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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흉의 대마왕-324화 (324/507)

최흉의 대마왕 324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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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여태까지 사람을 몇명이나 담궈봤다고 생각하냐? 심판 때문에 죽인 숫자가 넘사벽이기는 하지만 내 손으로 직접 죽인 사람만 하더라도 중국에서 죽인 2000만명과 비교도 안될 정도로 많다.

개중에는 정보를 얻기 위해서 고문했던 사람도 있다. 지구에서는 하면 뒤처리가 귀찮아서 안했는데 여기서는 가능하다.

인간의 뼈와 살을 분리시키는거? 당장 도살한 소 한마리 주면 부위별로 해체하는데 5분도 안걸리는데 그런건 아주 간단하다. 그리고 나는 먹을거에 장난친 새끼한테는 자비가 없다.

콰직!!!

"끄으으으윽!"

"모두 거리를 벌려라! 범상치 않은 고수다!"

"그걸 이제야 알았냐! 보는 눈이 없구나! 요즘 애들 왜 이렇게 수준이 나락으로 떨어졌어?"

전체적인 수준이 떨어져서 그런건가, 덕분에 고수 보는 눈도 낮아진 모양이다. 꼰대는 아닌데 수준 보면 나때는 말이여! 하는 말이 절로 나올것만 같다.

내 목표는 밥에다 장난친 그놈이고 그놈을 계기로 국하루에 시비를 틀게 만드는게 궁극적인 목적이다.

그렇지만 사람이 죽어서는 안된다. 피를 보면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널테니까 저쪽도 체면이 있으니 사생결단 내러 오면 말짱도루묵이다.

그래서 일부러 뼈 한두개쯤 부러트려도 죽은 사람은 없다. 요컨데 돌아올 길은 남겨뒀단 말이지.

"이노오오오오옴!!!!"

그리고 여기 있는 녀석들보다 비교도 안되는 기척의 누군가가 난입해 왔다. 쿠웅! 하고 묵직한 충격이 땅을 타고 느껴진다.

무게로 내는 것이 아니라 내공의 중후함으로 내는 것이다. 사량발천근(四兩發千斤), 혹은 천근추(千斤錘)란 수법이 괜히 있는게 아니듯이 내공은 쓰기에 따라 무게조차 증가한다.

무슨 물리법칙 쌈싸먹는 소리냐고 물어보면 무공이니까 가능하다.

슈슈슈슈슛!!!!!

이어지는 암기의 세례, 칙칙한 녹빛의 암기는 스쳐도 좋을거 없으리란 느낌이 물씬 풍기고 있었지만 나는 손을 휘젛어 암기를 전부 쳐내 날려버렸다.

"감히 당가의 영역 안에서 이런 소란이라니! 네놈이 시신마저도 독물의 밥이 되어야 정신을 차리겠구나!!!!"

"태, 태상어르신!!!!"

"독왕(毒王) 어르신께서 어떻게 여길?!"

태상(太上)? 그런 이름으로 불릴 정도라면 집안의 어른인게 분명하다. 가진 무공이나 비교가 되지 않는걸 보면 꽤나 오래묵은 노고수겠지.

나는 일부러 건들거리면서 말을 걸었다. 공손하게 해줄 수도 있지만 굽히고 들어가면 만만하게 볼 여지가 있다.

게다가 내 배분은 이 무림에서 그레이 외에는 지랄할 놈이 없을 정도로 높다. 못해도 500년 전의 인물의 제자인데 말이야.

무림인은 무공을 배워서 나이보다 젋게 보이기는 하지만 상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름이 자글자글한 할아버지였다.

그런데......어째 좀 얼굴이 익숙하다? 어디서 본적 있나?

"댁이 여기 대빵이오?"

"대, 대빵?! 아니, 이놈이!!!! 새파란 하룻강아지가 범 아가리에 얼굴을 들이밀고 있구나!"

"거 누가 강아지고 범인지는 봐야 아는거고.......길게 말 않겠소. 아까 당가로 들어갔던 놈을 내어 주시오. 그렇게만 한다면 오늘 있었던 일은 정중히 사과하고 돌아가겠소"

"이 사단을 내고도 곱게 돌아갈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는 것이냐! 당가는 은원을 잊을 적이 없고, 이 당신혁! 원한을 산 녀석은 죽을 때 까지 쫒아가 그것을 후회하게 만들어 주었다!!!!"

