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화 〉[인생 뭐 있나, 그냥 사는대로 사는거지] ※19씬 포함.
나는 시온에게 다가가 키스를 했다. 뜨거운 입술에 내 입술을 맞추고 혀를 집어넣었다. 서로 맞닿은 입술 사이로 단 와인이 흘러 들어왔다.
그 와인을 마시고 그것도 모자라 그녀의 입술을 핥았다. 그러나 갈증을 사라지지 않고 더욱 단것을 탐했다. 입술을 넘어서 그 안에 있는 혀를 핥고 빨았다. 마치 집착처럼 조금도 떨어지지 않고 계속해서 그녀와 입술을 맞대었다.
좀 더, 좀 더, 그렇게 탐욕스러운 열기가 계속해서 나를 재촉했다. 나는 그녀의 전부를 원했고 그녀도 내 전부를 원했다.
이윽고 나와 시온이 서로 떨어진 것은 자그마치 15분이 지나서였다. 오로지 키스 하나만으로 그 시간을 보냈다.
"하아........."
서로 뜨거운 숨을 토해냈다. 숨은 단순하게 뜨거움을 넘어서 서로에 대한 욕망이 가득 담겨 있었다. 그 욕망에 호응하듯 그녀의 숨결이 나에게 와닿자 나는 조심스럽게 그녀를 안아 들어올렸다.
"씻고 할래?"
"저는 괜찮습니다"
"그런 나라도........"
시온이 꼬옥, 하고 내 목을 끌어 안아왔다. 이번에는 장난스럽게 내 입술 위에 가볍게 자신의 입술을 가져다 대어 귀여운 느낌으로 키스했다.
"개인적으로, 비누 냄새 나는 것보다 약간 땀 냄새 나는걸 더 좋아합니다"
"패티시 하고는"
"당신도 마찬가지지 않습니까?"
내가 뭐라 할 처지는 아니다. 나도 솔직히 샴푸나 비누 냄새 보다는 땀 냄새 쪽을 더 좋아하니까.
땀도, 침도, 애액도 흘리지만 배설은, 그러니까 화장실은 가지 않는다. 그래서 뒤로 할 때는 일부러 준비 할 필요가 없어서 좋은데 아쉬운게 있다면 오줌도 나오지 않는다.
".........필요합니까?"
"그쪽 플레이는 조금 하드한데"
"저희 업계에서는 포상입니다"
나는 시온을 그대로 침대로 데려가 살포시 눕혔다. 어린 몸이지만 예전부터 여자로서 격은 그녀는 묘하게 색기가 있었다.
"기왕 신혼 첫날밤이니. 평범한 것보다 조금 다른게 낫지 않겠습니까?"
"어떻게 하게?"
시온이 살짝 미소를 지었다. 이윽고 그녀의 몸이 변하기 시작했다. 어린애의 모습에서 완벽한 성인 여성의 모습으로.
크진 않지만 아담하게 솟은 가슴. 확연한 여성으로서 부푼 엉덩이. 아름다운 그녀의 은발도 원래는 어께죽지보다 조금 길게 내려왔었지만 지금은 허리춤까지 내려오는 장발이 되었다.
인간미가 없어 보이는 무표정한 얼굴만 뺀다면, 아니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인간으로 느껴지지 않는 미모의 여성이였다.
"어떻습니까?"
"너 그거 에너지 소모 있다고 꺼리는거 아니였어?"
"꺼리지만 안하는건 아닙니다. 오늘 같은 날이면 더더욱"
시온의 몸은 평소의 초등학생 같은 모습이 디폴트다. 거기에서 뭔가 좀 더 변화를 준다면 그녀에게 축적된 에너지를 소모한다.
"당신 취향은 잘 알고 있습니다. 금발에, 안대, 그리고 빈유 아닙니까?"
"언제적 취향을........"
"사람은 그리 쉽게 변하지 않는 법입니다"
시온이 자신의 은발도 어느새 금발로 바꾸었다. 자신의 힘으로 만들어낸 검은 안대로 한쪽 눈을 가린다. 어쩐지 어떤 소설에서 나올법한 캐릭터 같은 모습이였다. 물론 겉보기 나이는 이쪽이 더 많고 가슴도 작다. 굳이 말하면 슬렌더한 체형이다.
