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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흉의 대마왕-343화 (343/507)

최흉의 대마왕 34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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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벌어지는 일을 시온은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고 있었다.

수단은 여러가지가 있었다. 호라이즌의 시설을 이용하거나 개인적인 능력으로 보거나, 아니면 레이즈의 드래고노이드를 이용해도 됐으니까.

아무튼 수단은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과정과 결과였다.

그들은 목표를 이루었다. 비록 거기에서 희생이 발생했다 하더라도 말이다.

"생명 반응은 어떻습니까?"

[현재 히에이 히비키에 대한 물리적인 생명 반응은 제로입니다]

"소생할 가능성은?"

[0.012퍼센트입니다]

"결국은 확률 놀음에......그런 남자가 쉽게 죽으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초월자는 죽여도 죽는게 아니다. 경지가 높아질수록 붙잡아다 세포 단위로 소멸시키고 그 흔적일 지워버리지 않는 이상 죽은게 아니다.

최악도 죽은줄 알았는데 지옥에서 염라대왕이랑 한 따가리 하고 도로 삼도천 건너 돌아온 적이 있었다. 그래서 혹시나 하는 경우를 생각해 그의 여성으로 환생했던 몸체를 보관중이고.

마지막 순간에 히비키는 호라이즌에서 관측 설비가 살짝 오류날 정도의 힘을 보여주었다. 그런 초월자가 시체를 발견하지 못했다면 아직 죽은 것도 아니다.

"인류가 살아남을 가능성은 얼마나 됩니까?"

[99.99퍼센트입니다]

"......저의 간섭을 상정하고 한 계산이지 않습니까. 그건 빼십시오"

[0.00000001퍼센트 입니다]

이 세상에 절대란 것은 없고 완벽 또한 없다. 비틀림의 절대자에 의한 이 세상이 돌아가는 규칙의 일부이다.

그런 논리가 기본적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호라이즌의 메인 인공지능인 밀러는 100퍼센트와 0퍼센트의 확률을 말하지 않았다. 단지 거기에 근접한 수치를 댈 뿐.

[화성 이주 계획을 계속 진행하신다면 인류의 존속은 확실하게 보장됩니다. 하지만 그 중에서 많은 손실이 발생할 것입니다. 반대로 화성 이주 계획을 중지하신다면 현 지구의 기술력으로는 멸망이 확정됩니다]

즉, 인류가 존속하기 위해서는 우주로 나가는 것 만이 답이라는 뜻이다.

물론 로켓 같은 소수만 탈출할 수 있는 그런 것은 안된다. 인류라는 종이 존속하기 위해서는 유전자적 다양성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못해도 수천명은 우주로 보내야 했다.

그리고 그런 기술은 아직 지구 인류에게 없다. 결국 남은건 시온이 손을 쓰는것 뿐.

하지만 시온이라고 마냥 도와줄 수 없다. 맘만 먹으면 호라이즌이 아니라 시온 개인이 나서서 모든 거점을 파괴하고 초월자인 가르-레칼마저 쓰러트릴 수 있다.

물론 시온은 이능력에 취약하다. 하논은 마치 스테이터스를 물리 법칙에 쏟아부어 만든 종족처럼 물리법칙이라면 마법과 같은 일을 행할 수 있지만 반대로 이능력에는 내성은 커녕 배울 수 조차 없는 종족이다.

그렇지만 그게 승패를 가르는 요인은 되지 않는다.

결국 근접할 경우의 문제지 원거리에서 조지면 되지 않는가?

"상대의 초월자로서의 수준은 어느정도로 추정됩니까?"

[상시 대비하지 않기 때문에 기습 공격이 통하며 물리적 공격에 대한 내성은 일부만 존재. 능력 없는 워커급으로 추정됩니다]

"흠"

쓰러트릴 수는 있다.

그래, 피해만 생각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본격적으로 물리법칙을 거스르고 내성이 생기는 초월자는 상식이 들어먹지 않는다. 물론 물리 공격에 완전한 면역이 생기는 로드부터는 시온도 노답이라 부를 정도로 데미지를 입히는게 불가능하지만 그 아래의 초월자라면 화력전으로 가면 승산이 있다.

