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6화 〉[인생 뭐 있나, 그냥 사는대로 사는거지] (16/507)



〈 16화 〉[인생 뭐 있나, 그냥 사는대로 사는거지]

넨도로이드. 캐릭터를 데포르메 해서 만든 피규어의 일종이다. 크기도 일반적인 피규어보다 훨씬 작고 귀엽다는 느낌이 물씬 풍긴다. 피규어가 개라면 넨도로이드는 강아지라고 비교할 수 있을 정도로.

아무튼 넨도로이드는 한개도 산적 없는 사람은 있어도 한개만  사람은 없다는 말이 있다. 냅두면 자기 지갑을 제물로 동료가 증식한다.

"일단 보컬로이드 계통은 전부 사겠습니다"

"파생캐도?"

"당근빳따죠쉬바!"

일단 가장 유명한 미쿠에 린, 렌이랑.......앗, 유즈키 유카리도 있다. 얘는 보이스로이드일텐데? 아무렴 어때. 배가 산으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되는 법이다. 아차, 배가 서울가면 안되긴 하지만.

앗, 키즈나 아이 피규어다!


슬쩍 장바구니에 넣었다.

".......역시 빈유파"

"시끄러. 난 거유도 좋아해. 거유냐 빈유냐 고르라면 빈유를 고를 뿐이지"

"정상적인 남자라면 큰걸 고르는 법입니다"


"나는 비정상적이여서 작은걸 골랐다. 됐냐?"


"그래서 절 선택했으니까 비정상적이여도 봐주겠습니다"

"넌 빈유가 아니라 로리인거고"

"성장 가능성이 없으니 빈유입니다"

이런데서는 칼도 안들어간단 말이야. 약은 녀석 같으니.

나와 시온의 장바구니에는 벌써 몇개나 되는 피규어가 쌓여 있었다. 그냥 봐도 들고가는데 지장이 생길것 같다. 아니, 무게는 문제 없는데 부피가 영. 적당히 묶어서 포장해도 두,세박스는 나올것 같았다.


"걱정 마십시오. 이런데는 원래 해외 배송도 해줍니다"

한큐에 걱정이 날아갔다.

대충 눈에 띄는건 다 고르고 계산대에 시온이 간지나는 블랙 카드를 내밀었다.


"계산은 어떻게 해드릴까요?"

"일시불로 부탁드립니다"

"네,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많은 피규어를 단 한번의 카드 긁기로 구매했다. 깜장 카드 굉장하네. 아니, 신용 카드라도 할 수는 있겠지만 무게감이 다르다.

"영수증 좀 보자. 얼마나 나왔어?"


"대충 30만엔 조금 안되게 나왔습니다"


"쇼핑 한번에 300만원이라. 첫 시작부터 볼만한데"


"어차피 가장 가격 높은 품목입니다. 동인지라던가 그런게 30만엔 이상 나올리 없지 않습니까"


"혹시 몰라. 전자 제품같은걸 사면 넘을지도 모르지"


"우리집 컴퓨터도 제가 직접 맞춘 풀사양인데 살 필요가 있겠습니까"


"아, 그랬어? 어쩐지 렉도 안먹고 잘 돌아간다 싶었지"

어지간한 그래픽 좋은 게임들 설치하고 돌려도 렉 먹는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 어디 제품인가 궁금 했는데 시온이 직접 맞춘거면 납득이 간다. 외계인이 직접 맞춘건데 지구 게임으로 렉 먹는게 오히려 이상할듯.


피규어는 가게에서 국제 택배로 보내달라고 하고 나오니 걸음이 가볍다. 다음은 어딜 보러 가볼까.


"다음은 동인지입니다"

"앗, 설마 다음 목적지는 토라노아나야?"

"속된 말로 호랑이 구멍이라고 합니다. 그치만 거기 말고 다른데로 갈겁니다. 요즘 토라노아나는 남성향보다 여성향 쪽이 많아서 별로입니다"

"넌 여자거든......그러면 멜론북스?"

