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2화 〉[라쿤맨 비기닝]
엘레베이터를 타고 윗층으로 올라온 우리들은 일단 열린 가게에서 대충 아침을 때우기로 했다. 그런데 일찍와서 그런지 제대로 식사할만한 가게는 그리 보이지 않았다.
연 가게들은 그나마 메뉴가 흔하고.....딱히 적당한건 없어 보일 때 에그타르트 가게 하나가 눈에 띄었다.
"에그타르트 어떻습니까?"
"일단 파이 종류라서 나쁘진 않을 것 같은데"
막 처음 구운 에그타르트 냄새가 식욕을 자극한다. 두어개만 사서 먹고 안에 들어가서 츄러스 같은거 사먹으면서 돌아다니는게 좋겠지?
우리들은 가게에서 에그타르트를 사고 편의점에서 커피 우유와 딸기 우유를 샀다.
"여기 계산이요"
"........"
"저기요, 계산이요"
"예? 아, 예!"
편의점 알바가 시온의 얼굴을 보고 넋이 나간 표정을 지었지만 성장폼이면 이런 일 자주 있으니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에그타르트를 먹으며 매표소까지 걸어갔다. 중간에 분수대도 보고 여러가지 장식들을 보니까 희미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아, 그래. 여기에는 이게 있었지. 이건 바뀌었구나, 그런 생각이 스쳐지나간다.
기억의 저편에 묻혀 있던 것들이 생각나자 마음 속으로 들뜨기 시작했다. 그리고 통로 끝에 매표소에 이르렀다.
"줄이 좀 많네"
"기껏해야 3,40명 아닙니까? 이 정도면 약과입니다"
"하긴, 수백, 수천명씩 줄 설 때가 있으니까 그거 생각하면 얼마 안되는거긴 하지. 표도 금방 뽑긴 하겠다"
우리들은 줄 맨 끝에 가서 섰다. 사람들의 시선이 죄다 시온에게 가 있는게 보인다.
바로 앞에 있는 여자애 하나가 시온을 올려다 보면서 사진을 찍으려고 하자, 시온은 조용히 그 아이를 보며 고개를 저었다.
그 여자애는 실망스런 표정을 지었지만 시온이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방실 웃었다. 아마 부모님과 함께 놀러온 모양이다.
슬슬 개장 시간이 되어가서 매표소가 열렸다. 줄이 빠르게 줄어들기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 차례가 돌아왔다.
"자유 이용권 성인 두장이요"
"아....예, 할인 혜택 같은건 따로 고르시지 않으시나요?"
접수원은 여자였지만 시온을 보고 잠시 얼이 빠졌다가 다시 현실로 돌아와 업무에 충실했다. 하지만 바로 표를 뽑아주기 보다는 편의를 좀 더 봐주려는건지 할인 혜택을 물어왔다.
뭐가 있나 잠깐 보다가 생각난게 있었다. 나는 지갑을 꺼내들어서 카드 하나를 찾아보았다.
"뭐 찾으십니까?"
"헌혈증. 군대 있을 때 헌혈해서 받은거 하나 있었거든. 아, 여기있네"
지갑 한구석에 박혀 있는 헌혈증을 꺼내 내밀었다. 동반 1인까지 할인이 가능해서 거의 반값에 가깝게 할인이 됐다.
표를 받고 줄에서 빠져나오자 시온이 말했다.
"그냥 돈 내도 상관없지 않았습니까?"
"할인 받을 수 있으면 받는게 좋잖아? 돈이 많아서 상관없는게 아니라 할인 받았다는게 기분 좋은거지"
"하긴, 그렇기는 합니다"
알록달록, 놀이공원 마스코트가 그려진 자유이용권 하나를 시온에게 건냈다.
문득 생각난건데 내가 여기에 아주 오래전에, 그러니까 환생 초회차 초등학생 시절에 와봤던게 기억난다. 그때 이거 표 잃어버려서 한참 찾아다니고 그랬었지.
워낙 사람이 많아서 정작 놀이기구는 많이 못탔지만 볼게 많아서 다리 아프게 걸어다녔던게 기억 난다. 그때는 정말......
"개장했습니다. 슬슬 들어갑시다"
"생각보다 늦게 여네. 9시 반인가?"
안으로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띄는건 큰 스케이트 장이다. 더운 여름에 스케이트 장에서 올라오는 냉기가 더위를 한결 가시게 만들었다.
그냥 내려다 보기만 하더라도 시원한 느낌이 물씬 올라온다. 옛날부터 그러긴 했는데 저기서 놀아보고 싶기도 했었다.
"나중에 스케이트 타보시겠습니까?"
