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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흉의 대마왕-313화 (313/507)

최흉의 대마왕 31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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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 문명의 다섯 사도 중에 하나, 가르-레칼의 침공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었다.

적성종만 넘어왔던 여태까지 상황과는 다르게 명백하게 지성을 가진 존재, 그것도 저쪽 문명의 대표자로 보이는 자가 넘어와 건출물을 세우고 침공 의사를 밝혔다.

이것은 명백하게 침공이며 분쟁 행위다. 대마왕이라면 이걸 그냥 묵시하지는 않았을텐데도 불구하고 그들은 침묵했다. 아니, 애초에 침묵이고 뭐고 보고 있지도 않았다.

이미 이 지구에는 단 한명의 대마왕도 남아 있지 않았다. 심지어 지구 출신인 최악조차도 말이다.

"대, 대마왕은?! 대마왕은 어디있는거지?"

"그들이라면 이번 사태도 해결해줄 수 있을텐데!!!!"

빠르게 세를 불리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어떻게든 각 국가의 병력으로 대처가 가능한 수준이였다. 그걸 생각하면 저항 의지조차 없어지는 대마왕의 압도적인 힘에 비하면 수준이 낮은건 당연했다.

하지만 개미에게 있어서 코끼리나 흰수염고래나 둘 다 거대한건 마찬가지였다.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애초에 비교할 의미가 없다.

더군다나 인간은 거대한 존재 앞에서 두려움을 가지거나 경외를 품는다. 대마왕을 두려워 하는 사람도 많았지만 그들을 심판하러 온 대마왕을 경외하는 사람도 다수 존재했다.

신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지만 있어도 도와주지 않는다면 대마왕에게 기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미 그들은 대마왕이 지구를 떠났다는 것을 모른다.

드레이프 대통령은 보좌관이 올린 보고를 들으면서 앞으로의 상황을 어떻게 해쳐나가야 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현재 뉴욕과 러시아의 예카테린부르크, 중국의 베이징에서 시작된 적성종의 침공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습니다만.......특히나 뉴욕에서 일어나는 침공은 더욱 빨라지고 있습니다. 거대한 건축물을 짓고 더불어서 빠르게 적성종을 생산하여 거점으로 삼고 있는듯 합니다"

"폭격은? 민간인 대피는 완료되지 않았나?"

"그게........"

현대 사회에서 포스 유저가 적성종을 대처하는데 각광받는 이유는 적성종의 물리 내성 덕분도 있지만 인구 밀도가 높은 지역에 주로 나타나서 애로사항이 많기 때문이다.

만약 운이 좋아서 넓은 미국 땅의 옥수수 밭 한가운데에 차원진이 모습을 드러낸다면 그대로 폭격으로 쓸어버리면 그만이다. 아무리 초대형 적성종이라 하더라도 무지막지한 화력을 동원한 폭격 앞에서는 결국 시간 문제일 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욕에 건설된 거대 신전은 폭격할 수가 없었다. 라프 에너지로 이루어진 파장이 돔 형태로 건물을 뒤덮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속적으로 라프 에너지를 공급해서 돔 형태로 장벽을 세우고 있는데 그 이상의 화력을 때려박으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더군다나 상대가 그렇게 공격하게 둘리도 없었고.

"만약 가이아 포스로 이루어진 폭탄이 있다면 모를까.......지금으로서는 저 건물을 파괴하기는 힘듭니다"

"마치 배리어 같군"

돔 형태의 라프 에너지 장벽은 신전과 함께 그 범위를 넓혀가고 있었다.

내부의 모습은 육안으로 확인이 가능해서 그나마 파악할 수 있었지만 그리 좋지 않았다. 땅에는 마치 살아 있는 촉수와 살점의 중간쯤 되어 보이는 것이 나무 뿌리처럼 빼곡하게 늘어서 있었고 장벽 밖에서도 전해지는 신전의 심장고동은 계속해서 땅을 울리고 있었다.

"현재 장벽에서 검출된 라프 에너지는 순도와 출력이 다릅니다. 신전 자체가 초거대 적성종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흠......"

"하지만 인간은 접근이 가능합니다. 다만......무사히 돌아올 수 있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장벽은 외부에서 오는 일정 이상의 열량, 물리력을 차단하지만 반대로 그 이하의 것은 통과시킨다.

