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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5화 〉[라쿤맨 비기닝] (144/507)



〈 145화 〉[라쿤맨 비기닝]

지금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한순간 무슨 일이 일어난건지 알아차리지 못했다. 루루가 덤벼오는가 싶더니 그대로 땅속에 처박혔다. 거기에서 생기는 인과가 무엇인지 전혀 파악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 여파에 의해서 인근의 지반이 무너지고 그로 인해서 건물까지 추가로 붕괴되었다. 최소한 반경 수 킬로미터 단위가 방금 그 일격으로 초토화  것만큼은 인지했다.


"도대체 어떻게 된......아니, 라쿤맨!"

"러시아어는 잘 못해. 천천히 말해"

"도대체 어떻게 여기에? 아니, 그런데 차원진? 어떻게 차원진을 일으킬  있는겁니까?"

그들은 최악이 난입하면서 벌려낸 차원진을 보고 놀랐다. 적성종의 전유물이라 여겨졌던 차원진을 인간이 일으킨다? 어떻게? 의문이 드는건 당연했다.


주변의 지반이 박살나고 건물이 무너지는 공격을 날렸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멀쩡한건 최악이 역장을 넓혀서 그들을 보호해줬기 때문이다.


"일단 피해라. 방금 그걸로 그년이 죽었을리는 없으니까"

"네? 아니, 그럴리가......"


"죽기 싫으면 도망치라고!  러시아어 발음이 이해 못할만큼 구리냐?"

최악은 기본적으로 지구권 내의 언어라면 한국어, 일본어, 중국어, 영어, 이탈리아어, 러시아어 등등을 할 수 있다. 다만 그중에서 제일 못하는 것이 러시아어, 나머지는 현지인 수준으로 할 수 있지만 러시아어는 회화는 이상 없을지라도  수 있는 단어도 한정되어 있고 외국인 분위기가 묻어난다.

그래도 이해하는데는 문제가 없지만 당황한 그들은 그의 말을 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방금  일격을 맞고도 살아있을리 없지 않은가?


공기가 찢어지고 하늘의 구름이 떠밀려나갈 정도의 충격이였다. 무너진 건물은 지반이 박살나서 무너진게 아니라 순수한 충격파에 의해 무너진 것이다.

그런 일격을 맞았는데 살아 있을리가.....


"군단장 클래스의 블러디어가 고작 그걸로 죽었으면 진작에 블러디어가 멸종했지"

맨틀은 커녕 내핵까지 처박아도 거기서 별을 먹어치우고 알에서 태어나는 애벌레마냥 튀어나오는게 블러디어다. 고작 지하 수백킬로미터 아래의 압력이랑 마그마에 좀 젖었다고 죽었을리 없었다.

쿠구구구구!


그의 불안이 맞듯이 지하에서 불길한 진동이 일어났다. 진원지가 바로 아래에 있다고 생각될법한 강렬한 지진이였다. 그리고 그 진원지가 점차 가까워지고 있었다.

"얼른 피하라고! 방해 되니까!"


"아, 알겠습니다!!!"

그제서야 그들은 대피하기 시작했다. 몸을 가누지 못하는 일반인들을 포스 유저들이 등에 업고 최대한 빨리 그 현장에서 도망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뒤, 지하에서 다시금 루루가 튀어나왔다.


맨틀에서 중간에 마그마 층을 만난건지, 아니면 여기까지 빠른속도로 돌아오느라 그 마찰열로 녹아내린 암석들인지는 몰라도 그녀의 몸에는 붉은색의 걸죽한 열기를 내뿜는 액체가 덕지덕지 묻어 있었다.

마그마가 땅에 떨어지면서 치익, 하고 수증기가 올라왔지만 정작 그녀의 몸에는 조금의 상처도 주지 못했다. 재생이 빠른게 아니라 애초에 그 정도로 그녀의 몸에 화상도 입힐 수 없는듯 보였다.

몸과 머리를 털어 붙어 있는 마그마들을 떼어냈다. 여려보이는 피부는 커녕 붉은색 원피스에 마저도 그을린 자국 하나 없었다.


"뭐어야아? 이런 외진 차원의 지구에 누가 있나 했더니 워스트 아저씨 아니야? 그런데 그 이상한 마스크는 또 뭔데?"


"취미로 히어로를 하는 남자다"

"진짜 취미네. 본업은 인간 백정인 대마왕이면서 말이지"

최악은 상대의 견적을 살펴보았다.


방금 전의 공격은 기습이였지만 최대한 힘을 담아서 날린 공격이다. 하지만 제대로 된 유효 타격은 주지 못한듯 싶었다.