"누가 원한을 먼저 샀는지는 따져봐야 아는 법이지! 내가 왜 당가의 식솔인지 모를 녀석을 쫒는건지 모르겠소?"

"뭐라고?"

나는 언성을 높이면서 주변에 있는 당가의 식솔들에게 소리쳤다.

"방금 전! 나는 객잔에서 일행과 휴식 도중 독이 든 요리를 먹을뻔 했소! 더군다나 그 요리에 든 독은 먹기 직전에는 눈치채기도 힘든 무색무취의 독! 이후 객잔에서 빠져나간 수상한 자가 당가로 들어갔소! 만일 당가에 수상쩍은 누군가가 대낮에 몰래 들어가려고 했다면 필시 소란이 일어났을 터! 그렇다면 범인은 당가의 식솔인게 분명하지 않겠소!"

"..........."

내 말에는 일리가 있으며 그렇다면 명분을 따지는 정파의 특성상 따로 반박할 수가 없다.

그 증거로 독왕이라 불린 저 당신혁이란 노고수도 뭐라 반박하지 않고 내 말을 경청하고 있었다.

"무림인이라면 설령 독을 먹는다고 한들 알아볼 실력이 부족한 자기 책임인 법! 허나 내 일행 중에서는 무공이라고는 단 한푼도 모르는 어린아이마저 있었소!"

"흐음......!!!"

"본인이 무례하게 행동한 것은 뒤늦게나마 사죄드리겠소. 겨우 열댓살 먹은 어린 아이가 독을 먹어 죽을뻔 했다고 생각하니 화가 치밀어 올라 부득이하게 행패를 부렸소"

나는 포권을 쥐고 고개 숙여서 사과했다. 주변에서 웅성거리면서 반응이 달라진다.

여태까지는 무례한 고수였다면 지금은 정당하면서도 도리에 어긋난걸 따지러온 사람으로 보는 것이다. 현대에서도 어린애에게 폭력을 휘두르거나 성 범죄를 저지른 놈은 인간 취급을 받지 않듯이 이곳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강호의 도리라는 것은 단순히 꼴리는 쩡 제목 물어보는게 아니다. 한편으로는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기본적인 덕목도 거기에 포함되어 있다.

일부러 고개 숙여서 사과하는 것은 내가 굽히고 들어가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서다. 그러면 상대방의 시선과 반응이 달라질 수 밖에 없다.

"부디 엄중하게 처벌해주시길 바라오"

".......네 말도 일리는 있다"

독왕도 내 말에 화가 조금은 누그러진건지 진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다면 거기에 증거는 있는가? 범인의 얼굴이라도 보았다면 말할 수 있겠지"

"뒤늦게 쫒았기에 얼굴은 보지 못했소"

"그렇다면 증거는 없다. 증거조차 없는 일을 추궁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 그리고 우리는 그걸 투자할 생각이 없다"

"아니! 그렇다고 증거가 없다고 하진 않았소!"

"뭣이?!"

이미 기감으로 누군지는 파악 해둔 상태지만 그것이 증거가 되지는 않는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놈을 심문할 증거가 되지 않는다.

만약 그놈이 여기의 직위가 있는 사람이라면 권위로 짓누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여기에 나를 해치우기 위해 모인 모든 사람들을 증인으로 만들며 내 편으로 만들기 위한 야바위가 필요하다.

"내가 본건 그놈의 뒷모습 뿐이였지만 그렇다고 증거가 없진 않소! 늦게나마 놈에게 사문의 추종향을 발라 당문까지 추적해 올 수 있었던 것이오"

"추종향이라고?"

"그리고! 사문의 추종향에는 한가지 특징이 있소! 바로 무공을 익한 자가 추종향에 접한다면 콧등의 세맥이 부풀어 오르지!"

"뭐, 뭣이?!"

"거, 거짓말이다!!!!!"

나는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한 사람을 가리켰다. 자신의 콧등을 매만지고 있는 한 청년에 모두의 시선에 들어온다.

