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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9화 〉[라쿤맨 비기닝] (89/507)



〈 89화 〉[라쿤맨 비기닝]

주문 한지 얼마 되지 않아 종업원이 샴페인과 식전빵을 가져왔다.


"여기 주문하신 샴페인과 식전빵입니다"


우리는 와인이 아니라......아, 그러니까 일반적인 와인이라 생각하는 레드 와인이 아니라 샴페인을 골랐다. 주문한 요리가 다 제각각인데 어떤 와인이 요리에 어울릴지 생각하는게 귀찮아서 그냥 샴페인으로 퉁쳤다.


샴페인의 탄산이 입안에 남은 요리의 맛을 지워줘서 다음 요리 먹는데 좋을거다. 그래서 골랐다.

식전빵은 작은 갈색의 바게트빵과 오징어 먹물을 섞어 만든 둥근 빵과 함께 두종류의 버터가 나왔다.


하나는 원형에 별 특이할게 없어 보이는 버터지만, 다른 하나는 사각형에 3X3으로 나누어져서 일부는 분홍색의 버터로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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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이런 느낌의 치즈일까. 그냥 봐도 손대기 어려울 정도로 예쁜 색과 모양새였다.


빵을 적당히 잘라서 버터를 발라 먹어보았다. 일단 원형의 버터는 무염 버터였는데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그냥 이것만 먹어서 배를 채워도  정도로 맛이 있었다.

"이건 짭짤합니다"


"그래?"

사각형의 버터는 짜지 않은 무염 버터와는 다르게 짭짤한 맛이 일품이였다. 자고로 단짠 조합은 최고라고 했다. 거기에 고소한 맛까지 더해진다면 금상첨화고. 아, 근데 네모난건 약간  맛이 나는 것 같은데......아, 이거 분홍색이 설마 햄인가?


빵을 절반쯤 먹으면서 잡담이나 떨고 있을  애피타이저가 나왔다.


"바질 셔벗과 토마토 콩카세, 그리고 완두콩 스프입니다"

나는 바질 셔벗쪽, 시온은 완두콩 스프 쪽이였다. 붉은색의 토마토를 썰어 콩카세로 만들고 그 위에 파프리카 샐러드를 올린 후에 긴 타원형으로 모양을 낸 녹색의 크림 덩어리 같은 바질 셔벗이 반겨준다.

시온의 것은 약간의 플레이팅이 되어 있다는것 외에는 겉 보기에는 별 특이할 것이 없어 보이지만. 향이 무척이나 고소하고 좋았다. 아마 다른 여러가지 향신료가 몇개 더 들어가서 그런듯 보인다.


"의외네, 애피타이저라서 다짜고짜 고기 같은건 많이 나오지 않는다고 쳐도 네가 순순히 야채로 된걸 먹다니"


"저도 가끔은 이렇게 먹기도 합니다. 누굴 편식쟁이로 아는겁니까?"


솔직히 맞잖아.

시온은 지극히 편식쟁이다. 주로 좋아하는건 고기, 단것, 짠것, 기름진것, 사람이 짧게 살고 싶다면 먹어야 하는 음식들을 주로 좋아한다. 만약 시온이 외계인이 아니라 인간이였다면 진작에 혈관이 자살했을 정도로 식습관이 썩 좋지 않다.

그나마 내가 집에서 요리해서 어느정도 채소에도 맛을 들이긴 했지만 그래봐야 고기만 구워먹던 사람이 쌈  싸먹는 수준이였다.

애피타이저라 무거운 요리는 잘 나오지 않아서 고기류는 피할테고, 하지만 그래도 생선 종류는 나올텐데도 불구하고 시온은 저걸 골랐다. 솔직히 좀 놀랐다.

"전  좋아합니다"

"콩 싫어하는 사람도 있나?"

"교도소 수감자들은 싫어할겁니다"


"요즘은 콩도 비싸져서 콩밥 먹인다는거  옛말이더라"


옛날에는 밥에 잡곡 넣어서 먹는게 가난하다는 증거라고 생각했으니까 순수하게 흰 쌀밥의 수요가 높아서 그런거고. 요즘은 건강 챙기기 위해서 일부러 잡곡을 섞는 판이다. 그냥 계속 쌀밥만 먹으면 병걸려 병.


나는 셔벗의 맛을 보았다. 바질이라는 허브를 아이스크림 비슷하게 만들었다고 해서 맛이 상상이 안갈지도 모르는데. 원래 요리의 세계는 가끔 가다 상상을 뛰어넘는 법이다. 야채로 아이스크림을 만들기도 하는데 허브라고 다를까.

엄밀하게 말하면 셔벗이랑 아이스크림은 성분 함량 때문에 다른거지만......뭐, 모르는 사람이 보면 거기서 거기니까. 차이점이 있다면 아이스크림은 부드럽고 셔벗은 약간 사각사각한 얼음 씹는 느낌이 있다.


