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54화 〉[인생 뭐 있나, 그냥 사는대로 사는거지] (54/507)



〈 54화 〉[인생 뭐 있나, 그냥 사는대로 사는거지]

한적한 밤, 그리고 산에는 조용히 풀벌레 우는 소리만 가득했다. 하지만 그럼 야음을 틈타서 산을 오르는 사람들이 있었다.

인원은 딱 열명. 인근에 민가 하나 없어서 빛이라고는 흐릿한 달빛만 있는 산을 빠르게 오르는 그들은 야시경도 필요 없다는 듯이 목표 지점까지 올랐다.

"A팀, 목표 지점에 도착했다. B팀은 작업을 개시하라"


[여기는 B팀. 무전을 확인했다. 반경 500미터 내에 일반인 전무. 소음 차단 역장을 펼치겠다. 역장의 반경을 확실히 인지해서 만약의 사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길 바란다]


"라져"


희미한 포스가 어디선가 퍼지면서 그들이 있는 곳 주변을 감싸서 막았다. 그러자 풀벌레 소리가 들리던 곳이 한순간에 조용해졌다.

간섭계 포스 유저들이 펼친 포스 역장은 바깥으로 나가는 소리를 전부 차단했다.  사람이 펼칠  있는 역장의 넓이는 크지 않지만 여럿이서 동시에 펼치는 넓이는 상당히 넓어서 문제가 없다.

밤은 몰래 움직이기 좋지만 요란한 일을 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 하지만 소리만 차단한다면 대부분의 일을 무마할 수 있다.


역장 안으로 들어간 열명의 포스 유저들은 각자의 무기를 들었다. 소리를 차단할 수 있으니 총기를 사용하는게 효과적일지 모르지만 그들은 이미 자신들이 상대할 목표에 대해서 정보를 가지고 있기에 총기가 효과적이지 못하다고 판단하고 장비하지 않았다.


목표는 포스 유저보다 오히려 적성종으로 생각하고 대응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보조 장비와 더불어서 사용하는 무기는 냉병기가 주되다.


"반응은?"

"적성종 반응 있음. 아무래도 저 바위굴 안에 있는 모양입니다"


마치 고인돌처럼 큰 바위가 쌓여서 만들어낸 굴 입구는 상당히 커서 소형 동물이 아니라  같은 동물이 지내도 될법한 굴이였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레이더에도 바로 앞에서 반응이 오는걸 보면 목표는  굴 안에 있는  보였다.

"우선 최루탄을 사용한다. 인간적인 부분이 남아 있다면 조금이라도 반응하겠지"


"알겠습니다"

수풀과 나무 뒤에서  쪽을 경계하며 대기하던 그들은 최루 수류탄 두어개를  안으로 던졌다. 어딘가에 부딪히고 굴러가는 소리와 함께 가스가 배출되는 소리가 들리고 서서히  안에서 흰색 연기가 모락모락 올라오기 시작했다.

인간이던 적성종이던 많은 것이 다르지만 결국은 생물이다. 생물로서 필요한 것은 가장 먼저 호흡이 있다.

먹을 것 없이 3주, 물 없이 3일, 공기 없이 3분. 설령 반쯤 괴물이라도 시간의 차이만 있을 뿐이지 크게 다르진 않다.


"반응 있습니다! 곧 튀어 나옵니다!"

"뱅가드(Vanguard)! 앞으로!"


세명의 포스 유저가 장비를 운용하며 앞으로 나섰다. 그들은 한손에는 특수 제작된 묵직한 곤봉을, 다른 한손에는 상반신을 충분히 가리고도 남을 방패를 앞세우며 나아갔다.


그들의 역할은 효율적으로 적을 상대하고 주의를 끄는 역할이다. 세명 모두 발전(發電)의 특성을 가진 포스 유저이기에 방패에 전류를 흘려서 위협할 수 있게 특수제작된 방패를 사용한다.

