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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0화 〉[라쿤맨 비기닝] (70/507)



〈 70화 〉[라쿤맨 비기닝]

명동 인근은 지금 대다수의 포스 유저들과 군 병력들이 모여 포위망을 갖추고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이 있다면 열리는 차원진은 2개. 병력을 반으로 나누면 될 뿐이니 낫다.


조인형 팀장도 마찬가지였다. 포스 유저팀을 이끌고 황급히 명동으로 향했다. 상황이 터졌을 때부터  근처를 담당하고 있었지만 명동에서 터지니 빠르게 움직일  있었다.


차원진이 터지기 5분 전에 도착한 그들은 숨 고를 사이도 없이 빠르게 진형을 구축했다. 우선 최전방에는 크레모어 등의 트랩을 깔고 그 뒤에는 전차. 박격포나 중기관총 등의 중화기가 주류를 이룬다.

왜 포스 유저가 최전방이 아닌가 하냐면 포스 융합 현상이 끝나기 전까진 포스 유저는 적성종에게 유효한 타격을  수 없다.

마스터 유저쯤 되면 그런건 신경쓰지 않지만 대다수의 포스 유저는 그 정도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 어느정도 화기로 시간을 끌고  뒤에 포스 유저를 투입하는게 수순이다.

"민간인 대피는?"


"80퍼센트 정도 완료 됐습니다!"

"겨우? 야! 사람 죽게 둘거야! 빨리 움직여!"

"예!"

"대 적성종 특수탄 보급은 어쨌어?!"


"지금 있는건 이게 답니다!"


"아오! 이 새끼들 또 해쳐먹은거 아냐?! 빡치네 진짜!"

"마스터 유저는? 이경진씨는 어디 갔어?!"


"용산동으로 갔습니다!"


"아! 진짜!"


혼란은 있엇지만 빠르게 정리 되었다. 그리고 차원진 발생 1분전. 그 징조가 생기기 시작했다.

일반인도 알아차릴 수 있을법한 진동이 피부에 와닿는다. 그리고 1년 같은 1분이 지나자. 쩌억, 하고 허공이 갈리면서 차원진이 발생했다.

반투명한 육각형의 파편이 흩날리면서 공간이 갈라졌다. 갈라진 차원의 틈새에서 튀어나온 괴물은 으르렁거리며 울음소리를 냈다. 중형으로 보이는 적성종이지만 뒤이어서 소형과 같은 다른 적성종도 나오기 시작한다.

"사격 개시!"

콰앙! 쾅! 콰강!


두두두두!!

펑! 퍼엉! 퍼퍼펑!

격발하고 폭발하는 소리가 연속해서 들린다. 가까히 있던 사람의 귀가 먹먹해질 정도의 집중 포화가 적성종에게 쏟아졌다.

화기가 제대로 먹히지 않는게 적성종의 특징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포스 유저가 등장하고 화기는 주로 포스 융합 현상이 끝날 때까지 시간을 끌기 위한 수단이 되었다. 아직도 적성종에게 효과적인 화기는 개발되지 않았지만 시간을 끌고 저지력이 강한 무기라면 개발했었다.


그 중에서도 일부 고유 특성이 있는 포스 유저를 통해 가이아 포스를 인챈트한 대 적성종 특수탄은 효과적이다. 다만 장기 보관이 어렵고 많이 만들 수 없다는게 단점이다.


"시간 얼마나 지났냐!!!"

"아직 3분 밖에 안지났습니다!"


"소형은 조질 수 있겠네! 얘들아! 연장 챙겨라!"

"아, 씨 우리가 뭐 조폭입니까?! 맨날 그러네!"

"먼저 나가지 마세요! 7조 부터 10조까지 원거리 공격 준비하십쇼! 신호 드릴테니 그때 쏘시고!"


각자 특성에 맞게 원거리 공격을 할 수 있는 팀이 뒤에서 준비를 했다.  조별로 사격 가능한 속성을 분류하여 정했으니 시너지 효과가 일어나면 일어났지 감소되는 효과는 생기지 않는다.


"7조! 사격 개시!"

푸화악!!

인근 소화전에서 끌어온 물을 특성을 응용해 고압으로 압축해 뿜어낸다. 한순간 수압 커터 같은 모습으로 뿜어진 물은 소형 적성종 몇마리를 단숨에 즉사시켰다.

"이어서 8조! 사격 개시!!"


파지지직!!!


그리고 뒤이어서 전격이 휘몰아친다. 수십명의 포스 유저들이 일으킨 전격은 물에 젖은 적성종들을 단숨에 지져버린다. 덕분에 소형은 대다수가 처리됐지만 중형은 남아 있었다.

