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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3화 〉[중국 최후의 날] (220/507)



〈 223화 〉[중국 최후의 날]

쩌적, 하고 차원이 갈라진다.


차원을 가르는 것은 상당히 효과가 좋은 이동수단이다. 설령 우주 끝에서 끝으로 이동하더라도 약간의 소모만 더해질 뿐이지 크게 지장이 있는것도 아니다.


다만 그게 행성 하나로 한정된다면 설령 행성 반대편으로 이동한다 하더라도 좀 낭비라고 생각되겠지만.


마치 10분 거리를 두고 걸어가거나 버스를 타지 않고 택시를 타는 것과 같다. 거의 돈지랄 수준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편리한건 확실하다. 중국에서 한국까지 겨우 몇초만에 이동할 수 있으니 말이다.


"허업!!! 완웅남!!!"

"거 시발 누가 보면 내가 잡아먹으려고 하는줄 알겠어. 뭐, 죽이려고 하긴 했지만"


"어?  사람 중국 주석 아저씨 아니예요? 뉴스에서 나왔는데. 한국에 왔었어요?"


"울 마누라 만나러 왔더라. 나 말린다고 별 지랄 다하는거지 뭐"


"......그냥 좀 본업에 충실하다고 해주면 안될까요?"

"거 시발 내가 지금 그럴 마음이 있겠냐?"


시준핑 주석은 차원의 틈새에서 나오는 최악을 보고 한번 놀라고 이어서 나오는 백리를 보고 두번 놀랐다. 이미 백리의 신상을 파악하고 있던만큼 그의 얼굴 정도는 기억하고 있었다.

백리는 그에게 웃으면서 말했다.

"아, 형이랑은 이야기를  끝냈어요. 걱정 마세요"


"백리  언제부터 중국어 할줄 알았냐"

"그저께부터요"


"이 새끼 머리도 좋아진것 같은데 머리가 좋은거랑 똑똑한건 다른 문제지"

지능과 지성의 차이다. 지능은 천성이지만 지성은 경험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여전히 백리는 바보나 마찬가지다.

"이, 이야기가 잘 끝났다니. 그게 무슨 뜻입니까?"


"이제 그짓 그만두기로 했다고"

"그게 정말입니까? 정말 감사합니다! 정말로 감사합니다!!!!"

"내가 아니라 백리한테 해라. 그런 감사인사 들을만한 일은 내가 아니라 백리가 했으니까"

아무리 재생해도 고통은 그대로다. 초재생 특성으로 회복하더라도 백리는 최악이 주는 고통 속에서도 물러나지 않았다. PTSD가 없는게 용할 지경이다.

하지만 아예 그 여파가 없는건 아니지 가만히 있는 백리의 손이 미미하게 떨리고 있었다. 휴식을 취하면 나아질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지금은 아니다.

"중국 정부에서 만드는 협상 자리에 앉아주지. 대신 내가 말하는 조건은 전부 받아줘야 할거야. 그리고 언론 통제할 생각 하지 말고 중국내 방송사와 해외 기자들 불러서 실시간 생방송으로 촬영해. 아, 이것도 조건에 들어가니까 받아주지 않을거면 다시 지랄 한바탕 하고"


"아닙니다! 그 정도 쯤이야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시준핑 주석은 황급히 대답했다. 어차피 할 수 있는건 정해져 있기 때문이였다.

지금 당장 최악이 기자회견을 열고 아틀라스에 대해 까발려서 같이 붙어먹은 중국의 신용도를 땅바닥에 떨어트려도 중국이 망하진 않는다. 앞으로 엄청 힘들어질 뿐이지.


어차피 망하는 것보단 나으니 해야할건 똑같다.


"돌아가서 슬슬 준비해. 다 되면 갈테니까"

"예, 알겠습니다"

"그리고........내가  울 마누라한테 북한 소식을 들었는데 말이야"


".......아, 그거 말이군요"


시준핑 주석은 북한의 명복을 빌어주었다. 최근에 사이가 좀 안좋긴 하더라도 몇 안되는 북한의 우호국이다.

최악을 막으려고 일부러 대남 도발을 걸었지만 그건 악수나 다름없었다. 9.11테러 당시 분노한 미국 앞에서도 꼬리를 말던 북한이 정신이 나갔는지 스스로 지옥길을 걸어갈 선택을 했다.

