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1화 〉[라쿤맨 비기닝]
나한테 있어서 인종 구분은 무의미하다. 수없이 많이 환생했는데 그런거 신경쓰면 인생 헛산거지. 게다가 인간만이 아니라 이종족까지 함께 사는 세상이라면 더더욱 구분하지 말아야 한다.
씨, 내가 인종차별 한두번 본줄 알지? 드래곤한테 '감히 인간 주제에....!'같은 말 들어봤자 화도 안난다.
근데 씨발 밝은 길거리에서 대놓고 시비 걸리니까 기분이 썩 좋지 않네?
내가 등을 돌아보니 썩 질이 좋지 않아 보이는 남자 3인조가 서 있었다. 키는 나랑 비슷하지만 체구가 조금 크다보니 겉으로 보기에는 위압감이 있었다.
옆에 있던 웬디씨가 나서려고 했지만 내가 고개를 저어서 말렸다.
"안들리나, 중국인? 어이?"
"누구신지?"
"아, 영어 할 줄 아나 보군. 난 또 중국어나 지껄일줄 알았지"
이 새끼들이......아무리 봐도 좋은 목적으로 말을 건건 아니다. 인상도 그렇고 내 어께를 붙잡았던 놈을 뺀 두명의 시선은 웬디씨에게 향해 있었다.
대충 봐도 목적이 뭐인지 알만한 상황이다.
영국이 의외로 인종차별 심한 나라란건 들어서 알고 있다. 간간히 영국에 여행 갔던 한국 사람이 폭행 당하거나 하는 뉴스를 봐서 기억에 남아 있었다.
하지만 대낮에 이렇게 시비를 걸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이 새끼들은 생각이 없나?
"먼저 한가지 정정하자면 난 중국인이 아니라 한국인이야"
"한국? 그건 어디에 붙어 있는 나라지? 어차피 다 같은 중국인 아니야?"
존나 듣도보도 못한 이론이군. 동양인이라고 죄다 중국인이라고 한다면 대만 사람이나 티벳 사람들 앞에서 그 소리 해보시지. 개빡칠텐데.
솔직히 나도 백인이라면 그게 슬라브인인지 라틴인지, 게르만인지 구분 안가니까 할 말이 없다지만, 한국인이라고 말 했는데도 저러는거 보면 시비를 걸 생각만 가득한 것이다.
"꽤 분수에 안맞는 여자 친구를 데리고 다니는것 같은데 말이야. 그것도 동양인이"
"또 하나 수정해주자면 이쪽에 있는 사람은 여친 아니야. 멀쩡하게 아내가 있는 남자한테 불륜같은 말 하지 말라고"
"뭐, 너랑 똑같이 마늘 냄새 나는 마누라라도 있나보지?"
"........."
부처님 얼굴도 세번까지라고 했다.
근데 난 부처님은 못되서 두번이 한계다.
"한번만 더 내 아내 가지고 들먹이면, 너네 셋 다 아가리를 털어주겠어"
"그건 그렇다 치고 여자친구 아니면 말이 쉽겠네. 이쪽 아가씨 좀 빌리자고. 우린 남자만 있으니 칙칙해서 말이야"
"내가 결정할 사안이 아닌듯 한데?"
내가 웬디씨를 돌아보자 이번에는 그녀가 고개를 저었다.
그녀의 손을 보니 주먹을 쥐고 있었다. 아무리 예쁜 여성이라도 그녀는 포스 유저다. 상대가 포스 유저가 아닌 이상 건장한 성인 남성 3명이라도 순식간에 정리가 가능하다.
"싫다는데?"
"네가 거절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나?"
뒤에 있던 남자 두명이 나를 노려보았다. 보통 사람이라면 위압감을 느낄만 했지만 내가 보기에는 애새끼 장난질 같아서 우습지도 않았다.
나는 일부러 건방지게 꼬나보며 비웃었다.
"그런데?"
