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29화 〉[인생 뭐 있나, 그냥 사는대로 사는거지] (29/507)



〈 29화 〉[인생 뭐 있나, 그냥 사는대로 사는거지]

다음날 시온은 나와 같이 외출을 준비했다.

보통 내가 먼저 일찍 일어나는 것에 비해서 시온 치고는 의외의 일이였다.

"나가서 여러가지 해야할 일이 생겼습니다"

"어제 그거 때문에 그래? 괜히 너 귀찮게 만든거 아니야?"


"어차피 제 일은 재택 근무라서 집에서 뒹굴뒹굴 거리는게 전부입니다. 가끔은 외출을 해서 움직여주는 것도 좋습니다"

"침대 위에선 많이 움직이는데"

"그거랑은 다릅니다"

시온은 핸드폰을 들고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아, 김 변호사님. 접니다. 오늘 시간 되십니까? 아, 네. 그러면 저희  앞으로 오십시오"


"저번에 말하던 변호사?"

"원래 로펌 쪽에 있던 사람을 개인적으로 고용했습니다. 제 모습이 이래서 신뢰도가 낮으니 변호사 동반해야 하는 일이 많습니다"


"계약서 같은거 쓰려면 그럴테니까. 그 몸이면 피곤하겠네"


오늘 아침은 샌드위치. 소스에 절여둔 양상추와 베이컨, 햄, 치즈등을 속재료로 넣는다. 버터를 두른 후라이팬에 구운  속에 꽉꽉 채워넣고 취향에 따라 머스타드나 캐첩을 조금씩 더 넣는다.

"머스타드 뚝뚝 떨어지는 샌드위치!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두툼한 베이컨! 햄! 치즈! 토마토에 양상추! 크, 맛이 없을 수 없는 조합이지"

시온이 먹으면서  의견에 동조하듯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렸다.

줄줄 흐르는 머스타드 때문에 잡고 먹기 불편했지만 그건 그거 나름대로 재미가 있었다.


밥 먹고 씻고 나갈 준비를 할 무렵. 밖에  한대가 정차 해 있었다. 우리집 앞에라도 주차하는건가 싶어서 따지러 나가려고 했는데 시온이 저지했다.


"마침 잘 됐습니다. 저희 김 변호사님 소개해드리려고 했는데 시간이 없어서 못했지 않습니까?"

"아, 저기 주차한 사람 김 변호사님 차야?"

잠깐만, 그런데 변호사라는 직업이 운전기사마냥 부르면 오는 그런 직업이였나?


"수임료 별도로 매달 1억씩 주면 그래도 됩니다"


"인정"


1억이 뉘집 개 이름도 아니고 놀아도 1억씩 주면 그럴만도 하다.


"차도 제가 뽑아준겁니다"

"그러면 새벽에 불러도 와야하는거 아니냐"


차 뽑아주고 월급도 1억씩 주면 시도때도 없이 불러도 운전기사 할 사람이 널리고 널렸다. 수임료도 별도라니 말 다했지.

나는 가게 나갈 준비를, 시온은 따로 일  준비를 하고 집 밖으로 나왔다.


"좋은 아침입니다. 사모님"


"아침부터 불러서 죄송합니다.  변호사님"

"뭘요. 평범한 직장인 출근 시간대지 않습니까? 저도 보통  때쯤 일어납니다"

30대 중반쯤으로 보이는 훤칠하게 생긴 장년인이였다. 네모난 뿔테 안경을 써서 젊었던 시절이라면 딱 모범생 분위기를 풍겼을 그런 사람이였다. 인상도 나쁘지 않고 시온이 고용한거 보면 신뢰할만한 사람으로 보인다.

나는 손을 내밀어 그와 악수를 청했다.

"이쪽은  남편입니다"

"최악이라고 합니다.  부탁드립니다"


"아, 김재환이라고 합니다"


악수를 하고 명함을 건내 받았다. 나도 뭐라도 건내주고 싶은데 치킨집 사장이 명함이 있을리 없어서 연락처 정도만 알려주었다.


