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흉의 대마왕 29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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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자는 이 세상을 창조하는데 일조한 존재들이다. 태초에 그들은 전능했으나 자신의 일부를 떼어 세상을 만든 것으로 전능함을 잃어버렸다. 아니, 포기했다.
그렇지만 절대자는 그것만으로도 그 개념을 상징하는 존재다. 그렇기에 완전히 소멸할 수도 없지만 힘을 잃고 회복기에 들어갈 때는 있다.
만약 창조의 절대자가 힘을 잃는다면 이 세상에 창조, 진보에 관련된 행위들은 축소될 것이며, 파괴의 절대자가 힘을 잃는다면 파괴에 관련된 행위들이 줄어들 것이다.
현 시대에 인간이 나약한 종족이 된 이유는 인간의 지분을 많이 차지하는 혼돈의 절대자가 힘을 잃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절대자는 세상에 있어서 큰 지분을 차지하는 존재다.
개중에 그레이는 특이한 절대자다. 후천적으로 절대자에 오른 최초의 존재니까.
비록 반쪽짜리라 하더라도 그 권능은 의심할 여지 없이 진짜였다.
고작 인간의 거짓말 따위는 파악하고 거기에 대한 심판을 내려줄 정도로 말이다.
"우선 무슨 질문을 해볼까요......그래, 가장 이유가 되는 것부터 물어보죠. 당신이 정만식 의원의 비자금에 관련된 그 몸뚱이가 맞나요? 이미 리스트도 있지만 본인 입에서 그 확정을 듣고 싶어서요"
"저, 저는 아니......"
파지지지지지직!!!
한순간 심판의 창이 격렬한 전류를 뿜어냈다. 거의 발전소에서나 볼법한 강렬한 전류는 신기하게도 청백색이 아니라 금색을 띄고 있었다.
그러나 그런 색은 상관없이 그 전류가 주는 고통이 중요했다. 막대한 양의 전기가 김용진 의원의 몸을 타고 전해져서 영혼에 직접 고통을 준다.
"끄아아아아아아악!!! 으아아아아악! 하하하아아아아아아악!!!!!"
그는 발버둥쳤지만 벗어날 수 없었다.
심판의 창에 의해서든, 유토피아의 구속에 의해서든. 그가 할 수 있는건 그저 고통에 겨워 발버둥 치는 수 밖에 없었다.
심판이란 개념을 담당하는 심판의 절대자의 창은 상대가 쌓은 업에 반응한다. 특히나 그 업에 깃든 부정적인 사념에는 더욱 반응하여 상대에게 극렬한 고통을 준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죽지는 않는다. 기본적으로 심판의 절대자 그레이는 불살이 모토이기 때문에 죽을만큼 아프지만 죽지는 않는다. 그게 오히려 더 잔혹하다.
괜히 이전 전생의 최악의 몸이 쇼크사라는 선택지를 고른게 아니다.
"끄으, 끄어어어어.......흐으으......."
한동안 고통받던 그는 이내 창의 전격이 사그라들자 다시금 현실로 돌아왔다.
더욱 기이한건 그만한 고통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정신이 망가지지 않았다. 오히려 좀 더 또렸해지고 맑아졌다.
"심판의 절대자는 죄의 댓가를 치르게 하지. 이 세상에 누군가를 심판할 자격이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유일한 사람이 바로 심판의 절대자일거야"
"법칙과 규율의 절대자도 있지 않나요?"
"그 아저씨는 검사나 변호사 쪽에 가까울텐데. 심판의 절대자가 판사고"
"피고인은 이 사람인데 그러면 국선 변호사도 못쓰겠네요"
한숨 돌릴 시간을 준 두사람은 이윽고 다시금 그에게 질문했다.
질문은 아까 했던 것과 완전히 똑같은 질문이였다.
"당신이 정만식 의원의 비자금과 관련된 그 몸뚱이가 맞나요?"