요컨데 사람은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사히 돌아올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그렇다면 폭탄을 가지고 내부에서 원격 기폭 시키는 방법은?"

"우선 원격으로 기폭시키는 방법은 안됩니다. 돔 내부와는 전파가 차단되어서 기폭 장치가 먹히지 않습니다. 그리고 시한식으로 사용하는 방법도 불가능합니다. 외곽에서 실험한 결과 계산한 화력의 100분지 1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돔 내부는 아예 적성종 몸 안쪽이라고 생각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내부에서도 화기가 먹히지 않는다고?"

"그것보다는 물리법칙 외의 다른 법칙을 따르는것 같습니다. 가이아 포스는 문제 없이 운용되지만 물속에서 헤엄치는 것처럼 완전히 영향이 없지는 않습니다"

"갈수록 문제가 많군......."

사람은 들어갈 수 있다. 그러나 그건 장벽으로 걸러낼 수 없어서가 아니라 필요하기 때문이다.

포스 유저든 아니면 그냥 인간이던, 그들은 인간을 붙잡아 고통을 준 후에 그 사념을 뽑아내어 티브의 잠을 깨우는데 사용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사람을 밀어낼 필요는 없었다.

"그리고 돔 내부의 적성종의 개체가 빠르게 늘어가고 있습니다. 그 신전은 생산 기지의 역할도 겸비하고 있는것 같은데 생산 속도가 상상을 초월합니다"

사념을 뽑을만큼 뽑아낸 인간의 시체는 그대로 신전에 흡수되어 적성종으로 만들어낸다. 거기에 윤리와 도덕은 조금도 존재하지 않았다.

가르-레칼의 목적은 협상이나 거래도 없이 오로지 인류의 절멸 뿐이다. 아주 조금만 더 사념을 모으면 목적이였던 것을 이룰 수 있는데 양보할 수 있을리 없었다.

"대마왕들과 접촉은 가능한가?"

".......현재로서는 접촉할 방법이 없습니다. 유일한 창구 역할이였던 황금성은 모습을 감추었고 호라이즌은 연락을 무시하고 있습니다"

아무도 대마왕이 그들을 떠나갔다고 말해주지 않았다.

평소라면 오히려 기뻐해야 할 이야기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그들에게 아무런 이득도 없다, 오히려 절망적인 소식이였다.

호라이즌은 여전히 서울 상공에서 비행중이지만 연락을 받지 않는다. 하다못해 시온이나 최악의 핸드폰도 꺼진 상황이여서 이야기를 할 방법이 없었다.

"그렇다면 그랜드 마스터에게 연락하게"

단순히 경지를 따진다면 용하연도 그랜드 마스터라 불릴 수 있지만 지금 그가 말하는건 그녀가 아니라 백리였다.

마스터 유저를 건너 뛰고 단숨에 그랜드 마스터가 된, 검증도 필요없는 현 지구의 최강자.

"지금 그는......."

그리고 연락을 받지 않는건 백리도 마찬가지였다.

받을 수 없는 상황이기는 했다. 한동안 자기 혐오에서 정신차리지 못하고 그대로 질질 짜고 있을테니까 말이다.

모든 책임은 백리의 책임이다. 대마왕이 지구를 떠나 지구가 멸망에 이르게 되는건 그의 잘못이였다. 한사람에게 주어지는 책임의 무게는 직면하고서야 무거운 것을 깨닫게 된다.

"어떻게 해서든 방법을 찾게. 하루라도 빨리......."

이미 신전은 둘째쳐도 돔 형태의 장벽은 직경이 15킬로미터가 넘어갔다. 겨우 몇시간 사이에 그 정도인데 미국을 집어삼킬 때 까지는 얼마가 걸릴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

인명피해도 수없이 많이 발생했다. 그나마도 아직 장벽 바깥으로 적성종이 습격해오지 않아서 비교적 적은거지 이미 수천명의 뉴욕 시민들이 휘말려 목숨을 잃었다.

지옥은 생각보다 멀리 있지 않았다. 그리고 빠르게 그들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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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전이 지어진 곳은 뉴욕 하나 뿐이지만 그 외에도 러시아와 중국에 나타난 차원진에서도 거대한 구조물에 세워지는건 같았다.

