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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흉의 대마왕-275화 (275/507)

최흉의 대마왕 275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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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요리하면 물론 맛있는 것도 있고 실력이 좋은 레스토랑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요리를 차지하는건 역시 칼로리가 높은 음식들이다.

음식 사막이라고 말할 정도로 인근에 신선 식품 가게가 없기에 오히려 사과 하나 보다 맥도날드 빅맥 세트 하나가 더 쌀 때도 있다.

그래서 미국의 비만율이 높은 것이며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지금도 둘러보면 꽤 자주 전동 휠체어 같은걸 타고 다니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물론 그들은 어딘가 몸이 불편한게 아니라 살 때문에 움직이기 힘들어서 타고 다니는 것이다.

아무튼 그건 둘째치고, 결론은 미국의 음식은 살 찌고 건강에 심히 안좋은게 상당히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칼로리는 맛의 전투력! 칼로리가 높을수록 맛은 있는 법! 그러니까 나는 콰트로 치즈 스페셜 디럭스 버거를 먹겠어! 성인병따위 엿이나 먹으라지!"

"어차피 우린 병 같은거 안걸리잖아. 로드는 아니더라도 이미 병 같은거 걸려서 빌빌거릴 시기는 지났는데"

"살은 찌잖아"

"겨우 요걸로?"

"아, 하긴 그러네"

누리는 눈 앞에 두툼한 본고장 미국 햄버거를 한입 크게 베어물면서 말했다.

겉모습은 중학생 정도의 어린애라서 손이 작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손으로도 잡기 힘든 수준의 두툼하고 큰 햄버거는 안에 소고기 패티만 3장 들어 있었고 어니언링과 해쉬브라운, 그리고 베이컨에 치즈까지 듬뿍 들어간 괴랄한 버거였다.

양상추나 토마토 같은 다른 야채들을 생각하면 그 두께는 더욱 커지기에 하나 먹으면 하루 필요 열량은 가볍게 뛰어넘을 수준의 것이였다.

"음, 역시 햄버거는 본고장 햄버거네"

"우리 미국이 햄버거의 본고장은 맞지.  맛은 있나?"

"존맛탱"

입안 가득 햄버거를 먹으면서도 감자튀김을 캐첩에 찍어먹는다.

밥을 먹는건 지극히 당연한 모습이지만 겉보기에는 중학생 정도로 보이는 여자아이가 건장한 성인 남성도 쉽사리 먹지 않는걸 호쾌하게 먹어치우는 모습은 상당히 기묘하다.

느끼한걸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지금 누리가 먹는 콰트로 치즈 스페셜 디럭스 버거는 같이 노골적인건 피하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리는 개의치 않고 버거를 먹어치우고 있었다.

"근데 아조씨는 좀 다르네. 마스터 유저인가? 이 행성의 이능력자 중에서 조금 쌘 사람 맞지?"

".......조금?"

"많이 봐줘도 조금이지. 아무리 재능이 있어도 시간과 기반 지식은 충분하 받쳐줘야 성장하는 법이야. 이능력이 생긴지 고작 20년인 세상에 뭘 바래?"

"여기 관리자 아줌마가 최악 아저씨 장모님이라고 하던데"

"아, 그거 나도 들었어. 나한테는 그러면 할머니네!"

"부녀 플레이 아직도 하는거야?"

"최악 아저씨는 정 들면 정말 아껴주는 사람이니까. 기왕이면 딸이던 아내 2호던 입후보 하고 싶어"

"아저씨가 들었으면 기겁할 소리를 쉽게도 하네"

"나는 쉬운 여자 누리!"

"퍽이나 자랑이네"

제이콥은 두사람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우걱우걱, 호쾌하다 못해 난폭하게 햄버거를 먹어치우는 누리와 단순히 햄버거를 먹는데도 불구하고 어딘가 기품이 느껴질법하게 먹는 시엔느. 둘 다 예쁘고 아름다운 외모지만 성인 여성인 취향인 그에게는 스트라이크 존에서 지구와 달 정도의 거리는 차이가 있었다.

하지만 그가 보기에는 이질적인 느낌을 거둘 수 없었다. 인간의 심미성으로 봐도 예쁜 외모지만 꺼림찍함이 느껴지는건 왜일까?

마치 며칠 전의 심판의 날 모습을 드러낸 팬텀의 거인 모습과 같이.......아니, 정신이 나갈 정도의 수준은 아니지만 그걸 옅게 흐리고 희석해서 보는 느낌이였다.