"사모님에게는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아니,  이야길 들으셨길래......"

내가 생각해도 좋은 이야기가 나올만한 것은 없었다. 내가 깽판을 쳤으면 쳤지 좋은 이야기는 없다고 생각한다.

아, 시온이 말한거라면 조금 다를지도 모르겠다. 콩깍지가 씌이면 없던것도 보인다는데.

비슷한 예로 다른 사람은 이상성욕자 아니면 관심 없을 초등학생 몸매지만 나한테는 섹시해 보인다. 물론 시온이라서 그런거다. 초등학생한테는 관심없다.

"어차피 가는 길목인데 같이 타고 가십시오"

"아, 그래도 돼?"

"최 사장님은 차가 없으신가요?"

"자가용은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라"

비싼 차를 사도 관리 안하니까 그렇다.


애초에 나보다 느린 이동수단을 탈 필요가 뭐가 있을까. 여행갈  빼고는 없다.

"타시죠. 모셔다 드리겠습니다"


"변호사님을 이렇게 운전기사마냥 부려먹어도 되는건지 모르겠는데요......"

"사모님 없었으면 저는 아예 백수였거든요. 실제로 막노동판에서 굴러본 적도 있어서 운전기사 쯤이야 웃으면서 할 수 있습니다"


"아니, 변호사 아니셨어요? 뭔일 있었길래?"

"그 이야기는 가시면서 하시죠? 조금만 더 있으면 차가 막힐겁니다"


시온이랑 같이 준비하다보니 평소보다 늦게 나온 감이 있었다. 지금 출발해도 간당간당할것 같아서 우선 차에 탔다.


나는 조수석에 앉고 시온은 뒷자리에 앉혔다. 아침에 일찍 일어난것 때문인지 시온은 앉아서 졸기 시작했다.

"2년  정 의원 비자금 사건 기억 나십니까?"

"아, 한바탕  그거요? 그거 때문에 휠체어 타고 다니는 회장 얼굴 자주 봤었는데"


2년 전 쯤인가. 내가 군대 입대하기 전에 비자금 문제로 한바탕 터진 일이 있었다. 아마 탄핵 사건 이후로 생긴 사건 중에서 제일 큰거라고 생각되는데 유명 대기업 회장도 몇명 얼굴을 비치고 이름이 잘 알려진 국회의원도 나왔었던걸로 기억 난다.

군대에서 한창 그 사건 때문에 TV 틀면 뉴스에서 그 소리만 나와서 확실히 기억 난다.


"저는 억울한 사람을 변호하고 싶어서 변호사가 됬습니다. 죄를 지었다면 검사가, 억울하다면 변호사가 있는거라고 배웠으니까요"

"로펌 소속이셨다면서 그거랑 무슨 상관이죠? 국회의원 변호 해줬다고 욕은 먹어도 로펌에서 쫒겨나진 않았을텐데요. 변호사라도 좋아하는 일만 맡을 수 있는것도 아니고"

인생사 좋아하는것만 하면서 살 수 있다면 정말로 복 받은 일이다. 세상은 녹록치 않아서 의지를 꺽고 감내해야 하는 일이 많다.

비자금 쪽에 관련된게 아닌 이상 변호사가 큰일 날 일은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 로펌 회사쪽이 돈을 받아먹었나?


"사실 이 사건은 조용히 묻어버리려고 했습니다. 단시 정 의원의 차관 한명에게 덮어 씌우고요"


"거 우리나라 국회의원 맞네요. 꼬리 자르고 발뺌하고 나몰라라 하는건 특기니까요"

"그 차관이 제 선배였거든요"

가끔 자기가 인생과 자기 신념 사이에서 갈등하는 사람이 있다. 나도 오래 살았지만  비율은 전자 쪽을 선택하는 사람이 확실히 많다.

이 대한민국에서라면 더더욱, 내부 고발자는 해봤자 아무런 이득이 없는 법이다. 나라는 내부 고발자를 지켜주지 못하고 사회는 그런 사람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정직하라고 도덕적으로는 가르치는 주제에 정작 현실은 정반대다.