"7,8조 충전시간 동안 대기! 후방으로! 군인들 뒤로 빼요! 10조가 지면 조작계였죠? 10조 앞으로! 벽을 만들어서 군인들 빈자리를 채웁시다!"


중형 적성종을 처리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포스 유저가 필요하다. 하지만 포스 유저는 물리 공격에 내성이 없기 때문에 눈먼 포탄이라도 맞으면 그대로 즉사다.


방해가 될법한 전차와 군인은 뒤로 물리고 벽을  후에 이어서 근접계 포스 유저를 투입한다.


오랜시간 적성종과 싸워서 그 노하우를 익혔기에 능숙하고 빠른 대응이였다.


하지만 그것도 대형, 초대형 적성종이 나오기 전까지는 그랬다.


[카아아아악!!!]


"씨발! 대형입니다! 아니, 더 커요! 초대형입니다!"


"이 새끼들 시간차 공격 봐라! 사람 빡치게 만드는데 도가 텄다니까 아주!"


초반에 나왔다면 그나마 낫다. 하지만 이미 중,소형 적성종을 대응하느라 진형도 바꾼 때인데 하필이면 그걸 노리고 등장했다.


포스 융합 현상이 일어나지 않은 초대형 적성종을 상대한다는건 포스 유저라도 자살 행위다. 시간을  뒤에 어떻게든 포스 융합 현상이 끝나고 대응해야 그나마 가능성이 있다.


용이나 이무기 같은 거대한 몸뚱이를 뒤흔드는 순간 지면 조작계 포스 유저들이 만들어 두었던 흙벽은 단숨에 바스라졌다. 포스까지 깃들어서 강도 자체는 같은 두께의 철근 콘크리트 벽과 비슷하거나 그 위일텐데 압도적인 물리력 아래에 전부 박살났다.

"꺄아아아악!!"


"미연아!"

"씨발! 애들 물러! 일단 피해가 확대되더라도 좀 물러난 다음에 처리하는게 나아!"

"그 시간 동안 저 새끼가 얼마나 개판칠지 알고요! 초대형이라고요!"


현장은 혼란으로 가득했다. 지휘체계가 있어도 극한의 상황에서는 생각만큼 돌아가지 않을 때도 있다. 더군다나 이번 일로 인해서 갑작스럽게 만든 지휘체계라  꼬이는 감도 있었다.

초대형 적성종이 아가리를 벌리며 돌진했다. 저 무지막지한 질량으로 덮쳐오는 괴물이 멈추려면 최소한 거리 하나가 초토화 된 다음에야 가능할지 모른다.


아직 피하지 못한 포스 유저, 군인들의 목숨은 그와 함께 희생될 것이다.

키이이잉!


"어.....?"

그 순간 허공에서 무언가 귀를 자극하는 이명이 울리는가 싶더니 폭음이 들렸다. 보이지 않는 폭탄 같은게 초대형 적성종의 안면을 강타하고 놈은 괴성을 지르며 돌진하던 몸뚱이를 멈추었다.

그리고 무언가 지상으로 착지했다. 쿠웅, 하고 묵직한 소리와 함께 착지한 회색빛 강화 외골격을 입은 괴인은 한쪽 무릎을 땅에 대어 충격을 완화하는 슈퍼히어로 랜딩 자세로 등장했다.

"아이언맨......?"

"잠깐만, 라쿤맨 아니야?"


"좀 다르지 않아? 라쿤맨은 가면만 쓰잖아!"


"와! 플라잉 라쿤맨이다!"


그는 마스크의  주위의 검은색 아이가드를 빛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좀 쪽팔리네요"


[히어로는 원래 그런 법입니다]


라쿤맨 2호 등장!!


* * * *



영웅의 마음가짐을 가지고 외계인 시온에게서 변신 벨트를 받은 백리!

그는 가면라이더 라쿤으로 변신해 인류의 적, 적성종과 싸우게 되는데.....!!

"뭔가 엄청 오래전 가면라이더 나레이션 같은 느낌이 나요!"

[쇼와 시절을 모르는 사람은 가면라이더를 논할 자격이 없습니다! 애초에 류우키 보고 자란 시절의 사람이 요즘 가면라이더 보면 동료애 같은게 있냐고 놀랄겁니다!]


"형수님 의외로 정신연령이?!"