아무도 그러지 않는데 오로지 그 사람만 그러고 있었다. 그것은 확실한 증거가 된다. 적어도 그가 객잔에 왔었다는 증거가!

"물론 거짓말이오. 하지만 멍청이 하나는 찾은것 같군"

"크윽?!"

"세, 셋째 공자님?!"

"아니?! 진천이 네 이놈!!!!"

"아, 아닙니다! 아닙니다 할아버님! 저는 결코 아닙니다! 모두 저놈의 수작질에 불과합니다! 속지 마십시오!!!!!"

놈은 결코 아니라고 부정하면서 고개를 저었다. 그러나 의심은 싹트기만 하면 저절로 자라나 번지는 법이다.

나는 놈이 허리춤에 차고 있는 주머니를 가리켰다. 지갑과는 다르게 특수한 처리가 된 것으로 보이는 주머니는 당문에서 독을 보관하거나 가지고 다닐 때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내가 여기에 온 이후로 어디 숨거나 건물에 들어가지 않았으니 그 안에는 분명히 증거가 있을 것이다.

"내가 객잔에서 본 독은 효과가 즉효성이 아니라 지효성이였소! 당문이라고 한다면 대부분 효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나는 독을 쓸터! 그 주머니에 만약 지효성 독이 있는지 확인해 보시오!

만약 없다면 내 팔이라도 내놓겠소!!!!"

셋째 공자라고 부른게 사실이라면 그는 이 당문의 직계다. 물론 가문을 물려받을 수준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함함한다고 편 들어줄 가능성이 있었다.

하지만 독왕은 나름 성격이 강직하고 공정한지 허공섭물(虛空攝物)로 그의 독 주머니를 빼앗아 안을 뒤적거렸다.

"이건......가공한 운남청각사(雲南靑角蛇)의 맹독! 먹으면 효과가 들 때까지 3일이 걸리지만 절정 고수라도 능히 죽일 수 있는 독이 아니더냐! 진천이 네 이놈!!!!!"

"아닙니다! 할아버님! 믿어주십시오!!!!"

"그렇다면 설명해 보아라! 왜 하필 지금 이 독을 가지고 있었는지! 가문의 비고에 있던 독을!!! 하필이면 즉효성도 아닌 며칠의 시간이 걸리는 이 독을 가지고 있었는지!!!!!"

무림에서는 일초가 승패를 가른다. 그런데 암살도 아니고서야 효과가 늦게 나타나는 독을 가지고 다니는 일은 그냥 공간 낭비에 지나지 않는다.

막 1초만에 몸에 퍼져서 코끼리를 죽이는 맹독도 절정 고수에게는 해독도 할 수 있을텐데 죽는데 3일이 걸리는 독을, 그것도 이 상황에 가지고 있다는건 확실한 증거였다.

딱 보니까 각 나오는군. 셋째 공자의 얼굴에는 욕심이 덕지덕지 붙어 보인다. 보나마나 국하루에서 돈 좀 받아먹어서 그런 것이겠지.

"지금 이 상황에 너를 신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느냐! 더군다나 네 녀석이 부리는 행패는 예전부터 소문이 자자했거늘, 손자라고 봐주는 것도 한계가 있는 법이다!"

"할아버님!!!!"

"그 입 다물지 못할까!!!! 무공도 모르는 어린애를 독살하려고 하다니! 당문의 이름에 먹칠을 하는 놈 같으니!!!!"

"크억?!?!"

뻐어어어억!!!!

독왕은 화가 진짜 머리 끝까지 치고 올라갔는지 암기나 독이 아니라 직접 주먹으로 그의 안면을 후려쳤다.

내가 사람 옥수수 좀 털어본 경험에 의하면 저건 일단 코뼈 골절에 어금니 하나 빠지고 이빨 두어개쯤 시큰거리면서 흔들릴거다.

그래도 핏줄이라고 패륜은 아니라고 생각해서 적당히 조절을 한건지, 아니면 나름 무공을 익히고 있다고 해서 어느정도 가감된건지 몰라도 놈은 그대로 땅에 쓰러져서 코피를 줄줄 흘렸다.