그  어릴적에 먹어본 사람들은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대롱대롱이라고 동그란 포장 같은 것에 메론맛이랑 오렌지맛 있는 아이스크림. 그것도 분류상 셔벗이다.


그것도 모르면 그냥 학교 앞 문방구에서 파는 쥬시쿨 얼린게 좀 더 부드럽다고 생각하면 된다. 설마 쥬시쿨까지 못 먹어본 사람이 있으려고.


"쥬시쿨이 뭡니까?"

"아니, 그것도 몰라?! 그럼 하다못해 더블비얀코 아이스크림 먹으면 아래에 숟가락으로 퍼먹는 하얀 사과맛 아이스크림 있잖아. 그게 셔벗이야"

"농담입니다. 저도 어릴 때 300원짜리 쥬시쿨 얼린거 먹어본 적 있습니다. 500원 용돈 받아서 남는 200원 가지고 문방구  메탈슬러그 원코인 도전해보고 그랬는데"


"넌 나랑 달라서 이번이 2회차일텐데. 꽤 어린 시절 세대는 나랑 비슷하구나"


대충 1990년대 쯤인가.  이전이라면 세대가 이렇게 맞을리는 없으니까.


아무튼 나는 바질 셔벗을 숟가락으로 적당히 잘라 파프리카 샐러드와 토마토 콩카세를 같이 떠서 입에 넣었다.


가장 먼저 느껴지는건 잘라놓은 토마토의 단맛, 씨와 껍질을 제거해서 순수하게 토마토의 순수한 맛만 느껴진다.


그 다음으로 바질 셔벗이 녹아내려 사각거리는 맛이 감돌고, 그 뒤에 향이 파프리카의 단맛과 섞여서 어우러진다. 들어간 재료는 바질과 토마토, 파프리카가 주 재료지만 고기 하나 없어도 맛있다. 채식주의자에게 환호 받을듯한 맛. 아, 셔벗에 유제품이 들어가는지 문제구나.

"조금 나눠 먹을래? 한입 줄께"

"전 사양하겠습니다"


"......하기사, 형태도 남지 않은 야채니까 순순히 먹는거구나"


"아닙니다"


아니긴 뭐가 아니야.

시온이 싫어하는 야채 중에서 톱을 달리는 것은 피망이나 파프리카 같은 것이다. 마늘이나 양파는 익히면 그나마 매운 맛이 사라져서 종종 먹지만 피망이나 파프리카는 익혀도 단맛 뒤에 약간의 쓴맛이 있어서 싫어한다.

토마토.....토마토도 그냥 먹는건 싫어하고. 유일하게 시온이 먹는 토마토는 케첩이나 파스타 소스로 만든 토마토 소스겠지.

응? 케첩이랑 토마토 소스랑 같은거 아니냐고?

그럼 롤이랑 히오스랑  차이 없는 AOS게임 아니니?


"좋구만, 고기는 원래 맛있으니까 어지간히 망치지 않는 이상 맛있는게 당연하지만 채소를 이렇게 맛있게 요리하는건 실력이 있다는 증거니까. 아, 완두콩 스프는 한수저만 줘볼래?"

"여기있습니다"


나는 시온이 내민 스프 그릇에서 한수저 떠서 입안에 넣었다. 고소한 완두콩의 풍미와 잘 갈려서 걸죽해진 식감이 와닿고 거기에 뒤이어 풍미를 더해주는 향신료의 맛이 뒤따라온다. 메인인 완두콩의 맛을 살리기 위해 진한 향신료를 들러리로 삼았다.

이것도 좋구만. 야채 별로 안먹는 시온이 자진해서 먹을만하다.

애피타이저를 다 먹고 입가심을 하자, 타이밍을 맞춰서 다음의 메인 요리가 나왔다.

"닭고기 수비드와 로메인 상추. 그리고 한우 채끝 스테이크와 가니쉬로 버섯 라비올리 나왔습니다"


자고로 코스 요리의 진수는 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셰프가 손님을 만족시켜주기 위하여 고심한 모습이 눈에 보인다. 더군다나 재료의 선택도 폭이 넒어진다.

애피타이저 처럼 무겁지 않은 것을 신경 쓸 필요가 없고, 디저트처럼 단맛을 생각해야 할 필요가 없다. 오로지 맛, 손님을 만족시켜주기 위한 맛만 중요하다.

나는 닭고기 수비드, 시온은 스테이크를 골랐다. 메뉴 선택을 보면 시온이  좋아하는 고기, 그 중에서도 소고기다.


