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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흉의 대마왕-315화 (315/507)

최흉의 대마왕 315편

<-- [무림에서 만남을 추구하면 안되는걸까] -->

차원간 이동은 두가지 중에 하나가 충족되어야 가능하다.

하나는 그만한 초월자일것, 다른 하나는 그만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차원과 차원의 사이는.......뭐라고 할까. 푸들 만들 때 쓰는 긴 풍선 가지고 수십개를 아무렇게나 묶은 다음에 그 사이의 틈새를 조심스럽게 이동하는거랑 비슷하다.

묶은 방식에 따라 헐거운 부분도 있지만 잘못하면 터질것 같은 빡빡한 부분도 있는 것처럼 차원의 틈새 사이는 인간도 맨몸으로 있을 수 있거나 초월자도 오가기 버거울 정도의 압력이 있을 때가 있다.

차원이라는 개념의 존재감이 부비부비하고 있는 곳인데 그 압력이 약하면 오히려 이상하지. 안그래?

"아직 멀었나?"

"재촉하지 좀 마라 쫌. 거의 다 왔으니까. 지 스승 만난다고 너무 조급해 하는거 아니냐?"

"그런건 너도 마찬가지지 않나?"

"음......뭐라고 해야하나, 내 스승님은 가슴 말고는 볼만한게 없는데. 어차피 종종 얼굴 보기도 하니까"

그레이 본인 왈, 나와 내 스승인 류가 익힌 천살진기(天殺眞技)에는 남자라면 정력을 강화하고 여자라면 가슴을 크게 만들어주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도대체 왜 그런 무공을 만들었는지는 잠깐 두자. 그게 천성이 되어서 그런지 몰라도 예전에 초월자 되기 전의 나도 남자일 때는 정력 하나쯤은 알아주고 여자일 때 가슴도 짱 컸으니까.

다만 스승님 본인은......음, 가슴 존나커. 픽션에서나 볼법한 폭유를 달고 있으니까 평소에는 어떻게 무공 쓰는건지 모르겠더라.

"아, 왔다"

이윽고 나는 한 차원에 이르고 수도를 휘둘러서 균열을 만들어 비집어 열었다.

어차피 계속 유지하려고 하는게 아니면 차원 자체 수복력으로 알아서 닫힌다. 사람으로 치면 생채기 같은게 자동으로 회복하는 것이다.

다만 가끔 자체 수복력으로 안될 때가 종종 있는데.......보통 그런 경우는 로드나 절대자끼리 붙어서 생기는 여파가 만드는 경우다. 그때는 초월자가 인위적으로 손쓰지 않으면 씹창난다.

"여기네"

차원을 비집고 들어가자 거기는 설국......아, 이 드립은 이번 회차 지구의 멸망한 일본 드립인데.

그러면 설국열차!!!! 캡틴 아메리카랑 에이션트 원 나오는 그거!

사실은 농담이고 이쪽 차원은 계절이 우리와 정반대인지 따뜻한 봄 날씨다.

어딘가의 산인건지 우거진 식생과 자연 환경은 현대 사회와 동떨어진 모습이다. 이런 광경은 현대 사회, 특히나 자연을 조져버려서 녹지화 하겠다고 산에다가 녹색 페인트칠 하는 평범한 중국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모습이다.

"익숙한 공기군, 이건......기가 풍부한 내가 아는 세계의 공기야"

"나도 숨 쉬기는 괜찮구만. 오히려 시온은 여기 공기 별로 안좋아 할테니까 데려오지 않길 잘했네"

초월자인 우리들에게 먼저 다가오는 대기 중의 자연지기는 숨 쉬는 것만으로도 건강해질것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이능력 적성이 저어어어어언혀 없는 우리 시온은 오히려 건강에 해롭지 않은 공장 매연 같다고 생각할거다. 하논은 물리 특화라 그런쪽 스테이터스가 낮으니까.

"드디어 돌아왔나......."

"나도 간만이네. 여기서 얼마나 지났을지는 잘 모르겠다만"

"이 세계에서 환생한 적이 있다고 했었지. 그러면 여기는 어디쯤인가?"

"몰라, 대충 사천 어디 쯤이겠지. 나도 좌표 자세하게 생각하고 하지 않아서 되도록이면 인적 드문 곳으로 나오려고 했거든"

어차피 영혼 한 구석에 기억하고 있을테니까 떠올리면 떠오르겠지만 차원축과 행성의 공전 및 자전을 생각하고 이동하려면 꽤나 귀찮아서 적당한 곳으로 생각하고 왔다.

