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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흉의 대마왕-320화 (320/507)

최흉의 대마왕 320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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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일단 이 사천의 정보 조직을 찾았다. 아마 내 기억이 맞다면 하오문 지부가 어디 있었을 것이다.

일단 용하연이랑 선이는 객잔에 보내서 지내도록 하고 하오문을 찾으러 돌아다녔다.

아, 찾는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오늘 낮에 내가 손모가지를 부러트린 소매치기를 찾았기 때문이다.

손목까지 부러트렸는데 내가 기억 못하겠어? 기감을 펼치면 찾는건 금방이다.

"안녕 이 새끼야? 또 보네?"

"으아아아악?!?!"

놈은 나를 보고 기겁했다. 치료는 받았지만 대충 받은건지 붕대만 슬쩍 감은 티가 난다. 물론 깨끗하게 부러트렸으니까 냅두면 알아서 잘 붙을거다.

소매치기는 나를 보고 기겁하면서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

"대, 대협! 죄송합니다! 아니, 오늘 있었던 일은......"

"그건 됐고, 뭐 좀 물어보자"

나는 은자 하나를 놈의 머리 앞에 던졌다.

팔도 부러졌는데 은자 하나 가지고 있으면 당분간 생활하는데는 문제 없겠지. 물론 약값은 본인 부담이지만.

그리고 저건 내가 놈에게 주는 정보 값이다. 동전 한두개 줘서는 술술 불지 않을것 같으니까.

"사천에 하오문 지부가 있을텐데 어디 쯤 있는지 아냐?"

"하, 하오문 말씀이십니까?"

아, 딱 좋군. 아는 눈치다.

혹시 몰랐으면 몇몇 더 조져버리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운이 좋은것 같다. 놈은 내 눈치를 보면서 슬금슬금 머리 앞에 은자에 시선을 주었다.

"알고 있으면 하나 더 주마. 안내할 필요 없이 장소가 어딘지만 알려주면 돼"

"........."

돈 욕심이 가득한 사람은 휘두르기 쉽다. 이런 나라도 당연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오문(下汚門)이란 도둑이나 이런 소매치기, 혹은 기녀 같은 사회의 밑바닥에 있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문파다. 하지만 그런만큼 밑바닥의 소문은 속속들이 알고 있고 반대로 소문을 퍼트릴 수도 있다.

어차피 돈은 있고 당분간 써도 큰 타격은 없을테니까 팡팡 쓰는게 좋다. 돈 좀 쓰면 그놈들을 움직일 수 있겠지.

"그......하오문이라면 청주 시내에 가장 큰 기루인 연화홍루(淵花紅樓)가 청두 지부일 것입니다요. 전에 들어서 알고 있습죠"

"그래?"

거짓말은 아니다. 이럴 경우에는 둘 중 하나다. 진짜로 연화홍루가 하오문이던, 아니면 저놈이 잘못 알고 있던.

가봐서 손해볼건 없다. 더군다나 시간은 슬슬 밤이 되어가기에 딱 좋게도 기루가 문을 열 시간이다.

"좋아"

나는 은자 하나를 더 던져 주었다. 그러자 놈은 허겁지겁 은자를 챙겨 주머니에 넣었다.

"헤헤, 감사합니다, 나으리!"

"또 소매치기 하다가 걸리지나 마라"

"예, 예, 알겠습니다"

하지만 전혀 그럴마음이 없어 보인다. 팔이 나으면 또 소매치기질 하다가 걸려서 관에 끌려가 사형을 당하거나 무림인한테 팔이 잘리거나 그러겠지. 팔만 부러트린 내가 오히려 봐준거다.

법보다 주먹이 가까운 세상에서 뼈 좀 부러진걸로 끝났으면 감지덕지지, 아무렴. 지구였다면 보복범죄로 귀찮아졌겠지만.

나는 놈이 알려준대로 연화홍루란 곳을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

날이 어두워지고 점차 밤이 찾아오기 시작한다. 한국의 밤 따위와는 비교도 안되는 시대의 어두운 면과 추악함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이런 공기도 꽤 간만이네"

현대 지구의 치안과 비교하면 거기는 밍밍하기 짝이 없는 수준이다. 기껏해야 내가 심판했던 멕시코 카르텔 영역권 정보가 비교나 될 것이다.

그나마 거기보다는 나은 이유는 정파를 추구하는 문파가 있기에 나름의 균형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흑도나 사파 무리가 깽판치면 가서 조져버리니까. 위선자니 어쩌니 해도 범죄 저지르는 새끼들 보다는 백배 낫다.