"비주얼은 좋은걸"

내가 고른 닭고기 수비드는 검지 손가락 두개 정도를 합친듯한 크기의 닭 가슴살과 그 옆에는 길쭉한 로메인 상추가 익혀져서 놓여 있다. 그 위에는 투명한 갈색의 소스가 뿌려져 있고 마지막으로 닭고기 위에는 작고 검은색의 알갱이 덩어리가 얹어져 있었다.

시온의 스테이크는 익힌 것만 생각한다면 평범한 스테이크와 같은 모양새였지만 곁들어진 가니쉬가 독특했다. 라비올리라고 한다면 일종의 파스타이긴 한데, 생각하기 어려우면 그냥 이탈리아식 만두를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그냥 만두만 떡하네 올려진게 아니고, 마치 하네츠키 교자같이 네모나고 노릇하게 익혀진 껍데기가 눈에 띈다.......아니, 하네츠키 교자가 뭔지 몰라?

하네츠키 교자는 일본에서 교자를 만들 때 후라이팬에 올린 만두에다가 전분물을 풀어서 익히면 바닥에 부침개처럼 바삭한 껍데기를 만드는 방식을 말한다. 맛은 그렇게 차이 없는데 비주얼은 끝내준다.


"일단 먹을까?"

메인을 충분히 즐기기 위해 바로 식기를 들었다. 나는 우선 닭고기에 포크를 가져가 대어 보았다.


닭고기는 닭가슴살 부위였는데. 닭가슴살은 퍽퍽하다는 인식이 있다. 물론 그게 당연하다, 사람들이 주로 접하는 닭가슴살은 단백질 함량이 높고 단백질은 익히면 수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비드 요리법은 다르다.

수비드란 위생비닐에 넣은 재료를 일정 온도의 물로 장기간 데워서 요리하는 방식이다. 몇시간은 기본이고 길면 하루이틀 정도 걸리는 것도 있었다.

이 방법의 장점은 닭가슴살 같이 조리하면 퍽퍽해지는 부위도 부드럽게 조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손이 많이 갈것 같기는 하지만 이런 레스토랑이면 수비드 기계 하나쯤은 있을테고 말이야.

보라! 이렇게 쉽게 잘 찢어지는 닭가슴살을!


"닭고기가 예술이네. 집에 수비드 기계 하나쯤 있었으면 좋겠다니까"


"사드립니까?"


"자주 해먹을 것도 아닌데 그럴거면 차라리 능력 써서 해먹는게 낫지"


위에 얹어진 검은색 알갱이 덩어리는 캐비어였다, 적당히 자른 닭가슴살에 캐비어를 약간 덜어 올리고 로메인 상추도 마찬가지로 조금 잘라서 한입에 넣었다.


소스는 짜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막 달진 않았다. 딱 그 중간의 맛과 촉촉한 닭가슴살. 그리고 캐비어의 짭짤한 맛이 뒤엉키면서 상호작용을 일으켰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맛있는데 로메인 상추가 아삭한 식감마저 더했다. 마치 완전체에서 절대완전체로 진화한 듯한 느낌이다.


"스테이크도 맛있습니다. 잘 익혔고 소스도 좋습니다"

"가니쉬는?"

"이것도 좋습니다"


라비올리 두개 있는건 내가 뺏어먹기도 그렇고, 스테이크는 메인이라 뺏어먹기도 그렇다. 내가 주는거면 몰라도 내가 받는건 내키지 않는다.

얌전히 내 요리나 즐기자.


샴페인으로 입가심을 하고 다시금 닭가슴살 과 로메인 상추를 잘라 입에 넣었다. 워낙 닭가슴살의 맛이 좋아서 양이 좀 아쉬울 정도다.


한동안 나와 시온은 포크와 나이프를 쓰는 소리만 들렸다. 서로 맛있는걸 즐기기로 암묵적으로 동의한 것이다.

이윽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다 먹었다. 이런건 원래 양이 얼마 되지도 않는데다가 우리 둘 다 대식가라서 먹는 속도가 빠르다.

고깃집에서 둘이서 10인분 넘게 먹는데 이건 맛은 있어도 양을 따지면 적긴 하지.


나는 접시에 남은 소스도 상추에 적셔서 알뜰하게 먹었다. 시온도 마찬가지였고. 이러면 단품을 더 시킬껄 그랬나?

배가 고픈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배가 부르지도 않았다. 디저트는 남아 있지만......

"저쪽에 디저트 바가 있습니다"

"디저트 먹고 끝내자고?"

"공짠데  어떻습니까?"

따로 주문해서 나오는 디저트가 아니라, 여러 종류의 작은 디저트들을 먹을  있는 바가 하나 있었다. 물론 저건 공짜.