초월자고 뭐고 달에서 도시 하나를 가루로 만들어버리는 빔을 센치미터 단위로 정밀 폭격하면서 하루 종일 연사하면 상대는 죽는다. 물리 내성이 있어도 내성 이상으로 때려박으면 되니까.

대신 지구도 죽겠지만 말이다.

"결국 도망치는게 상책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동의합니다]

어차피 시온은 개입하지 못한다. 개인적으로도, 호라이즌 같은 그녀의 소유물로도, 만약 개입하려고 맘 먹는 순간 팬텀이 당장 모습을 드러내서 경고 한번쯤은 하고 돌아갈 것이다.

그나마 시온이니까 그러는거지 다른 대마왕이였으면 무력행사에 들어갔다. 그 경우에도 별 하나가 날아가는건 똑같은 결과지만 말이다.

개입할 수 없다면 지구가 멸망하는건 당연한 이야기다. 그러니 최대한, 아니 최소한이라도 인류는 보전하도록 하자.

"저기......"

"아, 왔습니까"

"일하고 계셨어요?"

"잠깐 뭐 좀 확인하고 있었습니다. 별건 아니니까 신경 쓸 필요는 없습니다"

"아옳옳옳!!!"

"그런데 댕댕이는 날이 갈수록 왜 멀록처럼 웁니까?"

"애초에 여우는 어떻게 우는데요?"

"여우는 뭐라고 울지!!!"

"아옳옳!!!"

"..........."

예진이와 댕댕이는 한동안 호라이즌의 시설도 이용하고 화성 이주민들이랑 같이 안면도 트면서 시간을 보냈다.

물론 바깥 정세에 무관심하진 않았다. 대마왕 강림 상태라면 자기가 손 쓸 수 없다는걸 아니까 내버려 두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니까 이렇게 직접 시온을 만나러 온 것이다.

"아무튼 뭘 이야기 하러 온건진 대충 알겠습니다만.......저도 어른의 입장이란게 있습니다. 할 수 있는건 최대한 많은 사람을 데리고 피하는 것 뿐입니다"

"어느 정도 짐작은 하고 있었어요. 아니였으면 아저씨나 아주머니가 다 때려부쉈겠죠"

"저는 그이처럼 막나가는 성격은 아닙니다만"

"틀려요?"

"......솔직히 맞긴 맞습니다"

예진이는 아틀라스에 납치되어서 실험체로 이용당하던 일이 있었으니까 한편으로는 현실에 순응하는 현실적인 면모가 있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그저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 밖에 방법이 없다. 설령 지금이라도.

"그렇지만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현재 테라포밍 장비를 풀로 돌려도 사람들을 수용하는데 턱없이 부족합니다"

"얼마나 부족한데요?"

"호라이즌의 수용 인원이랑 그동안 진행될 화성의 테라포밍 지역의 넓이를 계산하고 콩나물 시루마냥 사람을 쑤셔넣어도 1억 정도가 한계입니다"

"1억......"

문제는 시간이였다.

호라이즌은 거주용이나 이민용 함선이 아니고 그렇기에 가지고 있는 테라포밍 장비도 소형이다. 시간을 주면 화성 테라포밍도 충분히 가능하지만 그게 단숨에 되지는 않는다.

애초에 화성 이주민은 그렇게 많이 생각하지 않아서 테라포밍을 천천히 진행했다. 관리하지 못하는 구역은 없느니만 못하기 때문에 천천히 늘릴 생각이였던 것이다.

하지만 상황이 이렇게 돌아갈 것은 예측 못해서......지금 당장 풀로 돌려도 시간이 부족하다.

그나마도 화성이 비교적 테라포밍이 쉬운 행성이여서 그런것이지 아니였으면 못해도 10년 단위가 걸릴 것이다.