하지만 방향성이 다르다. 미국에 세워진 것은 거점 외의 중요한 용도를 겸한다면 중국과 러시아에 세워진 것들은 본디 병력 생산용이 주된 용도였다.

그만큼 적성종 생산 속도는 빠르다. 더군다나 러시아나 중국 모두 어느정도 피해가 있었다 하더라도 인구수로는 손꼽히는 곳. 그렇기 때문에 생산 속도는 더욱 더 박차를 가할 수 밖에 없었다.

"인간형이다! 물러나!!!!"

"3기나 왔다! 젠장!!!!"

그리고 무엇보다 인간형 적성종, 본래 적성종은 크다면 오히려 타격할 곳이 많고 작다면 작은만큼 약한게 정석이였는데 그 법칙을 거스르는 작으면서도 강한 인간형 적성종들은 무아지경으로 인간을 학살했다.

더군다나 인간형 적성종이 한기가 아니라 두셋씩 무리를 지었다. 인간이 사회를 이루어 더욱 강한 힘을 발휘하듯이 놈들도 마찬가지였다.

콰아앙!!!

"끄아아악!!!"

"의무병!!! 의무병!!!"

"으아아아! 도망쳐! 못이긴다고 저런거!!!!"

한기만 나타난다면 군대와 포스 유저들의 희생을 통해서 어떻게든 잡을 수 있다.

초기라면 몰라도 전투 데이터가 있는 지금이라면 스펙이 딸려도 그걸 다수의 힘으로 어떻게든 쓰러트리는게 가능했다. 괜히 20년 동안 적성종의 침략에서 문명을 이어온 것이 아니다.

그러나 눈 앞의 인간형 적성종은 자그마치 셋이다.

도시 하나 정도는 단숨에 파괴가 가능한 놈들은 결코 한기씩 다니는 일 없이 단체로, 그리고 조직적으로 움직였다. 여태까지 강구한 방법은 의미가 없다.

"눈의 여왕이 왔다!!!!"

"뭐라고!!!!"

더불어서 바빠진건 마스터 유저들이였다.

인원 수송용 헬기를 타고 온 소피아는 그대로 헬기에서 몸을 던지면서 특성을 사용했다.

콰아아아앗!!!!

추운 러시아 공기들이 떨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한 사람의 의지에 복속하며 힘을 더해서 세마리의 인간형 적성종의 발을 묶는다.

얼음 조각을 머금은 눈보라가 불어닥친다. 가이아 포스 또한 머금고 있어서 이미 포스 융합 현상이 끝난 인간형 적성종에게 확실하게 데미지가 들어간다.

"이래도......부족한가?"

발은 묶었지만 그것 뿐. 치명상을 입히지는 못했다.

그러나 그녀가 벌어준 시간은 정비를 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였다. 거리를 벌리고 상대를 조준하기 딱 알맞은 시간이다.

인간형 적성종의 기동성과 방어력은 뛰어나지만......그렇다고 녹여버릴 생각으로 쏴대는 화력 앞에서 데미지가 없을지는 도리어 의문이다.

콰아앙! 콰앙! 쿠우우웅!! 퍼어엉! 퍼엉!!!! 콰아아아아아!!!!

전차, 박격포, 미사일, 데미지를 줄 수 있을만한 것들은 전부 때려박아서 쏴댄다. 효과는 적겠지만 그 적은 효과가 쌓이고 쌓이는데다 라프 에너지를 소모시키는게 주된 목적이였다.

아무리 인간형 적성종이라 할지라도 라프 에너지가 무한하지 않다. 한계가 있는 법이고 화기만으로 공격하는건 아니였다.

"그렇다면 꽁꽁 얼려다가 오호츠크 해 한가운데 수장시켜주지!!!!"

콰콰콰콰콰!!!!

거센 눈보라가 몰아치기 시작했다. 숨조차 얼어붙을 것 같은 저온의 폭풍이 인간형 적성종에게 달라붙어서 하얀 서리가 되었다. 시간을 끌면 끌수록 얼음은 더욱 커지고 단단해져서 이후에는 움직이지도 못하게 될 것이다.

키이잉!!

하지만 인간형 적성종도 바보는 아니였다.

[키익]

[크익, 킥, 키긱]

[크극!]

무언가 대화를 나누는가 싶더니 얼음 폭풍을 헤치고 빠져나왔다.

