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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8화 〉노예각인 (78/85)



〈 78화 〉노예각인

내가 말한대로 나는 지하실을 이틀 간격으로 찾아가 온갖 방법으로 리비를 괴롭혔다.

아예 먹지도 못할것들을 주기도 했고, 가축들이 먹을법한 사료를 주기도 했다.

그렇게 리비에게 ‘넌 가축이다’라는 인식을 심어주며 그마저도 아주 어려운 행위를 수행해야지만 지급해 주는 방식으로 조교를 진행했다.

“자~ 오늘의 식사는 뭘까~요!”

“멍! 멍! 헥헥헥!”

“아구 잘한다~자 오늘은 네게 선택권을 줄게”

저번 조교의 일환으로 강아지 흉내도 훌륭하게 해내는 리비에게 칭찬을 하며 접시 두 개를 들이밀었다.

한쪽 접시에는 먹음직 스러운 빵이 올려져 있었고, 다른 한쪽에는 빵이라고 부르기도 뭣한 탄 밀가루덩어리가 놓여 있었다.

“자 여기서 내가 만든건 뭘까~요? 맞추면 줄게.”

이것은 시험이다.

나는 정말로 둘중 하나를 내가 만들었고, 리비가 맞춘다면 줄 생각이었다.

하지만 리비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어떨까?

먹음직스러운 빵을 고르면 틀렸다고 하고 주지 않고,  빵을 선택하면 내가 그렇게 실력이 없어보이냐며 핀잔을 준 뒤 주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겠지.

 심적으로는  빵이 내가 만든 빵이라 생각하고 어떻게 하면 내 기분을 좋게 만들고 탄 빵이라도 먹을 수 있을지 머리를 굴릴 것이다.

“헥, 헥, 헥 끼잉…”

“강아지 흉내는 그만 해도 돼. 1분안에 못 고르면 그냥 갈게.”

“오른 쪽 빵이요.”

“오른 쪽?”

“그 먹음직스러운 빵…이요.”

말을 하면서 입맛을 다시는게 나름 확신을 가지고 말한 것 같았다.

“그래? 바꿀 기회를 한번 줄게.”

“아니요 저는 오른 쪽 빵으로 고를게요.”

뭔데 저리 확신하지? 내 의도를 읽었나?

“왜 이게 내가 만든거라고 생각해?”

“왜냐면…엘프들은 감이 좋거든요”

눈을 초롱초롱하게 빛내며 설명하는 리비는 ‘내말 맞죠? 어서 주세요’라는 표정을 짓고 의기양양해 했다.

“…그렇네. 맞아. 자 여기.”

나는 순순히 빵을 내어주었다.

그나저나 감이 좋다고?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릴.

아직까지도 날 속이는 것을 보니 조금 더 조교를 빡세게 해야할 듯 싶었다.

그런 생각을 하며 복도로 나오니 철창 안쪽에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꺄아악! 이게, 이게 뭐야! 웩! 우욱! 우웨엑!”

어머? 내가 ‘손수’만든 빵이 별로 맛이 없나보네?

재료 선정부터 나름 고심해서 만든 빵인데 말이야.

사실 난 요리도 잘했다.

애초에 그런 권능도 있는데다, 매력의 영향인지 대충대충 만들어도 평타 이상은 갔으니까.

그래서 이렇게 탄 빵 같은 것은 만들지도 못한다.

요리 잘하는 사람이 각잡고 망치는 거랑, 아예 요리를 못하는 사람이 망치는 거랑은 그 결과물에 큰 차이가 있으니까.

그래서 다른 하나는 브래드가 만든 빵이고(이름은 브래드인데 빵을 참 못 만들었다) 다른 빵은 내가 것보기랑 마지막에 향만 신경썼지 그 내용물은 정말 각 잡고 망친 음식이었다.

시식해보진 않았지만 아마 먹어보면 브래드가 만든 빵이 그나마 낫다 싶을 정도?
누구라도 피나 거미가 들어간 빵보단 조금 많이 탄 빵이 더 낫다고 생각할 테니까.


지하실 밖으로 나와 상쾌한 공기를 쐬는데 메이가 다른 손님을 한분 모시고  앞에 왔다.