"깊게 들여다보지 않는게 좋아. 그 왜 심연을 들여다보면 심연도 널 들여다본다고 하잖아?"

"사실 울 아빠는 역광 때문에 잘 안보인다고 하더라"

"아니, 거기서 명언 박살이?!"

"아무튼 누리가 하고 싶은 말은 깊이 들여다보지 말라는 뜻이야. 받아들일 수 있는 정보량에 한계가 있으니까"

인간은 눈이 가장 중요한 정보 획득 수단이다. 하지만 눈이 아니더라도 마스터 유저 정도 된다면 육감이나 기감으로 상대방을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게 마냥 좋은건 아니다. 팬텀의 모습을 보았던 인류가 정신을 놓았던 것처럼 보통은 정보의 과부화가 일어나면 제정신을 유지할 수 없어진다.

두사람은 그걸 조절하고 있기에 보통 사람들이 보기에도 예쁜 소녀처럼 보이지만 나름의 능력있는 사람이 들여다보려고 하면 그 깊숙히 존재하는 거대한 존재감을 엿보게 된다.

"흠......."

"아무튼 햄버거는 땡큐. 간만에 배때지에 기름칠 하니까 기분 좋네"

"고기는 저번에도 먹었잖아"

"에이, 밥하고 이렇게 기름 많은거하고 같아? "

"네 식습관은 건강이나 그런것보다 무지 짜고 맵고 달고 그런 부류인거 잘 알겠어"

"나는 쾌락주의자니까!!!!"

제이콥이 두사람을 가장 먼저 조우한건 우연이 아니다.

이미 황금성을 방문한 미국 대사들로부터 두사람이 미국에 놀러올 것을 파악했기 때문에 전 지역에 특수 감시 채제를 형성했다. 인터넷이나 SNS에서 올라오는 정보를 토대로 파악해서 되도록 빠르게 두사람과 접촉할 수 있도록 말이다.

단지 그들이 뉴욕에 왔고 그 덕분에 뉴욕에 있던 제이콥이 소식을 듣고 만나게 되었을 뿐이다. 보통은 수도 방위를 위해 워싱턴에 가 있었겠지만 뉴욕도 만만치 않은 중요도를 가진 도시인만큼 종종 뉴욕으로 온다.

제이콥이 우선해서 받은 명령은 두사람을 자극하지 말고 잘 인도하라는 것이였다. 심판은 끝났기에 멸망은 벗어났지만 다른 피해는 혹시 모르기 때문이다.

만약 누군가 그들을 자극한다면 대참사가 벌어질 가능성이 높았다. 특히나 시엔느의 경우에는.......

"밥 다 먹은 뒤에는 뭘 하겠나? 관광이라도 할 생각이라면 나름 몇군데 안내해주고 싶은데"

"음, 그러려고 오긴 온거니까. 아, 그리고 이건 햄버거 값"

누리는 품 속에서 대충 금괴를 꺼내 제이콥에게 건냈다. 유토피아의 100퍼센트 순금괴. 이미 주려고 했던 물건이라서 제이콥에게 건내주어도 알아서 전달될 것이다.

"그리고 아저씨도 나름 위치가 있으면 카드 받은거 있지? 그것좀 줘. 쇼핑이나 하게"

"이거 한도 없는데......."

"우리가 뭐 주구장창 지내면서 쓰고 다닐것 같아? 며칠만 쓸거니까 걱정마"

"심심한데 작은 회사라도 하나 살까?"

"헛?!"

"농담이야"

제이콥은 미심쩍은 눈으로 자신의 카드를 건냈다. 미국의 마스터 유저인만큼 그가 쓰는 카드는 한도 무제한의 프리미엄 카드였다.

미국 정부에서 신용을 보증하고 발급한 것이기 때문에 세계 각국 어디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며 딱 한장 밖에 발급되지 않았기 때문에 위조도 불가능하다. 게다가 그것 외에도 월급이 따로

들어오니 미국과 한국의 마스터 유저 대우는 천차만별이라 볼 수 있었다.

"초대를 하겠다면 나중에 가줄 생각도 있는데. 그럴 생각 있으면 따로 연락해. 아, 연락할 방법은 있나?"

"괜찮겠나?"

"뭘, 당연한 일이야. 우리가 평범하게 놀러온 것도 있지만, 사실 그것보다 더 좋은건 인류 문명을 구경하는거니까. 그 나라를 지배하는 지도자 한번쯤은 봐두는 것도 나쁘진 않지"

자유와 지배. 둘이 상반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울릴 수 있는 이유는 서로의 보는 부분이 상반되기 때문이다.