"그건 다음에 하자. 어차피 스케이트장은 여기 말고도 다른데도 있잖아? 놀이공원에 왔으면 여기 기구를 타야지"
"흠, 그렇긴 합니다"
시온이랑 같이 거닐면서 근처 기념품점에 인형이나 장난감을 팔고 있는게 보였다. 시온은 거기서 머리에 쓰는 머리띠 하나를 발견하고 머리에 써 보았다.
"뭐야, 마음에 들어?"
"쨘, 귀엽지 않습니까?"
머리띠에 달려있는 스프링 끝에 장식이 달려있는 특이할거 없는 장식이였지만 놀이공원 온 느낌을 내보고 싶어서 하나 구입했다.
이런데 돈을 쓰면 낭비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원래 이런 곳에서 돈 아끼는거 생각하면 안된다. 우린 즐기러 온거지 돈을 아끼러 온게 아니니까.
본격적으로 실내 시설로 올라가자 막 개장했어도 화려한 설비와 음악 소리들은 시선을 절로 끌어모았다. 저 멀리서 놀이기구들이 움직이는 모습이나 불빛이 반짝인다.
"가장 먼저 뭘 타볼까? 일단 뭘 먼저 탈지가 중요한데. 실내에 있는 것도 많아서 고르기가 힘드네"
"신밧드의 모험"
".....!"
아니 그건!
초등학교 때 놀러와서 몇개 타보지도 못했던 나도 그건 타봤다. 그만큼 로테이션 빠르고 나름 재미있는 어트렉션이다.
특히나 초반에 두번 정도 떨어지는 느낌이 정말 좋지.
개장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사람이 별로 없다. 사람은 한명도 없는 긴 줄을 따라서 어트렉션 안으로 들어가니 어두침침한 동굴 같은 내부 분위기와 오래된 물의 꿉꿉한 냄새가 났다.
바깥에서 봤다면 그리 좋지 않은 느낌이지만 이런데서 와서 보니까 확실히 놀이공원 왔다는 느낌이 확 들었다.
바로 기구 앞까지 다이렉트로 들어가자 그제서야 사람 몇명이 보이기 시작했다. 애초에 이 어트렉션은 타는 사람이 많아서 앞에 사람이 몇명 정도 있어도 충분히 탈 수 있다.
애초에 우리 포함해서 기구를 타는 사람은 열댓명이 전부였다. 슬쩍 맨 앞자리를 선점하기 위해서 줄을 섰다.
"아, 저기 옵니다"
"저건 여전하구만"
한줄에 다섯명 정도 탈 수 있는 좌석이 네줄 가량 있는 보트가 천천히 앞까지 다가왔다. 직원의 안내에 따라 들어가서 앉자 좌석에서도 약간의 물 비린내가 난다.
"앞자리는 앉아 본 적이 없는데 물 맞진 않겠지?"
"이런거 타면서 물 맞는거 신경쓰면 지는겁니다"
"맞는거야?!"
얼마 지나지 않아서 보트가 출발했다. 천천히 물에 나 있는 레일을 따라 들어가고 한바퀴 돌아서 동굴 같은 곳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머리 위에 위험 표시가 적힌 표지판이 하나 지나간다.
아, 슬슬 오는구만.
덜컥, 하는 소리와 함께 한순간 중력이 사라지는 느낌이 와닿는다. 보트가 저 경사 아래로 떨어지는 것이다!
콰아아아아아!!!
"꺄아아악!"
"아니, 무서워서 그래?!"
"비명 질러줘야 더 재미있지 않습니까!"
"그러긴 하지! 아, 한번 더 온다!"
콰아아아아!!!
이번에는 처음 경사보다 더 높았다. 아까보다 더 긴 부유감이 우리들을 덥쳐온다.
빠르게 떨어지는 보트는 물살을 가르면서 그로인해 얼굴에 몇방울이 튀긴다. 많이 튄건 아니라서 손등으로 쓱 닦으면 끝나는 정도다.
이윽고 천천히 레일을 타고 들어가자 애니메트로닉스들이 눈에 띈다, 정글이나 움직이는 해골, 혹은 연기를 뿜어내는 삼두룡까지.
"애니매트로닉스하면 꼭 피자가게 게임이 생각나는데"
"갸아아악?! 전 호러게임은 쥐약입니다!"
"어차피 귀신 같은건 한방이면서 뭘 그래?"
자고로 사람이 귀신을 무서워 하는 이유는 미지에 대한 공포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간은 마찬가지로 죽음을 두려워 하는거고 종교가 생기고 그걸 신앙하는거다.
귀신이란건 영혼이 윤회에 들어가지 못한 현상의 한 종류이며 삶에 미련이 남아 있기 때문에 연민을 느껴야 하는 부류다. 나도 신경 안쓸 뿐이지 영안 쓰고 둘러보면 귀신을 종종 발견한다.
