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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흉의 대마왕-312화 (312/507)

최흉의 대마왕 31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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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이루어진 차원진이라도 거리와 상황에 따라 오차가 생길 수 있다. 그래봤자 몇분 차이일 뿐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독 큰 차원진이 있었다면 그것은 미국에서 일어난 차원진이였다.

쩌저저적!!!

"간만의 차원진인데......어쩐지 좀 불안하군"

"태평양에 있던 황금성이 사라졌다는데 뭐 들은 소식 있나?"

"조사 중이라는데 아직 잘 모르지 않나? 솔직히 없는 편이 낫고 말이야"

"그건 그렇지"

규모가 규모고 더군다나 차원진 감지기도 확실하게 작동하고 있기 때문에 이미 십수분 전에 출동하여 대기하고 있었다.

대마왕들이 관리자의 심판 보류 요청에 의해서 물러갔다는 사실은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았다. 제일 마지막까지 지구에 남아 있었던 최악도 이미 용하연과 함께 차원을 넘어서 떠났으며 다음에 올 때는 지구가 아니라 화성에 가 있을 것이다.

친절하게 설명을 해줄 이유도 없어도 필요도 없었으나 남은건 지구의 그들끼리 추측하고 조사할 뿐이다. 마침 태평양의 황금성도 모습을 감추었기에 사람들 사이에서는 혹시나......하는 생각이 흐를 뿐이다.

그리고 차원진이 열리고 그 안에서 적성종이 모습을 드러냈다.

가장 먼저 보이는 모습은 인간형 적성종, 인간과 별 차이 없는 크기를 가진 이족보행형 적성종이 차원진에서 나왔다.

"인간형 적성종이다! 지원을 요청해! 우리들로는 막기 힘들어!!!"

아무리 대처 방법을 생각하고 화력이 높아도 기동성도 뛰어난 인간형 적성종은 다수로 잡기 어려운 상대다.

여태까지 모습을 드러낸 인간형 적성종은 여러가지 타입이 있지만 대부분 공통적으로 다른 적성종보다 스펙이 한참 앞선다는 점이다. 그들을 쓰러트리려면 마스터 유저가 있어야 했다.

키기기긱!!!!!

"어........?"

그리고 그놈은 하나가 아니였다.

차원진에서 이어서 인간형 적성종이 모습을 드러냈다. 하나에 이어서 둘, 셋, 넷......계속해서 나오기 시작한다.

"도대체가......!!!!"

"내가, 꿈을 꾸고 있나?"

한마리만 나타나도 처리를 못하면 도시 하나를 쑥대밭으로 만들 수 있는 인간형 적성종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기이한 것은 놈들은 인간을 보고 마구잡이로 적대하고 있지 않았다. 주변을 둘러싼 미국의 포스 유저와 미군들을 공격해야 정상인데도 불구하고 마치 기사처럼 차원진 앞에 좌우 일렬로 늘어서기 시작했다.

이윽고 차원진에서 나온 인간형 적성종의 숫자는 자그마치 10기였다. 다섯씩 좌우로 늘어선 모습은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 했다.

그리고 차원진에서 누군가 모습을 드러냈다.

[호오]

차원진을 둘러싼 사람들이 움찔거리면서 반응했다.

언어가 아니라 이미지 자체로 전해지는, 마치 대마왕들이 심판할 때 사용하는 방법처럼 전해지는 의지는 대마왕까지는 아니더라도 크나큰 격차를 느끼게 만들어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좌우로 늘어선 인간형 적성종들은 무릎을 꿇어 그 남자에게 경외를 올린다.

그 모습은 기사가 왕을 향해 충성을 바치는 모습과는 조금 달랐다. 비슷하지만 그건 오히려......신도가 신을 향해 기도를 바치는 것과 같았다.

하지만 그는 신은 아니였다. 신을 위해 일하는 사도일 뿐.

[꽤나 애먹는 차원이라고 했는데 고작 이런 수준일 줄이야. 일부러 찾아온 의미가 없을것 같군]

남자의 중얼거림에 누군가를 덜덜 떨고 누군가는 멍하니 쳐다보기만 할 뿐이다. 하지만 공통점이 있다면 모두 적대할 의사를 잃어버렸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모든 사람들이 본능적으로 그에게서 느껴지는 힘에 압도적인 격차를 느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잠깐의 시간이 지나 빠르게 정신을 차린 사람들은 이를 악물고 소리쳤다.

