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238화 〉[중국 최후의 날] (235/507)



〈 238화 〉[중국 최후의 날]

초음속이라는건 생각보다 빠르다.

아니, 초월자인 내가 이런말 해봐야 설득력이 없겠네. 광속으로 후려쳐도 반응해서 반격하는데 그보다 수십만배는 느린 음속 정도는 의미가 없으니까.

아무튼 어지간한 방법으로 인간은 광속에 다다를 수 없다. 기껏해야 음속. 거기에 몇배 정도.

솔직히 광속은 초월자 레벨이다. 순수 물리 법칙에 순응한 기술로는 못해. 기껏해야 워프 같은 편법이겠지.

뭐라더라......이과인  마누라가 말하길 정지 질량이 0이여야지 광속에 이를 수 있고 광속을 넘으려면 정지 질량이 허수여야 가능하다는데 반쯤은 이해해도 반은 모르겠다. 내가 문과라서 그래.

아무튼 광속에 이르는건 지금 이 문명 수준으로는 수백년을 넘어야 가능한 수준이며 지금은 음속의 몇배 정도가 최대일 뿐이다.

그치만 일반인이 보기에는 존나 빠를껄, 말 한마디 하는 사이에 상대는 수 킬로미터를 질주하고도 남을 시간이니까.

콰콰콰콰콰!!!!

"소닉붐의 여파가 일어난다는 시점부터 스피드스터 실격이야!!!!"

"미국 코믹스 같은 소리 하고 있군!!!"

"거기에 막 수다쟁이 힐링팩터 4차원 용병 캐릭터 하나 있지 않아?"

"걔는 캐나다 출신이고!!!!"

"캐나다나 캘리포니아나!"

"여긴 오스트레일리아거든?!"

"둘다 아자 돌림이네! 그럼 별 차이 없지!!!!"

오, 시발 방금 마블 코믹스 같은 대화 했는데 이해했어.

 새끼 은근 취향이 나랑 같네?  맘에 들었다. 시온 만큼은 아니지만 나도 어느정도 덕질을 하는만큼 여러가지 장르를 섭렵했다.

아니, 일본의 카구야 공주 전설처럼 '헌터X헌터 완결 단행본을 들고와주십시오'하고 말하는 시온의 난제를 해결한 사람이 누군데!!!! 참고로  물건은 호라이즌에 철저한 처리를 거듭해서 보관중이다.

"물리법칙에 구애받는다면 최대한 그러지 않는 쪽을 파고들어야지. 흐름을 파악하지 못한다면 그게 제일 좋아"

"흐름?"

"이 세상의 모든 힘과 개념은 흐르기 때문에 존재하지. 처음부터 그대로인 개념은 없어"

필멸자의 몸으로 광속에 도달하려는 바보가 있었다. 하지만 광속은 육체를 지닌 존재에게 허락되지 않는 경지다.

그러니 그는 편법을 발명할  밖에 없었다. 마치 워프 기술처럼 말이다.

그리고 그것을 낭아유수(狼牙流水)라고 했다.

내가 숙적으로 여기는 나이트로드의 기술이기도 하고.

"여태까지는 그런 실력으로 인정 받았을지는 몰라도 앞으로는 아니야. 너도 마스터 유저면 검증을 받았을텐데 네 속도에 반응하는 놈은 없었나?"

".............."

"있었지?"

나중에 경지에 이른 마스터 유저는 다른 마스터 유저의 인정을 받아야 한다. 호주의 마스터 유저인 그는 마찬가지로 다른 마스터 유저와 대련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

단지 거기에서 이겼을 가능성은 낮지만.

"나는 제일 나중에 인정 받은 마스터 유저지......아니, 한국에는 하백리라는 아이가 있으니 뒤에서 두번째일까? 아니,  아이는 그랜드 마스터라도 말하니 둘째쳐도"

"오, 그런거 인정하기 힘든데"

"인정 할건 인정 해야지"

"좋은 반응이야. 계속해"

"내 속도에 반응한 사람은 있었어. 권룡여제나 슈텐도지, 그리고 살라딘 정도는"

"흠........"

권룡여제 용화정, 아니 지금은 용하연, 그리고 히비키, 살라딘은 모르겠는데 쟁쟁한 멤버이기는 하다.

"속도가 빠르다는게 전부는 아니란걸 알았어. 하지만 이게 내 전부인걸 어떻게 해?"

