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49화 〉[인생 뭐 있나, 그냥 사는대로 사는거지] (49/507)



〈 49화 〉[인생 뭐 있나, 그냥 사는대로 사는거지]

여행 가는 길에 고통받는 사람이 하나 있다면 그건 바로 운전하는 사람이다.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었지만 바로 앞에서는 햇빛이 다이렉트로 들어오고 항상 정신을 집중해야 하니까 힘들다.


"크윽,  많은 사람 중에 운전자가 나 밖에 없다니!"

"대부분 애들이나 전업 주부잖아요. 순순히 납득해요 형"

"야! 넌 멀쩡한 성인 남자잖아!"

"전 무면허인데요? 전 대한민국 헌법의 수호를 받으니까 운전 시켜보던가요"

"더러운 새끼.....어쩐지 월급 많이 주는데도  안사고 대중교통 쓰더라"

이 멤버 중에서는 운전자는 나 밖에 없다. 애초에 이중에서 성인인 사람은 나, 시온, 백리, 서애씨 정도인데 서애씨는 애초에 전업 주부였으니 제외. 백리는 면허가 없고 시온은 애초에 면허 딸 생각도 없었다. 땄어도 내가 운전 안시킨다.

 수 없이 내가 쉬지 않고 운전해야 한다. 물론 힘들진 않지만 기분의 문제다.

"요즘 초딩들은 알거 다 아네. 세대차이 오졌다"

"초딩? 요즘은 그거 말고 급식충이라고 하는데요"

"앗?! 나 아직 미성년잔데 벌써부터 유행어에 뒤처지는건가!"

솔직히 나도 급식충이란 단어보다 초딩이란 단어가 더 익숙하다. 시대가 바뀌면서 사용하는 언어가 바뀌는건 당연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세대차이가 생긴다.


설령 이중에서 초등학생 애들을 제외하면 가장 어린 루리라도 결국은 백리랑 몇살 차이나지 않는 우리 세대. 익숙하지 않은건 당연하다.

"혹시 페북이나 인스타 하는 사람? 친추 걸래?"

"아, 저 페북 해요"


"저는 카톡밖에 안하는데 언니 번호 좀 알려주세요"

"크으으, 넌 순수한 애로구나. 자고로 페북은 인생의 낭비니까 하면 안돼"

"잠깐만요 언니. 페북이 인생의 낭비라면서 언니는 한다면서요"


"난 공부로 충실하게 인생을 쓰고 있으니까 이렇게 낭비해도 돼. 애초에 페북에 올리는 것도 일상에 관련된거고"


"뭔가 설득력이 있는데....."


루리는 정신 연령이 애들이랑 맞는건지 성혜와 수정이, 아람이랑 같이 잘 놀았다. 고등학생이 초등학생이랑 비슷할 줄이야. 솔직히 긴가민가 했었는데 저러니까 조금 웃기다.

여름이라도 주말이 아니라 평일이라서 고속도로에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다. 보통 휴가를 가거든 주말을 끼워서 가지 평일에 출발하는 경우는 드무니까 그렇다.

"도시락 먹을사람? 아, 대부분 아침 안먹고 왔겠구나? 계란 초밥이랑 유부 초밥 먹을래?"


"우리집 전통 메뉴야. 항상 소풍 가면 엄마가 싸주던 레파토리지. 근데 존맛임"

"아, 저 먹을래요"


"저도 주세요!"


백리가 백리네 어머님이 싸주신 도시락을 꺼냈다. 메뉴는 계란 초밥이랑 유부 초밥. 뭐, 유부초밥이야 시판 유부를 써서 평범하지만 계란 초밥은 일본식처럼 위에 계란말이를 올린게 아니라 초밥에 계란 지단을 두른 듯한 모습이였다.

초밥 + 계란 + 기름 = 존맛. 저런 식으로 계란초밥을 하는건 처음 봤는데 솔직히 맛있어 보인다.

시온이 받아서 하나 내 입에 넣어주고 서로 나눠먹다 보니까 금새 동이 났다. 양이 적은건 아닌데 워낙 사람이 많아서 그런 것 같다.


두시간 쯤 운전했을까, 적당한 거리에 휴게소가 있다는 표지판이 지나갔다. 앞으로 한시간 쯤 운전하면 도착할테고. 거기서 놀고 저녁 먹을 시간 생각하면 슬슬 점심 먹는게 좋다고 생각했다.

