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8화 〉[인생 뭐 있나, 그냥 사는대로 사는거지]
출근해서 나가니까 백리가 내가 한 목토시를 보고 의문을 표했다.
"뭔데 갑자기 왠 목토시예요? 여름에 쓰는거라 이상하진 않긴 한데 평소엔 안쓰잖아요?"
"워낙 마누라가 애정공세를 많이 해서"
슬쩍 목토시를 걷어 보이자 목에 난 키스 멍울이 나 있다. 목은 원래 민감한 부위라서 이런 자국이 잘 생긴다.
나야 금방 회복하긴 하지만.....일부러 조절해서 평범한 사람처럼 사라지는데 시간이 걸리게 두었다. 이건 그냥 냅두고 싶거든.
".....깨소금이 쏟아지네요. 아니, 꿀이 흘러내리나? 나도 여친 있었으면 좋겠다"
"그럼 여친을 사귀어"
"못사귀니까 그런거죠"
"세상에 여자를 못사귀는 남자는 없어. 누구나 잘 차려입고 꾸미면 최소한 첫인상은 좋아서 데이트 한두번정도 할 수 있거든. 그거마저 안해놓고 못사귄다고 하면 안되지"
"형은 결혼 했잖아요. 유부남이 치사하게 그런말 하면 안돼죠?!"
"나야 워낙 꽁냥꽁냥 잘 하니까. 아, 그리고 휴가 일정 잡아놨다. 다음주 목,금,토 좋지?"
"다음주요?"
백화점 가서 캠핑 코너에서 여러가지 사고, 스타렉스 하나 빌렸다. 시온이 구한거라 사실은 산건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차량이나 그런 문제는 해결 됐다.
"고기도 싸가고 할거니까 몸이랑 옷만 가지고 와. 여름 휴가니까 물가에서 놀아야지"
"음.....저번에 부모님한테 말씀 드리긴 했는데 두분은 못가실것 같더라고요. 아버지 일 때문에, 그리고 어머니는 아버지 돌봐드려야 할것 같아서요. 아마 저랑 루리만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 그러면 인원이......나, 시온, 너, 루리, 서애씨, 성혜, 대충 이렇게인가? 자리가 좀 남겠는걸"
빌린 스타렉스는 9인용이니까 3자리는 남는다. 넉넉하게 탈 수 있을테니까 나쁘진 않을것 같다.
백리는 승낙했고 마침 서애씨가 시간이 되어 출근했다.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이예요"
"아, 서애씨. 저번에 말했던 여름 휴가, 다음주 목,금,토로 정했는데 괜찮으시죠?"
"다음주요? 아.....괜찮겠네요. 성혜도 방학 했으니까 갈 수 있을거예요"
"다른건 제가 다 챙길테니까 옷만 챙겨오세요, 그럼 될거예요"
문득 걱정이 들었다. 이번에 여행을 가면 다른 사람은 몰라도 성혜 또래는 그 아이 혼자일텐데 과연 즐겁게 놀 수 있을까?
그 나이 또래의 애들은 같은 나이대의 아이들이랑 놀아야 즐거운 법이다. 시온도 외견상 성혜랑 비슷한 또래지만 정신 연령은......솔직히 비슷하다고는 못하지만 어린애같긴 하지.
휴가를 가도 혼자 가는것과 친구랑 가는건 차이가 있는 법이다. 아이가 놀기에는 다른 사람들은 죄다 어른들인데(고등학생이 있다는건 그렇다 쳐도) 정말로 재미있게 놀기엔 힘들거다.
그건 시온이랑 이야기 해봐야 할것 같다.
"서애씨, 오늘도 고생했어요. 내일 봐요"
"네, 고생하셨어요. 사장님"
"백리 너도 내일 보자"
"고생했어요. 형. 루리한테 휴가 이야기 해둘께요"
오늘 장사도 끝내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이번 휴가에 대해 이야기 했다. 다른건 다 좋은데 성혜가 좀 걱정이라고.
"그러면 다른 애들이랑 같이 여행을 가면 되지 않습니까?"