"현실 감각이 없나? 아니면 정신이 이상하다거나 그런거라면 이해 해주지. 지금 당장 이 자리에서 여자만 두고 꺼지라고"
"꺼져야 할건 그쪽 같은데? 대낮부터 할일 없어서 빈둥대는 니들은 우선 일자리부터 찾는게 좋겠다"
"아 그래? 그럼 너는 뭔데? 설마 네 마누라가 창녀라서 그 돈으로 놀고 다니는 기둥서방이냐?"
뻐어어억!!!
소란스러운 사람들의 시선을 한눈에 사로잡을 정도의 호쾌하게 묵직한 소리가 울려펴졌다.
아, 사실 내가 한거다.
내 앞에 있던 남자는 옥수수를 털어내면서 잠깐 허공에 떠올랐다가 땅을 굴렀다. 아마 임플란트라도 하지 않으면 평생 죽만 먹고 살게 될것으로 보인다.
"맥스? 맥스!!!"
"이 노란 원숭이 새끼가!!!"
그리고 덤벼드는 나머지 두 놈들. 이 새끼들은 웃기만 했으니 앞니는 남겨주기로 했다.
퍼억! 뻐어억!!
단숨에 두놈의 아구창도 날아갔다. 땅에는 놈들만 구르는게 아니라 그들이 쏟아낸 이빨 수십개가 같이 구르고 있었다.
"워스트씨?! 아니, 방금 그건?!"
"내가 아까 말했지 새끼들아. 한번만 더 우리 마누라 들먹이면 아가리를 털어주겠다고"
자고로 나는 한 말은 지키는 타입이다.
내가 아는 놈 중에서는 붙잡으면 내장을 뽑아다가 줄넘기를 해주겠다고 하는 놈도 있는데 이 정도면 약과지. 참고로 그 말은 지켜졌었다. 진짜 약속 하나는 칼같이 지키는 놈이더라.
폭력사건으로 번진 덕분에 주변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거나 뒤로 물러났다. 눈치 빨랐던 사람들은 이미 시비 걸릴 시점부터 한발 물러났지만 인근에는 아직 사람도 많았다.
장소가 장소인지라 경찰 병력이 상시 대기 중이였는지 빠르게 경찰이 몰려와 나를 붙잡았다.
반쯤 정신이 나간 양아치 중에서 처음 나한테 얻어맞고 나가 떨어진 녀석이 이빨 한두개가 남은채 나를 향해 손가락질 하면서 소리쳤다.
"저 자식이야! 저 동양인 자식이 이랬어!"
물론 편의상 그렇게 말했다고 그런거지 실제로는 이빨이 대부분 빠져서 뭐라고 하는지 알아들을 수 없는 상태였다. 입에서 줄줄 피를 흘리고 있는 모습은 상당히 꼴불견이였다.
생니를 그냥 뽑아도 존나 아픈데 하물며 동시에 옥수수 탈곡을 해버리니 정신이 나갈 정도로 아픈건 당연한 일이다.
"움직이지마!"
경찰들은 나를 향해서 총기를 겨누고 있었다. 한국이 아니라서 그런지 경찰도 살상력 있는 총기를 소지한게 눈에 띈다. 나는 반항 의사가 없다는 듯이 양손을 머리 위로 들어올렸다.
총기를 겨눈 경찰 외에 다른 경찰이 나에게 다가와 수갑을 채웠다, 아니, 채우려고 했다.
"잠시만요!"
웬디 씨가 수갑을 채우려던 경찰을 막아섰다.
"버진 그룹의 보안팀 소속의 웬디 메이저스입니다. 방금 전의 일은 인종차별 범죄에 대한 정당방위임으로 순순히 협조할테니 체포 만큼은 봐줬으면 합니다"
"뭐라고요?"
그녀는 경찰과 뭐라고 이야기를 하더니, 수갑을 들고 있던 경찰이 인상을 찌푸리다 수갑을 주머니에 넣었다.
"하지만 동행하는건 어쩔 수 없을겁니다"
"네, 협조 감사합니다"
나는 경찰차를 타고 인근 경찰서로 이송되었다. 혼자는 아니고 웬디 씨도 보호자 명목으로 같이.