옛날에는 그거 가지고 오컬트 적인 직업도 해본적 있다.
아무튼 귀신이란게 뭔지 알고 있으면 그리 무섭지 않다. 아무리 원한이나 미련이 강한 귀신이라도 시온한테는 어림도 없고.
한 10분쯤 어트렉션을 일주하자 끝에 이르렀다. 그리고 기구에서 내려 직원의 안내에 따라 내려서 통로를 빠져나왔다.
"아, 나름 재미있었네. 다음에는 뭐 탈까?"
"음.....첫번째 다음으로 생각해둔건 없어서 저도 정해야 합니다"
"그래? 그러면 후룸라....아니, 그건 안되겠다"
슬쩍 저기 통나무 같은 보트를 타고 높은 경사로 위에서 빠르게 내려가며 거센 물살이 튀기는 후룸라이드가 보였지만 고개를 저었다.
다른건 모르겠는데 저건 안된다. 왜냐하면 저건 몸에 물이 장난 아니게 튀기 때문이다.
그래도 더운 날씨라서 금방 마르기야 하겠지만.....나는 상관 없는데 시온에게 물이 튀기면 여파가 장난 아니다.
가뜩이나 몸매가 다 드러나는 원피스인데 거기에 물까지 묻으면 더 상상력을 자극하게 될거다. 다른 사람들은 모르겠는데 지나가던 어린애들에게 벌써부터 성에 대한 호기심을 각성시켜줄 필요는 없겠지.
"그러면 바이킹 어떻습니까?"
"바이킹 좋지!"
저기서 좌우로 크게 움직이는 큰 범선 같은 놀이기구가 눈에 띄었다.
놀이공원 와서 바이킹, 자이로드롭, 롤러코스터, 이 3가지 안타면 논 의미가 없다.
아마 오전에는 점심 되기 전까진 사람이 별로 없을 것 같다. 이 때에 줄이 길어지기 전에 분주하게 움직여서 타보는게 좋을 것 같다.
바이킹은 사람이 많이 타긴 하지만 그만큼 로테이션이 길어서 일찍 타지 않으면 사람이 많아서 타기가 힘들다.
슬슬 걸어서 가니까 사람이 꽤 서 있었다. 바로 탈 수는 없을지 몰라도 그 다음에는 탈 수 있어 보인다.
줄 서 있던 찰나, 옆에서 한 남자가 시온에게 말을 걸어왔다.
"저기....."
"왜 그러십니까?"
"아! 한국어 잘하시는구나! 외국인이셔서 한국어 잘 못할줄 알았어요. 그런데 혹시 옆에 계신 분은 누구신가요?"
시온은 조용히 손을 들었다. 왼손 약지에 낀 반지를 노골적으로 보여준다.
"아.....죄, 죄송합니다!"
남자는 사과를 하고 부끄러웠는지 줄에서 빠져나갔다. 그나마 저런 사람은 예의가 있는 부류다.
결혼 할 때 결혼 반지는 내가 샀는데 시온의 결혼 반지는 2개 샀다. 하나는 평소의 디폴트 폼일 때 끼고 다니는거고, 다른 하나는 이번처럼 성인 폼일때 쓰는 것이다.
아마 성인용 반지는 쓰는게 이번이 처음일거다. 반지를 일부러 두개씩이나 사다니 좀 낭비같지만 이렇게라도 사서 끼고 다니지 않으면 수작부리는 놈들이 너무 질기다.
"........."
"삐졌습니까?"
"아니, 별로. 남이 그렇게 군다는건 울 마누라가 그만큼 예쁘단 소리잖아"
"거짓말 하지 마십시오. 제가 당신 거짓말 하는거 한두번 봅니까"
"하얀 거짓말이라고 생각하고 좀 넘어가주면 안될까?"
"당신 질투하는걸 보는 것도 꽤 보기 좋습니다"
"야야야, 뭔 이상한 취향에 발을 들여? 그거 지지야, 에비, 에비!"
"누굴 어린애 취급합니까?!"
노닥거리다가 앞에서 줄이 줄어드는걸 보고서야 차례가 됐다는걸 겨우 알아차렸다. 줄을 따라 들어가서 거대한 범선 위에 올라탄다.
절대로 중간은 말고 맨 끝 부분에. 자고로 바이킹이란 양 끝 부분이 제일 재미있는 법이다.
무서운거 싫어하면 중간에 타도 되지만 최소한 끝 부분에 타는게 제일 높은 곳까지 올라가서 재미있다.
위에서 안전바가 내려와서 덜컥, 하고 걸린다. 방송에서 출발한다는 소리와 함께 바이킹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리 높이 올라가지 않다가 두어번 왕복하니 사람이 손가락만하게 보일 정도로 작게 보일만큼 높게 올라갔다. 바로 뒤에 있는 건물 벽에 부딪힐것 같은 스릴이 엄청 재미있다.