"저 나름대로 서비스입니다"
"그럼 나도 최대한 서비스를 해줘야지"
어른의 체형이 되어서 전에는 체격 때문에 하기 힘들었던 체위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나와 시온은 침대 위에서 서로의 옷을 벗겨주며 흥분을 끓어 올렸다.
시온의 입술이 내 혀를 흝고 내려가 목을 문다. 아마 내일 목에 키스 자국이 생겨 있을듯 싶다.
서로 속옷까지 전부 벗겨내고 알몸이 되었다. 서로 끌어 안으니 데일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뜨거운 체온이 느껴진다. 날씨는 여름이지만 오히려 그 뜨거움이 더 좋았다.
내 자지는 진작에 발기 되어 있었다. 여기서 서지 않으면 발기 부전이지.
"전희는........."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만......."
시온은 부끄럽다는 듯 고개를 돌리면서 손으로는 자신의 그곳을 살짝 벌려 보았다. 이미 끈적한 애액이 흐르고 있었다.
원래는 불감증까진 아니더라도 둔감증이라서 전희만 하더라도 시간 단위로 잡아야 했던게 시온인데 나랑 지내면서 익숙해지다 보니 흥분하는 것도 빨라진듯 하다. 요컨데 조교 되었다는 소리다.
"이런 음란한 몸이 되어버린게 누구 때문인데 그런 이야기를 하는겁니까?"
"미안"
"아무리 불감증인 종족이라도 하루에 수십번씩 누적해서 몇백년을 하다보면 감도가 올라가는 법입니다"
"노력의 승리지"
시온을 침대에 눕히려던 찰나. 그녀가 내 손목을 잡고 당겨 나를 먼저 침대에 눕혔다. 그리고 내 위에 올라 탔다. 흔히 말하는 기승위다.
아래의 시야에서 보니 그녀의 봉긋 솟은 가슴과 더불어서 배까지 내려오는 곡선이 요염해 보인다. 슬쩍 나도 모르게 그녀의 허리 부근에 손을 얹었다.
"오늘은 제가 위입니다"
"당하는거 좋아하던 녀석이 어쩐일로 의욕이래?"
"당신도 당하는거 은근 좋아하지 않습니까?"
굳이 말해서 S냐 M이냐를 물으면 S쪽이라고 말할 것이다. 아니, 그렇다고 귀축은 아니고 우는 아이가 귀여워 보이는 수준 있잖아. 시온은 은근히 M적인 성향이 있어서 자기가 움직이는 것 보다는 해주는 쪽을 좋아한다.
시온은 한껏 치솟은 내 자지를 잡고 조금씩 움직였다. 귀두 끝 부분을 자신의 질 입구에 맞대고 잠시 뜸을 들인다.
그녀의 애액이 끈적하게 질에서 내 귀두를 타고 흘러 내려온다. 이윽고 그녀가 몸을 숙여 천천히 삽입을 시도하기 시작했다.
쯔걱.
"읏........."
"어?"
평소의 어린애 같은 모습일 때면 몰라도 지금 그녀는 성인 여성이나 다름 없는 모습이다. 내 자지의 반만 들어가도 많이 들어갔던 몸에 비해서 전부 들어가도 이상하지 않을 몸이다. 하지만 어느정도 들어가자 조금 걸리는 느낌이 들었다.
뭔가 막 같은것이 있는 듯한 느낌이........앗.
"너 설마 처녀막도?!"
"첫날밤 아닙니까. 생각해보니 처녀막 재생 수술도 있는데 제가 못할건 없습니다. 오히려 너무 늦게 깨달은 감이 있습니다"
"아픈거 싫어하는 녀석이......."
"아픈건 싫어하지만 쾌락이 동반된 고통이라면 꽤나 좋아합니다. 색다른 느낌이라서"
하지만 이래서 일부러 기승위를 하려고 했던 것이였다. 만약 내가 평소처럼 했었다면 처녀막이 있는줄도 모르고 그대로 삽입해서 한번에 고통이 밀려왔을거다. 은근히 약았네.
