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0화 〉첫 손님들
세상에는 전혀 그런 뜻이 아니지만 야하게 들리는 말이 몇 개 있다.
예를 들면 대준다는 말.
이것은 원래 단순히 물건을 갖추어 주다 정도의 뜻을 가진 단어지만 이를 사람에게 쓸 경우 몸을 물건처럼 쓰도록 내주다 정도의 뜻으로 들린다.
자기 몸을 다른사람의 성욕해소를 위해 내어준다니 얼마나 야해.
지금 내가 딱 그랬다.
“응…읍, 흡! 응!”
방 안은 열기로 뿌옜고, 정액과 애액의 냄새로 머리가 어질어질했다.
밤새 혹사당한 근육은 조금만 움직여도 비명을 질러댔다.
그런 이유로 나는 침대에 널브러져 헥스에게 엉덩이를 대주고 있었다.
반대편엔 공작이 코를 골며 자고 있었고, 오직 헥스만이 괴물 같은 체력을 자랑하며 침대 위에서 몸을 움직이고 있었다.
도중까진 멀쩡하던 헥스는 공작이 나가떨어질 때 즈음 광폭화가 시작되어 지금까지 계속 박아대고 있었다.
그나마 기계적으로 움직여서 망정이지 이든처럼 온갖 기술을 써 가면서 보내버렸으면 지금쯤 피로감에 기절했을지도 모르겠다.
아니, 그게 더 좋았으려나?
근근히 이어지는 자극에 기분이 좋은건 맞지만 절정까지 도달하기엔 너무 약했고, 무시하기엔 또 너무 강했다.
결국 피곤한데 쉬지도 못하고 그냥 엉덩이만 대주는 불편한 상태가 계속되고 있었다.
“후욱, 훅, 이티아 님! 크허…”
아…또 싸버렸다.
뱃속이 뜨끈해지며 굵은 물건이 뷰르륵 하고 빠져나갔다.
질 내를 가득 메우던 물건이 빠져나가며 안쪽에 머물던 정액들도 따라서 빠져나왔다.
꿀럭꿀럭 새어나오던 정액은 어차피 닦아봐야 헥스가 다시 잔뜩 싸지를 거라 생각했기에
굳이 닦아내지 않았다.
“후욱, 후욱…이, 이티아 님.”
“정신 차렸어?”
이제 잘 수 있는거야??
“네…지금은 광폭화가 끝난 것 같습니다.”
“휴우…다행이다. 이제 자자.”
뻐근한 몸을 힘주어 뒤집으려는데 다리 끝에 단단한 무언가가 걸렸다.
“…”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 하겠습니다.”
그 다음은 내가 까무룩 기절했기 때문에 기억이 없다.
눈은 생각보다 빨리 뜨였다.
잠자리가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지 이른 아침임에도 몸을 뒤척거리다 그냥 일어났다.
머리는 수면부족으로 현기증이 났고 눈은 따가웠으며 온 몸이 삐그덕거렸다.
거기에 정액, 애액이 말라붙어 악취를 풍기는 것은 덤이었다.
“아으…머리야.”
이든이 험하게 할 때는 이보다 격했던 것 같은데 이렇게까지 후유증이 남지는 않았던 것 같았다.
두 명이랑 해서 그런가?
어쨌든 이왕 눈을 뜬 거 빠르게 씻고 아침을 맞기로 했다.
침대 위에서 마치 고양이가 장애물을 넘어가듯 헥스와 공작의 팔다리를 요리조리 넘어서 땅에 발을 디뎠다.
알몸에 실오라기 하나 안 걸친 몸이지만 어제의 열기가 아직도 남아있는지 춥지는 않았다.
샤워기를 틀고 뜨거운 물줄기를 맞으며 여느 때와 같이 신력을 확인했다.
헥스나 공작과 한 것들 말고도 추가로 5씩 더 들어왔다.
이게 우리 사제들이 열심히 일한 값 이겠지.
아무튼 첫날임에도 상당히 만족스러운 결과였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렇게 룸의 형태로 운영을 하려다 보니 오는 손님들 대부분이 오래 있다 가는 바람에 회전률이 별로 좋지 않다는 것이다.
