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최흉의 대마왕-277화 (277/507)

최흉의 대마왕 277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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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과 해군의 일본 난민 대처는 여러가지 논란에 휩쌓이고 있었지만 대응 방안은 없는 답이 없는 문제였다.

인도적인 차원에서 일본 난민들을 받아들이기에는 그들의 방사능 오염이 문제다. 설령 따로 격리한다 하더라도 문제가 있을 것이며 그들은 결코 사회에 녹아들 수 없다.

그렇다고 받아들이지 않는건 윤리적인 문제가 많다. 그러나 지금은 윤리적인 것보다 현실적인걸 선택해야 할 때였다.

지금의 한국은 일본 외에도 외국에서 유입되는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었다. 심지어 중동의 한 왕족은 거액의 기부금을 통해 한국의 시민권을 얻으려고 했기 때문이다.

미국도 심판을 통과했기에 그나마 조금은 나아진 상황이지만 그래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이건........"

"현실은 시궁창이네. 뭐, 어쩔 수 없는거지만. 생존 문제 앞에서 인권은 개나 줘버리는거야"

의식은 돌아왔지만 몸은 회복되지 않은 백리가 병실에서 뉴스를 보면서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오빠, 또 무모한 짓 하려고 생각하는건 아니지?"

"아니야, 이번에는 아니야"

"아, 호되게 당해서 정신 좀 차린 모양이네. 바로 즉답하는거 보면 각 나오지"

한국도 상황이 상황인지라 바쁘다. 백리의 아버지도 연일 터지는 사고 때문에 매일매일 출동하느라 바쁘고 어머니 쪽도 그런 그를 도와주랴, 백리를 돌봐주랴 바빴다.

그나마 루리가 백리를 케어해준다고 해서 한시름 덜었지만 그래도 바쁜건 매한가지였다.

"그럼 뭘 하려고?"

"심판을 막기에는 내가 너무 부족하니까. 적어도 도망치는 사람들 까지는......."

"내가 요즘 보는 인터넷 방송인데 이거 한번 보쉴?"

루리는 백리에게 유토피아의 방송을 보여주었다. 물론 생방송은 아니고 녹화된 방송이다.

생방송은 유토피아가 따로 해킹을 통해서 설정했기에 유해 동영상으로 분류되어 방송 정지 되지는 않지만 녹화본은 잔인하기 때문에 충분히 정지감이다. 그나마 모자이크본만 남아 있지만 그걸로도 충분히 잔인함은 느낄 수 있었다.

"어? 이 사람은........"

"유토피아 오빠. 대마왕 중에서 최악의 대마왕이야. 딱 봐도 성격 나쁘지?"

"그 뭐더라......외모는 미소년인데 불쾌한 골짜기 같은게 느껴져"

"딱 정확한 평가야. 인간인척 하는 외계인이니까"

"이 사람이 북한을 멸망시킨 사람이지?"

대마왕 중에서 팬텀과 유토피아의 심판 방법이 제일 악랄하다.

가장 나은 심판 방법을 가진건 최악이다. 그는 오로지 인간만, 다른 것은 하나도 건드리지 않고 오로지 인간만을 심판하여 죽인다. 남은건 그들이 존재했던 흔적들 뿐.

그 다음이 시엔느, 능력을 통한 절대명령을 통해서 그 범위에 속한 인간을 자살하게 만든다. 인간만 죽는건 똑같지만 자살을 시키기에 악랄하다.

그리고 그 다음이 누리. 그녀는 어디까지나 자유롭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타인에게 간섭하기 힘든 능력이다. 능력을 지닌 존재가 아니라면 그녀에게 손가락 하나 댈 수 없으며 그 대신에 누리 본인도 타인에게 쉽사리 손대기 어렵다.

하지만 물리법칙에서 자유로워져서 광속을 넘는 속도로 상대를 갈아버리는게 가능하다. 물론 국가나 행성도 마찬가지다.

팬텀은 죽어서도 구원받지 못하는 심연에 처넣는다. 물론 이건 윤리적으로 끝장난 행성 같은 경우에 사용하는 심판이고 보통은 거대한 거인의 크기로 압도해 일본에 했던 것처럼 짓눌러 죽인다.