아니, 내가 보호자가 필요할 정도의 나이는 아닌데.
"걱정마세요 워스트씨. 아까 전의 일은 정당방위로 참작될 여지가 있는 일이였고. 같은 영국인으로서도 인종차별주의자는 혐오합니다. 그리고 버진 그룹에도 충분히 뛰어난 변호사가 있으니 최악의 경우라고 해봐야 국외추방 정도일테죠"
"아니, 그건 좀 문제인데요"
추방당하면 여기 온 목적이 의미가 없어지잖아.
어지간하면 내가 참을텐데 저 새끼들이 시온을 걸고 넘어져서 잠깐 이성이 날아갔다.
대부분 시온이 옆에 있으니 수작부리려는 놈들로 가득해서 입에 발린 말이나 음담패설을 하는 새끼들이 다수였지만 이 자리에 없으니 모욕을 듣게 되었다.
저 새끼들은 시온을 보고도 그런 소리 할 수 있기나 할까.....뭐, 어차피 앞으로는 말도 제대로 못하고 죽 밖에 못먹겠지만. 아, 영국에는 죽이 없을테니까 베이크드 빈즈나 처먹던가.
"그나저나 방금 그건 어떻게 한건가요?"
"뭐가요?"
"보통 사람이 제가 반응할 수도 없을 정도로 남자 셋을 때려눕히고, 그것도 모자라서 단번에 이빨을 전부 털어버릴 수 있을리 없잖아요?"
나야 워낙 많이 했으니까 숙련됐지.
조금만 더 힘을 조절하고 때리는 위치를 다르게 하면 원하는 갯수만큼, 원하는 위치의 이빨만 남기고 털어버릴 수 있다. 세상에는 개념없는 말을 하면 대가리가 깨진다는 것을 모르는 무례한 사람들이 많아서 살인을 안한 삶은 있었어도 아구창을 갈아버리지 않은 삶은 드물었다.
하지만 포스 유저인 웬디씨가 보기에는 그게 상당히 뛰어난 기술로 보인듯 했다. 솔직히 움직일 때 힘 좀 쓰긴 했다. 내가 이능력으로 강화 안해도 어지간한 포스 유저의 신체강화 수준과는 차원이 다르다.
"워스트 씨도 포스 유저인가요?"
"포스 유저는 아니예요"
일단 입국절차 밟을 때 포스 유저 아닌걸로 되어 있었다. 여기서 수긍한다면 문제가 꼬인다.
애초에 포스 사용한다고 다 포스 유저는 아니잖아. 영어 쓴다고 영국인이나 미국인은 아니듯이.
웬디 씨는 복잡한 눈으로 나를 보았지만 뻔뻔한 태도로 대응해 무시했다. 솔직히 내가 라쿤맨인거 알아서 좋을건 없다.
"........."
그녀의 눈이 복잡한 눈에서 미심쩍은 눈으로 바뀌었다. 솔직히 그렇게 볼만도 하다. 이빨 한두개 나가는거는 보통 사람도 싸우다가 그럴 수 있는 부분이고 복싱 선수라면 마우스 피스를 물어도 사고로 몇개 나갈 수 있다.
하지만 일반인이 이빨 대부분을 털어버리는건......솔직히 포스 유저라고 의심할만한 부분이지. 아니면 오히려 더 이상하고.
경찰서에 도착하자 한국과는 전혀 다른 느낌의 내부 모습이 반겨주었다. 뭐라고 해야하나, 보통 한국은 얼굴을 맞대고 뭔가 접수를 하던가 그러는데 여기는 사이에 유리창이 있었다.
안전 때문인지, 아니면 거리감 때문인지. 견찰 견찰 욕하긴 해도 평균적인 치안 유지 시스템은 한국 쪽이 나름 상위에 속한다는게 거짓말은 아닌걸로 보였다.
"저 동양인 자식이 이랬다고요!"
