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69화 〉[라쿤맨 비기닝] (69/507)



〈 69화 〉[라쿤맨 비기닝]

최악이 미국으로 떠난지 몇시간 쯤 됐을 무렵. 그의 핸드폰으로 조인형 팀장이 전화를 걸었다. 이번 사태에 도움을 받기 위해서지만 안타깝게도 그는 지금 미국으로 떠났다.


그래서 시온이 대신 전파를 가로채서 대신 받아 설명하기로 했다.

"누구십니까?"


[어, 어? 이거 최악씨 전화번호 아닙니까? 지난번에 전화 했을 때는 맞았는데......]

"그이는 지금 미국 갔습니다"

[아니, 미국?! 왜 난데없이 미국으로 갑니까?! 거기도 마찬가지일텐데 차라리 저희쪽을 도와야 하는거 아닙니까?!]


"이경진씨 부탁으로 그의 딸을 보호해주러 갔습니다"

[아......]


조 팀장은 할말이 없었다. 자국의 마스터 유저가 직접 갈 수는 없는 노릇이고 그렇다면 남을 보내는 수밖에 없는데 그래서 갔다고 하면 말릴 명분이 없다.


만약 따지고 싶었다면 이경진을 미국으로 보내주고 최악을 한국에 남겨둬야 했었다.

[.....알겠습니다. 그러면 어쩔 수 없군요]


"이번 차원진 때문에 협조 요청하려고 전화 하신겁니까?"

[예, 사안이 사안이니까요. 저도 간신히 시간이 나서 지금 전화드리는 겁니다]

만약 뉴스가 나가고 바로 전화를 했다면 최악을 붙잡아서 한국 먼저  끝내고 미국으로 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조 팀장도 현장 배치 및 파악 때문에 시간이 걸려서 겨우 전화할 수 있었다.

최악이 없다면 한국을 지키는 마스터 유저는 이경진 한명밖에 남지 않는다.

과연 이번 차원진을 버틸  있을까?


"할 수 있을겁니다"

[어떻게 확신하십니까?]

"정 안되면 미국에서 그이가 오면 해결될 문제입니다. 최대한 시간만 끌면 될겁니다"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라서.......아무튼 알겠습니다 시온씨]


 팀장은 전화를 끊었다. 현재 지방 쪽에 있던 포스 유저도 최소 인원만 빼고 서울로 올라와 각지에 배치되어 대비하고 있다지만 아무래도 부족한 감이 있었다.


"팀장님, 어때요? 라쿤맨 온데요?"


"우리 좆됐다 창인아"

"네?"

"라쿤맨이 미국 갔데"

"아니, 죽었어요?!"


"왜 미국 간게 죽은거냐?"

"아니, 고향 간건가?! 라쿤이면 미국너구리긴 할테니까"

비장의 카드인 라쿤맨이 부재중이니까 그들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였다. 마스터 유저인 이경진이 있지만 마스터 유저가 한명인 것과 두명인 것의 차이는 크다.

그래서 유능한 포스 유저는 국가에서 눈에 불을 키고 포섭하려고 드는거고. 그걸 생각하면 라쿤맨이 잡히면 잘해야 징역 몇년 살고 그나마 특사로 나온 뒤에 국가 소속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하필이면 이 타이밍에......저희로 어떻게 해보는 수밖에 없겠네요"

"그렇지, 근데  불길해. 일이 꼬일 것 같은 느낌이 든단 말이야"

"뭐야, 예지 능력 각성자라도 되세요?"

"그건 아닌데 여태까지 먹은 짬밥이 그렇게 말해주는 것 같더라"

예지 능력이 아닌 육감. 세세한 것은 파악할 수 없고 오로지 일의 호불호만 가를 뿐이지만 그것만으로도 조 팀장의 느낌은 불길함으로 가득했다.

문득 그는 너무 라쿤맨에 의지하는거 아닌가 생각했다. 애초에 그가 없었다면 지금과 똑같이 차원진을 해결해야 했을텐데  차이가 없다. 오로지 자신이 누군가에게 기대를 가졌던 것 뿐.

시작점이 다시 처음으로 돌아왔을 뿐이다. 그에 조 팀장은 마음은 다잡았다.


"결국은 똑같은거야. 우리끼리 어떻게든 해봐야지"

"......알겠어요. 미연이한테도 말해둘께요"


"그래"


조 팀장은 하늘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새카만 밤하늘이 그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같았다.




 *    *   *




최악에게 걸려오는 전화는 시온이 대신 받기로 했다. 조 팀장 일도 있지만 가게 일 때문에 전화하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이다. 아마 지금쯤 최악도 비행기 위해서 밀항을 하고 있을테니 괜히 불편하지 않게 해주는 편이 낫다.

