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7화 〉[라쿤맨 비기닝]
나도 요식업 하다보니까 진상을 맞이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저번처럼 고삐리들이 온 적도 있지만 그래도 다행인 점이 있다면 흔히 맘충이라 불리는 사람은 안와서 다행일까. 뭐, 종목이 치킨인데다 우리는 포장만 하지 배달을 안하니까.
한 아이의 엄마를 그런 식으로 표현하는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반대로 한 아이의 엄마가 얼마나 개념이 없으면 그런 소리를 하겠냐.
여성이 한 아이의 어머니가 되었다면 그만한 지성을 가져야지, 애들한테 모범을 보여야 할 어머니가 그런 식으로 굴면 애가 뭘 배우고 자라겠냐. 최소한 인성파탄자인 나도 내 자식 앞에서는 살인은 안했다. 몰래 했지.
거기에 약 안쓰고 애 키우기인가 뭐시기인가도 보고 어이가 터졌다. 아니, 인간이 보다 장수를 꿈꾸면서 발전한 기술이 의료 분야인데 약 안쓰면 어떻게 되겠냐, 정신이 나간거지.
아무튼 진상을 접하던 입장이였던 내가 정작 그 진상이 되니까 꽤나 기분이 묘했다.
상대보다 위에 있다는 우월감은 본업을 하다가 종종 느끼던 감각이라서 좋다기 보다는 더러웠다. 솔직히 나도 내 본업은 그리 마음에 드는건 아니라서.
"저, 손님. 일단 진정하시고......."
"리처드 회장도 나한테 이딴 식으로 안했는데 매니저 따위랑 대화가 통할 것 같아? 만약 내가 평범한 관광객이였으면 배당금도 안주고 그냥 어딘가에 조용히 파묻을 생각이였지? 어차피 동양인 하나 죽어봤자 아무도 찾지 않을거라고 생각했어?"
"아, 아닙니다! 하지만 게임의 공정성을 파악하기 위해서 약간의 절차를 밟을 생각이였습니다!"
"뭐? 내가 포스 유저인줄 알았나? 만약 그랬으면 몰라도 아닌데 막 가이아 포스 같은걸 주입해서 확인하나? 덕분에 내 팔은 이 꼴이라고!!!"
"그건 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나는 일부러 손을 덜덜 떨면서 매니저에게 내밀었다. 외상은 크게 다친데는 없어보이지만 내가 일부러 신진대사를 조절해서 피부 위로 기이하게 꿈틀거리는 혈관의 모습이나 보통의 피부색과는 다르게 변색된 외견은 보인다.
오히려 이게 당연한거다. 이능력을 주입하면 보통 외상보다는 내상을 많이 입으니까.
"매니저랑 이야기 해서 될 것 같나? 딜러도 포스 유저에 그런 짓을 저지르는 카지노랑? 됐으니까 당장 사장 불러와"
"저, 정말 죄송합니다, 손님. 그러니까 화를 푸시고 진정하시지요"
"화가 난게 아니라 그쪽을 못믿겠다는거야. 최소한 여기 사장의 입으로 확답을 들어야 신뢰가 간다는거지. 입으로 떠드는 일이라면 누가 못해! 그러니까 닥치고 사장이나 불러와! 직접 이야기 해서 여기서 담판짓지 않겠다면 이야기 할 생각 없는걸로 알고 돌아가겠어. 어차피 치료 받아야 해서 병원으로 간 뒤에 버진 그룹에 말 해서 법무팀에 연락할거니까 잘 해보라고!"
이런짓 하는게 드물긴 해도 내가 본 진상들이 있으니 얼추 따라하기는 할 수 있었다.
아니, 진상짓이 무슨 모 마법학교 만화의 고문 주문인가. 진심으로 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는 것도 아니고 솔직히 제대로 하는건지 나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효과는 있었던것 같다. 매니저는 몇번이고 사과를 하더니 이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상대방에게 굽신거리면서 조금 길게 이야기를 하다가 이윽고 전화를 끊고 나에게 말했다.