"고민을 많이 하다가. 억울한 일을 겪는 사람을 도우려고 변호사를 한건데 눈을 돌릴 수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다음은 뭐........"


"거 정직한 분이시네요. 우리 마누라가 사람 보는 눈 하나는 좋다니까요"

"하하, 사모님 덕분에 사무소도 하나 다시 차리고 열일하는 중입니다"

대형 로펌 변호사라면 돈을 버는건 얼마든지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그런 자리와 자기 인생을 두고 억울한 사람을 선택했다면 그 사람은 믿을만한 사람이다.

예로부터 이런 사람이 배신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있었다면 가족 걸고 협박하는 경우 정도다.

어느덧 명동 거리에 도착했다. 차가 들어갈 수 없는 공간이라 여기서 부터는 걸어가야 한다.


"저희 집사람  부탁드립니다"

"예, 걱정마십쇼. 사장님"


좋게 인사를 하고 멀어져가는 차량을 끝까지 보았다. 조금 걱정은 했지만 우리 마누라도 어디 가서 사기 당하거나 그러지는 않는 모양이다.

믿을만한 변호사를 알게 되서 다행이다. 나중에 누구 쳐서 깽값 물게 되면 연락하도록 하자.



* *  * *


"형! 형! 저 특성 하나  얻었어요!"


"이제야?"


"아, 고유 특성 만들어보라는 것도 며칠 안됐거든요? 이 정도면 빨리 한거 아니예요?"

"아니, 비교할만한 사람이 좀 재능이 쩔어줘서 말이지........"


내가 뭐 하나 배우면 똑같은걸 하루만에 깨우쳐 오는 괴물 새끼들이 있어서.......그런거 보면 재능 차이가 느껴져서 가끔 자괴감이 든다.

그래도 싸워서 이기는거랑 재능이 있는거랑은 별개지만.


"그래서, 네 특성이 뭔데?"

"이거 보세요"

우웅!

백리의 전신에 가이아 포스가 깃들기 시작했다. 자신이 품고 있는 것 뿐만이 아니라 주변에 있는포스마저 끌어들여서 피부 위에두른다.


마치 내가 능력을 이용한 간섭 역장을 두르는 것처럼 몸을 보호하는 비가시의 갑옷 같았다.


"방어막?"

"이거 뿐만이 아니예요"


백리는 가게 안에 쌓아 놨던 맥주 박스들을 한손으로 들어올렸다. 다섯 박스가 쌓여 있었는데도 신체강화를 하지 않고 한가지 특성만 사용한채로 말이다.

"방어막인 주제에 신체강화 능력이 보너스로 있는 모양이구나. 거 초능력 능력자물 보면 나올법한 흔한 기술이네"

"아, 씨! 고생해서 만들어왔는데 좀 칭찬해주면 어디가 덧나요?"

"특성 이름은 뭔데?"

"보강(補强)이요"


"더 강하게 한다는건 맞으니까.......신체를 강화하는 것과 방어력을 강화하는건 별개고. 그걸 하나로 합쳐서 쓴다는건 나름 효율적이긴 해. 근데 왜 외부의 가이아 포스까지 끌어들여서 쓰는거야?"


"네?"


백리는 무슨 말을 하는거냐는 눈으로 나를 보았다. 아, 본인 스스로도 눈치 못채고 있는 모양이다.

외부의 가이아 포스가 끌어당겨져 그의 몸에 흡수되는 모습은 좀 더 집중하지 않으면 보기 힘들기 때문에 다른데 눈돌릴 집중력이 없는 백리는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지금 너는 네 몸의 가이아 포스뿐만 아니라 외부에 흐르는 가이아 포스도 받아들여서 그 힘을 쓰고 있어. 그 효과가 딱히 그것만 있는건 아닌걸로 보이는데?"

"다른 효과가 있을거라고요?"