".......네"
김용진 의원은 흠칫거리며 창의 반응을 살폈지만 조금도 반응하지 않았다.
아까의 전격은 그저 착각이였다고 생각될만큼 조용히 있을 뿐이다. 하지만 그것은 폭풍전야와 같았다.
"2년 전 정만식 의원의 차관에게 전부 뒤집어 씌우고 꼬리를 자르려고도 했고요?"
"........네"
"마지막은 어떻게? 자살? 아니면 구속 및 징역?"
"구, 구속 및 징역이였........끄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악! 사, 살려줘! 아니, 가아아아아아아!!!!!"
파지지지지지지직!!!!
다시금 전격이 뿌려진다. 영혼까지 깊숙히 불태우는 전격은 영혼을 순수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그 과정에서 크나큰 고통을 발생한다.
비유하자면 마취 없이 수술을 하는 것과 같았다. 그것도 배를 가르고 하는 그런 쪽의 수술을 말이다.
"흐으, 흐으으으........"
그는 눈물 콧물 범벅이 되어서 끅끅 거렸다. 여당의 실세라고 불리는 김용진 의원이라는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
거기에는 자신의 죄 앞에서 심판 받는 한명의 인간 밖에 없을 뿐.
"영혼에 주는 고통은 한도가 없죠. 육체에 주는 고통이라면 죽으면 그만이지만 영혼은 다르니까요. 더군다나 그건 영혼이 박살나는게 아니라 오히려 업을 태워서 정순하게 만드니까 "
"사, 살려주세요오........"
"괜찮아요. 안죽어요. 오히려 고해성사 비슷한거라서요. 당신 같은 사람은 죽어서도 심연행이 예약되어 있지만 지금 약식으로 심판 받으면 평범한 환생이 가능하거든요"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정신을 멀쩡할텐데 엄살부리네"
"그러게요. 별볼일 없는 사람일수록 정신력이 약한게 당연한가봐요"
이 정도의 고통이라면 엔돌핀이라도 분비되어서 어느 정도 약화될 것 같지만 절대자의 권능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그의 육체에 관계없이 무조건 고통을 준다. 영혼에 직접 전해지는 고통은 고문 한번 받아본적 없는 인간에게는 치명적이면서도 반대로 죽지도 않는다.
잔혹하다면 잔혹할 수 있지만 생전에 사후에 받아야 할 고통을 처분하는 것을 생각하면 오히려 당연한 처사다.
"다시금 물어보죠. 정만식 의원의 차관을 처리한는건 처음엔 어떤 방법이였어요?"
"그, 그건......가짜 유서를 작성한 후에 자살로 처리할 예정이였습니다......"
진실을 말하자 채팅창이 불타올랐다.
[썩은건 이미 알고 있었지만 생각보다 더 썩어서 할말을 잃었다]
[십색기들ㅋㅋㅋㅋ, 서민은 쫌만 법 어겨도 잡혀가는데 이딴 새끼는 멀쩡하게 국회의원하면서 떵떵거리고 있음ㅋㅋㅋㅋ]
[어이가 없어서 오히려 웃음이 나오넼ㅋㅋㅋㅋ]
[아, 그래도 김용진 저 새끼 질질 짜는건 맘에 든다]
【좀 더 때려주세요님의 5만원 후원! : 쫌 더 가즈아아아아!】
【내옆집각시탈님의 7만원 후원! : 저 새끼 순 나쁜 새끼예요!】
【사랑열차뿌뿌뿌님의 10만원 후원! : 아주 그냥 국개의원 새끼들 인실좆 당하는거 보니까 속이 시원하다!】
"어이쿠! 도네 감사합니다 여러분! 저 누리가 인사 오지게 박겠습니다!"
누리가 도네를 쏴주는 시청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옆에서는 누군가 눈물을 흘리고 또 다른 누군가는 웃고 있는 모습이 상당히 기묘하다.