이윽고 굴에서 무언가 거대한 살 덩어리가 튀어나왔다. 비스듬하게 방패를 세운 그들은 비껴막아내며 놈과의 충돌을 대비했다. 그리고 곧바로 충돌했다.

쾅!


".......어?"


충돌은 했다. 하지만 뭔가 달랐다.

황소가 들이받는 충격의 몇배를 생각하고 방패를 쥔 손을  잡았지만 정작 와닿는 힘은 미약하기 그지없었다. 물론 거대한 살덩이의 질량을 생각하면 가볍게 던져지는 것도 충분히 위협적인 충격이지만 대비하고 있던 그들이 상상한 수준은 아니였다.

"걔 찾고 있었냐?"

"......!!!"


그리고 굴 속에서 한 남자가 걸어왔다.

전원 포스 유저이기에 밤에도 낮처럼 볼 수 있어도 최루가스의 연기 때문에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목소리는 변조된 것이 틀림없다는걸 확인할  있을만큼 선명하게 들려왔다.


"걔도 이성 남아 있더라. 그런데 치매 같이 오락가락 하다보니까 사람 해치는게 무서워서 산 속에 틀어박혀 있던거더라고. 잠깐 이야기  뒤에 숨 끊어줬다"


이윽고 연기를 걷어내며 굴에서 나온 남자는 기계식 가면을 쓴 괴인이였다. 이미 상부에서 들은바가 있기 때문에, 그리고 유명한 사람이기 때문에 그들은 그의 이름을 알고 있었다.

"라쿤맨!!!"


"니들이 올 것 같아서 기다리고 있었지. 그 좁은  안에서 잠깐 있었는데 좀이 다 쑤시더라"

눈은 보이지 않지만 목소리에서 경멸이 흘러나온다. 뭔지모를 위압감이 긴장이 되어 절로 식은땀이 등 뒤를 타고 흘렀다.


"나도 이런데 걔는 오죽했겠냐?"

최악은 이미 숨이 끊어진 실험체를 보며 말했다.

누군가 침을 삼키는 소리가 들리고 무기를 쥔 손을 바로 잡는 소리가 들린다.

"죽기 싫은 놈들은 도망치면 안잡겠다고 말해주길 바라냐? 니들이 그럴 자격이나 있고?"

최악이 손을 풀었다. 그의 손가락에서 뚜둑, 하고 위협적인 소리가 들렸다.


"일단 물어볼건 있으니까 제압부터 할까?"

"지금 당장 지원 요청을 해.......!!"


그리고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들은 마지막으로 눈앞에 닥쳐오는 어둠만 봤을 뿐이다.

 * *  *


처음 눈 뜬 사람이 누군지는 모르지만 오래 지나지 않아 기절했던 그들이 전부 눈을 떴다.

전투 전문의 A팀과 서포트 전문의 B팀. 전부 붙잡혀 한곳에 모여 있었다.

"어.....?"

"다들  떴냐?"

현재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던 찰나 최악이 말을 걸어왔다. 누구 하나 묶여있진 않았지만 몸은 움직일 수는 없었다. 뭔가 특수한 구속법을 사용한듯 목 아래쪽으로는 움직이지 않는다. 심지어 포스마저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자, 지금부터 진실게임 시작하자, 형이 지금 기분이 존나 더러워서 대답 안하면 두번째 기회는 없으니까 잘 대답해라. 알겠지?"

"......."

장난스럽게 말하지만 분위기는 그렇지 않았다. 최악이 몸을 숙여 움직이지 못하는 그들 중 한명에게 시선을 맞추며 물었다.

"너희들 어디서 왔어?"

".....말할 수 없"

으드드득!!!

그 순간 대답하던 남자의 머리통이 돌아갔다. 720도 정도. 목뼈는 부러지는게 당연하고 살가죽 한장에 겨우 몸에 붙어 있어 달랑거렸다.