그녀가 허리를 움직여 몸을 낮추면서 조금씩 깊게 삽입하기 시작했다. 한번에 큰 고통은 몰라도 조금 작은 고통이 지속되는건 참을만한 모양이다.
"앗, 아흑.......읏"
1분 정도 길면서 짧은 시간이 흐르면서 어느새 내 자지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그녀의 몸속 깊숙하게 들어갔다. 애액과 함께 붉은 피가 함께 흘러서 침대 시트를 적셨다.
그녀랑 섹스한게 한두번도 아니고 진짜 첫경험이였던 때에도 해봤지만 가짜라도 처녀혈을 보니 뭔가 감회가 새롭다.
"하아아앙......!"
전부 삽입했다는 목표 달성과 함께 긴장이 풀렸는지 고통과 신음성이 담긴 한숨을 토해냈다. 몸은 긴장이 풀렸다고 하지만 아래쪽은 반대인지 전혀 다른 느낌의 조임과 주름이 그저 삽입만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자극해 오고 있었다.
"괜찮아? 무리하는거 아니지?"
"겨, 겨우 처녀막 찢어진 걸로 호들갑 떨지 마십......아읏?!"
슬쩍 허리를 튕기자 그 반동에 시온이 신음 소리를 내뱉었다. 처녀막이 있어도 처음은 아니기에 이미 그녀도 오르가즘을 느끼고 있었다. 내가 이쪽 분야에 척척박사라서 아는데 아까 완전히 삽입 했을 때 가볍게 한번 갔다는데 내 불알 한쪽 건다.
"어떻습니까? 이번 당신의 몸을 분석해서 가장 좋은 궁합을 가진 자궁과 질을 구현했습니다"
"야아, 움직이지 마. 막 그러면 지금으로도 쌀것 같아"
"헤에"
이미 고통 따위는 가셨는지 시온이 엉덩이를 들썩였다. 찔걱이는 소리와 함께 그녀의 엉덩이가 위아래로 흔들어졌다. 어린애의 모습일 때는 너무 조여서 큰일이였다면 지금은 감싸는듯 하지만 뜨겁고 기분좋게 꾸욱 조여오는 조임과 은근히 귀두 부근을 자극하는 질 주름이 빠르게 자극하고 있었다.
"너 임마.....! 나중에 복수 할테다!"
"그건 다음 기회를 노려 보십시오. 하읏, 오, 오늘은 제가 리드할겁니다.......앗, 읏!"
찌걱 찌걱 찌걱!!
그녀의 애액과 내 쿠퍼액이 섞여서 피스톤 운동으로 만들어내는 소리와 그녀의 엉덩이가 내 살과 부딪혀서 만들어내는 소리가 뒤섞여서 질척하고 음란한 소리를 방 안에 요란하게 울렸다.
그녀의 맹공에 조금도 버틸 수가 없었다. 외계인의 연산력으로 만들어낸 생식기는 딱 내 성감대만 공략하고 또 기분좋은 조임을 준다. 오로지 나만을 위해서. 그런 생각이 드니 긴장이 확 풀리면서 반사적으로 시온의 허리춤을 잡고 내려 질 안 가장 깊숙하게 사정했다.
그녀도 잠시 숨을 고르며 사정의 여운을 느끼기 시작했다. 비너스의 언덕 윗 부분의 내 자지의 끝 부분이 아직 정액을 토하고 있을 부분을 손가락으로 매만지며 음.....하고 옅은 신음성을 내고 있었다.
"언제 해도 재미있는 느낌입니다. 이걸로 오랜만에 제가 가기 전에 당신이 먼저 갔습니다"
"너 아까 삽입 할 때 가볍게 한번 갔었잖아"
"........그런적 없습니다"
"뭐, 그래. 이번에는 네가 이겼다고 치자고"
대신 2차전 이후로는 한점도 안내줄 생각이다.
나는 몸을 일으켜서 이번에는 반대로, 내가 그녀의 위인 정상위로 바꾸었다. 이제 내가 공격으로 나갈 차례다.
"앗, 일단 적어도 한번 뺀 후에......."
"내일 아침까지 뺄 생각 없는데?"