"그래도 되겠지. 다음주에 딱 같이 갈 친구가 있다면 말이야. 게다가 친구네 여행도 아니고 친구네가 일하는 가게 사장님이 가는 여행에 같이 갈만한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요즘 세상이 인심이 팍팍하다. 워낙 범죄도 많은지라 섣불리 타인이랑 여행가는 사람은 별로 없을거다.
결국은 신뢰의 문제다. 나는 약속이라면 칼같이 지키는 사람이지만 그걸 처음 보는 사람이 알리가 없다.
"그러면 생각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누구?"
"저번에 납치 사건 때의 납치 당했던 애들 기억하십니까?"
"수정이랑 아람이?"
"네"
저번에 시온이 납치당했던 사건 때 먼저 납치 되었던 두 초등학생 아이들. 무사히 구조되서 아무런 일도 없었다고 하지만 이런저런 검사와 진술을 위해 시온과 마찬가지로 경찰서에 오갔다.
사건의 증인이긴 하지만 시온이 보호해서 깊게 물어보거나 하진 않았다. 시온이 잘 정리해서 대부분의 사실을 진술했고 김 변호사의 도움으로 애들에게 최소한의 진술 이외에는 하지 않았다.
"그대 이후로 종종 그 아이들 집이랑 교류는 있습니다. 둘 다 부모님이 바빠서 휴가는 못간다고 들었으니 제가 책임지고 간다고 하면 될겁니다"
"그 애들 두명이라면 비슷한 또래니까 잘 놀겁니다"
딱 좋다. 한명도 아니고 두명이니까 같이 놀면 좋을거다. 그리고 노는건 애들이 많을수록 재미있는 법이고.
"그럼 연락 해두겠습니다"
시온이 따로 수정이와 아람이에게 연락해두기로 했다. 이야기가 끝났으니 남은건 준비밖에 없다. 고기같이 먹을건 최대한 나중에 사는 편이 나아서 그건 두고 텐트나 옷가지, 음료수, 담요......그런것만 챙겨도 반은 다 됐다.
"여행가기 편하네. 산 하나 사둔게 그렇게 좋을줄은 몰랐어"
"사유지니까 놀기엔 좋을겁니다"
지금은 여름, 거기에 여름 방학까지 겹쳐서 대부분의 바닷가, 계곡들은 사람들로 바글거릴게 뻔한 일이다.
하지만 사유지라면 그럴 걱정은 없다. 널널한 곳에서 재미있게 놀기만 하면 그만이다.
"집이 썰렁하겠네. 일본 갈때도 그랬지만"
"원래 썰렁했습니다. 애초에 둘만 사니까 그렇지 않습니까?"
"음.....애완동물이라도 하나 키울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도 애완동물 키운적이 있으니 생각날만 했다. 다행히도 나나 시온도 동물을 좋아하는 편이다.
다만 나는 개 파, 시온은 고양이 파다. 애교가 많고 충직한 개를 좋아하는 나에 비해 시온은 도도하고 귀여운 고양이를 좋아한다.
물론 나도 고양이도 좋아하고 시온도 개도 좋아하니까 결국은 선호도의 차이다.
아무튼 집도 있고 나 없을 때는 시온 혼자 있으니 쓸쓸할테니까 애완동물이라도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뭘로 키우실겁니까? 개? 고양이?"
"나는 어느 쪽이던 좋지. 둘 다 장점이 있으니까"
"저는 고양이가 좋습니다"
"뭘 키울지도 좋지만 어디서 데려올지도 중요하지"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보호소에 가서 데려오는 방법도 있다. 사는 집에 따라서 키울 수 있는 동물의 종도 갈리지만 우리 집은 앞마당도 있으니까 대형견도 키울 수 있다.
개냐 고양이냐......그건 지극히 중요한 문제다. 마치 엄마냐 아빠냐, 아니면 짜장면이냐 짬뽕이냐 같은 중대사안과 같았다.