전기를 쓸 수 없는 이 시대에서 불을 밝히는 방법은 오로지 불 뿐, 그리고 그 불을 유지하려면 기름이 필요하고 기름은 비싸다.

괜히 옛날 사람들이 해지면 자고 해 뜨면 일어나는게 아니다. 등불을 피워 밝히는 곳은 그만한 돈을 벌어들이는 곳이다.

주로 도박장, 그리고 봄을 파는 기루.

그 중에서 기루는 두가지 종류가 있는데 풍류를 즐기는 청루(靑樓)와 몸을 파는 홍루(紅樓)가 있다. 현대식으로 간단히 말하자면 2차가 되고 안되고의 차이다.

"오, 여긴가?"

밤이 깊어지는데 등불을 켜두는 곳, 그리고 큰 건물까지. 개중에서 기루를 찾으면 몇개 나오지 않는다. 슬금슬금 걸으면서 찾으니 현판에 연화홍루라 쓰여진 곳을 발견했다.

5층의 건물로 이루어진 기루에는 붉은색 등을 걸어놓아서 더욱 퇴폐적인 느낌이 난다. 하지만 의외로 호객하는 사람은 없었다. 호객 따위 보다는 이름 값으로 사람을 모으는듯 하다.

여기가 하오문 지부란 것에 신빙성을 더해준다. 하오문이라면 소문 퍼트리는 것 쯤은 간단할테니까 말이다.

나는 연화홍루로 들어섰다. 시온도 있는데 이런데 들어서는건 좀 그렇지만 여자가 목적이 아니니까 상관없다.

"어서오십시오. 연화홍루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소매가 나풀거리는 붉은색의 옷, 거기에 어께가 완전히 드러나고 가슴골이 보이는 복장은 현대에서는 종종 볼 수 있겠지만 지금 시대에서는 기녀 밖에 하지 않을 정도로 노출도가 높다.

고혹적인 눈웃음을 짓는 여성은 나에게 인사를 건내면서 물었다.

"저희 연화홍루에는 처음 오셨는지요?"

"처음이기는 하지. 따로 등급 같은거라도 있나?"

"연화홍루에서는 매난국죽(梅蘭菊竹)의 등급을 나누어 매화가 가장 높은 등급이고 대나무가 가장 낮은 등급이옵니다. 대인께서는......."

"그러면 매화로. 나 혼자니까 적당한 방으로 내주고"

"알겠습니다"

공손하게 인사하면서 몸을 숙인다. 덕분에 가슴골이 훤히 들여다 보이지만......솔직히 울 마누라 아니면 안꼴림.

여기 기루 여자 다 합쳐도 우리 마누라 미모의 백분지 일도 못따라갈껄. 초월자의 외모를 얕보지 마라.

안내 받아서 올라간 곳은 4층의 한 방이였다. 은은한 붉은색 등이 안을 비추면서 청두의 전경이 훤히 보인다.

이 시대에 고층 건물이 얼마나 있겠는가? 그래서 그런지 도시의 모습이 전부 들어온다. 야경은 전기가 아니라 불로 직접 밝혀서 그런지 현대보다 좋다.

"대인께서 따로 원하시는 아이가 있으십니까?"

"글쎄"

나는 조금 뜸을 들이다가 말했다.

"그렇다면 루주에게 전해라. 꽃 보다는 다른 것을 사러 왔다고 하고"

"........."

안내인은 내 말에 조금 흠칫하다가 이윽고 고개를 숙이며 물러났다. 아무래도 정답인 모양이다.

잠깐 시간이 지나자 먼저 가벼운 술상이 올라왔다. 매화실이 가장 높은 등급인 것처럼 높은 가격에는 최상급의 대우가 겸비한 모양이다. 술 냄새가 꽤 진하다.

이상한건 들어가지 않은 모양이다. 가볍게 잔에 따라서 마시니 시원한 매화 향기가 감돈다. 오, 이거 괜찮네.

"실례합니다, 대인"

이윽고 방에 들어온 사람은 완숙한 미모를 뽐내는 중장년의 여성이였다.

풋풋한 매력 보다도 풍만하고 농익은 분위기를 풍기는 여성은 기녀로서는 나이가 많을지 모르지만 여성으로서의 매력은 아직도 죽지 않아 보였다.