하지만 결구 그것은 인과응보, 자업자득이다. 만약 깨끗하게 살았다면 유토피아의 표적이 될 일은 결코 없었을테니까.
"아, 근데 나도 잠깐만 물어보고 싶은거 있음"
".........?"
"이거 대답이 마음에 들면 나는 편들어줄지도~"
누리의 말에 김용진 의원의 눈에 생기가 돌아왔다.
적어도 누리가 편을 들어준다면 살아남는건 가능하다. 아직까지 그는 살고 싶었다. 오히려 상상도 할 수 없는 고통을 겪고나니 살아있다는 실감이 들고 죽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확실하게 들었다.
"아저씨 말이야. 높으신 분이라면 권력도 있으니까 대부분의 일은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었겠지. 그지?"
"그, 그렇습니다"
"그러면 물어볼께. 연예인이나 혹은 그 지망생의 성접대 받은적 있어, 없어?"
"그, 그건........"
그것은 또 하나의 치부다. 누리는 이미 알고 있다는 듯이 그의 눈을 똑바로 보면서 웃고 있었다.
남자인 이상 여자를 원하는건 당연한 일이고 권력을 가지고 있으면 아름다운 여성도 강제로 취할 수 있다.
특히나 연예계의 성접대는 이미 잘 알려진 일이다. 가끔 뉴스에 나와서 한동안 가라앉는 일은 있더라도 결코 사라지지 않는 암울한 면이다.
"........"
하지만 거짓말을 할 수는 없다.
심판의 창은 엄격하기도 하지만 나름의 융통성이 있기도 하다. 만약 범죄를 저질렀다 하더라도 정황을 파악하고 그것이 정당한 것이였는지를 판단한다. 괜히 심판이란 이름을 달고 있는게 아니다.
설령 사람을 죽였어도 그것이 사고이거나 자기방어로 인한 일어난 결과라면 고통은 좀 받겠지만 그리 큰 고통은 받지 않는다. 그로 인해서 거짓말을 하더라도 말이다.
그러나 명백하게 유죄일 때 거짓말을 한다면......더욱 가중처벌된다.
"해, 했습니다"
"흐음, 그러면 그거는 자발적인걸까. 아니면 권력으로 억지로 한걸까?"
"어......억지로, 했습니다"
"기억나는 것만 자세히 말해봐"
"K 엔터테이먼트에 눈에 띄는 아이가 있어서.......편의를 좀 봐주는 조건으로 보내라고 했습니다"
"그래?"
"하, 하지만 그건 관례 같은겁니다! 서로 상부상조하는......."
[와ㅋㅋㅋㅋㅋ]
[어이터지네 진짴ㅋㅋㅋㅋ]
[사람은 너무 어이가 없으면 웃음이 나오넼ㅋㅋㅋㅋ]
[지가 뭘 잘못했는지도 모르는거 실화임? 아니, 성접대 받는건 명백하게 불법인데 어딜 봐서 관례야? 관례가 헌법 위에 있음?]
[크으으, 높으신 분들은 성접대 받으면서 놀고 우리들은 조용하게 딸만 치려고 망가 반입하면 벌금이다 이거지?]
[진짜 우리나라 꼬라지 참 웃기게 돌아간다ㅋㅋㅋㅋㅋ]
하지만 심판의 창은 반응하지 않았다. 진실이라는 뜻이다.
"그렇네"
"그, 그러면 솔직하게 말했으니까.......저는 살 수 있는겁니까?"
"응, 아니야~"
누리가 조롱하듯이 그에게 말했다.
희망을 품었다가 다시 절망에 빠진 사람의 얼굴은 꽤나 볼만하다. 더군다나 이미 가진 것이 많은 욕망이 가득한 사람이라면 더더욱 말이다.
눈에서 희망이 사라진 김용진 의원은 한순간 격분했다.
"소, 솔직하게 말하지 않았습니까!!!!"