어린건지 나이든건지 모르겠다. 백리는 우선  앞의 초대형 적성종부터 처리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손을 들어올려 손바닥을 놈에게 겨누었다. 손바닥에 탑재한 일자 형태의 장치에서 아까와 같은 이명을 울리는 떨림이 발생되었다.

키이이잉!!

그리고 발사된 다른 파장이  각도에서 충돌하여 놈의 눈에 적중했다. 그리고 동시에 공간 자체가 울리면서 기묘한 파괴 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쿠와아아아!!]

"와! 이거 개쩐다!"


백리는 겨우 한발에 일으킨 효과에 감탄했다. 아직 포스 융합 현상도 일어나지 않은 초대형 적성종인데 겨우 한번으로 조금이지만 데미지를 입혔다. 무엇보다 좋은건  공격은 연속으로 사용 가능하다는 점이다.

[최신형 보이드 블래스터 발생장치입니다! 원래는 키메라노이드 전용 장비인거 인맥으로 뜯어왔습니다]


"보이드 뭐요?"

[공간진을 일으킨다는 소리입니다]

"공간진? 차원진이랑 비슷한거예요?"

[공간진이 하위 개념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물질적인 것은 대응할  없을 정도로 뛰어난 위력을 자랑합니다]

"그런것 치고는 그렇게 큰 데미지는 없어 보이는데요? 이크!!"

백리는 황급히 뒤로 물러나 피했다. 그의 등에서 반중력 제어장치와 쓰러스터가 동시에 활성되면서 긴급 회피를 시전했다. 덕분에 백리는 놈의 앞발을 피해 물러날 수 있었다.


[평범한 생물이라면 공간진에 저항할 방법이 없습니다. 설령 포스 유저라도 한방이면 가루가 되는게 정상입니다. 공간이라는 최상위 개념을 사용하는 공격을 받았는데 멀쩡하다는건 그 자체만으로도 개념 저항성을 가지고 있다는 소리입니다]

"알기 쉽게요!"

[그 적성종은 속성 공격 반감 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훨씬 낫네요!!"


백리는 날아올라서 놈의 주위를 빙글빙글 돌면서 보이드 블래스터를 쏴댔다. 한발로 치명상을 입힐 수는 없었지만 살짝 벤 수준의 상처는 입힐 수 있었고, 그걸 계속하다보면 언젠가 죽을터다.

하지만 그가 간과한 것이 하나 있다면 주변의 다른 적성종들이다. 초대형 적성종의 출현으로 아직 격퇴하지 못한 중,소형 적성종들은 아직 남아 있었다.

[뒤에서 옵니다!]


"앗!?"

백리는 포스 유저로 치자면 아직 풋내기에 불과했다. 배운 기술 덕분에 근접전 자체는 얼추 초보자는 벗어났지만 실전 경험이라고는 기껏해야 여름 휴가  여우 원종을 잠깐 상대하던게 전부다.


[보이드 블레이드! 전개합니다!]

키이잉!!

백리의 손등에서 기묘한 파장과 함께 연분홍색 에너지 블레이드 같은게 솟아올랐다. 황급히 손을 휘저으며 덮쳐오는 소형 적성종을 베어내자 단숨에 놈의 목이 잘려나갔다.

"빔샤벨?! 라이트 세이버?! 어느 쪽이예요?"

[보이드 블래스터와는 원리는 똑같습니다. 단지 이건 단발이 아닌 지속형이고, 가시적인 편이 사용하기 편리하기 때문에 일부러 빛을 뿜어내서 그렇게 보이는 것 뿐입니다]


원리는 같다. 서로 같은 파장을 일점에 집중시켜서 이번에는 단발이 아닌 그 상태를 유지해 사정거리는 짧은 보이드 블래스터와 비슷하다. 단지 눈에 보이지 않는 검보단 보이는 검이  쓰기 편하기 때문에 빛을 뿜어내 그렇게 보이는 것 뿐이다.


빛은 직진을 할텐데 어떻게  형태로 고정될 수 있냐고 물으면 우선적으로 공간이 빛보다 상위 개념이다. 공간 자체를 한정시켰는데 빛이라는 개념은 그 안에서 포괄 될 수밖에 없다.


요컨데 보이드 블레이드는 풍선, 빛은 물에 비유할 수 있다. 풍선이 터지지 않는 이상 물은 풍선 안에만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럼 이걸로 저놈을 찌르면 블래스터보다 더 데미지를 입힐 수 있는거 아니예요?"


[지속형이니 가능합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접근전을 해야하고 필연적으로 위험을 감수해야 합니다]

"해봐야죠!"