"가만히 있는데 때렸다고! 저 노란 원숭이 자식을 빨리 감옥에 처넣어!"
"너희들 먼저 감옥 가고 싶지 않으면 조용히 해!"
잘해야 국외 추방이라고 들으니까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뭐......버킹엄 궁전 폭발 해봐야 니들이 힘들지 내가 힘들겠냐. 나는 나중에 또 와서 찾으면 되는거고. 국외 추방 해봤자 사방이 바다인 국가에서 수영 해서 밀입국 못할까봐?
그리고 저지른 일에 후회는 없다. 시발, 시온 걸고 넘어졌으면 아가리 털릴 각오는 해야지 어딜 양아치 새끼들이 진짜.
얼마 지나지 않아 그룹 쪽 변호사인지 몇명이 찾아왔다. 사건 담당 경찰관과 10분 정도 이야기를 나누다가 내가 구금되어 있는 방으로 들어왔다.
"이야기가 잘 풀렸습니다, 워스트씨"
"정말요?"
"네, 사건 현장에 있던 CCTV 영상을 빠르게 확보했거든요. 먼저 폭력 행위를 한 것이라도 저쪽은 세명인데다가 화면으로도 알 수 있었을 정도로 고압적인 상황이였습니다. 그리고 상대방의 신원을 살펴보니 인종차별 관련 범죄로 전과가 있더군요. 성폭력 범죄도 있고요"
"아주 그냥 쓰레기였네"
"거기다가 5억 유로짜리 계약 덕택도 봤고요"
.......5억 유로? 잠깐만, 그게 무슨 소리야?
계약? 어, 설마 어제 말한 그거 때문인건 아니지?
"바보가 아니라면 전과 범죄 있는 녀석들보다 5억 유로짜리 계약을 준비하고 있는 사업가의 편을 들어줄겁니다. 거기서 발생하는 세금의 액수를 생각한다면 말이죠"
"그 로열티 건이 5억 유로짜리였어요?"
".......? 네, 맞습니다. 혹시 모르셨습니까?"
이제 처음 알았는데. 정작 구두로만 계약한다고 끝내놓고 정확한 액수는 저쪽에서 맞춰달라고 했으니까. 적당한 수준이면 나도 불만은 없으니 그냥 서명할거고.
아직 왜 영국이 EU에서 쓰는 유로를 쓰나 싶었는데 생각해보니 이 세계는 영국이 데리고 있는 마스터 유저 덕분에 브렉시트 하려다가 EU에서 붙잡고 있는 실정이였다.
아마 영국으로서는 아쉬울게 없는데 유럽 연합에서는 마스터 유저 파견 문제 때문에 되도록이면 놓치지 않으려고 바짓가랑이라도 잡고 있을껄. 영국 빠지면 터키 쪽에 파견을 요청해야 하는 판이니까.
그나마 터키랑 영국 빼고 제일 가까운 나라는 러시아인데......러시아는 땅이 넓어서 파견할 여유도 없을거다. 땅 끝에서 땅 끝으로 출동해도 몇시간이나 걸릴텐데.
"5억 유로가 얼마지......나와라 오늘의 환율!"
대충 변호사가 다 해주겠거니 생각하고 잠깐 더 앉아 있었다. 어차피 빠져나오려면 시간이 더 걸릴테고 그러면 노닥거리고 있는게 편하다.
5억 유로.....대충 6600억 정도 되네. 엄청 많구만.
금액 정도는 알려주는게 좋을 것 같아서 시온에게 전화를 걸었다.
[혹시 지금 경찰서입니까?]
"어, 그런데. 어떻게 알았어?"
[그 주변 CCTV 해킹하다가 당신이 경찰차 타고 가는걸 봤습니다]
"아니, 여기서 스토킹이?! 그런거 안하기로 했잖아!"
