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화 〉[인생 뭐 있나, 그냥 사는대로 사는거지] ※19씬 포함.
시온의 풀네임은 시온 하논. 하논이라는 이름은 자기 종족명이다.
지금 중요한건 그녀의 종족은 불감증까진 아니더라도 둔감증이 있어서 어지간한 자극으로는 반응하지 않는다. 요컨데 섹스도 흥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물론 어렵다는거지 성적으로 흥분하지 않는다는건 아니다.
"적어도 그 몸으로는 첫날밤인데. 조금 무드있게 하는게 좋지 않습니까?"
쯔읍.
끌어안은 시온의 입에 키스를 한다. 나보다 조금 체온이 높은것 같은 따뜻한 입술이 맞닿고 그 사이를 혀로 파고들었다. 어느것 하나도 나보다 큰것이 없어서 마치 사탕을 입안에 넣고 굴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귀엽게 느껴질 수준의 작은 혀가 내 혀와 뒤섞여왔다. 떨어지기 싫다는 듯이 얽혀서 서로의 혓바닥을 핥는다. 약간 술냄새가 났지만 나도 마찬가지다.
나와 시온은 키스를 한 채로 침실로 향했다. 처음 온 집이지만 침실 찾는건 쉬워서 금방 도착할 수 있었다.
"아, 잠깐.......씻고 싶습니다"
"냄새 신경 안써"
"그렇지만 하기 전에 씻는 편이......앗"
나는 끌어안고 있던 그녀의 몸을 침대에 눕혔다. 씻어야 한다는 그녀의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입술에서 입을 떼고 천천히 아래로 내려간다.
목덜미에 입술을 대고 혀로 핥아 보았다. 내 착각인것 같은데 조금 단맛이 나는것 같았다.
손은 그녀의 상의로 향해 서서히 옷을 벗겼다. 단추를 풀고 브라도 필요없을 정도로 납작한, 하지만 그래도 봉긋 솟은 가슴과 그 끝의 분홍색의 유두가 흰 피부와 어우러져서 아름답게 보인다.
"너는 언제나 변함이 없네. 나는 환생할 때마다 달라지는데"
"모습이야 마음대로 바꿀 수 있지만. 지금은 기본형태로 하는편이 좋지 않겠습니까. 이걸 제일 좋아하기도 하니 말입니다"
"내가 로리콘이라고 하는 투다?"
"빈유파라고 해봤자 저를 좋아하는 이상 설득력이 없는거 아십니까?"
나는 대답하지 않고 그녀의 가슴에 입을 맞추었다. 예쁜 분홍색 유두를 혀로 핥으면서 동시에 빨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시작하니 시온쪽도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신음소리를 내뱉지는 않았지만 얼굴이 붉어졌다. 조금 흥분했다는 증거다.
나는 입을 놀리면서도 손을 가만히 두지 않았다. 손으로는 이어서 하의마저 벗기고 나도 옷을 벗어 같이 침대에 누웠다. 오늘은 이 몸으로는 처음이니까 평범하게. 그래서 정상위로 서로 마주본다.
그녀의 체구가 워낙 작아서 눈을 맞추면 아래를 맞추기가 어렵다. 그래서 한번 더 키스를 한 후에 전희를 위해서 손을 시온의 하반신으로 내렸다.
"뭐라고 해야되나. 할 때마다 내가 범죄자가 된것 같아서 좀 그래"
"그래서 별로입니까?"
"배덕감이 쩌는데 흥분되는건 내가 개새끼란 뜻이겠지"
나이는 나보다 많은데 초등학생의 모습이라 몸도 초등학생의 몸이다. 아래에는 털도 나 있지 않은 깨끗하고 흰 음부는 막 내린 흰눈이 쌓인 땅을 보는것 처럼 더럽히고 싶었다.
내 자지는 커녕 손가락 두어개 들어가기 힘들어 보일 정도로 닫혀있는 그녀의 음부에 손가락을 댄다. 그리고 문질러가면서 반응이 오기를 기다렸다.
쓸어올리면서 가뜩이나 작은데 더욱 작은 그녀의 클리토리스를 문지른다.
"읏......."
"벌써부터 반응 오다니. 쌓였었어?"
"당신이야 성장기 합쳐서 20년이였겠지만 저는 한창때로 100년이나 독수공방했었습니다"
"그럼 힘내줘야지"
내 손가락에 어느새 질척한 애액이 뭍어나왔다. 조금 긴장을 풀어주려고 나는 검지 손가락을 서서히 그녀의 안에 집어넣었다.
쯔걱.