"본고장의 멜론 쌓기를 보고 싶습니다"

이쪽 계통에서 유명한 브랜드를 몇 찾아 보라면 그중에서 멜론 북스라는 가게가 있다. 토라노아나에 비하면 조금 부족할지는 몰라도 일본 전체로 보면 점포 수는 이쪽이 위다.

대신 아키하바라의 가게는 작다. 오히려 다른 지방 점포가  클 정도로. 하기사 아키하바라 땅값이 비싸긴 하지.

유명 브랜드라고 하기에는 아담한 점포. 그렇지만 그만큼 안에서 반겨주는 거대한 무언가에 시선이 쏠린다.

"이게 바로  멜론 쌓기!"


"뭔가 다보탑 보는 느낌인데"


멜론 쌓기란, 멜론 북스에서 잘 나가는 작품을 나선형으로 쌓아 천장에 닿을 정도로 만든 진열 방식이다. 뭐든 크고 높으면 볼만 하지만 오덕으로서 이런걸 보면 어쩐지 더 감격스럽다.

생각해봐. 돈으로 탑 쌓아놓으면 그것만으로도 감탄사가 나오지? 그런거랑 비슷하다.


"이번에 새로 나온 신간입니다. 하나 사시겠습니까?"


"일본어잖아. 한국에 정발 될텐데 그때 안사고?"


"기념품입니다. 기념품"

"그래, 그래.  위에 있는거 뽑아보고 싶은거지?"

내가 대충 눈치채고 시온의 겨드랑이 사이에 손을 넣어 들어올려 주었다. 맨 위에 천장에 거의 닿을락 말락한 곳의 책을 뽑아든 시온이 의기양양하게 팔을 벌리고 Y자 형태의 자세를 취했다.

"덕질만세!"


"대놓고 그런거 하면 쪽팔리지 않아?"


"멀쩡한 성인 남성이 하면 바보 취급 당하겠지만 미소녀가 하면 애교로 봐줄 수 있습니다"

"큭, 나도 다음에는 미소녀가 되어야지!"


"그럼 다음 생에는 농후한 민달팽이 레즈 섹스를  수 있는겁니까?"

일단  이야기는 내가 죽기 직전에 하자. 아무튼 여기도 여러가지 동인 작품들을 사니 손이 무거워졌다. 책 같은 부류는 부피도 작아서 수십권을 사도 직접 들 수 있으니 나만 좀 고생하면 된다.

단순하게 근력 쯤이야 능력 안써도  단위도 문제 없다. 능력 쓰면? 과장 조금 보태서 별도 들어올릴 수 있다. 애초에 그건 근력으로 판단할게 아니지만.


피규어 가게와 동인샵을 들르고 나니 벌써 오전이 지나갔다. 점심 먹을 시간이 되었으니 아까 생각했던 메이드 카페가 떠올랐다.


"메이드 카페 가서  먹을래?"


"사랑을 답아 캐첩으로 하트를 그린 오므라이스라도 먹고 싶은겁니까? 그건 제가 집에서도 해줄 수 있지 않습니까?"

"너는 메이드 보러 가고 싶으면서  그러냐"

"아니, 오또케 알아찌!"


외형만 여자지 안은 취향은 남자인거랑 다르지 않은 녀석이 뭘 아닌 척이야.


집에도 간호사 복이라던가 메이드복이라던가 각각 두어벌 정도 있다. 한번 쓰면 세탁할 때 골치 아파서 그렇지 가끔 쓰기도 하고.

.........세탁 업소에 맞기는거? 쪽팔려서 어떻게 그걸 가게로 들고가냐. 그리고 거기에 묻은게 뭔지 알고. 그냥 내가 세탁하는게 속 편하다.


그리고 메이드복이란 자고로 그냥 입은게 아니라 아무리 아르바이트나 직업이여도  그 옷을 입고 '봉사한다'란 것에 의미가 있는거지 그냥 코스프레를 하려는게 아닌 이상 의미가 없다.


"사실 메이드 카페는 처음입니다. 아무리 그래도 혼자서 가기에는 타인의 시선이 신경 쓰이는 곳이라 간적이 없었습니다"


"왜? 오덕질 하는 사람들이나 그쪽 계통에 빠삭한 사람들도 자주 가는 곳일텐데?"