자기 옆에 있던 사람이 목이 거의 잘린거나 다름없이 덜렁거리자 비명을 질렀다.

"으, 으아아아악!!"


"사, 살려줘! 저희는 시키는 대로 한 것밖에 없어요! 제발!"


"시키는대로 한다고 전부 하면 죽으라고 하면 죽을래? 어디서 개소리야 새꺄"

최악은 단숨에 즉사한 한명은 바위굴 안쪽으로 내던졌다.


그리고 두번째 사람에게 다시 똑같은 질문을 했다.


"너희들 어디서 왔어?"


"그, 그건......어....."


"탈락"


푸확!!!

 말과 함께 최악은 남자의 가슴에 손을 박아넣었다. 갈비뼈를 으스러트리고 심장에 손이 닿는다.

"끄, 끄어! 아아아아!!"


자신의 가슴에 틀어박힌 손을 보자 밀려오는 공포와 고통에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아무리 비명을 질러도 도와줄 사람은 오지 않는다.

그리고 아직 살아있는 상태에서 산채로 심장을 뽑아냈다.

인간은 목이 잘려도 몇초간은 의식이 있다고 한다. 하물며 포스 유저라면 심장이 뽑혀나가도 얼마간은 의식이 붙어있는 법이다.


"자, 니 심장"


최악은 심장이 뽑인 남자의 눈앞에 그의 심장을 보여주었다. 아직도 미약하게 근육이 움찔거리며 박동하고 있었다.


그리고 뿌직, 하고 손을 쥐어 그대로 터트렸다. 붉그죽죽한 피와 살점들이 땅에 떨어졌다.

그걸 끝으로 남자는 절명했다. 사인은 과다 출혈인지, 심장 적출로 인한건지, 아니면 쇼크인지는 몰라도 오히려 그게 고통을 덜테니 다행이다.


"가면 갈수록 고통스럽게 죽일 생각이야. 내가 얼마나 창의적인 사람인지 기대해도 좋아. 사탄도 나보고 사람 새끼냐고 물을 정도거든"

누구는 비명을 지르고 누구는 실성을 하고 누구는 덜덜 떨었다.


그들도 사람을 죽인 적은 있지만 정작 그 대상이 되자 태도가 돌변하는건 당연하다.


"어떻게 그렇게 잔인하게.....! 이 새끼야! 걘 내년에 초등학교 입학하는 딸이 있어! 씨발, 그렇게 죽이는 법이 어디있냐고!"

최악이 시선이 소리친 남자를 향했다. 아마도 그는 방금 심장을 산채로 뽑혀 죽은 남자와 친한 사이인듯 울분을 토해내고 있었다.


조용히, 최악은 그 남자에게 물었다.

"너희들 어디서 왔어?"

"이 새끼가!  엄마 따먹고 왔다, 어쩔래!!!"

".........."


분에 겨운듯 소리치는 남자를 보며 최악은 그를 끌고와 땅에 내던졌다.


"해봐! 뭐든 해볼테면 해보라고!!! 개새꺄! 너구리 가면 쓴 병신 새끼가!"


"오케이, 바라는 대로 해줘야겠지?"


최악은 남자의 팔을 잡았다. 손목을 잡고 그대로 힘을 주어 잡아 듣었다.

피부가 찢어지고 근육이 뜯겨나가며 관절이 단말마를 질렀다. 잡아 뜯은 팔은 어께에서 부터 뜯겨나가 무서울 정도로 출혈이 나오고 있었다.

"과다출혈로 뒈지기 전에 사지를 전부 뽑아버려야지"

"으아아아아! 끄아아아! 우아아아악!!"


비명을 지르며 그나마 움직일 수 있는 머리만 미친듯이 휘저으며 발버둥 쳤지만 의미가 없었다.


최악은 다른 쪽 팔도 뽑고 다리까지 뽑아냈다.


