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8화 〉첫 손님들
문을 열고 들어온 사내들은 먼저 공작에게 깍듯이 인사했다.
그 다음에는 공작이 미리 언질을 주었는지 내게도 정중히 인사를 한 뒤 자리에 착석했다.
아니, 나한테도 상전 모시듯 인사를 하면 어떡해?
“공작, 쟤들한테 나를 뭐라고 소개했어?”
“걱정 마시지요. 정체를 밝히진 않았습니다.”
공작이 씨익 웃으며 이어붙인 말에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그냥 높으신 분이라고만 알고 있지요.”
“공작, 이 제국에서 너보다 높은 사람이 누가 있어?”
“이티아 님과 황족이 있지요.”
“그럼 쟤들은 날 황족으로 알고 있는 거 아니야?”
“…”
공작이 답지 않은 실수를 했다.
“여기 온다고 한 다른 사람들한테도 그렇게 소개했어?”
“일단은 대충 얼버무리긴 했습니다만…”
졸지에 황제에게 숨겨진 딸이 하나 생겨버렸군.
“이거 막 황족사칭죄 같은걸로 잡혀가는 건 아니지?”
“앞으로는 어떻게 소개를 해야 할까요?”
“…앞으로는 말을 낮추세요 공작님. 적어도 다른 사람들이 보는 곳에서는.”
“알겠…다. 그러면 헥스는 어떡하지?”
“헥스는…”
멀뚱멀뚱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헥스는 별 생각이 없어 보였다.
“저는 그냥 지금처럼 존대를 하겠습니다. 존대가 익숙하기도 하고…”
“그래. 공작님도 다른 분들 입단속 알아서 잘 해주세요.”
“흠흠, 뭔가 많이 어색하지만 알겠다.”
잠깐의 교통정리가 끝나고 난 뒤 본격적인 어른들의 놀이가 시작되었다.
릴리든 레아든 일할때는 다들 붙임성 있게 굴었기에 분위기는 금방 흐물흐물해졌다.
몇몇 남자들이 더 들어왔고, 그에 따라 밖에서 쉬고있던 사제들도 합류하여 방 안이 바글바글했다.
“자~ 아 해보세요”
“아~”
“꺄아 간지러워요.”
“에이 가만히 있어봐 계곡주 간다 계곡주.”
“그래서 말이지. 내가 한창 잘 나갔을 때는 화살 한방으로 두 세마리씩! 팍!팍!”
“어머어머! 우와~ 멋지다.”
젊은(모두가 젊은 것은 아니지만)남녀가 밀폐된 공간에서 술과 함께 있으면 당연히 분위기가 흥겨워질 수밖에 없다.
서로의 입에 과일을 물려주는 남녀도 있고, 계곡주니 뭐니 하면서 장난치며 술을 마시는 사람, 자기 무용담을 자랑하는 사람, 술게임을 하는 사람들 등 룸 안은 순식간에 소란스러워졌다.
그러다가 마침내 룸을 나가는 첫 커플이 나왔다.
“그래서 제 방으로 아응! 여기서는 안돼요~.”
역시 릴리! 에이스 자리는 딱지치기로 먹은게 아니지.
릴리는 슬쩍슬쩍 가슴을 들이밀면서 자연스레 문 밖으로 사람을 데리고 갔다.
그 후로는 일사천리였다.
먼저 스타트를 끊으니 저마다 하나 둘씩 짝을지어 방을 나갔다.
“한순간에 텅 비어버린 룸 안에는 나와 헥스, 공작만 남아 있었다.”
“공작. 어땠어? 이런 식으로 운영되는 창관은 처음보지?”
“확실히 최고급 창관이라고 소개를 한다면 이런 부분이 잘 먹히겠군요. 단순히 여자를 안기 위해 오는 것 이상으로 즐기러 오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그래. 앞으로는 다른 오락거리도 준비해 놓을 생각이야. 그래서 말인데, 공작. 황도에는 카지노가 있어?”