그리고 다음날. 그의 전화를 대신 받던 도중에 백리에게서 전화가 왔다. 미리 출근을 했지만 최악이 출근하지 않아서 혹시나 싶어 전화를 한 것이다.

[여보세요? 형?]


"백리 학생입니까?"


[어? 이거  전화번호 아니예요? 왜 형수님이 받으시지?]

"그이는 지금 미국 갔습니다"


[형 죽었어요?! 아니, 왜?!]


"아니, 패드립 같은 의미가 아닙니다. 진짜 말 그대로입니다"

[미국?!  갑자기 미국?!]

백리의 경악한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절절하게 전해진다. 하긴 다른 곳도 아니고 하룻밤 사이에 미국 갔다고 그러면 놀랄만도 하다.

[저 그럼 가게는 어떻게 할까요? 형 없어도 장사는 할 수 있는데 평소보다 사람은 적을 것 같아서요]


지금은 한가롭게 치킨이나 뜯을 날이 아니다. 언제 차원진이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데 치킨 사가지고 돌아갈 사람이 많을리 없었다. 없다고는 못하겠지만 평소보다 적을건 확실하다.


"그러면 오늘은 휴일로 하십시오. 그러면 다른 사람들도 이해해 줄겁니다. 서애씨한테는 제가 따로 전화 드리겠습니다"

[아, 그러면 가게 문은 제가 닫아 놓을께요]


오늘 하루 치킨집 [닭쳐줄까?]는 휴업이다. 상황이 상황인 만큼 오히려  편이 낫다.

서울에 차원진 예보가 내리자 군인들도 종종 눈에 띄고 헬기가 날아다니는 등, 상황이 장난이 아니다. 차원진이 터지면 곧바로 그쪽으로 몰려가 대응할 준비가 확실하게 되어 있었다.

이래서 사람들은 예지 특성 보유자를 중요히 여기는 것이다. 차원진 경보는 10분에서 15분 정도 전에 울리기 시작하기에 출동해서 현장 도착하는 시간이  걸리지만 예지 특성 보유자의 예지는 못해도 1시간, 길면 하루 정도의 텀이 생겨난다.

대비를 충분히 한 것과 못한 것의 차이는 크다. 예지 특성 보유자의 유용성은 여기에 있었다.

"가게도 닫았고.....따로  처리할 일도 없고. 이쯤 했으면 대비는 충분히 다 해둔것 같습니다"

만약 차원진이 그녀의 집 주변에서 일어나면 일단 대피할 생각은 있다. 어차피 어느정도 방어 설비는 되어 있으니까.

문제가 있다면 아직까지 자고 있는 예진이다. 한번 예지를 한 뒤로 잠에 빠져들어서 아직까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아무런 힘도 쓰지 않는다고 가정했을 때 시온은 외견은 그래도 성인 여성 정도의 신체능력 밖에 없다. 하지만 보기보다 힘이 좋아도 체구가 작으니 실신한 여자 한명 옮기는데 지장이 생기는건 당연한 일이다.

근력의 문제가 아니라 무게 중심의 문제다. 낑낑거리면서 예진이의 발이 땅에 질질 끌려가는 꼴이 된다면 충분히 들 수 있다. 하지만 결국 그렇게 해도 가까운 방공호나 피난시설에 가는건 힘들 것이다.

최악이 없으니 이런 일이 생겼다. 어떻게 할까 고민하던 시온은 백리를 부르기로 했다.


"백리 학생?"

[아, 형수님. 지금 막 가게 닫고 들어가려는 길이예요]

"하나 부탁 있는데 괜찮겠습니까?"

[뭔데요?]

"지금 집에 그이가 없으니까   사람이 없습니다. 게다가 저번에 말한 아이도 지금 반쯤 기절한 상태에서 상황이 터지면 피난가기 힘듭니다"


[그런거라면 제가 그쪽으로 갈께요. 형도 그건 생각 못했나봐요]

어차피 백리네 집에는 같은 포스 유저인 루리가 있다. 그리고 루리는 백리보다 쌔니까 훨씬 안전하겠지.

포스 유저인 백리가 온다면 힘 쓰는 일은 문제가 없다. 그러면 한 시름 덜 수 있게 된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백리가 시온의 집으로 도착했다. 생각보다 오래 걸릴줄 알았는데 빨리 온 것에 시온이 조금 놀랐다.


"차 안막혔습니까?"


"아, 막힐 것 같아서 뛰어 왔어요. 그게 더 빠르더라고요"


"하긴, 그러긴 할겁니다"

시온은 백리를 집안으로 들였다. 그리고 아직 반쯤 기절하다시피 자고 있는 예진이를 보여주며 자세한 이야기를 설명해 주었다.