"다음 휴게소에 들러서 밥이나 먹자. 전부 한군데서 기다리면 낭비니까 팀을 나눠서 각자 먹고싶은거 사오고. 카드 필요한 사람?"

"저요! 저요!"


"카드 줄테니까 백리랑 같이 다녀라 루리야"


"아싸!"


휴게소에 사람은 생각보다 많았다. 아무래도 고속도로에서는 차가 움직이고 휴게소에서는 멈춰 있으니까 많이 보이는걸지도 모르지만 저어기 호두과자 파는 가게 앞에 줄이 서 있는걸 보면 내 느낌만은 아닌것 같다.


"잠깐 편의점 가서 마실거나 사올께"

"고속도로 편의점은 비싸기는 더럽게 비쌉니다"

"동네 편의점에 못해도 1.2배는 하는 것 같더라. 그래도 목마른 놈이 우물 파야지 뭐"

"호두과자!"

"아,  아메리카노"


"애가 벌써부터 커피 같은거 먹으면 카페인 때문에 몸에 안좋아. 커피우유나 마셔"


"에이, 아저씨 먹고 싶은거 사라고 했으면서 이제와서 딴소리야?"


"델리만쥬 사주세요!"

"아, 그럼  나랑 같이 가자, 델리만쥬 야무지게 먹어야징! 오빠, 난 성혜랑 따로 갈께!"


"그러고 보니 화장실  사람은 없니?"


"아,그러고 보니 화장실......"

"그럼 아줌마랑 같이 갈까?"

인원중 4명이 애들이다. 루리는 그나마 내년이면 성인이 되는 고3이긴 하지만 나머지 세명은 초등학생이다. 수정이는 어른스럽긴 하지만 결국은 어른인척 하는 애일뿐. 보호자가 필요한건 당연하다.


화장실  사람은 서애씨를 따라서 같이 화장실을 가고, 먹을걸 살 사람들은 먹고 싶은 종류별로 나누어 흩어져서 각자 군것질 거리를 산다.


"아, 그러고 보니 휴게소하면 우동이지"


"여름이라서 뜨끈한 국물은 별롭니다"

"그래? 흐음.....그럼 모밀로 먹을래? 수정이 넌 어때?"


"전 그냥 시원한 음료수 마시고 싶어요. 저쪽에 카페도 하나 있는데"

"벌써부터 커피 마시면 몸에 안좋다니까"


"아저씨가 라쿤맨인거 다른 사람들도 알아요?"

".......아니, 그거 가지고 협박이냐 너"

이미 저번 납치 사건때 애들은 알만큼 안다. 심지어 아람이도 내가 라쿤맨인걸 알고 있는 판에 수정이라고 별 다를게 있나.


지금 일행 중에서는 서애씨랑 성혜만 모를 뿐  알고 있는 사실이긴 하다. 그런데 되도록이면 알리고 싶지 않다. 괜히 일 만드는 것보다 낫지.

"집에서도 못마시게 하는데 여기서라도 마셔야죠"


"대신 아메리카노는 안돼. 애면 한창 달달한거 좋아할 나이일텐데 쓴걸 마시려고 하는지 몰라"

"요즘 애들도 알건 다 알거든요?"

"넌 일단 최소한 고딩은 된 다음에 와라"

세상 사는 법을 배워도 중학생까진 어린애다. 그나마 고등학생 정도는 되어야  컸다고 생각한다. 내가 환생했던 세상들은 성인의 기준도 각양각색 다 달랐지만 평균적으로 16세 정도다. 그보다 더 어렸던건 한두개 정도? 많았으면 많았지 적은건 거의 없었다.


아무리 세상이 발전하지 못해도 성인의 기준이 중학생 정도로 낮은건 보기 드물었다. 내 앞에서 어른인척 할거면 최소한 고등학생은 되고 오려무나.

"좋은 사람인척 해봤자 아저씨 변태잖아요"

"풉!!!"

편의점에서 샀던 음료수를 마시다가 뿜었다. 아니, 거기서 치명타가!?

"......얘가 못할 소리 하고 있네"


"시온 언니 보면 변태 맞는 것 같은데. 어린애 보고 흥분하는 사람은 페도필리아나 소아성애자라고 하던데 아저씨 아니예요?"