그나마 유일한 희망이 백리였는데.......하필이면 백리는 군복무 시절에 마찬가지로 북한의 대남 도발로 인해서 잠도 제대로 못자는데다 씻지도 못하고 생활관에 단독군장 상태로 한 중대가 옹기종기 모여 3일동안 지낸 경험이 있다.

자고로 군대 다녀온 한국 남자는 재입대 하고 싶지 않은게 당연한 법이다. 꿀을 빨던 뭘 했던 결국 사회보다는 자유가 없으니까.


"나 잠깐 정은이 만나러 간다"

"정은이?"


"김정은이"

"정은이?! 아니, 대놓고 정은이?! 누구 정은이란 이름의 여자애라도 만나러 가는줄 알았잖아요?!"

"가는 김에 북한 핵도 같이 조져버리고. 남는거 있으면 빼돌려서 울 마누라나 주면 되겠다"


"와! 간만에 우라늄 좀 먹는겁니까? 방사능 홍차에 라듐 초콜릿으로 때우느라  허전하긴 했습니다!"


"아니, 형수님?!"

시온은 방사능 따위는 그냥 영양제나 다름없었다. 핵폭탄은 링거를 맞는 수준이고 태양은 일광욕하기  좋은 곳이다. 시온의 종족인 하논은 에테르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모든 에너지를 흡수하고 저장한다.

이론상 빅뱅까지 흡수가 가능하지만 시온은 하논 중에서도 가장 나이가 적고 어리기 때문에 아직  정도까지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반대로 가장 나이가 많은 하논이자 최악의 대마왕인 하논의 에너지 보유량은 빅뱅 3개분. 우주 창조를 3번이나 할  있는 무식한 에너지다.


"또 무고한 사람들을......."

"야, 중국은 그렇다 치고 북한이 무고하냐? 세뇌 교육이나 받아서 이렇게 도발 같은거 안하고 쌀 구걸 안하면 못사는 주제에? 이번 기회에 폭망해버리고 통일해버리라지"

"세금은 어쩌고요?! 통일 비용 때문에 세금 폭등하거든요?!"

"자고로 책임질 북한 주민만 없으면 그 세금도 줄어드는 법이란다. 빈 땅에 건물 지을 돈만 있으면 그만인데 뭐"

"다 죽이겠다는 소리다?!"


"뭐,  죽이겠다는건 농담인데 그래도 핵무기랑 시설만 조지면 큰일 나겠지? 정은이가 그거 뒷감당할 능력도 없을테고 말이야. 권력 유지하겠다고 지 고모부도 죽인 놈인데 안봐도 드라마 재방송이네"


"형수님! 좀 말려봐요!"

"흐음, 제가 걱정하는건 평화통일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다행히도 제정신인 사람이 한명은 있었다!!!!"


"평화통일 하면 팝의 신 MJ가 강림해서 콘서트 열텐데 안타깝습니다"


"아, 잭슨 형  됐어? 바스테트님하고 달에서 댄스 배틀해서 이겼을 때 대충 짐작 했지. 언제 됐데?"


"저번에 갓-루리루리가 알려줬습니다"

"이번 콘서트는 보러가야겠다"


"형수님도 제정신이 아니였어!!!"

옆에서 듣던 시준핑 주석은 그나마 나았다. 그들끼리 대화할 때는 한국어로 했으니까 알아들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최악은 멀뚱히 있던 그에게 슬쩍 물었다.

"난 지금부터 북한 좀 가려고 하는데. 불만 있어? 정치적인 요소 같은걸로 태클 걸거면 지금 말해"


"아닙니다! 아무런 문제 없습니다! 마음대로 하십시오!"


"좋아"

이제 북한을  들어줄 국가는 없다. 가장 큰 우방국인 중국도 그 모양에 주석에게서도 확답을 받았으니 남은건 쓸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핵 문제다.


"딱 군대에서  지랄 했으면 바로 전역 각인데 말이야"

"아, 그건 좀 아깝네요"


백리가 약간 최악에게 물든 듯이 말했다.



 * *  *

북한의 대남 도발은 여태까지 몇번이고 이루어 졌었다.