다만 유토피아는 고통도 없지만 남기는 것도 없다. 그들이 살았던 흔적까지 전부 없에버린다. 팬텀이 짓누르면 파괴되는건 당연하지만 그래도 그 부산물 같은 것들은 종종 남는다. 하지만 유토피아는 과장 같은게 아니라 정말로 한조각도 남기지 않는다.

기분이 나쁘면 전산상의 모든 자료도 삭제한다. 말 그대로 한 나라가 존재했던 사실을 하룻밤 사이에 전부 없에버리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최악의 대마왕이였다.

"아무튼 이거"

[저는 우주 공간에서 레이저 사격을 통해서 이 지구의 인류를 전부 구분해서 죽일 수 있어요. 그런데 고작 해외로 도망친 일본인 하나 잡아죽이지 못할리 없잖아요?]

유토피아가 방송 중에 한 말에는 설령 해외로 도주해 심판을 피했다 하더라도 기다리는건 죽음 뿐이란걸 상기시켜주고 있었다.

이미 그의 말은 번역이 되어 퍼져나갔기에 일본에서도 상당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일본에서도 남아 있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다. 어차피 피해봤자 의미가 없으니까.

해외 도피 하는 사람들은 그나마 실낱같은 희망에 걸고 도망치는 사람들이다. 어차피 이러나 저러나 죽는게 같다면 발버둥치다 죽는걸 선택한 것이다.

"도망쳐도 소용없어. 다 잡아죽일껄"

".........."

"결국 사회라던가 국가란건 인간이 모여서 만든거니까. 엔드 게임 타노스 못봄? 결국 남은 사람들이 있으면 사상과 이념은 이어지는 법이야. 그리고 발버둥칠거고"

"그래도 이건 솔직히 너무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렇긴 하지. 심판은 어디까지나 한 조직이나 사회를 멸망시키는걸로 끝나는건데 보통은 남은 사람들까지 잡는건 아니거든. 운 좋게 몇몇 살아남은건 대마왕들도 신경 안써. 유토피아 오빠만 빼고"

처음부터 다 죽이는거면 몰라도 운 좋게 살아남은 생존자도 죽이는건 유토피아가 유일하다.

애초에 운 좋게 살아남았다고 해서 다시금 문명을 일으킬 수 있는게 아니다. 아담과 이브가 남는다 하더라도 유전자의 다양성 문제도 있고 평생 아이를 낳아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건 내가 봐도 설득의 여지는 있어. 심판이 끝난 뒤에는 어디까지나 개인이 저지르는 문제니까"

".........말리지 않으려고?"

"이번거는 대마왕 아저씨들도 태클 못걸껄? 게다가 오빠 입장도 입장이니까 가서 '아니, 이건 초큼......'하고 이야기 꺼내면 돼"

대마왕의 심판은 절대적이다. 차라리 그들이 물러갈지언정 한번 내린 심판을 거두는 일은 없다.

일본의 멸망은 예정되어 있는 일이며 그렇기 때문에 결국에는 다수의 인명 피해를 발생시킬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일본을 버리고 탈출한 사람들에게는 기회를 줄 수 있었다.

"내가 말하기에는 나는 어디까지나 갓-루리루리의 단말이고 친구가 대마왕인 누리일 뿐이야. 말 좀 해둬서 편 들어달라고 해도 내 편을 들어줘봤자 별 의미가 없지"

"그러면 나는 괜찮은거지? 관리자의 대리인이니까?"

"응, 권한이 다르지. 심판에 간섭하면 저번처럼 조져버리겠지만 적어도 대마왕 한명의 개인적인 일탈에 관해서는 충분히 태클걸 수 있어. 그만한 위치인걸?"

어디까지나 대마왕이란 직위는 문명을 심판하는 역할. 심판한 뒤에는 개인적인 용무로 간섭할 뿐이다.

지금의 백리가 약하다고 한들 적어도 그 정도는 가능했다.

"최악 대신에 차악인가......."

"아저씨 이름을 그런데 쓰다니. 뭐, 그나마 봐줄만 해졌지만 말이야"

"그런 의미로 쓴거 아니야"

심판을 막는건 비현실적이지만 적어도 도망치는 사람들의 목숨을 구하는건 현실적인 일이였다.

할 수 없는 무모한 일보다는 실천할 수 있는 현실적인 일을 보고 차근차근 시작하자. 백리에게는 시간도 부족했지만 경험도 부족했다.