"그런, 아흑?!"
내일 아침까지 삽입된 상태로 계속 할거다. 펠라치오나 애널같은건 오늘 무시한다.
"도, 도대체 얼마나 할 생각입니까?"
"기왕 신혼 첫날밤이니까 열심히 해야지"
초월자에게 정력은 의미가 없다. 같은 초월자끼리 한다면 아마 년 단위로 내내 섹스만 하면서 살 수도 있을껄.
내가 아는 녀석은 마누라랑 방안에 틀어박혀서 일주일동안 안쉬고 천번이나 했다. 단순히 과장이 아니라 진짜로. 그걸로 차원단위 신기록을 찍어서 여러 의미로 전설이 된 녀석이다.
물론 나도 그럴 수 있지만 적어도 절제할 줄은 안다. 하반신 버서커도 아니고 섹스에 목맬 필요가 있냐. 그놈은 한창인데 동정이여서 그런거고. 중이 고기맛을 알면 절간에 빈대도 안남는다잖아.
"적당히 40번 정도만 하자"
"꺄아아아아아앙!"
* * * *
결국 시온이랑은 다음날 아침이 될 때 까지 어울렸다. 40번까지 한다고 했는데 사실 30번 이후로는 귀찮아서 센적 없다. 그래도 아마 40번은 넘기지 않았을까.
정력이 정신 나간거 아니냐고 물으면 내가 아는 어떤 미친 새끼는 일주일 동안 아내랑 방에 틀어박혀서 천번을 찍었다. 하기사 환생 한 후에 항상 비동정이였던 나와 달리 저쪽은 동정에 나보다도 강한 초월자니 쌓인게 많았겠지. 원래 늦게 배운 도둑질이 더 무섭다고 하잖아.
"시트가 축축하게 젖었습니다. 이거 좀 민폐인 것 같은데........."
"팁이나 좀 두둑히 두고 가자"
이럴줄 알았다면 호텔은 호텔이라도 러브 호텔을 찾아볼걸 그랬다. 시온이 '스, 스무살이예요'하고 들어가면 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아, 그건 픽션이였으니까 예외인가. 여권을 들이밀어서 확인 시켜줘도 안들여보내줄 것 같다.
"코미케는 내일 모레였지? 가는 길에 뭐좀 먹고 돌아다녀 볼까?"
"아키하바라"
"..........!!!"
나는 시온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여기서 거리가 있긴 해도 지하철 타고 갈 수 있는 거리이며 하루라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구경할거 다 구경하고 올 수 있다.
생각보다 일주일이 짧은듯 하다. 좀 더 길게 잡아서 2주 정도로 했었으면 좋았을텐데. 지금이라도 연장을 할 수 있지만 한국에 있을 백리랑, 서애씨가 걱정되서 못한다.
뭐, 다음을 기약해야지. 해외여행 같은게 평생 한번 있을것도 아니고. 정 뭐하면 적당히 국내 여행이나 가야지. 더럽게 비싸긴 하겠지만.
지갑이랑 물건 몇가지 챙겨서 호텔에서 나왔다. 아, 팁은 천엔짜리로 몇장 두고 왔다. 솔직히 어제 저지른 상황이 좀 그래서.......모텔도 아닌데 너무 용썼다.
아무튼 목적지는 아키하바라. 오타쿠들의 성지라고 불리는 그곳이다. 입국 심사에서도 '방문 목적이 무엇인가요?'라고 물으면 '아키하바라'한마디로 넘어갈 수 있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로 서브컬처에 풍족한 곳이다.
"돈은?"
"블랙 카드를 들고 왔습니다. 가게에서 이쪽부터 이쪽까지 달라는 말을 할 수 있습니다. 역시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제일입니다. 머니 이즈 진리"
"진리는 왜 또 영어가 아닌건데. 한국어로 할건지 영어로 할건지 둘중 하나만 해라"
"Ee-gaku BB-toug Ka?"
"최소한 태양계 언어로 해라"
"정확히는 화성어입니다"
"거 다국어 능력자라서 좋겠다. 발성 기관으로 발음하긴 하는거야?"