팔다리 없이 살아있는 오뚝이가 되어버린 남자는 아직 숨은 붙어 있었다. 포스 유저의 생명력은 일반인과 달라서 진작에 쇼크로 죽었어야 할 몸인데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살아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오래가진 않는다.


"마지막으로 할말 있니?"


"으, 아......"


최악은 남자에게 물었다. 출혈 때문에 얼마 있지 않아서 숨을 거둘 것이다. 마지막 자비인듯 물어보는 말에 남자가 뭐라 말하려던 순간.

콰직!!!

그의 머리통을 짖밟아 으깨버렸다. 붉은 피와 흰 뇌수가 사방에 흩뿌려졌다.


"할 말 있냐고 했지 들어준다곤 하지 않았다"


최소한 목이 꺽여 죽거나 심장이 뜯겨나가 죽은 사람은 고통이 길지 않았지 남자는 상당히 오래 고통받다 갔다.


여기서 하나, 이 심문은 가면 갈수록 고통받는 강도가 높아져만 간다. 예상외의 일로 갑자기 한번에 강도가 높아졌지만 다시 낮아지진 않는다.


최악은 다시금 한 남자에게 질문했다. 덜덜 떨면서 시선을 마주하지 못하는 그는 자신도 모르게 바지에 소변을 지렸다.

"너희들 어디서 왔어?"

"어, 어어, 어, 저, 저희는, 레, 레버리, 리지 연구소 소, 소속입니, 이이, 다......."


절로 떨리는 이빨과 몸을 가누지 못하고 겨우 말하는 남자의 모습은 꼴불견이였지만 가장 처음으로 대답한 사람이다.

최악은 그의 어께를 두드리며 말했다.

"알고 있던 사실이긴 하지만 가장 먼저 말했으니까......일단 죽이진 않을께"

"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감사합니다....흐으으, 허으으으....."

목숨을 건졌다는 사실에 남자는 오히려 감사 인사를 표하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운이 좋았다.

어차피 필요한건 딱 한명이였으니까.


"협조해줄 사람은 딱 한명이면 족하지. 그러니까 니들은 이제 필요 없어"


"그, 그게 무슨소리요?! 제가 아는건  말씀 드리겠습니다! 그러니까 제발 저도 살려주......"

"그렇게 태도를 바꿀 생각이라면 진작에 이런 짓을 하지 말았어야지. 니들이 하려던 일이 뭔지도 모르고 하진 않았을거 아냐?"


여기 있는 사람들 모두 자신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 어떤걸 상대해야 하는지 그 전말을 알고 있는 자들이다.

아마 연구소 소속의 포스 유저로 등록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연구 지원보다는 이런 뒷처리 같은 일을 하는게 주된 업무다.

"저희는 시키는 대로 한 죄 밖에 없습니다!"

"그래?"


최악은 소리친 남자에게 말했다.

"움직이게 해줄테니까 저기 바위에다 머리박고 뒈져라. 고통스럽게 죽는 것보다 자살하는게 낫지?"

"어....어, 그건....."


"똑같이 시키는 일인데 내건 못하고 그놈들이 시킨건 한다? 이 새끼 이중성 봐라? 5초 준다. 머리 박아"

최악이 손짓하자 남자의 몸을 구속하던 힘이 풀려졌다. 팔다리는 모두 움직이며 포스도 다시 반응하기 시작했다.

"하나"

숫자를 세며 정확하게 5초를 기다리자 남자는 머리를 박는것보다 무모하더라도 최악을 공격하는 것을 선택했다.


공포로 이성이 마비된 그는 제대로 된 판단을 하지 못했다. 이미 전원 제압된 것을 보면 승산은 거의 없다시피  상황인데 그걸 잊었다.


"으, 으아아아아아!!!"

격렬한 포스 역장을 두르고 맨주먹에 모든 힘을 담아서 최악에게 돌진했다. 마치 사나운 황소처럼 들이 받는건 전부 날려버릴 맹렬한 위력이 있었지만 그런 필사의 노력은 의미가 없었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다른 좋은  했으면 참 좋았겠는데. 그치?"

