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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흉의 대마왕-282화 (282/507)

최흉의 대마왕 28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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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 단위로 떨어져 있다면 몰라도 고작 행성의 반댓편 정도로 떨어져 있는 것으로는 대마왕 같은 초월자들에게는 별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

팬텀의 선언과 동시에 미국에서 한창 자유의 여신상을 구경하고 있던 루리와 시엔느가 차원을 찢고 돌아왔다.

"뭐야, 갑자기 하는거야?"

"아빠도 참 성격 급하네"

"갑자기 하는 편이 솔직히 재미있기는 하니까요"

"이 새끼는 월급날을 랜덤으로 받아봐야 정신을 차릴 모양이군"

"가챠는 나쁜 문명! 파괴한다!"

"자유의 대마왕이 그런거 보면 안되잖아"

한숨을 쉬면서도 그들은 나름의 태세를 취했다. 전 인류에게 의지를 전하는 것은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마냥 쉬운 일은 아니다. 범위만 하더라도 행성 하나인데 조금은 신경쓰지 않으면 듣는 인류의 머리가 펑! 하고 날아간다.

잡스러운 사념 없이 순수하게 말하고자 하는 의지만 다듬어서 지구 전체에 송출하는 과정은 초월자 중에서도 격이 다른 존재 밖에 못한다. 인간의 뇌가 받아들일 수 있는 정보량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실수로 사념이 들어가면 보통은 미쳐버린다.

[만약 정말로 순서대로 해야 한다면 중국은 건너 뛰고 몽골이나 태국 부근을 심판해야겠지만 생각해보니 그런 식으로 하면 멀리 떨어져 있던 국가가 안심하고 천천히 손 쓸것 같아서 말이야]

[애초에 그건 미국 심판했을 때부터 깨진 법칙 아니냐]

[한바퀴 돌았다고 쳐]

[그래서 이번에는 러시아야? 마더로씨아!!!]

[뭐야, 자유주의자 주제에 스탈린 찬양이라도 할 생각이야?]

[아니, 그건 농담. 솔직히 대마왕적으로 러시아는 초큼]

세계는 그들이 심판하는 것을 두려워 한다. 심지어 지구조차도 말이다.

인간이 가진 핵폭탄 전부를 터트려도 지구는 끄떡도 하지 않지만 그들 중에서 아무나 나서더라도 지구란 별은 산산조각이 내는게 가능하다. 그렇기에 대마왕이라 불리는 것은 당연했다.

러시아의 국민들은 덜덜 떨면서 두려워 했다. 나라 하나를 지워버리는 심판인데 러시아가 아무리 강대국에 속한다 할지라도 그 결과는 회피하는건 무리였다.

더군다나 갑자기 시작한 심판이다. 몽골이나 그런걸 건너 뛰고 난데없이 벌어진 일이라서 더욱 더 충격이 크다.

[껍데기는 강대국이나 윤리적으로 문제가 많구나, 동성애 혐오, 인종차별, 사회에 만연한 부정부패.......]

[야, 그건 내 파트야]

[.......아무튼 기본적인 것만 봐도 문제가 있는건 틀림없지. 어느것 하나 시간을 들여서 해결해야 할 문제이지만 혐오를 그대로 혐오하고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 것 자체가 맘에 들지 않아]

종교의 영향이 강해서 그런 것이라고 하기는 하나 그렇다 할지라도 혐오를 넘어서 사회 문제까지 번지는 경우는 다르다.

특히나 폭력 행위까지 이르면 그건 두고볼 가치도 없다. 인간은 말을 하려고 입이 달려있는거지 폭력을 휘두르는 시점에서 이해를 해줄 여지도 없었다.

[너희들이 남을 이해하지 않는데 나도 너희들을 이해할 여지도 없지. 유죄를 선고한다]

쿠웅!!!

팬텀의 미약한 분노가 러시아를 덮친다. 가볍게 지진이 일어나서 땅이 울리는 수준의, 그저 지진이 일어났다는 것을 알만한 수준의 진동이였으나 그것보다 심한 것은 오히려 정신적인 충격이다.

러시아의 국민들은 두려움에 빠져 절망했다. 첫 시작부터 나온 유죄. 앞으로 두개만 더 나오면 그대로 러시아는 지구상에서 작별이다.