"웃?!"
"한동안 못했더니 역시 좁아진것 같은데?"
"그러면......"
시온은 부끄러운듯 내 귓가에 대고 작게 속삭였다.
"당신이 넓혀주면 되는거 아닙니까? 예전처럼"
"..........."
쯔걱, 찌걱! 쯔즉, 쯔걱! 찌걱, 찌걱!
"앗, 갑자가 왜 빠르게, 앗, 윽?!"
"그렇게 말하는데 흥분 안하면 남자가 아니지"
시온은 갑작스레 빠르게 진도를 나가자 깜짝 놀라 내 목 부근을 끌어안았다. 점차 그녀의 음부에서 흘러내오는 애액의 양이 많아졌다. 그동안 쌓인게 많았는지 내 손이 다 흥건해질 지경이였다.
그녀는 내 손가락의 감촉을, 나는 그녀의 질벽의 감촉을 느끼면서 키스를 나눴다. 아까와는 다르게 그녀의 뜨거운 숨을 맛볼 수 있었다.
팔이 슬슬 아파올 정도로 손가락으로 애무를 하고 이제 본 게임으로 들어가야 할것 같아서 자세를 다시 잡았다. 그녀의 끈적한 애액이 흐르는 입구에 귀두 끝부분을 가져다 대었다. 조금씩 넣으면서 나아갈 때마다 끈적하고 따뜻하면서도 타이트하게 조여오는 감촉이 느껴졌다.
여자의 조임이 일반적인 남자가 손으로 하던 조임보다 약해서 자위만 하던 사람이 지루가 될 수 있다고 어디서 들었는데. 그녀의 조임은 손으로 하던것 과는 차원이 다르다. 허리에 제대로 힘을 주지 않으면 빼는것 조차 조금 힘들 정도였다.
"앗, 아흣........"
내 자지가 무식할 정도로 큰건 아니였지만 평균에서 조금 큰 정도였다. 그러나 그녀의 체구가 워낙 작아서 전부 들어가지도 않는다. 가장 깊숙하게 넣어 귀두가 자궁구에 닿았을 정도인데도 손가락 두마디쯤 덜들어갔다.
"전생보다는 좀 작아진것 아닙니까?"
"그럼 테크닉으로 보충해야지"
찌걱!
"아흑?!"
허리를 움직여 귀두만 들어가 있을 정도로 뺐다가 한번에 밀착해 피스톤 운동을 했다. 동시에 그녀의 입에서 뜨거운 신음성이 터져나온다.
그 반응이 좋아서 다시금 계속해서 허리를 움직였다. 자지를 빼낼 때마다 찐득하게 달라붙는 그녀의 질벽을 긁어내면서 애액이 흘러나온다. 이미 침대 시트에는 질척하게 젖어서 한번 빨아야 할 정도였다.
시온은 박을 때마다 몰려오는 쾌락에 나를 끌어안고 뜨거운 숨을 내 목덜미에 토해냈다. 그 숨이 미약이라도 되는건지 나도 더 흥분에 겨워서 허리놀림을 빠르게 했다.
위아래로 움직이면서 거칠게 박아넣는다. 그녀의 약점은 잘 알고 있으니 빼고 쑤실 때 마다 그 부분을 긁어내리면서 더욱 그녀를 자극해간다.
질컥, 찌걱, 찌극, 쩌걱!
"앗, 흑....아흑, 핫♥"
그녀의 목소리에서 좀 더 간드러지는 소리가 났다. 절정이 멀지 않았다는 증거다.
좀 더 빨라지는 그녀의 허리놀림에 맞추어서 나도 속도를 내었다. 철석, 철석, 엉덩이가 맞부딪히면서 나는 소리가 방안에 울렸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나는 시온의 질내에 깊게 사정했다.
"아핫.......♥"
울컥거리면서 좁은 그녀의 질내에서 더이상 공간이 없자 점점 정액과 애액이 섞인 것들이 그녀의 음부에서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조금씩 뒤로 움직여 자지를 빼내자 쯔벅! 하고 공기 빠지는듯한 소리가 난다.
"오랜만에 한거라, 조금 만족스러웠습니다"
"조금?"
"한번가지고 될것 같습니까?"
"나도 한번으로 끝날것 같았어?"
대충 한번 정리한 뒤에 이어서 가려고 했는데 그렇게까지 도박해오자 나는 다시금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예전처럼 망가마냥 정신나간 정력왕급은 아니더라도 오늘 10번은 찍어보자.
* * * *
다시금 이해하기 쉽게 자기 소개를 해볼까.