"사실상 1억보다 적을겁니다. 사람을 그런식으로 한곳에 쑤셔넣으면 오히려 피해가 커집니다. 만원 지하철 생각하시면 됩니다"

"지구 인구가 수십억인데 고작 1억도 안된다면......."

"하지만 그걸로도 충분히 인류란 종은 존속할 수 있습니다"

어쩔 수 없는 선별이다.

유토피아의 악의적인 선별이 아니라 살아남을 사람을 골라야 하는 당연한 선별, 그러지 않는다면 아비규환 밖에 남지 않는다.

닭 같은 것도 좁은 공간에 수십마리를 우겨넣고 키우면 집단폐사 밖에 일어나지 않는다. 하물며 인간은 오죽할까?

"테라포밍 장비를 더 구하는건 어때요?"

"호라이즌의 3D 프린터를 사용하면 테라포밍 장비도 복제할 수는 있겠지만 그거 불법 복제입니다. 애초에 테라포밍 장비를 파는 웨더 리포트 사에서 그걸 상정하지 않았을리는 없고, 해도 정규 제품이 아니라 어디서 문제가 생길지 모릅니다"

웨더 리포트 사는 나이트로드 휘하의 기업이지만 그렇다고 당사자처럼 호구는 아니다.

행성 테라포밍에 사용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장비 가격은 이익이 남는가 의문이 들 정도로 싼값에 팔지만 그렇다고 불법 복제에 대한 대비를 해놓지 않았을리 없다.

기업의 오너이자 개발자인 레스티아 설리번은 마도공학의 천재이기 때문에 시온도 예측 못한 부분에서 트러블이 생길 수 있다.

테라포밍이라는 분야와 사람 목숨이 걸린 사안을 생각하면 불확실한 것은 안쓰는 것만 못하다.

만약 일부 지역이 테라포밍 된 것처럼 보이는데 대기 조건은 화성이랑 같다면 그 구역 사람들은 그대로 몰살이다.

"사실상 사 오는 것 밖에 답이 없는데. 그것마저도 시간이 걸립니다"

"멀어서요?"

"예약이 밀려있을겁니다. 웃돈 줘도 못삽니다. 그리고......"

물론 방법은 있었다.

웨더 리포트 사의 오너인 레스티아 설리번은 나이트로드의 백귀야행(百鬼夜行)의 일원이다. 나이트로드와 친분이 있다면 그 인맥을 통하서 얻어오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아니, 그 이전에 나이트로드의 참견쟁이 성격이라면 당장에 달려와서 가르-레칼이던 뭐던 쓰러트리고 지구를 구해줄게 분명했다.

그렇지만 시온은 그러지 않았다.

"저는 좋은 사람이지만 착한 사람은 아닙니다"

대영웅이라고 불릴만큼 고결하고 여타 초월자들도 인정하는 성격의 나이트로드는 분명 아무런 대가 없이 도와줄게 분명했다.

일단 최악의 사촌이기도 하고 강하기도 하니까 일은 순식간에 끝날거다. 단신으로 거점을 돌파하여 아무런 문제 없이 끝날거다.

그렇지면 여기서 생기는 문제는 바로 최악이 대마왕이라는 점이다.

본인도 자신이 어떻게 된다면 이후 시온의 처우를 맡길 정도로 신뢰하고 있지만......입장이란게 있는 법이였다.

"제가 직접 그에게 부탁한다는건 그이가 사고친걸 해결해달라는 의미입니다. 단순한 거래라고 해도 문제가 많을 판에 도움 요청 같은걸 하면 제 자존심이 아니라 그이의 자존심에 스크래치가 납니다"

팬텀과 최악은 파벌이 다르지만 그래도 친하게 지내는 것은 성격과 취미가 비슷한 것도 있지만 같은 대마왕이라서 그렇다.

하지만 반대로 아무리 친해도 대마왕과 대영웅은 대적하는 사이다. 거기에는 선이 있었다.

말하자면 공과 사가 나누어져 있다는 뜻이였다.