[어디보자.......기술력은 고만고만해서 볼것도 없는데 여기는 왜 또 방사능 폐기물 같은건 깨끗해요?]

[그거 울 마누라가 제염 장비 좀 빌려줘서 해결했어. 전에 제 7군단장이 와서 깽판친 덕분에 방사능 범벅이 되서 뒤처리 좀 하느라.......]

[........그년이 왔다 갔어?]

[히에에에엑! 시엔느가 개빡쳐했다! 이거슨 캣 파이트의 예감! 그리고 예감 어니언맛 맛이썽]

[보통 이런 나라는 방사능 폐기물 때문에 문제가 많은데 그걸로 태클 못 걸겠잖아요. 그러면 전 이번에는 패스, 무죄예요]

유토피아는 무죄를 주었다. 그의 입장에서는 볼것도 없는 와중에 그나마 핵 및 방사능 문제로 태클 걸 여지가 있는 마당에 그것조차 없으니 무죄가 당연하다.

그리고 다음 차례는 최악이였다.

[러시아에 만연한 부정부패와 레드 마피아 문제는 분명 문제이기는 하지만.......그걸로 유죄를 주기에는 치명적이진 않아 보이는데. 사회는 그래도 그럭저럭 굴러가고. 아, 인종 차별은 나도 빡치긴 하네]

[어느 정도 되어야 범죄조직 문제로 유죄 줄거냐?]

[멕시코 카르텔 정도]

[아, 그건 인정. 범죄조직이라도 국정 운영에 지장이 갈 정도가 아니면 일단 두는구나]

[뇌물이나 비리가 없는 나라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고, 마찬가지로 범죄 조직도 그렇지. 그게 절대 좋다는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거 가지고 유죄 주기에는 아직 좀 그래. 정말로 그런 문제가 크다면 러시아가 강대국이 될리 없으니까. 그리고 거기 대통령은 레드마피아 같은게 협박하면 '가라! 타이푼!'같은 말 할것 같고]

[그러긴 하네]

[최악 아저씨는 가끔 보면 너무 자비롭게 심판해서 탈이라니까]

[뭐 이년아, 맞을래?]

[앗, 때리는건 여기서 말고 전처럼 침대 위에서 엉덩이에만 해줘.......]

[야?! 그딴 식으로 말하면 내가 오해받잖아!?]

이유없는 풍문 피해가 최악을 덮친다!!!

심판을 듣고 있던 시온이 살짝 빡친건 덤이였다. 시온은 최악이 다른 여자를 만들어도 최후에는 수명 문제 때문에 자기가 승리할걸 알기 때문에 덤덤하게 넘어가지만 누리처럼 수명에 의미가 없어진 초월자라면 쳐낼 생각이 한가득이다.

[어디까지나 지켜보겠다는 소리지 그게 옳다는건 아니다. 이번에는 그것에 대해서 주의만 줄테니까 앞으로 고쳐나가라고. 나는 무죄]

유죄 하나에 무죄 둘.

앞으로 남은 대마왕은 두명. 만약에 둘 다 유죄를 준다면 러시아의 최후는 뻔한 일이다.

그리고 남은 대마왕은 자유의 대마왕 누리와 지배의 대마왕 시엔느다. 자유와 지배, 상반된 개념이지만 서로 보는 부분이 다르기 때문에 판결이 어떻게 날지 모른다.

[나는 유죄]

[아니, 설명은 해라, 설명은, 그냥 닥치고 유죄하면 우리가 심판하는 의미가 없잖아]

[에이, 본인들이 가장 잘 알고 있을텐데 왜?]

[평소에 가볍고 개드립이랑 섹드립 잘친다고 나를 흑우로 보는건 아니지? 나도 할때는 해. 내가 보는건 어디까지나 자유야, 그런데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주제에 독재하고 있으면 안봐도 드라마 재방송이지!]

누리가 보는건 '자유'라는 개념이다. 하지만 그런 자유라 하더라도 어디서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서 달라진다.

그렇지만 누리가 판단하는건 대다수의 국민의 자유와 권리가 보장되는가, 그렇지 않은가다. 설령 왕정 같은 중앙집권체제의 방식이라 하더라도 국민의 자유가 어느정도 보장되어 있다면 그 사회와 문명을 긍정한다.