여기서 살았을 때는 사천에서 벗어난 적이 거의 없으니까 사천이기는 할 것이다. 정확한 위치는 찾아봐야 알겠지만.

주변을 탐지 해보면 인기척은 하나 밖에 없으니까 사람 없는 곳에서 나온건 맞는것 같다.

"잠깐 운공을 해야겠군, 호법을 부탁한다"

"거 기 빨아 먹는거면 차라리 나한테 말하지"

"남의 내공과 자신의 내공은 다른 법이다. 괜히 격체전력이 효율 떨어지는 방법이 아니니까"

"알았다. 대충 봐줄테니까 알아서 해봐"

차원을 넘어서 왔어도 가이아 포스는 영혼을 매개로 전해지는 이능력이라서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그녀는 포스 유저가 아니라 무림인이다.

무림인은 내공을 사용해야 무림인이지. 아무렴.

쿠우우우우!

가부좌를 취하고 앉은 그녀의 주위로 서서히 고밀도의 자연지기가 몰려들기 시작했다. 호흡을 통해서 자연지기를 받아들여서 그것을 내공으로 치환해 단전에 담는다.

초보자는 버벅거리고 재능 없으면 몇달 단위로 걸릴 일이지만 그녀는 이미 경지에 오른 고수다. 한번 디뎠던 곳을 다시 올라가는건 쉬울 수 밖에.

그녀를 중심으로 모이기 시작한 자연지기는 눈에도 보일 정도로 고밀도가 되었다. 삼화취정이라니 오기조원이라니 하는 경지도 있지만 그거야 전직 이펙트 비슷한거고, 한번 해봤던 사람에게는 필요없다. 그냥 거기에 써먹을 내공을 갈무리 하고 말지.

이윽고 그녀의 몸이 내공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기에는 결국 영자가 포함 되어 있고 영자는 의지에 반응한다. 그녀의 몸을 채운 짙은 내공은 육체를 세포 단위에서 변화하기 시작한다.

환골탈태(換骨脫兌)......는 아니겠군.

노폐물이 많이 쌓일 현대 지구에서 살아왔지만 그래도 그녀는 마스터 유저, 그리고 지금은 그랜드 마스터였다. 애초에 지금처럼 빠르게 내공을 쌓아가는 것도 진작에 세맥까지 타통되어 있기 때문이다.

환골탈태란 육체가 내공에 걸맞게 재구성하는 행위다. 가이아 포스로 이미 그런게 되어 있는데 이제와서 환골탙태를 할리는 없지.

그렇다면 남은건 반로환동(反老還童)이다.

아무리 강해도 로드에 이르지 못하면 노화는 온다. 최대한 늦출 수는 있어도 막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당장 나도 100년쯤 나이 먹으면 골골대서 언제 뒤질까 제삿날 잡아놓는 판인데 오죽할까.

용하연은 지금도 쉰이 넘었다고 생각되지 않을 20대 중후반의 외모를 가지고 있지만 반로환동을 통해서 여어쁘고 한창 풋풋한 시절의 10대 후반쯤의 소녀가 되어갔다. 너무 간거 아닌가 싶지만 애초에 많이 늙은 것도 아니다.

저어기 쟤 사제인 만병왕은 소년이 되어서 누나처럼 보이는 애랑 오네쇼타 찍다가 결혼했는데 저 정도는 양반이지 뭐.

"후우........"

이윽고 주변의 기도 갈무리한 그녀는 줄어든 체구와 손을 보면서 조금씩 감을 맞추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거 아줌마가 너무 주책부리는거 아니야? 하다못해 진짜 어린애가 됐으면 그냥 조절 못했거니 하겠는데 정인 보러 간다고 화장한거냐?"

"기왕이면 젊은 모습이 낫겠지. 남자도 그렇지 않은가?"

"50대 노처녀 아줌마가 10대 소녀 코스프레 하면 그건 초큼......."

".........."

체구는 줄어들었지만 그렇다고 약해진게 아니다. 그녀의 근육은 작아진 만큼 근섬유가 압축되었고 더불어서 육체가 기에 조금 더 빠르고 강하게 반응될 것이다.