그러나 효과가 아예 없는건 아니였다. 루루는 머리에 혹이라도 난듯 최악에게 맞은 부위를 문지르고 있었다.


겉보기에는 별거 아닌것처럼 보이지만 블러디어는 종족 특성상 괴물같은 회복력을 자랑한다. 팔다리가 잘리더라도 잘리는 시점에서 재생해서 잘리지 않은것처럼 보이고, 설령 머리가 날아가더라도 아무렇지도 않게 재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복이 되지 않는 상처가 생겼다는건 공격이 유효했다는 증거다. 공격이 통한다면 죽일 가능성도 높다.


"출출해서 잠깐 좀 먹으러 왔더니 이게 무슨 꼴이람. 조금 봐주면 안될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50억만 먹을게. 어차피 인간은 그만큼 먹어도 남잖아"

"이년이 미친 소리 하고 앉았네. 70억 중에서 50억을 먹으면 20억밖에 안남는데. 문명 망하라는 소리냐?"


단순히 숫자가 아니라 거기서 발생하는 경제구조까지 생각한다면 인간의 문명은 수백년이나 후퇴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루루는 그런건 신경쓰지 않고 무심하게 먹겠다고 할 뿐이다.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네. 군단장 중에서 누가 오나 긴장타고 있었는데 제일 만만한 녀석이잖아?"

"내가 만만해보여, 워스트 아저씨?"


"군단장 중에서 제일 말석이면 할만 하지. 봐봐, 로드도 아닌 내 공격이 먹혀들어갔잖아"

블러디어의 군단장은 총 7명이다.

제일 위에 킹 블러디어가 있기는 하지만 그는 규격외니까 뺀다 하더라도 그 아래의 군단장들은 전부 강하지만 태어난 순서가 있다. 물론 그 순서에 따라 무력에 약간씩 차이가 존재한다.

그 중에서 루루는 제 7군단장. 즉, 제일 마지막이다. 퍼스트 블러디어 중에서도 제일 약하다는 뜻이다.

"게다가 싸워본 적도 있어서 나름 상대하는데 익숙하지"


"어라? 아저씨 언제 나랑 본적 있던가?"


"너 말고 네 원본이랑"

"누가 원본이야!!!!"

콰아아아아!!

거대한 파장이 루루를 중심으로 퍼져나간다. 그러자 주변의 사물들이 거세에 움직이기 시작했다.


무너진 지반이 마치 물처럼 꿀렁이고 건물 파편들이 파도처럼 일렁인다. 누군가 빠진다면 익사하는게 아니라 갈려서 고깃조각이 될법한 무생물의 바다였다.


염동력? 아니, 이 일대의 모든걸 염동력으로 움직이기에는 효율이 나쁘다. 차라리 다른 방식으로 공격했을테니까.

루루는 지배의 대마왕의 인자를 얻어 군단장이 된 케이스였다. 그리고  능력을 같은 대마왕이 최악이 모를리 없었다.

"누가 원본이야! 누가 원본이냐고! 시엔느? 그럴리가! 난 나야! 나라고!"

"걔 아빠인 팬텀한테 집착하는 시점에서 난 나라는 자기 주장은 안통하는데"

"킹 블러디어도 내 아빠지만, 그 사람도 내 아빠로 만들거야. 그래서 사랑 받을거야. 그리고 넌 죽일거야"

"응, 애비가 두명이라서 좋으시겠어요"


콰가가가가!!

무생물 바다가 파도를 일으키기 시작했다. 그것은 단순히 물리력을 지닌 공격이 아니였다. 초월자의 강대한 의지가 담겼기 때문에 같은 의지가 깃든 공격이 아니라면 결코 파괴되지 않는다.


의지는 이 세상의 탄생이 기원한 힘. 순수한 개인의 힘이며 그렇기 때문에 그 무엇보다 위에 존재한다.


규모는 고작  도시에 한정하더라도 지구상의 모든 핵폭탄을 가져와 때려박아도 의지가 깃든  무생물의 바다는 그 누구도 파괴할 수 없다.

"뭉게져버려!"


수백 미터의 철과 돌이 섞인 해일이 일어났다.  해일은 최악을 향해 덮쳐진다.


해를 가릴 정도의 크기, 수천 만톤에 달하는 압도적인 질량, 거기에 더불어서 깃들어 있는 의지는 최악의 역장을 뚫기에는 충분했다.

"느그 애비가 나에 대해서 말 안해주디?"


나선멸룡(螺旋滅龍)!