"응, 어떤건진 잘 모르겠지만"


단순히 힘을 아끼려는걸 수도 있다. 백리의 체내의 포스량은 많지 않았으니까 능력도 절약하는 방면으로 진화 했을수도 있다. 내세울건 가설 뿐이지만 생각하지 않는 것보다야 낫다.


"이건 최대로 써봤자 20분 정도 밖에 못써요. 포스량이 적어서요"

"열심히 단련하면 포스량도 늘어날꺼야. 별다른 일이 없으면 몇년은 지나야 본격적으로 싸워볼만한 양이 되겠지"


"년 단위로 걸려요?!"

"초반부터 치트 같은거 바라지 말고 차근차근 해봐. 날로 먹으려고 하지 말고. 군대도 2년은 빨리 갔잖아"


"그거야 그때는 존나 느리게 가잖아요. 지나고 나서야 빠르지"

문득 백리는 나에게 물어왔다.

"형도 일단 포스 다루기는 하잖아요? 포스량은 얼마나 되요?"

"그쪽 단위를 모르는데?"

"제가 저번에 쟀을 때 7200GP정도라고 들었어요. 지금이랑 차이는 있을 것 같지만 비슷할걸요?"


"가이아 포스라서 GP야? 뭔놈의 차력 쓰게 생겼네"


"형이 부를 신은 있고요?"

"응, 스사노오"


"왜 일본신이예요? 아니면 닌자 만화 봤어요?"

"아무튼 난 포스량 가지고 떠드는거 의미 없어"


"왜요?"


"힘 자체는 무한하거든"


"치트키 썼어요?"

솔직히 치트키나 다름없는거라 나도 할말이 없다. 그치만 내가 만든건 아니고 친척이 만든거 배운거니까 나 말고 원작자한테 가서 따지렴.


"비법 같은거 있어요?"


"무공 알지? 무협 보면 나오는거"


"네.....아! 혹시?"

"무공 하나 배우고 있거든. 기를 받아들이는 내가기공은 이거 하나 배워서 어디든 다 써먹고 있지"

주먹을 지르는 권법, 발로 차는 각법, 내가 배운 무공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단전에 기를 쌓는 내가기공은 오로지 단 한개만 배우고 있다.

무한의 허기와 위장을 가진 괴물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자신도 무한이 되어야 하는 법이다. 그러기 위해서 창안된 무공이다.


"탐심무량기공(貪心無量氣功). 내가 배운 심법 이름이야"

"건곤대나이라던가 구양신공 같은게 나올줄 알았는데요. 아니면 흡성대법이라도"


"너 은근 전통 무협 무공 알고 있구나? 사실 기반이 되는 무공은 흡성대법이긴 해"

"저도 좀 가르쳐주세요"


"안돼"

".......생각해본단 말도 못해줘요?"

"이건 누구나 배울 수 있지만 아무나 배울 수 없는 무공이야"


이 무공을 창안한 녀석의 모티브가 그거다. '누구나 배울  있지만 아무나 배울 수 없는 것'.

기회는 동등하게 주어지지만 결과를 내는건 자기 자신이라는 뜻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녀석도 나를 포함한 몇명 외에는 알려주지 않았다.


"마공은 아닌데 마공보다  위험한거야. 착한 사람이 배우면 별 문제 없지만 나쁜 사람이 배우면 괴물이 되버려"

"그럼 안배울래요"

"빠른 결단 훌륭하다 백리야"

탐심무량기공은 크게 5단계로 나뉜다.


흡기(吸氣) - 그저 기만 흡수하는 가장 기본적인 경지.


흡정(吸情) - 기를 흡수하는게 능숙해져서 사물에 깃든 생명력도 빨아들이는 경지.

흡물(吸物) - 생명력 뿐만이 아니라 물질 자체도 흡수하는 경지. 이쯤 되면 숨을 들이쉬어도 내쉬지 않는다. 오로지 흡기 뿐.

흡신(吸身) - 입이 아닌 몸 자체로 숨을 쉬는 경지. 인간이 완전히 피부호흡을 할 수 있게 되어서 코와 입을 막아도 살 수 있게 된다.


마지막으로 무한(無限).