그리고 한놈이 격렬한 빔을 쏘아냈다. 마치 한국에서 모습을 드러냈던 인간형 적성종 처럼 원거리 특화형으로 발전한 녀석 같았다.

소피아는 얼음 방벽을 만들어 빔의 궤도로 바꿔 하늘로 날려보냈다. 정면에서 막는 것보다 비껴내는게 훨씬 더 적은 힘으로 막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놈들......!!!!"

이미 수백의 인명 피해가 났다. 상황이 비하면 적은 숫자로 보이지만 대피 도중인데도 불구하고 생긴 피해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피해가 생길지 모른다.

하지만 놈들은 마구잡이로 움직이지 않았다. 보통은 눈앞의 인간을 죽이기 위해 죽더라도 물러나지 않아야 할 녀석들이 누군가의 명령이라도 받은듯 빔을 쏘아내면서 거리를 벌리기 시작했다.

"도망친다고? 여기서? 이것들이!!!!"

죽여놓고 도망치려고 하는 꼴이다. 그러나 놈들이 쏘아내는 빔 공격은 그녀에게만 쏘아지는게 아니였다.

콰아앙!!!

"끄아아아악!!!!"

"젠장! 물러나! 거리를 벌려! 상대의 사정거리는 못해도 수백미터다!!!"

빗나간건지, 아니면 일부러 노린건지, 빔 한가닥이 지상에 떨어져 전차 두어대를 단숨에 폭발시켰다. 그 파편이 튀기면서 마치 수류탄이 터진듯 주변 군인들의 부상자가 늘어갔다.

소피아는 그들을 보면서 이를 으득거리며 놈들을 노려보았다.

더러운 느낌의 녹색 안광이 마치 그녀를 비웃으면서 이렇게 물어보는것 같았다.

'추적해오면 피해가 늘어갈텐데 괜찮겠어?'.

"이 영악한 것들이......!!!"

인간형 적성종의 지성은 아직까지 밝혀진 바는 없지만 적어도 싸우는 방법을 알 정도로 뛰어났다. 상대방의 약점을 파고들어서 누르고 우위에 서서 승리를 얻어낸다. 그리고 죽인다.

하지만 그 머리를 인간을 죽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서 사용하면 인질을 삼거나 하는 등의 행위도 할 수 있었다.

바로 지금처럼 말이다.

[소피아님! 지금은 물러나야 합니다! 지금 놈들을 쓰러트릴만한 화력이 저희에게는 없습니다! 더군다나 숫자도 불리해요!!!]

"큭....."

기습으로 압도하긴 했지만 그래도 상대는 셋이다. 상성 차이도 있었지만 한국의 이경진이 1대 1로도 고전했던게 인간형 적성종이다. 홀로 셋을 상대하려면 적어도 지금보다 더 많은 지원이 필요했다.

그리고 러시아의 인간형 적성종은 놈들만 있는게 아니였다. 추정하기로 10기는 출현했었기에 만약의 경우도 대비해야 했다.

지원은 인간만 받고 해주는게 아니다. 놈들에게도 그 정도의 머리는 있었다.

소피아는 놈들을 보내주는 수 밖에 없었다.

"여태까지와는 다르군......."

지금까지의 적성종은 인간을 죽이는게 목적이였다. 눈앞의 인간을 죽이기 위해서 본능적으로 움직이는 행동 패턴은 인간이 서로 협동만 한다면 충분히 대처 가능한 수준이였다.

그렇기 때문에 20년 전의 대공황과 같이 시련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일어설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떨까? 물론 그 시절보다 포스 유저의 수준은 높아지고 숫자는 많아졌지만 그건 상대도 마찬가지였다.

"나라 한두개 가지고는 안될것 같은 예감이 든다"

적어도 각개격파 당하기 싫다면 힘을 합쳐야 했다.

========== 작품 후기 ==========

지휘체계가 있냐 없냐의 차이는 크죠. 더군다나 최우선 목적이 인간 살해에서 거점 방어로 바뀌면 노답이고요.

공세로 나서도 답 없는 기술력인데 우주방어 치고 거점 확대만 하고 있으니 상대하는 입장에서는 속터질 노릇.

정작 작가는 롤이나 스타 같은 대전 게임을 해본적 없어서 뭐라 비유해드리기 어렵네요.

둠가이.....존나 큰 둠가이가 필요하다. 아, 최악은 저쪽 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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