"만약 욕심을 부릴 수 있다면 개냥이를 키우고 싶습니다"
"아, 그러면 나도 좋지"
내가 고양이보다 개를 좋아하는 이유는 충성스럽고 애교가 많기 때문이다. 부르면 달려와서 헥헥거리며 애교부리는 모습이 선한게 개지만 고양이는 불러도 무시하는 모습이 대부분이다.
고양이가 애교가 없다는건 아니지만 개보다 덜한건 맞는 말이다.
"일단 애완동물 문제는 천천히 생각하자. 인연 있으면 어디 길냥이라도 만나서 데려올 수도 있겠지"
인생사 모르는 법이다. 나도 생각치도 못하게 키우게 된 동물들도 있으니 어디서 길냥이라도 만나게 될지 모르는 일이다.
"이번 휴가 기대된다. 그치?"
"네, 저도 기대됩니다"
시온과 나는 이번에 갈 휴가를 생각하며 흐뭇하게 웃었다.
* * * *
한주는 금방 갔다. 가게는 며칠 전부터 휴가를 간다는 팻말을 걸어놓고 있었으니 손님들도 양해를 해줄 것이다.
새벽에 일찍 일어난 나는 여행갈 채비를 했다. 시온은 아직 자게 두고 냉장고에서 아이스 박스에 고기나 냉동 식품들을 옮겨 담았다.
냉동 식품이라고 해봐야 특이한건 없다. 소세지나 만두 같은거, 혹은 시판 김치 등이 전부다. 솔직히 대부분이 고기다 고기.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거기다가 부위별로 상당량. 남으면 남는거고 모자람은 없게 챙겨가기로 했다.
부탄 가스와 버너, 불판도 챙겼다. 혹시 몰라서 숯과 바베큐 그릴도 챙겼다.
솔직히 여행가서 할거라고는 물놀이랑 먹는것 밖에 없다. 아, 쓰레기 수거할 비닐 큰것도 챙기자.
"벌써 일어나셨습니까?"
"뭐야, 더 자지 왜 일어났어?"
"중간에 잠깐 깼습니다. 도와드립니까?"
"아냐, 어차피 준비 다 됐어. 잠이 안오면 먼저 씻는게 좋을거야"
"알겠습니다"
사람들은 모이는 것보다 각자의 집에서 픽업하기로 했다. 그러면 내가 불편할 뿐이지 같이 가는 사람들은 편하니까.
시온은 먼저 씻고 나는 뭔가 빠진게 없나 살펴 보았다. 음.....아아아아! 그거 빼먹을 뻔 했다!
"라면! 물놀이 가는데 정작 라면을 까먹다니!"
비싸고 맛있는 고기를 생각하느라 정작 값싸고 맛있는걸 생각 못했다. 자고로 물놀이 뒤에 먹는 라면은 목욕 후에 마시는 바나나 우유만큼 손꼽히는 진미다.
어떤 라면을 가져가야 하나 생각하다가 역시 가장 무난한 신라면을 골랐다. 거기에 넣어 먹을 계란도 여섯개 들이짜리 작은걸로 하나 넣었다.
뭔가 찝찝한 기분이 가시자 챙길걸 다 챙겼다고 확신했다. 리스트가 없어도 내 감에 의존하면 충분하다.
"저는 다 씻었습니다. 준비는 끝났습니까?"
"응, 이제 애들 태우러 가자"
시온은 가벼운 원피스 차림을 했다. 새하얀 원피스에 밀짚모자까지......큭?! 엄한데서 본것 같은 느낌이!
내 머릿속에서 나가라 쿠지락스!
시온을 태우고 스타렉스를 모니까 느낌이 더욱 엄해졌다. 하이에이스는 아니지만 승합차인건 같다.
"누구먼저 태우러 갑니까?"
"일단 백리네 먼저 갈거야. 그 다음에 서애씨, 마지막으로 수정이랑 아람이. 애들은 부모님이 마중 나올텐데 같이 가는 사람 얼굴 보는편이 좋잖아"
"잘 골랐습니다"
승용차를 몰다가 승합차를 몰지만 딱히 운전하는데 지장은 없었다. 애초에 지구보다 더 발전했던 문명에서는 우주선도 몰아봤는데 이런 차는 평범하지.