하지만 러시아는 그런 그녀의 기준에 어긋나 있었다. 차라리 처음부터 독재라고 못박아 두었으면 몰라도 명목으로는 민주주의면서 독재정치를 이어나가고 있다는 점이 그녀에게는 기만이나 다름없었다.

[차라리 처음부터 그냥 '공산주의 갱장해여어어어!'같은 소리 하면서 정권 잡았으면 내가 뭐라 안했지! 민주주의만 민주주의로 하고 공산주의면 공산주의로 하라고! 민주주의라고 지껄이면서 거슬리는 놈은 방사능 홍차나 굴라그 보내는 느낌으로 조지면 내가 빡쳐 안빡쳐?]

[야, 누가 누리 좀 말려봐라]

[아, 그거 무리]

[방금 개드립친거예요, 하기 싫다는거예요?]

[때찌]

[시엔느가 대신 했네]

[장하다 우리딸!]

파콰아아앙!!!!!

시엔느가 누리를 가볍게 후려침과 동시에 격렬한 반응이 울린다. 수조톤의 황금성이 흔들리면서 파도를 일으키고 그 여파는 저 멀리 일본의 해안 지역에도 거센 파도를 일으킬 정도였다.

그나마 쓰나미 정도가 아니라서 다행이다. 그러지 않았다면 큰 인명 피해가 일어날 뻔 했다. 작은 피해는 모르지만.

[으아아아, 머리야.......아무튼 국민의 자유도 무시하는 판에 내가 좋게 봐줄리 없잖아. 그러니까 유죄야]

누리가 내린 판결은 유죄.

그렇다면 결국에는 유죄 2번과 무죄 2번이다. 즉, 마지막인 시엔느의 결정에 따라서 러시아의 존속이 결정된다.

[지배란 것은 그만한 책임이 있어야만 하는 행위야]

소수라고 하더라도 거기에는 격차가 생기기 마련이다. 누군가는 위에 서서 주도하는 사람이 반드시 생기는 것이 세상의 필연이다.

모두가 공평할 수는 없다.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는 민주주의라도 그 전부의 의견을 수용할 수 없으니 투표를 통해서 그 권리를 대신 행사하게 된다. 즉, 아무리 자유를 보장하더라도 사회란게 있는 이상 통치자, 혹은 지배자는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누리 말대로 이름만 민주주의인 국가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괜찮다고 생각해. 엇나가면 심각한 피해가 생기는게 독재정치지만 반대로 능력 있는 사람이 가장 효율적으로 국가를 운영할 수 있는 방법도 독재정치니까]

[아무리 생각해도 심판하는 부분에서는 너랑 내 생각이 차이가 심하다니까. 결국 그러면 누군가의 자유는 침해될 수 밖에 없잖아?]

[세상을 살면서 전부 자기 마음대로 될것 같아? 그리고 어디까지나 책임을 한 사람에게 맡기는거지 가볍게 여기는게 아니야]

[네가 그렇다면 그런거겠지, 뾰로롱]

러시아는 소련의 붕괴 이후 다시금 설립하면서 일단 민주주의 체제를 띄고 있지만 그건 겉모습만 그럴 뿐, 사실은 한 사람이 권력을 쥐고 있는 독재 정치를 행하고 있다.

누리가 보기에는 싫은 상황이지만 시엔느가 보기에는 나쁘지 않다. 만약 북한과 같이 능력도 없는 주제에 책임은 지지 않고 권리만 들고 휘두른다면 모를까 적어도 현 러시아의 대통령은 능력이 있었다.

더군다나 국민의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좋았다. 앞으로 시간이 지난다면 모를까, 경제의 발전 등의 이유로 국민의 여론도 호의적인 만큼 독재의 기반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서 파국의 기미가 보인다면 또 모를까. 지금의 러시아에 태클을 걸 이유는 없어. 그러니까 나는 무죄를 줄께]

시엔느의 판결은 무죄. 이것으로 유죄 2번에 무죄 3번으로 러시아는 과반수로 무죄가 되었다.

대다수의 러시아의 국민들은 심장이 떨어질것 같은 느낌을 부여잡고 덜덜 떨었지만 간신히 살아남았다는 현실감이 와닿자 그 감정이 폭발했다.