"도망쳐! 물러나!!!! 지금 병력으로는 아무것도 못해!!!! 뉴욕을 포기하고 핵이라도 떨구라고 워싱턴에 전해!!!!"

"이런 개자식이.......!!!!"

상황은 명백하다. 남자의 외견은 창백한 피부 외에는 인간과 별 차이가 없을 정도로 닮았지만 그가 하는 적대적인 의사와 인간형 적성종이 경외를 표하는 모습은 명백하게 인류의 적이였다.

그리고 그 예상에 걸맞게도 그는 지구를 침략하러 왔다. 그것도 미국에 전초기지를 만들어 본격적인 침략을 시작하기 위해서 이곳까지 행차했다.

그는 티브의 다섯 사도 중 하나. 비록 이런 곳까지 올 정도로 사도 중에서는 말석을 차지하고 있으나 그렇다고 그게 약하다는 뜻은 아니다.

[절망하고 고통스러워 하라. 너희들의 아픔은 우리들의 신을 깨우는 비료가 될지니. 그 목숨을 가치있게 사용할지어다]

콰콰콰콰!!!!

강렬한 기파가 그를 중심으로 몰아친다. 위기를 느낀 포스 유저들 중 일부가 그에게 달려들었지만 소용없었다.

접근할 수 조차 없이 가까히 다가가지도 못하고 보이지도 않는 벽에 막혀서 짓눌린다. 그것도 모자라 그대로 그들의 육체는 점차 마른 낙옆처럼 점차 바스라지기 시작했다.

적성종의 라프 에너지 따위가 아니라 티브 문명의 상징인 마그노 레톤이라는 이능력이다. 특성을 만들수 있는 가이아 포스와 다르게 오로지 '부정'이라는 개념에 특화된 이능력이지만 그만큼 효과는 상상을 초월했다.

"끄, 끄아아아아악!!!!"

"팔이! 팔이이이이이!!!!"

"도망쳐!!! 으아아! 도망치라고!!!!!"

단순한 기파에도 불구하고 이미 지근거리의 포스 유저들은 전의를 상실하거나 싸울 수 없는 몸이 되었다. 알아차리기도 전에 스며든 마그노 레톤이 그들의 신체 일부를 앗아갔기 때문이다.

[나의 이름은 가르-레칼, 대신전 티브의 다섯 사도 중의 한명으로 너희들을 인도할 자다. 운명을 받아들여 우리들의 신을 영접하라]

그가 손짓하자 인간형 적성종이 쓰러진 포스 유저를 끌고 왔다. 잡혀온 포스 유저도 저항하려고 애썼으나 소용없었다.

그리고 가르-레칼이 자신의 살점을 일부 물어 뜯어 그에게 떨어트렸다. 단순한 자해 행위로 보이지만 떨어진 살점이 남자의 몸에 닿자 급격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나의 살점과 피는 씨앗이 되고 의지를 품는다. 그 대지가 되어 꽃을 피워라]

"무슨......으어어어어어어어억!!!!!!"

살점은 단숨에 남자의 몸을 파고 들어가서 그대로 하나가 되었다. 동시에 꿈틀거리면서 남자의 몸이 급격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처음은 부풀어 올랐다. 마치 풍선에 바람을 넣는 것처럼 부풀어 오르기 시작하더니 어느덧 인간의 형상을 잃어버리고 단순한 고깃덩이가 되기 시작했다.

.........그 고깃덩이는 마치 알리언 박사가 사용하던 생체 컴퓨터와 비슷한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

쿠구구구구!

고깃덩이는 어느새 수층 크기의 건물처럼 거대해졌다. 그 뿐만이 아니라 거센 라프 에너지를 뿜어내기 시작했다.

일반적인 적성종보다 훨씬 크고 강한, 인간형 적성종조차 질이라면 몰라도 출력에서는 밀릴만큼 거대한 에너지를 뿜어낸다. 그리고 주변의 다른 시체들과 건물 파편들을 흡수하며 더욱더 크기를 불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덧 고깃덩이의 성장이 멈추었다.

[이제야 봐줄만 하겠구나]

고깃덩이가 꿈틀거린다.

아니, 그건 단순한 경련이 아니였다. 마치 심장박동처럼 규칙적이고 빠르게 진동하기 시작했다.

사람의 껍데기만 벗겨놓은듯한 붉고 그로테스크한 고깃덩이는 모습을 바꾸기 시작했다. 흡수한 것들을 이용해 금속을 합성하고 구조물을 만든다. 이미 무엇을 만들어야 하는지 알고 있던 그것은 빠르게 형태를 이루었다.