최악의 주먹에 깃든 멸룡(滅龍)이 용의 형태를 이루어 서로 꼬아가면서 나선을 그린다. 그리고 내질러지는 주먹에서 방출된 나선의 용은 수백미터에 달하는 무생물의 해일을 단숨에 관통해 박살냈다. 그것 뿐만이 아니라 접촉한 사물들은 그대로 회색빛에 물들어 바스라진다.

최강의 대마왕 팬텀의 독문절기, 아니 꽤나 많은 사람이 익히고 있기에 독문(獨門)은 아니더라도 절기(絶技)인 것은 확실했다.


창조의 절대자가 만든 무공인 만룡무(萬龍武), 그 중에서 팬텀은 폭룡, 마룡, 비룡, 살룡 등의 4개의 만룡을 융합하고 거기에 약간의 이론을 더해 만든 새로운 힘이다. 용을 죽이기 위해서 만들었기에 그 기반은 증오를 두고 있으며 접촉한 것을 그대로 소멸시켜버린다.


물질이 소멸할 때는 막대한 양의 에너지가 발생하기 마련이지만 멸룡에 닿은 것은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마치 이 세상에 존재했던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사라지라는 것처럼 온갖 증오를 뿜어내는 느낌이였다.

콰가가가가!!!


나선으로 휘몰아치는 두마리의 용이 무생물의 해일을 뚫고도 모자라 그 여파로 킬로미터 단위의 협곡을 만들어냈다. 그 모습을 보고 루루가 혀를 찼다.

"멸룡? 귀찮은걸 쓰네"


"시도때도 없이 재생하는 니들한테는 터스크 Act.4만큼이나 치명적이지. 그치?"


블러디어는 강한 무력은 둘째 치더라도 초월적인 재생력 또한 문제였다. 설령 손가락 한조각만 남더라도 계기가 있다면 다시금 재생하는 놈들이다.

하지만 멸룡은 그들에게 있어서 상극이였다. 멸룡은 접한 상대를 계속해서 침식하고 소멸시키지만 블러디어는 계속 재생한다.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 이득이 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주는 데미지를 생각한다면 결국에는 재생하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뭐 어쩌라고?"


루루가 역장을 펼쳤다. 그녀를 중심으로 사방의 모든 것이 그녀의 지배 하에 들어갔다.

블러디어  7군단장 루루의 원본이 되는 사람은 지배의 대마왕 시엔느.


그리고 시엔느는 인간 외의 종족으로서 드문 능력 각성자다. 그런 그녀의 능력은 '지배'.

"이 대륙을 들어올려서 통째로 짓누르면 그래도 멀쩡할지 한번 볼까?"


"한번 해보시던가?"

쿠우웅!!!

보이지 않는 싸움이 벌어졌다. 두사람의 역장이 충돌하고 서로의 영역을 다투기 시작했다.


자신의 능력이 닿는 범위를 의지역장이라고 한다. 최악이 평소에 펼치고 다니면서 물리력이나 공격을 차단하고 신체능력을 보충하는 만능의 역장도 여기에 속한다.

루루의 능력은 지배의 대마왕과 같은 '지배'다. 그렇기 때문에 최악과 마찬가지로 역장을 다루는 실력은 뛰어났다.

주도권을 누가 잡느냐가 중요한 문제. 여기서 최악은 질 수 없었다. 이 주변 정도라면 몰라도 정말로 이 별의 일부를 지배라도 했다간 아시아 대륙을 통째로 들어올려서 최악에게 내던질거다.


하필이면 아시아 대륙은 인구가 몰려있는 지역이다. 중국과 러시아, 거기에 인도까지. 아까 말한 50억만 먹겠다고 했던 소리까지는 아니겠지만 적어도 30억은 날아간다.

쩌저저저적!!!

두사람의 역장이 충돌하고 공간이 비틀린다. 폭탄처럼 터지는 파장이 멸룡과는 다른 의미로 물질을 소멸시킨다. 멸룡이 침식해서 분해시키는 느낌이라면 지금은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정도의 차이였다.


"꼬맹이치고 제법인데?"

"칫, 하필이면 그쪽이 전공이여서......보통은 못막는데"


초월자들도 나름의 전공이 있다. 다른 분야를 아예 하지 못하는건 아니지만 경유 먹는 차에 식용유 넣어서 운전하는 것과 비슷하다. 움직이기는 하는데 효율이 나쁘다.


하필이면 최악이나 루루 둘다 의지역장 특화 형태의 초월자였다.


하지만 한가지 더 최악이 우위인 것이 있다면......


"난 대인전 특화야 쌍년아!!!"

콰앙!

최악이 땅을 박차고 루루에게 달려들었다. 겉보기에는 여린 소녀지만 그런 루루에게 주먹을 날리는 최악에게는 망설임이나 죄책감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다.