하지만 이제야 좀 재미있어질 무렵에 점차 속도가 줄더니 이내 정차했다.
다 좋은데 생각보다 오래 탈 수 없어서 별로란 말이야.
"기다릴 때는 매한시간인데 탈 때는 5분도 안걸리는 느낌입니다"
"사람 내리고, 사람 타고. 그 시간 때문에 오래 걸리나보지"
"아, 정말로 그럴겁니다"
다음은 뭘 타볼까, 생각하다가 바로 옆에서 이리저리 꼬인 레일로 긴 롤러 코스터 하나가 쑥 지나갔다. 사람들의 환호성 소리가 들리면서 꽈배기처럼 꼬인 레일을 타고 빠르게 주행하다가 저 멀리 동굴 같은 통로로 사라진다.
과연, 다음은 저거구나.
롤러코스터 타는 곳은 1층이 아니라 3층 어딘가에 있기 때문에 이동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여기에도 사람이 좀 줄이 서 있었는데 그래도 1,20분만 기다리면 탈 수 있을법한 그런 줄이였다.
"옛날에는 그냥 탔는데 요즘은 VR이니 요상한걸 들여놨네"
"그러게 말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그냥 롤러코스터 느낌 내는 것도 아니고, 진짜 롤러코스터를 타는데 일부러 VR까지 쓰는 사람이 어디있겠는가? 호기심에 한번 정도는 해볼 수 있겠지만 결국은 그냥 타는게 훨씬 재미있을 것이다.
줄은 빠르게 줄었다. 애초에 롤러코스터는 로테이션이 빠른 어트렉션이니까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앞까지 줄이 줄어들었다.
VR 쓸거냐는 물음에 나랑 시온이랑 둘 다 거절하고 그대로 탔다. 맨 앞은 아니지만 두번째 차량의 앞좌석 쯤은 되서 나름 재미있게 탈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탑승이 완료되자 바로 출발했다. 롤러코스터 특유의 초반 긴장감을 불러 일으키는 오르막을 오르면서 사람의 마음을 졸이게 만든다.
"저는 이 부분이 좀 지루합니다"
"야, 그나마 있는게 낫지. 야외 시설에 있는 아틀란티스는 이런거 없이 그냥 시작하자마자 바로 급가속해서 옛날에 탔을 때 진짜 심장 떨어지는 줄 알았어"
"그렇습니까? 그러면 나중에 그것도 한번 타.....아, 옵니다!"
드드드드!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오자 롤러코스터의 체인 감기는 소리만이 들려온다. 그리고 내리막에 들어서면서 가속이 붙자 사람들이 비명과 환호성을 지르며 스릴을 만끽했다.
그대로 레일을 따라 내려가면서 몇바퀴 돌고. 그 다음에 실내 어딘가의 다리에 휘감겨 360도로 회전하는 코스를 돈 후에 다시 오르막을 올라 한시름 덜게 된다.
"아무리 생각해도 다리를 휘감으면서 360도 도는 코스는 개쩐단 말이야"
"저는 거기 있던 사람이랑 눈 마주쳤습니다"
"아니, 그건 놀이기구 보려고 본게 아닌것 같은데"
이런식의 롤러코스터가 한국에 밖에 없던가. 애초에 실내 놀이공원은 전 세계에도 몇개 없다.
그러다가 마지막 코스에 돌입했다. 내리막에서 한번 더 가속해서 쭉 내려가다가 기울어진 원형 코스를 돌고 머리 위에 천장이 닿을것만 같은 레일을 지나서 다시 우리가 탔던 곳으로 되돌아 왔다.
기구에서 내려서 출구로 빠져나오고 기지개를 폈다. 그래, 놀이 기구는 이런 맛이지. 이런게 재미있는거고.
"아까 좀 걸었더니 출출합니다"
"아, 뭐 먹을래? 아까 보니까 츄러스 가게 하나 있던데. 츄러스 콜?"
"좋습니다"
"일단 여기서 기다려. 금방 사올께"
겨우 츄러스 하나 사러 가는데 시온이 따라올 필요는 없다. 그리고 아까처럼 어지간한 찝쩍남은 시온 혼자서도 격퇴 가능하다.
조금 떨어져 있는 가게에서 츄러스 2개를 사서 양손에 하나씩 들고 시온이 있는 곳으로 돌아갔다. 근데 놀이공원 물가가 비싸긴 바싸구만. 겨우 츄러스 두개에 가격이 무슨.....
그리고 시온이 기다리고 있던 곳에서, 나름 훤칠하게 생긴 인상의 남자에게 손목이 잡혀 있는 모습을 보았다.
"............."
뿌득.
들고 있던 츄러스가 박살나서 땅에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