하나의 거대한 신전이 만들어지는데 고작해야 10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유기물과 무기물이 뒤섞였으면서 혐오스러움과 경건함이 동시에 존재하는 모순적인 신전이 모습을 드러낸다.

건물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두근거리는 심장 박동은 멈추지 않았다. 마치 신전이 하나의 생명체라도 된다는 듯이 말이다.

[얼마 걸리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반응하다니, 발은 빠르군]

가르-레칼은 저 너머의 하늘을 보았다. 파공성과 함께 전투기 편대가 이곳으로 날아오고 있었다.

흔히 외계인이 침공하면 미군만 있으면 어떻게든 된다고 하는게 괜히 농담으로 하는 소리가 아니였다. 미국이 국방 예산에 쏟는 돈은 다른 국가 몇개를 합친 것보다 많으면서 군인에 대한 대우와 장비의 질이 틀리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월자와 더 앞선 기술력 앞에서는 의미가 없었다. 지금 만들어진 신전은 전투기 편대 따위가 아니라 작정하고 폭격으르 가한다 하더라도 의미가 없다.

[그렇다고 한들 신의 신전에 더러운 발을 들여서는 안되는 법이다]

키이이잉!!!

그의 명령과 동시에 신전에서 기파가 발생했다. 농도 높은 라프 에너지는 물리적인 힘마저 발휘하여 날아오던 전투기 편대가 쏘아낸 미사일은 물론 전투기마저도 공중에서 폭발시켰다.

탈출할 시간도 없이 전투기와 함께 운명을 달리한 조종사는 부서진 전투기 파편과 함께 지상으로 떨어졌다. 그리고 마치 뿌리처럼 늘어진 살점들이 게걸스럽게 그 파편과 시신 조각들을 삼켰다.

조금씩, 조금씩. 주변의 사물을 흡수하면서 신전은 크기를 키우기 시작했다. 생물과 무생물의 장점을 겸비한 신전은 그 자체만으로도 재앙과 같았다.

[호오, 이것은......?]

가르-레칼은 자신의 신체로 모여드는 희미한 빛무리를 보며 감탄사를 내뱉었다.

그가 사용하는 마그노 레톤은 그의 신 티브의 힘이자 의지의 편린. 라프 에너지는 그것을 희석하고 탁하게 만든 것에 지나지 않지만 가이아 포스는 그런 그의 마그노 레톤에도 반응했다.

적성종에게 포스 유저가 물리 내성을 뚫고 데미지를 주는 원리는, 적성종이 이쪽 차원으로 넘어오는 동시에 포스 융합 현상이 일어나 가이아 포스가 내부에 침투하여 외부에서의 접촉을 통해 데미지를 주는 것이다.

인간형 적성종이라도 그 법칙은 똑같았다. 다만 시간이 조금 걸릴 뿐. 가이아 포스는 그의 신체에 침투하기 위에 빠르게 몰아치고 있었다.

[이게 이쪽 차원의 인간들이 사용하는 신의 힘인가? 깨끗하고 정순하군.......하지만 나약하다]

그가 귀찮은 듯이 털어내자 빛무리가 떨어져 나갔다.

라프 에너지가 아니라 마그노 레톤, 그것도 한 문명의 정점이자 초월자인 그의 몸에 침투하기에는 가이아 포스는 힘이 없었다.

포스 융합 현상도 스스로 떨쳐낸 이상 가르-레칼은 가이아 포스의 이점만으로 상대할 수 없다. 그를 상대할 수 있는건 그와 같은 초월자 뿐이다.

[우리들의 신의 힘은 고작 이정도 따위가 아니다. 너희들의 신은 아무래도 보잘것 없는 모양이구나]

그는 털어낸 빛무리를 보며 그 너머에 있는 존재를 꿰뚫어 보았다.

거대하고 강한,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진 힘에 비해 어쩐지 나약한 존재가 비춰진다.

우주를 관리하는 관리자의 존재감에 비교한다면 가르-레칼과 같은 수준의 초월자는 어린애에 불과했다. 그러나 직접 훈계할 생각이 없는 어른은 어린애도 얕보는 법이다.

더군다나 그는 더욱 더 무서운 존재를 알고 있었다. 이 우주의 관리자 따위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거대하고 절대적인 존재가 바로 그들의 신이니까.