"사장님께서 직접 사과드리겠다고 하셨습니다"
드디어 뿌린 떡밥에 월척이 걸렸다.
* * * *
내가 이 W.러벗 카지노에 들어온 이유는 오로지 LF 갱과 접촉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이 카지노는 그 갱 조직들의 주요 자금원, 거기 사장이라면 어떤식으로든 관계되어 있을 수밖에 없다. 아니, 오히려 허가만 받는다면 양지에 나설 수 있는 사업인 카지노라고 한다면 사장이 갱 조직의 간부일 가능성이 높았다.
매니저를 따라 올라간 3층, 거기에서는 훨씬 퇴폐적인 분위기의 판이 벌어지고 있었다.
뻑뻑한 담배 냄새. 아니, 그냥 담배 뿐만이 아니라 무거운 시가 냄새도 섞여 있었다. 거기에 더불어서 지독한 악취가 풍긴다.
물리적인 의미에서는 악취가 아니다. 썩어빠진 돈의 냄새다.
나에게 있어서 돈은 그리 중요한 의미가 아니지만 그래도 그 사용처에 따라 다른 의미를 부여한다. 높으신 분들이 세금에서 빼돌린 비자금하고, 불우이웃 돕는데 들어가는 돈하고 같을리 없지 않은가?
하지만 이곳에서 나는 돈의 악취는 내 육감을 자극했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이런 냄새가 나는걸까?
"이쪽입니다"
매니저가 3층에 있는 사장실로 안내했다. 도박판이 벌어지고 있는 곳을 거닐며 통과하고 안내받은 방으로 들어섰다.
들어서자 마자 보이는건 생각외로 젊은 사장의 모습이였다. 그의 외견은 중년도 아닌 30대 정도로 보이는 젊은 사람이다. 수염도 기르지 않고 깔끔한 인상인 그는 약간 키가 큰 것 외에는 크게 눈에 띄는 특징은 없었다.
무엇보다는 그는 포스 유저였다.
잘생긴 외모도 아니여서 아닌가 싶었는데 기감으로 확인하니까 그의 몸에서 가이아 포스가 느껴졌다.
포스 유저로 각성하는 모든 사람이 정도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잘생겨지거나 예뻐지는거에 비하면 평범한 얼굴이다. 지나가다 보면 몇명 정도는 비슷한 사람이 있을 정도로.
"제가 이 카지노의 사장인 윌리엄 러벗입니다"
"한국 이름은 따로 있지만 발음하고 어려워서 여기서는 워스트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이야기는 이미 들었습니다. 사장으로서 뭐라 사과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는 높은 자리에 앉은 사람치고는 고개 숙여서 사과를 했다. 원래 저런 사람은 엉덩이와 머리 무게가 무거운 법인데 말이야.
그런데 윌리엄 러벗이라.....이 카지노 이름이 W.러벗인걸 보면 이 카지노가 그의 것이란건 명백한 일이다. 포스 유저인 것도 감안한다면 아무래도 LF 갱의 내부에서도 상당한 위치에 올라 있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혹은 이놈이 거기 보스던가.
"그럼 워스트씨. 몇번을 사과 드려도 모자라겠지만 우선 저희가 그 성의표시로 해드릴 수 있는 것은 전부 해드릴 생각입니다. 우선 워스트씨가 게임에서 따신 돈은 전부 드리겠습니다. 전부 1억 3000만 파운드 정도였나요......큰 금액이기는 하지만 준비하지 못할 것도 아닙니다"
"통 크게 나오시는군요"
"예, 당연히 해드려야죠. 하지만 액수가 액수인 만큼 준비하는데도 시간을 주셨으면 합니다. 아, 물론 일시불로 받으시겠다면 말입니다. 시간을 두고 나눠 받으시겠다면 지금 당장도 일부 금액을 수령해 가실 수 있으십니다"
"그렇다면 그건 일시불 쪽으로"
어차피 그 돈을 지금 당장 받을 생각은 없다. 그리고 그런 돈 생겨봤자 딱히 쓸데도 없어서 그냥 어디에 기부나 하겠지.