"일단 형이랑 만나봐야 하니까........태평양까지 가려면 이동 수단이나 따로 그런게 필요하겠는데"

"그러길래 내가 차 좀 사두라고 했지?"

"누가 태평양 한가운데 가는데 차를 타고 가?! 헬기나 보트가 있어야 겨우 갈 판인데!!!"

"그러길래 내가 면허 따두라고 했지?"

"이제는 면허 타령이냐! 한국에서 그거 있는 사람이 많겠냐, 없는 사람이 많겠냐?!"

과연 대한민국이 보트 면허는 그렇다 쳐도 헬기 면허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생각을 해보자.

그렇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보트, 헬기 면허 가지고 있는 사람을 전부 합쳐도 자동차 면허 가지고 있는 사람보다 적을건 확실한 일이다.

"근데 오빠. 분명 머리 회전은 나보다 빠를텐데 너무 안쓰는거 아니야? 아저씨면 몰라도 시온 언니한테 연락하면 되잖아?"

"아!"

"새삼 생각하는거지만 울 오빠는 참 훌륭한 병신 새끼였군"

"그럼 너는 그 병신 새끼 여동생이거든?"

"병신 새끼 당사자보단 낫지!!!!"

백리는 루리와 투닥거리면서도 핸드폰을 꺼내 시온에게 연락을 걸었다.

현실적인 면을 보는건 좋지만 과연 그의 의도대로 상황이 흘러갈지는 모른다. 방해꾼이 있으니까.

*

*

*

*

시온에게 연락을 했지만 바로 그녀가 마중 나와주지는 않았다. 대신에 루리에게는 안면 있는 사람이 대신 나와 그들을 데려가기 위해 나왔다.

"아, 안녕하세요 루리양? 며칠만이죠?"

"솔직히 이렇게 며칠만에 상황이 급변하게 될줄은 몰랐는데 말이예요"

"원래 대마왕의 강림은 이 정도 수준의 변화를 불러오기 마련이예요. 제 1차 차원 전쟁 이전의 대마왕들의 기록을 찾아보면 이거보다 더 심한 일도 많은걸요?"

마중 나온 사람은 레이즈 익스페어. 델타 캐슬 출신의 현재는 시온과 최악 아래에서 일하고 있는 남자였다.

루리랑은 이전의 일로 안면을 터서 알고 있는 사이다. 주로 루리가 호감을 가진 쪽으로.

"누구세요?"

"아, 저는......."

"오빠 처남이야"

"우리 루리 때문에 고생이 정말 많으십니다. 뭐라 드릴 말씀이 없네요........"

"아니, 아니거든요?!"

난데없이 처남이 되어버린 레이즈는 손사래를 쳤지만 이미 루리가 점찍어버렸다.

이것은 마치 표범이 먹잇감을 나무 위로 끌고 올라가 식사를 하기 직전의 모습과 같았다. 백리가 해줄 수 있는건 레이즈를 다독이고 애도를 표하는 것 뿐이다.

보통은 여동생이 남자 친구를 데려오면 축하해 주거나 못준다고 뻐기거나 무슨 성인군자가 아닌가 의심하겠지만 십수년동안 루리에게 시달린 백리는 그저 앞으로 벌어질 미래에 한숨을 내쉴 수 밖에 없었다.

"내가 넌 외계인 밖에 결혼 할 사람 없다고 했는데 그래도 세상 어딘가에 좋은 사람이 있었네. 그런데 외국인이세요?"

"아뇨.......뭐, 말하자면 외계인 비슷한거긴 한데요"

"아니 진짜 외계인?! 전에 말한게 복선이였나?!"

델타 캐슬은 차원의 틈새에 거점을 잡기 때문에 일정한 거처가 없다. 적어도 이 항성계 출신이 아니란걸 생각하면 외계인도 틀린말은 아니다.

"그런데 대마왕들을 설득하러 간다라.......꽤 어려운 일을 하시네요"

"불가능할까요?"

"가능은 하겠지만 어떻게 설득하냐의 문제겠죠. 하지만 이번대의 대마왕들은 대부분 인간에 대해서 우호적인 면이 있으니까 가능성은 높아요"

비록 한동안 동면되어 있었어도 그동안 호라이즌에서 얻은 정보를 통해서 기반 지식을 통해 이해한 정보들은 레이즈를 이 지구에서 손꼽히는 지식인으로 만들었다.

