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75화 〉하프엘프 조교기 (75/85)



〈 75화 〉하프엘프 조교기

지하실은 오후에도 똑같이 어둡고 축축하며 고요했다.

그리 복도가 길지도 않은데, 가장 깊은 쪽의 감옥에서 내지르는 비명은 결코 입구까지 닿지 않는않는 것으로 보아 이것도 마법의 일종일 것이라 생각했다.

어두컴컴한 복도를 지나 리비가 갇혀있는 곳에 도착했다.

리비는 오전에 봤을  보다 훨씬 상태가 안 좋아 보였다.

사실 원래부터 기대는 안 했지만 스위치는 몸부림에 저 멀리 나가떨어져 있었고, 직장 안쪽에다 넣어놨던 로터들도 전부 빠져나와 있었다.

“우리 리비리비는 잘 있었남?”

“흐욱, 후윽, 후윽”

“맞다 볼개그 차고 있었지? 맨날 까먹네.”

리비 입에서 볼개그를  주니 방금전까지보단 훨신 편하게 숨을 몰아쉬었다.

“자~ 그럼 다시 물어볼게. 이름이 뭐야?”

“…”

리비는 아직도 숨만 고를  대답이 없었다.

“벌써부터 이렇게  협조적이면 안 되는데…”

빨리 말하라는 무언의 항의로서 잠시 뽑아 두었던 딜도를 리비의 클리토리스에 비볐다.

충분히 체력을  놓았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이 정도로는 부족한가 싶었다.

결국 다시 딜도를 꽂으려 다가가는데 리비의 배 속에서 꼬르륵 하는 소리가 들렸다.

“어?”

“우웁!”

그러고 보니 리비는 여기 갇힌 채로 사흘이 지났다.

그동안 물도, 음식도 따로 주지 않았으니 배고픔과 갈증이 나겠지.

곧이어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너무 편하게 있었다. 그치?”

이번엔 지금까지처럼 눕혀주지 않았다.

리비의 양 손목과 연결된 쇠사슬을 들어올려 강제로 상체를 일으켜 세웠다.

상체를 일으켜 세우니 자연스레 다리를 좌우로 벌린  앉아있는 자세가 되었고, 그 상태로 딜도를 보지에 쑤셔넣었다.

딜도의 길이가  내부보다 길어서 아마 체중에 의해 계속 자궁이 자극당하기 때문에 아까보다 더욱 신경쓰일 것이다.

추가로 무릎도 꿇려서 더욱 체력소모를 키웠다.

“그럼 조금 이따가 다시 올게. 파이팅!”

체력적으로 그리고 정신적으로 몰아붙이되 완전히 꺽여선 곤란했다.

적어도 각인을 바꾸든 지우든 하고  뒤에서야 제대로  심문도 가능할 것이라  전까지는 체력을 극한까지 소모시키기만 할 생각이었다.

공작에게도 빨리 기술자를 구해달라고 해야겠네.

사실 이렇게 조교하는 게 맞는지도 잘 모르겠다.

내가 아티에게 당해본 적은 있어도 제대로 해본 적은  없어서 조교에 있어 숙련도가 떨어졌다.

그래도 지금 이렇게 묶여있는 리비를 통해 어느정도 감을 잡으면 좋을 것 같았다.



“이티아 님! 어때요? 여기가 황도에서 고급스럽기로는 한손 안에 꼽히는 곳 이래요.”

“내가 아직 가격표를 보기 전이라서 제대로 말하긴 어렵지만 일단은 훌륭한 것 같아.”

“그게 뭐에요?”

“퀄리티에 비례한 가격이어야 만족스러울 거란 말이지. 그래도 조용한 건 좋네.”

가게 안에는 이따금 돌아다니는 종업원 외에는 우리 식구들만 있어서 굉장히 쾌적했다.

그렇게 다른 누구도 의식하지 않고 우리 가족끼리의 단란한 저녁식사를 즐기고 난 후 나는 약간의 음식들을 포장해서 다시 저택으로 돌아왔다.