"예진이는 예지 특성 보유자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번에 미국  이야기를 들었고......거기에 마스터 유저인 이경진씨의 부탁을 받아 미국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본진 털리면 어떻게 해요? 가장 중요한 자기 집을 지켜야 되는거 아닌가?"

"그건 아마 괜찮다고 판단했을겁니다"


감이 좋은 최악이 만약 이번 일로 집이 박살날걸 알았다면 미국으로 갔을리 없다. 집이나 시온 관련해서 아무런 불길함도 느끼지 못했다면 안전하다는 소리다.


더군다나 여차할 때는 시온이 있다. 들킬 각오 하고 힘을 쓰면 뒷일이 귀찮아지긴 해도 상황은 한결 편해진다.

"얘가 예진이예요? 얼굴은 처음 보는데....."

"아직 고 2입니다"

"........?"


"철컹철컹"

"아! 그런거 아니거든요?!"


시온이 무슨 의미로 말하는 말인지 눈치챈 백리는 격렬하게 부정하며 소리쳤다.


나이 차이를 생각하면 5살도 차이 안나지만 그래도 미성년자는 범죄다.


"만약의 일이 생기면 피난은 가야 할텐데 그러면  혼자 이 아이를 데리고 가기 힘듭니다"


"아, 그래서 부르셨구나. 알았어요. 그러면 집에 여기 있겠다고 잠깐 전화 좀 할께요"

TV를 틀자 뉴스에서는 이런저런 방송들이 나오고 있었다. 상당수의 채널에서는 기존 방송을 중단하고 뉴스가 나오고 있었고 아직까지 상황이 터지지 않자 아직은 혼란스러운 상황을 방송으로 내보내고 있었다.

20년 전의 대공황 시절과 같이 무법지대 같은 일은 벌어지지 않았지만 마트에서 사재기를 하는 사람들의 질서없는 모습이 방송으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그런 모습을 보며 백리는 착잡한 느낌을 받았다.


"이런 일이 한두번이 아닐텐데 왜 저러는걸까요?"

"불안해서 그런겁니다"

"그건 저도 알아요"


혼란스럽고, 무섭고 불안하겠지. 그래서 사람들은 공포에 질려 대비하기 위해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그렇게 말하긴 했어도 백리 스스로도 극한의 상황에서 그러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었다. 만약 가족이 위험한 상황이라면 자신도 마찬가지일테니까.

"마스터 유저가 있는  나라도 그러한데. 만약 마스터 유저가 없는 다른 나라에서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어떻겠습니까?"

"......그렇네요"

"정말로 저런 사람들을 안심시키고 싶다면 슈퍼맨이라도 불러오는게 좋을겁니다. 이건 어쩔  없는 일입니다"


사람은 전능하지 않다. 시온도 그러하고 최악도 그러하다. 이 세상에 절대란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저런걸 보면 뭔가 기분이 안좋아요"


"그건 당신이 아직 순수하다는 증거입니다. 저런걸 보고 연민하고 동정을 가진다는건 사람으로서 양심이 살아 있다는 증거니까 소중하게 간직하십시오"

"......그런 말은 제가 아니라 형한테 해야   같은데요"


"그이한테는 외부 부착형 양심회로인 제가 있지 않습니까?"

"형의 양심은 집에 두고 외출하는거예요?!"

"최소한 그 양심에 털 나진 않았습니다"

".........?"


시온의 어께죽지까지 오는 장발을 보면서 의문을 표했지만 시선이 더 아래로 내려가 시온이 한게 섹드립이란걸 깨닫자 백리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최악이랑 같이 있을 때는 몰랐는데 시온은 루리랑 비슷한 과였다. 저번에 만났을  죽이 척척맞는걸 보고 진작에 눈치 챘어야 했는데 워낙 최악이 괴짜인지라 시온이 오히려 묻혀서 잘 깨닫지 못했다.


왜애애애애앵!!

그리고 그 무렵, 차원진 경보가 울리기 시작했다.


소리는 가깝지는 않았지만 귀에 들릴 정도로 그리  곳은 아니였다. 최소한 귀에 들릴 정도의 경보라면 거리는 있어도 이 근처라는 소리다.


"차원진이......?"


"지금 뉴스 나옵니다"


차원진이 울리자 속보로 뉴스에서 정확한 지역이 특정되기 시작했다.

[지금 막 들어온 소식에 의하면 차원진 경보가 2개소에서 울렸다고 합니다. 첫번째 장소는 용산동 인근. 그리고 두번째 장소는......명동 인근이라고 합니다]


"어......?"

백리는 한순간 잘못 듣고 잘못 봤나 의심을 했지만 뉴스에서 나오는 말은 다르지 않았다.

용산동은 둘째쳐도 명동은 백리가 익히 잘 아는 곳이다. 그가 일하는 치킨집도 거기에 있으니 당연하다.


"형수님, 저기는......"