"그래봤자 저 혼자지 않습니까. 같이 갈만한 사람은 당신 밖에 없습니다"

"크으, 제대로  신혼 여행 분위기 나네. 감흥 새로운 장소에 가는게 재미있어서 좋지"

"그 장소가 메이드 카페인건 둘째치고 말입니다"

아키하바라에는 메이드 카페가 여러곳 있다. 각양각색 각자 속성에 맞춰서 있어서 좋아하는 곳으로 가는게 좋다.

여자가 좋아할법한 집사 카페도 있고, 뱀파이어 메이드 카페도 있는데다. 심지어 여장남자(흠) 메이드 카페도 있다.

"당신 지금 뭔가 예쁘장한 남자애라면 사귀어도 나쁘지 않을것 같다는 표정 지었습니다"


"잠깐만, 그게 구분이 가냐?"

"얼마나 같이 있었는데 그거 하나 구분 못하겠습니까. 그리고 저도 여자애 같은 남자애라면 찬성입니다"


"여자애 같은 남자애나, 남자애 같은 여자애나"

"둘 다 좋습니다"


시온이 양손의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어올리며 채고다! 양성애자! 같은 의기양양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어서오세요, 주인님!"

메이드 카페에 들어서자 짧은 치마에 활동성을 중시한 개량 메이드복을 입은 메이드들이 인사하며 환영해 주었다.


앗, 저 메이드복 은근히 시온이 집에서 몇번 입던 것 보다 치마가 짧은데.......역시 노출도와 매상은 반비례한다는 슬픈 현실을 반영한건가. 훌륭하다, 훌륭하다 자본주의 놈들!

"뭘 힐끗힐끗 쳐다보고 있습니까?"

"아, 미안. 불편했냐"


"통 작게 훔쳐보기보다 당당하게 보십시오"


"그쪽으로 불편했냐!"

실제로 머릿속으로 드는 생각은 저런 메이드복을 시온이 입으면 어떨까, 하는 이미지만 떠오른다.

흠, 귀여움은 -30점이지만 색기는 +80점이다. 한번 입혀보고 싶은데......아, 이런데는 직접 입어볼 수 있는 서비스도 있지만 성인 여성 사이즈를 구비 해뒀다면 시온은 입을  없다.


"차라리 직접 만들거나 주문 제작을 하는편이 쌀겁니다"

"성장폼으로 입어보던가?"

"성장폼 하루 유지하는데 소모되는 에너지가 얼마인지 알면 그런 말이 쏙 들어갑니다. 괜히 자주 변신하는게 아닙니다"

"그 에너지 내가 주면 되잖아"

"설마 그 에너지가 단백질은 아니길 바랍니다........좋아하긴 하지만"

이렇게 생각하면 속 궁합도 좋구만. 나는 에너지 무한 생산. 시온은 에너지 무한 저장. 아주 그냥 천생연분이네.

"주문 도와드릴까요? 주인님?"


"아, 이거 오므라이스랑.......흠, 후식은 파르페로?"


"하나 시켜서 나눠먹으면 좋을것 같습니다"

"그러면 오므라이스 두개랑 파르페 하나요"

"네! 감사합니다!"

잠시 후에 주문한 메뉴가 나왔다. 오므라이스와 함께 캐첩병을 들고 온 메이드 직원은 먹음직스러운 노란 계란 지단 위에 뭐라고 쓸지 물어보았다.


"어떻게 써 드릴까요?"

"전 그냥 하트 모양이요"


"저는 카와이하게 별 모양으로 그려주십시오"


썰어달라는것도 아니고 별 모양으로 그려달라는건 또 뭐야.


아무튼 중요한건 맛이니 한입 먹어 보았다. 메이드 카페의 요리는 이쪽이 메인이 아니기 때문에 종종 질이 떨어지곤 하지만 여기는 그냥저냥 무난하게 먹을만 했다. 그래서 일부러 오므라이스를 시켰다. 원래 오므라이스는 누가 해도 맛없기 어려운 메뉴니까.