"난 우리 마누라라서 좋아하는거지 어린애를 좋아하는게 아니야. 애초에 내 이상형은 가슴이 작긴 해도 명백하게 성인 여성 쪽이라고"

"절 옆에 두고 할 소리입니까!"


"너도 알고 있는 사실이긴 하잖아"


나도 이상형이란게 있다. 물론 이건 남성으로서 태어나면 고집하는 취향이지만 내가 이상형에게 요구하는 조건은 세가지다. 금발, 안대, 빈유.


빈유랑 어린애랑 무슨 차이냐고 생각하는 시점에서 탈락이다. 어린애는 그냥 가슴이 안자란거고. 빈유는 다 자랐는데 가슴이 작은거다. 빈유도 골반은 발달해서 차이가 크다고.


 그저 시온을 사랑해서 성적으로 흥분하는거지 어린애를 보고 흥분하는 변태 새끼가 아니다.

"그렇게 변명해도 남은 그렇게 생각 안할  같은데"

"커억!!!"

"돌연사!!!"

수정이 얘는 어른스러운거 이전에 독설을 잘 하는 스타일이다. 크면 파벌 하나 휘어잡는 여왕님이 될것 같아서 장래가 유망하군.

아무튼 수정이가 커피 마시고 싶다고 하니까 그냥 카라멜 마끼아또로 하나 사주었다. 차라리 단게 낫지 카페인이 많이 들어간건 몸에 안좋다.

"집이 많이 엄한가보다 너?"


"두분  사랑해주시는게 느껴지긴 하는데 너무 사랑하셔서 뭘 잔뜩 시키는게 문제지. 학원만 지금 다니는게 몇갠데......솔직히 그중에서 수업 몇개 땡땡이치지 않았으면 진작에 가출했을껄"

"한창 뛰어 놀 나이에 학원 가면  그렇지"


"그나마 저번에 그 납치 때문에 학원 스케쥴을 조절해서 요즘은 좀 나아. 오히려 납치됐던게 좋았다고 생각해"


아이가  되길 바래서 학원을 보내는 부모의 마음은 이해하지 못할건 아니지만 아이의 마음은 이해할  없는 법이다. 반대도 마찬가지, 부모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아이도 없다. 말하지 않으면 모르는 법이다.

나는 부모가 거의 없었다. 이번 환생처럼 부모님은 어릴적에 돌아가셔서 고아로 자라거나 아니면 부모가 해야 할 일에 태만인 경우가 상당히 많다. 그래서 부모님의 사랑같이 내리받는 사랑은 받아본 적이 드물다.

"넌 아직 어리니까 좀 크면 부모님 마음 다 이해할거다. 결국 시간 문제니까 열심히 살면 되는거야"

"아저씨한테서 애늙은이 냄새나"


"원래 가끔 그럽니다"


"둘 다 날 돌려까고 앉았냐. 아, 저거 버터 알감자 파는데 먹을래?"

휴게소 음식점에서 뭐라도 먹을까 하다가 그냥 군것질로 배를 채우기로 했다. 원래 휴게소하면 휴게소 우동인데 날씨가 더워서 뜨거운 국물 먹기에는 좋지 않다. 모밀 국수를 먹을까 했는데 생각보다 땡기진 않고. 그래서 포기했다.

대신 군것질 거리는 눈에 보이는대로 이것저것 하나씩 사보았다. 버터 알감자 부터 시작해서 오징어 버터구이, 핫바, 만두에 소세지 떡꼬치, 회오리 감자까지.

"죄다 지방 아니면 탄수화물이구만. 그래서 맛있지"

"엄마가 이렇게 먹는거 알았으면 눈에서 불이 튀어나왔을껄"

"그런데 학원 생각하면 놀기도 힘들텐데 용케 보내줬다?"


"아빠가 보내라고 해줬는데......시온 언니 덕분이지"

김치 만두 두개를 한입에 넣어 우물거리는 시온이 옆에서 손으로 브이자를 만들었다. 대충 몇번 씹어서 바로 삼켜버리고 자세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수정이네 아버지가 제가 아는 회사에서 일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인맥 활용 좀 해봤습니다"

"아, 맞다. 그랬었지?"


"덕분에 아빠 회사 라인 잘타서 승승장구 하는  같던데? 잘은 모르지만 집에서 전화 받을 때 이사님이 어쩌고, 사장님이 어쩌고 하는건 들어봤어"


"어이구 출세 하셨네"

나도 평범하게 회사원 해본 적도 있어서 사내 정치를 겪어본적 있었다. 라인 잘 타는게 중요하긴 하더라. 아니면 한순간에 나가리 되서 신입 사원도 신경 안쓰는 밑창 떨어진 신발 되는거 순식간이다.