"강해지는 방법은 보통 두가지. 자기 단점을 매꾸거나 장점을 개발해서 더 특화하거나. 너는 후자인 모양이구나?"

"기왕 빨라진거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남자가 되는것도 나쁘진 않지 처음부터 그렇긴 하지만!!?"

"새끼, 훌륭하구나. 남자라면 자고로 세계 최고를 노려봐야 하는 법이지!!!!"

나야 해봐서 질린 분야다. 시발, 전생 각성한 때에는 지상최강의 사나이가 된 마당에 오죽하겠냐.

어지간한 문명에서는 내 수준이 세계관 최강자 수준인데 의욕을 잃는게 당연하지. 기껏해야 위로 한두명 있는데 싸워보면 내가 위인 경우도 많고. 애초에 난 나보다 강한놈 조지는데 특화된 녀석인걸.

아무튼 그런 기세라면 나도 응해줄 수 밖에 없다. 나라고 뭐 등신인줄 아나? 분위기 타는 놈이라고!!!!

"공기 저항을 최대한 줄여라!!!! 네가 아무리 지랄해도 고작 주먹 날리는 정도로는 어림 없어!!!!"

"오케이!!!"

"강하다는건 상대를 죽인다는 의미다!!! 속도를 이용해서 상대를 죽여!! 보다 빠르게!!! 보다 훌륭하게!!!!"

피가 막 사방에 철퍽거리는 것과 목을 잘라도 피가 뿜어지지 않는 수준의 차이는 마치 우리 은하와 가장 가까운 은하 사이의 차이보다 크다.

고작 그정도 아니냐고? 빛의 속도로 몇 광년이면 음속의 수백배 속도로도  단위로 걸리는걸 모르는 등신 새끼다.

인간의 한계는 명확하다. 하지만 가능성이란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변동한다. 심지어 초월자인 내가 생각해도!!!

"일단 주먹보다 관수를 날려. 그게 공기저항을 덜 받으니까. 내가 널 제자로 들였으면 몰라도 고작 그 정도로 흐름을 파악하긴 이르지!!!"

"속도에 다른 요소가 필요한가? 그렇다면 뛰어넘어주지!!!!"

"아, 낭아유수 같은거 내 절기도 아닌 판에 가르쳐줄 수 없는데  이미 대충 눈치 깐 모양이구나!!! 이 세상에 겨우 20년 밖에 이능력을 깨우친 놈이 없기만 했어도!!!"

지구에 이능력이 생긴지 고작 20년. 그런 세계에서 수백년을 걸쳐서 겨우 도달한 것을 가르쳐줄  있을리 없다.

하지만 약간의 길잡이 정도는 가르쳐줄  있다.

"흐름을 봐. 결국 공기가 움직이는건 흐름이야. 바람이란건 공기가 움직이는걸 말하는거고 그 흐름을 본다는건 공기의 움직임을 본다는 뜻이야. 음속으로 이동할 정도면 그게 뭔지 대충 알겠지?"

"그건........."

"그 의미를 깨닫는 것과 깨닫지 못하느건 큰 차이가 있어!!!"

단순한 말 한마디에 뜻을 깨닫는건 어렵다. 하지만 결국  기억은 끝까지 남아 이어지고 결국은 깨닫기 마련이다.

결국은 시간의 문제다. 수많은 절대자들의 법칙과 권한, 그리고 권리에 따라 나누어질 뿐이다.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개중에 시간의 절대자의 영향이 없을리 없다. 공간과 시간, 둘은 모든 현실에 깊은 관여를 하는 분야니까. 시발, 아무리 그래도 절대자들은 창조주나 마찬가지인데 그걸 무시할만한 놈들이 있겠냐?

"틈새를 봐, 경계를 보라구. 아무리 바람이라고 한들 결국은  사이가 있는 법이야. 결과  사이를 보면 쉽게 쪼개지듯 결국은  틈새에 답이 있는거야. 이 정도로 말했으면 알  있지?"

"흐음......!!!"

올라와 있는 경지에 따라 시야가 다른 법이다. 만약 백리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줬다면 다른 느낌으로 깨우쳤겠지. 결국에는 경지의 차이다.

그걸 이해 못한다면 사람의 문제이지 다른게 끼어들지 않는다. 주먹만 달리던 맥스 로넨이 조금씩 다른 권격을 날리는걸 보고 어느정도 그의 수준을 이해했다.