아마 비교할 사람을 찾으라고 한다면 이미 죽은 알리언 박사나 루리루리 네트워크를 통해서 정보를 얻는 루리 정도나 비교가 될 정도다. 그런 그가 보증하는 말이니까 신뢰도가 높았다.

"고용된 입장에서 고용주의 흉을 볼 수는 없고. 그래도 충고 하나만 한다면 최악의 대마왕만큼은 조심하세요"

".......유토피아요?"

"네"

유토피아는 최악의 대마왕. 그리고 태고적부터 현재까지 살아온 나이를 셀 수 없는 괴물이다.

그런 존재가 망가진 마음을 가지고 감정대로 자기 힘을 휘두르는 것도 재앙이지만 그보다 더욱 악랄한건 비틀린 마음이 행하는 행동이다.

"현재의 대마왕 분들은 제 1차 차원 전쟁 이후로 등극한 사람이 대부분이라서 저도 잘 안다고 확답은 못드리지만 유토피아 만큼은 달라요"

지금으로부터 오래전, 혼돈의 절대자를 필두로 한 전 차원적인 전쟁인 제 1차 차원 전쟁이 벌어졌다.

당시 전쟁에 참가한 절대자만도 수명이고 당시 수백 단위로 있던 로드들도 참전하여 벌어진 전쟁은 처참한 피해를 남겼다.

지금도 5명이나 존재하지만 제 1차 차원 전쟁 이전 시절에는 7명이나 존재했던게 대마왕이다.

그리고 전쟁 이후에 남은 대마왕은 오로지 유토피아 한명 뿐.

"제 1차 차원 전쟁은 단순히 힘만 쌔다고 해서 살아남을 수 없는 전쟁이였어요. 당시에는 유토피아보다 더 강한 초월자들이 널려 있었고 마음만 먹는다면 로드에 이른 초월자 한명이라면 유토피아를 이길 수도 있었으니까요"

"........."

"그런데도 불구하고 7명이나 있던 당시의 대마왕들이 전부 죽고 남은건 유토피아 혼자 뿐이죠. 왜 그렇겠어요?"

전투라면 몰라도 전쟁은 개인의 힘으로 바꿀 수 없는 법이다.

최악처럼 다수에 효과적인 힘이라도 지니고 있어도 그 전쟁은 최악 이상의 초월자들이 널리고 널렸던 전쟁이였다.

"악의를 가지고 오는 경우는 오히려 낫죠. 죽고 죽이고 끝날 뿐이니까요. 하지만 호의를 가지고 오는 경우는 더더욱 조심하세요"

"......호의를요?"

"성격 나쁜 사람이 실실 웃으면서 다가오는데 경계해야 하는게 당연하겠죠. 백리씨는 아직 20대죠? 이 행성 인간 수명을 생각해도 어린 나이니까 이럴 때는 어른의 이야기를 잘 새겨듣는게 좋아요"

대마왕 중에서 제일 성격 나쁜 사람을 꼽는다면 역시나 유토피아다. 그런 사람과 엮이느니 차라리 처음부터 상종을 하지 않는게 좋다.

그러다가 백리는 문득 그의 말에서 의문이 들었다.

"그런데 레이즈씨는 몇살이세요? 아니, 딱히 따지는건 아니고 저희랑 비슷한 나잇대로 보이는데 외견이랑 나이가 다른가 싶어서요"

"아, 저는 인간을 베이스로 했지만 델타 캐슬 출신이라서요. 유전자 레벨로 달라서 많이 오래 사는 인간 정도인데. 동면 시간 빼면 지금 나이가 230살 정도일거예요"

".........230살?"

"네"

백리가 레이즈와 루리를 번갈아 가며 보면서 소리쳤다.

230살 외계인 남자 And 고3 여고생?

"난 이 결혼 반대야!!!!!"

"그럼 우리 붕가할께!!!!"

"아직 결혼할 생각도 안했거든요?!?!"

각자 다른 생각을 하는 세사람의 외침이 사방에 울려퍼졌다.

========== 작품 후기 ==========

이럴때는 모두 외치면 됩니다. 루리루리!

그나저나 오늘은 빼빼로 데이네요. 여러분들은 빼빼로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시이불, 나는 빵집 가서 초코 바른 빵이나 사먹어야겠다!

모쏠은 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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