"디저트 나오기 전에 화장실  다녀오겠습니다"

"옛날 같았으면 외계인은 화장실 같은거 안간다고  칠텐데"

"화장 고치러 가는겁니다"


"웃기시네. 로션 하나 안바르는 주제에"

정말 건강하고 예쁜 사람은 화장품이 필요없다. 예쁜건 몰라도 건강 하나만큼은 자부하는 나도 여자로 환생할 때는 로션 정도는 바르고 다니는데 애초부터 여자인 시온은 화장은 정말 간간히 한다.

아마 화장품 작은거 하나 사면 1년은 쓸 정도로. 겨울에 밖에 나갈 때 로션도 바를까 말까하는게 시온이다.


그렇다고 볼일보러 가느냐, 하고 물으면......뭐, 하긴 하지. 작은 것만.

시온의 신체구조는 인간과 비슷하지만 들여다보면 다르다.  중에서 하나가 소화기관. 먹는건 전부 분해하여 소화시킨다. 아예 노폐물이 없는건 아니지만 그건 소변과 땀으로 배출 가능한 수준이다.


진짜 화장실 안가긴 안간다. 반만.

시온이 화장실을 간걸 파악했는지 디저트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원래라면 충분히 나오고도 남았을 시점이지만 그걸 파악하는걸 보면 직원 교육은 잘 한듯 보인다.


한 10분 뒤, 시온이 화장실에서 돌아왔다.


"꽤 오래 걸렸다?"


"잠깐 이야기  하다 왔습니다"


".......? 누구랑?"


"별일 아닙니다"


이윽고 마지막 디저트가 나왔다.

"딸기 셔벗과 오렌지 젤리입니다"

디저트에 긴 소개는 필요 없었다. 시온의 것은 앞서 내가 먹었던 바질 셔벗보다 훨씬  얼음 알갱이가 굵은 붉은색의 딸기 셔벗이였고, 내 것은 머랭 같이 거품을 낸 크림 위에 오렌지 젤리가 얹어저 있었다.


흐물거리는 젤리 위로 작은 공 모습의 젤리가 따로 얹어져 있었는데 이건 또 따로 모양을 낸 것으로 보인다.


스푼으로 크림과 함께 젤리를 떠서 입안에 넣었다. 크림에는 갈색의 가루 같은 것이 뿌려져 있었는데 입안에 넣어보니 계피향이 난다. 맛이 강렬하지만 크림의 부드러운 맛과 젤리의 단맛, 그리고 공 형태의 젤리를 씹자 터져나오는 과즙의 맛이  맛을 뒤덮었다.


"야, 이거 좋다. 한입 먹을래?"


"한입만 주십시오"


딸기 셔벗은 대강 무슨 맛인지 아니까 손대지 않지만 이건 시온에게 맛 보여주는게 좋을 것 같다.


한스푼 떠서 젤리를 입에 넣은 시온은 맛있다는 표정을 지었다. 시온은 과일이라면 대부분 다 좋아하지만 그 중에서 제일 좋아하는 몇몇을 찾자면 귤 종류를 좋아한다.


"실례합니다"


디저트를  먹어갈 무렵. 종업원으로는 보이지 않는 사람이 우리 테이블에 걸어왔다. 평범한 사람이라도 의문이 들겠지만 상대는 꽤 나이가 있는 외국인 남성이였다.

한국어는 조금 발음상 어색한 느낌이 있어도 알아 듣는데는 문제가 없었다, 그는 살짝 고개 숙여 인사했다.

"이 레스토랑의 셰피인 야닉 알레노라고 합니다. 괜찮으시다면 제가 디저트 하나 올려드려도 되겠습니까? 물론 무료입니다"

"원래 이런 서비스가 있는건가요?"

"마담을 마드모아젤로 부른 것에 대한 무례의 사과 표시로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마담은 기혼 여성을 뜻하고, 마드모아젤은 미혼 여성을 뜻한다, 영어로는 미세스와 미스의 차이다.

아마 시온이 관련 된것 같은데......화장실 갔을 때 그런건가?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자 알레노 셰프는 손수 우리 테이블 위에 접시 하나를 올렸다. 초콜릿 색의 둥근 구체가 덩그러니 놓여 있다.

그리고 가져온 주전자로 내용물을 그 위에 부었다. 걸죽하고 색이 옅은 갈색. 똑같이 초콜릿인듯 보인다.

초콜릿 구체가 녹으면서 안에 있던 내용물이 드러난다, 새하얀 크림과 같은 아이스크림이 반겨준다.

"따뜻한 초콜릿과 코코넛 크림 아이스크림입니다. 그럼 두분 좋은시간 보내시길"

가벼운 인사와 함께 알레노 셰프는 자리를 비켜주었다.

그가 시야에서 벗어나자 나는 슬쩍 그녀에게 물었다.


"무슨 일 있었어?"


"일단 먹으면서 이야기 합시다. 공짜는 좋은겁니다"

시온의 기분이 나빠 보이진 않으니까 이상한 일은 아닐거다.

일단 먹으면서 이야기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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