누리가 국민을 본다면 시엔느는 지도자를 본다.

혹자는 미국을 자유의 나라라고 부른다. 그렇기에 누리가 좋게 봐준다면 시엔느가 우호적인 시선으로 마주하기 위해서는 그 나라의 지도자를 봐야 했다.

"근데 대통령 누구인? 트황상?"

".......이번대 대통령은 드레이프 대통령인데?"

"그럼 드황상. 북한도 중국도 멸망해서 땡잡았네. 크으으으, 아시아 진출 가즈아아아아아!!!!! 민주주의! 민주주의 배달 나가신다!!!"

"난 딱히 민주주의를 긍정하는건 아닌데"

"넌 올바른 독재정권을 좋아하잖아. 그럴거면 러시아나 가라고"

"이건 개인적인 궁금증인데.......러시아는 심판을 통과할 수 있나?"

"음, 개인적으로는 반반으로 두고 싶은데. 솔직히 러시아는 이름만 민주주의잖아? 그러면 나는 유죄야"

"나는 능력있는 개인에 의한 통치도 긍정적으로 보거든. 인간이 하는 모든 일에는 반발이 생길 수 밖에 없으니 그걸 억누르고 최대한 효율적으로 하려면 독재를 할 수 밖에 없지. 러시아라면......무죄네"

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정치 체제를 따진다면 그건 완벽한 절대 초인에 의한 독재 정치일 것이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고, 결국 민주주의란 다수의 지지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100명 중에서 99명이 동의하고 1명이 반발하는 수준이면 모를까 30명이 반발하는 일만 되어도 그 의견을 무시할 수 없다. 물론 나머지 70명이 확실히 다수이지만 진행하기는 껄끄러워진다.

그렇기에 거기서 손실과 시간 낭비가 생긴다. 국가적으로 본다면 수없이 많은 손실이 일어나게 된다.

하지만 독재정치는 그런 손실을 최소화 할 수 있다.

"물론 나는 마냥 독재 정치를 긍정하는건 아니야. 북한만 해도 봐봐. 내가 있었어도 유죄가 한표 더 늘었을 뿐이야. 민주주의가 국민 모두에게 권리와 책임을 지게 한다면 독재정은 단 한명에게 그 권리와 책임을 주는거지. 다만 권리 뿐만이 아니라 그 책임도 깨닫고 있어야 하지만"

"흠......."

"어떻게 보면 우리 아빠도 그런거야"

팬텀은 대마왕으로서 다크 로드 캐슬이란 문명을 이끌고 있다. 혼자서 모든걸 재단하는 독재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문명은 차원 레벨로 번성하고 있다.

대마왕으로서 팬텀은 분명 초월적인 강함을 지닌 존재지만 정치나 경제, 사회 문제등을 힘으로 해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다크 로드 캐슬이 번영한 이유는 팬텀이 독재자로서 자신의 권한을 능력있는 자에게 맡겼기 때문이다.

물론 최종적인 권한은 그에게 있다. 하지만 실패했을 때의 책임도 확실하게 그가 질 생각으로 남에게 맡긴 것이다.

엄밀하게 들여다보면 권력의 분립인만큼 독재정에 반대되는 행동이지만 결국 군림하는건 팬텀 혼자다.

"러시아의 대통령은 독재자지만 그래도 능력은 있지? 아무리 독재자라도 국민의 지지 없이는 못하는 법이야. 공포 정치에는 한계가 있거든. 그러니까 내가 보기에 러시아는 무죄"

"의외로군. 지배의 대마왕이라고 해서 절대왕정 같은걸 생각했는데 말이야"

"오히려 나는 왕정은 별로 좋아하지 않아. 능력이 아니라 혈통으로 지배하는 주제에 말이지. 나도 집에 가면 내 할일은 차고 넘치게 하는데"

"생각해보면 너도 팬텀 아저씨 딸이니까 나중에 거기 물려받을거 아님?"

"내가 다크로드 캐슬 주인이 되면 일단 예전부터 별로 안좋아 했던 몇몇부터 숙청할까?"

"걔들 뭐 했는데?"

"예산 빼돌린게 좀 많더라고"

"그럼 죽어야지"

누리도 시엔느의 의견에 동조하여 고개를 끄덕였다.

세금 도둑놈은 죽는게 도움이 되는거다.

*

*

*

*

첫 방송을 마친 유토피아는 잠시 방송을 중지하고 아는 사람을 찾아가기로 했다.