멸룡을 휘감은 주먹이 정확히 그녀의 머리를 노렸지만 빠른 반사신경으로 피했다. 그리고 물 흐르듯 최악의 팔꿈치 안쪽의 오금을 노려 손등으로 후려친다.

그러나 최악도 당하지만은 않았다. 그대로 내지르는 주먹에서 방출된 멸룡의 반동으로 뒤로 물러나 무릎을 차올려 그녀의 턱을 후려쳤다.

"꺼흑?!"


괴물 같았던 그녀의 입이 닫혀진다. 턱을 박살낼 생각으로 날린 공격이지만 겉보기에는 멀쩡했다.

하지만 방금 그 충격으로 머리가 흔들렸다.


"너희 블러디어들은 모든 종족의 가능성과 기능을 가지고 있고 가질 수 있는 주제에 인간 형태를 고집하지! 그렇게 인간이나 처먹고 다니는 주제에 인간을 닮고 싶어서 그런거냐! 그래서 약점도 인간이랑 똑같잖아!!!"

군단장 클래스의 블러디어는 전부 인간의 형태를 띄고 있다. 그 위의 킹 블러디어도 마찬가지다.

만약 좀 더 효율을 추구한다면 다른 동물이나 괴수의 형태를 띄는 편이 좋은데도 불구하고 인간의 모습을 고집한다.


자연의 관점에서 인간의 몸은 나약하다. 달리는 속도는 아래에서 세는게 빠르고 도구를 쓸 수 있어도 혼자서는 맹수 하나 잡기 힘들다. 그나마 다른 동물들보다 나은게 지구력일까.

그래서 블러디어들의 급소도 인간과 다르지 않았다. 뇌가 있고 내장이 있다. 단지 심장 대신에 코어가 있을 뿐이다.

"그래서 뭐어어어어!!!!"


콰아앙!!!


루루가 흔들리는 시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박치기를 먹여왔다. 하지만 최악은 그대로 그녀의 힘을 이용해 도리어 뒤로 넘겨 땅에 메쳐서 크레이터를 만들었다.

"간만에 힘 좀 써보네! 너도  좀 내봐라 샌드백아!"

"으으으으윽!!!"

땅에 내다 꽂힌 루루를 그대로 걷어차 허공에 띄우고 연격을 처먹인다. 멸룡이 깃든 공격이 그대로 그녀의 전신이 꽂힌다.

블러디어의 강한 재생력을 생각하면 약간의 멸룡은 힘을 집중해 재생력을 올려서 제압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멸룡을 좀  처먹이면 될 뿐이다!!!

"루루를 얕보지 마!!!"


"팬텀이 일루전 로드 조지고 얻은 하늘 죽이기 왕이란 칭호를 어떻게 내가 얻었다고 생각해? 그놈도 이제 나랑 대인전으로 싸울 생각은 안하는판에 근접전으로 네가 이길  있을것 같냐!!!"


하늘 죽이기 왕.


다른 칭호보다도 이질적인 이름은 자신보다 상위의 상대와 싸워 승리한 자에게 주어지는 이름이다.

최악의 전에  칭호를 가지고 있던 최강의 대마왕 팬텀은 로드로 각성한 직후 일루전 로드와 싸워 승리해  칭호를 얻어냈다.

하지만 지금은 최악이 가지고 있다. 그 격차는 로드가 아닌 자가 로드를 죽였기 때문에 받았다. 행운과 상성이 겹쳤다 하더라도 여태까지 그런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일이 없는 대단한 위업이다.


"루루가 우습게 보여?"


그 순간 최악의 능력인 '감각'이 경종을 울렸다. 땅을 박찰 시간도 없이 역장을 이용해서 허공에 충격을 주어 반동으로 튕겨나가 뒤로 물러나서 거리를 벌렸다. 그리고 이어지는 열선의 고열이 그의 앞을 스쳐지나간다.

"뭐여, 솔라빔?"


"넌 근접전이 특기지? 그러면 거리를 벌리게 하면 어떻게 될까!"


블러디어는 기본적으로 태어날 때부터 수준의 차이는 있지만 '흡수'의 능력을 타고난다. 그것 자체만으로도 사기적인데 루루는 지배의 대마왕의 인자를 얻어 각성한 군단장이라 '지배'의 능력까지 가지고 있었다.


'흡수'와 '지배'. 최악이 가지고 있는 '간섭'과 '감각'에 비한다면 지극히 노골적으로 강해보이는 능력이였다.

"아저씨는 아직 로드에 이르지 못했지? 그러면 광속에 반응하는건 어렵겠네? 어디 한번 태양 광선에 지져져 볼래?"