내 이름은 최악. 가장 최(最)자에 악착할 악(齷)자를 써서 최악이다. 의미는 그럭저럭 나쁘진 않은데 하필이면 발음이 그래서 망했다. 뭐, 괜찮아. 우리 집안 이름은 다 이렇거든.
저어기 사촌 이름은 최길현이라던가, 최강인이라던가. 의미를 모를 정도로 이상한 이름이나 발음상 기묘한 이름을 가진 경우가 많다.
특이 사항으로는 환생자. 지금까지 환생한 횟수를 세는게 좀 걸릴 정도로 몇번이나 환생해왔던 프로 환생자다.
환생하면서 배운 것들이 많기에 적어도 어디가서 즉사할만한 실력은 되서 별다른 일이 일어나지 않으면 유유자적한 생활이나 보내고 있다.
건들면 얄짤없이 끝장내버리지만.
다시 말하지만 나는 건들지만 않으면 무해한 타입이다. 이기주의자라 욕해도 할말 없을 그런 사람이다.
휴게소에서 적성종이 출현해 사람들을 죽이고 다녔을 때도 구할 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구하지 않았던 것도 내가 힘을 드러내서 귀찮아지는게 싫어서 나서지 않았던거다.
지금의 나한테는 이 삶에서 얻은 내 친구나 아내인 시온만 무사하면 그걸로 끝이다.
"아침밥 다 됬습니다"
"아, 미안. 일부러 고생해줬네. 내가 차려도 됬는데"
"남편 아침밥 만들어 주는것도 오랜만이니까 제가 해도 됩니다. 메뉴는 김치 볶음밥으로 했습니다"
"아침부터 볶음밥이야? 기름에다 볶은거라니"
"그래서 좋아하지 않습니까?"
"물론이지. 소시지는?"
"비엔나입니다"
"계란은?"
"두개씩 부쳐놨습니다"
"크, 결혼 생활도 오래하니까 취향같은거 다 알고 있으니 편하네"
외형은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은발의 여자아이. 마치 인형처럼 미모도 뛰어나지만 딱딱하고 표정이 없는 얼굴 때문에 삭막해 보이는 느낌이 있다. 하지만 오래 지내다 보니 아주 미묘한 표정 변화도 알 수 있어서 대략적인 감정 파악이 가능하다.
그녀의 이름은 시온 하논. 꽤 예전부터 알고 지낸 부부 사이다.
나와 같은 환생자지만 그녀는 여러번 환생한 나와 달리 딱 한번 환생했다. 그러나 인간으로 환생했던 나와 달리 그녀는 하논이라는 종족으로 환생했기에 수명이 없는거나 마찬가지다.
그녀 바로 위에 태어난 하논도 항성이 탄생하고 끝나는거 두세번쯤은 봤을 정도니까 말 다했다. 천살도 안된 그녀는 한참 어린 편이다.
참고로 그녀가 어린거랑 외형이랑은 상관없다. 인간이 아닌 형태에서 억지로 인간의 형태를 취하느라 변한 기본형일 뿐이고, 그 증거로 가장 나이가 많은 하논 종족의 인간형은 기껏해야 중학교 남학생 정도로 보인다.
............전생중에 시온이랑 있으면 더러온 페도필리아 새끼라고 들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원래 인간쓰레기였지만 거기서 더 아래로 떨어져서 이제는 내성이 생겨버렸다.
"이제 뭘 하실겁니까?"
"으음, 우선 가게나 차려야 하지 않을까. 놀고 먹자니 너무 폐 끼치는것 같고. 자본만 빌려주라"
"솔직히 제가 먹여 살려도 되니까 놀고 먹어도 됩니다"
우리 마누라 최고다!
생각해보니 그것보다 더 중요한게 있었다.
"혼인신고서 먼저 내야지?"
"아, 잊고 있었습니다"
"결혼식은 올려봤자 올 사람도 별로 없고. 조촐하게나마 올리면........흠, 나쁘진 않은가"
"우선 서류만 내놓고 결혼식은 천천히 생각해보도록 합시다. 전에 몇번 했으니 결혼식도 별로 생각이 없습니다"
"언제 한번 사람들 모아놓고 거창하게 한번 열었으면 좋겠네"
"제 하객을 초대하면 사촌 오빠도 와서 분위기 망칠겁니다"
시온의 외형은 자유자재로 바꿀수도 있지만 하면 에너지 소모가 있다. 본인도 맞지 않는 옷을 억지로 입는 느낌이라 싫다고 해서 항상 초등학생의 외형으로 다니기에 결혼식도 저 모습으로 하곤 했다.