.......애초에 말이야, 우리 나라는 이런 도박이 금지된 나라라고. 그나마 강원랜드가 합법이기는 한데 외국에서 카지노로 돈 따가는건 불법이긴 불법이다.
그걸 전부 다 단속할 수는 없어서 쉬쉬 넘어가는거지 아무튼 불법임.
시온에게 말하면 그 돈 전부 합법적인 방법으로 내 통장에 넣어줄테지만 일부러 그렇게 귀찮게 만들 필요는 없었다.
그리고 내가 이런 불로소득 같은걸 좋아할 줄 알았어? 있어봐야 기부할 뿐이라니까?
내가 정말로 돈 좋아했으면 시온이 벌어온 돈으로 같이 펑펑 쓰면서 크루즈 여행이나 다녔겠지. 안그래? 차라리 나이 좀 든 후에는 몰라도 창창한 20대 때 그런 돈으로 놀고다니면 내 마음에 편치 못하다.
"그리고 다음으로.......배상은 해드릴겁니다. 세세한 배상액은 나중에 정하도록 하고 우선 워스트씨는 병원부터 가시는게 좋을것 같군요. 제가 봐도 상태가 좋지 않아 보이는데 괜찮으십니까?"
"아까 진통제를 놔서 그런지 그럭저럭 버틸만 합니다"
"그래도 그렇지 생각보다 아프실텐데요?"
"뭐든 끝은 봐야 하는 성격이라서요. 치료 이전에 해야 할 일은 끝을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아, 그건 저도 동감입니다. 한번 정한 일이 있다면 그 끝을 봐야 하는 법이죠"
윌리엄 러벗은 내 생각보다 순순히 내 요구를 들어주었다. 뭔가 카지노의 사장 하면 돈에 미친 수전노 같은 느낌이 팍팍 들었는데 의외였다.
아니, 내가 그냥 카지노 터는 영화를 많이 봐서 그런거구나. 그런데 이렇게 요구를 잘 들어주면 내가 더 트집 잡을만한게 없는데.
"더 필요하신 것이 있으십니까?"
"음......기왕이면 저랑 같은 테이블에서 게임을 했던 사람들도 내버려 두십시오. 그 사람들도 그냥 저한테 건 것 밖에 죄가 없지 않습니까?"
"세세한 금액은 잘 모르겠지만, 일단은 알겠습니다. 걱정 마십시오"
이런 요구까지 다 들어주니 오히려 수상함만 늘어났다.
마치 요구를 다 들어줄 이유가 있다는 듯한 느낌이다. 내가 보기로는 좀 더 밀당이 오갔어야 했는데......감이 썩 좋지 않다.
"거기까지 해주신다면 저도 불만 없습니다. 슬슬 진통제 약빨이 떨어지는 것 같아서 병원에 가봐야겠네요"
"저희 카지노에서 차량을 빌려드리겠습니다"
"아뇨, 이미 앞에 경호원과 리무진이 대기해 있습니다. 그거 타고 가는게 빠르니까 마음만 받도록 하죠"
좀 더 깽판쳐서 정보를 얻어내고 싶었지만, 상대가 너무 순순히 나와서 여기서 더 밀어붙이기 힘들다. 나중에 따로 찾아와야 할 것 같다.
일어나서 나가려고 하자 윌리엄 러벗이 사장실 앞까지 나를 배웅 해주었다.
"오늘 있었던 일은 다시금 사과 드립니다. 다음에 볼 때는 되도록이면 웃는 얼굴로 뵙도록 하죠"
"그러죠. 아, 악수는 건너 뜁시다. 보시다시피 팔이 이래서"
카지노에서 나온 나는 그대로 팔을 원상태로 되돌렸다. 변색되고 혈관이 꿈틀거리던 기이한 외견의 팔이 단숨에 정상으로 되돌아갔다.