"이 연화홍루의 루주를 맡고 있는 이유화라고 합니다. 대인께서 저를 찾으셨다고 들었습니다만"

"당신이 하오문 청두 지부장인가?"

내가 단도직입적으로 묻자 루주는 소매로 입을 가리며 웃었다.

"아무래도 대인께서는 꽃을 사러 오신건 아닌 모양이군요"

"뭐, 그렇지. 그러면 그 이야기로 넘어가자고"

순간 내 머리 위로 기척이 느껴진다. 훈련을 받은데다가 무공을 익힌 숙련된 살수들의 기척이다. 천장에 숨어 있는걸로 보인다.

아무리 하오문이라도 최소한의 자기방어 수단도 없을리 없었다. 더군다나 이런 기루를 운영하려면 무력은 당연히 필수다. 지금 당장 눈 앞의 루주만 보더라도 무공을 익히고 있고 말이다.

다만 일이 일인 만큼 그런쪽 무공을 익혀서 그런지 내공의 순도가 탁해 보이지만 말이다.

"정보 몇가지랑 소문을 좀 퍼트리고 싶은데"

"전자의 경우 가격만 맞다면 사실 수 있으시지만 후자의 경우는 소문의 내용에 따라 달라집니다만 괜찮으신지요?"

"그리 큰 일은 아니니까 괜찮을껄"

내가 퍼트리려는 소문은 이거다. '국하루의 마지막 핏줄이 살아 있었다!'라는거.

냅둬도 퍼지기는 할테지만 그래서야 내가 바라는 반응이 나오지 않는다. 지 혼자서 지레짐작하고 움직어야 내가 옳다구나 하고 깽판칠 계기가 만들어지는데 그러려면 청두 전체가 들썩일 정도로 퍼져야 한다.

"우선 몇가지 정보를 사지. 국하루의 현 주인인 양윤채라는 놈에 대해서 알고 있나?"

"양 주사를 말씀하시는 거라면 알고 있습니다. 그에 대해 알고 싶으시다면 은자 쉰냥을 지불하셔야 합니다"

"비싸구만"

물론 그놈이 국하루의 주인이여도 요리사라서 그나마 싼 것이다. 아마 무림인에 대한 정보였으면 훨씬 비쌌을껄.

나는 품 속에서 금원보 하나를 꺼내 루주에게 내밀었다. 그녀는 웃으면서 물었다.

"그러면 무엇이 궁금하신지요?"

"그 새끼 신상명세 같은거. 대략적으로 파악한건 있지?"

"물론입니다. 하지만 그런 것이라면 저희 쪽에서 따로 기록한 것을 드리겠습니다. 제가 설명 해드리는 것보다는 읽는 편이 빠르실테니까요. 사람을 시켜 가져오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그거랑......아, 그리고 무림 역사부터 대충 물어보자.

내가 죽은 뒤로 수십년 지난건 알겠는데 용하연이 죽은 뒤로는 몇년인지 잘 모르니까 말이다.

"마룡후, 만병왕, 천살제. 이 셋에 대해서 알고 있나?"

"예,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그 이름을 잊는 무림인은 없을테지요. 천하삼절(天下三絶)의 이름은 지금도 화자되는 절대고수들이니 말입니다"

"호오"

천하삼절? 거창한 이름 달고 있네. 아니, 그레이 제자면 그런 이름을 달만한가?

스펙 좀 쌓으면 초월자 중에서도 이름 날릴 수준이다. 특히나 내 스승이였던 천살제 류가 그렇다. 하물며 이런 조그마한 무림에서 이름이 알려지는건 당연하겠지.

"그들의 행방을 혹시 알고 있나?"

"천하삼절의 활동 시기는 무려 천년 전이라고 합니다. 단순히 그런 오래전의 이야기라 한다면 전설로 치부 했을테지만 이후 500년이 지난 후에 천기자의 비동에 대한 장보도가 출현하여 은거했던 만병왕과 천살제가 반로환동하여 모습을 드러냈지요"

"흐음......"

아, 만병왕한테 들은적 있던 이야기다.

천기자의 비동이라고 한들 결국에는 그레이의 연구시설이다. 마법사의 던전 같은거라서 아마 허락 받지 못했으면 들어갈 수도 없다. 어차피 무림인들 그런데 눈먼건 다 아는 사실이니까 생고생만 한거지.

아무튼 그때의 일로 만병왕은 등선하고 옥황상제, 즉 이 행성의 관리자를 만나서 거래 후에 차원 여행을 다니며 견문을 쌓았다. 그러다가 나랑 만나기도 했고.