전생 친구들이 신부 모습 보고 쓰레기 보는 눈으로 보던건 지금 생각해도 떠오를 정도다. 몇백년이나 지난건데.
"사업 종목은 뭘로 하실겁니까?"
"치킨집"
"역시 문과는 빠른 치킨 트리입니다"
"이과도 마찬가지 아니냐. 그런데 너, 건물 가지고 있다는건 어디에 있는거야?"
"명동에 있습니다"
".........거기 땅값 무지 비싸잖아"
적성종들이 인구 밀집도가 일정 이상인 곳에는 자주 출현한다고 하지만 그 비중은 기껏해야 한달에 한번 나올까 말까하다. 게다가 그런 곳은 가까운 곳에 KFU 지부가 있기 때문에 금방 출동되고 공사를 해둬서 쉘터도 몇군데나 있다.
물론 조금은 떨어졌어도 우리 나라에서 손꼽히는 비싼 땅값을 자랑하는 동네라 지금도 일반 사람들은 작은 건물 내기도 힘든 곳이기도 하다.
"제 주력 사업은 건물이 아닙니다. 역시 제 주력은 주갤러가 유일하게 못하는겁니다"
"그러다가 말아먹지 마"
"미국 펜타곤 해킹하고도 눈치 못챌 실력인데 허접한 주식 작전쯤이야 눈치 못채겠습니까"
현대 지구 문명 수준의 전자 통신 기기 정도는 아무런 장해도 되지 않는 시온 앞에서 컴퓨터니 뭐니 해봤자 굼뱅이 앞에서 주름잡는 격이다.
"앞으로 한두달쯤은 치킨집 차리는데 준비하는 시간으로 해둘까. 흥할만한 레시피나 만들어둬야겠다"
난 요리 잘한다. 문명 사회의 경우엔 자격증도 자주 땄었고 한평생에 최소 50년을 잡아도 그거 곱하기 10번만 해도 500년이다. 요리에 그정도의 세월을 쏟았는데 못하는게 이상하지.
재료 공급처도 알아봐야 하고, 유동 인구의 연령별도 파악해야 하고. 꽤 준비할게 많다.
"카드 하나 드릴테니까 알아서 쓰십시오"
"카드가 깜장색인데 내가 예전에 봤던 그거지?"
"생각만큼 드문건 아닙니다. 혜택도 요즘에 비하면 별로 좋지도 않고, 그냥 간지용으로 만들어둔겁니다. 1년에 3억 정도 써야 하는거니 팍팍 써주십시오"
아메리칸 엑스프레스 센추리온. 흔히 블랙 카드라 불리는 한도 무제한의 카드다.
블리자드 사의 CEO인 마이클 모하임이 한국에서 관객 전원에게 피자 쏠 때 썼던 카드라고 하는데. 실제로 그 사람이 이 카드 가지고 있는지 아닌지는 잘 모른다.
"너 나중에 뭐 주식업계의 큰손이라거나 그런거로 나오진 않겠지?"
"제 손은 작습니다"
농담으로 대답 회피하는거 봐라. 그렇지만 골치 아픈 일이 생겨도 시온의 일이니 나서서 해결해줄 마음은 있다.
이 녀석, 얼마나 돈을 벌어놓은거야.
"제가 명동에 사놓은 건물은 총 2채입니다. 하나는 이미 옷가게로 자리 들어섰고, 다른 하나는 가게 하나 들어설 자리가 있으니 거기로 가시면 됩니다"
"보러 가도 돼?"
"같이 갑시다. 위치는 직접 안내해 주는게 빠르지 않습니까"
평일이라서 명동이라도 사람은 적을거다. 정말 사람이 붐비는 때라면 역시 주말만큼 비교되는 날도 없다. 그 밖에 또 있다면 공휴일 정도겠지.
나와 시온은 외출준비를 했다. 별건 없고 나는 그녀가 사놓은 옷을 대충 걸쳐입으면 끝이였다.
"차는 한대밖에 없었어?"
"저는 보통 택시 타고 다니고 차는 어제 그거 하나 사두었습니다. 솔직히 차가 두대 필요할 일이 있을줄은 예상 못했습니다"
"차 버리고 오지 말껄. 그거 멀쩡하려나"
이제와서 후회해 봤자 늦었다. 나와 시온은 근처에서 택시를 잡아타고 명동으로 향했다. 택시 기사 아저씨가 수상한 눈으로 우리들을 쳐다보긴 했지만 어물쩍 넘어갔다. 승객에게 말을 거는 친화적인 기사분들도 있지만 그런쪽은 아니였나보다.