"내가 대답이 마음에 들면 편 들어준다고 했지 솔직하게 말한다고 편 든어준다고 했어?"
"어......?"
그는 한가지 간과한 사실이 있다.
누리는 자유의 대마왕이다. 그녀가 문명에서 보는 것은 자유와 권리이며 그녀가 가장 혐오하는 행위는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다.
물론 거짓말을 했다면 심판의 창이 지져버렸겠지만 사실을 말했어도 어차피 누리의 마음에 들지 않는 이야기인건 당연했다. 애초부터 답이 정해진 물음이였으니까.
"첫째, 정치인은 애초에 그러라고 있는 자리가 아니야. 모든 일에는 책임과 권리가 있지만 정치인의 권리 중에는 그 어디에도 연예계 종사자에게 접대받을 수 있다는 권리가 없지"
[누리 또또캐!]
[얘 갑자기 왜 일 모드 들어갔냐. 갭모에 쩔긴 하네]
"그리고 둘째. 설령 그럴 권리가 있어도 강제로 해서는 안됐어. 당사자의 자유도 있으니까. 자신의 몸을 어떻게 할지는 자기 자유인 법이니까 자기 스스로 성공하고 싶어서 몸을 내민거면 나도 봐주겠지만 당신은 억지로 했잖아?"
자유란건 인간이 인간답기 위해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이다.
인간성이 인간이란 종에 있어서 필요한 것이라면 자유란건 인간의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그 어떤 인간이라도 태어났다면 거기에는 개인의 자유와 권리가 있는게 당연하다. 성별에 관계 없이, 귀천의 관계 없이, 빈부의 관계 없이, 그 자유는 공평하다.
"나는 남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설령 나한테 패드립을 날려도 건들지 않아"
평범한 사람은 남의 자유를 침해할 일이 거의 없다. 설령 있어도 그건 보상이나 사과, 그리고 반성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그는 그렇지 않다. 자신의 개인 욕심으로 남을 억압해서 육체를 탐했으며 그것은 누리 개인이 아니라 이 대한민국의 헌법으로도 충분한 범죄 행위였다.
"남의 자유를 침범한 사람이 자기 자유를 주장하는 것만큼 추하고도 웃긴 모습은 또 없지. 지금은 그 대가를 치를 때야"
"으으으.......!"
"민주주의 사회라면 국민의 투표를 통해서 그 권리를 위임 받은 것인데, 그 권리로 너는 무얼 하고 어떤 책임을 졌지?"
그는 국민에게서 받은 권리로 재물을 모으고 여자를 탐했으며 자신의 욕망이 이끄는대로 행동했다.
그리고 반대로 거기에 대한 책임은 아무것도 지지 않았다.
"진실게임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 네가 여태까지 했던 죄악들, 그 전부를 토해내기 전까지 이 게임을 계속될거야. 재미있겠지? 남자라면 밤새서 게임하는 일이 한두번쯤은 있을테니까"
아직 그에게 물어볼 것은 많이 남아 있었다.
여당의 실세라고 불리기까지 많은 시간이 있었고 많은 비리를 저질렀다. 그 전부를 토해낼 때까지 그는 결코 자유로워 질 수 없을 것이다.
부들부들 떠는 그에게 누리가 말한다.
"정말 정말 재미있을거야"
누리는 씨익 웃으면서 작게 속삭였다.
"적어도 나는 말이지"
========== 작품 후기 ==========
평소에는 유토피아가 가장 성격 나쁘지만 선 넘으면 누리가 제일 성격 나쁨.
개드립 섹드립 패드립 트리플 드립 잘 치면서 정작 침대 위에서는 낮이밤져인 여자아이......음, 가능.
근데 일그오에서 5성 세이버 아스톨포가 나온다네요. 그것도 바니걸로.
.....어, 음, 흠, 오, 남자 취향은 없는데 이건 좀 가능할것 같은데. 아니, 진짜로.
추신- 오타수정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