꾀병 부리는 것도 도가 텄단 말이야. 하도 이 짓을 하다보니까 그런 모양이다.
나는 웬디씨에게 전화를 걸어서 마중 나오게 했다. 그녀는 얼마 지나지 않아서 리무진을 타고 나타났다.
"재미있게 즐기셨어요? 돈을 많이 따셨나요?"
"그럭저럭이요. 약간 트러블이 있긴 했는데. 잘 해결 됐어요. 아무튼 호텔로 돌아가죠 피곤하니까 푹 잘거예요"
"알겠습니다"
나는 우선 호텔로 돌아가는 알리바이를 만들기로 했다. 어차피 깊은 밤이 아니면 내가 활동하기도 힘들다.
카지노 같은 곳은 오히려 낮에 사람이 없다. 설마 대낮에 카지노를 가는 인생 막장인 놈이 있으려고. 아, 그때 그 중년 남자는 모르겠다. 그래도 한탕 했으니 제정신이라면 그걸로 노후 준비하던가 하겠지. 시골에 집 하나 사면 되겠네.
하지만 깊은 밤이라도 마찬가지인 법이다. 사람의 생활리듬은 아무리 밝아져도 밤은 잠을 자는 시간이니까. 하루 이틀 정도 밤샘을 하더라도 계속 그러는 사람은 없는 법이다.
호텔로 돌아온 나는 우선 밥부터 룸 서비스로 때웠다. 뷔페는 아니더라도 비싼 호텔이라서 그런지 룸 서비스도 그럭저럭 괜찮았다.
속을 채우고 시간이 지나서 새벽에 가까워지자 나는 출발할 준비를 했다. 라쿤맨 가면을 쓰고 지난번처럼 다시금 옥상으로 나가서 W.러벗 카지노로 향했다.
"대낮에 운영하는 카지노는 없겠지. 불야성 같은 라스베가스도 낮에는 조용하다고"
애초에 라스베가스는 이름만 그렇지 실제로 그렇게 퇴폐적인 도시가 아니다. 같은 카지노로 비유하자면 강원도에 있는 강원랜드 정도? 강원도 사람이라고 다 강원랜드에서 놀고 그러는거 아니다. 그냥 거기가 유명할 뿐이지.
아무튼 대충 내부는 파악 해뒀으니 기감을 펼쳐서 사람만 확인을 해보았다. 슬슬 새벽인데다 사람도 별로 없어서 그런지 문을 닫으려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특히나 사장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슬쩍 건물 옥상에 착지해서 창문을 통해 사장실에 들어갈 준비를 한다.
"여보세요? 혹시 자?"
[여기는 한창 해 떠 있을 시간입니다]
"아, 그거 다행이네. 나 지금 여기 W. 러벗 카지노 사장실에 들어가려고 하는데. 시큐리티 같은거 작동하고 있어?"
[잠시만 기다리십시오.....아, 해제 했습니다. 꽤나 보안 설비는 잘 해둔것 같은데 제 앞에서는 후 불면 날아가는 솜사탕이나 다름없는 강도입니다]
"저번에 미국 국방부 방화벽도 우드락 수준이라고 하지 않았냐?"
[순수 물질 문명 컴퓨터 중에 제가 해킹 못하는 것은 없습니다. 영자 컴퓨터로 넘어가면 몰라도 말입니다]
"하긴 그렇지"
내가 알고 있는 것 중에서 시온이 해킹 못하는 컴퓨터는 대표적으로 델타 캐슬의 정령소자 응용 컴퓨터인 레아 정도일까. 그건 솔직히 미래예측도 연산 가능한 정신나간 컴퓨터고.
시온이 시큐리티를 해제해주자 나는 슬쩍 창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아까 사장이랑 이야기 할때는 몰랐는데 창문에는 바깥에서 열면 경보가 울리는 설비가 장치되어 있었다.