다시 최악이 손짓하자 남자의 몸이 그대로 멈췄다. 격렬하게 뿜어져 나오던 가이아 포스는 어느새 사라져버리고 몸 또한 자유를 빼앗겼다.


"넌 머리나 박아라"

보이지 않는 손이 작은 인형을 조종하듯 기이하게 남자의 신형이 날아가 바위에 머리를 박았다.

절묘한 힘 조절로 한번에 죽지 않게, 하지만 충분히 고통을 줄 수 있는 수준으로.

쿵!

"억!"


쿵!


"악!"


쿵!

"으아......"

쿵!

"아악!"

부딪히는 소리가 스무번을 넘어갔을 때  남자의 신음소리가 멈췄다.


그리고 쿵! 하는 소리도 반쯤 철퍽! 하는 소리로 바뀌자 그제서야 남자의 몸은 자유를 되찾았다.

"자, 다음 놈들은 어떻게 해야할까?"


그들은 그저 비명을 지르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곧이어 아무도 비명을 지르지 못하게 되었다.



  * * *




"여기는 B팀. 지원을 요청한다"

[무슨 일인가?]

".......작전 도중 라쿤맨이 난입하여 작전이 실패했다. 실험체는 사살되었으며 라쿤맨은 A팀 전원과 B팀 2명을 제외한 나머지들을 전부 살해한 뒤 도주했다"

[그게 사실인가?]


무전 너머의 남자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물어왔다.


[지금 수신 중인 대원은 어떻게 살아남았나?]

"사건이 벌어지는 동시에 몸을 피하고 역장을 펼쳐 기척을 숨겼다. 간발의 차였지만 겨우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런가.....]

"이쪽은 지원이 필요하다. 우리들을 회수할 차량과 실험체의 사체, 그리고 대원들의 시체를 처리할 처리반이 필요하다"


[알겠다. 지금 그쪽으로 지원을 보내도록 하겠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자 인적 드문 산길로 컨테이너 트럭 두대가 도착했다. 한대는 증거 인멸용 처리반의 차량이고 다른 하나는 생존자들의 복귀용 차량이다.


처리반의 차량에서 내린 십수명의 사람들은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그리고 그중 리더로 보이는 사람이 생존자 두명에게 다가와 말했다.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군. 난데없이 그 너구리 가면  새끼가 나올게 뭐야?"

"......그러게 말이야. 근데 너구리가 아니고 라쿤 아니였나?"

"둘  같은거 아냐?"

"다르지"

처리반장의 시선이 남자의 옆에 있는 다른 대원을 보았다. 덜덜 떨면서 땅만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겁에 질린 새끼 토끼 같았다.


"쟤는 왜 저래? 충격을 맞이 받았나?"

"방금 전까지 이야기 하던 대원이 눈앞에서 목이 돌아가고 심장이 산채로 뽑혀나가면 그럴만도 하겠지. 씨발, 라쿤맨 그 자식 사람이 아니야"


"......현장 상황 개판이겠군. 고생 많았다. 본부로 돌아가서 쉬어"

두사람은 트럭에 올라탔다. 외견상 컨테이너 트럭으로 보이는 차량의 컨테이너 내부에는 여러 사람이 앉아 이동할 수 있는 좌석과 간단한 의료 설비등이 구비되어 있었다.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게 다수의 포스 유저들을 파견할  사용되는 차량 같았다.


차에 탑승하고 운전석 방향의 벽을 두번 두드리자 차가 출발하기 시작했다.

자리에 앉은 두사람은 한숨을 내쉬었다.

얼굴을 반쯤 가린 마스크를 벗으며 최악이 말했다.


"어때?  연기력 아직 쓸만 하지?"


앞으로 1,2시간은 자기 동료들을 죽인 사람과  둘이 보내야 하는 남자는 지독한 공포에 몸서리를 칠 뿐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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