시온도 그럭저럭 입에 맞는지 군말없이 먹고 있었다.


"무슨 달고나 모양 맞춰서 쪼개듯이 별모양으로 퍼먹고 있어?"

"존중입니다. 취향해주십시오"


"반대 아니냐 그거"

밥을  먹자. 주문했던 파르페도 나왔다. 크기는 그리 크지 않은 와인잔에 담긴 파르페였지만 밥을 먹은 두사람이 나눠먹기에는 충분했다.


가격이 조금 비싸다 싶었는데 싸구려라도 마카롱 한개 얹어주는거 보니까 그런대로 봐줄만 하다. 이거 단가만 따지면 그래도  줄어들겠지만.


"마카롱 드시겠습니까?"

"반죽에 밀가루 섞은 싸구려는 좀 그런데"


"하긴, 밀가루 섞은 것과 섞지 않은건 맛의 차이가 좀 큽니다"

마카롱은 반죽에 밀가루를 섞냐, 섞지 않냐에 따라 싸구려가 갈린다. 섞는 쪽이 훨씬 가격이 싸고 만들기도 쉽지만 먹으면 확실하게 구별할 수 있다.

섞은 쪽은 퍼석퍼석한 것에 비해 섞지 않은 쪽은 마카롱 특유의 겉은 바삭하고 안은 쫀득한 맛이 잘 살아 있다. 아마 마카롱 파는 곳을 잘 찾아보면 천원 정도의 물건이 있는데 상당수가 밀가루 섞은 양산품이다.


인건비랑 재료비 생각하면 싸게 나올 수 없는 물건이긴 하지......공장으로 돌리려고 해도 만들기 까다로운 물건이라. 비쌀 수 밖에 없다.


디저트나 먹으면서 한가롭게 메이드도 구경하고 사람들도 보았다. 주로 한 덕질 할것 같은 사람들이 꽤나 있는게 역시 아키하바라라는 느낌이 와닿았다. 동질감이 느껴진다.

"다음은 어디로 가보시겠습니까?"


"음, 전자 상가 쪽이나 가볼까? 아까 보니까 역 옆에 바로 하나 있던데"

"전자 제품 살게 있습니까?"

"구경이지 뭐, 그리고 그렇게 크면 딱히 전자 제품만 팔지는 않을테고 말이야. 전자 상가라기 보다는 복합매장 같은 느낌일껄"

다음 목적지를 정해두고 점심 계산을 마친 뒤에 아키하바라  옆에 있는 전자 상가로 소화도 시킬겸 가볍게 걸어갔다. 차량 통행이 제한되어 있어서 차로로 걸어갈  있는게 탁 트인 느낌이라서 기분이 좋다.


"그런데 코미케 가면 그냥 동인지 사고 코스프레 구경만 하고 올거야?"


"다른거 뭔가 하고 싶은거 있습니까? 아, 직접 코스프레를 해본다던지"

"그것도 나쁘진 않은데 너랑 내가 코스프레 할만한게 있냐?"


"찾아보면 다 있습니다. 게다가 저는 모든 캐릭터를 전부 수용 가능하니 문제 없습니다"


예전부터 생각한건데 양판소 보면 드래곤들이 폴리모프로 인간 변신하면 꼭 생각해본게 있다.

그걸로 코스프레 하면 개쩔것 같다는거. 그런말도 있잖아. 나한테 메타몽이 있다면 그걸 존나 예쁜 여자로 변신시켜서.......크흠.

"머리야 가발로 대체하면 되겠고. 준비해야 하는건 소품 정도입니다. 흠........생각해보니 해볼만한 코스프레가 있습니다"

"뭘로 할건데?"


"그건 비밀입니다. 아무튼 소품은 제가 준비할테니까 걱정 마십시오. 남은건 코스프레 하고 가는 것만 하면 됩니다"


"뭘 하려는건지 불안한데"


설마 나한테 노출도 높은걸 시키려는건 아니겠지. 남자가 노출도 많아서 어디다 써먹으려고.


적당히 이야기 하는 사이에 전자 상가에 도착했다. 얼핏 보면 백화점 같이 보이지만 어디까지나 메인은 전자 제품 쪽이고 나머지는 곁다리다.