"이 정도면 됐겠다"

"흠, 아직 좀 더......!!!!"

"더 나아갈 곳은 있지만 아직은 일러. 이 이상 나가가고 싶거든  더 세상을 보는게 좋을거야"

나에게 당연한 것이라도 남에게는 중요할 수도 있고 남에게 당연해도 나에게는 중요할 수도 있는 법이다.

깨달음의 경지란 그런 것이다. 아무리 그가 뭐라 한들 그 뜻은 변하지 않는다.

"세상이 좁다는걸 깨닫고 좀 더 깨달음을 알려주는게 좋아. 보면 괴혈병 같이 20세기 전만 하더라도 원인이 알려진 것과 아닌 것의 차이가 크잖아? 요즘 세상에 괴혈병으로 죽는 사람 봤어? 그러니 다른 발전을 위해서도 다른 사람들의 깨달음을 아는게 좋아"

"오......"

"나야 뭐 개쩔지만"

나는 이미 한발자국 앞에 다른 경지를  앞에 두고 있는 시점이다.

솔직히 내가 맘만 먹으면 그 경지에 이를 수 있으나 결국은 개인 문제다. 마치 해외 출장을 앞둔 사람과 같다. 가족을 두고 가야 하지만 보다 높은 승진과 월급을 두고 떠나야 하는 사람처럼.

"이해했어?"

"........대강은"

맥스 로넨은 그대로 나에게 관수를 찔러왔다. 내가 하는것 처럼 공간과 흐름의 틈새를 쩔러서 그대로 맹습했다. 소닉붐 따위는 일어나지 않는 고요한 맹격이였다.

"나름 재능은 있네. 포스 유저는  그런가?"

"잘은 모르겠지만 비슷하겠지"

"이야, 백리도 그런점  닮았으면 좋겠네"

백리는 기껏해야 첫번째 시험을 통과한 것에 불과하다. 듣기로는 마스터 유저 부터는 면접을 보고 결정하는것 같은데 그러면 백리는 그랜드 마스터가 아니라 마스터 유저도 겨우 됐을 정도다.

남에게 허락받는 경지는 고작 그 정도, 백리가 스스로 오를 수 있는 경지는 그보다도 낮다.

"이제와서 자기 소개를 하는거지만, 맥스 로넨이라고 하네. 듣던 것보다 좋은 사람이군, 미스터 최"

"그것보다 차라리 워스트라고 부르는 쪽이 낫겠다"

최악, 영어로 한다면 워스트. 미스터 최라고 하는 것보다 워스트 쪽이 훨씬 짧다. 영어권에서 내가 괜히 워스트라고 불리는게 아니다.

아무튼 맥스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을 이었다.

"중국에서 벌인 일로 심성이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했더니......."

"야, 솔직히 그건 내가 어지간히 빡치지 않고서 안해. 내가 지구에서 20년을 살았는데 조용한거 보면 모르냐? 울 마누라만 안건드리면 지극히 안전한 사람이야"

여태까지 내가 빡쳐봤자 경찰 부르고 변호사 부르고 끝날 일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시온이 관련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죄다 때려부수고 박살내고 죽이고 으깨고 끝내야 성질이 풀린다.

중국인이 살아남은건 백리가 말려서 다행인거라고 봐야한다. 아니였으면 그날로 중국인은  죽여버렸을테니까. 나는 건드리지 않으면 안전하지만 건드리면 그것만큼 재앙이 따로 없는 놈이라고.

"그나저나 내가 여기 볼일 있어서 왔는데 말이야. 막 인적 없고 눈에 띄는 그런 곳 어디 있어?"

"인적이 없는데 눈에 안띄다니. 그런 모순적인 곳은 도대체 뭐지?"

"아, 그렇긴 하네"

"흐음......."

하지만 그는 어딘가 짐작이 가는 곳이 있는건지 조금 생각을 하는듯 보였다.

"여기서 조금 북서쪽으로 가면 대륙 중심부 쪽에 원종도 섣불리 접근하지 않는 구역이 있지. 거긴 어떤가?"

"원종도?"