그녀의 능력을 사용한다면 대기중의 햇빛을 응집하고 굴절시키는건 어렵지 않았다. 그리고.....거기에 의지를 담는다면 살인 광선이 된다.

기본적으로 의지가 깃든 물리법칙은 원본보다 약하다.

마법으로 번개 마법을 사용한다면 실제로도 초속 10만 킬로미터이기 때문에 위력이나 속도를 생각하면 번개 마법이 제일 강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그걸 막거나 반응하는 사람이 있는 이유는 의지가 깃들었기에 실질적으로 초속 10만 킬로미터가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필멸자의 기준이다. 초월자의 의지가 깃든 물리법칙은 원본을 능가할 수 있다.


렌즈를 써야 불이나 붙일  있는 햇빛도 초월자의 의지가 깃들어서 위력이 증폭된다면 사람 한명은 그대로 증발시킬 수 있는 살인 광선이 되기에 충분했다.

지이이잉!!!

지이잉!

지이이이잉!!!


거기다 하나가 아니라 동시에 수십개의 광선이 내려 꽂힌다. 살인 광선으로 이루어진 비와도 같았다. 물리적인 위력 자체는 크지 않았지만 거기에 담긴 열기와 의지는 최악의 역장을 뚫기에는 충분했다.


"거 사람 귀찮게"

최악은 인간이다. 여태까지 인간으로 환생 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신체구조나 기능은 인간을 초월했어도 인간에게서 벗어나지 않았다.

요컨데 팔이 잘리면 다시 붙였을 때 1,2초만에 움직이게 할 수 있지만 팔이 잘렸다고 다시 새 팔이 자라지는 않는다.

상처를 입으면 그 상처가 몸에 남는다. 역장이 있지만 역장이 뚫린다면 초월자 중에서는 물몸이나 다름없었다.

"심안(心眼) 가동"

하지만 그거 아는가?

최악은 자신보다 명백히 상위에 속하는 로드에 이른 초월자를 죽인 빠요엔이다.

할게 없어서 일부러 장비 다 벗고 팬티 바람으로 돌아다니는 수준인 사람에게 그건 의미가 없었다.


"어.....? 그걸 피해?"

루루는 살인 광선의 장대비 사이에서 여유롭게 피해다니는 최악을 보며 얼빠진 표정을 지었다. 어지간한 초월자가 와도 걸레짝으로 만들 자신이 있는 기술인데 로드도 아닌 초월자가 그걸 전부 피하고 있었다.

막는 것도 아니고 피한다. 즉, 별다른 힘의 소모가 없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장기전으로 가도  메리트가 없다.

"심안에 의한 짧은 미래예지.....! 가변적인 미래를 보기에는 아저씨는 머리 나쁘다고 들었는데!"

"그거야 네 패턴이 너무 단조로워서 읽기 쉬우니까 그런거고"


최악이 루루를 비웃었다.

"빛이니까 속도는 빠른데 궤도가 일직선이잖아. 최소한 능력을 사용해서  코앞에서 7번은 궤도를 굴절시켜서 곡선 수준으로 움직여보는건 어때? 출력은 블러디어니까 나 없었으면 행성을 통째로 으깨버릴 수도 있었겠지만 컨트롤 실력이 병신이잖아"


"..........."

루루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최악의 도발 거는 실력이 아주 일품이다. 문과라는게 폼이 아닌지 중간중간에 사람 열불날 소재로 툭툭 건드리는게 신경을 쓰이게 만든다.

그리고 지금와서 루루가 붙잡고 있던게 풀렸다.


".......이제 몰라. 적당히 이 행성 먹어서 배 채울거 생각하고 싸우고 있는데 그거 생각 안할래. 아저씨를 죽이는데 드는 힘이 이 별을 먹어서 얻는 힘보다 많더라도 손해 신경 안쓸거야"

우르릉!!


땅과 대기가 울리기 시작했다.

사방으로 루루의 '지배의 권역'이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도저히 개인으로서는  수 없을것 같은 출력. 대륙을 떠올리게 만들기 위해서 최악과 충돌하던 힘과는 비교도 안될 힘이 사방으로 몰아쳤다.


다행인 점이 있다면 그 힘은 물리력을 발휘하기 보다는 능력의 특징 자체를 발휘하기 위해서였다.


아시아 대륙이 통째로 짓이겨지지는 않겠지만  여파가 수천킬로미터까지 퍼져서 러시아와 카자흐스탄까지 그 범위에 들어간다.


"[꿇어]"

쿠우웅!!

최악이 무릎을 꿇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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