아니, 아는 사람이기는 하지만 만나본 적 있는 사람은 아니다. 같은 동족이였어도 유토피아는 불완전하게나마 마음을 깨달은 시온 외에는 관심이 없었다.

애초에 같은 하논이라도 감정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다르다. 정신병자 세계에서 단 두명만 정상인인 것에는 충분히 동질감을 느낄 수 있으니까. 아니면 반대로 정상인의 세계에서 두명만 정신병자이거나.

"흐음, 처음 뵙겠습니다, 하고 인사해야 하나요? 유토피아 레이하논이라고 해요"

".........."

관리자 엘리의 단말, 앨리사 니어는 기별도 없이 나타난 유토피아를 보고 아무렇지도 않게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나름 예의는 있는 모양이네요. 그렇죠?"

"그야 당연하죠. 저희 종족 중에서 가장 오래된 존재이자, 최초로 마음을 깨달은 하논이니까요. 이야기는 들어서 알고 있었습니다"

그녀의 거처는 기본적으로 미국의 한 저택이다. 포스 유저이기는 하지만 전투는 하지 않고 백 단위의 포스 유저를 투입해 경호를 하는 미국의 중요 인물다운 보호를 받고 있었다.

물론 어떻게 보면 보호가 아니라 감시에 지나지 않을 수 있지만 적어도 그녀는 의식주 부족함 없이 지내고 있었다.

그런 그곳을 누구에게도 들키는 기색 없이 들어온 유토피아는 싱글싱글 웃으면서 그녀에게 말을 건냈다.

"저도 최악씨한테서 이야기는 들었어요. 그냥 관리자라면 신경쓰지 말라고 쏘아붙이기라도 했겠지만 하논 출신 관리자라면 말이 다르죠. 어떻게 보면 저희랑 비슷하니까요"

현재 그녀의 종족은 하논이 아니다. 한 우주를 관리하는 고위 정신체. 신이라고 보기에는 신앙을 받지 않고 그 이상으로 전능하기에 관리자라는 명칭이 오히려 어울린다.

이 우주에 한정된다면 그녀는 뭐든지 할 수 있다. 물질 창조던 사자소생이던 전부.

하지만 그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지 않는 이유는 이 우주를 살아가는 존재들을 존중하기 때문이였다.

"그리고, 그 아이의 어머니라면서요?"

"예"

"만나니까 기분이 어때요? 잘 큰 아이가 대견하던가요?"

"........아직 만나지는 않았습니다"

"아니, 왜요?"

"저는 그 아이의 어머니라고 하기에는 질 책임조차 없으니까요"

그녀는 시온에게 있어서 부모로서 해줄 것을 전혀 해주지 못했다. 기본적인 지식과 에너지 등등의 하논으로서는 완벽하게 물려주었으나 감정을 느끼는 지금와서 생각해본다면 그렇게 무책임한 짓도 없다.

그녀도, 그녀의 남편이였던 하논도 이후 그 차원에 남은건 시온 혼자. 동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세계에서 시온은 태어났다.

만약 시온이 다른 여타 하논들과 같았다면 별로 신경쓰지 않고 살았겠지만 그녀는 인간에서 환생했기 때문에 태어날 때부터 감정을 지니고 있었다.

그걸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미어진다. 도저히 시온을 볼 면목이 없었다.

"그게, 바로 양심이라는거죠"

살아가는데 있어서 필요한 것, 도덕적인 것을 지키는 가치관.

감정부터 없는 하논에게 있어 선악은 없다. 오로지 효율 밖에 없을 뿐이다. 그들은 보다 많은 에너지를 수거하고 보다 세상을 유지하는데 힘을 사용한다.

"뭐, 어떤 사람인지는 대충 알았네요. 그래도 좋은 사람이라서 다행이예요. 아니였으면 한바탕 해야하나 생각했으니까요"

".........성격이 나쁘시군요"

"뭐, 이게 저니까요. 참고로 저는 양심 같은거 없거든요"

유토피아의 눈매가 바뀌었다. 방금 전까지만 하더라도 웃고 있었다면 이번에는 조용히 그녀를 직시하고 있었다.

"그러면 진짜 이야기로 넘어가볼까요?"

========== 작품 후기 ==========

백리 멘탈 탈탈 털어줄 밑작업 중인 유토피아.

슬슬 백리가 나대던 대가를 치룰 시기가 왔습니다. tag : mind break......앗, 이게 아닌데!

크으으으, 우로부치 급은 아니더라도 내가 애들 멘탈 붕괴시키는데 글 좀 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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