“있긴 합니다. 그런데 도박 사업은 황실에서 꽉 쥐고 있어서 민간인이 카지노 사업을 시작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 그러면 관련 법좀 알아봐줘. 구멍은 없는지.”
인간이 만든 법은 어떻게든 구멍이 있을 수밖에 없다.
“어떻게든 하실 생각이시군요.”
“물론이지. 정 안되면 굳이 큰 사업이 아니어도 좋으니까. 도박으로 약간의 스릴만 얻을 수 있으면 좋아.”
“알겠습니다. 관련해서 보좌관을 붙여놓죠.”
“그래. 아우웅! 방이 좁아서 그런지 계속 움츠리고 있었더니 좀 뻐근하네. 술도 좀 남았고.”
기지개를 쭉 펴며 탁상을 보니 먹다남은 과일 부스러기들과 술들이 많이 남아 있었다.
과일이야 어쩔 수 없이 버려야겠지만 술은 그래도 조금 아쉬웠다.
“공작은 술 잘마셔?”
“저는 나이가 나이인지라 많이는 못 마십니다.”
“그래? 그럼 헥스는?”
“저야 좋아하지만 업무 때문에…”
“그래? 그러면 지금 마시면 되겠네! 자 쭉쭉 들이켜!”
그리 고급진 술은 아니지만 멋들어진 잔에 담으니 그럴 듯해 보였다.
그럴 듯한 잔에 술을 담아 헥스에게 주니 한번에 받아 원샷해 버렸다.
“오~ 잘 마시는 데? 그럼 다음 잔!”
술이들어간다 쭉! 쭉쭉! 쭉쭉!
헥스는 줄 때마다 몸 둘 바를 몰라하면서도 꿀떡꿀떡 들이켰다.
나는 이 몸으로는 잘 모르지만 지구에 있을 당시 술을 잘 못 마셨기에 헥스가 시원하게 들이키는 모습을 보고 덩달아 신이 났다.
“엄청 잘 마시는데? 이번엔 조금 더 센걸로”
이번엔 아예 두 가지 다른 술을 섞어서 잔을 건넸다.
소주니 맥주니 그런건 잘 모르니 대충대충 막 섞었다.
“자! 이번에도 원 샷!”
“예에…”
이번에도 확 들이킨 헥스의 표정은 그리 좋아보이지 않았다.
음…역시 이건 좀 그런가?
“그렇게 맛이 없어? 좀 궁금하네.”
“이티아 님은 술 안 드십니까?”
“나? 난 안먹어. 술은 쓰잖아.”
아르고니아에선 입도 안 댔으니 아직 술맛을 모른다는 게 정확할 것이다.
그러자 이 음탕한 아저씨들은 눈을 빛내며 자기들끼리 무언가 신호를 주고받았다.
“뭐야? 뭔데?”
“이티아 님. 이거 한번 드셔보시죠.”
공작이 근처에 있던 술 한잔을 내게 건네주었다.
“뭐? 나 술 안 먹는다니까.”
“그래도 한번 드셔 보시죠. 어차피 앞으로 이런 자리를 가지게 되면 자주 드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렇긴 하지…
“씁… 술은 별로 맛 없는데…”
“그렇다면 이건 어떠십니까? 과일을 넣어 조금 달달하게 만든 칵테일인데…”
헥스가 술에다 과즙을 죽 흘려넣고는 칵테일을 만들어 주었다.
이렇게 양쪽에서 강요아닌 강요를 하니 어쩔 수 없이 찔끔찔끔 맛만 보았다.
오? 생각보다 괜찮네?
홀짝홀짝이 꼴깍꼴깍으로 변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거 맛있다!”
“끌끌끌 여성들은 이렇게 칵테일이나 와인을 통해 주류를 접하곤 하지요. 달콤한 과실액이 쓴 맛을 조금 가려주니까요.”