[그야 같은 국내에 있을 때의 이야기 아닙니까? 이러지 않으면 불안해서 못삽니다]
나나 시온은 서로 모르게 감시할 수 있을만큼 충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서 나 같은 경우에는 기감을 넓혀서 지금 당장도 시온이 뭘 하고 있나 알아볼 수 있다. 이번처럼 시온도 인근 전자기기를 해킹해서 내 위치나 행동을 알아볼 수 있다. 아니, 그보다 더 쉽게 인공위성 하나 해킹해서 보는게 편하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짓 안하는건 서로의 사생활을 존중한다는 의미에서 하지 않는 것이다. 시온이 외출해서 누구를 만나던 그건 그녀의 사생활이니 존중해주는 것이다.
......내 기감이나 능력도 시온 한정으로 의미가 없다. 기능적인 문제가 아니라 개인적인 문제다. 시온이 나에게 해가 되는 일을 할리 없으니 절대적인 신뢰로서 경계 자체를 안하는거다.
"아무튼 계약은 대충 되서 서명만 하면 돼. 계약 금액이 5억 유로라고 하더라"
[저는 달러로 받는 편이 좋지만......뭐, 나쁘진 않습니다. 괜찮은 금액입니다]
"한국 돈으로 6600억 정도 하던데?"
[얼마 안되지 않습니까? 건물 몇개 짓거나 하면 사라질 돈 입니다]
나랑 시온이랑 돈을 인지하는 수준의 차이가 있다고 옛날부터 생각했지만 이럴 때마다 괴리감이 심하다.
나한테 6000억이란 돈이 있으면 앞으로 환생 몇번을 해도 못쓸것 같은데. 시온한테는 얼마 안되는 돈이라니 손의 크기가 다르다.
[리처드 회장한테는 따로 이야기를 해두겠습니다. 그러니까 거기 일은 걱정말고 빨리 해결한 뒤에 오십시오]
"알았어, 너무 보채지 마. 내가 한국 떠난지 며칠이나 됐다고 벌써부터 그리워 하는거야?"
[원래 그런거 잘 알지 않습니까?]
"최대한 빨리 돌아가도록 노력해볼께"
문득 시온에게 물어볼게 몇가지가 있었다. 그래서 그것도 함께 물어보기로 했다.
"그나저나 하나 조사 좀 해줄래? 영국에 적성종 사체 매입하는 기업 중에서 규모가 있는 것들 좀 추려줘"
[아, 아틀라스 추적하려고 그러십니까?]
"영국에는 아틀라스가 없으니까 분명 그 끄나풀이 있을거 아니야"
[어디보자......일단 크게 2개 기업이 있습니다. 하나는 FAG. 10여년 전부터 이 업계에 뛰어든 기업입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맨체스터 FU. 이쪽도 마찬가지로 비슷한 시기에 시작한 기업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두 기업은 서로 라이벌 관계에 있습니다]
"둘 중에서 수상한 쪽은?"
[맨체스터 FU 쪽입니다. FAG 쪽은 이중장부 쓴 듯한 구석이 있는데 맨체스터 FU 쪽은 너무 깨끗합니다]
"거기가 정답이네"
누가 들었으면 회장님이 휠체어 타고 검찰청 들락날락 했을 발언이 나왔지만 그쪽은 어차피 우리가 관여할 부분이 아니니 무시했다.
세상에는 너무 깨끗해서 의심이 가는 경우가 있었다. 지금이 그런 경우다.
시온처럼 기계같이 운영하지 않는 이상 사람이 손을 쓰는 일에는 절대란 없다. 그러니 분명 고의가 아니더라도 비리가 생기는게 당연하다. 세금 한두푼 가지고 폐업해야 한다면 우리나라 기업은 물론이고 전 세계에서 문 닫지 않을 기업은 없을껄?
그런데 상대가 너무 깨끗하다면......정답은 둘 중 하나다. 막 만들어서 애초에 낸 세금도 없는 신생 기업이던가, 누군가 손을 썼던가.
내 직감으로는 후자다.
"맨체스터 FU쪽이랑 거래하는 녀석들 명단 좀 보내줘봐"
아무래도 그쪽을 조져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