뭐, 포장했다고 해도 대단한 음식을 포장한 것도 아니고 그냥 먹고 남은 고기 찌꺼기 같은 것들을 모아 담아왔을 뿐이다.

하지만 그래도 다시 불에 데우면 꽤나 먹음직스러운 냄새가 난다.

메이에게 부탁해 간단하게 조리한 후 지하실로 내려왔다.

“리비~ 잘 있었지?”

움찔!

리비는 내 발소리를 듣고 이미 몸을 긴장시키고 있었지만 뒤이어 내가 들고있는 접시에서 난 음식 냄새를 맡은 뒤엔 몸을 움찔움찔 떨어댔다.

“그래도 배는 고픈가보지? 읏차!”

리비에게 다가가 보지 속을 마구 헤집고 있는 딜도를 빼 주었다.

섬세하지 못한 손길에서 마저도 쾌락을 느낀 리비는 척추를 곤두세우며 바르르 떨었지만 내 관심사는 그게 아니었다.

“와 그래도 버티긴 버텼나 봐? 그리 깊숙하게는  들어갔네?”

딜도가 꼽혀있을 땐  안 보였는데 뽑아서 보니 아슬아슬한 지점에서 오랬동안 버틴 흔적으로 딜도에 거품자국이 새겨져 있었다.

딜도에 묻은 거품자국을 손으로 살짝 쓸어서 묻힌 다음 볼개그를 풀어주며 입에 쏙 넣었다.

이젠 기운이 좀 빠졌는지 손가락이  안으로 침입했음에도 허덕이기만 할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뭐야, 반응을  하길래 정신이 있는 줄 알았는데 맛이 갔잖아?

안대도 다 풀어주고 자세를 좀 편하게 해준 후 조금 기다리니 흐리멍텅 하던 리비의 눈동자에 빛이 점점 돌아왔다.

“이제 정신을  차렸네.   그냥 죽어버린줄 알았지 뭐야.”

“시발년…내가 이런다고 무너질  알아?”

그래, 그런 마인드 좋아! 굳은 막대여야 구부릴 맛이 나지.

“입이 아직도 살았네. 아까보다 더 힘든 자세로 이틀정도를 방치해둘까?”

“큭…!”

그래, 그렇게 쫄 거면서 왜 까불어?

내가 에비~하면서 딜도를 음부에 쑤셔박을 듯 제스쳐를 취하자 몸을 확 움츠리는게 나름 공포심은 잘 심어졌다 싶었다.

“왜? 이런다고 안 무너진다며?”

“차라리 죽여라! 이딴 방법으로는 절대로 굴복하지 않을 테다!”

그래? 그럴 줄 알고 방법을 바꾸려고 했어.

나를 증오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리비에게 싱긋 웃어준 후 메이가 간단하게 조리해준 음식물을 가져왔다.

“…꼴깍.”

“먹고싶어?”

“큭…! 내가 미쳤다고 적진에서 적이 주는 음식을 입에 댈  같으냐!”

“그니까 먹어 말어?”

“안 먹는다!”

아얘 이쪽은 보기도 싫다는 듯 눈을 찔끈 감고는 고개를 옆으로 팩! 돌려버렸다.

“그래? 그럼 내가 먹어야지.”

잘게 썰린 고기조각 하나를 집고 힘을 조금 주니 육즙이 주르르 흘러내렸다.

“음~ 맛있는 냄새.”

이런 맛있는 냄새를 나 혼자만 맡을 순 없으니 리비에 얼굴 가까이에도 가져가 냄새를 맡게 해 주었다.

“어때? 맛있겠지? 먹고싶지?”

“크윽! 윽…”

아무리 정신력이 견고해도 삼일쯤 굶으며 몸이 먼저 반응하는게 당연했다.

머리로는 제 아무리 거부하고 고개를 돌리고 해도 무의식적인 부분, 지금처럼 침을 꼴깍 삼킨다거나 하는 것은 어찌할 수가 없었나 보다.

접시 위의 고깃덩이들이 하나 둘 사라져가는 것을 애처로운 눈빛으로 바라만 보던 리비가 결국 참다못해 입을 열 때쯤 자리에서 일어났다.