“화…맛있다.”
처음 마시는 술 임에도 쭉쭉 들어갔다.
“에헤헤…나 술 좀 센가봐. 엄청 잘 마셔.”
살짝 알딸딸한 느낌이 텐션을 올려 주었다.
“히히 공작 이리와봐. 세상에서 가장 귀한 술이 뭔줄 알아?”
내 말에 공작이 슬쩍 다가왔다.
“그건 바로오~ 얍!”
입에 술을 잔뜩 머금고 공작에게 다가가 키스를 했다.
그러며 입 안쪽에 잔뜩 머금고 있던 칵테일을 천천히 넘겨 주었다.
공작은 처음에는 깜짝 놀라 주는대로 받아넘기기만 하더니 점차 스스로 혀를 움직여 내 입 안에 술을 빼앗아갔다.
“프하…어때? 세상에서 가장 귀한 술이야.”
“과연 황홀하군요.”
“그치? 내가아 기분이 좋으니 특별히 해주는 거야.”
이상하게 헤실헤실 올라간 입꼬리가 도무지 내려가질 않았다.
“이, 이티아 님 저도…”
헥스는 이티아 주가 부러웠는지 자신에게도 요구를 했고, 나는 이번에도 똑같이 과실주를 입에 머금고 입에서 입으로 넘겨주었다.
“프으…입술이 찌릿찌릿거려. 아~기분 좋다.”
손가락으로 입술을 톡톡 건드리니 입술이 살짝 부어오른게 느껴졌다.
술이 이렇게 맛있는 줄 몰랐는데…앞으로도 자주 마셔야지.
이런 생각을 하고 나니 괜시리 웃음이 나왔다.
왜 술을 이제야 알았지? 진작 알았으면 좋았을텐데…
“공자악 이런거는 어디서 팔아?”
“과실주 말이십니까? 별 거 없습니다. 그냥 과실액만 있으면 되죠. 그리고 술과 비율만…”
“그런거 말고…에이 모르겠다! 섹스나 하자 섹스!”
이상하게 공작이 하는 말이 다 따로따로 들렸다.
집중은 하나도 되지 않았고 어려운 말을 이해하고 싶지도 않았다.
“공작공작 또 이쪽으로 할 거지? 나 깨끗하게 씻어 놨다~.”
자리에서 일어나 공작을 향해 엉덩이를 양 손으로 벌리는 시늉을 하며 공작을 유혹했다.
덩달아 헥스를 향해서도 야한 말로 유혹하니 둘 다 슬슬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는지 내 쪽으로 다가왔다.
“으응…여기선 안 되고, 저기 내 방으로 가자.”
“알겠습니다. 힘 빼십시오.”
헥스가 나를 공주님 안듯 들어안고는 앞장섰다.
내가 가리키는 대로 계단을 올라 3층에 위치한 방으로 들어갔다.
가는 동안 메이도 마주치고, 복도쪽에서 각종 신음이 들렸지만 그 모두가 그저 웃길 뿐이었다.
“그래. 여기야. 이제 내려줘.”
헥스의 품에서 폴짝 뛰어내리니 살짝 현기증이 돌아 비틀거렸지만 침대가 가까웠기에 그냥 몸을 휙 날려 침대에 누웠다.
“아~. 좋다. 침대다.”
커다란 침대에 드러눕자 졸음이 몰려왔다.
그래도 할건 해야겠지?
“후아~암. 졸려. 빨리 섹스하고 자자.”
이미 헥스는 옷을 거의 다 벗어던졌고, 공작 역시 하의를 순식간에 벗었다.
“다들 빠르네. 매혹.”
공작을 향해 매혹을 걸어준 뒤 나도 옷을 휙 벗었다.
메이가 고심하고 고심해서 고른 고급스런 옷이 천 쪼가리가 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았다.
“음…그런데 어떻게 하지?”