그래서 군대를 다녀온 군필 남자라면 한번쯤은 군대에서 북한 도발을 경험해 본 적이 있을테지만 사망자가 없다면 그건 전쟁의 신호가 아니라 귀찮은 쪽에 가까운 일이다. 거의 연중행사나 다름없다.


평소 같은 일이라고 한다면 그냥 쌀이 고파서 저지르는 일이라고 치부하고 넘길지도 모르지만 북한의 입장은 명백했다.

[우리 위대하신 최고령도자 김정은 동지께서는 그 우스꽝스런 가면을 쓴 미국너구리 남자의 만행을 막지 않는다면 남한을 불바다로 만들어버리겠다고 직접 말씀하셨다!]


뉴스 잘 보는 사람들은 간간히 볼 수 있는 북한 뉴스 채널인 조선 중앙 방송이였다. 한복을 차려입은 중년 여성 아나운서가 격분한듯한 말투로 현 북한 정부의 생각을 대변하고 있었다.

별다른 이변이 없다면 말이다.

[또한 이번 사태에 대해........꺼윽?!?!]

이변은  때부터 일어나기 시작했다. 한창 방송 중이던 북한 뉴스 채널이 단순히 자국 내가 아니라 전세계로 연결되었다. 시온이 살짝 손을 쓴 전파잭이다. 그렇기 때문에 남한 뿐만이 아니라 인근의 대부분의 나라들도 그 방송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차원의 틈새를 찢고 나타난 라쿤맨, 최악은 한창 열변을 토하던 여성 아나운서의 목을 잡아 부러트려서 단숨에 절명시키고 그대로 스튜디오 바깥으로 내던졌다.


촬영을 하던 사람들이 난데없는 상황에 비명을 질렀지만 이윽고 더욱  큰 비명을 지르게 되었다. 최악이 다른 손으로 차원의 틈새에서 끌고 나오는 인물은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는 얼굴이였기 때문이다.



[기, 김정은 수령동지!!!!]


[저, 저, 저!!!! 미국너구리남!!!!]

[거 시발 니들은 로컬라이징 해도 어떻게 더 길어지냐. 응?]



그가 끌고오는 김정은 국방위원장은 숨이 막혀 꺽꺽거리고 있었다. 누군가 최악에게 달려들었지만 그대로 머리가 날아가서 실 끊어진 인형마냥 땅에 주저앉는다.


최악은 방금 전까지만 하더라도 아나운서가 앉아 있었던 자리에 김정은 국방위원장을 앉히고 근처에 있던 의자 하나를 염동력으로 끌고와서 그의 옆에 앉았다.

 세계에서 난데없이 방송되는 그 영상을 보던 사람들은 대다수가 놀라거나 흥미진진한 모습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라쿤맨은 간간히 방송에 나오고는 했지만 지금은 한창 중국에서 대학살을 펼치다가 나오는 방송이다. 더군다나  대상이 하필이면 북한의 최고지도자인 김정은일 줄이야!



[그래, 정은아. 아, 형이  놓을께. 어차피 이 지경 된거 다 까발리고 있어야 할 판인데 나이 많다고 지랄하는 새끼들이 있으면 빡치잖아? 어차피 갈데까지 간거 내 좆대로 해보자고]


[이......간나 새끼!!!!]

[뭐래, 내가 욕을 들어처먹어도 너한테까지  들을만큼은 아니지. 거 시발 인민들 피 쪽쪽 빨아먹어서 살이나 피둥피둥 찐 새끼가 그냥 쌀이나 달라고 징징거리기나 할 것이지 말이야]


꺽꺽 거리던 숨을 겨우 진정시킨 김정은은 정신을 차리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는 자신의 거처에서 머무르고 있다가 다짜고짜 잡혀온 것이다. 자신을 잡아온 사람이 최악인 것도 방금 안 사실이고 아직 현실을 파악하기에는 조금 이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이야기 할 상황이라는 것은 대충 짐작이 갔다. 죽어버린 여성 아나운서와 방송국 직원의 시체가 주변에 있다는것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설득력이 있으니까 말이다.