“이티아 님 오셨어요.”

“드디어 왔구나!”

오매불망 기다리던 산타 할아버지를 만났을 때 이런 기분일까?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중년의 기술자를 향해 반갑게 인사했다.

“어서오세요! 저는 창관주인 이티아라고 해요. 반갑습니다.”

“커, 커험! 공작님의 소내, 아니 소개를 받고 온 기술자 카론이요. 반갑소.”

얼굴을 붉히며 말까지 더듬는 카론은 일이 바쁜지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면 빨리 일을 시작하죠. 따라오세요.”

가타부타 할 것도 없이 바로 지하실로 카론을 안내했다.


“크흠! 그러니까 이 하프엘프의 각인을 바꿔달라는 것이군. 그거 어렵지 않지.”

“그런가요?”

“크흠! 그렇소 대신 시간은 좀 걸리겠군. 여기는 어떠한 재료도 없으니 말이야.”

“그럼 얼마정도 걸릴까요?”

내 말에 카론은 잠시 고민하는 듯 싶더니 손가락 두 개를 펼쳐보였다.

“두 시간?”

“이틀.”

“이틀이나요?”

생각보다 오래 걸려서 조금 놀랐다.

아니, 작업의 난이도를 생각해보면 짧은 편인가?

“흠흠! 그래도 걱정 마시오. 시간이 걸리는 만큼 확실하게 만들테니.”

“그래주신다면야 저야 감사하죠. 그럼 따로 필요하신 것 있나요?”

 질문에 카론은 삼시세끼만  챙겨달라고 짤막하게 남긴 후 주사기를 꺼내 리비에게 무언가 약물을 주입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조금만 지켜보다 카론이 자꾸 내 시선을 의식하는 것 같아서 그냥 나왔다.

“메이 앞으로 지하실에도 매 끼니 잘 챙겨서 가져다 줘. 아마  이틀쯤 걸릴거래.”

“네 이티아 님. 그 밖에 필요한 것은 없대요?”

“딱히 없다나 봐. 그것만 수고해 주고.  올라간다.”

“네~ 루크님이 오시면 말씀드릴게요.”

“무슨 좋은  있어? 오늘은 영 집중력이 별로네.”

“응? 아니, 별일 아닌데? 그냥  수업이 재미가 없어서 그런거야.”

“…조금만 기다려. 그래도 이론 부분은 어쩔 수가 없어.”

역시 쉬운 길은 없는걸까? 벌써 며칠이나 지긋지긋한 마법이론에 대해 듣고있자니 정말로 학생이 된 것 처럼 스트레스가 쌓여갔다.

시험이 없으니 망정이지 만약 루크가 시험까지 낸다고 했으면 정말로 그냥 중간에 때려쳐 버렸을 것이다.

“아무튼 조금만  기다려 이론부분도 거의  끝났으니까.”

“…그 말은 어제도 들은 것 같은데, 어디가?”

“화장실. 네 방에 있는 화장실을 쓸 수는 없잖아.”

“그냥 써도 괜찮은데…”

“내가 불편해. 내가 말한 부분 확실히 외워놔.”

그 말을 끝으로 루크는 방 밖으로 나갔다.

루크가 저러는 거야 하루이틀 일이 아니니 그러려니 했다.

짜식, 여자애 앞에서 똥 싸러 간다고 말하긴 부끄럽나 보지?


이틀은 정말 빠르게 흘러갔다.

“이제  된 건가요?”

“흠흠. 마지막으로 주인 각인이 필요하긴 한데…어차피 창관에서 사용할 거라면 굳이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소.”

“아! 감사합니다~. 보수는 어떻게 드릴까요?”

“보수는 괜찮소. 어차피 공작님께 대금을 지불받았으니. 그, 그럼  이만…”

“아앗! 그래도 이틀이나 고생하셨는데…정 그러시다면 저희 창관 이용권이라도 하나 드릴게요.”

“!!!”

내가 우리 창관의 쿠폰 비스무리한 것을 내밀자 다소 당혹스러운 모습을 보이면서도 획 낚아채곤 곧바로 지하실을 나갔다.

