존경은 없었을테고.

결국에 무림은 힘쌘 놈이 장땡이라는 소리다. 그러니까 강해지지 않으면 이 세상에서 뭐라 한마디 할 수 조차 없을 것이다.

"그 시절 세외무림의 침공을 막아준게 누구였는데......역시 무림의 원한은 몰라도 은혜는 믿을게 못된다"

"거 세외무림이라고 하니까 중원이 세계의 중심 같은 중화 사상 같은 발언 같아서 좀 빡치는데"

"한놈도 아니고 여러놈이면 싸잡아 부를 명칭이 그것 밖에 없다"

"어디어디 있었는데?"

"북해빙궁, 남만독궁, 포달랍궁......음 생각해보니 다 궁자 돌림이군"

"뭐가 좀 많군"

"그놈들은 별거 아니였다. 다만 그 뒤에 나타난 흉신혈제가 문제였지"

"블러디어는 애초에 노답인데 초대랑 킹 블러디어는 그중에서도 상 노답이야"

문득 한가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나도 여기서 진 원한은 거의 없는데 스승님 때문에 이런 트러블에 휘말렸다. 당사자에게 떠넘겨서 끝내긴 했지만 걔네 집안 어르신 틀니 압수한게 원래라면 조용히 끝날일은 아니였다.

동동이 말처럼 태상가주라도 가문에 속한 이상 세가에서 암묵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면 다짜고짜 덤비고 딸내미 부대 하나 보내는 일은 못한다. 물론 후자 쪽이 우리는 말렸어요! 하고 변명하려는 일이라면 또 몰라도.

결국에는 세가 자체에서도 체면 때문에 허가한 일이라는 소리다. 천살제 본인도 아니고 제자인 나 때문에.

그런데 여기에는 일 저질렀던 당사자가 있다.

"중원에서 깽판친건 모르겠는데 딴데서 꺵판친건 어쩔거야......."

"........아"

용하연도 그제서야 상황 파악을 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남궁세가 정도 되니까 천년이 지났어도 재건한거다. 어지간한 문파는 천년도 견디지 못하고 무너졌겠지만......용하연이 말한 곳들은?

어지간한 무협 소설에서 한번씩은 나오는 문파인 만큼 역사도 무공도 깊다. 천년이라도 충분히 견디고 살아남아 현재까지 남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용하연 당사자가 여기 있으니......남궁세가만큼 막 나오진 않더라도 음습한 방법으로 덤비러 올 가능성이 높다. 정공법이 안되면 돌아가야지.

"넌 커밍아웃 괜히 했어"

".......그런것 같군"

요녕성까지 가는 길이 그리 편치 않아 보인다.

시이발, 아주 그냥 사람 굴릴려고 작정을 했구나 운명의 절대자 그 고스로리 노쳐년아!!!!

너 다음에 나오기만 해봐라, 당장 팬텀한테 꼰질러서 줘팸 당하게 해주겠다!!!

========== 작품 후기 ==========

요약 : 2차 대전 당시 일본이 지랄할 때 이순신 장군님이 부활하셔서 번숨쓰며 왜놈들 조지고 다니는 느낌.

그나마 다행인 점이 있다면 주인공은 곱게 안죽이지만 천살제는 곱게 목만 베어서 죽여준다는거. 앗, 다행인점이 아닌가?

근데 이제 천하삼절이랑 천기자 은원까지 다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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