이것저것 사서 먹고 30분쯤 지나서 차로 돌아가니 먼저 돌아왔던 나머지 일행들이 떠들면서 군것질 거리를 먹고 있었다.

"얘들아,  좋은데 시트에 흘리지만 마. 이거 빌린 차니까"

"상관없습니다"


"......잠깐, 이거 산거였어?"


"사면 됩니다"


"아, 그러냐"

물질 만능주의! 현대 사회에서 돈으로 안되는게 없다. 혹시 돈으로 안되는게 있다고 믿으시는 분들은 돈이 부족한게 아닌가 생각해보길.


그런 사회의 이점을 누리고 있는 내가 할말은 아니지만 나는 이런 사회를 그리 좋아하진 않는다. 어떤 세상을 제일 좋아하냐고 물으면......포스트 아포칼립스.


농담 안하고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세계를 좋아한다. 스스로 자멸한 문명의 끝은 그 나름의 재미가 있으니까.

가끔 시온이랑 같이 멸망한 세상을 거닐면서 여행하면 상당히 재미있다. 멸망하기 전 문명의 발전도 상상해보고, 여행하면서 착한 사람도, 나쁜 사람도 만나보고.  은근히 그런걸 좋아한다.

"델리만쥬 사온 사람? 양심적으로 델리만쥬 가지고 탔으면 옆자리 사람에게 하나 줘야 하는거 아니냐"

"야, 누가  입에 좀 처넣어주라"


"아저씨! 이거 드세요!"

"어이구 착해라. 백리보다 성혜가 훨씬 귀엽네!"

군대까지 다녀온 칙칙한 남자 새끼보단 아직 순수함이 남아 있는 여자아이가 귀여운 법이다.


"저도 형한테 귀여움 받아봤자 쓸모 없거든요"


"월급 받기 싫니?"


"하와와! 저는 아무말도 안한 거시야요"


"남자새끼가 하와와를 쓰다니! 진짜 여고생의 이름으로 하와와를 쓰는 남자는 죽여버리겠다!"


"드립에 죽자살자 덤벼들지 마!"

"으아아아! 차 흔들린다! 포스 유저인 놈들이 개판치니까 장난 아니거든! 가만히  있어!"

"만악의 근원이 그런말 하면 안되죠!"


한창 시끄럽게 굴면서 휴게소에서 사왔던 군것질들을 먹으며 운전을 하다보니 슬슬 고속도로에서 빠져서 국도로 들어갔다. 서서히 산길을 달리다면서 에어컨을 끄고 창문을 열었다.


"기분 좋은  공기.....라고 하기엔 비료 냄새가?!"

"아, 좀 꾸리꾸리  냄새가 나긴 하지. 어차피 조금 지나면 안날테니까 참아"

근처 어디 논밭에서 쓰는건지 비료 냄새가 난다. 말이 비료지 고약한 냄새가 나는건 당연하다.

하지만 조금 더 운전하여 그 일대를 지나자 비료 냄새가 한결 가셨다. 그리고 산 특유의 무겁고 습한 느낌의 공기가 느껴졌다.


"아, 공기 좋다. 산은 역시 공기 맛이 이래야지. 도시에서 살면 공기 나빠서 목이 막힐 때가 한두번이 아니야"

"그럼 귀농이라도 하시지 그랬어요?"

"난 그래도 되는데 울 마누라가 싫어해서"

나는 인간의 발전을 긍정하지만 좋아하는건 아니다. 하지만 시온은 인간의 기술과 발전을 무진장 좋아하고 없으면 못 살 정도다.


 혼자 농사 짓고  수는 있지만 시온이 있으면 최소한 인간이 만들어 놓은 문명을 누리지 않고는 못배긴다.


아무튼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했다. 산을 타고 올라가다 계곡이 보이고, 그 옆의 도로를 따라 올라가다가 길이 끊긴게 보였다.


완전히 없는건 아니고 아스팔트가 깔리지 않은 산길이다.

"여기서 조금만 올라가면 될겁니다"


"네비게이션에도 안나오는데 어떻게 알아? 인공위성으로 보기라고 해?"