[3대 2인가......아슬아슬했네. 특히 최악 너 아니였으면 러시아가 날아갈 뻔 했겠는데]

[내 성격 좋은걸 탓하던가]

[그렇지만 정말로 아슬아슬했지.......혹시 모르니까 이번 심판 끝나고 나도 러시아나 방문해볼까]

[블라디미르 대통령한테 안부 전해줘]

[방사능 홍차 같은거 대접받으면 상을 엎어버려야지. 먹을걸로 장난 치는 새끼는 얄짤없다]

[저는 방사능 홍차 쪽이 좋은데요. 톡 쏘는 맛이 있어서요. 애초에 방사선 물질 종류는 다 영양제 같은 느낌인데요]

[종족이 다른 놈은 닥쳐]

[우라늄을 씹어 삼켜도 안죽는 사람이 뭐래요?]

[먹을 수 없는걸 먹을 수 있는 것과 처음부터 먹을 수 있는건 다른거잖아]

[아무튼 심판은 이대로 끝이야?]

[아니, 하나 더 가자]

미국 같은 경우도 아닌데 겨우 하나 하고 끝내려고 했다면 시작도 안했다. 그리고 이번 일은 조금은 느슨해졌을 지구에 경고삼아 내리는 심판이다.

무죄의 문제가 아니라 유죄가 나올 때까지 돌린다. 러시안 룰렛은 그런 것이다.

[다음은 아까 이야기 나온 멕시코로 간다]

[어이쿠야]

[아빠가 작정하고 시작했었구나]

러시아가 괜히 3대 2의 아슬아슬한 판결을 받은게 아니다. 다시금 심판을 통해서 경고해주려는 의미가 강했다.

인간은 눈 앞에 닥치지 않으면 직시하지 않으려는 성질이 있다. 그 예시 중 하나가 바로 일본의 후쿠시마 같은 경우였다. 물론 그거 때문에 지금 국가 멸망의 위기가 닥쳐있지만 말이다.

멕시코는 문제가 많은 국가이다. 특히나 멕시코의 치안 악화에 큰 영향을 주는 마약 카르텔은 큰 문제다. 현지 거주민들 조차도 밤에는 바깥에 나가지 않는 그런 국가다.

그리고 그런 멕시코에 내려질 평가는 당연히 정해져 있었다.

[마약으로 돈 버는 조직이 활개를 치는 주제에 살 생각이 있는건 아니겠지? 유죄다]

[기술 자체는 별로 볼게 없어서 저도 이번에는 패스. 이번에는 저 혼자면 무죄를 주겠네요]

[무죄 받고 싶으면 진작에 카르텔 놈들 척결했었어야지. 공권력 자체가 썩었는데 내가 좋게 봐줄리가 없잖아. 유죄]

[자유란건 자기가 책임질 수 있는 선에서 주어지는 법. 마약 같이 남의 인생을 송두리째 파멸시키는걸 팔아서 돈버는 주제에 나도 좋게 봐주기 어려워. 나도 유죄야]

[정치가들도 카르텔이랑 붙어서 참 잘도 나라 운영하고 있네. 물론 보복성 암살이 있기도 하지만 그게 본래 지배하는 자의 책임인 법이야. 그것도 지키려고 하지 않다니. 너희들은 유죄야]

유토피아의 수준 미달로 인한 무죄가 하나. 나머지는 전부 유죄다. 그런고로 멕시코는 명백하게 유죄. 남은건 누가 심판할지 정해진 것 뿐이다.

그리고 팬텀의 시선이 최악에게 향했다. 이번 심판의 주도자는 바로 그였다.

[이번 심판은 네가 해라]

[앞으로 본고장 타코는 먹을 수 없겠네]

가벼운 말과 함께 최악이 힘을 발현했다.

그리고 멕시코의 전 국민이 죽었다.

========== 작품 후기 ==========

대마왕 중에서 최악의 심판이 가장 좋은 이유.

1. 문명의 흔적이 온전하게 남음.

2. 자살이 아니라 타살임.

3. 한순간에 훅 가서 고통 없음.

4. 사후에도 추가 처벌 없음.

5. 자연환경 파괴 없음.

6. 시체가 멀쩡한 모습으로 남음.

솔직히 죽을 때 고통 없이 한번에 간다는 것만 하더라도 큰 메리트죠.

그래서 주인공이 제일 자비롭습니다. 어지간하면 마지막까지 인간 커버 쳐줌.

아! 다음에 영국 할려고 했는데 이번에 터져서 존나 아깝네.

그러면 다음 기회를 노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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