한줌의 기만 있어도 한달은 너끈하게 움직일 수 있는 그런 육체가 된거다. 요컨데 회춘한거지.

"내공을 얻으니 확실히 알겠군. 가이아 포스와 내공은 동시에 운용이 가능하다"

"오, 그래? 난 처음부터 잘 알고 있었는데"

나는 인피니티 포스 코어를 통해서 내가 감지한 모든 이능력을 사용할 수 있다. 필요하면 적성종의 라프 에너지나 한번 보면 거기 사도들이 쓴다는 마그노 레톤 뭐시기도 쓸 수 있겠지.

그래서 진작에 내공과 가이아 포스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걸 안다. 가이아 포스는 꽤나 친절한 이능력이니까 이런 동시 운용도 쉽지.

서로 상충되지 않는데다 그런쪽의 특성을 각성하면 충분히 도움이 될거다.

"가이아 포스는 전부 특성을 운용하는데 사용하고, 내공을 무공을 사용하는데 쓴다면 효율이 다르지"

"뭐야, 듀얼코어야? 그래서 막 전성기 시절에 2배쯤 강해졌다고?"

"너무 적게 잡은거 아닌가? 원래 인간의 1+1은 2가 아니라 더 커질 수도 있는 법이지. 상호보완이라는 말도 못 들어봤나?"

"거 시발 아인슈타인이 물리 전공 서적 모서리로 찍을 소리를 하고 있네. 그래서 뭐, 한판 붙자고?"

아마 방금 내가 노처녀 아줌마라고 했다고 아무래도 좀 삐진걸로 보인다.

물론 용하연 수준에서 2배, 3배 강해져봤자 나한테는 미치지 못한다. 초월자 수준도 격이 있는데 전성기 수준 회복해서 거기에 플러스 몇 했다고 날 이길 수 있을만큼 강해지진 않았다.

대충 2배.....아니, 조금 더해서 2.3배 정도? 거 참 애매하네.

그래도 자기 공백기를 매울 정도로 강해지기는 했다. 다만 그게 단순한 스펙 상승일 뿐이지만 말이다.

초월자의 싸움은 주먹으로 하는게 아니다. 얼마나 더 고차원적인 깨달음을 얻고 개념을 인지해 조절할 수 있는가에 달렸지.

당장 로드에만 올라도 물리법칙으로 안죽는다. 빅뱅 처맞아야 좀 아프다 수준인데 여태까지 에너지 축적만 한 유토피아도 빅뱅은 3방이 한계다. 아, 자폭하면 4방인가?

아무튼 스펙만 올라갔다고 마냥 강해지는게 아니다. 깨달음이 중요한거야, 깨달음이!

"그 깨달음 좀 주겠나?"

"한판 하자는 소리를 길게도 하네. 일단 와봐라"

아까 기감으로 확인 했을 때 주변에 사람은 한명 밖에 없었다. 요란하게 할거 아니니까 대충 역장 둘러줘서 피해 안가게끔 해주면 괜찮을거다.

콰가가가!!!

용하연이 든 그레이 소드의 회색빛 검신에 넘실거리며 내공이 흐르기 시작했다.

기세가 매섭다. 가이아 포스 같은 유순한 힘이 아니라 내공, 그것도 그녀의 의념이 깃든 내공은 그 자체만으로도 힘을 품는다.

이윽고 내공은 응집되어 검기, 그리고 강기에 이른다. 강철조차 두부처럼 잘라내는 절삭력과 파괴력을 겸비한 깨달음의 상징. 가이아 포스를 쓸 때는 내공이 아니라서 검기조차 제대로 쓰지 못했지만 지금은 다르다.

"흠!!!"

콰아아아아아!!!!!

그녀가 대검을 휘두르자 그대로 검강이 치솟으며 참격을 이룬다. 대충 그녀의 수준에 맞춰주기로 해서 몸빵이 아니라 피하기로 마음먹었다.

가볍게 땅을 차고 올라서 점프, 그렇지만 상대는 그걸 노렸는지 나를 향해서 검끝을 찔러온다.

들기도 버거운 대검을 무게와 동시에 그녀의 근력으로 찔러오는건 강기가 없어도 사람 두께의 철판을 관통하는게 가능할 정도였다. 거기에 강기까지 더해지면 과장 좀 보태서 혼자 터널 공사도 할 수 있다.