"앗, 아이스크림 가게입니다. 마침 갈증 났는데 잘 됐습니다"
"얼렁뚱땅 넘어가는것 정도는 봐줄께. 다만 민트 초코맛으로 먹어라"
"구와아악!"
시온이 토하는 시늉을 하며 역겨움을 표현했다. 나나 시온이나 각자 성향 차이는 있어도 공통점은 몇가지 있는데 그중 하나가 민트 초코를 싫어한다는거다.
으으, 그 치약맛 나는거 왜 먹지. 그냥 집에서 치약 짜먹으면 될껄.
서른 한가지 아이스크림을 파는 아이스크림 체인점에서 서로 콘으로 하나씩 사서 먹었다. 나는 무난하게 아몬드 봉봉으로 골랐는데 시온은 거 참 미묘하게도 '엄마는 외계인'을 골랐다.
"외계인이 먹는 엄마는 외계인.........거 참 조합 끝내주네"
"나중에 제 아들이 먹으면 재미있을것 같습니다. 스포일러이자 복선이 되는겁니다"
"아직 자식 계획은 조금 이르지 않아?"
"가끔 설정 플레이로 '임신해랏!'하고 질내사정 연발해봤자 흥이 안살지 않습니까? 때론 혈기에 저질러보는 것도 나쁘진 않습니다. 돈이던 시간이던 부족한건 없고"
"직장이 그렇잖아. 치킨집 말고 본업쪽"
본업쪽 일은 보상으로 시온을 받은거나 마찬가지다. 선불이니까 기왕 하는거 열심히 뛰어 줘야지. 나는 말하자면 하청같은 거라서 위에서 내려오면 발로 뛰어봐야 한다.
일 들어오는 텀이 평균 수십년이긴 하지만 확실하게 정기적으로 들어온다. 방금 말했지만 보수는 시온이나 마찬가지라 선불이여서 피할수도 없다.
"나중에 우리 자식의 가정 조사 때 아버지 직업을 '대마왕'하고 떡하니 적을수는 없는 노릇 아닙니까"
"왜? 간지나잖아"
"요즘은 대마왕 보다는 일반인이 트렌드입니다. 무직으로 무쌍 찍는 것 모릅니까"
"남자 새끼가 무직이면 부끄러운줄을 알아야지 개뿔이"
"당신 가끔 여자로 환생할 때도 있지 않습니까"
"뭐, 왜, 뭐, 내 성 정체성 따져보자고? 이제와서?"
과연 남자로도, 여자로도 환생하는 환생자에게 성 정체성 같은게 있을거라고 생각하는건가? 물론 남자로 환생한 적이 많아서 성격은 그쪽에 가깝다고 하지만 여자로 태어나서 임신도 해본적 있다. 그쪽으로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지 딱히 상대의 성별에 구애받지 않는다. 시온이 로리가 아니라 쇼타가 된다고 해도 사랑하는데는 문제 없을껄. 여차하면 다음 생에는 내가 여자가 되면 되겠고.
"그런적 없지 않습니까"
"왜? 한번 하고 싶어서 그래? 그러면 다음에는 내가 여자로 하고 네가 남자로 해서 하는걸로 하자고. 아, 그러는 것도 처음이긴 하네. 네 동정은 내가 떼주다니 이것도 한번 해볼만한 플레이겠는데"
"좀 지나야 해볼법한 이야기는 나중에 하고 다른걸 이야기 해봅시다. 새로운 플레이의 개척이라던가"
"아키하바라 가니까 코스프레 용품이나 사가자"
"딱히 간호사복이나 메이드복 취향도 아닌 주제에 슬쩍 넘어가려고 하지 마십시오"
"그럼 뭘 하려고?"
"음, 개인적으로 해보고 싶은 플레이가 있습니다. 얇은 책에서나 나올법한 강간 플레이 말입니다"
"야, 야, 아무리 그래도 난 그런 취향은 없어"
"은근히 사디즘 기질이 있는 주제에 설득력이 없습니다. 그리고 전 은근히 마조히즘 기질이 있어서 찰떡궁합입니다"
"그런 이야기 듣고싶지 않았거든?!"