".......미안하게 됐네. 이 일은 엄중하게 처벌하도록 하지. 설령 핏줄이라 하더라도 쉽게 넘어가게 두지 않겠네. 독왕의 명예를 걸고!"

"무림에 발을 들인지 오래 된 것은 아니기에 대협의 별호는 듣지 못했으나 대협의 공명정대함을 믿도록 하겠습니다"

내가 고개 숙여서 인사를 하자 마찬가지로 독왕도 나에게 포권을 하며 마주 인사했다.

적어도 서로를 존중한다는 의미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나도 진심이였다.

가진 사람, 그리고 자기 핏줄일수록 사람은 편협해지기 마련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딱 잘라서 처리하다니, 꽤 성격이 괜찮다.

"허나 당문에 쳐들어와 행패를 부린 것도 사실! 그것은 어떻게 할텐가!"

"흠!!!!"

아, 이럴 때는 무림인 식으로 나가자. 그리고 내가 제일 잘 하는 것이 있잖아.

사람 죽이는거 말고, 몸 쓰는거 말이야. 특히나 역장을 통한 몸빵. 여기서는 대충 금강불괴(金剛不壞)라고 할테니까 맞는걸로 때우면 된다.

물론 금강불괴도 여러 종류가 있지만......존나 몸이 튼튼한거랑, 탄성이 강해서 공격을 튕겨내는거랑, 기가 담긴 공격을 무력화 하는거 등등등.

"물론이오! 저지른 죄에 대해 처벌은 피할 생각 없소! 죄는 죄고 벌은 벌! 그러니 당연히 벌을 받겠소!"

"요즘 녀석들 답지 않게 패기는 좋군!!! 그렇다면 어떻게 할 생각인가?"

"독왕께 세 수를 받겠소!"

내 외침에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무림식 다운 처벌법이고 뒤끝이 남지 않는 방법인데다 무력 시위이기까지 한 가장 좋은 방법이다. 물론 보통 사람에게는 통과할 방법이 없는 일이기도 하겠지만.

통과할 수 있다는 보장 아래에서는 제일 좋은 방법이기도 하다.

"독왕께서?!"

"아무리 고수라고 한들 독왕의 독이라면......."

"더군다나 세 수나 받는다고 하지 않나? 제 발로 불에 뛰어드는군!!!"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건가? 오만하긴!!"

내가 여기서 깽판치면서 보여준 실력은 강기 같은 고차원적인 무공을 보여주지 않은 육체적인 스펙에 지나지 않았다. 물론 그것만으로도 어지간한 고수는 처바를 수 있지만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나를 얕보고 있다. 나는 고수이기는 하지만 독왕보다는 확실하게 아래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아, 다 아는 사람이 보면 개꿀잼 몰카 같은 느낌이겠네. 나 혼자 짜고 하는거지만.

"나에게서 세 수를 받겠다라......좋다! 이 일이 끝난 후에도 살아남을 수 있다면 네가 저지른 죄는 모두 불문에 붙이겠다!"

"대협의 자비에 감사드리오"

나는 일단 자세를 잡았다. 세 수라고 한다면 상대가 당문인 만큼 독이나 암기 같은게 언제 날아올지 모른다.

그리고 기척에 뭔가 걸리는게 있다.

푸스스스스!

아주 희미하게, 주변의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에 묻힐 정도로 희미한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공기와 섞여서 퍼지는 무언가가 나에게 날아온다.

"흐흐흐, 이미 시작 됐다. 어쩔테냐?"

"..........."

아니, 독만 뿌리면 어쩌라고! 나 만독불침(萬毒不侵)인데!!!

========== 작품 후기 ==========

겉으로 보기에는 어린아이가 당한 부당함을 따지러 온 협객이지만 속은 그딴거 없음.

주인공의 계획이 이렇게 잘 돌아가는건 나름의 보정이 붙어 있어서 그런겁니다.

운명의 절대자의 보정은 좆같을 때는 최악으로 돌아가는데 좋을 때는 또 상황이 트러블 없이 스무스하게 돌아감.

그나저나 페그오 이번 5장 초인 오리온 뽕 차네요.

내가 로리가 아닌 남캐 픽업을 기다리는건 이번이 처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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