이윽고 명동에 도착해서 그녀와 함께 중심가 쪽으로 들어간다. 완전히 중심가 쪽에서 그녀가 한 건물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기가 명동의 건물 두채중 하나인 곳입니다"
"이야, 장사 잘 되겠네. 난 옷에는 관심 없겠지만 자리에 인테리어까지 합쳐지면 보통 장사는 잘 되지 않냐?"
"사장이 수완이 있어서 잘 되고 있습니다"
아기자기한 느낌의 옷가게였다. 2층의 바닥을 없에서 트인듯한 느낌을 만들어 넓게 만들어놓은 건물은 바깥에서 봐도 절로 눈길이 간다. 패션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바깥에 전시해둔 옷들을 시온에게 덧씌워서 보면 어느것이던 마음에 들어서 하나 사주고 싶다.
"가게 들일 수 있는 건물은 이쪽입니다"
옷가게 쪽에서 5분정도 걸어서 도착한 건물은 넓이로만 따지면 아까 본 옷가게보다 큰 곳이였다. 다만 1층에는 가게를 두개를 놓을 수 있도록 나뉘어져 있었다. 하나의 크기는 약 15평 정도 할까. 작게 치킨집 차리면 테이블도 많이 들어가진 않을 크기다.
뭐, 어차피 너무 많으면 내가 못버틴다. 아무리 능력이 좋아도 혼자서 천마리, 만마리를 튀기는데는 시간이 걸리는 법처럼 오히려 적당한 수준의 인원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손님한테도 정성어린 치킨을 내올 수 있는거다.
내가 정식으로 요리사는 아니지만 그래도 요리를 해오면서 쌓은 자부심이 있다. 남자가 '프로게이머도 아니면서!'라고 들으면 할말이 없지만 '게임 존나 못하는 새끼가!'라고 들으면 일단 쌍욕한 후에 PC방으로 그놈이랑 끌고 가는거랑 같은 이유다.
"2층은 카페에 옆가게는 일본식 정식집이네"
"2층의 카페도 커피보다는 케익같은 디저트 부류의 중시의 개인 카페입니다. 별다방이 들어오는것도 좋겠지만 개인적으로 그런 곳은 마음에 들지 않아서"
"하긴, 커피 한잔이 어지간한 한끼보다 많이 받는 곳은 나도 별로라"
내가 이해가 안가는게 있는데 어째서 이름난 브랜드의 카페의 커피는 가격이 비싼건지 모르겠다. 지금 시대가 커피 무역이 힘든 세계사에나 나올법한 시기도 아니고 커피 가격이 너무 비싸다. 2020년인 지금 시기에는 아르바이트생 최저 시급이 7500원대로 올라왔으나 커피 가격은 5000원이 넘는다. 솔직히 최저시급 주는곳이 드무니 커피 한잔값이 한 사람의 1시간 노동비용이랑 같다는 소리다.
최저시급 더 안올리냐 윗대가리들아.
"일단 식기랑 메뉴 고안도 좀 하고. 인테리어도 생각한 다음에. 알바도 구해야겠네"
"최저시급은 줘야 합니다?"
"내가 인간쓰레기이긴 하지만 윤리를 완전히 버리진 않았어. 그래도 장사해서 돈벌 생각을 하면 한명.........많아야 두명이려나"
"어차피 가게 크기도 있으니 그 이상은 있어봤자 동선에 방해될겁니다"
"그렇긴 하네. 일단 한명정도 고용해보고 혹시나 손이 부족하면 한명 더 하자"
내가 치킨과 계산을 맡고 알바에게 서빙을 맡긴다. 혹여나 손이 부족하면 나중에 한명 더 고용해서 설거지를 맡기면 된다.
인건비를 생각하면 장사가 잘되야 흑자가 나겠지만 임대료가 없으니 난이도는 한참 낮다.
과연! TV에서 장사 잘되는 가게의 주인들중 상당수가 건물주던데 그 이유가 있었군!
조물주 위에 있다는 건물주.......다음부터는 나도 돈 쟁여놨다가 건물이나 하나 사서 임대료로 먹고 살아야겠다.
가게 문을 여는건 앞으로 두세달 뒤겠지만 그 시간이면 창업 준비에는 충분하다.
"가게 이름은 뭘로 할겁니까?"
"음........."
나한테 네이밍 센스를 바라지 마라.
그래도 굳이 지어야 한다면 짧고 간결한걸로 짓자.
"'닭쳐줄까?'"
짧고 강렬한 치킨집 이름이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