개인적으로 얇은 책도 순애물로 찾아보는 마당에 강간 플레이라니. 조금 꺼려지는 부분이다. 부부 생활을 수백년 정도 해왔지만 시도 해본적 없는 부분이기도 하고.
........조금 흥미는 있는데.
"펠라를 하면서 억지로 목구멍 안쪽까지 쑤셔 넣는다거나 상대는 신경쓰지 않고 오나홀처럼 다룬다거나, 그런 플레이면 좋을것 같습니다. 물론 제가 싫다고 해도 만족할 때까지 계속 하는걸로"
"으어, 으어어어........."
여자애가 더 적극적! 앗, 추억의 얇은 책 제목처럼 되었다.
그치만 뭐, 시온이 바라면 한번쯤 해봐도 좋을것 같다. 부부 관계가 시들해지면 부부 생활도 소원해지는 법이다. 나야 언제나 정력적이여서 그런적이 없었다지만 원활한 부부 관계를 위해서 새로운 플레이는 개척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상대를 여자가 아니라 도구로 보는 강간 플레이라. 좀 매니악하긴 한데. 시온 이 녀석 취향 참.
"언제나 곱게 다뤄주니까 가끔은 거친것도 느껴보고 싶어서 그런겁니다"
"알았어. 나중에 하자, 나중에"
"참고로 제가 준비하는건 이게 1탄입니다. 2탄과 3탄도 있습니다. 중요 복선이자 메인 이벤트니 기억해 두십시오"
"도대체 뭘 준비하길래 그러냐"
"나중을 위한걸로 남겨두겠습니다. 기대해도 좋을겁니다"
솔직히 기대감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걱정도 있다. 도대체 뭘 하려고 그렇게 기대하게 만드는건지 모르겠다. 이거는 예측도 못하겠는데.
이런저런 잡다한 이야기를 하다보니까 아키하바라에 도착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일본 대중교통은 쓰레기다. 국뽕 빨고 싶은게 아니라 일본 철도는 요금도, 노선도 던전마냥 복잡하게 꼬여 있어서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헤메기 쉽다.
그런고로 일본 여행하는 여러분은 확실한 조사나 현지인, 아니면 관광 패키지를 통해 여행하도록 합시다.
그나마 치안이 좋다는게 다행이다. 미국마냥 총기 휴대가 가능한 국가는 아니니까.
"아키하바라 도착입니다. 벌써부터 덕질의 냄새가 풍겨오고 있습니다"
"덕질의 냄새는 또 뭐여"
사람들이 꽤나 바글바글한 거리가 눈에 띈다. 단순히 사람만 많은게 아니라 호객 행위를 하는 사람도 메이드라던가, 화려한 복장을 입은 사람이 있어서 상당히 재미있는 구경거리가 많았다.
여기도 오랜만에 와본다. 환생할 때도 지구에 매번 환생한건 아니라서 텀이 몇백년 단위로 벌어지기도 했고 그때마다 아키하바라에 온건 아니라서 신선한 느낌이다.
코스프레를 한 사람의 모습도 종종 눈에 띈다. 아마도 코미케 때문에 준비한 사람도 있을지도 모른다.
일단 피규어나 동인지를 먼저 둘러보고 구경하러 전자제품 쪽을 봐야겠다. 밥은.......메이드 카페에 가서 먹을까. 시온 녀석도 메이드 좋아하니까 오히려 자기가 먼저 가자고 할지도 모른다.
"먼저 피규어입니다! 피규어! 넨드로이드를 사서 한국으로 택배를 붙입시다!"
"이 녀석 간만에 섹스 아닌걸로 흥분했구만. 그만큼 열정적일만한 일이냐?"
"당신이랑 만나기 전까지 덕질은 가챠만 하기로 마음 먹었었습니다. 지금의 저는 리미트 해제 상태입니다! 집에는 이미 덕질용 진열실도 따로 만들어 뒀었지 않습니까?"
"아, 맞다 유리 진열장 있던 방이 그 용도였냐?!"
아무튼 좋아하는것 같아서 좋네. 나는 손 잡고 먼저 빠르게 걸음을 옮기는 시온의 뒤를 따라갔다.
..........로리거유 헤스티아님 피규어도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