단발성인 보이드 블래스터로는 초대형 적성종에게 유효한 데미지를 입힐  없다. 하지만 보이드 블레이드라면 지속형이니 조금 힘이 들지는 몰라도 찌르면 그만이다.

같은 양의 금속이라면 그걸 총알로 만들어 쏘는 것과 칼로 만들어 찌르는 것. 둘  살상력은 있지만 후자가 훨씬 확실하다.


키이잉!!


백리의 다른 팔에서도 보이드 블레이드가 솟아나왔다. 양손에 보이드 블레이드를 휘두르며 종횡무진, 앞으로 나아간다. 가로막는 늑대 형태의 중형 적성종의 앞발을 베어내고 이어서 목을 벤 다음에 넘어가 초대형 적성종을 노린다.

[머리를 노리는겁니다! 아무리 개념 저항성을 가지고 있어도 머리 따고도 안죽는 놈은 드뭅니다!]


"안그래도 그럴 생각이였어요!!!"

거의  왔다. 백리는 힘차게 뛰어 놈의 머리 위에 올라탔다. 그를 떨쳐내기 위해 발버둥치면서 주변 상가 건물들을 박살냈지만 백리는 포스까지 사용해 붙잡아서 절대 떨어지지 않았다.


"으라차!!!"


키이잉!


양손의 보이드 블레이드를 놈의 머리에 꽂아넣었다. 개념 저항성 때문에 있는 힘을 다해서 쑤셔 넣었는데도 불구하고 깊게 들어가지 않았다. 하지만 한번으로 안되면 두번, 세번 계속 하면 그만이다.


[부스터 전개!]

"좀 뒈져라아아아아!!!"


쿠우웅!!!

양팔의 보이드 블레이드와 최소한의 출력을 제외한 모든 에너지를 부스터에 집중시켰다. 백리의  뒤에서 뿜어져 나온 무지막지한 에너지가 힘이 되어서 놈의 머리통을 땅에 처박는다. 그와 동시에 머리뼈를 뚫고 뇌까지 블레이드가 닿았다.


[피니쉬 힘!]

"페이탈리티!!!"

루리 덕분인지 서로 죽이 맞는 백리와 시온은 쓰러진 초대형 적성종의 머리를 한번 보이드 블레이드로 후벼파서 확인사살까지 하고 나서야 끝을 맺을  있었다.


미동조차 하지 않는 초대형 적성종을 보며 그제서야 백리가 숨을 크게 내쉬며 몸에 힘이 빠졌다.


"으아아아......죽는 줄 알았어요"

[처음 치고 그 정도면 잘한겁니다. 대부분은 수트 덕분이겠지만 도망치니 않은게 어디입니까?]

"하긴, 이거 없었으면 죽었겠네요. 기능 죽이는데 보급 같은거 안돼요? 군대에 뿌리면 적성종 퇴치에 효과적일텐데"


[현 시대 기술력으로는 이걸 보급해도 간단한 수리조차 할만한 인프라가 형성되지 않았습니다. 차라리 원시 시대에 공돌이를 보내서 컴퓨터 만들라고 하는 편이 빠릅니다]


"그 정도예요?"


[순수하게 기술력으로 공간이란 개념을 다룬다는 의미가 무슨 뜻인지 곰곰히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비슷한 예를 들자면 블랙홀이 있다. 블랙홀은 거대한 중력으로 인해서 시공간의 왜곡을 만들어낸다. 물리법칙이 극에 이르면 상위 개념에도 닿을 수 있다는 반증이지만 그걸 똑같이 기술력에 의존해서 상용화 하려면 현대 지구 과학 기술로는 어림도 없다.

하다못해 가이아 포스를 응용해 과학에 응용하면 가능성이 있겠지만 아직 그 정도로 발전하진 못한 상태다.


"일단 주변부터 정리하죠. 블래스터 몇번 날리면 되겠네요"


남은건 소형 몇마리와 중형 한마리. 초대형을 제외하면 개념 저항성은 거의 없으니 블래스터 몇방이면 처리 가능한 수준이다.

백리는 손바닥을 겨누어 마저 처리하고 그 자리에 주저앉아 휴식을 취했다.


고생은 했지만 보람은 있었다. 부서진 건물은 있지만.....그래도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였다.

"라쿤맨? 라쿤맨 맞습니까?"


"아, 그게......."

[이럴 때는 이렇게 자기 소개를 하는겁니다]

시온이 뭐라고 속삭여주자 백리는 얼굴이 새빨게졌다. 하지만 틀린말도 아니기에  참고 대답했다.


"기술의 2호예요"

참고로 그 기술은 첨단 기술의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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