"......어라?"

"무슨 일 있습니까?"

"아냐, 별로.......만나지만 않으면 되니까"

기감에 걸리는 거슬리는 기척을 무시하며 아직은 평일이라 사람들이 적은 상가를 여유롭게 아이쇼핑하기 시작했다.

"온김에 뭐라도 하나 사갈까 생각해봤는데. 일본 제품이랑 우리나라 제품이랑 콘센트 규격이 다르더라"


"나라가 다르니 어쩔 수 없습니다"


"제대로 규격 맞춰서 쓰면 얼마나 좋아. 거리 단위도 마일이랑 미터랑 따로 쓰니까 불편하더만"


"그건 그렇습니다. 미국 우주전함이 워프 프로그램에 미터법이랑 야드법을 잘못 써서 목성에 들이박아버린 대형 사고도 있었습니다"

"뭐여  SF적 교통사고는.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


"워프란게 잘못 건들면 피보는 기술이라.......목성 내부의 밀도와 워프로 인한 공간장.  외 기타등등 요소가 뒤섞여서 목성이 폭발했습니다. 물론  여파에 지구는 날아가서 문명 하나가 어이없는 실수로 망해버린 케이스입니다"

"야, 장난 아니네. 우주 개발해도 망하는건 한순간이구나. 어지간해서 우주 개발트리  문명이 망하는 경우는 드문데"

나도 시온도 오래 살아오고 여러 문명을 봐온지라 스케일은 큰데 어이없는 사건을 본 적이 있다. 그런데 이건 실수한거에 비해 결과가  크네. 단위  틀렸다고 문명 하나가 날아가냐.


이야기는 대강 끝내고 전자 제품 구경이나 하기로 했다. 적응하는건 빠르지만 그래도 전자제품에 신기능이 나오면 여러가지로 깜짝 놀랄 때가 있다.

예를 들어서 TV같은 경우는 그냥 방송사 프로그램이나 챙겨보던 때가 있었는데 요즘은 집에서 영화도 보고, 원하는 방송은 무료로 풀리면 그때그때 볼 수도 있고 하니 기술의 발전은 역시 짱짱이라는 생각이 든다.

뭐, 언제나 좋은 쪽으로 발전하면 정말 좋겠는데 말이야.


"그래도 꽤 괜찮은 제품들이 많습니다. 일본이라 그런지 특이한 물건도 있고. 이거 보십시오. 계란모양 가습기입니다"


"아, 이거 인터넷에서 봤는데. 요즘은 가습기도 이렇게 작게 나오는구나"


딱히 생활에 필요한 물건이 아니더라도 생각보다 신기한 물건들이 많았다. SF적인 세계에 환생했을 때는 이것보다 더 신기한 물건도 본적 있지만 어디까지나 21세기를 살아가는 지구인 시점에서는 재미있었다.

솔직히 마누라랑 신혼여행 와서 쇼핑하러 다니는데 재미없겠냐.

"그러고 보니 우리 카메라 같은거 있습니까?"

"핸드폰으로 찍으면 되잖아"

"기념사진은 카메라로 찍어서 뽑은 다음에 액자에 걸어두는게 로망이 있습니다"


"그럼 하나 사볼까?"

매장 직원에게 물어보니 카메라 매장은 5층에 컴퓨터 매장과 함께 있다고 한다.


"5층이라, 거기선 좀 주의하자"

"왜 그렇습니까?"


"이 지구 기준으로는 좀 쌘놈이 있어"


"포스 유저입니까?"


"응, 아까 전부터 서성이고 있는데 그래도 신경 안쓰면 그만이야"


"그럼 얼마나 강한 사람입니까?"

"음........"

대충 기감을 넓혀서 비교 해봤다. 범위는 내 의지역장의 최대치에 비하면 적지만 조금 신경 쓴 정도로.


"일본에서는 제일 쌔"


동아시아권에서 TOP 3안에 들더라.


내 대답에 시온이 화답했다.

"캐허접이지 않습니까"

너어는 진짜 나쁜 놈이다 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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