[신이시여.....우리들의 신, 티브시여......!!]

그는 무릎을 꿇고 기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단 한번도 부름에 응해준적 없는 그들의 신이지만 성지에 존재하는 신의 요람을 한번이라도 방문한 자는 결코 신의 존재를 부정하지 않았다.

다섯 사도들은 신을 찬양하다 못해 광신에 들어선 자들이다. 수백년을 살아오며 오로지 신이 잠에서 깨는 것을 바라며 움직이는 그들은 생명의 존귀함 따위는 오래전에 잊었다.

[얼마 남지 않았나이다. 조금만, 조금만 더 모으면.......!!]

그들의 위치에도 불구하고 그가 직접 이쪽 차원으로 온 이유 중에 하나는 이제 곧 바라던 때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티브 문명의 수백억 신도들의 기도와 다른 차원의 침략을 통해 얻어낸 사념들은 방대한 양을 자랑했다. 만약 그것을 터트린다면 행성이 파괴되는걸 넘어서 성계 하나가 날아가고도 모자라 시공간이 뒤틀릴 정도다.

깊게 잠들어 있는 사람을 깨우기 위해서는 거기에 합당한 행동이 필요하다. 흔들어서 깨우거나, 크게 소리치거나. 그들이 모은 사념은 그런 역할을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잠시 기도를 올린 그는 이윽고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금 해야할 일에 집중하기로 했다.

[가라, 너희들이 할 일을 해라]

라프 에너지를 사용하는 적성종은 마그노 레톤, 라프 에너지의 원형을 가진 존재에게 복종한다.

다섯 사도의 명령이라면 설령 자살이라 할지라도 따르기에 인간형 적성종들은 빠르게 자리를 떠나 자신의 할일을 찾아 움직였다.

몇몇은 신전을 지키고, 몇몇은 주변을 탐색하고, 몇몇은 인간을 죽인다.

하지만 공통점이 있다면 지구 인류에게 있어서 전혀 이로운 일 하나 없는 짓이라는 것 뿐이다.

쿠구궁!

그리고 신전 또한 옅게 울었다. 그리고 신전 외벽 한 부분에서 점액질의 덩어리가 튀어나왔다.

점액질의 덩어리는 조금 꿈틀거리다 갈라지면서 안에 있던 생명체가 모습을 드러낸다. 회갈색의 늑대와 비슷하지만 새끼가 아니라 이미 성체와 같은 구조를 가지고 공기와 접촉하자 의식을 가지고 빠르게 성장했다.

자신이 태어난 점액질을 먹어 영양분을 보충하여 겨우 몇분만에 거대한 괴수가 되었다. 어지간한 사람은 아래로 내려다 볼 정도로 거대한 적성종은 그르릉거리며 가르-레칼 앞에 고개를 조아렸다.

[네 무리를 이끌어라]

"컹!"

신전이 생산하는 적성종은 겨우 하나가 아니였다. 거의 분에 하나씩 생산하면서 빠르게 숫자를 불리기 시작했다.

물론 그게 지속적인건 아니다. 아무리 지구보다 발전한 문명에서 왔더라도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건 할 수 없다. 재료가 있는 동안만 가능한 빠른 생산력이다.

더 빠르게, 그리고 더 강한 적성종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재료가 필요하다. 다른건 충분하지만 딱 하나, 부족한 것이 있다.

유기화합물, 즉 주로 생물의 구조를 이루는 단백질 같은 것이다.

[더 많은 사람을 죽여라, 사념을 모아라. 더욱 절망스럽게, 더욱 고통스럽게 해라. 우리들의 신, 티브를 위해서!]

미군의 빠른 대처에도 불구하고 뉴욕이 지옥도로 변하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수준은 다르지만 이 사태는 러시아와 중국에서도 벌어지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외계인이 처들어와도 미군만 있으면 됨! 하는 생각이 있지만 진짜로 존나 짱쎈 외계인이 쳐들어오면 의미가 없겠죠.....

최악의 경우 게릴라전을 펼친다 하더라도 상대 기술력이면 그거 파악하고도 남을테니까요.

마치 한마 유지로가 아무리 세계관 최강자여도 야무치 하나 이기지 못하는거랑 비슷함.

힘의 크기가 아니라 개념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죠. 리얼계랑 슈퍼계랑 그런거.

그나저나 조아라에서 뭔가 이벤트 함? 아, 연참 아끼려고 했는데 지금 써야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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