근데 생각해보면 용하연 걔가 죽은지 1000년이 지났다는 거잖아. 존나 오래됐네.

"그 때로부터 500년이 지난 지금이지만 아직도 혹자는 그들이 살아 있을거란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등선을 하여 용을 타고 올라간 만병왕은 모르나 천살제, 마룡후는 어딘가에 은거하고 있을거라고 말이죠"

"글쎄다......"

이거 무슨 캡틴 아메리카도 아니고 수십년이 아니라 천년을 보내고 돌아왔네. 그나마 문명 제한 걸어둔 행성이라 변한게 없어서 망정이지 아니였으면 미래 세계에 왔을지도 모르겠다.

.......아, 미래라고 해봤자 결국에는 현대 지구지. 어차피 여기 베이스는 지구일테니까.

"그러면 마지막 볼일. 소문을 하나 퍼트려줘. 기왕이면 청두 곳곳으로"

"어떤 소문입니까?"

"국하루의 핏줄이 아직 남아 있다고 말이야"

양윤채는 일부러 산적이랑 붙어먹은 정황까지 남기며 내 핏줄을 없에버렸다. 하지만 마지막 남은 핏줄이 있다면 분명 어떻게 해서든 반응할게 보인다.

그걸 노려서 카운터를 친다. 그게 내 목표다.

".......국하루의 뒤에는 당문이 있다는 것을 아십니까?"

"잘 알지. 그런데도 해달라는거야"

"근거 없는 소문을 퍼트리면 그만한 대가를 치르게 될겁니다. 대인께서는 물론 저희 하오문도 마찬가지겠죠"

"근거 없는 소문이 아니야. 내가 진짜로 국하루의 마지막 핏줄을 보호하고 있거든"

"........!"

아무리 정보력이 빨라도 귀영살막(鬼影殺幕) 수준이 아닌 이상 오늘 데려온 선이의 정체를 파악하는걸 불가능하다. 더군다나 시간이 지났다면 더더욱.

루주도 꽤나 놀랐는지 나름 반응을 보였다. 표정 관리는 잘 했지만 눈가가 희미하게 떨리는게 보인다.

"정보를 다루면 양윤채 그놈이 뭔짓 했는지 대충 짐작은 가겠지? 난 그놈을 곱게 내버려둘 생각 없거든"

"하지만 국하루는 만만치 않은 상대가 아닙니다. 설령 명분에서 앞선다 한들 힘이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는 법이지요"

"힘?"

힘은 빛을 만든다! 그리고 난 힘찬 기분이 든다!

콰콰콰콰!!!!

나는 양손에서 시퍼런 강기를 뿜어냈다. 의지를 다루는 초월자에게서 강기를 다루는 것은 숨쉬는 것보다 쉬운 일이다. 더군다나 효율과 위력을 생각하면 여기 초절정 고수를 데려와도 상대가 안된다.

안주 삼아 나온 사과를 하나 들어서 강기로 껍질을 깎는다. 나는 원래 껍질까지 먹는 주의지만 나름의 무력시위 퍼포먼스였다.

강기라고 한들 컨트롤 실력이 부족하면 사과를 깎기는 커녕 쥐자마자 박살날거다. 눈과 머리가 있다면 내가 하는 일이 얼마나 큰 무력을 의미하는건지 잘 알겠지.

"그, 그것은......!!!!"

"이거면 충분하겠지?"

내가 슬쩍 껍질을 깎은 사과를 곱게 잘라서 하나 내밀자 루주는 놀란 얼굴로 사과를 매만졌다.

".......알겠습니다. 대협"

설득(물리)완료.

========== 작품 후기 ==========

용하연 시절 수준 - 초절정 중간은 들어야 간신히 천하 100대 고수.

현재 - 절정만 들어도 천하 100대 고수.

수준이 이렇게 씹창난 이유는 전 왕조가 무림말살 정책으로 인해서 실전된 무공이 꽤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하늘의.....아니, 관리자의 노여움을 사서 망함ㅋ.

주인공이 일부러 이렇게 돌아가는 이유는 선빵 먼저 치는 놈이 불리한걸 알고 있어서죠.

무림이나 여기나 선빵은 먼저 친 놈이 명분으로는 한수 접고 들어가는건 똑같으니까요.

그나저나 슬슬 또 성실 연재 어쩌고가 떠서 연참할 때가 왔는데.....와! 생각해보니 여태까지 일일연재 했네! 전성기보다 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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