하지만 결국 그 설비도 중앙 보안 시스템에 연결되어 있을테니 시온이 해킹하는건 쉽다.
"어디보자.....일단 컴퓨터부터 볼까?"
원목으로 만든 듬직한 크기의 책상위에 놓여져 있는 컴퓨터의 전원을 키고 예의 해킹 툴을 USB 단자에 꽂아넣었다.
시온에게 정보가 전송되고 이어서 대략적인 것을 파악한 시온의 답변이 들려왔다.
[카지노라노 사장이라 그런지 잭팟입니다. 윌리엄 러벗이 LF 갱의 보스입니다]
"대충 눈치는 챘었어. 사장이 포스 유저인데 평범한 위치에 있을리는 없겠지. 그런데 그냥 포스 유저라서 다행이네, 난 또 킹 크림슨 같은거 쓰고다닐 줄 알았는데"
[그럼 당신은 황금체험이라도 쓰고 다녀야 합니까? 일단 스탠드 구현의 화살부터 챙기십시오]
조금 수상쩍다 했더니 당첨이였던 모양이다.
시온은 좀 더 확인을 한 후에 나에게 세세한 정보를 알려주었다.
[우선적으로 보스는 윌리엄 러벗, 그리고 그 아래에 카지노를 비롯해 갱 조직의 무력 단체의 경우에는 약 50명 가량의 포스 유저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50명? 꽤 많은 숫자인데?"
[거기서 등록만 되어 있지 않을 뿐이지 15명 정도 더 있습니다. 65명 정도의 대인원입니다]
"............"
이건 꽤 위험한데.
저번에 있었던 가이아 교도 포스 유저가 쉰명 정도였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천명에 가까운 일반 신도들을 통제하는데 무리가 없었다. 그만큼 포스 유저인 것은 그만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소리다.
"갱 조직이 그 정도의 포스 유저를 보유하고 있다면 꽤 위험하지 않아? 정부에서 주시할텐데?"
[일단 그 반 정도는 카지노 보안 요원으로 고용되어 있습니다. 보안을 중요시 해야하는 직종이니 그 정도 고용은 조금 과하긴 하더라도 이해 못할 부분은 아닙니다]
"하기사, 아까 보니까 보안 요원 중에 포스 유저 비율이 상당하더라니"
[그리고 몇명은 포스 유저가 아닌 딜러로서 고용되어 있습니다. 그런것을 생각한다면 정부의 시선을 피하기에는 충분합니다]
예전이라면 몰라도 요즘 세상에서 포스 유저라도 평범한 직장을 가질 수 있다. 물론 일에 따라서 메리트도 있고 디메리트도 있는 법이다. 그렇기 때문에 포스 유저가 카지노에서 딜러를 한다고 이상할건 아니였다.
단지 그 포스 유저가 어디에 고용되어 있냐가 문제지.
[그런데 이건.......]
"뭔데? 왜 그래?"
[.......며칠 전부터 카지노의 모든 현금과 수익들이 해외로 빠져나갔습니다. 오늘 수익까지 전부 나가서 지금 카지노 자체에 보유한 현금이 제로나 다름없습니다]
"뭐?"
그제서야 나는 사장의 태도가 왜 그런건지 이해가 갔다. 머릿속에 모든 퍼즐들이 짜 맞추어졌다.
놈들의 D-Day는 바로 오늘이였다.
그렇기 때문에 사장은 모든 자금을 해외로 빼돌리고 되도록이면 트러블을 피하기 위해 내 요구를 순순히 들어준거다.
해외로 도망친다면 줄 필요가 없으니 나에게도 당첨금을 주겠다고 거짓말을 한 것이다. 오로지 그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서! 쓸데없는 트러블을 피하려고!!
"이 새끼가......!!"
[아! 당장 거기서 빠져나오십시오! 그 놈들의 계획은......!]
시온이 그렇게 말을 할 무렵.
콰아아앙! 하고 격렬한 폭발음과 함께 거대한 카지노 건물이 단숨에 무너져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