사제 하나가 손님을 맞는 시간이 길수록 벌어들이는 신력이 크게 줄어든다.
게다가 사제들이 모두 방에 들어가 있는데, 다른 손님들이 더 오면 결국 그들을 돌려보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업주로서 결코 피하고 싶은 일이다.
“역시 가장 중요한 건 사제야.”
서비스직이라 할 수 있는 우리는 서비스를 제공할 사제의 수가 가게 수준에 비해 정말 모자랐다.
“후우…쉽지 않네.”
샤워하는 내내 고심한 결과 두 가지 대안이 나왔다.
첫째는 노예든 창녀든 일단 사제가 될 만한 사람들을 모으는 것, 그리고 다음 두 번째는 섹스 뿐 아니라 다른 즐길거리도 만드는 것.
예를 들어 카지노 같은 오락거리를 즐기는 동안 사제들이 섹스를 하고 다시 복귀하면 된다.
“후우…이거 말고도 고민거리가 많은데 참…”
날 습격한 암살자들과 이 저택의 전 주인 등 명확하게 밝혀진 것들이 없어 계속 스트레스로 남고 있었다.
일단 생각난 김에 지하실에도 한 번 더 가봐야겠다.
깨끗이 씻고 수건으로 머리를 말리며 욕실 밖으로 나왔더니 헥스와 공작도 깨어 있었다.
“좋은아침! 둘 다 깨어 있었네?”
“원래 늙으면 아침 잠이 없어지지요.”
“저는…오늘 아침 근무가 있어서 이만 가보겠습니다.”
밤 새도록 움직였던 헥스는 오히려 나보다 더 반질반질한 얼굴로 옷을 걸쳐입고는 먼저 나갔다.
“저 체력은 확실히 좀 부럽다.”
“이티아 님도 체력이 좋으신 편 아닙니까?”
“내가?”
“보통의 여성들은 이렇게 밤새 섹스를 하지는 않죠. 게다가 그러고 나서 이렇게 아침 일찍 일어나기도 쉽지 않고요.”
“음…나 지금 완전 피곤한 상태긴 한데…”
“어쨌든 평범한 여성의 체력으로는 이렇게 버티기 힘들다는 겁니다.”
“그건 맞지.”
아마 섹스를 할 때 뭔가 보정이 있는 것 같았다.
“그건 그렇고, 지금 지하실 갈 건데 같이 갈래?”
“지금이요? 나쁠 것 없지요.”
“그럼 빨리 가자. 상태도 좀 궁금하니까.”
엊그제 박아놓은 딜도는 아마 아직도 진동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한번 뽑아주러 가야 했다.
“지금요? 저 아직 씻지도…이티아 님!”
“알아서 옷 걸치고 와.”
방을 나와서 1층 홀로 내려가니 조각상을 배치하고 있는 메이가 보였다.
“메이! 여기서 뭐해?”
“어머! 이티아 님? 웬일로 이렇게 일찍 일어나셨어요?”
“웬일이긴. 이따가 더 잘거야.”
“아…그렇군요. 설마 아직 안 주무신 건 아니요?”
“자긴 했어. 많이 못 자서 그렇지.”
“휘유우…알았어요. 이따가 주무실 때 말해주세요. 꺠워드릴게요.”
“그래~. 아! 다른 애들은 다 퇴근했어?”
“음~ 레아 님과 릴리님은 그 후로도 더 있다가 아직 방에있으셔요. 다른 분들은 대부분 손님들 가시고 난 뒤 퇴근했고요.”
“그래? 둘 다 열심히 하나보다. 어쨌든 알았어. 손님들 가실 때 돈은 다 받았지?”
“물론이죠. 방금 헥스 님이 가시면서 금화 뭉치도 하나 얹어주시고 가셨어요.”
“그래? 이거 주머니가 두둑 해 졌으니 외식이라도 한번 하러 가야겠는걸? 암튼 이따가 봐~.”
“네. 피곤하시면 쉬세요.”
메이와 헤어진 뒤 조금 더 걸어서 지하실 앞에 도착했을 때 공작이 허겁지겁 달려왔다.