"그래, 영역 다툼에 기를 쓰는 놈들이 다가가지 않는 곳이야. 거기에는 어지간한 원종도 없이 약간의 식생만 우거질 뿐  외의 것은 없더군. 사실 여부는  모르겠는데 듣던 말로는 '신이 내린 대지'라고 불리면서 옛 호주 원주민 부족 하나가 성지로 여기던 곳이라던가?"

"오......"

그런 곳이라면 오히려 더 수상쩍다. 식생이 있다면 동물이 있는 법이고 하다못해 토끼 한마리라도 거기서 거주할텐데 그러지 않는다는건 나름의 이유가 있을테니까.

동물은 생각보다 본능이 뛰어난 생물이다. 괜히 지진 같은거 일어나기 전에 새들이 떼를 지어 날아가거나 쥐들이 도망치는게 보이는게 아니다.

"그런 곳에 뭔가 볼일이 있나?"

"나중에 알려줄께. 어차피 청문회 때 대충 까발리긴 할거야. 그거 봐. 아, 한국어 할줄 알아? 모르면 통역가라도 고용하고"

"아는 사람 중에 한국인이 있지. 호주는 다문화 국가라고"

"그런데서는 좋을만도 하겠네. 동양인이던 서양이던 구분도 없고"

"그런 구분은 의미가 없는 법이지. 나를 보라구, 흑인이잖아?"

"난 얼마 전에 밥 먹다가 동양인이라고 시비 걸렸지만 말이지........"

"그거야 일부지. 인종 따위로 구분하면 세상 어떻게 사나?"

"그 일부가 상당수니까 문제야"

일부 일부 하는데 그 일부가 여러가지 영향을 끼치니까 문제다. 일본만 보더라도 한국을 싫어하는 일본인은 일부라고 하는데 그런거 치고는 노베 총리가 혐한 발언 할때마다 지지율 올라가는거 보면 설득력이 없다.

만약 인종이니 그런걸로 지랄하면 지배의 대마왕이 '너희들 피부 안쪽은 안똑같을까? 반으로 갈라져서 죽어'같은 소리를 하면서 피부를 갈라서 안에 살갗을 전부 드러내고 죽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

대마왕 중에서는 내가 제일 인성 좋으니까 믿을만한 말이다.

구라치지 말라고? 야, 사람을 죽어도 고통받는 심연에 처막는 놈이랑, 태양으로 증발시켜버리는 놈이랑, 자살시키는 년이랑, 광속으로 가속해서 대륙째로 갈아버리는 년 중에서 심장마비로 고통없이 곱게 죽이는  있으면 걔가 제일 낫지 않냐?

그게 나야.

대마왕은 각자 취향으로 문명을 지우긴 하는데 그중에서 내가 제일 고통없고 낫다고. 판결이 유죄로 나도 나름 봐줄만한 여지가 있으면 보통 나나 유토피아를 선택하고는 하지.

근데 유토피아는 문명의 모든 흔적들이 증발해버려서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아서 참 뭐같지만.

"내가 경고해두는데. 인종차별 문제 해결 안하면 큰코다친다. 나중에 후회해도 책임 못져"

".......새겨듣도록 하지"

"그럼 됐어"

대마왕의 심판은 그렇게 편파적이지 않다. 개인의 취향과 심성에 의견이 갈려도 거기에 함부로 사감을 끼워넣지는 않는다.

내가 지금 한국인이라고 마냥 일본과 중국을 싫어하지 않는다. 반대로 한국인이라고 마냥 한국을  드는 것도 아니다.

한국이 몇년 전에 닭대가리 탄핵 안하고 기무사 놈들이 계엄령 선포하고 그랬으면 내가 태어난 국가던 뭐던 전부 죽여버리고 없엤을껄?

결국에는 행실의 차이다. 아무리 나쁜 짓을 저질러도 그걸 반성하고 책임지려는 의지가 보인다면 봐줄 여지는 있다.

그걸 결정하는건 결국 국민들의 태도. 그 국민에는 일개 개인이 포함되는게 당연하다.

"나중에 때 되면 한번 보자고. 그때는 스테이크 하나씩 썰면서 밥 먹으면서 이야기나 했으면 좋겠네"

"그런거라면 내가 좋은 스테이크 집을 알지. 에뮤랑 캥거루 스테이크를 주로 하는 곳인데 먹어본적 있나?"

"아, 그거 맛있지. 그런 맛집이라면 언제나 환영이야"

마스터 유저는 대부분 성격이 괜찮네.

살라딘  나가 있어 새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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