쓰리썸 경험이 없는 건 아니지만 헥스의 것은 규격 외의 크기라 동시에 두개를 집어넣기는 힘들 것 같았다.
“일단 헥스 이리 와봐.”
헥스를 눕히고 그 위에 기승위로 올라타서 힘겹게 물건을 삽입했다.
“으응…후아. 다음은 공작.”
공작도 성인 남성 평균보다 조금 더 큰 물건을 가지고 있었기에 처음엔 귀두쪽만 살살 손으로 어루만지다 입으로 앙 물어주었다.
그렇게 입과 보지 양쪽으로 물건을 삼키고는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삽입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몸이 적응했고 그 다음부터는 조금 급하게 움직였다.
엉덩이를 위 아래로 흔들면서 혀를 놀리는 건 이제와서 별로 어렵지도 않았기에 두 가지 모두를 수월하게 해내었다.
“츕, 츄읍 쭙 쭙!”
“으음…후아.”
그렇게 몸을 움직이기 시작하자 안 그래도 술기운으로 따뜻해졌던 몸이 점점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후욱, 하 이티아 님! 하압!”
그때 내 움직임에 감질난 헥스가 내 골반을 붙잡고 팡팡 허리를 위로 쳐올리며 격하게 피스톤을 시작했고, 아래쪽에서 가해진 충격으로 인해 입 안에 들어있던 공작의 물건도 더욱 깊숙하게 들어오기 시작했다.
“욱! 우븝 웁! 우웁!”
목 안쪽까지 찔러들어오는 물건과 아랫배를 콩콩 찍어대는 물건이 묘한 리듬을 만들어내며 민감한 부분들을 자극했고, 나는 입 안을 가득 메운 물건 때문에 신음은커녕 숨도 제대로 못 쉬고 끙끙거렸다.
그렇게 공작이 먼저 목구멍 안쪽에 사정할 때까지 산소고갈로 허덕이다가 겨우 풀려났다.
물론 사정했다고 바로 호흡을 정리한 것도 아니었다.
목구멍 안쪽에 잔뜩 사정한 공작은 잠시동안 여운을 즐기다 느릿하게 물건을 뽑아냈고, 나는 목 안쪽이 진득한 느낌을 받으며 침을 겨우겨우 삼켜냈다.
그리고 나서야 숨을 고를 수 있었는데, 이러한 와중에도 헥스는 내 사정따윈 전혀 봐주지 않고 계속해서 피스톤 운동을 하고 있었다.
“하윽, 응! 합! 흐윽, 응! 조, 조금만 살살…윽!”
결국 사례가 들어 콜록콜록 고통스런 기침을 하고서야 헥스는 잠시 허리를 멈추었다.
“하아…콜록! 후우우…”
헥스의 물건을 받아들인 채 그 몸뚱이를 깔고 앉은 상태로 고개를 돌려 거울을 봤다.
내 강력한 주장으로 침대 옆에 비치된 전신거울속에 비친 나는 굉장히 뇌쇄적이었다.
살짝 눈물젖은 붉은 눈시울은 뭇 남성들이 간이라도 가져다 바칠 만큼 안타까웠고, 붉은 입가에 묻은 정액을 살짝 닦으며 붉은 혀로 핥는 모습은 당장이라도 탐하고 싶을 만큼 관능적이었다.
물론 그 아래쪽에 조각 같은 새하얀 나신 역시 시선을 잡아끌었다.
하…예쁘다. 진짜 나르시스트가 된 것 같아.
거울속에 비친 내 모습을 보며 발정하는 사람은 나밖에 없을거야.
그렇게 한참동안 내 모습을 감상하고 있으니 아래쪽에서 헥스가 의아한 듯 내 엉덩이를 만지작거렸다.
공작 역시 왜 그러냐며 내 얼굴로 정액이 잔뜩 묻은 자지를 들이댔다.