새벽이라 사람도 별로 없어서 금방 백리네 집앞에 도착할 수 있었다.
"아, 형 이쪽이요!"
"아니, 몸이랑 옷만 챙기라고 했더니 뭘 그렇게 싸왔어?"
"엄마가 가는데 먹으라고 싸준거예요. 가볍게 먹으라고 도시락 싸준거라서 가면서 먹으면 돼요"
"얏호! 사장 오빠 오늘 휴가 같이 보내게 해줘서 땡큐요! 꼼짝없이 수능 공부나 할줄 알았는데 다행이네!"
"새벽에 일찍 일어났는데도 둘 다 팔팔하네. 아무튼 타라. 자리는 아무데나 앉고"
"음.....그러면 뒷자리에 앉아야 하나. 더 탈사람 있죠?"
"응, 네명 정도"
"그러면 들어가 있는편이 다음 사람 타기 편하겠네요"
백리와 루리는 맨 뒷자석으로 들어갔다. 들어가던 도중에 루리는 시온과 만나 인사했다.
"안능하제옇!"
"간만입니다. 잘 지냈습니까?"
"시온 언니는 여전히 작네요. 솔직히 연상만 아니였으면 부비부비 쓰다듬고 애지중지 어화둥둥 했을텐데"
"그런 취급 받을 나이는 한참 지났습니다"
"자고로 섹시하거나 예쁘거나 한건 모두 취향이 각양각색이라 다르지만 귀여움은 절대적 진리라고요!"
나랑 루리가 원래 서로 죽이 잘 맞았듯이, 나랑 성격이 비슷한 시온도 루리랑 죽이 잘맞는다. 그래서 서로 낄낄 웃으며 인사를 나눴다.
다시금 이동해서 다음은 서애씨랑 성혜를 데리러 갔다.
"아, 사장님!"
"안녕하세요 서애씨. 성혜도 안녕?"
"안녕하세요! 아저씨!"
아직 이 몸의 나이는 20대라서 아저씨라 부르기에는 뭐하지만 군대 다녀오면 남자는 다 아저씨 취급인지라 부정할 근거가 없었다. 게다가 난 노안이라.....큭, 슬프다.
성혜도 안쪽으로 들어가 루리와 백리랑 인사를 했고 서애씨도 중간 좌석에 앉았다.
마지막으로 수정이랑 아람이, 둘이 비슷한 동네에서 살아서 한데 모여서 데려가기로 했으니 거기로 가면 된다.
약속 장소에는 보호자로 보이는 어른들이 두명 있었다. 아마 슬슬 출근 시간이라서 아마 아버지 쪽은 출근해서 못온것 같다.
나보다 먼저 시온이 차에서 내려서 이미 안면이 있는 두사람에게 인사를 건냈다.
"안녕하십니까?"
"아, 시온씨, 안녕하세요? 혹시 이쪽 분이 남편 되시나요?"
"네, 그렇습니다"
"안녕하세요, 최악이라고 합니다. 수정이랑 아람이 어머님 되시나요?"
"아, 네....."
나는 원래 눈매 때문에 첫 인상부터 망하니까 되도록이면 밝게 인사를 건내며 자기 소개를 했다. 내가 초월자가 된 이후로 항상 외모는 평범해도 눈매는 썩어서 인상이 드러운데 이건 내 영혼의 형질이 드러난거라 어쩔 수가 없다. 유전적인 요소도 있긴 하겠지만 그보다도 우선되는게 영혼의 형질이다.
"아저씨, 안녕하세요"
"앗! 저번에 그......읍! 아냐, 아무것도!"
수정이는 이미 눈치챈듯 덤덤하게, 아람이는 이제서야 깨달았다는 듯이 뭔가를 말하려고 하다가 이내 입을 막고 말을 돌렸다.
라쿤맨 가면을 썼어도 이미 나를 만난적 있던 사람은 대강 알아차릴 수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라쿤맨인 나와 그냥 나를 만나본 사람은 동일인물이란걸 알아차릴 수 있다.