“역시 그래도 오래된 고기라 그런지 맛이 별로다. 못 먹겠네.”

남은 고기들을 전부 한곳에 그러모아 땅바닥에 후두둑 버렸다.

땅바닥에는 오랫동안 청소를 안해서인지 각종 먼지와 벌레들의 시체, 그리고 리비의 몸에서 나온 각종 부산물들이 모여있어 지저분했다.

그런 곳에 먹다 남은 고기덩어리들을 버린데다 내가 접시로 두어 번 휘져으니 도저히 사람이 먹기엔 거부감이 들 괴식이 완성되었다.

아니, 음식도 아니고 그냥 음식물 쓰레기가 완성되었다.

“그렇게 싫다니 어쩔 수 없지. 그럼 내일 다시 올게.”

마지막으로 음식물 쓰레기를 감옥 구석진 곳으로 밀어넣은 뒤 나는 철창 밖으로 나왔다.

뒤이어 철그럭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어떤 상황일지 대충 예상이 가서 그냥 나왔다.

하지만 내가 쇠사슬의 길이까지  계산하고 버렸기 때문에 그리 쉽게 음식을 건들지는 못할 것이다.



다음날 늦은 점심을 먹고  후 나는 또다시 남은 음식을 가지고 지하실로 향했다.

“음~ 역시 이런 고귀하신 하프엘프는 이런 음식물 쓰레기 따위는 거들떠도 보지 않았네.”

지하실 안쪽에는 어제보다 훨씬 초췌한 몰골의 리비가 눈을 끔뻑이며  쳐다보고 있었다.

“그런데 몰골이 왜 그래? 어제는 특별히 딜도도 뽑아줬잖아? 잠을 제대로 못 잤어?”

다 일고 있지만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리비를 놀렸고, 리비는 분한 듯 입술을 짓씹으면서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렇게 쳐다보지 마. 오늘도 먹을걸 가져왔으니까.”

어제가 고기반찬 이었다면 오늘은 계란요리다.

메이가 손수 해준 계란요리를 가지고 리비를 실컷 놀려주다가 어제와 마찬가지로 남은 음식을 대충 땅바닥에 쏟아붓고 나왔다.

메이의 정성이 담긴 음식을 버린다는 게 가슴아팠지만 어쩔 수 없지.

내가 철창을 나와 지하복도를 걷고있을  즈음 또다시 철컹철컹 쇠사슬이 마찰하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나는 애써 웃음을 참으며 일상으로 돌아갔다.

그 뒤로는 별일 없었다.

창관을 오픈하기 전까지 적당히 시간을 때우다 루크가 와서 간단히 마법이론에 대해 알려주는 시간을 가지고 저녁먹기 전에 루크가 돌아가면 그 뒤로도 멍하니 저녁먹고 뒹굴뒹굴 거리다가 저녁을 먹고 영업을 시작했다.

창관 이티아는 오픈한지 채 되지도 않았지만 그새 높은 귀족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모양인지 나름 성황이었다.

애당초 회전률이 높지도 않은 데다가 일하는 사제들도 몇 없어서 많은 손님을 받기는 어려웠고 하염없이 기다리는 손님들을 위해 그냥 예약제를 도입해버렸다.

당연히 온라인 예약 같은 것은 꿈도 못 꾸고 전부 당일 예약만 가능할 뿐 이지만 그럼에도 어제하루 예약 손님이 30명에 달해서 우리 사제들이 고생을  해야했다.

하지만 다들 신력의 존재 때문인지 밝은 얼굴로 출근도장을 찍고 의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오늘은  분이나 예약을 했나요?”

“오늘은…아예 황도 제 2기사단 분들이 통째로 창관을 예약하셨어요. 기사분들 수는 36명 이에요. 그런데 당일 사정에 따라 몇몇분 못오실 수도 있다고 하셨어요.”

“서른 여섯도 아쉬운데 그중에서 몇 명 더 못온다고? 흐음…”

“아니면 기사분들이니 종자도 있을거 아녜요? 종자분들도 하면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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