"기맥을 통하지 않아도 단전 스스로 외부와 통하게 되서 단전이 변화하지. 약간의 깨달음이 더해지면 단전 자체가 결정화 되어서 스스로 에너지를 발산하는 인피니티 포스 코어(Infinite Force Core)가 완성돼."

"왜 무공의 완성형 이름이 난데없이 영어예요? 그냥 폼나게 무량심단(無量心丹)같은걸로 부르면 안되요?"


"내가 만든게 아니라서 잘 모르겠어. 아무튼 쓰면 이능 계통 에너지는 무한이라고 생각하면 돼. 수준에 따라 출력의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그럼 포스라도 좀 나눠주면 안되요? 보니까 포스만 따로 보급해주는 유저도 있는것 같던데. 형도 할 수 있을거 아니예요"

"지금 시동 꺼둔 상태야"


"엔진 같은거예요?"

그냥 일반적인 단전과 인피니티 포스 코어의 차이점은 단전은 몸에 귀속되는 이능력에 일종이라면 인피니티 포스코어는 영자기관이다. 영혼에 귀속되기 때문에 환생을 거듭해도 언제, 어떤 몸을 쓰더라도 쓸 수 있다.


그치만 죽을 때에는 코어를 잠재운다. 쓰지도 않을 차의 시동을 걸어두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환생한 뒤로 쓸일이 없어서 일단 아직 코어는 잠자고 있지만 언제든시 시동 킬  있다. 물론 시동을 꺼둬도 가사 상태의 심장마냥 조금씩 방출하는 에너지만으로 포스 유저든 적성종이든 짓눌러 죽일 수 있다.

"어지간해선 시동 켜놓고 싶지 않아. 키는건 쉬운데 끄는건  어려워서 귀찮아. 게다가 성격 나올 수도 있고"


"뭔 성격이 나온다고 그래요?"

"생각을 해봐. 눈 앞에 좆같은 선임 새끼가 지랄 한바탕 하는데 네 손에 총이 있으면 아무리 착한 사람이라도 조금은 나쁜 생각이 들지?"

힘이란건 가지고 있기에 휘두르고 싶은 법이다. 갑질하는 놈들의 논리도 그렇다. '내가 이만한 힘을 가지고 있으니까 이런짓 해도 돼'라는 공식이 성립되기에 사회에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만연하다.

고작 주먹만한 구슬 하나로 이 지구의 모든 에너지 자원이 커버가 되는 무한한 힘은 그냥 가지고 있는걸로도 충만한 느낌과 자신감을 가져다준다. 애초에 탐심무량기공이 욕망의 산물이니만큼 그럴만도 하다.


나도 어지간하면 참어. 다만 패드립이랑 시온 들먹이면 그 순간 개판이 되는 마술이 펼쳐지는 것 뿐이지.

"다행히 어지간한 일들은 인피니티 포스 코어 없이 되서 그냥저냥 하고 있지. 솔직히 이번 생에 이거 시동 걸만한 일이나 있을까 싶다"


"형 완전 사기캐......잠깐만요. 저번에 일본의 마스터 유저 때려눕혔다면서요.  상태로 팬거예요 그럼?"


"응"

"전력도 아닌데 그 정도면 도대체가......."

"내 전력은 안보는게 제일 좋아"


보는 날이 있다면 지구 망하는 날이다.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말은 스파이더맨의 벤 삼촌이 하는 명대사지만 반대로 그 힘으로 할  있는게 영웅적인 일에만 한정된건 아니다.

애초에 라쿤맨은 취미고 내 본업은........

"형, 전화 왔어요"

"아, 응"

주머니 속에서 진동이 울려서 핸드폰을 꺼내 화면에  사람의 이름을 보았다.


조인형 팀장이였다. 혹시나 나설 일이 있으면 전화 하라고 했었는데 설마........

[최악씨?]

"설마가 나보다 사람 더 많이 죽인 연쇄살인범 같은데 맞아?"


[네, 부탁 드릴 일이 있습니다]

불길한 예감이 팍팍 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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