내 친구들이 내가 라쿤맨이 아니라는걸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설마 10년지기 친구라도 참치 들고 깽판치는 가면 쓴 수퍼 히어로가 자기 친구였다는 소릴 믿으려고.
"애들은 저희가 잘 돌보겠습니다. 애들 또래의 비슷한 아이도 있어서 같이 잘 놀거예요"
"하지만 애들 안전이 괜찮을지 걱정이예요"
"네, 저번의 그 일이 있은지도 그리 많이 지나지 않았는데......"
수정이와 아람이네 어머니들은 저번 납치 사건으로 인해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듯 했다. 내가 라쿤맨이라고 밝히면 쉽게 해결될 문제겠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나는 백리와 루리를 팔기로 하고 슬쩍 차 안에서 노닥거리고 있는 두사람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기 있는 남매처럼 보이는 애들 두명 보이시죠? 한명은 저희 가게 직원이고 그 여동생이거든요. 둘 다 포스 유저라서 저번과 같은 일은 절대 없을겁니다"
"아! 그러신가요? 그러면 걱정을 덜었네요. 잘 부탁드립니다"
"저희 아람이가 워낙 손이 많이 가는 아이라서.....잘 부탁드려요"
"걱정마세요. 그러면 토요일날 뵙겠습니다"
인사를 드리고 수정이와 아람이를 차에 태웠다. 그리고 탈 사람이 전부 탔으니 목적지로 출발한다.
처음 가는 곳이라 네비게이션을 찍기 전에 시온에게 다시금 물었다.
"그 산이 무슨 산이라고 했지? 두, 두, 무슨 산이였는데"
"두류산입니다"
"아, 그렇지"
많이 산건 아니고 계곡 일대의 봉우리 두어개 정도 사서 큰건 아니다. 하지만 넓이가 넓이인 만큼 1,2억 정도로 살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네비게이션에 두류산을 찍어본 나는 순간 손가락이 멈췄다. 덜덜 떨리면서 생각을 거부한다.
"어디라고?"
"아, 이 두류산 맞습니다"
"구와아아악!!! 거기 가려면 내가 근무한 부대 인근 지나가야 하는데! 구와아아악!!!"
"앗! 형이 군대 거부증을 보이고 있어! 자기 자대 있는 방향으로는 오줌도 안눈다는 군바리들만 보이는 거부증세야! 확실해!"
"오빤 그걸 어떻게 알아?"
"나도 똑같은 군바리였으니까.......! 으으, 중대장 개새끼!"
"애들도 있으니까 쌍욕은 자제하십시오"
"아, 죄송해요"
백리도 성혜와 수정이, 그리고 아람이가 있는걸 깨닫자 자기 실수를 깨달은듯 조용해졌다.
"개새끼 가지고 뭘 그래요. 어차피 요즘 애들은 패드립도 치고 다니는데"
"어.....? 어?"
"요즘 초등학생도 알건 다 알아요"
수정이가 딱 잘라서 말했다. 확실히, 정보화 사회인 덕분에 초등학생이라도 많은 정도를 얻는다, 그중에서 욕이 없으리란 보장은 기적을 기대하는 것과 같다.
"아무튼 출발하자! 오늘 점심은 휴게소에서 먹은 다음에 저녁은 거기서 먹을거야"
"왜 휴게소에서 먹어요?"
"솔직히 휴게소에서 맛있는 것도 많은데 먹지 못한 것도 많지? 이번 휴가에서는 돈 걱정 하지말고 사고 싶은건 다 사도 좋아"
"와아아아!!!"
"아싸! 몇개 먹으면 질리니까 별로 안먹어서 돈 아까웠던 델리만쥬나 사먹어야겠다!"
"아, 그거 맛있지. 근데 네 말대로 몇개 먹으면 달달함 때문에 물려서......"
"나! 나! 나! 버터 오징어! 엄마가 그거 건강에 안좋다고 안사줬어!"
"전부 사줄테니까 걱정말고 먹을거나 생각해둬!"
나는 벌써부터 분위기에 들뜬 애들을 진정시키며 말했다.
여행은 자고로 이런 맛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