"절 위해서라면 자기 몸 돌보지 않는 사람을 제가 돌봐주지 않으면 누가 신경 써주겠습니까? 설령 수십억 인구가 죽는다 하더라도 그이한테 해가 된다면 저는 버리겠습니다"

한 단면만 보면 시온에게 무자비하고 무책임하다고 손가락질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미 시온은 1억에 달하는 인원을 수용하고 그들을 돌볼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애초에 그들을 책임질 이유는 없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단순한 동정과 연민으로 그만한 생명을 책임질 생각인데 자존심 좀 챙긴다고 해서 뭐라 그런다면 오히려 그 사람이 양심 없는 사람이다.

다시 말하지만 시온은 좋은 사람이지만 착한 사람은 아니다.

새삼 예진이는 그걸 깨달았다.

"알았어요. 아주머니도 최선을 다하고 계시니까 저도 이 문제로 더 이야기 안할께요"

"최선이 아니라 차선이기는 합니다만......."

"적어도 할 수 있는 문제에서는 최선이잖아요. 그러면 됐죠 뭐"

시온도 죄책감이 없는건 아니다. 단지 앞으로 죽어나갈 수십억 인류보다 최악을 선택했을 뿐이다.

소중한 한 사람을 희생시켜서 얼굴도 모르는 인류를 구한다는 고결한 선택은 영웅이나 가능한거다. 시온은 영웅도 악당도 아니다. 단지 인간적일 뿐.

"그러면 저 잠깐 좀 나갔다 올께요. 백리 오빠 좀 만나려고요"

"........저번처럼 문제 생기면 안됩니다"

"에이, 걱정 마세요. 잠깐 만나고 오는건데요"

시온은 슬쩍 예진이의 눈을 보았다.

무표정한 눈동자와 뭔가 숨기는 여자아이의 눈이 마주친다. 대충 눈치 챈 시온은 미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뭐, 대충은 알겠습니다만, 적당히 해야합니다"

"아니, 제가 뭘 할줄 알고요?!"

"썸 좀 탔으니 슬슬 진도 나갈 때가 되긴 했습니다"

"아니라니까요?!"

"컹?"

댕댕이만 의문을 표하며 짖을 뿐이다. 하긴, 개가.....아니, 여우가 알만한 일은 아니다.

시온은 예진이에게 따로 디멘션 게이트 사용 권한을 주고 이내 그녀를 백리가 있는 곳으로 보냈다. 직행으로 보냈으니 따로 시간을 들이지 않을 것이다.

예진이가 있다면 상심한 백리에게는 충분한 위로가 될거다. 위기는 기회라고 했던가, 더불어서 위로도 여러가지 의미로 될거고.

"밀러, S 항목의 최신버전을 3D 프린터로 미리 출력해 두십시오"

['BFG 대 초월자용 딸 가진 아버지들을 위한 샷건 MK-38' 출력해두겠습니다]

시온은 모르지만 최악은 아니다. 아마 그가 돌아오면 중국처럼 백리를 뒤지기 직전까지 줘팰지도 모른다.

아무리 포스 유저라도 예진이는 아직 미성년이다. 대한민국 법은 몰라도 최악의 주먹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맨손으로 하면 죽일지도 모르니까 무기를 쥐어주자.

적어도 규격화된 것이라면 죽일 가능성은 낮아지니까.

========== 작품 후기 ==========

지금 상황에도 시온이 나이트로드에게 구조요청 날리면 상황은 해피엔딩으로 끝납니다.

단지 그러지 않는건 대마왕과 대영웅의 입장의 문제죠. 개인적으로는 친하게 지내도 냉전 시절 소련이랑 미국 수준의 관계인데요.

적어도 시온은 자기가 할 수 있는 범주에서 최선을 다했습니다. 인류의 대부분은 죽겠지만 종은 대를 이어나갈 수는 있을테니까요.

이걸로 이번 파트는 끝.

사실 이어서 떡씬도 쓰고 싶었는데.....킹치만 다음 떡씬은 레즈보빔섹스로 결정했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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