“아이구, 허억! 같이, 같이 가시죠 허억, 허억.”
“뭘 또 뛰어와, 관절도 안 좋으면서.”
급하게 옷을 입고 뛰어왔는지 옷은 잔뜩 헝클어져 있었고 이마에도 송골송골 땀방울이 맺혀 있었다.
누가 이 모습을 보고 제국의 재상을 떠올릴 수 있을까?
그렇게 생각하니 피식 하고 웃음이 나왔다.
“왜 그렇게 웃으십니까?”
“아니, 별 거 아냐. 왜 내가 웃으니 설레?”
“허허…제가 한 10…아니, 20년만 젊었어도 청혼서를 보냈을 겁니다.”
“큭큭 누가 받아 준대? 아! 그러고 보니 네 아내는? 데려오겠다며.”
“제 와이프는…이런 곳과는 맞지 않는다더군요.”
“역겨운 창녀들의 소굴에는 오기 싫대?”
“…죄송합니다.”
“아니, 뭐 죄송할 것 까지야…그냥 오고 싶을 때 오라고 해.”
“과연 아내가 가고싶다고 할 일이 있을지…”
“뭐, 언젠간 자존심을 굽히고 오려고 할 날이 있지 않겠어? 자, 잡설은 됬고 이제 들어가자.”
내가 예상컨데, 그 도도한 공작부인은 내게 애걸복걸할 날이 올 것이다.
공작은 내 의미심장한 말의 진의를 파악하지 못했는지 아리송한 표정이었지만 그리 깊게 생각하는 것 같지는 않아보였다.
어쨌든 우리는 본디 목적에 따라 지하감옥으로 들어갔다.
입구에서부터 우우웅 거리는 진동소리가 들려와서 바이브가 잘 작동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감옥 안쪽에는 아니나 다를까 반쯤 실신한 리비가 있었다.
격렬한 경련으로 반쯤 벗겨진 안대 속에 보이는 눈은 이미 뒤집혀 흰자만 보였고, 얼굴 전체가 침과 눈물 등 체액으로 지저분했다.
묶인 팔다리는 어찌나 격렬히 움직였는지 손목, 발목이 다 까져 있었고, 피와 땀이 섞여 악취를 풍기고 있었다.
채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음에도 꼴이 말이 아니었다.
웅덩이 속에 누워있는 리비는 지금도 간헐적으로 경련하고 있었다.
“이게 말씀하신 마법의 효과입니까?”
“응. 여기에 있으면 체력적으로 엄청 버티기 힘들어지거든. 그리고 여성의 경우 미약의 효과도 나타난대. 그것 말고도 피가 나면 그 부분이 더욱 고통스러워지는 것과 탈진은 해도 결코 죽지는 않을 정도로 회복시키는 마법이 있어.”
“…정말로 황실 정보부에서나 쓸 법한 마법들이군요.”
“그래?”
공작은 왕년에 자신이 황실 정보부의 수정이었다는 자기자랑을 하며 각 마법의 효과와 어떤 식으로 고문을 하는지 말하고 있기에 그냥 무시하며 리비의 상태를 살폈다.
쑤쁙…쁘륵, 쁘븝, 쁘극!
리비의 음부 안쪽에서 아직도 징징 울리고 있는 바이브를 빼내려는데 안쪽에서 말라붙은 애액 때문에 뻑뻑했다.
억지로 힘주어 끄집어 내는데 뿌득뿌득 하고 살점이 마찰하는 소리가 들렸다.
어찌저찌 다 빼내긴 했지만 리비의 음부는 잔뜩 벌려져 닫히지 않고 뻐끔거렸다.
“오~ 이렇게 안쪽까지 보는 건 처음인데.”
바이브에 달린 아티팩트를 끄고 대충 근처에 던져놓았다.
그리고는 리비의 음부에 손가락을 한번 집어넣고 벽면을 슥 쓸었다.
부르르…프슈욱!
“우왁! 깜짝이야.”
기절해 있어도 몸은 민감했는지 리비는 허벅지를 바르르 떨며 조수를 뿜었다.
그리고 그 충격으로 리비는 의식이 돌아온 것 같았다.
“흐음…이제 심문을 시작해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