나는 메이가 알아서 잘 배웅해 주겠지 싶어 굳이 뒤따라가진 않았다.

그대로 지하실 철창 안쪽에서 고요히 자고있는 리비에게 다가가 발로 툭툭 쳐 보았다.

“리비리비리비~. 이제 일어날 시간 이에용~”

“우응…”

꽤나 깊이 잠들었는지 일어날 생각조차 하지 않는 리비를 억지로 두들겨서 깨울까도 생각해 봤지만 그정도까지 할 필요성을  느꼈기에 그냥 놔두기로 했다.

어차피 지금 긁지 않아도 알아서 제 몸의 변화를 느끼고 절망할 테니 그때까지 잠시 휴식을 주기로 하자.

그렇게 생각하고 알몸으로 차가운 돌바닥에 누워있는 리비를 내려다보았다.

입가에 침을 줄줄 흘리고 칠칠맞은 모습으로 골아떨어진 리비의 새하얀 배에는 적보랏빛의 각인이 자궁의 형상을 띄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문양을 손가락으로 슥 훑었더니 내 손가락이 지나온 길을 따라 문양의 색깔이 적색으로 변하는 것이 보였다.

“오! 신기해!”

적색으로 변한 문양은 얼마 지나고 다시 원래대로 돌아갔기에 마치 배에다가 그림을 그리는 느낌이 들어 재미있었다.

내가 장난질을 칠 때마다 움찔움찔하는 리비의 배를 보는것도 귀여웠지만 이대로 더 하다간 깨울 것 같아서 그만뒀다.

앞으로도 언제든 만지작거릴 수 있을 테니 지금은 그냥 쉬게 두자.

…라고 말한지 두 시간쯤 지났을까? 나는 다시 지하실로 내려와 리비의 상태를 보고있다.

“하응…흐응! 으응, 앙! 흐아앗!”

퓨숙퓨숙! 찌르르…

“그러니까 언제부터 이랬다고?”

“아까전 이티아님이 돌아가고 나서 잠시 청소차 들렀을 때부터 이랬어요. 갑자기 벌떡 일어나더니 계속…”

리비는 격렬한 자위 후 잠시 숨을 고르는가 싶더니 곧이어 다시 아래쪽으로 손을 가져갔다.

“아니 그런데 쇠사슬은 왜…맞다 각인 바꿀  풀어버렸지.”

이제 생각하니 참 다행이네. 자위에 열중하느라 도망도 안가고 무려 두 시간이나 이 철창 안에서 얌전히 있었단 것이다.

“그런데 뭐 때문에 이렇게 혼자 발정이 난 거야?”

혹시 엘프들은 따로 발정기가 있는건가?

물론 아예 짚히는 부분이 없는 건 아니었다.

성노예 각인이 새겨져서 발정이 난 것일수도 있고, 내가 음문을 건드려서 저렇게 된 것일수도 있다.

그것도 아니면 그냥 엘프들이 따로 발정기가 있을수도 있지.

이 부분에 대해선 나중에 차차 알아가기로 하고…

“일단 이것부터 어떻게 해야할 듯 보이네. 메이 나좀 도와줄래?”

“네! 어떻게 도와드리면 될까요?”

나는 말없이 리비에게 다가간 뒤, 팔을 살짝 잡으려 해 봤다.

“캬릉!”

“으악! 깜짝이야.”

“괘, 괜찮으세요?”

“어어… 별일 아냐, 그냥 놀란거야.”

팔을 잡아채려 하니 리비가 마치 짐승이 위협하는 것처럼 으르렁대는 탓에 깜짝 놀랐다.

리비는 내게 공격성을 보이며 마치 물어뜯으려는 듯 이를 보였으나, 내가 뒤로 몸을 빼자 다시금 자위에 열중하며 내게서 관심을 지웠다.

“어…어떡하죠? 브래드나 피트를 데려올까요?”

“음…그건 별로 좋은 생각이 아닌 것 같아. 안 그래도 이렇게 발정이  애인데, 남자를 데려왔다간…”

“그것도 그렇네요. 흠…”

“음…다른 방법을 한번 써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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