.....사실 그게 맞겠지.


나는 시온의 말대로 산길을 타고 조금 올라갔다. 그러자 꽤나 넓은 공터가 나왔다. 물가 바로 옆에, 그리고 지대가 높아서 애들이 노는게 한눈에 보일 것 같다.

"아, 자리 좋네. 원래 캠핑장이였나?"

"캠핑장 하려던걸 산겁니다"


"어쩐지 땅이 다져져 있더라"


산에는 땅에 돌도 많고 바위도 많다. 하지만 이 주변 공터에는 모래와 흙만 보이고  돌맹이도 보이지 않았다. 딱 텐트 치기 좋은 자리다.

"그러고보니 혹시 모기약 가져왔어요? 요즘 모기가 극성이라서 물리는게 장난 아니던데"


"그런거 없어도 괜찮아"

산은 산인 만큼 벌레가 많다. 그중에서 최악인 모기는 산모기가 더 무섭다.

하지만 내 앞에서는 얄짤없지. 내 감을 뚫고 들어올 벌레는 없다.  주변으로 일정 반경에 들어오는 벌레는 죄다 죽이면 그만이다.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 모를 모기약보다 이게 더 확실하다. 아주 작은 모기 새끼 한마리 놓치지 않고 죽이니까 오늘 휴가 보내면서 벌레 물리는 사람 단 한명도 없을거다.

"애들은 먼저 놀라고 해라. 아, 루리야 네가 애들 데리고 준비 운동 시킨 다음에 물에 들어가게 해. 우린 텐트 치고 있을께"


"남자들이 모여서 텐트.....앗?! 내 머릿 속에서 나가라 음란마귀야!"

"루리 쟨 숫처녀인 주제에 이상하게 야한건 잘 떠들고 다닌다니까요"


"냅둬. 어쩔 수 없는 천성이니까"


"......? 형이 어떻게 저보다 루리를 잘 아는듯한 말투로 말하세요? 혹시 저 만나기 전에 루리 만난적 있어요?"

"글쎄다"

애매하게 끊은 뒤에 우리들은 모여서 텐트를 치기 시작했다. 텐트는 원터치로 사오긴 했지만 혹시 모를 때를 대비해 땅에 픽을 박고 고정시켜야 하기 때문에 텐트 치는건 3초면 되는데 픽을 박는데 조금 걸렸다.


"망치 없어요 망치?"

"힘도 좋은게 짱돌로 되잖아. 저어기 공터 너머에 가면 적당한  주워와서 써"


"에이, 됐어요"

백리는 손에 포스를 깃들이고 특성인 '보강'까지  뒤에 주먹을 내려쳤다. 픽에 두어번 내려치자  깊숙하게 박혀 들어갔다.


"이러면 되죠?"

"잘 했네. 끈만 잘 묶으면 되겠다"

"텐트는 몇개나 가져오셨어요?"

"3개"

"3개나요? 인원 생각하면 두개면 되지 않아요?"


"4인용 텐트라도 널찍하게 자는게 좋잖아. 그래서 3개 가져왔어"


내가 생각하기로 일단 애들 세명은 한 텐트에, 그리고 보호자 역할로 서애씨가 같이 거기서 자고, 다른  텐트에는 백리랑 루리가, 나머지 하나에는 나와 시온이 자면 된다. 뭐, 내가 생각한 배치니까 마음대로 바꿔도 되고.


문득 백리가 픽을 박다가 말했다.


"형.....방은 안되니까, 알죠?"

"이 새끼가 내가 무슨 하반신 발정난 놈으로 보나. 애들도 있고 너희들도 있는데 안해"

"없으면 한다는거잖아요?!"


"당연하지!"

자고로 집에서 하는것도 좋지만 바깥에서 하는것도 좋다. 물론 노출이나 그런게 아니라 장소를 바꾼다는 의미에서 말이다.

텐트 3개를 전부 치고 그릴이랑 접이식 테이블과 의자도 펼쳐 세워 두었다. 아직 애들은 놀거니까 지금 고기 구우면 안되겠지만......


스케쥴을 짜고 있을 무렵에, 올라오는 길목에서 차량의 엔진 소리가 들렸다.

"어? 왠 차? 여기 사유지 아니였어요?"


"사유지 맞아. 누구지? 올라올 사람이 있나?"

조금 의문을 가지며 우리들은 올라오는 사람들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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