"이번에는 어쩔 수 없습니다"

막아줄 최악도 지금은 미국에서 터진 일을 막을테고. 싸우는 동안 인근 건물이 멀쩡하리란 보장은 없다.

명동이 좁은 곳은 아니지만 대형 적성종 한마리만 출현해도 인근에 멀쩡한 건물 찾는게 훨씬 빠를거다. 그렇기 때문에 백리가 일하는 치킨집 [닭쳐줄까?]도 멀쩡할 가능성보다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시온도 어차피 납득했다. 중요한건 사람 목숨이지 건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가게가 무너지면 수리하면 그만입니다. 설령 완전히 박살난다고 해도 자리는 남을테니 다시 세우면 됩니다. 하지만 사람 목숨은 그렇지 않습니다"

물질적인건 그리 중요치 않다. 그렇지 않은게 더 중요하다.


"우리 옆집에 돈까스 전문점 하는 아저씨. 형이 노하우 조금 알려줘서 이제 장사 좀 된다고 자랑하던 일이 있었어요"

"......."


"저희 가게 윗층에 카페하던 아주머니는 형한테 커피 우려내는  배우고 난 뒤에 단골이 늘었다고 좋아했었죠"


백리도 알고 있었다. 중요한건 건물이 아니라 사람 목숨이라는걸.


그렇기 때문에 돕고 싶은거다.

그가 지키고 싶은건 건물이 아니라 건물에 담긴 의미다.

"다들 좋으신 분들이예요. 건너편의 옷가게 하던 누나도 그렇고 맞은편에 분식집 아줌마도 그래요. 근데 거기가 개판이 되면 어떻게 되겠어요?"

목숨은 건질 수 있어도 희망은 잃는다.


앞으로 살아갈 것을 생각하며 막막한 현실에 들이닥칠지도 모른다.


"부족할지도 모르지만, 저는 가고 싶어요. 최소한 방해는 안될거예요. 그러니까......."

"이래서 그이가 왜 준비하라고 했는지 알겠습니다"


시온은 백리의 말을 끊었다. 희미하게 웃으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염동력으로 어디선가 손바닥만한 물체가 날아와 그녀의 손위에 살포시 착지했다.


"어? 그건 뭐예요?"


"이런 일이 생길줄 알고 그이가 준비하라고 했던 물건입니다. 어떤 형태가 좋을까 생각하다가 이쪽이 더 멋있을것 같아서 준비 했습니다"

회색빛 금속질의 타원형 판 중앙에는 반구(半球) 형태의 뭔가를 붙여놓은 듯한 모습의 장치가 달려 있었다. 얼핏 장난감같이 생겨보이지만 희미한 빛을 내며 곳곳에 연결된 회로가 상당히 공을 들인듯 보였다.

시온이 백리의 허리춤에 가져다 대자. 저절로 벨트처럼 착용되었다.

"뭐예요?! 변신벨트?!"


"정답입니다"

"아니, 진짜로요?!"

시온이 평범한 사람이 아닌건 이미 알고 있었다. 외계인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진짜로 변신 벨트 같은걸 만들다니?!

"일부러 음성 인식 시스템을 프로그래밍 했습니다. 힘차게 변신! 하고 외치고 벨트 중앙에 있는 구체를 누르면 됩니다"

"구라 아니고 진짜죠?! 몰래카메라 아니죠?!"

"속는셈 치고 한번 하는게 빠릅니다"


사람마다 취향이 있으니 성인이 되서도 변신 히어로물을 좋아하는 사람은 상당수 있겠지만 그 중에서 직접 벨트 차고 변신! 하고 외쳐본 사람은 드물거다. 솔직히 쪽팔리기도 하고.

백리는 쪽팔림을 감수하고 포즈를 잡았다. 나름 본건 있어서 팔을 앞으로 뻗으며 힘차게 소리쳤다.


"변신!!!"

그와 동시에 벨트의 구체를 누르자 붉은 빛을 뿜어내면서 벨트를 중심으로 솟아나는 작은 육각 패널들이 백리의 몸을 감쌌다.

이윽고 전신에 휘감기고 마스크마저 씌워지자 붉은 빛이 가라앉았다. 이윽고 거기에 서 있는 것은 시온의 지하 연구소에 있던 강화 외골격 수트의 모습이 드러났다.

다만 얼굴의 마스크는 라쿤을 데포르메한 느낌의 마스크였다.


"우주우우우우! 떴드아아아아!!!"

"아니 거기서 포제가!!!"


"저는 그 세대라서요!"

"으아아! 하다못해  몸 등장! 정도는 해주십시오!"

"누구 대사예요?"

"세대 차이가아아아!!!"


시온은 괴성을 지르며 좌절했다.


네 이놈! 디케이.....아니, 백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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