과장 안하면? 대충 산 봉우리쯤 날리겠지.

"야, 사람 있는데 그렇게 크게 하기냐?"

"어차피 손 쓸거지 않은가?"

터어엉!!

나는 가볍게 찔러오는 검날의 옆면을 손등으로 후려쳤다. 보통이라면 강기를 두르고 있어서 접촉하는 즉시 손가락이 날아가거나 해도 반탄지력 때문에 내상을 입겠지만 나한테는 의미 없다.

콰콰콰콰콰콰!!!!

비껴나간 검끝은 그대로 저 옆의 숲을 향했다. 그리고 그 여파가 작은 계곡을 만들 정도로 묵직한 파공성을 담아 산에 울려퍼졌다.

환경이 산이라서 그런지 소리가 귀 아플 정도로 울려퍼진다. 딴건 모르겠는데 이건 좀 소란이 일어날것 같은데.

"야, 좀 자제해라. 방금 그건 평타 치고는 너무했어. 차라리 처음부터 내공 없이 하던가"

".......흠, 간만에 힘 쓰는거라 좀 과하게 한것 같군. 미안하다, 이건 내 잘못이다"

"게다가 저쪽도 문제고"

나는 숲 한 구석에 있는 사람을 가리켰다. 이미 그녀도 알고 있었는지 거기 있던 사람에게 시선을 주고 있었다.

기껏해야 열댓살 쯤 되었을만한 작은 아이가 자리에 주저 앉아서 떨고 있었다. 바지 부분이 축축한거 보면 아무래도 지린것 같다.

그럴만도 한 상황이였다. 눈 앞에서 죽을뻔한 공격이 스쳐지나갔으니, 보통 양민 입장에서는 무림인은 자연재해 수준이라고.

"야, 꼬마야, 괜찮니? 아, 언어는 통하지? 고작 1,2백년 사이에 막 못쓸 정도로 고어가 되진 않았을테니까"

자전거 타는 법은 기억상실이 되어도 기억 하듯이 나도 배운 언어는 어느 정도 숙지한다. 게다가 여기는 조금 다른 면은 있어도 결국에 중국어니까 의사소통은 어렵지 않다.

내가 쓰러진 아이에게 다가가 손을 잡고 일으키자 아이는 나를 물끄러미 올려다 보기 시작했다.

"저, 저기......"

"엉?"

"혹시 무림 고수신가요?"

음......대낮에 산에서 서로 강기 뿌려대면서 한판 붙은 두사람. 어린애의 인지 능력을 생각하면 그 싸움도 고작 몇초만에 화다닥 일어난거라 거의 빛이 번쩍번쩍 하다가 바로 옆에 계곡이 만들어진 격이지만 그래도 아무것도 모르는 애가 봐도 무림고수처럼 보일거다.

정확히 말하면 나는 무림인은 아니지만......왜, 뭐, 왜, 내가 무림인이였으면 한국에서부터 진작에 깽판치고 놀았지. 안그러냐.

하지만 상황이 상황이니까. 설명해주기 귀찮으니까 그냥 긍정하기로 했다.

"그렇다면?"

"저, 저를......저를 제자로 받아주세요!"

아니, 여기서 클리셰 같은 제자 신청이 날아들다니!

========== 작품 후기 ==========

이런 저런 의견을 써주시는 분들이 많네요. 개인적으로 비판이라도 그런 댓글 하나를 더 좋아합니다.

작가는 글로 말한다고 하지요. 글에는 작가가 말하고 싶은게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가르친다고 하기 보다는 알려주고 싶은거에 가깝죠.

글이란건 누가 강요해서 읽는게 아니니까요. 좋고 재미있으니까 읽는거지.

저는 개인적으로 백리를 통해서 알려드리고 싶은게 그겁니다. '이상을 이루기 위해서는 큰 책임과 힘, 그리고 고난이 필요하다'라는걸요.

쉬운 길만 가서 영웅이 된다면 영웅이 못되는 사람이 어디있고 누가 영웅을 존경하겠습니까?

고난과 시련, 그리고 역경을 이겨내고 결국에는 목적을 달성해야지 영웅은 비로서 완성되는겁니다.

요즘은 그런 고난이나 시련 같은게 생기면 고구마네 뭐니 하면서 시원한것만 원하는 사이다패스가 많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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