[9.11 테러 때 처럼 꼬리나 말고 있지 그랬어.  시절의 미국이 얼마나 빡쳐있는지 현실 감각이 있었으면 괜히 서울을 불바다로 만든다는 둥 도발이나 하고 말이야. 그냥 연례행사처럼 하는거였으면 내가 신경 안썼겠는데 하필이면 나보고 지랄한거잖아?]

[니 후환이 두렵지도 않네?]

[그럼 넌 내가 중국에서 인간을 얼마나 조졌는지 모르겠냐? 이제 대충 2000만명이 넘엇을텐데.......그거 북한 인민들 숫자에 맞먹는 수준이거든?]


북한의 현 인구는 대략 2500만명으로 남한의 절반 정도다. 그러나 최악이 중국에서 일으킨 대학살의 사상자만 하더라도 2000만명이 넘는데 다 죽이겠다고 날뛰기 시작하면 중국보다 훨씬 국력이 낮은 북한으로서는 아무것도 못한다.

더군다나 북한은 마스터 유저도 없다. 솔직히 있어도 별반 달라지지 않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파견 지원을 받아야 하는데 폐쇄적인 외교상으로는 지원받을 곳도 거의 없다.

용케도 20년동안 자국에 핵도 안쏘고 버틴 것이다. 사실 영토 대비 인구수가 적어서 평양만 지키면 되니까 적성종 출현이나 수준도 그렇게 위협적이지 않아서 그런거지만.


[내가 니 새끼를 지금 당장 목을 따지 않는건. 어차피  나라 특성상 조져도 다음 사람이 이어받기 때문이야. 어차피 같은 좆같은 새끼라면 그나마 미운정이라도 든 새끼를 보는게 낫지 괜히 세대교체 해서 귀찮은 일 만들고 싶진 않거든?]

[...........]

[너도 생각이란게 있을거 아니야. 능력이 없어도 머리가 굴러가진 않는건 아니잖아. 기왕 중국이랑 이야기 잘 끝난거 괜히 나 빡칠만한  만들지 말자. 오케이?]

[중국이랑 이야기가 잘 끝났다니. 그게 무슨 소립네까?]

[시준핑 주석이랑 이야기 해서 이제 그 지랄 안하기로 했어. 나중에 따로 기자회견도 열거니까 구라 아니야. 니 새끼가  짓의 타이밍이 나빴다는거지.  며칠만 뒀으면 이짓 안하고 끝날 수 있었잖아?]


[...........]


[일단 일이 마무리 된거니까 괜히 북한에도  깽판 지랄은 하지 않겠는데 말이야.......그래도 나도 병장 만기전역한 사람으로서 니가 도발하면 좆뺑이 치던 기억이 있거든?]

김정은 국방위원장은 침을 삼켰다. 전세계에 그가 덜덜 떠는 모습이 실시간으로 방송되고 있었다.


뉴스를 보는 사람들은 비록 북한이라도 한 나라의 최고 권력자가 저런 수치스러운 꼴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에 누군가는 시원해 하고 누군가는 두려워 했다. 특히나 중국과 한국(남한)의 권력자들이.



[일단 너네 핵무기랑  물질은 전부 털어버리고 연구 시설도 죄다 박살낼거니까 아가리 닥치고 있어라]

[그, 그건......!!!]

[뭐 새끼야. 인민들이랑 다같이 뒤지고 싶어서? 그러면 지금 당장 제일 먼저 죽는건 넌데?]


[크흠!!!]



최악이 북한에 중국 때처럼 한 짓을 시작한다면. 가장 먼저 죽는건 눈앞의 김정은이다.

김정은은 인민들이 걱정되서가 아니라 자신의 목숨이 아까워서 반발하지 못했다.

[그러길래 낄데 안낄데는 파악하고 있었어야지. 중국도 너네 버렸으니까 내 좆대로 한다. 오케이?]



최악은 다시금 차원을 찢었다. 그 틈새 너머에는 함경북도에 있는 핵 실험 시설이 있었다.


[뒤지기 싫으면 잘 처신하란 말이야, 돼지 새끼야. 다음에 볼 일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때는 살 좀 빼라]


그는 가볍게 김정은의 뺨을 두어번 쳐주고 그대로 방송국 스튜디오에서 모습을 감추었다.


남은 것은 모욕과 치욕, 그리고 공포에 떨면서 부들부들 떨고 있는 김정은 국방위원장 뿐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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